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꾼 다섯 가지 상품 이야기 - 소금, 모피, 보석, 향신료 그리고 석유
홍익희 지음 / 행성B(행성비)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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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류의 삶에 있어 기본이 되면서도 삶의 질을 촉진시켰던 것은 무수히 많다.수렵 채집 생활을 떠나 인구가 증가하고 서로 모여 살면서 분업과 교환은 삶의 중요한 전환점이자 수단이 되었다.흔히 말하는 의식주일진대 먹고 입고 거주지가 있어야 비로소 삶을 지탱해 나갈 수 있었다.삶의 기본이 충족되고 인류의 문명과 인간의 이기적 사고가 확장되면서 좁은 울타리를 벗어나 드넓은 대외관계를 모색하게 되었다.그곳에는 인류의 삶을 보다 제고하고 사회적,국가적 하부구조를 지탱해 나가는 전략적인 것들도 많다.생활필수품이 있는가 하면 사치 호화품과 사회와 국가의 전반을 이끌어 가는 생존 자원도 있다.인간의 신체,생각과 사유,행동을 위해 꼭 필요한 것들을 소개하고 있으니 그게 바로 상품 이야기가 아닐까 한다.

 

 인간의 신체 내부를 지탱하는 소금은 인류 문명의 발상과 함께 시작되었다.지금이야 각종 소금이 넘쳐 나는 시대이지만 문명이 시작되고 전쟁과 같은 문명 충돌 시기에는 소금은 국가의 동맥 내지 허브(Hub)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음식,약품,급여,군수 물자 등에 요긴하게 쓰이는 소금은 인류 문명과 함께 가장 기본이 되는 상품이라고 생각한다.또한 아한대,극한대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추위와 동사에 대비하기 위해 맹수 및 일반 동물들을 숱하게 죽였다.사람에 의해 죽은 동물들의 털은 인간의 신체에 온기를 불어 넣고 사치와 고상함을 드러내기 위해 모피라는 제품을 만들기도 했다.나아가 근대에 들어와 가치와 빛을 발휘하게 되는 다이아몬드는 결혼 예물 1순위라고 할 정도로 여성측에서 바라는 예물 목록이다.남아공과 중앙아프리카,러시아에 많이 분포되어 있다.근대 초기 네덜란드는 다이아몬드 수출국으로 명성을 날렸지만,남아공 금강석 채굴 문제로 영국과의 보어 전쟁을 치르면서 한꺼풀 꺾이기도 했다.

 

 콜럼버스에 의해 서인도 제도가 발견되면서 각종 식재료 및 향신료를 발견하게 되었다.그 가운데 후추와 정향(丁香)은 향신료로서 음식 맛을 내는데 더 없는 부재료가 되고 있다.후추를 뿌리게 되면 칼칼 하면서 잡내가 없어지는 느낌이 든다.특이한 것은 콜럼버스에 의해 후추가 발견된 당시 그 가격은 동일 무게의 금과 같았다고 한다.현대에는 각종 요리 재료에 약방의 감초처럼 자주 사용되고 있는 것이 후추이다.끝으로 부존자원 가운데 석유를 들 수가 있다.석유는 미국 록펠러의 유전 개발부터 현대 중동 전쟁 그리고 자원 전쟁으로 일컬어지는 가까운 미래의 자원 쟁탈전을 예측해 볼 수가 있다.대기 오염의 주범이지만 석탄,석유는 없어서는 안될 생활 필수품이요 국가 기반 산업을 이끌어 가는 전략 물자이다.석유와 같은 자원은 쓰면 쓸수록 가채량이 줄어 들기에 대체 에너지 개발이 시급하다.미국,러시아,중국과 같이 정치,군사 대국들은 자국의 정치.군사 역량을 발휘하여 자원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특히 중국이 석유 개발을 위해 아프리카에 진출하고,차이나 머니를 활용하여 자원 쟁탈전에 나서고 있는 점이 시선을 끈다.석유,가스와 같은 부존 자원 확보가 세계를 지배하는 모티브가 되고 있다.

 

 소금,모피,보석,향신료,석유만이 인류의 삶과 세상 바꾼 상품은 아니겠지만 다섯 가지 상품이야말로 인류의 삶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간과할 수가 없다.이러한 상품들이 인류의 삶을 향상시키고 풍요로움을 안겨 주기도 하지만,이기적인 인간의 본성이 지나치다 보면 지구의 먹이 사슬인 생태계가 파괴됨과 동시에 (상품이 자원이 되어) 국제 정세는 더욱 요동을 칠 것이다.당연 정치,군사 강국들이 세계를 지배할 것이라는 예견이 든다.인류의 역사,문명의 발상과 함께 시작된 각종 상품 이야기는 분명 인간의 삶을 바꿔 놓았지만 에너지 냉전 시대가 도래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한국 정부도 대체 에너지 개발 및 부존 자원 확보를 위해 실질적이고 주체적인 자세로 나아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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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을 살리는 행복공간, 라운징
이상현 지음 / 프런티어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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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억이 깃든 어린 시절,추운 줄도 모르고,더운 줄도 모르고 뛰놀던 공간이 있었다.마당과 고샅길,들판과 냇가는 서너 명이 모여 각종 놀이를 하면서 성장하던 시절이었다.자치기,구슬치기,수영,연날리기 등을 즐겼다.때로는 장난기 섞인 욕설이 오가기도 하고 때로는 격려와 용기를 주고 받기도 했다.그 시절은 나를 비롯한 친구들이 세상의 주인이어 하등 부러울 것,눈치볼 것 없이 맘껏 뛰노는 것이 최고였다.또래들이 놀고 있으며 바람과 공기,햇빛이 동무가 되어 몸과 마음을 더욱 살찌게 해 주었다.지나간 그 시절이 내게는 행복공간이었나 보다.

 

 사람을 만나고 쉬는 라운지와 같은 공적 공간에서 타인과 함께 있되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정도의 심리적 거리를 확보하며 몸과 마음을 가볍게 하는 것을 라운징이라고 한다. -P9

 

 활달하지 않았던 어린 시절 나는 초가집에 방 두 칸으로 10명이 옹색한 방에서 지내야 했다.옹색하고 협소한 방에 갇혀 지내는 것이 답답한 나머지,친구들과 들판으로 고샅길로 쏘다니는 것이 몸과 마음이 편했던 것 같다.집에 들어 오면 숙제해야 하고 잔소리 듣고 저녁 먹고 잠자고 다시 학교 가는 것이 다반사였다.시골집은 정감은 있되 비좁은 방에서 사람들과 도란 도란 터놓고 얘기하는 것보다 차라리 길고 넓적한 마루에 앉아 얘기를 나누는 것이 훨씬 기분 좋았다.먼 산 자락,뱀모양과 같이 길게 이어진 산등성이를 바라 보면서 얘기를 나누는 것이 일종의 라운징이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시골집을 떠나 대학을 다니던 시절의 자취집,학교 도서관 휴게실,학교 다방,미네르바 동산 등이 또 다른 라운징 구실을 해 주었다.또한 대학교 부근에는 먹자 골목이 형성되어 사소한 일을 빌미로 크고 작은 회식을 갖기도 했다.대학에 들어 오기 전엔 술,담배를 전혀 못했는데 술은 MT때 반강제로 마셨던 것 같고 담배는 끝까지 거절했다.술이 한 두잔씩 늘어나면서 말수도 많아지고 가끔 횡설수설하면서 술의 세계에 푹 빠진 적도 꽤 많았다.그런데 술과 같은 유흥은 먹고 마실 때가 몸과 마음이 즐거울 뿐이다.시간이 지나 생각해 보면 지나친 음주 가무는 신상에 무척 해롭다는 것을 늦게서야 깨닫게 되었다.누구의 간섭과 눈치,이목에 사로 잡히지 않고,내가 세상의 주인이고 우주의 중심으로 여기는 나만의 공간은 역시 집이 최고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몸과 마음을 흔연히 차분하게 가라앉혀 주고 생각과 사유의 장을 열어 주는 곳은 주위에 얼마든지 있다.도서관 서고,공원 산책로,산사(山寺),호텔 라운지,커피숍, 등이 적격이다.비영리적인 공간인 도서관,공원,산사와 같은 장소는 어느 정도 마음을 편안하게 다스릴 수가 있지만,상업적 용도,사회 계층의 격차가 나는 공간은 경제적,시간적 한계에 부딪히면서 쉽게 가게 되는 곳은 아니다.어떠한 계기로 호텔 라운지,고급스러운 커피숍에 들렀다 치더라도 처해진 입장과 신분에 따라 마음이 편치 않은 곳도 있을 것이고,설령 자리를 잡았다 해도 용무만 보고 얼른 빠져 나오고 싶은 마음도 생길 것이다.어떠한 사람은 부유층 흉내를 내려 자신과 어울리지 않은 곳을 찾아 다니는 부류도 있는 모양이다.행동은 자유이지만 진정한 행복을 느끼는 공간은 분수에 맞는 장소가 가장 적합하지 않을까 싶다.

 

 한 달 남짓 지났는데 시간이 되면 산사(山寺)와 같은 곳을 자주 찾으려 한다.심신의 피로는 물론이고 마음의 정화까지 시켜 주기에 적합한 곳이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개인차가 있겠지만 웅성웅성 시끄러운 장소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지만,내 경우엔 정갈하면서 찰랑거리는 풍경(風磬)소리,계곡을 따라 끝없이 흘러 가는 물소리가 어우러진 산속의 사찰은 지치고 건조한 몸과 마음을 달래 주고 새로운 에너지를 얻게 하는 곳이라는 것을 느꼈다.몸과 마음 속의 번뇌와 욕망을 씻어 내고 돌담과 흙내음을 맡고 있으면 어느새 나는 유년 시절 초가집과 함께 했던 시절로 되돌아 간다.현재와 과거가 마음 속에 교차되면서 아름답고 순수의 경지로 빠져 들었다.자신에게 어울리는 공간은 스스로 찾고 발견하되 그곳을 자주 이용하면서 행복감을 더욱 상승시켜 나가야 한다.심신의 작용을 넘어 오감(五感)까지 촉진시켜 주는 곳은 삶의 질까지 바꿔 줄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에게 맞는 멋지고 아름다운 라운징 공간을 찾아가 마음 맞는 사람과 수다를 떨고 세상을 논하는 것도 좋고,글쓰기를 하는 사람에게는 글쓰기의 소재와 영감이 새록새록 돋아 나는 곳일지도 모른다.어느 때보다도 무한 경쟁과 각박한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은 분명 정신적,육체적 피로가 누적되어 있다.운동도 하고 약도 복용하는 것도 좋겠지만 마음을 다스린다는 차원에서 행복과 건강을 연출하는 라운징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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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사건, 경찰조사에서 합의, 재판까지 사건별 시간별 대응 전략
박원경 지음 / 지식공간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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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치안문제가 발달된 듯 하면서도 성(性)과 관련한 문제는 사그라들 줄을 모른다.성매매,성폭력,성추행,성희롱 문제는 관련 기관에서 긴장을 늦추지 않고 통제,감시를 하고 있어도 발생하기 마련이다.힘없는 여성들이 주로 성 피해자가 되면서 이 문제를 쉬시하고 넘어가지 않고 사법 당국에 고소,고발을 하면서 가해자에게 사법적 응징을 가하고 있다.성과 관련한 문제가 도를 넘어서게 되자 가해자에겐 사법적 처벌 뿐만 아니라 신상 정보등록 및 신상공개/고지명령,취업제한,화학적 거세,전자발찌,DNA 채취보관 등의 보안처분을 받게끔 되어 있다.이러한 문제를 통상 성범죄라고 칭한다면 여기에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있게 마련이다.성과 관련한 문제는 당사자 간의 문제임에 틀림 없지만 당사자 간에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 진정한 사과와 합의서가 우선시 되어야 한다.

 

 

 

 성범죄의 가해자라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어떻게 사전 조치를 취해야 성범죄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정상적인 일상으로 되돌아갈까.그 대응책은 피해자에게 성범죄 고소.고발이 들어와 경찰 조사를 받고 혐의가 인정되어 서류가 법원으로 송치되고 재판까지 이어지는 게 수순일진대,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가능하면 "기억이 나지 않는다,당시의 정황을 정리하여 변호인에게 알리겠다" 등으로 일관하면서 형사계 조서가 급물살을 타지 않도록 차분하게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한국 사회의 통념상 성범죄라고 하면 가해자를 인면수심(人面獸心)으로 치부하고 사회에서 격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기에 수사 전 단계,수사 단계,재판 단계에서 장본인이 취해야 할 준비물들을 발품을 팔아서라도 준비하여 생계와 명예에 금이 가는 일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나는 성범죄자를 두둔하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이 글을 읽어 가다 보니 법을 어긴 사람이든,고소.고발을 한 사람이든,양형을 살피고 선고하는 재판관들이든 모두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이왕이면 수사 전 단계에서 피해자라고 생각되는 이에게 마음으로 사과 및 상처에 대한 보상을 해 주는 것이 현명한 처사라고 생각한다.'쿨하게 사과하라'고 말하고 싶다.

 

 

 성 피해자에게 고소.고발이 들어 오면 경찰 형사계는 당연 전화로든 문자로든 조사 요청을 할 것이다.특별한 사유가 있지 않은 한 정해진 날짜에 출석하여 조사에 응하는 것이 바람직하고,(업무상,건강상) 특별한 사유가 있을 경우에는 출석 통보일을 기준으로 10일 이내에 출석하겠노라고 형사와 약속을 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성범죄 성격을 띠고 고소.고발을 당했을 경우에 (일반인의 경우)대부분 당황하고 긴장할 것이다.사안이 민감하고 개인의 사회생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기에 1차적으로는 피해자와 사과,합의를 이끌어 내는 것이 좋겠지만,피해자가 고소.고발을 하게 되면 가해자와는 일절 말을 섞으려 하지 않기에 자신의 편이 되어 줄 변호사를 선임하는 것도 좋은 방편이 될 것이다.피의자로 신문조서가 작성되면 가해자는 법정에까지 가는 것이 수순이라고 봐야 한다.조사에 응할 때에는 묻는 질문에 단답형으로 대답하되 사건 당일 전후의 객관적,주관적,종합적 상황을 기억하여 정리해 놓는 것이 진술의 일관성 측면에서 유리하리라 생각한다.사건→ 신고나 고소.체포→ 경찰 조사→검찰 조사→법정의 과정을 거쳐 진행된다.

 

 

 검찰 조사를 거쳐 법정에 서게 되면 판사는 검사와 변호사의 변론 등을 종합하여 처벌 수위를 결정한다.경찰,검찰 조사가 시작되면서 자신은 '별 거 아니겠지'라고 안일하게 대응했다가는 큰 코를 다칠 우려가 십상이다.그래서 조사를 받을 때에는 간단한 필기 도구를 지참하여 자신이 진술한 내용을 기록하고,법정에 서기 전에 이왕이면 진정성을 담은 반성문을 매일 적어 검사에게 제출하는 것은 어떨까.처벌 수위,양형을 정하는 법관들도 피고자의 진정성과 정상참작을 할 것이다.물론 대쪽같고 얼음장같은 법관도 있겠지만...재판단계에서 변호인이 없을 경우 법원은 직권으로 변호인을 선정하기도 한다.또한 성범죄 재판은 2심제로 끝난다.

 

 

 

 성범죄 유형도 다양하다.업소형 성매매,신종 변태 성매매,비업소형 성매매(조건만남),경성(輕性) 성추행/업무상 위력추행,몰카문제,채팅 중 음란한 말 유포,공공장소 침입행위,지인 내지 원나이트형 성폭력,모르는 사람 강제추행/강간,직장내 성희롱 사건 등이 있다.이러한 성범죄 유형 가운데 자신이 가해자로 고소.고발되었을 경우,아니면 수사 전 단계에서 초기 대응을 진정성 있게 쿨하게 해 놓는다면 후환이 적을 것이다.성범죄는 물리적 힘이 약한 쪽이 강한 쪽에게 당하여 정신적,물질적 보상을 받아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가해자 역시 자신이 수사 전,수사 단계,재판 단계에서 제대로 손을 쓰지 않아 불이익이 눈덩이와 같이 커진다면 삶의 폐해는 이루 말할 수가 없을 것이다.현직 변호사인 박원경 저자는 성범죄 사건 대응 전략을 과정별,사례별로 이해하기 쉽게 서술했다.내가 만일 의도치 않게 누군가에게 성범죄로 고소.고발을 당했다면 나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제대로 대응해 나간다면 불이익은 최소화하면서 명예도 회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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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 있는 식탁 - 먹고 마시고 사는 법에 대한 음식철학
줄리언 바지니 지음, 이용재 옮김 / 이마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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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먹고 마시는 행위는 인간의 극히 기본 행위이다.삶의 기본 요소를 의식주에서 식이 가장 앞으로 나가 '식의주'라고 해도 무방할 듯하다.그만큼 먹고 마시는 것은 생리적인 욕구를 해소시키는 것은 물론 생각하고 느끼고 사유하며 소통과 교류를 촉진시키는 촉매작용임에 틀림없다.못먹고 못살던 시절엔 허기를 채우는 것이 가장 큰 의식 절차였지만 지금은 허기를 채우는 것보다는 사람과 사람간의 소통과 교류의 행위,인간관계를 밀접하게 촉진케 하는 소금과 같은 작용,사유와 상상력을 키워 나가는 원동력이요,윤활제라고도 생각을 한다.

 

 집에서 먹는 다반사(茶飯事)는 어떠한 재료로 어떻게 먹고 마셔도 크게 신경 쓸 일이 없다.말 그대로 방약무인과 같이 가장 편안한 자세에서 음식을 취하곤 한다.물론 혼자인 경우에 한해서지만...가족 모임,명절과 같이 다소 격식을 차려야 하는 경우에는 입성,두발,언행 등에서 자신의 교양의 정도를 잃지 않는 것이 상례이다.이것을 사회에서 만난 지인과 형식적인 관계에서 더욱 심화된 관계로 이어지기 위해 의도성이 깔린 만남에서는 모든 것이 평가받는 자리일 수도 있기에 평소의 언행,입성,삶의 경륜 등이 무척 중요한 요소가 된다.

 

 음식을 먹는 행위는 인류 역사 속에서 다양한 생각과 사유를 도출해 냈던 사례들은 부지기수이다.배부른 한끼보다는 영양과 의미 있는 자리의 한끼가 삶의 방향을 더 이상적으로 만든다.그렇다고 먹고 마시는 행위에서 심오(深奧)한 철학적 관념 사상을 찾아 내려는 것이 아닌,그러한 행위에서 인간은 보이지 않는 인간관계의 긴밀성과 더 나은 삶을 위한 기술과 가치,습관을 엮어 나가는 것이다.(적확한 표현인지 모르겠지만) 남자는 먹고 마시면서 관계가 깊어지고 여자는 함께 누워 도란도란 속깊은 얘기를 하면서 관계가 친밀해진다는 말이 있듯,먹고 마시는 행위는 인간과 인간간의 관계 작용에 있어 매우 기본이 아닐 수가 없다.

 

 구체적이고 정확하지는 않지만 먹고 마시는 행위의 대부분은 일적인 관계,친밀 작용의 촉진을 위한 행위가 대부분일 것이다.친밀한 관계라면 사소한 부분까지 끄집어 내어 주고 받기 식의 대화,소통이 가능하겠지만 일적인 관계에서의 만남은 매우 형식적이고 요식적인 행위로 그치는 경우가 태반이다.친소관계든 형식적인 관계든 먹고 마시는 자리에서는 한정된 인간사,일적인 얘기로 그치고 마는 것이 통례이다.이 도서는 그러한 생각과 관념을 떨쳐 버리고 우리가 먹고 마시는 동.식물성 원재료부터 음식 준비를 위한 선입견 불식(拂拭)하기,삶의 만족인 건강과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행하는 감량과 단식 행위,홀로든 여럿이 먹고 마시는 행위에서 무엇을 추구하고 발견해 나가야 할 것인가를 이해하기 쉽게 일상에서 쉬이 발견 가능한 소재들을 들려 주고 있다.

 

 농약.비료를 과다하게 사용하면서 토질과 자연 생태계가 심하게 파괴되고 말았다.농약의 과다한 사용은 조류 개체수를 격감시키면서 생태계의 교란을 야기하고 있다.게다가 육류의 경우 성장 촉진을 위한 과다한 호르몬 투여로 생산된 가축들이 소비자의 식탁에 버젓이 올라 오고 있다.육류만 그러한가.야채류 역시 마찬가지이다.대부분 비닐 하우스에서 재배된 숙성 재료들은 이젠 제철 식품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돈만 있으면 언제 어디에서든 구입 가능하게 되었다.이러한 상업적 행위로 인해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는 행위가 과연 적절한 것인가.유기농법도 비료를 적게 사용할 뿐이지 사용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레이첼의 《침묵의 봄》은 자연 생태계 유지,토양의 질이 인류에게 얼마나 소중하고 값어치 있는 것인가를 선구자의 예리한 눈으로 직시하고 있다.

 

 사람은 태어나면서 최초로 입에 대는 것은 엄마의 젖(또는 분유)이다.젖에는 약간의 단맛이 섞이면서 단맛을 처음으로 익힌다.그래서 어린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단연 단맛이 들어간 음식으로서 주로 인스턴트가 어린이들을 유혹하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엄마가 아이에게 단맛 외의 시고 맵고 짜고 쓴 맛들을 골고루 배합한 음식을 만들어 먹이려는 의지도 매우 중요한 교육이다.식생활이 서구화 패턴으로 바뀌면서 쌀과 보리와 같은 음식에서 빵과 치즈,햄,쥬스와 같은 칼로리 높은 음식이 인기를 더해 가는게 현실인데,건강하고 행복한 한끼를 위하고,삶의 미래를 더 가치와 기술,습관을 몸에 배이게 하려면 부모들이 자식에게 직접 음식을 만들어 주는 것이 최고(最高)가 아닐까 한다.그리고 몸을 자주 움직이는 것이 건강과 활력을 되찾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운동부족,스트레스 증가,체지방 증가 등은 대사성 성인병(순환기 장애,내분비 질환 등)에 걸리기 쉽다.

 

 음식을 섭취하는 행위는 삶에 있어 기본적 행위이고 의례이다.비록 친밀도가 옅은 관계일지라도 식탁에서는 내가 상대방에게 대접하는 자리라고 생각하면서,허기를 채우는 행위에서 벗어나 삶의 습관과 가치를 제고해 나가려 한다.한끼의 식사에서 즐거움과 행복이 찾아 온다면 식탁이라는 자리는 보다 건조한 삶에서 보습제가 풍부한 윤택한 삶으로 바뀌어 갈 것이다.한끼의 식사 속에 담겨 있는 다양한 이야기거리를 재구성하면서 인간관계의 질높은 단계로 이행해 가는 촉진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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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에서 용 나면 안 된다 - 갑질 공화국의 비밀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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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 갈 수 있는 세상은 오지 않는 걸까.사는 재미가 갈수록 희박해져 간다.삶에는 다양한 시기,해야 할 삶의 목표,희망 등이 있을 것인데,내 의지에 의해 뭔가를 도모하여 하나 둘씩 이룩해 나가려 해도 개인를 둘러싼 사회적,경제적 불평등 요인은 개인의 꿈과 희망까지 뭉개버릴 수 있다는 것이 한국 사회로부터 불어 오는 맵싸한 분위기이다.잠재적 재주와 능력이 있다손 치더라도 태어나면서 물려 받은 가정의 경제,환경적 불우함은 개인의 앞길을 막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오르지 못할 나무는 쳐다 보지도 말라'는 말과 일맥상통할 수도 있다.

 

 한국 사회는 압축 성장을 하면서 오로지 앞만 보고 내달려 왔다.정치적 이데올로기를 유일신으로 여기고 오로지 경제 성장에 초점을 맞추었던 지난 시절은 모두가 허리띠를 졸라 매고 내 자식,내 새끼만 출세하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으로 간주하여 청춘의 특권마저 포기한 채 자식 농사에 전념했다.나아가 사회,국가는 가난에서 탈출하여 모두 잘 먹고 잘 살자는 허울 좋은 슬로건을 내세워 혹세무민 정책을 써 왔다.결국 한국인의 GDP가 경이로울 정도로 제고되면서,'한강의 기적','4대 아시아 용'이라고 불리게 되었다.겉으로 보이는 성적이 좋기에 한국인으로 살아 간다는 것이 자랑스럽게 여겨지던 시절이 엊그제만 같다.

 

 그런데 압축 성장의 이면에는 찌든 부정부패,죽지도 않는 패거리 문화,세습 재벌,기회주의가 버젓하게 사회 전체를 뒤흔들고 있을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IMF 즉 외환위기가 터지지 않았더라면 한국 사회의 비정상적인 부패도는 어디까지 치달았을까.나라를 이끈다고 하는 위정자들은 입만 열면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이라는 말을 밥먹듯,눈 하나 깜박하지 않고 잘도 읊조린다.해방 이후 현재까지의 한국 현대사를 되돌아 보면 부정.부패의 점철이었다.정경관언이 짜고 치는 고스돕과 같이 찰떡 궁합마냥 유착(癒着) 관계를 보여 주었다.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지금도 각계의 유착 관계는 음양의 조화를 보이고 있다.그들은 그것이 살아 가는 수단이고 방편이라고 변명을 내세울지 모르지만 그러한 사회 양태가 누적되면서 힘없는 계층은 늘 소외되면서 낮은 삶의 질이 세습화 되어 가고 사회,국가도 힘없는 계층에 대해 근본적인 대책을 갖고 있지 않은 것이 실상이다.

 

 현재 한국은 OECD국가 가운데 삶의 질이 가장 낮은 국가로 나타나고 있다.자살율,이혼율,3포(연애,결혼,출산) 현상,비정규직 양산(量産)은 사회 구성원 간의 이질감 조장,지니계수 높음(인구와 소득 관계상 불평등)현상으로 이어지면서 미래에 대한 희망보다는 절망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의견이다.경제 계획이 사회 구성원의 가난을 어느 정도 완화시켜 주었지만 부와 권력을 갖은 계층은 그 이전부터 존속되어 오고,고도 성장기에 부와 권력에 대한 항상심을 사유재산쯤으로 여겼던 것은 아니었을까.인간의 본능,속성은 큰 것에서 찾을 필요가 없듯,부와 권력에 대한 욕망은 탓할 사안은 아니다.부와 권력을 어떻게 획득하고 가치 있게 활용했는가,부와 권력이 절대 다수의 국민들의 땀과 눈물에서 나온 것이라면 이것을 함부로 사용해서도 휘둘러서도 안될 것이다.한국 사회를 이끌고 있는 정.경.관.언계의 계층들은 스스로 사회의 엘리트 중의 엘리트로 여기면서 모든 분야에서 최고라고 여기면서 관계층간의 돈독한 유대의 끈을 놓치지 않으려 안간 힘을 쓰고 있다.

 

 한국 사회의 환부,부조리 등을 조목조목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미래의 보다 밝은 한국 사회를 제시하고 있는 강준만 저자는 한국학의 대명사로 생각된다.작금 한국 사회는 갑이 사회를 불도저로 밀어 재끼는 형국에 놓여 있다.일일이 말할 수는 없겠지만 대한항공 회항(回航)사건을 필두로 갑이 을을 지배하고 통치하는 것은 비단 오늘 어제 일은 아니건만 부와 권력을 쥐고 있는 소수의 계층들이 다수의 을 계층을 사노비 다루듯 마음대로 부려 먹는 작태를 그냥 계속 놔둘 수는 없는 사회적 문제이기에 강준만 저자는 갑 계층이 되기 위해 기회 비용을 아까워 하지 않고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서 현재의 입장과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삶의 이력을 비롯해서 해서는 안될 갑질의 횡포,폭언,비하,수치심 안기기,자존감 무너뜨리기 등에 이르기까지 갑 계층이 행하고 있는 모든 단면을 그대로 보여 주고 있다.갑질을 행하고 있는 대표적인 계층는 뭐니뭐니해도 정치인,고위공직자,고용주,직장상사가 아닐런지.내가 첫직장에 들어 가면서 계약서를 작성하게 되었는데 계약서상에는 갑과 을이 있었다.서류상의 갑과 을의 관계는 말 그대로 사규에 맞게 일하라는 것이고,이를 어겨 회사에 중대한 문제 및 (경제적)손실을 안겼을 경우에는 사규 및 일반법에 의해 처벌된다는 내용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부모는 논과 밭을 팔아서라도 자식을 서울로 서울로 유학을 보내 좋은 대학,좋은 학과를 나와 좋은 직장,괜찮은 규수를 찾아 혼인에 골인한다.당사자는 그의 유전자를 뿌려 자식을 낳아 자신보다 더 나은 미래를 꿈꾸어 나가고 있다.이것은 극히 인간이라면 갖을 수 있는 본능이고 속성이다.그런데 개천에서 용이 난 당사자는 미꾸라지가 될 수도 있었던 시절은 아예 상기하기도 싫은 듯 현재의 신분과 입장을 유지하기 위해 비슷비슷한 계층끼리 패거리 문화를 조성해 나간다.눈 하나 깜박하지도 않고...현재 한국 사회는 고인력 포화 상태에 있는 나라로 사회 구성원의 의식 수준도 사상 최고 수치이다.이러함에도 불구하고 현 정부가 보이고 있는 무능 사회,사회 안전망 부실은 국민들을 우롱하는 처사가 아니겠는가.'세월호'침몰 사건,4대강 사업,자원 외교는 과연 누구의 책임인가.왜 한국 사회는 정의,상식을 운운하면서도 실행에 옮기지는 못한단 말인가.신자유주의는 자본 및 자본가에 의한 돈과 물질을 숭상하는 시대의 전형이다.갈수록 삶은 재미가 없고 팍팍하기만 한데 10%도 되지 않은 계층들이 현재 한국 사회의 부조리를 생산해 내고 있다.'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랄 수' 없듯 모든 계층이 부정과 비리로 얼룩져 있는 가운데,힘없는 계층들의 피와 눈물은 마를 날이 없다.

 

 이 도서를 읽는 계층은 아무래도 한국 사회 문제에 대해 관심이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이 글을 읽다 보면 다양한 생각과 감정이 솓구칠 것이다.또한 머리로는 이해는 되지만 부조리를 뿌리 뽑기 위해 적극 나서려는 마음은 거의 없을 것이다.안타깝게도 나도 그런 부류이지만...갑 계층에게 고한다! 부와 권력이 시민의 힘으로 나올진대 함부로 갑질을 해대서야 되겠는가.시간과 노력을 기울여 갑 계층이 되었을지라도,태어나면서 은수저를 물고 나와 갑 계층이 되었을지라도,기회를 잘 타 갑 계층이 되었을지라도 죽음 너머에는 무엇이 있는가를 생각해 본 적은 있는가.나는 다음 대선에선 정의와 상식을 살려 나가려 하고,절대 다수의 을 계층의 피와 눈물을 닦아 줄 후보자에게 한 표를 아낌없이 던지겠다.그리고 이러한 사회 부조리를 근절하기 위한 캠페인 및 연대 운동이 있다면 적극 동참하겠다.개인의 힘으로는 계란으로 바위치기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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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15-07-04 2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요.. 개천에서 용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공부가 부랑 연결되어 있는 것같은 느낌 받지 않았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