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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힘, 노자 인문학 - EBS <인문학 특강> 최진석 교수의 노자 강의
최진석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3월
평점 :
인간은 끝없이 생각과 사유를 창조해 나가는 존재이다.불과 같은 문명이 창조되기 전에는 뭇 동물과 별반 다를 게 없는 생활을 했지만 불이 발명되면서부터 인간은 생각과 사유를 다양한 방법으로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 갔던 것으로 보인다.또한 생각의 저장고인 뇌는 근래 들어 뇌신경과학 및 인문학의 대중화와 관련하여 크게 주목을 받고 가운데 서양 철학보다는 경험과 감정을 중시하는 동양 사상(유가사상)이 때아닌 관심을 받고 있다.고래로부터 중국 문화의 영향을 크게 받았던 한국인의 입장으로 볼 때에는 이성적이고 논리적이며 합리적이고 하는 서양 철학에 비추어 동양 사상은 인과 예,덕과 같이 익숙한 덕목이 많아 친근하게 다가온다.하지만 구절과 내용의 심오한 경지에 이르게 되면 소가 음식을 삼키고 되새김질 하듯 반복하여 새겨야 비로소 뜻과 의미,나아갈 방향을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라','자기로 돌아가라'라는 말로 각인되는 노자의 사상은 (사회의)제도,관념이라는 가치에 매몰되지 않고 개인이 주체적으로 살아 가려는 태도와 의지를 반영하고 있으며,현대사회가 추구하는 방향이 경험,감성,욕망,개별,특수,현상이라는 사항들이 역사적,시대적 변천과 흐름에 부합되어 중시되는 것으로 보인다.노자의 사상도 '현대성'에 비추어 조용한 붐(Boom)을 타고 있다.개개인이 철저한 계획,획일화에 떠밀려서 외부의 지시.통제.관리를 받다보니 삶은 쉬이 피로해지고 자신이 하고 싶었던 것들이 아닌 개개인은 마치 기계의 부속품과 같이 주체적 존재가 아닌 피주체가 되고 만 것이다.노자가 말하는 것은 보여지는 대로 보고 반응해야 '무위(無爲)'를 실천할 수 있다는 것이다.'무위'를 실천할 수 있다는 것은 이 세계가 특정한 '본질'위에 서 있지 않고,대립면의 공존으로 되어 있음을 체득하면서 유무상생(有無相生)인 "도'를 체득했다고 보는 것이다.
중국인들이 변화하는 세상에 적응하면서 세계를 지배하는 최상의 전략은 '불 - 기하학적 도형 - 혈연 - 상제(上帝) - 덕 - 도'의 사유의 과정을 거쳤던 것으로 보인다.노자가 유무상생을 존재적 기반으로 삼게 되었는게 그것은 세계가 '관계'로 되어 있다고 본 것이다.즉 자연과 인간의 관계 문제가 가장 심층적으로 보고 있으며,결국은 세계와 인간의 관계 문제를 중심에 두고 있는 것이다.노자는 <도덕경>에서 그의 생각과 사유를 살펴볼 수가 있다.그 중심 내용은 개인이 사회와의 관계가 종속적이 아닌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존재로 거듭 나야 한다는 점을 시종 강조하고 있다.비근한 예로 꿈의 실현자,원하는 것을 실행하는 사는 존재,유일무이한 존재라는 점을 자부심으로 삼고 살아가되 늘 세상과 자연과의 관계를 원활하게 유지하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점이다.노자의 위아(爲我)론은 진정한 덕성,힘,자유,활동의 원천과 귀착점이 각자의 몸이라고 강조하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 글은 철학과 교수이면서 삶의 지혜와 인문학적 통찰을 담은 강연과 저술 활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는 최진석 저자께서 노자의 사상과 현대사회와의 연결성을 알기 쉽게 연결시키고 있으며,<도덕경>의 주요 항목을 발췌하여 현실감 있게 잘 설명해 주고 있다.중국에서 인문사조의 시작이 춘추시대 말에서 전국 초 사이에 일어난 일을 상기하면서 읽어 가되 도덕경의 주요 내용을 자신의 현재 입장과 처지,생각과 사유를 적절하게 취사(取捨)하는 선택의 힘을 발휘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인간만이 걸어가야 할 길은 도(道)라고 한다면 어떠한 삶을 살아가야 하는 것이 바람직한 삶일까.대부분 사람들은 '을'이라는 입장에서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입장보다는 피주체적이고 수동적인 존재로 나락하여 살아가는 것이 현실이다.사회 모든 영역에서 이러할진대 노자가 말하는 세계와 자연과의 관계를 원활하게 하고자 하는 생각과 사유는 충분히 공감하는 바이지만 반신반의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마저 든다.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하는 것은 물욕과 같은 과다한 욕망과 집착,소유를 떨쳐 내려고 노력하는 것이다.불필요한 집착,욕망,망상을 버리게 되면 마음은 명경지수와 같이 맑게 변하고 이것을 계기고 진정한 자유,진정한 힘의 원천이 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중국이 아편전쟁으로 영국에게 패한 뒤 세계의 사상의 중심이 서구 사상으로 대체되면서 중국의 고대 사상은 크게 기를 펼 수가 없었다.다행히 중국의 정치,경제적 위상과 시대적 소명인지는 모르겠지만 공노맹순자의 사상들이 꿈틀거리면서 기나긴 잠에서 깨어나고 있다.공노맹순자의 사상의 특징이 제각각이지만 공통점은 역사적 변천을 잘 대변하고 있다는 점이다.힘깨나 쓰는 위정자,권력가들은 현자들의 사상을 인용하여 치세에 적절하게 활용했을 것이고 반대인 경우도 있다.사상도 시대의 흐름을 잘 타야 순풍에 돛을 달듯 순항이 가능한 법이다.기존의 신념,이념,가치관을 무시하고 자신이 주인이 돼서 자신이 고유하게 생산한 자신만의 문제의식으로 세계와 직접 관계한다는 노장의 '무위'사상은 완전 수용할 수는 없지만 내 입장과 처지에 맞게 적절하게 조화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또 하나 세상의 변화에 맞춰 적절하게 관계를 맺어 가려는 자신을 실질적이고 주체적인 고유명사로 만들어 가야 하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