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짜 1부 세트 - 전4권 - 지리산의 작두 허영만 타짜 시리즈
허영만 그림, 김세영 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9월
평점 :
절판


영화 타짜를 보고 나니 원작이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새로 출간된 타짜는 앞서 출간된 타짜 1부 7권을 묶어서 4권으로 만들었다.   허영만 글/그림인 줄 알았는데, 글만 허영만이고 글은 김세영 작이었다.

사실, 예쁘거나 멋진 그림체는 절대 아니다.  일단 내 기준에서.  게다가 배경이 1950.60년대이기 때문에 돈의 기준이 일단 다르고, 화투라고는 그림 맞추는 것밖에 모르고 다른 것은 전혀 모르는 내가 볼 때 이 작품은 수월하게 읽히진 않는다.

그렇지만, 일단 끝을 보고 싶은 매력이 있다.  영화와 어떻게 다른지도 비교해 보고 싶었다.   읽는 동안은 내내 별 넷 정도라고 생각했는데,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과감하게 별 다섯으로 올라갔다.  저자의 승부사 기질이 보였던 것일까.  막판 뒤집기가 성공했다고 보아도 좋겠다.

엔딩만 따진다면 영화보다 훨씬 완성도가 높았다.  화끈하게 끝냈지만 2부도 보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으니까.

영화는 1부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교묘하게 나누고 또 합해버렸다.  가장 달라진 캐릭터는 정마담인데, 일단 김혜수의 매력을 십분 발휘시켰고, 능수능란한 작업녀 이상의 '욕심'도 추가시켰다. 영화에서 또 잘 살린 인물은 '아귀'와 '짝귀'인데, 특별히 역할이 더 늘어난 것은 아니지만, 일단 영화는 음악과 그밖의 효과를 더 추가해서 극적 긴장감을 200% 올릴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그걸 극적으로 잘 이용한 게 두 사람으로 보인다.

특히 아귀는 영화 속에서 거의 '살기'가 느껴질 정도의 캐릭터였다.(배우들이 어찌나 연기를 잘하던지.)

그러나, 만화의 엔딩을 따라가지 못한 한 캐릭터가 있으니, 바로 고니에게 십년 안에 노름을 끊지 않으면 자기 손으로 죽이겠다고 한 바로 그 남자다.  이 캐릭터를 영화에선 왜 안 살렸을까 모르겠다.  그랬다면 영화도 2부 3부 계속해서 늘릴 수도 있는 자연스런 계기가 되었을 텐데.(물론, 지금이라도 다음 시리즈를 만들 계기는 있지만.)

2부의 제목은 "신의 손"이라고 한다. "지리산 작두"보다 얼마나 문학적인가.  시대적 배경이 과거로 올라갈 지, 뒤로 넘어갈 지는 작품을 보지 못해서 아직 모르겠다.  절대로 교육적이지 않은 작품이지만, 재밌다는 것은 절대적으로 인정해야겠다.  그리고 솔직히, 매력 있다.  19세 구독불가는 당연한 얘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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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다메 칸타빌레 15
토모코 니노미야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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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고대하던 노다메 칸타빌레 15권이다.  스페셜 한정판을 살까, 잠시 고민도 했지만, 솔직히 이 작품은 그림이 이쁘거나 럭셔리 스타일이 아니므로 부수적 부록은 내게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단행본으로 구입..;;;

여전히 작가의 유머 감각은 녹슬지 않았다.  읽는 내내 웃고 있으려니 식구들이 무슨 일이냐고 한번씩 물어본다.  타냐가 바캉스 예행 연습을 할 때 타월 잡고 운동하는 씬이라던가, 브누아 가의 성에 도착했을 때 모차르트 복장을 하고 맞아주는 성주의 모습이나 그의 콜렉션(?) 등을 볼 때, 그리고 노다메의 특제(?) 카레에 모두들 된통 당할 때 등등 말이다.

작품은 시종일관 웃음을 선사하지만 본업(?)을 잊지 않는다.  노다메는 이번에도 실망시키지 않고 자신의 고유한 색깔을 간직한 채 멋진 모차르트와 리스트, 슈베르트 등을 들려주었고, 음악하는 친구들은 나름대로의 자극과 감동을 받는다.

뿐이던가?  이번 이야기에선 치아키와의 로맨스도 제법 분위기가 익어갔다.  여전히 아웅다웅 다투던 중에서의 일이었지만.  그들이 성장해가고 활약해 가는 일상은 거의 '모험'에 가깝다.  마치 원피스를 볼 때의 느낌이랄까.

참 독특하다.  보통의 작품들은 이렇게 진지하면서도 엽기적인 분위기를 동시에 이끌어나가기 힘들었을 것이다.  다른 소재도 아닌 정통 클래식을 다루고 있지 않은가.  그래서 오히려 섬세하지 않은 그림이 더 이 작품에 맞아 떨어지는 걸지도...^^;;;

작가의 다른 작품이 있는 것을 알고 있는데 아직까진 보지 못했다.  이 작품처럼 재밌는지... 소장 가치가 있는지 궁금하다.  지금 제목이 안 떠오름...;;;;

하여간, 모차르트 탄생 250주년을 기념했는 지는 모르지만, 작품을 보면서 모차르트의 곡들이 궁금해졌다.  라벨도 마찬가지고...

오늘 밤은 클래식을 몇 곡 들어야겠다.  생각났을 때, 듣고 싶을 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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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가 아니야 완전판 1
야자와 아이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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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자와 아이의 초기작품이다.  배경이 1991년으로 나오니 무려 십오년 적 작품.

그러니까 피할 수 없이 촌스러운 구석은 있다.  그렇지만 소박한 맛이 있다.  거품도 없고 우쭐하는 것도 없고... (작가의 이야기가 아니라 주인공을 말하는 것이다.)  심지어 배경의 화장실 풍경도 좌변기가 아니라 양변기가 등장하는 것도 신선했달까...;;;;

야자와 아이 작품 속 주인공들은 대개 작고 귀엽고 상냥한 사람이 꼭 등장한다.  작가의 로망일까, 일본 남성들의 로망일까.  우리나라의 남자들도 그런 여자아이를 이뻐할 것 같긴 하지만, 이건 좀 틀에 박힌 것 같아서 식상했다.  그녀들의 마음씨가 이쁘고 성격이 좋다고는 해도... 그에 비하면 남자주인공은 대단히 스타일리쉬하게 나와서 일단 외모부터 먹고 들어간다.(뭐, 국내 작가도 그건 마찬가지다.  순정만화가들의 작품에서 여자보다 이쁜 남자는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나나"는 꽤 특별한 작품이었다.  남자 캐릭터를 눌러버릴 만큼의 카리스마를 가진 멋진 여자 주인공이 나오니까. 서로 다른 의미의 카리스마로 두명씩이나. ^^;;;

이 작품을 보면서, 오래 전 이야기인지라 다소 촌스럽다고 느낀 부분이 없지 않아 있지만, 난 사실 좀 부럽기도 했다.  그네들이 꾸려가는 소박한 사랑 이야기가.  순진하고도 순수한 사랑 이야기가 나로서는 왜 이리 멀게 느껴지는지... 그게 '만화' 속 허구의 이야기라서가 아니라, 그런 사랑 얘기가 나와는 먼 나라 얘기 같아서 다소 서글펐다.(이 명절 연휴에 이 분위기는 내가 원한 게 아니었다구.ㅡㅡ;;;;;) 그렇지만,주인공들의 이쁜 이야기가 다음 편에서도 슬프지 않게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 

'특별한 학교'라는 설정은 내 남자친구 이야기 등등의 다른 시리즈에서도 곧잘 나왔지만, 이 작품에서도 역시 꽤나 독특했던지라 그것도 많이 부러웠다.  내 남자친구 이야기에 천사가 아니야 팀 아이들이 나왔다던데 그 작품을 먼저 봐서 사실 기억이 안 난다.  책상 밑에 숨겨둔 만화책을 좀 뒤져봐야겠군...;;;;

책이 두꺼워서 한번에 잡아 읽기가 좀 버겁다. '완전판'의 단점이랄까.  그리고 제본이 그닥 튼튼하지 않아서 책장이 낱장으로 벌어진다.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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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시즈 7SEEDS 8
타무라 유미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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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고 기다리던 세븐시즈다.  기다린 것에 비하면 주문이 늦었지만, 아무튼 드디어 읽게 되었다.

지난 번에 이어 여름팀의 생존 이야기다.  다른 팀들이 멀쩡히 현재를 살다가 미래로 뚝 떨어진 것에 비해 이들은 처음부터 멸종될 지구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훈련을 받아왔다.

7명의 생존자가 되는 것이 그들의 목표이며 꿈이었다.  갑작스레 시작된 졸업 시험.  한 발자국을 내딛을 때에도 생각하고 또 생각해야 한다.  무턱대고 믿어도 안 되고, 시험이라고 다 응시해서도 안 된다.  잠시만 방심해도 바로 죽음이 곁을 스쳐간다.  벌써 스무 명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물/불/바람/기타 등등... 각각의 범위 안에서 한 사람의 생존자만 인정한다.  벌써 우등생 셋이 한 반에 들어가 있다.  그 말은, 반드시 살아남겠다고 각오한 그들도, 분명 둘은 죽는다는 소리다.

이들을 훈련시킨 선생들은 피도 눈물도 없다.  모든 전제 조건은 미래의 상황이다.  극한의 상황에서 살아남을 자를 만드는 것.   그 외에는 어떤 것도 그들의 목표 안에 들어갈 수가 없다.  그리고 그들도 그 자리에 남는다.  그들은 제자들을 미래로 내보낼 훈련을 완성시키지만, 그들은 미래에 가지 못한다.  누구도 반항하지 않고 그 사실을 인정한다.  그래서 그들은 더 살벌해질 수 있고, 눈하나 깜짝하지 않고 키워오다시피 한 아이들을 죽음으로 내몰 수 있다.

목숨이 경각에 달리니 자기만 생각하는 사람이 늘어난다.  당연한 얘기다.  그런데, 그 안에서도 친구를, 동료를 먼저 생각해 주고, 자신은 실패하더라도 친구가 해내기를 바래주는 마음들이 있다.  그들이 꽃 피워준 '희망'이란 단어가, 그토록 절망적이고 가혹할 수가 없는데, 그 '희망' 때문에, 남겨진 자는 다시 일어선다.

늘 우등생이었고, 시게루를 챙겨주던 안고는, 그러나 시게루가 자신을 떠나자 그제서야 공포를 느낀다.  강했지만, 그가 강할 수 있었던 것은 지켜줄 누군가가 있었을 때의 이야기다.  시게루와 마찬가지로 그도 홀로서기를 해야 한다.  아유는 왕따를 당하다시피 했는데, 그에 대한 복수는 아니었지만 자신 이외의 생존자가 남지 않게, 동료가 죽어갈 것을 알면서도 방치한다.  괜찮을 줄 알았는데 발이 떨어지지 않는,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스스로를 인식하는 그녀의 눈이 참으로 허망해 보여서, 그렇게라도 살아갈 수밖에 없는 그들의 운명이 잔인해서 잠시간 가슴이 먹먹해졌다.

아래 리뷰에서 '7SEEDS'가 '바사라'의 프리퀄이라는 설이 있다는 말을 보았는데, 듣고 나서 오싹해졌다.  생각해 보니 정말 그럴싸한 설정이 아닌가.  바사라도 지구 멸망에 가까운 혼돈 300년 뒤의 일본이 배경이었으니까.

그렇게 정리를 해보니 작가 타무라 유미가 더 존경스러워졌다.  세븐 시즈가 완결되고 나서 바사라랑 이어서 본다면 더 환상일 듯.   사실 이 작품은 워낙 대작 스타일이어서 이렇게 찔끔찔끔 한권씩 보기엔 맛이 좀 떨어지는데, 궁금해서 어디 완결될 때까지 기다릴 수가 있나.  소장하는 재미를 새삼 더 느끼게 해주는 명작, 세븐 시즈!

그런데 아직도 모르는 사람이 너무 많은 것 같다.  정말 대박 작품인 것을.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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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빌에서 만나요 4 - 완결
유시진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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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권까지 그닥 텀 없이 읽었는데, 4권 주문이 늦어져서 이제야 보게 되었다.  기대했고, 두근거렸고, 그리고 다 읽은 지금 만족감을 느낀다. 

나의 애정이 커서일지는 모르겠지만, 유시진 작가의 작품을 가볍게 읽어본 기억이 없다.  심지어 데뷔작 조차도.   언제나 깊이 생각할 무언가를 남겼고, 여운이 있었다.  일상 속의 이야기를 소재로 쓰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서도 늘 특별함이 있었다.  이번 이야기는 그 절정 중의 하나였다.

난 사이언과 사이비 두 남매가 눈과 혀를 노리는 게 어떤 의미일까 생각했었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덜 잔인했고, 동시에 많이 잔혹했다.  그들에게 도윤이는 처음에 목표였고 표적이었고 먹이였지만, 결국 그들은 도윤이를 아이에서 소년으로, 그리고 어른으로 들어설 준비를 갖추게 하였다.

감춰두었던 상처를 아물게 하였고, 그 상처 위로 새로이 아름다운 기억들을 심어주었다.  그래서 그들은 떠날 수밖에 없었고, 도윤이는 그들을 기다릴 수 있다.

이야기는 놀랍게도, 맨 마지막에서 첫권 시작의 이야기를 이끌어내준다.  여전히 기묘하고 신비한 이질감을 간직한 채.

독특한 소재와 심각한 이야기와 달리 산뜻하고 밝은 제목을 정한 이유를, 책을 다 보고나서야 알 수 있었다.  나 역시 그렇게 말하고 싶었다.  "그린빌에서 만나요.  기다릴 테니......"

작품이 더 감탄을 자아내게 한 것은, 그 기다림이 그저 기다림으로 끝난다 하여도 전혀 섭섭하지 않게 마음의 위로와 완성(?)을 주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첫권의 시작으로 되돌아가는 독특한 이야기의 구성을 이미 아는 우리는, 그들이 어떤 형태로든 다시 만날 것을 알고 있다.  그 만남에 박수를 보낸다.  브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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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6-10-04 1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뒤늦게 생각난 것! 쿨핫의 동경이가 깜짝 출연했다. 여전히 이쁘더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