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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정표본 2
유키 카오리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6년 7월
평점 :
절판
유키 카오리의 전작 "천사금렵구"에선 금지된 사랑을 하는 두 사람이 세상의 질시와 멸시를 받으면서도 끊임없이 환생을 거듭하며 사랑을 포기하지 않았다.
하늘 천사였으면서도 그 사랑 포기하지 못해 천사의 날개가 꺾였던 자가 주인공이었다. 그 안에선 서로 다른 입장에 처한, 때로 악해 보이기도 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지만 그들 모두는 진실한 사랑을 추구하며 그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기도 하였다.
난 그게, 유키 카오리가 원하는 세상이라고 믿었다. 아니, 착각했다....;;;;;
백작 카인 시리즈에선 사랑 이야기보다는 좀 더 신화적이고 전설적인, 기묘한, 그런 분위기의 이야기가 진행되었다. 그때의 독특한 분위기도 나는 참 좋아했다. 흔들리지 않는 엔딩도 맘에 들었고.
그런데 루드비히 혁명을 보면서 확 깼다! 이런 엽기적이고, 그리고 지저분한 이야기를 그녀의 작품으로 보게 될 거라곤 상상도 못했다.
그런데 이 작품 요정표본을 보면서, 원래 그 마이너틱한 부분들이 유키 카오리의 본질 혹은 본색이 아닐까 싶어졌다. 원한다면 아름답고 절절한 사랑 이야기도 쓸 수 있지만, 그게 그녀의 취향은 아닌 것 같다.
이 책에도 사랑하는 남녀는 나오지만, 오히려 그들의 사랑 이야기는 보조 역할로 보이고, 인간 세상을 전복하려는 요정들의 음모와 거대 프로젝트, 그리고 학대받은 요정의 증오와 분노 등이 더 주요한 부분으로 보여지고 있다.
막연한 느낌이지만, 이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작가가 즐기고 있는 것 같다.ㅡ.ㅡ;;;;
많은 요정들이 등장했고, 각자의 사연도 조금씩 언급되고 있는데, 필요 이상 고통을 주고 필요 이상의 분노를 안겨주는 것 같은 느낌.
하긴, 절절한 러브스토리가 꼭 주인공일 필요는 없지. 꼭 착한 사람만 등장할 필요도 없지. 이렇게 사악한 이야기도 가끔은 필요하지....;;;;;;
켈록, 그게 내 취향은 아니지만, 카오리의 매력은 여전히 인정할 수밖에 없다. 참 신기한 작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