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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 인간
KBS 공부하는 인간 제작팀 지음 / 예담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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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학창 시절 교훈(校訓) 가운데 기억에 남는 것은 중학교 현관 문에 쓰여진 교훈이다.바로 '잘 배워 잘 살자'였다.잘 배워야 잘 살 수 있다는 가르침이 당시는 물론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배우는 것은 삶의 통과 의례이면서 집중적으로 배워야 하는 시기가 있다.바로 10대 시절로서 어른이 되어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준비 작업이기에 배움을 허투루 하면 대가가 고스란히 자신에게 돌아오기 마련이다.게다가 사회는 냉정하리 만큼 지식과 능력 위주로 돌아가기에 사회 생활을 하는데에 기초적인 지식과 문제 해결 능력을 겸비해야 하는데,학창 시절 어떻게 배우고 익혔는가는 일생을 좌지우지할 수도 있는 중대 사안이다.주자의 권학문에 소년이노 학난성,일촌광음 불가경(少年易老 學難成,一寸光陰 不可輕)이라는 말이 있다.소년은 쉽게 늙고 학문은 이루기 어렵다,짧은 시간도 가볍게 여길 수가 없다는 말로서 두뇌가 복잡하지 않고 말랑말랑한 청소년기에 배워 두어야 하고,시간의 낭비하지 말라는 뜻이 담겨져 있다.나이가 들어가면서 시간은 화살과 같고 배움은 청소년 시절 만큼 쉽게 머리에 저장되지 않은 것을 실감한다.
동양과 서양 학생들이 공부하는 이유와 현장을 담은 《공부하는 인간》은 오랜 세월 누적된 역사와 문화,사상이 차이가 나듯 동.서양의 공부하는 이유도 제각각이다.동양권인 한.중.일,인도는 읽고 토론하고 정리해 나가는 자주적 학습법보다는 집중과 몰입을 통해 암기와 암송이 주가 된다.역사와 문화 속에 학생들의 공부하는 이유,방법도 차이가 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동양이 조용하면서 암기,듣기 위주의 학습법이라면 서양권인 프랑스,이스라엘과 같은 경우에는 책을 읽고 질문과 대답,토론과 통찰식의 연계식으로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학습법을 지양해 나간다.특히 유대인은 노벨상 수상자를 대거 배출한 민족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이들은 어린 시절부터 부모가 학습과 인생의 멘토가 되어 밀착식 교수(敎授)법을 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계속되는 호기심과 궁금증을 속으로 삼키지 않고 질문에 질문의 꼬리를 이어가면서 사물의 이치,질문 내용의 원인과 결과 등을 스스로 규명해 가려는 적극적 학습 태도이며 자세이다.또 하나 프랑스의 경우엔 한국의 일반 대학인 바칼로레아는 논술 및 일반 철학 시험 비중이 크기에 다양한 생각과 논리를 펼치지 못하면 낙방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이에 한국의 대학 입시에선 논술 과목이 있기는 하지만 통과 의례일 정도로 비중이 크지는 않고,논술 대비를 '콩 볶아 먹듯' 고3 때 부리나케 준비하여 통과만 하면 된다는 심산이 크다고 보겠다.
왜 공부를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개인과 나라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대부분은 개인의 능력을 펼치고 경제적 자립을 꾀하며 사회적 신분 상승을 목표가 이유가 될 것이다.한국 교육계는 조령모개식으로 교육 정책이 수시로 바뀌기에 넋놓고 있다가는 최신 입시 정보,전략에 뒤지면서 자녀의 미래를 망칠 수도 있기에 엄마들은 새로운 정보에 촉각을 기울이게 마련이다.이에 학원은 '맞춤식 입시전략'으로 학부모들을 유치하면서 설명회 및 영업전략을 펼쳐 나간다.즉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격으로 학원과 학부모는 사교육의 달콤한 유혹을 물리칠 수가 없다.반면 입시 경쟁이 한국 이상으로 만만치 않은 중국,일본 역시도 재수,삼수를 하더라도 명문대에 가야 경제적 안정과 신분 상승,권력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막상 대학에 들어가 졸업을 했어도 한정된 취업문은 졸업생들을 취업 재수 내지 고시촌으로 내몰게 한다.얄팍한 수입으로 자녀에게 쏟아 부은 교육 지원비가 어마어마할텐데 취업 재수까지 감안하게 되면 부모의 허리는 몇 번이고 휘고 또 휠 것이다.국토의 대부분이 산악 지형이고 부존 자원이 부족한 한국 풍토상 교육을 통한 인재 배출이 최고의 교육목표라는 점도 일면 수긍이 간다.다만 교육 환경도 신자유주의의 영향을 받다 보니 돈과 자본의 힘이 미치는 못하는 계층은 용을 쓰고 기를 써봐도 신분 상승에는 한계가 있다.개천에서 용나는 시대는 이미 옛일이 되고 말았다.
인간이 고등 동물로서 문명의 발전을 이룩해 가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배움이 절실하다.군사 독재시절의 획일적인 암기,암송식의 교육에서 탈피해야 한다.말로만 교육은 백년대계가 아닌 실천적인 교육 방안과 전략이 절실하다.글로벌 시대에서 기초적으로 필요한 문과 및 이과 과목은 반드시 익혀야 함은 물론이고,초등학교부터 묻고 대답하는 교육 환경을 만들 필요가 있다.실제적 여건과 환경이 받쳐 주지 못해 할 수 없다는 자조적이고 체념적인 생각보다는 천리길도 한걸음부터,우공이산과 같은 격언을 상기하면서 교육 정책을 쇄신해야 한다.1등주의,줄서기,눈치보기가 한국인의 처세이고 교육법이었다면 이제는 누구든 교육의 기회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것을 금과옥조로 삼을 필요가 있다.학생의 수준별,맞춤식 교육이 가장 바람직한 교육 방법이 아닐까 한다.다만 현실적으로 우열반,특별 학교 등이 생기면서 사회적 부조리,불협화음이 발생할 소지가 크기에 교육 전문가,학부모 등과의 공청회,대담회를 통해 현실적으로 대다수가 공감할 수 있는 교육 정책을 이끌어 내야 한다.지금과 같은 암기식,주입식 교육은 몇 십년 전이나 다를 바가 없다.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안타깝기 그지없다!
동.서양의 교육법,학습 동기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동양은 중국 유가 사상과 주자학의 가르침에 교육법이 많이 이식되었고,서양은 다양한 철학 사상을 바탕으로 질문과 대답,대화식의 학습법이 면면이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다.특히 유대인은 긴세월 뿔뿔이 흩어진 이산(디아스포라)으로 있다 1948년 이스라엘로 국권을 되찾으면서 전세계에 산재해 있는 유대인들이 더욱 단결과 의기투합을 보이고 있다.유대인은 노벨상 수상자 179명의 노벨상 거리까지 조성해 놓고 있다.로마제국에 의해 예루살렘과 성전이 무참히 짓밟힌 이후 유대인들은 1년에 단 하루 예루살렘 출입이 허락하는데,유대인들은 유대력 5월 9일이 되면 통곡의 벽 앞에 모여 슬픔과 통탄의 눈물을 나눈다고 한다.특히 유대인에게 공부는 절체절명의 생존전략이라는 것이 깊게 각인되어 인류 최고,인류 1등을 목표로 전력투구해 간다고 한다.개인적으로 마음에 와닿는 것은 일본인들이 자랑하는 공부 스타일인데,배우고 익힌 것을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 배운 내용,익힌 내용은 점검하고 기억하기 위한 노트 정리이다.깨알같이 빼곡하게 강의한 내용,자습한 내용,수정.보완한 내용들을 기입하고 반복 학습해 나간다는 것이다.프랑스는 바칼로레아 시험이 가까워지면 철학 토론 카페에 참가하여 대화와 토론을 나누면서 지적 교류,시험 대비에 만전을 기한다고 한다.
그외 하버드대가 뽑은 최고의 기숙사 학교 필립스 엑시터 아카데미를 소개하면서 지식은 공유하고 나누는 것이라는 점,옥스퍼드 대학교의 1:1 튜터 시스템은 성적보다 면접을 중시하는 특별 공부법,나아가 지적 교유릐 장인 옥스퍼드 유니언을 통해 사고의 확장을 도모하고 있다.토론과 지적 교류가 대세인 마당에 한국의 지성인의 집합체인 SKY대학생들의 사고력,지적 교류는 과연 어느 정도나 되는가.최고의 학습법이야말로 개인과 국가 경쟁력의 원천이 됨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Better late than never)는 말이 있듯 암기,객관식 시험에서 다양한 사고와 생각,논리를 도출해 낼 수 있는 교육 정책으로의 전환이 시급하다.공부를 통해 인생의 길,인생의 도리를 터득해 나가는 것도 삶에 있어 매우 중요한 가치 작용이 아닐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