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야화 2
전진석 지음, 한승희 그림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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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1편보다 더 멋진 이야기로 진행된 2편이었다.

반군 손에 잡힌 술탄과, 감옥 창살 너머로 이야기를 들려주는 주인공이라니...

액자식 구성인지라, 오늘 밤에도 이야기는 계속된다.  이번엔 바다 멀리 신라 땅이 배경이다.

아랍과 신라가 같이 묶이려면 그 대상은 '처용'밖에 없을 것 같았는데, 역시나였다.

그런데 이번 처용에 대한 해석은 특별하다.  '마니'와 같은 혀를 내두를 정도는 아니었지만, 순수한 눈망울을 가진 약하디 약한 존재로서의 처용 또한 매우 인상 깊었다.

이번 편에서는 특히 그림의 매력이 깊었는데, 미남이라고 나온 사람은 확실히 미남으로 보였고, 미녀로 소개된 사람은 확실히 미녀로 보였다.

동성애에 대한 설정이 은근슬쩍 나왔는데, 동성애라기보다 남색이라고 해야 하나?...;;;; 하여간, 미끄럽게 넘어가는 것도 재주다 싶었다.

신라인들이 사투리 쓰며 얘기하는 것도 엄청 웃겼다.  진지함 속에 쉬어갈 틈이 있었다고 할까.

이제껏 천일야화가, 千日야화인줄 알았는데 千一이었다니...;;;;;

아라비안 나이트라는 제목에 너무 익숙한 탓이었노라고 변명해볼란다...;;;;;

굉장히 짝이 잘 맞는 파트너를 만난 것 같아 작가들도 승승장구하는 기분이다.  계속해서 다음 이야기가 기대된다. 

어째 요새는 만화책에 푹 빠져사는 것 같은 기분인데,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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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야화 1
전진석 지음, 한승희 그림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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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많이 리메이크된 천일야화이건만, 그래도 새로 나오만 다시 또 집어들게 된다.  신일숙 버전 아라비안 나이트는 사 모으다가 어느 순간 멈췄는데, 새로이 다른 천일야화에 빠져버렸다.

전진석 글에 한승희 그림이다.

전진석씨는 처음 듣는 이름이라 어떤 사람인지 모르겠고, 한승희씨는 좋아하는 작가 중 하나다.

그녀의 그림체는 조금 독특한데, 아이라인을 엄청 두껍게 그리는 것과, 그리고 측면 얼굴을 그릴 때 미간이 좁게 나온다는 단점이 있다.  정면 얼굴이 가장 이쁘다고 할까.

밤새 이야기를 하는 설정은 같지만, 일단 이야기꾼이 남자!라는 게 독특하다.  그리고 첫날 밤의 이야기가 익히 알려진 스토리가 아닌, 투란도트 이야기를 가져왔다는 게 인상적이다.

사랑을 믿지 못하고 사람을 믿지 못하는 술탄을 위해, 그와 마찬가지로 병든 마음을 가졌던 투란도트의 이야기에 빗대어 왕의 마음을 움직이려 하는 의도가 신선하고도 놀라웠다.  이야기가 계속 진행되려면 주인공은 꿋꿋이 살아남을 터.^^

워낙에 투란도트 이야기에서도 중국 공주라지만 중국 옷 제대로 입고 나오는 것 같지는 않았다.  이 책도 어떤 자료를 참고했을 지 모르지만, 솔직히 의상이 청나라 분위기여서 약간 눈살 찌푸려짐...;;;;

술탄이 궁전도 너무 서구적 분위기가 났고..;;; 십자군 배경에 중국 이민족 침입에 기타 등등... 뭔가 석연치 않은 시대적 배경이지만, 그래도 이야기를 즐기는 데에는 아무 문제 없음.

1권의 엔딩에서 날은 밝았고, 이제 자신을 어찌하든 술탄에게 맡겨버리는 주인공의 모습. 캬아~ 다음 편을 기대하게 만드는 구만. 2권도 어여 읽어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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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宮 12
박소희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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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궁'은 단점이 제법 보이는 드라마였다.  그렇지만 눈에 띄는 단점들도 애교로 봐줄 만큼의 장점을 포용하고 있었다. '재발견'이라고 할 수 있는 배우들이 있었고, 세트의 아름다움과 의상의 향연으로 시청자들을 즐겁게 해줄 수 있다는 것도 보여주었다.  그런데 정작 원작인 만화 '궁'은 무얼 하고 있는 것일까?

부담이 생길 수밖에 없을 것이다.  3차원으로 보여주는 영상을 만화라는 종이편집으로 좇아가기 어려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대부분 만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을 떠올려 보건대(국내의 경우) 오리지널의 우수함을 따라가지 못하는 아류가 많았었다.  심지어 내가 좋아하는 뮤지컬 불의 검도 만화 불의 검을 따라잡기엔 한참 부족했다.  그런데 이 책은 오히려 그 반대이지 싶다.

대체... 작가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ㅡㅡ;;;;

인신모독성 말을 하는 상식을 넘어선 대화들, 돌아가신 시아버지를 가리켜 '저 양반'이란 표현... 왕실의 권위 회복을 위해서 위독한 할아버지 상태를 알려주지도 않는 왕(대체 그게 왕실 권위랑 무슨 상관인데?), 귀한 적의를 구경하다가 한명도 빠짐없이(!) 몽땅 사라져버린 교실...;;;;; 이건 정말 아니잖아?

서로의 가슴에 상처를 줄 만큼 못된 말을 뱉어놓고도, 진심은 '사랑해'였어.. 라고 중얼거리는 주인공들이라니.  이건 70년대 신파가 아니란 말이닷(>_<)

시도 때도 없이 등장하는 공내시의 개그컷이란, 작가가 마지막 장에서 공내시 6종 세트에서 설명했듯이, 독자의 눈과 심기를 아주 불편하게 만드는 역할이다.  난 과도한 개그컷의 남발이 오히려 이야기 진행 능력에 자신감이 부족한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작가 박소희는 궁 이전에 뚜렷한 작품이 없었다.  거의 데뷔작에 가까운 것으로 알고 있는데, 너무 일찍 샴페인을 터트린 것은 아닐까?  갑작스레 얻은 과한 인기가 작가에게 오히려 독이 된 것은 아닐까.

과연 이 만화가 어떻게 완결이 날 지 심히 걱정스럽다.  작가는 처음 의도한 대로(과연 뭘 의도했는 지는 모르겠지만...;;;) 연재를 마칠 수 있을 지... 제발 더 이상 망가지지 말고 '상식' 선에서 내용이 전개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미 읽기 시작한 것 궁금하니 욕하면서도 계속 보겠지만... 다음 편에서는 부디 실망하지 않기를..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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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물방울 6
아기 타다시 지음, 오키모토 슈 그림 / 학산문화사(만화)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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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만큼 재밌게 읽은 6권이었다.  제1사도를 찾아내는 승부가 결정났고, 99%의 확신과 100%의 확신이 보여주는 자신감의 간극을 보는 것은 몹시 즐거운 일이었다. 

개인적으로, 강한 자가 강한 티를 내는 것을 좋아한다.  예를 들면, 무협지에서 늘 겸손한 모공 고수 주인공이, 특별한 순간에 자신의 강함을 일부러 드러낼 때!  딱 맞는 예는 아니지만, 꼭 그런 기분을 느꼈다고 할까^^

미야비가 처음으로 제 몫을 해내는 것처럼 보였다.  그 동안은 부수적인 역할만 했었는데, 이번엔 그녀의 직업에 대한, 그리고 와인에 대한 애정을 제대로 보여주는 것 같아 내심 흐뭇했다.

시즈쿠도 나날이 성장해 가고 있고, 토미네 잇세도 뭔가 한단계 업그레이드 할 조짐을 보여주었다.  너무 도도하고 자신만만해서 거만해 보이기는 하지만, 그가 주인공을 성장시켜줄 히든카드임을 의심치 않는다.

이번에도 역시 와인을 맛보고서 시즈쿠가 그려내는 풍경이 참 멋졌다.  참고한 책 목록까지 적어준 것을 보니 작가가 확실히 열심히 공부하고 작품을 만드는 것 같다.

그런데 궁금한 것은, 글쓴이는 해당 와인을 마셔보고, 시즈쿠가 표현해 내는 그 감각을 느꼈던 것일까?  무척 궁금한 일이다.  상상력만으로 그게 가능할 지 알 수 없고.  그 비싼 와인들을 다 마셔보려면 주머니 형편이 고급스러워야겠단 생각도... ^^

현재까지 나온 편은 모두 보았으니, 이젠 다음 편이 언제 나올 지를 진득하니 기다려야겠다.  이번 편에서 승부를 보지 못한 것이 아쉬운데, 다음 편에서 그들이 어떻게 승리의 고지를 탈환하는 가를 흥미진진하게 지켜보아야겠다.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이기느냐는 더 중요하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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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나무 왼쪽 길로 2
박흥용 지음 / 황매(푸른바람)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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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라고 할 수가 없어 로드만화라고 적어 봤다.

상복이가 오토바이를 타고서 '딸기'라는 사람을 찾아 떠나는 여정, 남도를 끼고 도는 그의 여정 속엔 사람 내음이, 그들의 삶이 오롯이 담겨 있다.

본명도 알지 못한 채 그저 '딸기'라는 인물을 찾고 있는데, 잡힐듯 하면서도 간발의 차로 꼭 놓치고 만다.

그래서 여정은 자꾸 길어지고, 그가 가슴에 담는 풍경과 사람의 이야기도 점점 늘어난다.

작품 속 주인공은 상복이지만, 그가 떠나는 길목마다 사연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알알이 맺힌다.

뿐이던가,  그 고장의 문화 유산과 자연유산이 어우러져 구수한 향취와 옛스러움을 같이 자랑하는데, 함께 달려가고픈 충동마저 일게 한다.

이 여정이 모두 끝날 때에 상복이는 한층 더 성숙해져 있을 것이다.

작품의 말미에는 1권처럼 그 고장 유명 맛집 등도 소개가 되지만, 그보다는 편집팀이 상복이의 여정을 따라서 그 길을 제대로 밟아보는 데에 초점을 맞춘다.  아마도 작가 박흥용 역시, 이 작품을 쓰기 위해서 그 길을 다녀갔으리라.

한국의 속살을 느끼고 싶다고 찾아왔던 일본인 여성처럼 연구하고자 하는 대상에 대한 신뢰와 깊은 공부가 부족한 우리가 못내 부끄러웠다.  '아리랑'이라고 하는 단어가 지니는 속깊은 한과 정을 동시에 맛보며 이 작품이 더 자랑스럽게 느껴졌다. 

투박하면서도 제대로 진국인 그림과 또 스토리.  만화책 단행본 치고는 값이 좀 나가는 편이지만, 단순한 심심풀이용 책이 아님을 감안한다면 절대 비싼 책은 아닐 것이다.  많이들 사서 보고 같이 감동 받으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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