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분 철학 - 뇌가 섹시해지는
앤 루니 지음, 박광순 옮김 / 생각정거장 / 201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면서 다소 거리감과 난해함을 선입견으로 갖고 있었지만 인문학이 담고 있는 의미와 가치가 무엇인가를 이해하면서 삶에서 뗄레야 뗄 수 없는 학문으로 다가왔다.그렇다고 인문학의 전문가가 되려면 건너야 할 강과 넘어야 할 산은 구중궁궐과 같이 깊고 멀기만 하다.인문학에 삶에 끼치는 의미와 영향이 무시할 수 없기에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소재 및 의문사항을 중심으로 생각과 사유,삶의 지혜의 발견,지적 영역의 증대를 도모하려고 한다.인문학은 본래 인간의 삶의 가치를 발견하면서 진화해 왔던 만큼 현재 및 미래에 대한 인문학 역시 이러한 관점에서 접근해 보는 것이 실용적이고 유익할 것으로 생각한다.

 

 일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보면 인과관계가 반드시 존재한다.일의 발단과 전개,결말이 있기 마련인데 이것을 토대로 사례를 만들고 법률을 만들어 가는 법이다.또한 인간이 하는 일은 완벽하지 못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꾸준하게 도전해 왔기에 멋지고 탁월한 문명을 이룩해 왔다.그것은 다양한 분야에 걸쳐 이루어져 왔던 놀라운 문명의 족적이다.우수한 인재의 끈기와 집념이라는 불굴의 정신이 녹아져 있기도 하다.이러한 생각과 사유의 결집체를 철학이라고 부른다면 모든 학문의 바탕에는 철학적 사고와 인간의 해석이 가미되었다는 것을 망각해서는 안된다.

 

 어렵고 딱딱하고 비실용적일 것으로 여겼던 철학은 쉽고 보편적인 일상의 문제들을 주요 이슈로 생각하고 고찰해 나간다면 개인의 사유의 힘은 점점 증대되어 가고,하나의 이론 형성에도 커다란 밑바탕이 되어 줄 것이다.선현들에 의해 형성되고 체계화된 철학은 반드시 형이상학적일 필요가 없다.일상에서 발생하는 온갖 사안들을 잠시나마 현미경으로 바라본다고 가정하면 사안의 원인과 결과,미궁에 빠진 사건의 열쇠,미스테리에 대한 실마리를 찾아내어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으리라.나아가 이러한 사안 하나 하나가 결집되어 일상을 꾸려 가는데 커다란 디딤돌로 작용하고,때로는 연관 분야에도 응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 글의 제목에서 배태되듯 철학이라는 것이 하나의 사상과 이론을 형성하기 위한 고도의 형이상학적인 것이 아닌 일반 대중들도 쉽게 접근하고 철학이 삶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는 것을 새삼 일깨우게 한다.글에서도 밝혔듯 범죄자를 다루는 방식 및 교육과정의 체계화 방법,가로에 CCTV를 배치하는 일,식료품에 유전자 변형 성분(GMO)을 첨가하는 일,인터넷으로 포르노를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장기 이식(Graft)을 수용 가능여부 등은 현대 사회에서 흔히 접하는 문제거리로써 개개인의 삶과 밀접하게 다가온다.게다가 이러한 사안의 해결법이 수학,과학과 같이 도식과 계량에 의한 것이 아닌 인간의 경험치와 사회적 여론,토론과 논쟁을 통해 얻어낸 결과물로 상대적인 문제이지 절대적인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이것은 시대와 여론,주류 이데올로기가 뒤바뀌면 사안의 해결법도 언제든 바뀐다.요즘과 같이 정치,자본 권력이 사회를 지배하는 세태에서는 이러한 권력 구조에 어느 정도 영합하면서 괴리가 클 경우에는 대다수의 힘으로 똘똘 뭉쳐 연대의 힘을 과시하여 괴리감을 박탈시켜 대다수가 수용 가능한 방향으로 사회의 규범,체제를 만들어 나가야 하지 않을까 한다.

 

 이 글은 생각,행동,사회라는 세 파트로 나뉘어져 있다.개인의 생각과 행동에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적 요소인 기질과 사회에서 터득한 사회적 성향를 바탕으로 자신이 소속한 집단과 사회에서 어떻게 행동해 나갈 것인가를 이론과 사실을 열거하면서 철학의 재미와 흥미를 돋구고 있다.아리스토텔레스의 삼단논법부터 사안에 대한 의문과 진리를 찾아 가는 과정을 일반적인 관점에서 쉽게 접근 가능하도록 풀어내고 있다.당연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사안에 대한 주장과 설득에는 반드시 이를 뒷받침할 만한 증거자료와 선례,합당 사유 등이 충분해야 한다.앞서도 말했듯 진리를 찾아 가는 과정에는 정치,자본의 권력의 입김이 상당 작용하는데 이러한 문제도 주의 깊게 따져 볼 줄 아는 정치적 감각이 긴요하다.그러면서 인간 존재의 목적이 무엇인가를 깨닫게 되는 것이다.

 

 사안에 대한 관찰,고찰,판단은 인간의 이성과 논리가 주효한다.비상식적,비합리적인 것은 용인되지 않는다.이것은 극히 사회가 민주적 합리주의에 따라 흘러가는 것을 전제로 할 경우에 한한다.불합리하고 부조리한 사안과,모순은 어떻게든 해결해 나가야 하는데,물리적인 방법,비물리적인 방법을 총동원하여 밝은 세상,진보한 문명의 길을 열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이것은 문명 사회로 가는 길이면서 삶의 질을 높이는 방법이기도 하다.15분 철학에는 삶의 지향점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한다.인간만이 공통점으로 누릴 수 있는 권리와 행복을 위해 사회의 각 분야는 다양성과 창의성이 존중되어야 한다는 것도 새삼 깨닫게 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하! 세상을 바꾸는 통찰의 순간들
윌리엄 B. 어빈 지음, 전대호 옮김 / 까치 / 2015년 6월
평점 :
절판


 

 알고자 했던 것을 알게 되고,무의식 가운데 무릎을 '탁' 칠 정도로 신선한 충격을 줄 때가 있다.이것은 지적 호기심에 대한 답이 될 수도 있고 도덕과 윤리와 같이 이성과 논리의 잣대로 적용하기 힘든 경우도 있다.나아가 창의력을 요구하는 분야는 육체 노동 이상보다 더 장고(長考)의 시간을 요구하기도 한다.남들보다 한 발 앞서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창의적 결과를 내놓는 것은 개인의 힘과 명예에 국한하는 것이 아닌 세상과 사회에 커다란 영향력 내지 반향을 불러 일으키기에 새로운 장(場)을 열어 나가는 행위는 선구자,예지적,계시적으로 다가온다.

 

 예리한 관찰력으로 사물을 꿰뚫어 보는 것을 통찰이라고 한다. -네이버 지식

 

 통찰이라는 문제는 무심결에 자주 사용하곤 했다.또한 이 문제에 대해 깊이 연구하여 새로운 사실을 도출하고 검증했던 적은 없다.그런데 세상이 복잡다단해지면서 이성과 논리적인 합리성을 요구하기에 사소한 것일지라도 일의 선.후 관계가 일관되고 투명해야 한다.해당 분야가 무엇이든 누군가 어떠한 문제를 도출하고 통찰했던 흔적에 덧씌우려다 들통이 나서 힘과 명예를 상실하는 사람들도 많다.통찰의 순간을 잘 보여 주는 사람이 아르키메데스인데 그는 히에로가 부과한 질문을 숙고하던 가운데 목욕탕에 들어가 탕 속에 미끄러져 가면서 탕 속 물의 수면의 상승 관계를 알아 내고 환희에 들뜬 나머지 알몸으로 달리면서 "유레카(Eureka)!"를 외쳤다고 한다.질문을 부여받고 즉석에서 확답을 하지 못했지만 질문에 대한 답을 알아내려는 의식과 의지가 작동하면서 질문에 대한 답이 완전하고 확실하게 도출된 것이다.비단 이러한 문제는 질문에 대한 단순한 답을 떠나 연관 분야에까지 고루 적용 가능하여 새로운 사실 발견,발명 등은 인류 문명에 큰 업적과 영향을 끼치게 마련이다.

 

 현대 사회에도 통찰의 기쁨과 환희를 만끽한 위인들이 많을텐데 인류 문명사에 통찰력으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인물은 참으로 많다.종교,도덕,과학,수학,예술 등 분야는 다르지만 통찰이라는 새로운 이론과 사실,발견과 발명을 통해 분명 인류의 삶을 몇 단계씩이나 상승시켰다는 점에서 의의가 깊다.아인슈타인,말러,아르키메데스,루앵카레 등이 대표적인 통찰의 순간을 보여 준 케이스다.일반인이든 유명인이든 통찰의 순간은 누구든 맛보았던 적이 있을 것이다.통찰의 순간이 오기 이전 단계도 간과할 수가 없다.모두에서 말했듯이 이론,사실,발명 등이 완벽하게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하나의 가설(Hypothesis) ->알 품기 ->통찰 ->검증이라는 일련의 과정을 통과해야 한다.이러한 정석을 밟아 나가야 통찰의 의미는 더욱 가치를 발하게 되는 법이다.세칭 이러한 통찰의 경험을 최초로 발견한 자들에겐 명예를 부(富)를 거머쥘 수도 있다.일종의 전매 특허라고나 할까.

 

 이 도서의 저자 윌리엄 어빈은 종교,도덕,과학,수학,예술이라는 다섯가지 분야에서 통찰의 순간을 기록하고 있다.계시의 이미지가 강한 종교,인간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 될 일을 구분하는 도덕,나아가 시간과 노력,의지의 결집이 요구되는 과학,수학,예술이 자리잡고 있다.계시에 의해 하나의 교리,가르침이 탄생하는 종교와 신앙은 나약한 인간의 심신을 이용하면서 정치적 집단으로 부상하고 있고,간디의 예와 같이 인종차별에 직면하면서 인권 운동가가 변신하는 계기가 되었다.인권 문제는 아직도 전면 해결되지 않고 있어 인권(시민) 운동가를 중심으로 풀어나가야 할도덕적 문제이다.나아가 실험과 관찰,발견에 대한 호기심을 시작으로 욕망과 명성을 꾀하는 과학과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증명했던 앤드루 와일스의 수학에 대한 통찰의 순간(기억 회상 시스템)이 얼마나 황홀하고 감격스러운지 간접 체험할 수가 있다.끝으로 음악,미술,창작과 같은 예술 분야는 어떠한 영감 작용이 모티브가 되어 쓰고 지우고 그리고 지우기를 반복하면서,인고의 시간과 세월을 겪은 후에 비로소 만족할 만한 작품이 알껍질을 깨고 나오지 않을까 한다.

 

 작곡가 제임스 모벌리가 말했듯 작곡하는 시간 가운데 2퍼센트만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하고 나머지 98퍼센트는 아이디어를 비틀고 개정하고 확장하는 데에 쓰인다고 한다.창작이라는 작업은 본업이든 취미든 각고(刻苦)의 시간,에너지 소모가 절대적이다.종교,도덕,과학,수학에 대한 통찰도 이러한 맥락에서 바라보아야 할 사안이다.이러한 다섯 가지 분야의 통찰의 순간들은 결과에 따라 명성과 부,권력까지 차지할 수 있어 놀랍기만 하다.게다가 인류가 겪고 있는 무지,부조리,질 낮은 삶을 해소하는데 궁극의 역할이 가능하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삶의 순간 순간 찾아오는 통찰력은 가설과 영감 작용이 모티브가 되어 시간과 노력,무의식 등이 얽히면서 세상 속에 탄생되는 것이라는 것을 새삼 느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읽는 인간 -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오에 겐자부로의 50년 독서와 인생
오에 겐자부로 지음, 정수윤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일본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오에 겐자부로의 50년 독서 인생을 되짚어 봅니다.독서는 인생의 향방을 바꾸었다고 하는 오에 겐자부로의 말에서 독서는 삶을 더욱 가치있게 만들어 주는 것 같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 - 오늘날의 세상을 만든 6가지 혁신
스티븐 존슨 지음, 강주헌 옮김 / 프런티어 / 2015년 6월
평점 :
절판


 

 

 우리가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시대를 살고 있지만 그 가치는 당연한 것으로,별 관심이 없는 것으로 치부하면서 살아 가지는 않은가 라는 생각을 한다.인간은 문명이라는 혁신과 진화가 인류의 삶에 크게 공헌하는 반면 지구 생태계,환경 오염,기후 온난화 등의 주범으로 꼽히기도 한다.이 모든 것들이 인간의 생각과 의도에 의해 저질러진 결과물이기도 하다.예를 들어 수력을 대신한 대체 에너지 원자력은 그 자체로는 인간의 삶에 공헌을 하지만 우라늄 찌꺼기인 플루토늄은 원자폭탄의 원료이기도 하다.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할 혁신적인 발명이 때로는 인류에게 가공할 위협의 대상이기도 하는 것이다.

 

 나는 인류의 삶,일상을 살아가는데 있어 빠르고 편리함을 안겨 주는 물질 문명에 대해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동시에 현재 지구촌이 앓고 있는 다양한 문제점들에 관심이 생기면서 장점과 단점을 교차식으로 생각하기도 한다.물론 세계 각국이 해결해야 할 문제로서 나같은 개인이 깊게 파고 들어 지구촌이 해결할 문제까지 나서야 할 이유는 없지만 향후 후세들이 겪어야 할 재앙과 고통을 사전에 완화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 한다.인류의 문명 진화가 삶에 커다란 영향을 주면서 타 영역으로 응용 발전해 가는 것도 함께 생각해 볼 문제이다.물과 공기와 같이 당연시하는 물질 문명의 원천과 인류에게 끼치는 영향 등을 중심으로 생각해 본다.

 

 중국의 4대 문명이면서 세계 문명사에 커다란 획을 그은 것이 제지술,나침반,화약,인쇄술이다.그런데 중국이 발명한 4대 문명은 고대 시기의 것으로서 중국 문명의 찬란함과 선구자적 역할이 두드러진다.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4대 문명 역시 어떠한 계기,특정 사건에 의해 만들어진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제지술,인쇄술은 인류의 페이퍼 문명 진화에 큰 영향을 안겨 주고,나침반과 화약은 항해술,전쟁 등에 이용되고 있다.이 문제는 이 정도로 하고 《우리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는 현대 사회에서 없어서는 안될 물질 문명의 총아 6가지를 서술하고 있다.유리,냉기,소리,청결,시간,빛을 소개하고 있다.이 여섯 가지는 특정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에서 시작되어 점차 사회 전반에 확산되면서 예상하지 못했던 변화까지 도출해 낸다.현대적 용어로 표현하면 '나비효과'의 예 또는 벌새효과를 예측할 수가 있다.

 

 유리는 이산화규소가 원소이고 사막의 잿가루에서 스마트폰의 원료로 변신하고 있다.제지술,인쇄술이 발전하면서 글을 쓰는 사람에게 안경이 필요했던 만큼 유리는 안경의 원료로 사용되었다.실험실 도구,거울 등에 유리는 없어서는 안될 물질인 셈이다.19세기 중반 무렵 호수에서 말이 끄는 쟁기를 이용해 얼음을 잘라내면서 얼음의 쓰임새는 무궁무진하다.더운 여름에도 청량감을 안겨 주는 냉장고,제빙을 비롯하여 방부제로서 얼음은 그 역할을 톡톡이 해내고 있다.중앙냉방장치,에어컨 등이 얼음과 관련한 물질 문명의 대표적인 발명품이다.나아가 소리(Sound) 테크놀로지와 관련한 오작동과 예측 불가능성의 세계를 나타내고 있는데 태고의 신비,자연의 소리는 동굴에서 찾을 수가 있다.동굴의 일곱 가지 울림소리,동굴의 반향 효과는 음성 기록의 토대가 되었다.포노토그라프,귀,전기를 이용한 전화,라디오,수중 음파를 활용한 커뮤니케이션 장치를 속속 개발했다.오늘날 병원에서 의사가 환자의 인체 내부를 탐지하는 초음파도 소리의 영역이다.

 

 하수관에서 청절실까지,양극단을 오가는 청결의 세계는 하수 시설을 계기로 진공청소기,살균제,냉수 샤워장을 사용하면서 위생적,활력에 도움이 된다.현며경과 세균 양 측정법 개발,염소처리법 등장,위생과 청결 시설을 고안하게 되었던 것이다.특히 위생과 청결 문제는 현대인의 질병을 예방하고 쾌적한 생활이 가능하기에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시간 문제는 로마 팔일장 달력에서 비롯된다.8일마다 장이 서는 팔일장을 기준으로 일주일을 정하고 갈릴레오 갈릴에이의 진자시계,선박용 크로노미터,출근부에 도장 찍기,회중시계,1년에 한 번씩 태엽을 되감아야 했던 데니슨의 시계,방사선 탄소 연대 측정법,현재의 시계까지 시간의 변천사를 접하게 된다.투탕카멘의 무덤에서 발견된 잔 모양의 램프,에디슨의 필라멘트 전구,도로의 조명,대도시의 야경 등이 빛의 진화사가 된다.여섯 가지 물질 문명의 족적을 뒤쫒아 가면서 이러한 문명들의 역할과 기능,인류에게 끼친 영향 등을 인류사적 관점에서 살펴 보는 계기가 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버지를 위한 상처받을 용기 - 아들러 심리학의 행복 에너지
기시미 이치로 지음, 김현정 옮김 / 스타북스 / 2015년 6월
평점 :
품절


 

 

 아버지와 자식 간 사이가 좋은 사람들을 보면 부럽기 그지없다.아들 입장에서 아버지는 친구와 같고 스승과 같기만 하다.먼듯 가까운 듯 부자(父子)사이가 좋다면 얼마나 좋겠는가.그렇다고 부자지간에 지켜야 할 예의범절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될 일이다.흔히 민주적이고 자상스러운 아버지를 멋진 아버지상으로 여기고 있는데,내 또래의 아버지들은 과연 얼마나 자식에게 애정과 사랑을 아낌없이 주었을까.학창 시절의 나와 친구들,또래들의 아버지들이 태어난 시기가 대부분 1920년대 중반부터 1930년대 중반으로 일제 강점기에 성장하였다.입에 풀칠할 수 있는 자체가 삶의 전부였을 것으로 생각한다.좀 깨우치고 재산이 많은 집안이 아닌 이상 국민학교 문턱도 밟아 보지 못한 어른들이 많았다.애정과 사랑 속에 아무 걱정없이 성장할 수 없었던 내 부모님 세대는 자식에게는 가난과 무학을 되물림하지 않으려 자신을 기꺼이 희생했다.그리고 부모님 윗세대도 봉건주의,유교사상에 따른 사회적 교육과 인습이 대대로 이어져 왔기에 부모가 자식의 인생의 멘토가 되어 주고 자식은 든든한 큰 나무를 의지하여 존경과 친밀감의 대상으로 부모를 대하기가 무척 어려웠지 않았나 싶다.나도 이 부류에 속한다.

 

 블로그 활동,서평 남기기를 하면서 자연스레 개인사가 조금씩 흘러 나오기 마련이다.미주알 고주알 내뱉을 수는 없지만 (개괄적으로 말한다면) 나는 아버지와 사이가 그리 좋지 않은 편이었다.왜냐하면 아버지 젊은 시절 술버릇이 보통 나쁜게 아니었다.일을 마치고 지인과 술을 마시고 얼큰히 취하게 되면 면사무소에서 외길로 된 비포장 도로를 따라 비쩍비쩍 노래 부르면 걸어 온다.할머니께서 마주 나가라고 하는 바람에 몇 번 마중을 나가게 되었다.목소리가 얼마나 큰지 동네 초입까지 울려 퍼진다.동네 사람들은 겉으론 아버지에게 손가락질을 하지 않았지만,아니 내가 보지 않았지만 우리 가족은 아버지가 술을 드시고 귀가하여 곱게 주무시면 좋으련만 식구들을 괴롭히고 소리 고래고래 지르고 할머니는 자식이 무서워 친척집,고모집으로 피신하고...나는 그런 아버지를 보면서 자랐다.아버지는 술이 깨면 선비와 같고 부처와 같았다.아버지가 술 드시고 귀가하는 날엔 방구석이 우린 감 냄새로 진동하고,티격태격하던 어머니는 몸과 마음이 상하고 할아버지는 아들 술 버릇을 나무라느라 지치고...나를 비롯한 자식들은 아버지를 말길 용기와 말주변이 서지를 않았다.아그 외 아버지를 평가하라고 한다면(제3자의 입장에서) 사람 사귀기 좋아하고 입담이 좋으셨던 장사꾼이셨다.아버지와 어머니 덕분에 가업이 흥하고 재산이 늘어나 자식들이 고등교육을 받을 수 있기도 했다.

 

 아버지께서는 외지에서 장사를 통해 돈을 벌다 나이가 드시니 힘드셨던 모양이다.그리고 친척 소개로 아파트 경비직을 서다 초겨울 밤 순찰을 돌다 그만 뇌졸증으로 쓰러지셨다.뇌졸증 진단을 받고 중환자실을 서 너번 옮겨 다니시다 11년 만에 작고하셨다.말년에는 당뇨 합병증으로 왼쪽 다리를 절단하고 퇴원하여 4일 지난 직후 어머니 무릎을 베개 삼아 잠드신 듯 하다 돌아가셨다고 한다.아버지께서는 유난히 딸보다는 아들에 대한 기대로 가득차 있었다.아버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내 자신이 가장 밉기도 하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까지 좋은 부자지간을 형성하지 못해 내내 아쉽고 마음은 무겁기 짝이 없다.추석에 성묘하러 아버지를 뵈러갈 때엔 나 혼자 하고 싶은 말을 연습해 놓는다.그리고 묘 앞에 조촐하게 음식을 차려 놓고 절을 한 뒤 아버지께 말씀 드린다."아버지,지금은 술 끊으셨죠? 아버지께서 가족을 위해 몸이 닳도록 헌신하고 또 헌신하신 것 누가 모르겠어요,아버지께서 맏이인 저에 대한 기대가 컸던 것도 잘 압니다.제가 삶의 길을 어렵게 밟아 왔는지 모르겠습니다.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것이니 부디 굽어 살펴 주시길 바랍니다."라고 아버지 혼을 두드리고 넋을 기리며 하산한다.

 

 아들러 심리학 시리즈가 다양하게 선을 보이고 있다.이번엔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 갖고 있는 원만하지 않은 관계를 되짚어 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글 속에는 치매로 고생하시는 어버지와 심장질환으로 고생하는 아들(나) 사이의 대화,관계 회복을 위한 조언 등을 서술하고 있다.11년 간 병석에 누워 계셨던 아버지의 지난 모습이 파노라마와 같이 스쳐 지나간다.아버지께서는 돌아가시기 전 의식이 있는 동안 나를 보면 늘 못마땅한 표정,무언의 불만으로 가득차 있었다.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은 고작 병원비 지원과 가끔 전화로 안부 인사를 묻는 수준이었다.세상 만사가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고비와 난관이 너무 오래가다 보니 내 스스로 삶을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았다.내 인생은 내 인생인데도 아버지는 늘 자신의 생각과 뜻에 맞춰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따지고 보면 그 바람과 소원은 삶에 안정과 평화를 유지하는 것이었다.결혼 이후 아내랑 함께 병문안을 갔을 때 나를 보더니 "뭐하러 왔냐? 네가 이렇게 되는 것을 보려고 내가 젊은 시절을 고생한 줄 아니? 당장 가 버려"라고 병석에서 한 쪽 팔로 나를 밀쳤을 때 내 마음은 상할 대로 상했지만 나는 돌부처가 된듯 고개 숙인채 가만히 서 있을 뿐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아내가 아버지를 잘 설득하고 달래어서 조금이나마 분위기가 바뀌었던 때가 있다.

 

 간호를 하는 아들인 나와 치매에 걸린 아버지 그리고 의사와 간호사가 등장하는 이 글을 읽다 보니 느끼는 점은 동양권 특히 한.중.일 부모와 자식 간엔 대화와 소통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일본인의 의식 구조가 어느 정도 배인 이 글 역시 치매에 걸린 아버지와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나의 사이는 그리 밝지가 않다.아버지는 꽤 가부장적인 체질이 강하고 아들인 나는 아버지의 성격에 눌려 대화와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아버지 대신 집안 일을 하고 아버지가 치매에 걸리면서 병 간호도 두루 하고 있다.마음 속에는 늘 아버지와의 잘못된 관계,응어리가 남아 있어 아버지께 이런 저런 불만을 털어 놓고 싶지만 아버지는 치매 환자이면서 이성적이지 못하기에 어떻게 하면 관계를 더 이상 악화시키지 않고 벌어졌던 관계에서 좁혀진 관계로 만들 수 있을까를 우선 염두에 두어야 한다.나는 아버지께 얻어 터지고 했던 적은 없는데 이 글 속의 아버지는 난폭한 분이었나 보다.이유가 어찌되었든 나는 아버지께 맞으면서 정이 사라졌을지도 모른다.부자지간의 천륜이기도 하지만 병 간호만큼은 씻기도 관장하는 내밀한 부분은 간호사에게 맡기되 자신이 아버지와의 좋지 않은 관계를 회복하려고 하는 의지와 노력에 대한 것을 간호사에게 전달하여 치매에 걸린 아버지가 아들의 속마음을 읽고 조금씩 벌어졌던 균열을 봉합해 나간다면 얼마나 좋을까.치매에 걸린 사람에겐 기억장애,의식장애가 있어 따지고 가르치고 흉폭하게 굴려고 하면 관계 회복은 커녕 집안이 풍지박산이 될 수도 있다.그래서 수시로 바뀌는 감정,호불호의 부정확함,망령에 가까운 언동 등을 잘 살피면서 무엇을 어떻게 대처해 나갈 것인가를 현실적으로 생각하지 않으면 안된다.뇌의 해마가 쭈그러져 생기는 치매 현상은 원인을 잘 살펴 대처해 나가야 함은 물론 간호를 하는 가족의 입장에서 치매에 걸린 분이 무엇을 요구하고 무엇이 불만인가를 살펴 간호사 및 주치의와 의사 소통을 하면서 환자의 고통을 최소화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인간은 생로병사를 거치게 마련이다.늙고 병들어 죽어 가는 길에서 죽음에 가까워진 환자에게 충고와 불만보다는 위로와 격려,관심과 애정이 관계회복을 위한 밑바탕이라도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