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야화 8
전진석 지음, 한승희 그림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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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이야기에선 술탄 샤리야르보다 샤자만과 왕비 파티마가 주인공으로 활약했다.

그들의 배반의 원인과 음모의 진행과, 종국에 원하던 파국까지...

천일야화의 내용 속에 작가 나름의 로맨스와 음모와 그밖의 여러 설정들을 동원하여 매우 독특한 구성을 갖고 있는 이 책이, 오늘 유독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시대와 공간을 초월해서 여러 이야기를 적절히 섞는 재주도 감탄스럽지만, 등장 인물들의 행동 하나하나에 그들 나름의 이유가 분명히 존재하고 있어 구성이 아주 탄탄하다.

같은 얼굴의 그림도 머리카락 색깔이 흑색에서 금발이 될 때 이렇게 분위기가 달라진다는 것도 감탄하며 보았다.  요 근래 개연성 없는 전개에 분노(?)하며 본 것들이 몇 가지 있어서 이렇게 설득력 있게 보여주는 이야기가 고마울 지경이다.

그들의 모든 분노와 원한과 서러움이 사라지고, 복수대신 평화의 손길을 내밀었으면 좋겠는데, 이야기의 진행이 그리 될 지는 모르겠다.  그러면 너무 빨리 작품이 끝날 테니까... 것도 좀 곤란하겠다. ^^

많이는 아니지만 이 작품 덕분에 이슬람권에 대한 정보도 조금 얻게 되고 관심도 더 가지게 되는 것 같아 공부하는 기분도 든다.  남는 게 많은 작품이란 생각이 들고 있다.

작가 전진석님은 결혼한 지 얼마 안 된 새신랑인데 행복한 신혼을 기원해 본다.(그래도 마감은 꼭 지켜주세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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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물방울 8
아기 타다시 지음, 오키모토 슈 그림 / 학산문화사(만화)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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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사도를 찾는 목표를 위해 열심히 뛰는 토미네 잇세와 시즈쿠의 대결이 이번 이야기의 주제였다.  사도찾기가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지 않을까 조금 우려했는데, 다행히 이번 편에 승부가 결정난다. 

누가 이기냐고?  다 알면서.. 예상한 사람이 이긴다.^^

그러나 사도 찾기보다 중간에 미스테리 작가의 블랙라벨 와인 찾기가 더 흥미로웠다.  모처럼 현실적인 진지함이었달까.

토미네 잇세가 사막에서 와인에 대한 갈증을 불태우며 만난 여인은... 지극히 무협지스런 전개였지만 어쨌든 나쁘진 않았다.

이제 궁금한 것은 시즈쿠가 신입사원을 어떻게 교육시켜 인간답게(?) 만드느냐이다.  이 책에서의 '인갑답게'란 와인을 얼마만큼 즐기며 잘 마시는가가 되겠다. ^^

여전히 코믹한 그림에는 약하지만 진지한 그림체를 잘 그리니 좋다.  이번 이야기는 별 넷 정도로, 별 다섯을 줄 만큼 강렬하게 매력적이지는 않았지만 어느 정도의 재미는 확보해 주었다.

표지에 빛을 굴절시키는 특수한 무언가를 입혔는데, 잇세가 사막에서 빛을 받은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공들인 느낌이어서 역시 기분 좋다.

배용준을 모델로 했다는 소리를 들어서인지 자꾸 그를 떠올려 보며 비교하게 된다.  기분?  당근 배용준이 더 멋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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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宮 13
박소희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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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궁은 연재 초반부터 내 스타일은 아니었다.  왕실이 존속하고 있다는 '설정' 자체는 신선했지만 그에 대한 준비는 부족해 보였다.  작가 나름대로 고심은 했다지만 단지 왕실에서 사용하는 '용어'만 나열한다고 해서 왕실이 재현되는 것은 아니다.

그런 문제들이야 애교로 넘어간다고 치면, 작가가 올인해야 했던 것은 무엇일까?  청소년들의 인기에 힘입어 이만큼 성장했으니, 그들에 맞추어 학원 로맨스?로 갈 수도 있었겠다.  그게 작가 뜻이 아니라면 궁중 암투를 빙자한 정치 투쟁... 뭐 이런 것을 원했을까?  어느 쪽이든, 작가는 모두 살리지 못했고 그래서 독자로 하여금 식상함과 진부함, 그리고 짜증만 안겨 주고 있다.

진부함을 보자.  궁중 암투... 요새는 사극에서도 잘 안 다루려고 노력한다. (없진 않다.) 어쨌든 왕위 문제를 둘러싸고 싸움이 벌어졌으니 치열한 싸움을 보여줘야겠는데, 대비의 행태란 유치뽕짝을 넘어서 수준이하다.  많이 배우고 좋은 가문이라고 입이 닳도록 얘기하면서 그 어처구니 없는 품위란.  인신모독에 열 받아 왕이 되어 줘... 라는 채경, 그녀야 워낙에 생각 없이 등장하니(솔직히 너무 생각 짧다.)  그럴 수 있다 치지만, 아무리 봐도 주인공이 너무 모자라다ㅡ.ㅜ

가장 황당한 것은 국왕이다.  난 차라리 그가 율이가 내 아들이다!라고 했으면 용서가 됐을 것 같다.  그럼 뻔한 전개이긴 하지만 적어도 '설득력'은 있다.  그가 대비를 너무 사랑했어서 그렇게 몰염치해졌다고 한다면 그것도 웃기지만 그래도 넘어갈 법 하다.  그러나 그가 신에게 제시한 이유는 얼토당토 하지 않아 황당하기 그지 없었다.

율이는 또 어떤가.  아무리 '사랑' 앞에 물불 못 가리는 청춘이라지만 이 정도면 병이고 스토커다.  다들 멀쩡히 생겨서 머리 속에 돌아가는 생각들은 함량 미달 뿐이다.  그리 된 되에는 당연히 작가의 탓이 가장 크다.  도대체 그녀의 주변에 '궁'의 전개에 직언을 해 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단 말인가.  아니면 이미 작가로서도 손 댈 수 없을 만큼 너무 멀리 나간 것일까.

의회 연설의 내용도 멋만 잔뜩 부린 것일 뿐 작가 나름의 정리된 철학은 보이지 않는다.  이후 펼쳐질 이야기의 전개는 또 얼마나 억지스러울까.  월담하는 신이만큼이나 작가가 대책 없다.

일단 보기 시작한 것은 완결이 날 때까지 보자가 내 주의지만, 갈수록 실망만 앞선다.  게다가 그림은 얼마나 날림이던가. 표지 어색해, 첫 페이지 컷의 신의 다리 길이는.ㅡ.ㅡ;;;; 게다가 목이 어깨에 딱 붙어버린 채경이, 20쪽의 국왕은 머리를 떼어서 어깨에 붙여놓은 듯한 느낌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작가 후기 비스무리하게 등장인물들을 정리해 놓았는데 인수대비를 태조의 며느리로 써 놨다.  오타일까?  아무도 틀렸다는 것을 못 찾아낸 것일까?  다른 왕들이야 그렇다 치지만 '태조'로 착각하는 건 어이 없다. 작가가 '궁'을 쓰기 위해서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다고 알고 있으니 말이다.

읽고 기분이 좋아져야 하는데 스트레스를 받았다.  무조건 해피엔딩이야!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지만 개연성은 있게 전개했으면 한다.  드라마 궁 2탄도 난항을 겪는 것 같더만 원작의 작가는 더 거센 폭우에 시달리는 듯 하다.  스스로 불어넣은 폭풍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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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 2006-12-08 0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궁을 소설로든 만화로든 한번 봐야할까봐요..전 티비로도 못 봤으니..

마노아 2006-12-08 0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드라마로 볼 것을 추천해요. 원작이 리메이크작에 못 미치는 경우가 아주 드문데 궁이 그러네요^^;;;;
 
고우영 오백년 2 - 조선야사실록
고우영 지음 / 애니북스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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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어제 1권을 읽었을 때는 2권을 더 읽어야 하나 살짝 고민을 했더랬다.  일단 빌려온 거니까 봐야지...하며 보았는데, 다행히도 2권은 1권보다 재밌고 덜 불편하다.  나머지 3,4권도 보고 싶게 만들었으니 별점도 하나 더 올라가서 네개다. ^^

아무래도 내겐, 정치 이야기가 줄어들고 민간의 이야기가 나오면 더 흥미있게 읽히는 것 같다.  정치사 분야가 나오면 이건 아니야...! 라는 식의 반응이 먼저 나와서 스스로도 민망하다.  그래서 내 카테고리 내에서도 '역사'가 아닌 '만화' 쪽으로 분류를 잡았다. 

개인적인 스타일로는 맹꽁이 서당이 더 구수하게 느껴졌는데, 어쩌면 그것은 내가 아주 어릴 적에 보았던 탓이 클 것이다.  아마 지금 다시 보게 되면 또 다시 예민하게 반응할 지도. ^^;;;(병이닷..;;;)

이번 이야기에서는 태조 이성계 태종 이방원 세종 양녕대군 문종 단종 정도로 등장했다.  다음 이야기에선 수양대군이 판을 독점하지 않을까 싶다. 

양녕대군의 이야기는 미화된 감이 크지만, 적어도 그가 남긴 시에 담긴 애환은 슬프고 애달픈 느낌은 고스란히 전해졌다.  경복궁의 '경회루' 글씨가 그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책에는 '숭례문'을 소개하고 있다.  기회가 되면 눈으로 보고 감상하리라.(헌데 옛 건물 그대로던가???)

드라마 용의 눈물이 워낙 인상적이었기 때문에 양녕대군의 인상은 더 극적으로 떠오르는 것 같다.  (그때만 해도 안연홍이 진지한 역할을 맡았었는데...ㅡ.ㅡ;;;;)

중간중간 작가의 동료뻘 될 법한 만화가들의 이름이 이니셜로 해서 나오는데, 그 세대가 아니어서 누구르 ㄹ얘기하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혹 그의 만화와 함께 자란 세대라면 잘 이해가 갈 듯.  그러고 보니 뜬금 없이 이두호 만화가 보고 싶어졌다.  그분도 역사 만화 많이 그리셨는데^^;;;;   확실히 '만화'라는 매체가 어려울 법한 주제나 소재도 좀 더 쉽게 접근하게 해 주는 면역력이 있다.  이 책은 야사실록이라고 표방한 만큼 부담을 안고 읽을 거리는 아니지만, 그래도 선뜻 봐야지! 라고 쉽게 결정할 수 있는 것은 그 전달 매개가 '만화'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가 없다.  이런 시도가 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진행되었으면...(헌데, 이 리뷰는 굉장히 배가 산으로 간 느낌이다.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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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꿀라 2006-12-07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우영화백의 만화 정말 재미있죠.

마노아 2006-12-07 0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화계의 거물이셨죠. ^^

L.SHIN 2008-04-03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또 한국역사만화.ㅎㅎ

마노아 2008-04-03 14:07   좋아요 0 | URL
그렇지요. 정통 역사는 아니고 야사 전문이었답니다^^
 
고우영 오백년 1 - 조선야사실록
고우영 지음 / 애니북스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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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영씨가 타계하셨을 때, 그의 작품 세계를 많이는 접하지 못했던 나도 한 시대를 풍미하셨던 분이 그렇게 가셨다는 것에 가슴이 쓰렸다.  그분은 가셨지만 그분의 족적은 적나라하게 남았으니, 그분의 91년도에 연재했던 만화가 다시 책으로 묶여 이렇게 세상에 등장했다.

이미 조선야사실록이라고 제목에 못을 박아둔 대로 이 책은 '야사'를 묶어서 그분의 재치와 해학으로 다시 무장시킨 책이다.  그러니 정사를 부정한다고, 혹은 비켜간다고 성질을 낼 일은 아니다.  다만 나라는 사람이 역사적 사건을 두고서 '그렇다 카더라'라는 식의 전개를 아니 좋아하는 지라 별점은 그리 후하지 않는다.  선생님께는 조금 죄송...^^;;;

이 책은 고려가 기울어서 겨우겨우 명맥을 유지하던 무렵부터 시작한다.  공민왕과 신돈이 등장하고 무학대사와 이성계가 등장한다.  당연히 짐작하겠지만 정몽주와 이방원도 등장한다.  정치적 격변기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민간에 전해지는 이야기도 한보따리씩 풀어놓는다.

읽는 이가 현대인인지라, 현대인에 걸맞는 유머가 곳곳에 숨어 있고, 의도적인 영어 사용, 파격적인 비유 등등도 작품을 즐기는 하나의 도구가 될 것이다.

제목만 본다면 어린이용 학습서로도 유용하지 않을까 싶지만, 사실 어린이용 책은 아니다.  애초에 스포츠 신문에 연재되었던 것이 원작이라는 것을 감안해서라도 알 일이다.  글쎄... 이건 내 사견이지만, 이런 식의 '야사'는 '정사'로 공부하고 양념으로 같이 곁들여 본다면 더 맛날 작품이 될 것 같다.  가끔 그런 경우를 보는데, 야사에 너무 길들여지면 그걸 지나치게 정설로 믿어서 오히려 정사를 대놓고 부정하거나 신뢰하지 않는 것이다.  둘 모두를 조합하여 함께 소화해 내는 눈을 길러야 할진대, 편향된 독서는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고 하겠다.

술렁술렁 페이지가 금방 넘어간다.  가볍게 읽고 한 번 웃으면 족할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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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인 2006-12-05 2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퍼 제목이 갑자기 구미가 당기게 합니다. ㅎㅎㅎ

마노아 2006-12-05 2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당히 오해의 소지가 있는 제목이었군요^^;; 정사 하나도 없고 야사만 있는데 말예요^^;;;;

짱꿀라 2006-12-06 0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금방 넘어 가는 책인가요. 저도 한번 읽고 싶네요. 잘 읽고 갑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마노아 2006-12-06 0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사' 공부 자체에는 별 영양가가 없지만, '양념'으로는 즐길만 했어요^^ 산타님도 좋은 하루 시작하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