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를 분출시키는 것은 '심장' 질환과 관련되고,

화를 마음 속에 담아두고 삭이는 것은 '암'과 관련될 확률이 높다고 한다.

분출시키기만 해서도, 또 억지로 꾹꾹 누르기만해서도 안된다는 것이니,

화를 잘 다스려야한다는 얘기.

뒤늦게 탁 닉한 스님의 '화 (anger)' 를 읽기 시작한다.

스님께서는 무어라 말씀해주실지.

마음의 평화를 구하기란,

말처럼 쉽지 않은 것 같다.

욕심자존심.

주로 그 두가지 때문아닐까.

또 한가지, 남의 말에 의해 흔들리기 쉬운, 덜 닦인 마음때문이기도 하다.

오전 시간이 어느새 다 지나가고,

1시를 넘어섰다.

오늘은 아이가 유치원에서 돌아오면

손붙잡고 어딘가 산책이라도 잠깐 다녀왔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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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7-01-17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씨가 참 포근합니다.
화난다고 내지르는 것도, 꾹꾹 참는것도 아니겠죠..
그저 적당히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겠습니다.

향기로운 2007-01-17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게 어려운 것 같아요^^ 그 적당히라는게...^^;; 오늘은 날이 많이 푸근해져서 산책하기 좋은 날씨 같아요^^ 저도 사무실에 있지 않으면 어디든 거닐고 싶어지네요..

hnine 2007-01-18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평생 노력해야 할 일인 것 같아요. 화를 다스리는 것.

향기로운님, 아이 데리고 잠시 동네 한바퀴 돌고 왔어요.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파는 감자 같은 걸 해달라고 하길래 알감자를 아무리 찾아다녀도 없어서 그냥 왔지요. 반갑습니다 ^ ^
 
김서령의 家
김서령 지음 / 황소자리 / 2006년 3월
평점 :
절판


그 사람에 대해 알려면 그가 사는 집에 가보라는 말이 있다. 찻집에서 세 시간 이야기를 듣느니 살림집에 30분 가보는 편이 훨씬 낫더라고 저자도 책머리에서 말하고 있다. 2003, 2004년에 걸쳐 중앙일보에 '김 서령의 家' 라는 제목으로 연재되던 칼럼을 책으로 묶어냈다. 책 소개란을 통해 화면에서 처음 대한 순간부터 빠져 든 책. 막상 구입해서는 책꽂이 한 켠에 꽂아두고, 한번에 읽어치우기 아까운 심정으로 생각날 때마다 이리 넘겨 보고 저리 넘겨 보다가 (이집 구경, 저집 구경 ^ ^) 오늘 새벽에 마침내 마지막 한 자까지 읽기를 마쳤다.

이리도 멋진 책이 있을까. 요즘 방송에서 유행처럼 볼 수 있는 연예인 집 구석구석 보여주기 와는 다르다. 외국 어디 어디 수입품이라는 값비싼 가구와 실내 장식 재료, 새로 단장한 티가 역력한 깔끔함, 무얼 먹고 사는가 냉장고까지 열어서 보여주는 웰빙 먹거리들, 몇 집 그렇게 구경을 하다보면 다 그집이 그집 같다. 방송을 보면서 저런 집에서 살아보고 싶다 생각이 든 적 있던가.

이 책에는 스물 두개의 집이 소개되어 있다. 전문 건축가의 손을 빌려 설계된 집도 있고, 주인의 손에 의해 벽돌 하나 하나 올려진 집, 흙으로 집 짓는 법을 손수 배워 지었다는 집, 시골의 버려진 집을 사들여 주인에 의해 새로 꾸며진 집등 다양하지만 어느 집도 그집이 그집같은 집은 없다. 그 안에 살고 있는 주인이 모두 다르듯이 집도 모두 다른 모양, 다른 품새, 다른 철학을 가지고 있다. 모두 부잣집도 아니고, 더구나 유행을 좇아 지어진 집들과는 거리가 멀다. 실제로 시인 조은의 사직동 집은 장난감같은 열세평 한옥. 그 열세평 공간이 얼마나 평화롭고 고즈넉하고 정갈하게 꾸며져 있는지 그 집을 방문하는 사람은 주인이 차를 준비하는 동안 잠이 들기 일쑤라고. 화가 박 태후의 나주 집의 거실 그 큰 유리창은 창이 곧 벽 한면을 이루어 밖으로 보이는 나무숲이 눈안에 꽉 차게 들어와 마치 커다란 프레임의 그림 속에 내가 들어가 있는 느낌을 준다니 멋지지 않은가? 집을 정사각형의 구조로 짓고 가운데 소나무를 심어 집안의 어디에서도 그 소나무가 보일수 있도록 한 화가 윤명로의 집. 제집 뜰에 나무가 자라는 걸 보고 큰 아이는 인생이 얼마나 깊은 것인지를 저절로 알게 된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으니 지금 내가 살고 있는 공간을 다시 둘러보게 된다. 소설가 이 윤기의 널찌막하면서도 단순한 서재도 역시 주인을 닯아 있는 듯 했다. 최근 '엄마 학교'라는 책을 펴내 많이 알려진 환경운동가 서 형숙님의 집도 나온다.  햇살같이 환한 안주인의 웃음을 닮은 집이라며.

'집'이 우리에게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저자는 책에서 묻는다. '안식을 주는 주거지인가, 잘만 굴리면 돈을 왕창 벌 수 있는 투기 상품인가, 어린 날의 추억과 사랑이 깃든 무상의 장소인가, 형제들이 똑같이 군등분배해야할 상속재산인가 (164쪽)' 라고.

결코 흉내낼 수 없을 것 같은 집. 물질적인 풍요가 아닌 정신적인 풍요와 멋이 드러나게끔 주인의 정성과 애정이 구석 구석 스며있는 집. 저자의 탁월한 언어 구사와 어우러진, 아주 멋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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씩씩하니 2007-01-16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제 고민을 혹 해결할 수 있는 책인가 생각해봅니다,,,
과연 나의 주거의 안락함이 중요한가,,,투자라는 포장이 투기를 해야할 것인가,...
오늘 바로 땡스튜랍니다~~

hnine 2007-01-16 14: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니님 그런데 이 책에 나오는 집 주인들은 자식들을 거의 다 키워 놓은 나이 지긋하신 분들, 또는 싱글이신 분들이랍니다. 즉, 시간적 여유가 비교적 많으신 분들이지요. 대부분의 맞벌이 부부 가족은 편리성이 최대로 보장된 주거 형태가 더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아무튼 이 책, 권해드릴만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날카로운 비판이 아니라

따뜻한 격려와 위로.

무슨 일을 하기 앞서 우리들은

자신에 대해

격려보다는 비판을 먼저 하지 않는가.

굳이 한번 더

잊지 말라는 듯이

비판의 말 부터

안될 가능성부터

얘기할 것 없지 않은가

우리가 상대로부터 듣고 싶은 것은

따뜻한 위로,

진심어린 격려.

내가 당신에게 줄수 있는 첫번째 것은

잘 될거라는 호응의 말,

용기를 줄수 있는 한 마디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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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7-01-13 1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요한 건 마음인데 말입니다.

2007-01-13 19: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07-01-13 2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 누가 우리에게 말을 걸어오는 순간 비판을 듣고 싶어서 말을 시작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요. 서로 힘이 되어주는 사이가 되고 싶어요.
속삭이신님, 저도 같은 경험이 ㅋㅋ... 나중에 꼭 그러셔요. 늘 염두에 두고 노력하면 생각대로 되더라구요.
 
서울 아이들 창비아동문고 113
윤동재 지음 / 창비 / 198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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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깍두기 님의 페이퍼에 윤동재 님의 시가 인용된 것을 보고 이 분의 동시집을 꼭 읽어보고 싶어졌다. 이미 여러 권의 동시집을 내셨는데 그 중의 한 권 '서울아이들'에 제일 먼저 마음이 갔다. 책을 받아드니 꼭 초등학교 시절 국어 책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책의 크기와 두께, 큼지막한 글씨, 흑백의 삽화,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소박한 시들.

서울 아이들은/수박이 겨울에도 난다고 한단다./-- 히히, 우습다. 수박은 여름에 나지./서울 아이들은 국화꽃이 봄에도 핀다고 한단다./히히, 우습다. 국화꽃은 가을에 피지./아니, 서울 아이들은/돈만 있으면 겨울에도 수박을 살 수 있단다./봄에도 국화꽃을 살 수 있단다.---('히히, 우습다' 중 일부 발췌)

이런 개구장이 같은 시들도 있는가 하면,

성탄절 아침 일찍 희열이네 집으로/희열이 동무 둘이 놀러 왔다/염색 공장 다니는 희열이 아버지/밤일 마치고 늦게 들어와/잠자리에서 일어나지도 않았는데/국민학교 일학년인 정수는/마징가제트 로봇 꺼내놓고/산타 할아버지가/선물로 준 것이라며/자랑하고/달명유치원 다니는 남철이는/오천원짜리 돈을 펴 보이며/산타 할아버지가/선물 대신 준 것이라며/자랑하고/여섯살이 되었어도 유치원도 못 다니고/집에만 틀어박혀 있는 희열이는/---/내 산타 할아버지는 이번 크리스마스에/눈이 오지 않아 걸어오느라/나한테는 선물이 늦다고 말한다/---/잠귀가 밝은 희열이 아버지/아까부터 일어날까말까 망설이다가/희열이 이야기 듣고는/가슴이 콱막혀/슬그머니 돌아눕는다 ('산타할아버지 선물'중 일부 발췌)

이런 찡한 시들도 있다.

하지만, 도시에 사는 아이들에게도 외로움은 마찬가지. '잠실 주공 아파트'라는 시에 보면 열쇠를 목에 걸고 놀이터에서 졸고 있는 두 아이가 그려져 있다.

시인은 이들 시를 통해 비록 물질적으로 가난하다 할지라도 아이들 마음 속에 따뜻하게 자리잡고 있는 인정과 사랑을 그리고 싶었다고 한다. 자연에 대한 사랑, 사물에 대한 사랑, 그리고 인간에 대한 사랑.

책에 실린 시들을 읽는 동안의 마음이 어떠했을지는 굳이 말로 설명할 필요가 없으리라. 마음이 흙탕물 처럼 흐려졌다 생각이 들때 이렇게 어린 아이들의 마음을 그린 시를 읽는 것도 마음을 다시 가라앉히는데 좋은 방법일 것 같은데, 왜 막상 그럴 때는 그 생각이 안 나는지 참...

* 이 책의 그림을 그리신 '박 승순'님에 대한 소개가 없다. 궁금하여...

* 책을 선물해주신 여울마당님,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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씩씩하니 2007-01-12 1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산타할아버지.선물은,,가슴이..찡해와요...

hnine 2007-01-12 1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시들을 아이들에게 읽혔을 때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궁금해졌어요. 저희 아이(7살)에게는 아직 이를까요? (사서선생님께 문의드리는 중 ^ ^)
 
엄마의 힘 - 아이의 천재성을 키우는
진경혜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11월
평점 :
품절


어머니라는 자리는 아이를 낳았다고 해서 자동적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이 필요로 할 때 그 자리에 함께 있을 수 있어 가치가 더해지는 것이 바로 어머니라는 자리일 것이다 (본문 215쪽).

내가 리틀 아인슈타인이라는 별명이 붙은 '쇼 야노'를 처음 접하게 된 것은 몇 년 전 그에 관해 만들어진 TV프로그램을 우연히 보고서였다. 미국의 그의 가정을 탐방해서 그의 생활을 취재해 보여주는 프로그램이었는데 그때 쇼는 귀엽게 생긴 아주 어린 소년이었다. 얼마후, 동네 도서관에서 그의 어머니 진경혜씨가 쓴 책을 발견하고 읽어보았는데 아들에게 맞는 교육기관을 찾는데 실패하자 집에서 홈스쿨링으로 아들 쇼를 지도하는 얘기, 아홉살에 대학에 입학한 얘기, 그리고 엄마의 흔들리지 않는 확고한 교육에 대한 신념과 원칙이 책장마다 전해지는 책이었다. 이 책에는 딸 사유리에 관한 얘기는 살짝만 언급된다. 오빠와 마찬가지로 홈스쿨링으로 교육받고 있는 동생 사유리도 오빠 쇼에 못지 않은 영재성을 보인다는 정도. 몇달 전에 이 엄마가 두번째 책을 내었다는 소식에, 다른 것보다도 그 두 남매가 어떻게 성장하고 있는지 궁금해서 안 읽을수 없었다. 책을 대한 순간, 이제 열 다섯이라는 나이도 나이지만, 부쩍 커있는 쇼의 표지 사진에 우선 탄성을 내었고, 이제 그 오빠 옆에서 당당히 한 몫을 하는 여동생 사유리의 야무진 모습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흐뭇해지기까지 했으니.

결혼하고 나서 한동안 아이가 없어 기다림 속에 세월을 보내다가 생긴 아들, 그리고 생각지도 않고 있다가 보너스처럼 생겼으나 임신 기간 내내 너무 힘들어 남편에게 유서까지 써 놓았다가 힘겹게 나은 딸. 이 엄마가 오로지 아이들에게 바란 점이 있다면 '행복한 사람'으로 키우고 싶다는 것이었단다. 신에게 받은 가장 귀한 선물이라고 여기며. 행복한 사람으로 키우기 위해 좋은 인간관계를 가질수 있도록 가르쳤고,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가르쳤고, 내면의 독립성을 가질수 있도록 가르쳤으며 마지막으로 아이에게 창조성을 주기 위해 TV, 비디오, 인터넷 보다는 가족끼리 미술관, 박물관에 가며 함께 시간을 보냈으며 책과 가까이 지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해 노력했다. 창의성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길러지는 것것이라 생각하고, 정답은 하나가 아니라는 점을 의식하며 가르쳤다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역시 알수 있었던 것은, 이런 부모들이 아이들을 좋은 대학에 보내기 위해서, 그리고 영재로 만들기 위해서만 특별히 어떤 교육을 했다기보다는, 이런 가정의 돌아가는 사정을 들여다보면 보통의 가정과 확실히 틀리다는 점이다. 일관성 있게 지켜지고 있는 원칙이 있고, 자녀에 대한 부모의 지극한 관심을 한시도 꺼뜨리지 않았다는 점, 관심을 빙자해 아이들의 의견이 무시되고 강압적, 일방적으로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들 부모는 자식들에게 존경받는 부모였다는 점이다. 다른 누구로부터 듣는 찬사보다, 자식으로부터 우리 부모를 존경한다는 말 한마디 들을수 있다면 그 사람의 인생은 헛되지 않은 것 아닌가. 올바르고 건전한 원칙이 있으면서, 아이들의 창의성과 자신감을 살려줄수 있는 가정이란, 무한정의 사랑만 쏟아붓는다고 이룰수 있는 것도 아니며, 물질적인 풍족함으로 채워질 수 있는 것은 더구나 아니다. 이 모든 것을 가능케 하는 엄마의 힘. 엄마는 정말 신이 내준 자리인가.

아이들에게 생각없이 아무 말이나 툭 던지기 전에, 나는 어떤 부모인가 생각해보자. 아이를 키우며 내가 큰다는 것은 바로 이렇게 끊임없이 반성할 기회를 아이들로 하여금 계속 제공받기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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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07 15: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07-02-07 1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댓글주신님, 감사합니다. 제가 가장 부족한 부분이랍니다. 책을 읽으며 마음을 다잡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