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비안나이트 1
신일숙 글 그림 / 달궁 / 2004년 4월
평점 :
품절


신일숙은 예전에 인터뷰에서 아라비안 나이트를 꼭 그리고 싶다고 했었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

아르미안의 네 딸들을 그리면서 아랍권에 관한 공부는 거의 전문가 수준에 뒤지지 않을 만큼 했다고 본인이 자신했기 때문에 이 책을 쓰는 데에 그 이상의 적격자는 없을 것 같다.

올컬러로 그렸기 때문에 책값이 좀 나갈 거라고 짐작했지만 역시였다^^

책 중간중간 아랍권 문화에 대한 설명이나 아랍어에 대한 설명이 나오는데 학습효과는 좋지만 내용의 진행을 방해하는 것은 좀 불편하다.  맨 뒤로 뺐어도 읽을 사람은 읽고, 중간에 끼어도 안 읽을 사람은 안 읽는데 말이다.

그리고 책 규격이 가로폭이 넓어서 책장에 꽂아두면 삐쳐나온다. 요샌 책 사이즈가 워낙 다양해서 이 책만 튀는 것은 아니지만, 이 책이 전권 시리즈로 나오지 않으면 상당히 화가 날 것 같다.^^;;;

처음에 아라비안 나이트 말고도 여러 고전이 만화가의 손을 거쳐 나오는 듯하더니 중간에 흐지부지된 느낌이다.  시작했던 만큼 끝을 봐줬음 한다.  도대체가 우리나라 만화들은 중간에 끊기거나 품절, 절판이 너무 많다.  출판사 사정이 안 좋아서 그렇게 되는 거겠지만, 뭔가 작품에 대한 사명감을 더 키웠으면 하는 바람이다.

작품은 재밌다.  그림도 예쁘고, 이야기도 흥미롭다.  첫날 밤 이야기가 너무 짧은 것에 비해 둘째 날 이야기는 너무 긴 것이 시간 배분을 잘 못한 것 같지만 내용상 어쩔 수 없으니 별수 없다.

한승희 버전의 천일야화도 요새 인기를 끌고 있는데 그쪽은 패러디와 변형에 창조성을 주었다고 한다면, 이 책은 좀 더 원작에 충실한 편이다.  둘다 나름의 매력이 있다.  바라건대 중간에 끊기지만 않으면 된다.

10권 예정이라고 했으니 부디 완결 내주기를.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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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째 - 야자와 아이 걸작선 시리즈 1
야자와 아이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3년 6월
평점 :
품절


야자와 아이를 좋아한다.  내 남자친구 이야기를 시작으로 파라다이스 키스랑 최근의 나나까지 모두 재밌게 보았다.  그리고 내 남자친구 이야기랑 나나를 소장용으로 구입도 했다.

그런데, 다른 책들을 구하면서 야자와 아이 초기 작품인 15년째를 찾게 되었다.  85년도 이야기가 나온 걸 보니 이 작품이 나온 지 20년도 더 된 것 같다.

같은 사람의 그림이라고 보기엔 너무 확연한 차이가 있어서 놀랐다.  황미나나 신일숙이나 김혜린, 김진 등등... 이십년도 더 된 작가들의 그림을 보면 초기 작품에도 현재 그림과 비슷한 흔적을 찾기 쉬운데 이 작품에선 도통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볼 단서가 거의 없었다.  딱 한 컷에서만 웃는 모습이 비슷했다고 느꼈을 뿐.

더욱이 스토리를 생각해 보면 같은 작가라는 게 기적처럼 보인다.  내 남자친구 이야기부터 나나까지 그녀의 작품은 몹시 이쁜 그림체에 그보다 더 멋진 스토리의 결합이 완벽했다.  그런데 이 작품은 이게 야자와 아이 작품이라는 사실에 경악할 만큼 스토리가 밋밋하고 좀 시시하다.

재밌는 것은, 작품 속에서 키스신을 안 보이게 처리했는데, 20년 전 일본에서도 그런 장면이 수줍었던 것일까?  근간의 작품에선 섹스에 관한 것도 잘 나오더만.  신기했다.

제목도 야자와 아이 걸작선 시리즈라고 해서 잔뜩 기대한 것은 있지만, 좀 많이 실망스러웠다.  단편 네 개 중 마지막 편은 읽다가 말았다...;;;

하긴, 신일숙도 데뷔작 라이언의 왕녀를 보면 아르미안의 네 딸들을 그린 동일 작가라고 보기 참 어려웠었지.

자신의 작품의 키 높이가 이 정도로 달라졌다는 소리를 듣게 되면 작가는 기분이 좋을까 나쁠까?  대단한 성장을 한 것은 확실한데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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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리풀말미잘 2006-08-17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야자와 아이가 이런 작품을 그렸다는 걸 첨 알았네요. 무려 85년도 작품이라니 야자와 아이가 그렇게 나이가 많을 줄은 상상도 못했어요;;

마노아 2006-08-17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데뷔를 일찍했다고 해도 나이가 꽤 되는 거죠. 원래 패션쪽 전공이라던데 지금 그림을 보면 전공 제대로 살렸어요^^
 
세븐시즈 7SEEDS 7
타무라 유미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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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지구 멸망에 대비하여 인공수면 상태로 아이들을 미래로 보내는 프로젝트 "세븐 시즈"

봄, 여름, 가을, 겨울 팀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들은 모두 서바이벌에 강할 거라고 생각되어지는 아이들을 선발하였다.  그들은 어느 날 갑자기 깨어보니 모든 것이 사라지고 폐허가 된 지구 위에 도착해 있었지만, 7권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다르다.

그들은 처음부터 그 가혹한 미래에 보내지기 위해서 태어날 때부터 훈련을 받았다.  처음엔 수백 명의 아이들이 차차 도태되고 백 여명이 남았고, 아이들이 열 일곱이 되어 최종 테스트를 받게 되면, 단지 7명의 아이들만이 미래로 갈 수 있다.

동료건 친구건, 그때가 되면 모두 라이벌이 된다.

그들의 훈련과정은 혹독했고 살벌했다.  시력이 나빠서 사격점수가 나빴던 아이는 시설 밖으로 내보내지는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살해되어 아이들의 식사 양분이 되어 있었고, 생리가 늦어지는 여학생은 생식 기능 문제로 탈락될 위기에 놓여버렸다.

물과 불, 바람과 토지, 약초, 기타 등등.. 모든 살아남기 위한 지식을 연마하는 아이들이지만 고분고분한 것도 살아남기 위한 최선의 방책은 아니었고, 무엇이 자신들을 최종 테스트에 합격시키게 하는 지도 알 수 없다.

열일곱이 되었을 때, 시작되어진 지도 모른 채 이미 출발되어버린 최종 테스트.  아이들은 총기 사고로 죽고, 식재료에 독이 들어가 있어 죽고, 풍차를 수리하러 갔다가 가스 중독이 되어버렸고, 그 모든 것들이 조작이라는 것도 모른 채 죽어갔다.  그렇게 인원은 계속 줄어가고, 살고 있던 기숙사는 불이 나고, 그나마 남아 있던 건물은 늪속에 가라앉고  또 남아 있던 아이들은 댐이 무너지면서 쓸려간다.  오직 미련 없이 그 자리를 털고 일어선, 동료건 친구건 내버리고 떠난 아이들만이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렇게 남을 밟고 올라서야만 갈 수 있는 것이 그들의 미래였고, 그들의 생존 방법이었다.  그것이 얼마나 끔찍한지 알고 있지만, 그것을 슬퍼할 여유조차 없다.  잠시라도 머뭇거리거나 방황한다면 그 자체가 곧 생명의 위험이므로.

작품 안에서 아이들은 컴퓨터나 TV등은 모르고 자란다.  지구 멸망 시기에 문명이란 아무 의미가 없기 때문에.

읽을수록 섬뜩하고, 읽을수록 감탄하게 되는 작품이다.  이번 이야기에서 주인공인 안고가 12개의 목각 인형을 가지고 12지의 시간을 알아내는 것과 화투의 그림들을 가지고 방위를 알아내어 전진 방향을 알아내는 장면은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이 아이들이 여름 A팀인지 잘 모르겠는데, 아마 다음 이야기가 진행되면 더 단서를 알려줄 테지.  정말 놀라지 않을 수 없는 타무라 유미의 감각이다.

이번 이야기는 너무 살벌하고 안타까웠는데, 다음 번엔 따스한 이야기로 기대하고 싶다.

덧글, 작품 소개에 대표작으로 <도모에가 간다!> 등이 있다.라고 적혀 있는데 어찌 "바사라"를 빼놓을 수가 있는 지... 타무라 유미 하면 다들 바사라를 떠올리는데 말이다.(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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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시즈 7SEEDS 6
타무라 유미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5년 9월
평점 :
절판


이번 편의 이야기는 매번 그렇긴 했지만 유독 감동적이었다.

지구 멸망에 대비해 냉동보관된 상태로 미래로 보내졌다가 어느 시점인지 모를 시간에 깨어나게 된 아이들.  원인도 이유도 모른 채 그저 생존하기 위해 오늘도 필사적인 그들은 우연히 마주치게 된 또 다른 생존자에 기뻐할 수밖에 없다.

봄팀의 하나는 우기가 닥쳐오는 시점에서 왼쪽 손이 무언가에 감염된다.  처음엔 가려워서 긁었는데 그게 점점 몸으로 퍼져간다.  전염성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 하나는 절망할 수밖에 없다.  여기까지 살아남는 데에 치른 고통이 얼마나 컸고, 또 자신이 사랑한 친구 아라시를 찾기 위한 투쟁은 또 얼마나 고되었던가.

하나는 결국 남자친구를 찾으러 간다고 거짓 편지를 남기고 일행을 떠난다.  가장 찾고 싶었던 아라시도, 지금의 자신은 절대 찾을 수 없기를 소망하면서...

그러나 함께 죽음의 고비를 넘겨온 친구들은 하나를 혼자 가게 두지 않는다.  두 명의 친구들이 따라 붙었고, 그들은 몇 번의 고비 끝에 바닷물, 즉 소금이 항생제 역할을 하는 것을 알게 되고 치료를 하기 위해 애쓴다.

그 과정에서 이미 여름팀이 지나갔던 길목에 다다른 하나는 자신이 찾고 있던 아라시가 남긴 기록을 보게 된다.

죽을 수밖에 없다고, 홀로 죽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여긴 절망의 상황에서, 그녀가 원했던 가장 큰 희망을 찾게 된 것이다. 

늘 냉소적이고 부정적인 말만 하던 하루가 그렇게 스스로의 앞일을, 운명을 결정해 나가는 동료들을 보면서 자신을 돌아보던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그는 말한다.

'나는, 한 번도 스스로 결정한 적이 없었다.  그건 불만스러웠지만, 편한 일이기도 했다.'

선택하고 결정하는 일에는 책임이 뒤따른다.  그러나 본인의 선택이었다면 최소한의 후회는 남기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후회하지 않기 위해 더 열심히 뛸 수 있는 게 사람이다.

친구들에게 폐가 되지 않으려고 했던, 그러나 살기 위해 몸부림쳤던 하나의 투쟁은 이제 연인을 다시 찾기 위한 희망으로 돌아왔다.  그녀의 고된 투쟁에 박수를 보낸다.

어쩌면 세븐시즈를 기획한 사람은 그 '사랑'의 힘에 도박을 걸며 두 사람을 서로 다른 프로젝트 팀에 넣었을 지도 모르겠다.  그 사람이 두 사람의 만남을 예상했을지 회의적이었을 지는 알 수 없지만, 그 역시 그 진부하지만 놀라운 '사랑'에 조금 치의 기대를 걸었으리라.

어떤 절망 끝에서라도 희망을 되찾을 주인공들의 활약을 계속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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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나무 왼쪽 길로 5
박흥용 지음 / 황매(푸른바람)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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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나무 왼쪽 길로.. 마지막 편을 드디어 보게 되었다.  대체 딸기가 누구인가가 너무 궁금했던 나로서는, 뜻밖의 복병과 반전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앞서 이야기에서 딸기의 친구로서 어떤 사건을 계기로 큰 충격을 받아 정상적 사회생활을 할 수 없는 사람들이 나온 것을 보고, 아마도 광주 쪽 이야기가 아닐까 싶었는데, 역시 사건의 주범은 광주 항쟁이었다.

경희 누나의 헤어진 남자친구를 찾는 여정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상은 상복이의 아버지 찾기, 그리고 자아 찾기 여행이었다.

딸기는 이미 돌아가신 아버지였고, 그가 여행한 긴 여정은 아버지가 방황했던 그 여행길이었다.

상복이는 애써 피했던 길을 다시 올라가 서울 어머니를 만나게 되었고, 방황에 종지부를 찍는다.

스무 살 상복이의 오토바이를 따라 여행한 이 작품은, 그의 성장 만화이기도 했고, 기행만화이기도 했고, 또 아픈 현대사의 질곡을 보여주는 고발 만화이기도 했다.

이야기 곳곳에 각 지방의 특색을 보여주는 이야기가 있었고, 아리랑과 같은 구전민요에 얽힌 이야기, 역사적 인물의 이야기, 또 아름다운 자연의 이야기를 모두 담아낸 작가 박흥용은 진정 욕심많은 작가라고 할 수 있겠다.   그가 욕심 많은 작가이기에 독자로서는 그 모든 것들을 한 작품 속에서 감상할 수 있는 행운을 얻게 되었다. 

언제나 한 작품에 최선을 다하고, 그 작품이 끝나기까지 한눈 팔지 않는 그의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다음 그의 작품도 즐겁게 기다리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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