대한민국 화장품의 비밀 - 많이 바를수록 노화를 부르는
구희연.이은주 지음 / 거름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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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에는 화장품도 필요가 없었고, 세차게 내리는 비가 두려울 일도 없었다. 그저 옷이 젖으니 불편한 거지 그게 산성비여서 위험하다는 자극은 고등학생 정도 되어서야 가졌던 듯하다.  

화장품은 언제부터 발랐을까? 사회 생활을 시작한 게 2004년도인데, 그때는 다른 것 없이 릭스틱만 발랐다. 그 이듬해까지. 그리고 그 다음해 부터는 썬크림 위에 파우더 그리고 마지막에 립글로스를 발랐을 것이다. 지금도 크게 달라지진 않았다. 다만 아이크림을 좀 발라줘야겠다 생각하면서 가끔 쓰곤 했는데, 이 책을 보고 나니 아이크림도 필요 없음을 과감히 깨닫는다.   

   
  눈가가 수용할 수 있는 화장품의 양은 얼굴 다른 부위들의 50% 미만이기에, 유 수분량도 훨씬 적게 공급해야 한다. 피부가 흡수할 수 있는 양 이상의 화장품을 바르면, 잉여량은 표퓌 위에 그대로 머물며 피부 모공을 막고 피부 호흡을 방해한다. 그뿐인가? 탄력 있고 탱탱하게 올라붙어야 할 피부가 잉여 화장품의 무게로 처지게 되어 있다.
– 96쪽
 
   

대한민국 화장품의 비밀. 제목이 거창하다. 그리고 거창해 마땅하다. 대한민국의 화장품 사용자들은 너무도 많이 속고 있다. 기초 4종 세트. 나이트 3종 세트 등등등. 스킨에 로션에 에센스에 크림.... 그 사이사이 이름도 외우기 힘든 다양한 제품들이 속속 들어가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다 필요없는 과정이다. 같은 제품을 반복해서 덕지덕지 바른다고 하면 간단한 설명이 될까.  

필자들의 충고에 의하면 필요한 화장품은 네 가지다. 클린징, 화장수, 크림 종류, 그리고 자외선 차단제.  

   
  필자들은 과감히 기초 화장품을 네 가지로 분류할 것을 주장한다.
첫째는 클린징이다. 진한 화장을 했을 때만 수성, 유성 한 가지씩 두 번 세안하고 평소에는 수성 세안만 해도 된다.
둘째는 화장수다. 스킨, 토너, 아스트린젠트, 프레셔너, 클래리파잉로션처럼 순수한 맑은 액체로 된 것은 모두 같은 종류로 본다. 화장수를 두 번째에 끼워주는 이유는, 클렌징을 아무리 꼼꼼히 해도 이물질이 피부에 남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화장수는 반드시 화장솜에 묻혀 이물질을 닦아내는 용도로 사용한다(절대 수분을 공급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다).
셋째는 크림이다. 로션, 에센스, 세럼, 크림을 모두 한 분류에 넣는다. 에센스, 세럼, 크림 역시 모두 점도의 차이지, 내용물과 기능은 비슷하다. 건조한 피부라면 크림 타입을, 지성 피부라면 에센스를 택하면 된다.
넷째는 흔히 선크림이라 일컫는 자외선 차단제이다. UVA, UVB 모두 차단할 수 있는 제품을 선택한다. 일상생활용으로는 SPF15정도, 강한 햇빛에 나서거나 장시간 외부 활동을 할 때는 SPF30 정도로 두 가지를 상황에 따라 이용하면 된다. 72-73쪽
 
   

오래 전 고현정이 광고했던 화장품 카피가 그랬다. 화장은 하는 것보다 지우는 게 더 중요하다고. 백 번 지당한 얘기라고 한다. 지우는 게 가장 중요하다. 다음 화장수는 클린징으로 미처 지우지 못한 이물질을 제거하기 위함이지 수분 공급이 목적이 아니라 한다. (수분 공급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크림 종류인데, 여기엔 로션 에센스 세럼 등등... 자기 피부에 맞는 걸 하나 고르면 된다. 과잉 공급된 영양은 오히려 피부의 기능을 약화시키고 무겁게 만들 뿐이며 경제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다. 그리고 자외선 차단제. 오존층이 파괴되면서 가장 필요해진 이 제품을, 우리는 한 번 사서 얼마 동안에 다 쓸까? 보통 6개월에서 1년 정도 사용할 것이다. 그러나 바른 사용법으로는 2시간 마다 다시 발라줘야 하며 권장양은 하나 사서 10회 사용하면 끝일 만큼 많이 발라야 제대로 차단된다는 사실. 그러니까 현실적으로 아침 출근길에 바른 자외선 차단제 하나로 하루 온종일을 버틸 재간은 없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모자와 썬캡, 양산 등이 필요해지는 것.  

며칠 전 친구가 코팩을 사용한 후 얼음찜질을 해주라고 충고해줬다. 그래서 코팩 제품과 마스크팩을 담아놨는데, 다 필요없는 거였다. 일단 코팩으로는 문제의 블랙헤드를 제거할 수 없다. 코팩에 묻어나와서 우리를 희열에 빠지게 하는 그 유지분은 1/4 정도. 피부 속에는 더 많은 양이 남아 있고, 위에만 제거했기 때문에 빈 자리에 다시 더 빠르게 노폐물이 쌓인다는 것이다. 필자들이 추천한 방법은 흑설탕을 미지근하게 녹여서 바르라는 건데 구체적인 방법을 모르겠다. 검색을 좀 더 해야 할 듯. 그리고 마스크팩도 별로 권하지 않는다. 차라리 과일 팩을 해주라고 한다.  

그리고 모공은 절대로 줄어들지 않는다는 날벼락 같은 소리. 선천적이고 유전적이란다(피부 자체가 70%가 유전이고 30%는 관리라 한다). 그래서 관리와 예방이 중요한데 가급적 얼굴을 만지지 말라고 충고한다. 사실, 우리의 손이 얼마나 지저분한가. 아무리 자주 씻는다 해도 말이다. 습관적으로 얼굴을 만지는 편이라면 습관을 고칠 필요가 있다.  

2008년도가 되어서야 화장품에 들어가는 재료를 많이 들어간 순서로 원료를 공개하게 되었다. 무척 늦은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시행되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그러나, 자신의 화장품들을 살펴보면 충격에 휩싸일 것이다. 이것만은 피하라!라고 경고하는 원료들이 제일 먼저 눈에 띄게 박혀 있다. 그러니까 그 놈들은 각종 방부제와 향료 되시겠다. 우리 피부의 천적이다. 이런 것들이 들어가지 않은 제품들을 골라내는 수고로움이 소비자 몫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귀찮은 것이 모른 채 당하는 것보단 낫지 않은가. 

어젯밤 이 책을 읽고 샤워 뒤 화장품을 바르려고 하는데 눈에 들어오는 금지 품목들에 절로 인상이 쓰여졌다. 써보고서 따끔한 느낌이 들어서 어여 비워내야지 마음 먹었던 스킨에는 방부제가 두 개 들어가 있는데 피부가 비명을 지를만 했다. 게다가 나잌트 마사지 크림(이건 사은품이었다.)에는 청색 향료가 두 개나 들어가 있었다. 어이쿠! 

자외선 차단제 지수가 너무 높은 것을 고를 필요는 없다. 별 차이가 없다. 지수 30정도면 될 듯하다. 그보다 양산 우산에 좀 더 신경 쓰자! 

화장품 성분 전품목제가 시행되었지만, 아직 관련 규정과 처벌이 미흡한 상태다. 상거래의 위축만 고려할 것이 아니라 바른 상거래에 더 신경을 써야 할 때다. 그리고 그건 기업의 양심에 맡길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권리 찾기로 움직여내야 할 것이다.(그런 바른 기업이 있다면 우리가 왜 걱정을 하겠는가! 참고로 화장품의 연구 개발 비용은 매출액의 1.8%, 광고비는 24%란다...;;;; 국내에 화장품학 전공 개설된 대학은 전국에 달랑 하나고, 대부분 화학과 출신이 일한다고 한다. 전문 전공인 또한 절실하다!)  

   
  식약청은 전성분 표시가 허위 없이 진실하게 기재되었는지 지속적인 관리 감독을 하는 것은 물론,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강력한 처벌 조치를 취하는 등 세부 지침을 하루빨리 세워야 한다. 뷰티 산업 육성이라는 미명하에 은근슬쩍 규제 완화만을 할 것이 아니라, 정작 중요한 것에 대한 규제는 더욱 강화해야 진정한 뷰티 산업 육성이 가능하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 162쪽
 
   

천연 비누와 천연 화장품 이야기. 그리고 무향과 무향료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화장을 전혀 안 하고 살수 없는 우리들이니 일독을 하게 된다면 자신의 화장대 안에 혁명이 일어날 것이다. 그리고 그런 움직임들이 결국엔 기업들도 움직여낼 것이다.  

우리가 화장품을 선택하는 건 '아름다운 피부'를 위함이지 '아름다운 화장품'을 위한 것이 아니니, 용기의 아름다움에 넋을 빼앗기는 우는 이제 범하지 말자.(사실 그래왔다...;;;;) 

한 동안 이 책이 방송에서도 무척 이슈가 되곤 했는데 요새는 또 잠잠한 듯하다. 좀 더 소문 났으면 한다. 우리의 건강한 피부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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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체오페르 2009-07-20 2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으로 인해 이런 종류의 책과 정보가 요즘 많이 나오더군요.
적당한 어울리는 화장은 예쁜에 심한 화장은 오히려 안하니만 못한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드는 생각은 여자라는 이유로 꼭 화장을 해야하는 당위성은 없는건데 좀 강박적으로 화장문화가 퍼져있지 않은가 하는 것입니다. 옛날에는 요즘처럼 좋은 화장용품들도 없었고 최근까지만 해도 남자들은 거의 화장을 안하고 살아왔지만 옛사람들,남자들이 특별히 못나진 않은것 같거든요.^^;
남성 지배의 사회에서 남성이 만든 이데올로기의 영향도 크지 않나 싶습니다.

생물학적,과학적 측면말고도 사상적 접근에서 제가 생각해오던 면과 비슷한게 꽤 있어서 반가운 현상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기본적인 능력과 힘을 믿는것도 한 이유고요.전에 국내와 국외에서 각각 화장과 씻기등 관리를 할때와 그냥 평범하게 있을때의 차이를 비교해보니 큰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후자가 좋았다는 결과도 있더라구요.ㅎ

주위의 여성분들을 봐도 화장등 꾸미는데 정성,시간,금전이 상당히 들어가서 오히려 힘들고 고민하는 모습을 꽤 봐왔는데 과정에 들어가는 투자와 결과로 얻는 가치 사이에서 자신이 타협할만한 적정선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너무 두서없는 이야기들이군요.^^;

마노아 2009-07-20 23:47   좋아요 0 | URL
뭐든 과하면 모자람만 못한 거지요.
문득 선덕여왕에서 '낭장결의'가 떠오르네요. 화랑들이 화장하던 모습 말예요.
저는 안경과 화장을 비슷하게 생각하는데요.
아주 심하게 인물이 떨어지는 게 아니라면 대체로 안경 벗는 모습이 더 예쁘고, 화장 안 해도 예쁘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간혹 정말 심하게 인물이 별로라면 안경 써서 더 예뻐 보일 때가 있고 화장할 때가 더 고운 것 같기도 해요. 물론, 화장과 분장은 좀 구별을 해야 하지만...^^;;;;
화장 않고는 절대 외출을 못하고 무조건 한 시간씩 공들여 화장하는 것은 좀 지나치게 보이는데, 그 사람들은 그게 또 부지런함의 결과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그게 본인의 자존심을 세워주는 일이라면 뭐라 할 수도 없는 것 같아요.
그런데 요새는 자외선이 너무 강하니까 썬 케어는 필요한 것 같아요.
아무튼 화장품 과잉 공급은 지양해야죠.

같은하늘 2009-07-20 2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래도 나이가 들어가며 생기는 주름을 보면 화장품에 손이 안갈수가 없어요...ㅜㅜ
어쩌란 말인가?

마노아 2009-07-20 23:47   좋아요 0 | URL
어려서부터 축적된 화장품 독일지도 몰라요..;;;;;;
마음을 비우면 좀 나아질까요? ^^;;;

순오기 2009-07-20 2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무조건 '자연그대로'가 좋다고 믿는 사람이라 되도록 화장품을 안 바르자 주의다.
단지 피부가 어두운 관계 스킨 로션 바르고 분을 조금 두드리는 정도~ 씻는 거 귀찮아서 잘 안 바른다.ㅋㅋ
오늘 공원에서 모임 있었는데 맨 얼굴인 내가 가장 깨끗하고 팽팽한 얼굴이었다는 믿지 못할 사실.^^

마노아 2009-07-20 23:48   좋아요 0 | URL
스모키 화장을 꼭 한 번 해보고 싶은 욕망이 있어요.
할 줄도 모르지만, 나중에 그거 어떻게 지울까 싶어 감히 시도를 못 해봅니다.^^;;;
쌩얼의 순오기님이 깨끗하고 팽팽한 얼굴로 좌중을 압도하셨군요. 믿어요, 믿어~ ^^

마냐 2009-07-20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게으른 자는 피부미인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해 포기했는데....덜 바른게 괜찮았을 수도...흐흐. 책은 안 볼듯 하지만, 정말 꼼꼼 리뷰에 감사.

마노아 2009-07-20 23:49   좋아요 0 | URL
밑줄긋기만 읽어도 충분하기는 해요. ^^;;;
화장에 엄청 공들이는 분들은 일단 부지런한 것은 맞는 것 같아요. 하핫^^

후애(厚愛) 2009-07-21 06: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아주 가끔씩 화장을 하고 다녀요.
어쩔 땐 맨 얼굴로 외출을 하기도 하고요.^^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할까요.. ㅋㅋㅋ

마노아 2009-07-21 08:36   좋아요 0 | URL
미국 사람들이 보면은 한국 사람은 피부가 굉장히 깨끗한 편이 아닐까요?
호호홋, 눈부신 피부를 맘껏 자랑하시어요~

후애(厚愛) 2009-07-21 13:36   좋아요 0 | URL
미국 여성들은 피부에 굉장히 신경을 쓰는 것 같아요.
그리고 화장을 정말 진하게 하고 다니는 여성도 있고요. 맨 얼굴로 다니는 여성을 보면 피부가 깨끗해요.
한인 아줌마들이 미국 사람들보다 우리나라 사람들 피부가 깨끗하고 이쁘다는 소리를 많이 한답니다.^^
저 눈부실 만큼의 피부는 아니어요~ ㅋㅋ

마노아 2009-07-21 17:01   좋아요 0 | URL
백인들은 피부가 하얗기 때문에 햇빛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주근깨도 많구요.
피부색이 진해질수록 주근깨 등에는 더 강하게 대응(?)하는 것 같구요.^^

세실 2009-07-21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스킨, 아이크림, 에센스, 로션, 영양크림, 썬크림, 비비크림, 팩트까정 꼬박 발라주었는데...
그리고 스킨 바를때 따끔거렸는데...그런 이유였군요. 에구...

마노아 2009-07-21 17:02   좋아요 0 | URL
오, 이제부터 화장품 다이어트를 시키는 겁니다. 가벼워질 거예요.^^

2009-07-21 19: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7-22 09: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스탕 2009-07-21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장품이라고는 스킨로션과 에센스가 다에요. 요즘엔 그것도 귀찮아서 스킨하나 사서 바르고 있어요.
(얼마전에 마노아님이 40자평 남겨주신 크린앤크리어, 그거 가볍고 참 좋더군요 +_+)
이젠 정말 화장을 못하겠어요. 얼마전에 비비크림 한 번 발라봤다가 당장 지웠다니까요 ㅠ.ㅠ
화장을 꼼꼼하게 제대로 하고 다니는 사람은 일단 부지런한 사람이라는게 제 의견입니다!

마노아 2009-07-22 09:51   좋아요 0 | URL
앗, 저는 그거 바르면 좀 화끈거리더라구요. 얼른 쓰려고 펑펑 바르고 있답니다.^^
화장을 제대로 하는 사람들은 정말 부지런한 분들이지요.
어휴, 저도 귀찮아서 색조 화장까지 가본 적이 드물어요.
스킨 로션 썬크림 파우더 끝! ^^

Kitty 2009-07-22 0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장품 덕후인 저는...ㅠㅠ
그래도 전 사기만 많이 사고 바르지는 않아요. (뭥미)
화장 꼼꼼하게 하고 다니는 사람은 일단 부지런한 사람이라는 무스탕님 말씀 적극 공감! ㅋㅋㅋㅋ

마노아 2009-07-22 09:51   좋아요 0 | URL
아하핫, 일전에 리콜이었던가, 환불이었던가, 백화점 에피소드가 떠올라요.^^
남편 일어나기 전에 화장까지 다 마치는 전설의 부인들도 있잖아요. 초부지런쟁이.^^

얼음동자 2009-07-22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꼼꼼리뷰 여자친구에게 인쇄해서 주었더니 칭찬받았어요. 하하~ 감사드려요~

마노아 2009-07-22 17:38   좋아요 0 | URL
아하핫, 화장품 비용 아꼈으니 데이트 즐겁게 하셔용..^^

BRINY 2009-07-22 1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구들이 아이크림만은 발라라~라고 더 성화이지만, 아이크림 20대중반부터 챙겨바르던 친구들보다 게을러서 챙겨주는 것도 못바르고 다니는 제가 더 주름이 없답니다. 게다가 요즘같은 여름에는 화장수, 크림, 자차, 컨실러, 파우더로 끝. 이 책 보고나서, 거 봐라~라고 한마디 해주고 싶어졌어요. 의기양양!

마노아 2009-07-22 17:38   좋아요 0 | URL
오, 선견지명이 있으세요~
근데 '자차'가 뭐야요???
컨실러는 알겠는데 그건 모르겠어요.(>_<)

BRINY 2009-07-22 17:49   좋아요 0 | URL
자차는 자외선차단제에요~ 너무 기니까 그냥 줄여서 ㅎㅎ 평소 버릇이 그냥 나왔네요.

마노아 2009-07-22 18:55   좋아요 0 | URL
어이쿠, 그 쉬운 걸 못 알아봤네요. 센스 부족 마노아예요ㅠ.ㅠ
 
포토리뷰 대회
트와일라잇 - 화보와 비하인드 스토리 트와일라잇
마크 코타 바즈 지음 / 북폴리오 / 2009년 3월
품절


영화 화보와 제작기를 담은 책까지 구입하는 극성을 내가 전에 부려본 적이 있던가... 생각하면, 없다.
그리고 이런 책은 흔히 상술에 기반을 둔, 영화와 원작의 인기에 편승한 그저그런 책일 거라고 짐작했는데, 뜻밖에도 아니었다는 사실에 놀랐다.
이 책은, 재밌다!(의외로!)
원작과 영화에 대한 애정이 있기도 하지만, 한 편의 영화가 만들어지기까지의 그 방대한 스토리를 따라가는 것은 생각 이상으로 흥미로웠다.
확실히 영화가 종합 예술이라는 것을 제대로 인정할 만큼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서 고군분투하여 만들어낸 작품이라고 생각하니 좀 더 고마워지는 기분이다.
사진은 찰리와 벨라가 식사하는 장면의 레스토랑인데, 원작자 스테프니 메이어가 까메오로 출연한 장면이다. 까메오로 출연했다는 것을 책을 보고서 알았다.
화면에서는 별로 티가 안 나지만, 나중에 여배우랑 나란히 서서 찍은 사진을 보니 스테프니는 거구였다.;;;

주인공 벨라는 초반에 '톰보이' 스타일의 옷을 입고 나온단다.
(근데 톰보이 스타일이 뭔지 모르겠다. 저렇게 영캐쥬얼한 옷을 말하는 건가?)
그리고 에드워드와 사랑에 빠진 뒤에는 조금 더 로맨틱한 스타일로 부드러운 연출이 된다고 의상의 변화를 지적해 주었다.
영화가 진행되는 순서대로 촬영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의상 담당과 헤어 스타일 담당, 메이크업과 건물 등등, 모든 스텝들은 초반 구상 단계에서 전부 사진을 찍어둔다고 한다. 그래야 나중에 옥의 티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여주인공은 촬영 당시 17세로 미성년자였기 때문에 촬영 시간의 구애를 받았다. 그래서 분장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서 머리의 3/4은 가발이었다고 한다.(그럴 수가!)
그리고 18세 생일을 치르자마자 바로 야간 촬영에 들어갔다고 한다.^^

이들 뱀파이어 가족들은 배고픔을 느끼면 눈동자 색깔이 까맣게 변하고, 평소에는 벌꿀같은 황금색이다.
에드워드가 검은색 눈을 했을 때는 딱 두 번 나온다고 한다.
메이크업 담당자 말로는 너무 잘 생겨서 다른 배우들보다 메이크업을 가볍게 했다고 한다. 있는 그대로 에드워드였다고.ㅎㅎㅎ
캐스팅 됐을 때 전작의 영화 때문에 검은색 모발이었다고 한다. 때문에 탈색 후 다시 염색을 해야 했다.
갈색이 섞인 금발이 그냥 금발보다 더 매력적이다.

뱀파이어 식구들. 이들은 모두 '문장'을 하나씩 갖고 있다.
남자 형제들은 팔목에 문장이 달려 있고(에드워드도 마찬가지)
로잘리와 앨리스는 목걸이를 하고 있다.
영화를 볼 때는 전혀 모르고 지나친 부분들인데 제작진들은 굉장히 디테일한 부분에까지 손을 쓴다.
캐스팅된 배우들은 원작의 설정과 실제 자기 머리카락색이 거의 반대였다고 한다. 흑발은 금발로, 금발은 흑발로 염색을 하게 되었다는 이야기.

영화에서는 거의 마지막 장면이었던 발레연습소 씬은 실제 촬영장에서는 첫번째 촬영이었다고 한다. 여기서 다치면 앞으로의 촬영 일정이 망가지기 때문에 굉장히 조심스러웠다고.
바닥과 거울은 깨지기 쉬운 재질로 만들었다고 한다. 충격을 받았을 때 바로 표나게.
그리고 뱀파이어들의 싸움씬을 위해서 야생 육식 동물들이 사냥하는 장면을 많이 연구했다고 한다.
에드워드는 비폭력주의자이지만, 이 씬에서만큼은 꼭지가 돌기 때문에 야수처럼 보이는 게 옳았다.

손에 들고 있는 야구공은 플라스틱 투명한 재질. 그러나 실제 영화의 장면에서는 CG를 덧입혔다. 배우들의 손 모양이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도록 가짜 야구공을 들고 찍었던 것이다.
이 장면에서 뱀파이어들의 빠른 속도를 표현하기 위해서 다른 아이들이 초속 6m로 달린다면, 더 빠른 에드워드는 초속 9m 정도로 설정을 했단다. 그치만 초속 9미터면 100미터를 9초대에 돌파하는 육상 선수 정도로만 연상되기 때문에 그닥 빠르다는 느낌이 안 든다. 좀 더 초월적인 존재이니까 더 빨라야 할 듯. 이들을 태우고 움직인 촬영 장비는 초속 6~15미터까지 설정해 두기도...
스펙터클했던 야구씬 장면은 발레연습장에 이어 두 번째 촬영이었다고 한다. 초반에 고생을 많이 했구나...

저렇게 해맑게 웃고 있던 장면이 있었던가. 영화의 한 장면이 아니라 촬영장의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에드워드 역을 맡은 패틴슨은 실제로 무척 연구를 많이 했다고 한다. 그래서 에드워드의 입장이 되어서 뱀파이어 아버지 컬렌 박사에게 편지를 썼다고 한다. 왜 나를 뱀파이어로 만드셨냐고......
영화는 가급적 CG를 자제하고 다큐멘터리처럼 찍었다고 한다. 합성도 가능한 절제하고.
실제 포크스에 가보았지만 거기서는 촬영팀의 숙박을 책임질 수가 없어서 오리건 주에서 세트를 짓고 촬영했단다. 날짜 가는 게 곧 제작비 증가이기 때문에 엄청 타이트하게 움직였다. 세상에, 정신 없어라.

"사실은 (이 영화를 본 사람이) 남자친구나 여자친구를 붙들고 가서 사랑을 나누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다시 이 영화를 보고 또 사랑을 나누는 거죠!(웃음)"
감독의 인터뷰 마지막 부분이다. 저 로맨틱한 장면에 '사랑'이란 단어는 너무 잘 어울린다.
원서에는 표지에 붉은 사과가 나오는데, 이 사과가 '금지된 사랑'을 의미한다고 한다.
확실히 개인적으로도 원서의 표지가 더 강렬하고 주제를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것 같아 더 마음에 든다.
설마 4권 브레이킹 던도 일러스트판으로 나오는 걸까? ㅠ.ㅠ

에드워드가 벨라가 떨어뜨린 저것(저게 뭐더라?)을 발로 차서 들어올리는 씬인데, 여기에 와이어를 썼단다. 오홋!
마지막 촬영은 해변가에서 벨라가 제이콥으로부터 냉혈족의 얘기를 듣는 장면이었는데 날씨가 최악이었다고 한다. 모두들 얇은 스쿠버 다이빙 복을 입고 있었음에도 견디기 힘들었다고.
여성 감독 케서린 하드윅은 원래 건축가 출신이라고 한다.
그래서 세트장에 남다른 관심과 애정, 심혈을 기울였다고.
헤어 아티스트였던 한 스텝은 메이크업도 할 수 있었는데, 그네들의 노동조합 규정에는 하나만 할 수 있기 때문에 헤어 쪽을 담당했단다. 이런 면에선 확실히 선진국이 다르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4권은 6월달 출간 예정이란다. 한 달이면 나온다는 소리. 이게 웬 횡재!
기다리는 재미가 붙었다. DVD도 다시 나왔고. 다시 한 번 푹 빠질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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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rnleft 2009-05-22 0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맞다, 며칠 전에 TV 에서 해리 포터 다시 해주는거 보다보니,
4편의 세드릭 디고리가 트와일라잇의 에드워드 였더군요. 해리 포터에서는 그냥 반듯한 청소년(?)이었는데.. ^^;

마노아 2009-05-22 08:35   좋아요 0 | URL
아, 맞다! 그 영화를 아직 못 봤군요. 보고 싶은 영화 하나 추가예요. 반듯한 청소년...ㅋㅋㅋ

후애(厚愛) 2009-05-22 0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우들이 너무 이쁘고 너무 잘 생겼어요.
그런데 정말 고민이네요. 저는 공포영화중에 뱀파이어를 제일 무서워하는데...
보고나면 꿈에 나와서 큰일입니다.ㅎㅎㅎ

마노아 2009-05-22 08:36   좋아요 0 | URL
저도 공포영화 못 본답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로맨스 영화예요. 그것도 최고로 이쁘고 섹시한 선남선녀의^^ㅎㅎㅎ

새초롬너구리 2009-05-22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트와일라잇] 배우들의 패션화보를 본 적이 있어요 (뭔잡지였더라..) 근데, 벨라역 배우의 다리는 정말 곧고 길더군요. 역시 [패닉룸]때부터 알아봤어요. 단, 약간 느낌이 왜 로버트 패터슨과 포즈가 항상 싸늘한가란 의문이 들었어요. 아마도, 저런 영화를 찍으면 열애설 루머가 나서 그런걸까..했는데, 에에, 로버트 패터슨이 그리도 잘 안씻어서 원성이 자자하다는군요 (먼산)

마노아 2009-05-22 23:47   좋아요 0 | URL
패닉룸을 보았는데 그때 어떤 이미지였는지 기억이 안 나요. 아니, 그런데 그 로맨틱한 얼굴 뒤에 그런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단 말입니까? 리얼리? ㅠ.ㅠ

2009-05-22 17: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5-22 23: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연애, 오프 더 레코드 - 여자들끼리만 공유하는 연애의 모든 것
박진진 지음 / 애플북스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예전에 '연애 교과서'라는 아주 재미 없는 책을 학교 도서관에 신청까지 해서 본 적이 있었는데(내 돈 주고 사서 보기는 아까웠..;;;), 그때 실망이 무척 커서 비슷한 종류의 책은 거의 보지 못했던 듯하다.  

알라딘에서는 무척 유명한 책이었고, 저자의 서재에 드나들면서 글밥에 많이 반했던지라 덥썩 물어 읽게 되었다.  

누가 지었는지 모르겠지만(저자가 직접 지었을까?) 제목을 참 잘 지었다. 연애, 오프 더 레코드.  

게다가 부제도 보라. '여자들끼리만 공유하는 연애의 모든 것'이라고 하지 않는가.  

그렇다. 이 책은 여성들에게 권하는 책이다. 사랑할 때 해야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 연애의 A부터 Z까지. 그 남자에 관한 속설과, 그 남자의 진심을 끌어오는 것과, 그 남자의 이런 반응에 대해 우리가 취해야 할 마땅한 전략과 전선과 전술과 자세까지 친절하게 얘기해 준다.  

온 국민이 찬양해 마지 않는 '쿨함~'의 미덕에 대해 저자는 시니컬한 반응을 보이지만, 정작 말하고 있는 저자는 쏘우 쿨~한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그게 어울린다. 이런 연애 상담 지침서에 미적지근한 태도로 '이렇게 해보시는 건 어떨까요?'라고 말하기 보다는 '이렇게 해보라!'라고 말하는 게 더 어울리지 않던가! 

저자는 여자와 남자가 기본적으로 생겨먹기를 다르게 생겨먹었고, 때문에 가치관도 다르고 반응도 다르고 또 추구하는 바도 다르다는 것을 충분히 인식하라고 충고한다. 백 번 옳은 말이다. 뭐, 안다고 해서 그게 바로 행동으로 옮겨지는 건 또 아니지만, 지피지기라고, 그의 사랑이 식어서가 아니라, 그는 우리와 다른 인류라는 것만 알아차려도 많은 연인들의 애태우는 마음엔 단비가 되어줄 것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웃겼던 대목은 여기다. 

   
 

 만약 지금까지 결혼하지 못한 건 '진실한 사랑을, 진실한 남자를 찾지 못해서예요'라고 한다면 내일부터는 머리를 산발한 채 쇠창살을 쥐어뜯으며 '나는 미친 게 아니라 순수한 거에요'라고 외쳐야 할지도 모른다. 이 나이가 되면 모든 게 다 죄가 된다. 순수한 것도 순진한 것도, 그리고 톡 까진 것도 죄가 된다. 순수하면 나이 헛먹었다고, 또 톡 까졌으면 그렇게 놀아 처먹었으면서 멀쩡한 놈씨 하나를 못 낚았냐? 하는 소리밖에 더 듣겠는가.(242쪽)

 
   


거의 마지막에 실린 이 챕터의 제목은 '결혼하지 못한 죄를 사하여 주소서.'다. 으하핫, 이제 순수한 것도 순진한 것도 모두 죄가 되는 나이 대에 접어들다 보니 눈에 확 들어온다. 나보다 다섯 살 더 많은 노처녀 언니를 둔 까닭에, 시집 안 가냔 압박이 모두 걸러져서 내게까지 넘어오지 않지만, 압박을 온 몸으로 받아 피 철철 흘러도 좋으니 제발 언니 시집 좀 가주라!라고 외치는 나로서는 저 제목을 이렇게 바꾸고 싶다. 언니의 결혼하지 못하는 죄를 사할 수 없도다! 뭐, 남말 할 처지가 아니라고 할 수 있겠지만 밝힐 수 없는 여러 사연으로 내 맘이 그렇다. 정말 능력되면 내가 먼저 가고 싶다.ㅎㅎㅎㅎ 

지하철에서 읽을 생각으로 가볍게 들고 나갔는데, 문득 사람 많은 곳에서 읽자니 좀 거시기한가? 하고 한 번 둘러보게끔 되었다. 책도 너무 예쁘고, 이런 책을 숨어 읽을 세상이 절대 아님에도 스스로 걸러지는 레이더 망이라니, 쯧!하고 한 소리가 나온다.  

기초 영문법 뗀다고 바로 영어의 달인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정도는 봐줘야 공부했다고 말할 수 있지 않던가. 이 책도 그렇다. 이 책이 당신의 연애를 책임져주지 않지만, 당신의 연애에 조금 더 밝은 길잡이는 되줄 것이다. 재밌고 가볍게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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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18 15: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09-05-18 20:12   좋아요 0 | URL
헤헷, 감사합니다. 부끄러워요.(^^ )( ^^)

플라시보 2009-05-27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노아님. 서재질(?)을 한참 할때는 참 많이도 들었던 이름을 이렇게 제 책의 리뷰에서 보다니 기분이 매우 좋습니다.^^ 그런 생각을 했더랬어요. 혹시 이 어줍짢은 책으로 그나마 알라딘에 존재하던 나를 좋게 봐 주시던 (혹은 궁휼히 여기시던) 몇몇 분들이 '얘는 서재나 하지 왜 책은 냈다니?' 하는 반응이 오지 않을까 하고. ㅎㅎ 책을 낸다는 아주 기쁜일 (개인적으로 제 오랜 로망이었던) 앞에서 잠시 추춤했던것은 오직 알라딘 때문이었습니다.^^

님의 서평을 읽으니 저도 웃음이 납니다. 제가 써 두었던 대목을 누군가가 다시 인용을 해서 자신의 사연을 덧붙여 놓는다는것. 매우 근사하네요. 책을 내서 참 좋은 일 중에서 단연 랭킹 탑입니다.^^

간혹 제 책이 얼마나 팔리고 있는가 싶어서 (확인할길은 오직 알라딘 뿐인지라^^) 클릭을 할때, 새로운 서평이 올라오는 것을 보면 이곳이 얼마나 저에게 관대한 곳인가를 다시한번 느낍니다. 이런 책은 두고두고 읽히는 밀리언셀러가 아닌지라 나올때 잠깐 반짝 하는것 (물론 저는 반짝이나마 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이 다인데. 이렇게 1년이 지나도 서평이 올라오는군요. 더구나 마노아님이! ㅎㅎ

나이가 드니 모든게 죄가 된다는 것은 정말이지 살면서 절실하게 느끼는 바입니다. 성공하지 못한것, 돈이 많지 않은것, 좋은 인간이 되지 못한것, 남들처럼 비슷하게 살지 못하는 것, 착하지 않은것 (혹은 착한것. 전 해당사항 없습니다만) 등등등. 사람들이 나이를 먹는것을 두려워하는 것은 비단 외형적으로 낡는것 이외에 세상이 우리에게 '그 나이를 먹었으면 이쯤은' 하고 바라는 눈높이가 점점 높아져서가 아닌가 싶습니다. 아마 그래서 여자들이 나이가 차면 후딱 결혼을 해 버리려고 하는 것이겠지요? 그 모든 눈총으로부터 안전할 수 있는것은 '전 결혼했고 아이가 있어요' 일 테니까요. 그럼 더 이상 아무도 질문을 하지 않죠. 그래. 넌 인생 통틀어 아주 중요한 숙재를 해 냈으니까 패스.

이건 좀 다른 얘기인데요.
그냥 고백이라고 해야하나? 현재 심경이라고 해야하나.
전 어쩐지 알라딘 서재에 글쓰는 것이 더 적합한 인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나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 나를 까발리고 내 성질 있는대로 다 보여주던. 지금은 꼴에 책을 냈다고 서재문을 거의 닫다시피 하고 있거든요. 그저 리뷰나 쓸 밖에...그것도 아주 아닌 책을 발견했을때 신랄하게 까대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그냥 좋은 책들만 씁니다. 비평을 하기에는...뭐랄까 이미 저도 그 물살을 탄것만 같아서요. 가장 비판받아야 할 나 자신을 빼놓고 제가 누굴 비판하나 싶어서요. 글의 형태도 어쩌면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제가 책을 낼 정도는 아니지 않습니까? 아하하 블로그에 쓴다면 '그래 너 기특쿠나 이렇게 많이 써대다니' 할지 모르겠지만 책이란 엄연히 누군가가 그 댓가를 지불하고 읽는 것이니까요. 생각 같아서는 제가 아주 부자라서 제 책은 무료 배포라도 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두번째 책이 나오면 첫번째 책을 한 서른권쯤 사서 무료배포 이벤트라도 해 볼 생각입니다. 으하하)

서평 너무 감사드리구요. 이젠 더이상 서평은 안달리겠지? 하는 시점에 달린 서평이라 더욱 반가웠습니다. 내내 행복하시구요. 항상 웃고 사시길 바랍니다. 예전처럼 알라딘에 많은 글을 쓰지는 않지만 여전히 서재는 들락거리고 남의 서재도 기웃거립니다. 이곳은 마치 고향 같아서요. 마노아님은 고향에 살고 있는 친구이구요.^^ 그럼 안녕히..

2009-05-27 14: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지막 강의
랜디 포시.제프리 재슬로 지음, 심은우 옮김 / 살림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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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강의'를 떠올리면, 살림 출판사가 선인세를 너무 많이 주고 계약했던 사건이 제일 먼저 떠오르고, 그 다음엔 작년에 한참 책 광고할 때 목소리가 아주 허스키한 그 성우분...(이름이 생각 안 난다. 돌아온 일지매에서 '책녀'로 나오던데...) 목소리가 생각난다. 멘트가 "랜디 포시 교수님, 고맙습니다."였던가, "편히 쉬세요."였던가. 

암튼. 그의 마지막 강의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고, 그의 책 역시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는 좋은 메시지들을 담고 있다고 익히 들어왔지만, 결국 모든 만남과 경험은 자신이 직접 가질 때 깊은 울림을 주는 게 맞나보다. 책으로 읽고, 오프라 윈프리 쇼에 출연해서 마지막 강의를 압축해서 보여주는 장면을 보고 나니 가슴이 더 벅차오른다. 벌써 8개월도 더 전에 돌아가신 이 분을 이제사 추모하게 된다. 좋은 곳에서 편히 쉬시기를...... 

내가 알기로도, 췌장암은 생존확률이 가장 희박했고 고통은 극심하다고 했다. 그 병을 40대의 젊은 교수 랜디 포시가 갖게 된다. 그는 희망을 안고 수술을 받고 화학요법을 받았지만, 암은 간으로 전이되어서 종양이 무려 열 개가 발견되었다. 그에게 남은 시간은 석 달에서 여섯 달. 그는 인생을 정리해야 했고, 아직 충분히 어린 세 자녀를 위해 무언가를 남겨야 했다. 그리고 그 결정체가 이 '마지막 강의'다.  

단 한 순간이라도 가족들과 더 보내어야 했던 그 시간을 강의를 위해서 투자해야 했기에 아내 재이의 반대는 무척 컸다. 당연하다. 누구라도 그랬을 것이다. 그렇지만 포시 교수는 아내를 설득했고, 결국 카네기 멜론 대학에서 가족과 친구들과 제자들 앞에서 인생의 중요한 이야기들을 나눴다.  

우리가 자주 듣곤 하는 꿈에 관한 이야기들이 있다. 꿈이 이뤄질 것을 절대적으로 믿고 노력하면 반드시 이룰거라는 이야기. 그 구체적인 증거를 랜디 포시는 경이롭게 설명했다. 그의 어릴 적 꿈은 이랬다. 

-무중력상태에 있어보기
-NFL 선수 되기
-<세계백과사전>에 내가 쓴 항목 등재하기
-커크 선장 되기
-봉제 동물인형 따기
-디즈니의 이매지니어 되기
 

그의 꿈들은 독특했다. 무중력 상태에 있어보기. 와우, 놀랍다. 물론, 그가 아폴로 13호가 달에 착륙할 때 온통 TV에 얼굴을 박고 있던 세대였기에 가질 수 있는 소망일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그걸 자신의 진짜 목표로 삼았다는 것은 놀랍다. 그런데 정말 꿈을 이뤘는가? 이뤘다! 대단히 놀랍게도! 뿐인가? 다른 꿈 리스트도 그는 이루었거나 거의 이루었거나 근접했다.  

프로 미식 축구 선수가 되진 못했지만, 아마추어 선수로 뛰었고, 그의 연구 성과로 세계백과사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스타트랙의 커크 선장(역을 맡았던 배우)과의 멋진 조우를 이루어냈으며, 사람보다 더 큰 봉제 동물 인형을 땄고, 그리고 꿈의 공원 디즈니의 이매지니어가 되었다.  자세한 과정과 그가 땀으로 일궈낸 기적들은 책으로 확인하시길! 

이 책 속에서 디즈니와 얽힌 에피소드가 많이 나오는데 그의 부모가 어린 그와 그의 형제들을 디즈니랜드에 보내 준 것이 거대한 나비효과를 이룬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 사실은 그의 학문적 성과를 누리는 많은 사람들과 함께 디즈니랜드의 즐거움을 누리는 많은 사람들에게 다시 돌아갔다. 마치 온 우주가 그것을 간절히 바랐던 것처럼.  

그는 출발이 좋았던, 운이 좋았던 사내였는지 모른다. 훌륭한 부모님을 만났고, 훌륭한 멘토를 만났고, 훌륭한 스승과 제자, 그리고 아내를 만났다. 그 모든 것이 단지 행운이었을까. 행운조차도 그 스스로 불러냈다는 확신이 든다. 그의 긍정 마인드가, 정직함이, 성실함이, 열정이 말이다. 심지어, 췌장암으로 시한부 인생을 사는 동안에도 심장 마비나 교통사고처럼 급작스럽게 세상을 작별하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하고 있으니 그가 이 강의 후에 '성자 랜디'로 불리는 것도 그저 농담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은 무척 부드럽고 극적으로 읽히는데, 그의 극적인 인생 여정을 생각할 때 당연하기도 하지만, 책을 정리한 제프리 재슬로의 역할이 컸던 것이 아닐까 싶다. 실제 랜디 포시 교수의 동영상을 보면 말이 무척 빠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제한된 시간 안에 그의 마지막 강의를 다 녹여야 했기에 다급한 것도 있었겠지만, 그의 전공과 평소 성격 등을 고려할 때 원래 말이 빠를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강의 자체보다 책의 진행이 더 소설적이다. 픽션이라는 말이 아니라 자연스럽고 기승전결이 있다. 시간을 두어 만든 책이니 당연한 것이기도 하지만.  

강의 때 실제로 썼던 슬라이드, 사진 등이 책에도 곧잘 나오곤 하는데, 그의 가족 사진이 나올 때마다 여간 마음이 짠한 게 아니었다. 특히나 실제로 강의 끝나기 약 3분 전에 아내의 깜짝 생일 파티로 다 함께 노래를 불러주고 뜨겁게 키스하는 장면이 그랬다. 강의가 있었던 2007년 9월 30일 그 시간에, 아내 재이는 이렇게 말했다. "제발 죽지 말아요." 얼마나 간절했을까. 촛불을 불 때 단 하나의 소원이 있다면 무엇으로도 바꾸지 않을 그 소원은 남편이 살아남는 것이었을 것이다.  

그는 강의 막바지에 이 강의의 진정한 목적은 당신의 인생을 어떻게 이끌어갈 것이냐에 관한 것이며, 그리고 자신의 아이들에게 남기는 것이라고 고백했다. 아이들이 자라는 모습을 볼 수 없는 아버지, 아이들이 자랄 때 함께 있어주지 못하는 그 아버지가 남기는 인생에 관한 메시지이며 사랑의 메시지였다. 분명 아이들은, 자라면서 아버지의 부재로 힘든 시간을 겪을 것이다. 다른 모든 것이 채워져 있다 하더라도 물리적으로 채울 수 없는 그 공백이 분명 아이들을 아프게 할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온 마음으로, 인생의 마지막 시간을 불태워 아이들을 향한 사랑을 표현해주었던 아버지가 있었다는 것이, 그들에게 큰 위로가 될 것이다.  

울 아부지는, 위암으로 돌아가셨다. 임종 직전에는 거의 식사를 못하셨고 그저 마른 시체처럼 누워 계실 뿐이었다. 돌아가시기 얼마 전에 단 둘만 있을 때 엄마가 물었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남길 말은 없냐고. 아빠는 아무 것도 없다고 하셨고, 그저 빨리 예수님 만나고 싶다고만 하셨다. 평생 교회를 거부하고 신앙을 멀리했던 아빠로서는 놀라운 대답이었지만, 나중에 이 소식을 듣고는 많이 섭섭했다. 왜 한 마디도 남겨주지 않으셨을까. 미안하다. 사랑한다. 잘 살아라... 뭐 이런 말 짧고도 강렬한데 말이다.  

십년도 더 지났다. 여전히, 그 부분은 섭섭하다. 그렇지만, 이 책의 저자 랜디 포시만큼 인상적으로, 멋진 메시지를 선물로 주진 않았지만, 그 마음이 이만 못했을까 생각한다.  

랜디 포시는 꿈을 가질 것과, 그 꿈을 향해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서 열심히 토로했다.  간절한 부름 끝에 꿈이 스스로 우리를 찾아오는 이야기도 아낌 없이 들려주었다. 기적같은 그 이야기들을. 살아서 오래오래 그의 가족들과 행복하게 살아남는 기적은 그의 것이 아니었지만, 그는 적어도 의사가 얘기했던 최장 6개월에서, 다시 6개월을 더 살다가 이 땅을 떠났다. 하루 하루가 간절했던 그와 그의 가족들에게 있어서는 기적같은 시간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의 강의에서 영감을 얻은 많은 이들이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가고 그 꿈과 만나는 기적을 체험할 것이다. 역시, 기적같은 일이 아니던가.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았던 랜디 포시 교수님, 그의 건강한 메시지가 그의 이야기, 그의 전언을 듣는 많은 사람들을 또한 건강하게 행복하게 만들 것이다. 앞으로도 오래오래.  그리고 나는 그가 그랬던 것처럼 '티거'로 살고 살아갈 것이다.

덧글) 책의 표지가 너무 고루하단 인상이었는데 자세히 보니 아이가 그린 듯한 느낌의 로켓이 보인다. 별처럼 반짝이는 꿈이 표지 한 가운데에 새겨져 있다. 부록으로 같이 온 WISH BOOK은 꿈 다이어리다. 자신의 꿈과 꿈을 이뤄가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들을 적어나갈 수 있게 구성한 다이어리. 날짜가 적혀 있지 않기 때문에 내년 도에 써도 좋을 다이어리다. 그의 책에 어울리는 별책부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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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9-04-05 2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의 진심이 담긴 리뷰에 그저 조용히 추천만 하고 갑니다.

마노아 2009-04-05 22:16   좋아요 0 | URL
조용히 웃지요. 감사합니다. ^^

순오기 2009-04-05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봤군요.....
이 책 읽어서 꿈에 아버지가 보인 것 아니었을까......
다음으로 글 보내기가 안 돼 있어요.

마노아 2009-04-05 22:17   좋아요 0 | URL
아버진 어제 그제 꿈에서 보았는데, 이 책은 거의 오늘 다 읽었어요.
아빠는, 뭔가 굉장히 심적으로 물리적으로 힘들 때 꿈에서 자주 보아요.
그리고 꼭 돌아가시기 직전의 비참했던 모습으로 나타나서 마음이 안 좋지요.
개인적인 얘기가 있어서 다음 블로그 설정을 안 했는데, 또 얼마나 읽겠냐 싶어서 다시 설정했어요.^^;;
 
채색에 미치다 2 - 만화가 박희정의 컬러 일러스트 따라해보기
박희정 지음 / 서울문화사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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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회전목마를 저렇게 섹시하게 타는 남자라니, 어찌 아니 반할 쏜가! 

오른쪽 그림의 교차해서 누운 그림의 구도는 많이 쓰는 듯하다. 남녀 뿐아니라 남남 커플로도. 여여로 잡은 씬은 기억에 없다. 남남 쪽이 그림은 더 이뻤던 듯! 작가의 사심이 들어간 듯하다. 6^^ㅎㅎ 

 

흑백 그림이다. 어쩐지 더 분위기 있다. 색을 쓰지 않고 농도를 달리해서, 선의 굵기를 달리 해서 저 분위기를 따라해볼 수 있다면, 엄청난 내공의 소유자이리라. 저 그림 비스무리하게라도 그림을 그려 본다면 코팅하고 벽에 붙여놓고 싶지 않을까. 아님 너무 창피해서 어디 꼭꼭 숨겨둘까? 일단 그림을 그려봐야 반응을 알 수 있겠다. 





 

 

 

 

 

 

 

 

 

왼쪽 그림은 선이 비교적 단순한데, 오른쪽 그림은 디테일이 장난이 아니다. 작가님은 이 그림 작업할 때 어시 없이 혼자 하셨을까? 설마... 배경 담당이 있었겠지? 꽉 찬 그림이라서 오히려 답답해 보이긴 하는데, 이 책의 원래 목표가 '감상'용이 아니라 그림 '연습'이니까 이런 컷도 도전해봄직 하다.  

나의 도전은, 복합기 마련 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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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Journey 2009-02-22 2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 그린 다음에 꼭 보여주시와요~~~ 박희정 작가의 그림보다 마노아님의 그림이 더 궁금하다는 ... ^^

마노아 2009-02-23 00:19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그게 복합기 산 다음에...;;;; 마구마구 도망가고 있어요.ㅎㅎㅎㅎ

딸기 2009-02-23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채색해서 올려바... 구경 좀 하게... ㅎㅎ

마노아 2009-02-23 17:34   좋아요 0 | URL
일단 시작하면 꼭 공개할게요. ^^

무스탕 2009-02-23 2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아깐 왜 2권 리뷰를 못본걸까요...;;
오른쪽 소파에 누운 그림 색칠하려면 신경 잔뜩 곤두세우고 칠해야 할것 같아요.
저리도 오밀조밀 섬세할수가..!!
저 여자아이 머리카락을 금발로 칠한다면(검은 머리라도!) 제대로 표현을 해 낼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마노아 2009-02-24 00:08   좋아요 0 | URL
그림은 흑백 그림인데, 여자아이 머리카락은 은근히 금발로 묘사되고 있어요. 어휴, 흑색 연필로 금발을 표현해 내야 하다니, 놀라운 내공이 필요할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