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전국노래자랑 보다가 할머니 생각

 

 

 

 

 

 

 

할머니 돌아가신지 올해로 24년이 지났다.

돌아가실때까지 우리 집에서 함께 사시면서 일하시는 엄마대신 나와 내 동생 둘을 어릴 때부터 키워주셨고 집안 살림을 거의 맡아 하시다 시피 했다. 할머니 밑에서 크는 아이들 버릇 나빠진다고 하는 말을 나는 믿지 않는 것이, 우리 할머니께서는 엄마 못지 않게 엄격하셨기 때문이다. 응석, 어리광, 이런 건 통하지 않았다.

할머니는 한번도 뭐가 먹고 싶다, 어디 가고 싶다, 갖고 싶다, 보고 싶다고 요구하신 적이 없었다. 돌아가시기 전 고향에 한번 가보고 싶다고 하셨던 것이 내가 기억하는 유일한 할머니의 바램이었는데, 그마저 이루지 못하고 돌아가셨다. 그런 할머니께서 좋아하시는 TV 프로그램이 바로 '전국노래자랑'. 그것도 일부러 시간 맞춰 보신것도 아니고 어쩌다가 주말에 TV를 틀어서 '전국노래자랑'이 나오고 있으면 끝날때까지 보고 계시곤 했다. 그런 할머니를 지나가다 옆에서 보면 TV를 향해 앉아 혼자 웃고 계신 걸 보고 나도 혼자 웃었던 기억이 난다.

돌아가시기 몇해전부턴 정신이 깜빡깜빡 하는 일이 잦았는데, 전국노래자랑 사회자를 보면서 저 사람이 우리 고향사람이라고 하셨다. 저 노래자랑을 할머니 고향에서도 하는걸 직접 가서 몇차례 보셨노라고. 처음엔 무슨 말씀하시냐고 대꾸하다가 나중엔 "아, 그래요 할머니?" 그냥 그렇게 맞장구 치곤 했다.

오늘 채널을 돌리다가 우연히 전국노래자랑을 보게 되었다. 아직도 할머니께서 고향 사람이라고 우기시던 그 분이 사회를 보고 있었다.

할머니 생각이 나서 나도 한동안 보고 있었다.

돌아가시기전 고향에 한번 모시고 갔어야 했다.

 

 

2. 자장가를 대신해주던 영어회화 테입

 

 

 

 

 

 

 

 

 

 

 

 

 

 

 

 

 

잠이 안올때 보통은 라디오를 켜놓고 들으면서 잠을 청하기도 하지만 가끔은 위의 영어회화 테입을 반복재생으로 틀어놓고 잠을 청할때가 있다. 영어회화를 익히는게 목적이 아니다. 1998년 혼자 외국 생활을 하게 되었을때, 그야말로 아는 사람 하나 없는 그곳에서 어찌나 한국말이 그립던지. 그때 가지고 갔던, 우리글로 쓰여진 유일한 책, 최영미의 <시대의 우울>은 수십번을 읽었지만 때로는 글자가 아니라 한국 사람의 목소리가 듣고 싶을 때가 있었다. 그러다가, 한국에서 가지고 간 영어 회화 테입의 해설 부분이 한국말로 되어 있음을 알고 아쉬운대로 그거라도 들으며 잠을 청했던 것이 버릇이 된 것이다. 요즘처럼 인터넷이 발달하고 외국, 한국이 따로 없는 상황에 비교하면 전설같은 이야기이다.

영어권 나라로 가면서 무슨 생각으로 저 테입을 사가지고 갔는지 모르겠지만 한국말이 듣고 싶을 때 저 테입을 듣게 될지 누가 알았겠는가.

지금 들어도 해설자의 영어 발음 하나는 정말 똑 떨어질 정도로 정확하다. 한국말은 경상도 억양이지만 (이건 또 무슨 아이러니인지).

 

자꾸 옛날 일만 떠올리지 말고 앞으로 하고 싶은 것도 적어보고 가고 싶은 곳도 적어보아야겠다.

가고 싶은 곳 두군데 벌써 남편에게 말해놓았다.

케냐의 기린 호텔 (Giraffe manor) , 터키의 카파도키아 (Cappadocia).

 

목록이 자꾸 자꾸 늘어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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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3-10-13 20: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고등학교 청주에서 다닐때 할머니가 밥 해주셨어요. 고 3때 밤 12시(?)까지 자율학습하고 나올때면 늘 할머니가 기다리셨어요. 초저녁 잠이 많으셨을텐데.......돌아가신지 10년은 되신듯요.
오홋 맨아래 사진이 케냐의 기린호텔인가요?

hnine 2013-10-13 22:10   좋아요 1 | URL
세실님도 할머님과 정이 많이 들었겠네요. 매일 같은 시간 누군가를 기다리는 마음, 누군가를 마중가는 마음, 그런게 어쩌면 말보다 더 진한 우리 식의 사랑 표현 방식이 아닌가 싶어요.
맨아래 사진이 케냐 나이로비에 있는 기린 호텔 맞아요. 전 처음에 저런 곳이 실제로 있나 믿기지 않았답니다. 저 호텔 테이블 위의 접시 보세요. 접시에도 기린 무늬가..ㅋㅋ
터키의 카파도키아에선 저 사진속의 열기구를 직접 탈수 있다네요. 가보고 싶어요.

상미 2013-10-13 21: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전국 노래 자랑 우리 엄마도 좋아하셔.ㅎㅎㅎ
울 엄마도 할머니지 뭐^^ ;;
네 할머니 모습 나도 생생해... 쪽진 머리도.
내 기억에 참 꼿꼿하셨어.

난 하고 싶은거... 산티아고 순례길 가고 싶어.
일단 내년에 아들이 대학을 가면,
5월에 남편이랑 지리산 종주 하기로 했다~~~
아들이 관건이고, 두번째는 나의 체력...
운동해야지~~~

hnine 2013-10-14 10:29   좋아요 1 | URL
우리 할머니 깐깐하고 무서웠지? ^^
돌아가실 무렵 매일 보따리 싸놓고 고향 가고 싶다고 그러셨어. 그때 엄마도 아빠도 바쁘셔서 한번도 모시고 가질 못하고 돌아가셨는데 그게 지금 생각해도 참 안타까워. 요즘도 가끔 내 꿈에 나타나시는데 그때도 늘 짐보따리를 가지고 나오시더라.
산티아고 순례길, 멋있다. 산티아고 다녀온 책만 몇권을 읽었는지 몰라. 난 남편보고 산티아고 가자고 하면 반응이 별로일 것 같아, 걷는 거 귀찮아하는 타입이라서. 혼자 가긴 엄두가 안나는 행로이고.
지리산 종주는 병규랑 병규아빠랑 다녀오지 않았었나? 그건 해볼만 하겠다. 대학교 4학년때 생태학 실습으로 지리산 노고단까지 갔는데 그것도 헥헥거리며 다녀왔어. 팔팔할때도 그랬으니 지금 가면 어떨까 싶네. 화엄사가 생각보다 훨씬 더 크고 웅장했던 기억도 나.

nama 2013-10-14 20: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목록이 자꾸 자꾸 늘어나기를' 바랍니다.

터키에 가시거들랑 괴뢰메의 동굴호텔에 묵어보는 것도 좋아요. 특히 한겨울에 덜덜 떨어가며 이불 속으로 기어들어가는 것도 그곳에서는 낭만이지요.


'전국노래자랑'이 한때는 제가 유일하게 보는 프로그램이었지요.

hnine 2013-10-14 21:59   좋아요 1 | URL
한동안 가고 싶은 곳 떠올리지 않고 살았던 것 같아요. 이제 하나 둘 눈길이 가는 곳이 생기는 것을 보니 더 나이들기 전에 가봐야 한다는 생각이 든건지, 아니면 마음의 여유가 좀 생긴건지, 모르겠네요.
터키 여행하고 오신분들은 다 추천하시더라고요. 동굴호텔, 저도 들어본 적 있는 것 같아요. 괴뢰메, 적어놓을께요 ^^

프레이야 2013-10-14 22: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인님 가보고싶은곳 두곳 모두 저도요^^ 기린호텔 우와! 전 친할머니 얼굴은 뵌 적도 없고 외할머니가 참 고우셨는데 제가 큰딸을 낳은 그해 여름 먼길 가셨어요. 사춘기 시절 말없이 위안이 되었던 아랫목 같은 분이셨지요. 그립네요.

hnine 2013-10-15 09:42   좋아요 1 | URL
기린호텔 정말 가보고 싶으시지요? 저런 곳이 있으리라곤 상상도 못했어요. 제가 모르는 곳이 아직도 얼마나 많을까요. 자꾸 예전 생각 떠올리는 시간이 많아지니, 새로운 경험으로 그 자리를 채워보자는 생각이 들었나봐요.
외할머니에 대한 말씀은 예전에도 들었던 것 같아요. 제 외할머니께서도 제가 초등학교때, 외할머니 아직 60대이실때 돌아가셨어요. 프레이야님께선 친할머니도 일찍 돌아가셨나봐요. 돌아가신 분 생각이 이렇게 뜻하지 않은 순간에 불쑥불쑥 나네요. 그리고 잠깐 그리워하고 또 한동안 잊고 살고...그런거겠지요.

안녕미미앤 2013-10-26 13: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잘 읽다가 "가고 싶은 곳 벌써 두 곳 남편에게 말해놓았다"에서 급 재미가 없어졌어요.
그래도 가보고 싶은 곳.. 말해놓을 분이 있다는 것은 뭐, 가고 싶은 곳이 천만개나 있는 저보다 낫다는 거 아니에요? 칭..
:)

hnine 2013-10-20 04:55   좋아요 1 | URL
남편이 없었다면, 아마 벌써 갔을지도 모르지요 혼자서! ^^

순오기 2013-10-21 01: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할머니 고향이 어디셨는데 못 가보고 떠나셨을까요?
나인님이 그걸 안타까워하니까 마음에 남아 꿈속에도 나오는 듯...
이제는 마음 내려놓아도 될 듯, 할머니께선 날마다 자유롭게 고향에 가실 거 같아요.^^

hnine 2013-10-21 05:19   좋아요 1 | URL
할머니 고향, 안면도지요.
그때 저는 아직 학생이었고, 부모님은 늘 그랬지만 바쁘셨고요.
그런데 요즘은 제 아버지께서 부쩍 더 늦기 전에 어디좀 가보고 싶다는 말씀을 종종 하시네요.
언젠가 저도 그런 말 할때가 올 것 같아서, 뒤로 뒤로 미루지만 말고 가보고 싶은 곳 다는 아니더라도 좀 가 보면서 살고 싶어요.
순오기님, 그런데 이렇게 늦게 주무셔서 어떻게 해요? 11시부터 다음날 2시까지는 꼭 자는게 좋다는데...

안녕미미앤 2013-10-26 14: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파하하^^ 정말 그럴 수도 있겠어요^^ 그런데 혼자라고 책임이 없는 게 아니니까요.. 저 같은 경우는 더 많은 케이스^^
겁도 많구요 ㅋㅋㅋ 쓸데없는 거 아는데 뭐 그러네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꼭 쓸데없지도 않은 것 같아요.
등산 할 때 그러잖아요.. 짐이 많으면 올라가기 힘들어도, 짐이 있어야 물 먹고 싶을 때 마시고 배고플 때 먹고 추울 때 덮고^^ 겁도 좀 있어줘야 안 위험하지 않나요? 히~

hnine 2013-10-26 18:45   좋아요 1 | URL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여행가기 힘든 이유는 경제적인 것, 시간 여유, 이런 것들보다 사실 그거예요. 떨치지 못하는 것! 발 뗄 용기! ^^
 

내가 이용한 외국어 학습 앱은 Duolingo (https://www.duolingo.com/learn)


미국 카네기멜론 대학교의 컴퓨터과학과 교수가 그의 박사과정 제자와 함께 개발한 언어 학습 앱이다.


나는 2021년 6월 스페인어로 시작하여 한 우물 파는 끈기가 없어 이것 저것 기웃대보며 지금까지 이용중이다.



스페인어

이전에 배운 경험 전혀 없고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

어느 정도 수준까지는 손에 연필 한번 안 쥐고도 진도가 나갈 수 있을 만큼, 따라가는데 큰 무리 없었다.

이 앱의 특징은 읽기, 쓰기 보다는 말하기 우선이라는 점이다. 

여러 번 반복해서 따라 읽고 다시 복습시키고 점수에 바로 반영이 되기 때문에 지루할 틈이 없다.

단계가 조금 올라가고 나름대로 문장을 만들어야 하는 단계에 이르면 자연스럽게 나만의 정리 노트를 만들게 되는데, 처음부터 인칭대명사, 단수, 복수 외우고 시작하는 것 보다 훨씬 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자연스럽게 언어에 스며들수 있고, 일단 친해진 후 필요에 따라 문법을 익히는 순서가 언어에 대한 진입장벽도 낮추고 말이다.

그렇게 만든 정리 노트가 작은 수첩 하나를 꽉 채웠을 때 쯤엔 실제로 스페인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여행에서 도움이 많이 되었다. 나와 같이 시작한 남편은 여행지에서 현지 사람으로부터 칭찬을 받기도.

참고로 스페인어는 스페인식과 멕시코식이 약간씩 다른 경우가 있는데 이 앱에서는 주로 멕시코식으로 가르친다.



이탈리아어

다음 여행지는 이탈리아라고 혼자 점찍고 이탈리아어를 시작해보았다.

이탈리아어도 이전에 배운 경험 없고 백지 상태에서 시작.

그런데 스페인어 공부할때보다 어려웠다.

이탈리아어가 스페인어와 비슷하고 별로 어렵지 않다고 누가 그랬냐고요!

비슷한 단어도 있긴 하지만 하나도 안 쉬웠다. 일단 발음. 그리고 억양.

생각해보니 스페인어는 알게 모르게 우리 일상에서 쓰이는 단어들이 많고 외국 지명에도 스페인어에서 유래한 것들이 많아서 진입장벽이 높지 않았던 것 같다.

이탈리아어는 단어도, 억양도, 흉내내기가 쉽지 않았다. 내가 발음하고선 왜 내가 웃긴지.

일찌감치 쉬운 교재도 하나 사서 함께 진행해보다가 현재 잠시 접어두고 있는 중



일본어

일본어 역시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

도대체 알파벳 아닌 문자로 되어 있는 언어를 이 앱에서 어떻게 가르칠까 궁금해서 시작해보았다.

알파벳을 사용하는 스페인어와 이탈리아어의 경우 쓸 줄 몰라도 일단 말할 수 있게 가르치는 것이 가능했던 것에 반해 일본어는 쓰기, 읽기, 말하기를 동시에 가르친다. 즉, 히라가나와 가타카나를 외우면서 진도가 나가게 되어있다는 뜻. 

모니터 상에 한 획씩 따라 쓰도록 가르친다. 그렇게 학습한 글자 수가 점점 늘어가다보면 결국 히라가나와 가타카나를 다 외워야 하는 단계가 온다. 이때부턴 '하루에 15분씩' 이라는 Duolingo의 모토가 통하지 않게 되고 연필과 연습장이 필요하다. 

거기까진 그래도 괜찮은데, 일본어 단어나 문장이 나올때마다 읽기를 도와준답시고 그 위에 영어 알파벳으로 발음이 표시되어 나오는 것이다. 그러니 나는 일본어 단어가 나오면 영어로 달아놓은 발음이 먼저 눈에 들어오고, 기껏 외운 히라가나와 가타카나를 떠올려 떠듬떠듬이라도 읽어볼 기회를 놓치고 나도 모르게 영어 발음기호 보고 읽고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스텝이 좀 올라가고 나니 갑자기 문장이 길어지고 시제가 복잡해지기 시작. 난이도가 서서히가 아니라 갑자기 높아지는 단계가 왔다. 또 장벽에 봉착. 그래서 일본어도 여기서 중단. 

앞으로도 일본어만은 이 앱이 아닌 다른 방법을 이용할 것 같다.



독일어

내가 시도해본 외국어중 유일하게 백지 상태가 아니라 이전에 배운 경험이 있는 상태에서 시작한 독일어.

고등학교때 제2외국어로 독일어를 배웠었다. 고등학교때 배울 때도 별로 잘 못했고 기억나는 것도 없어 기대를 안했는데, 오래 전이라도 배운 경험이 있다는게 큰 차이를 보였다.

남성, 여성, 격의 변화 등이 생소하지 않다. 제일 어려운 것은 발음. 특히 R 발음. 

변화, 생략, 예외 많지 않고 딱딱 들어맞는다고나 할까? 지금 현재 section 3까지 발음 제외하면 아직은 장벽 없이 잘 배우고 있다.



이상은 내가 직접 경험해본 것이고, 옆에서 영어, 수학, 음악도 하는 것을 구경은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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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5-04-24 1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파벳 아닌 언어의 문제라면 중국어도 일본어와 비슷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겠군요.

hnine 2025-04-24 20:46   좋아요 0 | URL
중국어가 제일 궁금하긴 해요 어떤 방식으로 학습이 될지.
옥스포드 학생들에게 다른 나라 언어를 배울 기회가 생긴다면 어떤 언어를 배우고 싶냐고 물어보니까 중국어 배우고 싶다는 학생들이 많더라고요.
Duolingo 앱은 그 언어에 입문하는 사람들 대상으로 만들어진 것 이니, 잉크냄새님은 중국어 말고 다른 언어 배우실때 이용해보세요~

딸기홀릭 2025-04-24 2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영어 해놓고 매일 놓치고 있는데 여행같은 목표를 정해놓고 새로운 언어로 도전해봐야겠어요
효과있다는게 신기하네요

hnine 2025-04-24 21:36   좋아요 1 | URL
제 남편이 영어 하고 있는데 만만치 않다고 하던데요.
한국어도 있던데, 한국어는 어떻게 가르칠지 문득 궁금해지네요.
외국어 배우려면 교재 사고 학원 다니고 그러던때가 있었는데, 얼마나 편한지. 무엇보다도 무료라니 말입니다.
지금 하고 있는 독일어 재미있어서 당분간은 계속 할 것 같은데 여행 계획이 잡힌다면 바로 그 언어로 또 달려가겠지요? 그것만한 동기부여가 없으니까요.
영어, 계속 해보세요.

다락방 2025-04-25 0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나인님.
제가 처음 듀오링고를 한다고 할 때 다른 언어에도 도전해보라고 말씀해주셔서 덕분에 저는 요즘 스페인어도 학습하고 있습니다. 이런 공부방법을 모르고 살았다가 오오 학습이 정말 되네? 하면서 신기해하고 또 재미있어 하고 있어요. 저는 지금 스페인어 레벨13인데 지금은 좀 어려워요. 저는 그냥 쌩으로 듀오링고만 하고 정리 같은건 일절 안해두었었는데 정리를 하면 아무래도 더 낫겠다 싶긴 하네요. 아무튼 감사합니다, 나인님.

hnine 2025-04-25 10:06   좋아요 0 | URL
대단하십니다 다락방님. 바쁘신 와중에 스페인어 학습까지 계속 하고 계시군요.
스페인어는 쓸모가 많아요.
아침에 출근 준비로 바쁠 일이 없는 저는 아침 첫 15분 동안 점수가 세배로 올라가는 혜택을 받기 위해 누워서 Duolingo부터 하는 날도 있어요.
어려워졌다 싶을 때는 간단하게 메모를 하면서 공부하면 좋더라고요. 공부한 흔적도 남고 나중에라도 펼쳐볼 것이 생기고요.
여행 다니실 일이 많으실텐데 스페인어는 계속 하시기를, 응원합니다.
(근데요, 독일어도 재미있어요~~ 꼬득임 ^^)










 





















요즘 피아노 친답시고 책도 잘 안 읽고

외출도 더 잘 안하고 있다.

지금 치고 있는 바흐의 골드베르그 변주곡을

레슨해주시는 선생님은 앞에서부터 번호대로 순서따라 칠 필요없이

발췌해서 칠 것을 권하셨으나

건방지게도 이 학생은 거부했다.

저는 어차피 이 책 한권 다 칠 계획이고, 

순서대로 치는게 나중에 순서를 기억하는데도 낫지 않겠냐면서.


나이 많은 학생의 말대꾸에 선생님은 그렇게 하라고 했지만.



나는 왜 바흐의 골드베르크변주곡을 치고 싶다고 했을까.

책까지 미리 사놓고 이 곡을 쳤으면 한다고 말을 꺼냈을때 선생님은 입으로는 좋다고 하면서도 표정은 '아니 무슨?' 하는 표정이었다.


나도 잘 모르겠다. 

이게 무슨 기계음도 아니고 뭐지? 하면서 시작하는 곡, 

깊이 들어가보기 전에는 그 맛과 멋을 알 수 없는 곡을 쳐보고 싶었나?


실제로 그렇더라. 악보가 손에 완전히 익기 전까지 전혀 모르겠던 선율이 며칠을 두고 반복해서 연습하다보면 여기 저기서 되풀이 되는 것이 드러나고 비로소 작곡가가 무엇을 말하고 싶었는지 눈으로 귀로 손으로 느껴져오기 시작한다. 



대학에서 음악을 전공으로 하지 않을 것임을 아시고도 고등학교 2학년때까지 레슨을 그만 두지 않도록 하신 어머니께 이제서야 감사하는 마음이다. 



내 인생의 전반부를 이성적이고 명확해야하는 분야를 공부하고 일하며 보냈으니

내 인생 후반부는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것 (음악) 을 알아가며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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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5-04-24 07: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나인님 응원합니다!!

hnine 2025-04-24 08:09   좋아요 2 | URL
인생 후반부라고 쓰고 나니, 제가 써놓고도 ‘내가 벌써?‘ 했지 뭡니까 . ^^
응원까지 해주시니 쑥스럽네요.
저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과연 끝까지 제가 다 칠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시작은 했지말입니다.
 












피아노 책 제본을 맡기고 기다리는 동안 시간 때우러 들어간 커피집에서, 들고간 책을 다 읽어버렸다,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었으므로 반납을 하고 집에 돌아왔는데, 아차, 책갈피를 꽂아둔 채 반납을 했다는 것을 알았다.
제주도 김창열 미술관 갔을 때 사온 책갈피였는데.
도서관에 전화를 했다. 방금 반납한 책에 책갈피를 끼워둔 채 반납했는데 꺼내서 보관해주시면 찾으러 가겠다고.
그리고 다음 날 가서 찾아왔다. 바로 저 책갈피.







사놓은지 꽤 되었는데 오늘 아침부터 제대로 읽기 시작한 책이다.

제목만 보면 무슨 책인지 모를수도 있는데 '동고비'라는 새를 관찰하고 기록한 책이다.




작지만 똘망하게 생긴 이 새 '동고비'

나도 이 책때문에 처음 알게 된 새이다.





동고비라는 새에 대해 특별히 궁금해서라기 보다, 이런 책에서 얻는 것은 관찰기록이 전부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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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22598 2025-03-08 1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커피숍에서 완독하신 책이 궁금하네요 :) 언제나 책을 들고 다니시는 알라디너님들....넘 좋아요.

hnine 2025-03-08 22:09   좋아요 0 | URL
사진에 올린 책 <나의 친애하는 불면증>이요. 책은 언제나 들고 다니긴 하는데 책 보다 스마트폰 들여다볼때가 더 많아서 부끄럽습니다 ^^
 


오늘 부터 피아노 레슨을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레슨 받기로 한 첫 곡이 이 책에 있다.




두근 두근, 설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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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5-02-04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우 멋지십니다. 열심히 응원합니다.
저는 항상 뭔가를 새로 시작할 때의 그 설렘이 좋더라구요. ^^

hnine 2025-02-04 15:59   좋아요 0 | URL
뭔가 시작할때 저는 아주 오래 망설이는 편인데, 일단 시작하면 또 쉽게 그만두지를 못하는 편이랍니다.
설렘을 좋아하신다니, 바람돌이님 제가 부러워하는 것을 가지셨네요. 저는 막바지까지 ‘이걸 꼭 해야돼?‘ 이러면서 뒷걸음질치기 일수인데요.
피아노도 오래 망설였으니 오래 오래 배울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페넬로페 2025-02-04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저도 응원할께요.
피아노 학교 때 배우다 20대 때 다시 배웠는데 결국은 포기했어요.
차이코프스키로 레슨 시작하신거 보니 평소 실력이 좋으신 듯 합니다.
응원, 팍팍 실어 보내드려요!

hnine 2025-02-04 16:02   좋아요 0 | URL
20대면 인생이 분주하고 바쁠 때지요. 페넬로페님도 혹시 다시 배우고 싶으시다면 지금이 적기 아닐까요? 저 배우러 가기 전에 제가 제일 연장자일까봐 (선생님보다는 당연히 연장자일테고요.) 걱정했는데 아니라더군요. 어떤 곡을 처음 시작할까 선생님이랑 골라보다가 제가 저 차이코프스키 The Seasons 책에 있는 곡을 해보고 싶다고 했어요. 1월 부터 시작해서 12월까지, 12곡이 들어있는데 좀 쉬운 것도 있고 어려운 것도 있고 그래요. 저는 좀 쉬운 것부터 시작했어요.

stella.K 2025-02-04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부럽습니다. 저도 응원합니다!♡

hnine 2025-02-04 16:07   좋아요 1 | URL
지금 막 레슨 받고 왔답니다. 피아노를 제대로 배워온게 고등학교 2학년때까지였고 이후에는 시간있을때 혼자 예전에 배운 것을 쳐보는 정도였어요. 요즘 시간이 많아지기도 하고 다른 걸 배워보자니 용기가 안나고 그래서 오랫동안 제 친구가 되어주던 피아노를 더 배워보기로 한거지요.
선생님이 용기를 주셔서 첫 레슨은 잘 받고 왔어요. 새 곡을 배우는 것도 좋지만 선생님과 음악에 대한 얘기를 잠깐씩 나누는 것도 재미있네요.

페크pek0501 2025-02-13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멋진 도전입니다. 응원하겠습니다. 저는 친구들 결혼식에서 웨딩마치를 쳐 주었는데 이젠 피아노도 버려 제 손을 떠난 지가 오래입니다. 첼로를 배우고 싶단 생각을 잠깐 했어요. 들고 다니는 게 멋져 보이고 소리도 좋아서요. 으음... 저도 발레를 배우고 있잖아요. 발레를 할 때마다 너무 안 어울리는 동작을 하고 있구나, 하고 속으로 웃습니다. 우아한 동작을 배우거든요.ㅋㅋ 뭔가를 배운다는 건 좋은 일 같습니다.^^

hnine 2025-02-14 12:09   좋아요 1 | URL
배우는 동안은 늙지도 않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좋아요. 오히려 눈이 침침해서 악보 보는게 어려운데도 좋은 기분이 그 사실을 눌러버립니다.
첼로 소리 너무 좋지요. 몸으로 폭 싸안고 연주하는 것도 좋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