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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e the Great and the Sticky Case (Paperback, New Yearling) Nate the Great (Book) 8
Marjorie Weinman Sharmat 지음, 마르크 시몽 그림 / Yearling Books / 198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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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Nate the great and the sticky case (여기서 sticky는 '어려운'이라는 뜻)

저자: Majorie Weinman Sharmat

출판사: Randomhouse, 2006







1970년대 처음 나와 챕터북의 고전 중의 고전이라 할 수 있는 이 책 Nate the Great

Nate 이라는 꼬마가 이 시리즈를 이끌고 있는 주인공으로, 스스로를 위대한 탐정이라고 부르면서

주로 친구들이 잃어버린 물건을 찾아주거나 어려운 일을 해결해주는 일을 한다.

나와있는 시리즈만 수십권.

우리 집에도 열권 넘게 가지고 있고 오디오 음원까지 있는데 어린아이 음성으로 녹음이 되어 있어 아이 어릴때 함께 들으며 그 억양 흉내내가며 재미있어 하던 기억이 난다. 이제 스물 세살이 된 아들. 기억나는지 메신저로 물었더니 답글도 없다 ㅠㅠ







뒷표지




읽기 수준이 표시되어 있고,










첫페이지.

담요를 둘러쓰고 책을 읽고 있는 아이가 Nate 이고 그 옆에 강아지는 Nate의 단짝 친구 개 Sludge이다.






첫문장은 늘 내가 누구라고 밝히기.

담요를 덮고 비에 젖은 몸을 말리고 있다고 했는데, 이 문장도 그냥 나온 것이 아니라 앞으로 펼쳐질 사건을 해결하는데 관련이 있기 때문이었다. 








친구Claude 가 찾아온다. 우표가 없어졌다고.

자기가 가장 아끼는 스테고사우러스가 그려져있는 우표가 없어졌단다.


무엇이 없어졌다는 사건이 들어오면 Nate가 의뢰인에게 제일 처음 물어보는 질문은 정해져있다.

"그것을 마지막으로 본게 언제이지?" 



사건 접수후 엄마에게 간단한 쪽지를 남기고 출동하는 Nate.

삐뚤빼뚤 필기체 글씨.

'작으면서 큰 어떤 것을 찾으면 돌아올께요.'

우표는 작고, 그 안에 그려진 공룡은 크니까, 공룡 그려진 우표를 찾으면 돌아오겠다는 얘기 ^^









본문이 끝나면 이런 활동자료가 첨부되어 있다.

초판 당시에도 있었는지, 아니면 나중에 독자들의 요구에 의해 추가되었는지는 모르겠다.





두어 쪽 정도가 아니라 저만큼. 종이를 끼워놓은 곳 위쪽이 본문, 아래쪽이 활동 자료이다.



활동 자료들을 보니, 나도 모르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차게 구성되어 있었다. 공룡에 대한 것, 우표에 대한 것, 확대경에 대한 것, 세계에서 진귀한 우표 네가지, 우표 읽는 법, 



공룡알 만드는 방법까지.




이걸 하면서 아이들이 얼마나 재미있어 할지 눈에 보이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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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23-09-12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잇 더 그레이트 색감 너무 좋아해요. 저도 너무 좋아하는 책.

hnine 2023-09-12 19:25   좋아요 0 | URL
이 책 싫어하는 아이들이 있을까 싶어요. 거기다가 하이드님이나 저 처럼 어른들도 좋아해주니 고전 중의 고전으로 지금까지 사랑받고 있는 것이겠지요.
문장이 쉽긴 하지만 한편으론 첫 페이지의 저 문장 ‘I was drying off from the rain.‘ 같은 문장을 영작하려고 하면 저런 문장이 입에서 쉽게 나올까 싶어요. 배울게 많지요.
아이들에겐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방법, 논리적인 절차도 가르쳐주는 셈이어서 여러가지로 배울게 많은 책이라고 생각해요.

yamoo 2023-09-12 1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네이트 더 그레이트...이거 한 10여권 있는데...이걸 2017년인가 샀더랬습니다. 문장이 매우 쉬우서 암기용으로 샀는데, 몇 권 읽고 어디로 갔는지 안보여요...ㅎㅎ

와~~ 이책을 여기서 볼 줄이야!!

hnine 2023-09-12 19:36   좋아요 0 | URL
yamoo님, 이 책을 직접 구입하셨군요. 영어 공부하기 좋아요. 암기용으로 사셨다니 그냥 통째로 외워버리시면 영양가 많을텐데~ ^^
 

요즘 알라딘서재 분위기에 영향을 받았나보다. 집에 있는 아이들용 책들을 시간날때 심심풀이 삼아 하루 한권씩 꺼내서 읽어보려고 한다.

처음으로 골라 읽은 책. The case of the missing pumpkins. 리뷰를 쓰려고 했더니 하필 알라딘에서 검색이 되지 않는 책이다.  



제목: The case of the missing pumpkins (호박이 사라졌다!) 

지은이: Nancy Star

출판사: Scholastic

출판연도: 2006



여기서 호박은 물론 우리가 식탁에서 먹는 호박이 아니라 아래 그림에서처럼 할로윈 용 거대호박.

애들 책 내용은 거의 탐정물 아니면 이 세상 없는 동물, 이 세상 아닌 상상의 세계, 등등, 이런 요소가 들어가야 재밌어하는 것 같다.




겉표지



79 페이지, 요 정도 두께.




뒷표지





읽기 레벨이 표시되어 있다.




글자도 큼지막

어른이 읽기엔 사전 없이 읽을 수 있는 수준.







아이들 책에는 이런게 있기 마련이다.

퍼즐, 퀴즈, 게임.





내용 일부 소개:



한 동네 사는 세 명의 아이들 Dottie, Casey, Leon이 주인공이다.

Dottie는 무엇이든 첫째가 되어야 직성이 풀리는 아이이고, Casey는 Dottie의 절친으로 Dottie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가장 먼저 도움을 청하러 갈 정도로 늘 바르고 좋은 생각을 제시해주는 친구이다. 또 한명의 절친 Leon은 남자 아이인데 암석 모으는 취미를 가지고 있다. 미국의 주 모양의 암석을 모으고 있는데 언젠가는 50개주 닮은 암석을 전부 모으는게 목표이다.

때는 바야흐로 추수감사절을 앞둔 10월.

Dottie네 집 앞 계단에 사다놓은 호박이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누가 가져갔단 말인가? 바로 어제 사다 놓은 호박이 다음 날 아침 감쪽 같이 사라졌다. 알고 보니 호박을 도난맞은 것은 Dottie네 뿐 아니라 이웃의 다른 집에서도 줄줄이 일어나고 있는 사건임을 알게 된 세 아이들.

며칠 전 부터 Casey네 집 한 귀퉁이에 Calendar club이라는 공간을 확보해놓고 사건 해결소 비스끄름한 모임을 결서하자고 의기투하던 때 세 아이들, 호박 도난 사건을 첫번째 임무라고 여기며 누가 호박을 훔쳐가고 있는지 찾아내기로 한다. (이름이 Calendar club인 이유는 클럽하우스 공간을 제공하는 Casey의 last name 이 Calendar이기 때문이다)

과연 이 세명의 아이들이 호박을 훔쳐간 범인을 찾아낼수 있을까? 어떤 방법으로 찾아낼까?


어른이 읽으면 좀 시시할 수 있겠으나 어디까지나 이 책은 아이들 대상으로 쓴 책이니 아이들 실제 반응이 궁금하다.

내용 중에 은근히 '기록'의 중요성이 여기 저기 강조되고 있는 것을 느끼겠다. 표지에서도 한 아이가 수첩을 들고 뭔가를 적고 있는 모습이 보이는 것 처럼 말이다. 사건 해결에서 평소의 관찰, 그리고 관찰한 것은 반드시 기록이 되어져야 한다. 이번 사건에서도 그 기록이 없었다면 범인을 찾을 수 있었을지 아이들한테 얘기해주면 좋을 것 같다. 

















오늘 아침, 다음으로 읽은 책이 이책.

위대한 네이트 탐정께서 나오는 이 책은 시리즈로 있는데 아들 어릴때 생각이 많이 났다.

곧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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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ubble Wrap Boy (Paperback)
Earle, Phil / Penguin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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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그림의 저 소년은 무엇인가로 온 몸을 꽁꽁 둘러싸고 있다. 상품에 손상이 가지 않도록 보호하기 위해 둘러싸는 비닐뽁뽁이이다. 간신히 눈과 손, 발의 일부만 남기고 포장했으니 내용물의 안전이야 보장되지만 저 내용물이 물건이 아니라 살아 숨쉬는 생물이라면. 그것도 내가 낳은 자식이라면.

중국에서 미국으로 이민와서 배달전문 중국음식점을 운영하는 엄마와 아빠, 그리고 아들 찰리. 찰리는 동양인 외모뿐 아니라 유난히 작은 체구로 아이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도 모자라, 유난히 아들의 안전을 염려하는 엄마의 행동지침때문에 친구들과 맘대로 어울리지도 못하고 하고 싶은 활동을 맘껏 하지도 못한채 늘 위축되어 있고 자신감이 없다. 그러던 중 우연히 공원에서 보드를 타고 있는 애들을 보게 되고 묘기에 가깝게 보드를 타는 모습에 완전히 정신을 빼앗기고 만다.

'나도 하고 싶다!'

오랜만에 하고 싶은 일이 생겼고 잘 하고 싶은 의욕이 생겼으나 보드를 살 돈도 없고 엄마의 허락을 얻는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다. 포기했을지도 모를 것을, 유일한 친구인 싸이너스의 형으로 부터 무리를 해서 보드를 겨우 대여받고, 혼자 연습하는 것을 보고 약간의 힌트를 주며 다가온 보드 전문가 경지의 동네 남자 아이들의 부추김, 그리고 무엇보다도 다른 어떤 것보다 의욕을 불타게 만드는 보드의 매력때문에 찰리는 보드를 숨겨놓고 엄마의 눈을 피해 몰래 몰래 배워가던 중, 결국은 엄마에게 들통나게 되고 공원에서 만천하가 다 보는 앞에서 엄마와 찰리가 한판 붙게 된다. 조금이라도 위험한 것은 못하게 하느라 찰리를 마치 어린 아기 다루듯 하길 계속하는 엄마말을 언제까지 들을 수는 없던 것이다.

"All you do is wrap me up in cotton wool!"

더 이상 참지 못한 찰리는 자기를 과잉보호하려는 엄마의 행동을 빗대어 엄마가 자기를 솜뭉치로 둘둘 말아놓지 않냐고 대들고,

"Well, you've seen nothing yet. I'll wrap you in so much cotton wool that you won't be able to move!"

이에 대해 엄마는 더욱 열받아 네가 아직 뭘 못봐서 그러는데 앞으로 진짜 솜뭉치로 잔뜩 감아싸서 옴짝달짝 못하게 만들어버릴테니 두고 보라고 한다.

하지만 실제로 엄마는 그렇게 하지는 않는다. 며칠 후 정작 그 일을 찰리에게 행한 것은 찰리의 엄마가 아닌 동네 아이들. 엄마와 찰리가 한판 붙는 현장에서 구경했던 아이들은 거 나이 되도록 엄마의 보호 속에 감시받고 사는 찰리를 놀려주려고 뽁뽁이 (bubble wrap)로 찰리의 몸을 완전 포장해버린다. 이 책의 제목이 The Bubble Wrap Boy가 된 이유이다.

아이들에게 수모를 당하고 그토록 하고 싶은 보드도 못타게 된 찰리. 그래서 보드를 포기하는가? 그렇게 이야기가 진행될리는 없을 것이다. 엄마에게는 다시 타지 않기로 다짐을 할 수 밖에 없었지만 더욱 보안을 철저히 하고 연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간다. 꺼림칙한 큰 비밀을 안고 사는 댓가를 치뤄야했지만 그래도 좋았다.

그러던 어느 날 집에 없는 엄마 대신 전화를 받다가 찰리는 십이년 동안 몰랐던 믿을 수 없는 사실을 알게 된다. 엄마에게 여동생이 있고 사고로 크게 몸이 다쳐 말도 못하고 사지가 마비되어 집에도 못온채 병원 요양 시설에 수년째 수용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보드를 몰래 계속 타는 것과 비할 바 안되는 큰 비밀이 엄마에게도 있었던 것이다. 엄마는 그때 여동생과 사고 현장에 함께 있었지만 자기만 온전한채 동생을 잘 보호하지 못하여 동생을 불구의 몸으로 만들었다는 가책에 스스로 시달리며 살아오고 있다. 그래서 찰리에게는 그 사실을 알리지 않은 채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아들을 위험한 상황으로부터 원천봉쇄하는 방식으로 키워왔던 것이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두 모자의 비밀이 묘하게 얽히며 해소되는 과정, 여기에 찰리 못지 않은 따돌림친구인 사이너스의 우정, 그리고 찰리 못지 않게 사이너스가 주위의 인정을 받아가는 과정이 절묘하게 잘 어우러져 결말을 맺는다.

 

부모가 된 사람들은 아마 이 책을 읽으며 찰리 엄마의 심정이 어느 정도 이해는 가면서도 곧 반성 모드로 들어가보게 될 것이다. 보호라는 이름으로 내 소중한 아이를 눈에 안보이는 투명한 뽁뽁이로 온통 감싸고 키우려고 했던 적은 없는지.

한편 이 책을 읽는 찰리 또래 아이들이라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부모의 허락을 구하지 못할때 어떤 방식으로 헤쳐나갈지 참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책 속에서 찰리는 엄마의 반대 결정에 따르느라 자기 꿈을 포기하지도 않았고, 당장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겠다고 극단적인 방법을 택하지도 않았다.

 

작가의 이력이 독특하다. 영국 태생인 Phil Earle은 처음부터 작가가 되기로 했던 것은 아니었고 어린이집에서 돌보미로 일해오다가 연극치료사가 되기 위해 수업을 받게 되었고, 그 후 2-3년 관련 일을 하다가 좀더 정적인 일을 하기로 하여 bookseller를 선택, 지금은 어린이책을 쓰고 파는 일을 하며 지내고 있다고 한다.

이 책만 읽어봤지만 이 작가는 재미있게 글을 쓰려는 사람임은 분명해보인다. 찰리를 보호하려는 엄마의 행동의 하나로서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할때 혹시 나무의 뾰족한 가지에 몸의 어디라도 찔릴까봐 집 안에서이지만 고글을 착용해야만 트리 장식을 하도록 허락했다든지, 중국음식배달전문점 이름 정하는 문제라든지, 그리고 무엇보다도 찰리라는 아이의 바탕이 자신감 없고 기죽어 지낼것 같은 상황에서도 꿋꿋하게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지켜나갈 수 있었던 것, 자기의 비밀이 계속하기 꺼림칙하다는 것을 알고 엄마의 비밀 역시 엄마가 더 이상 비밀로서 숨기지 않고 공개할 수 있도록 도와주려는 마음은, 어른들이면 오히려 갖기 힘든 따뜻한 순진함이 아닐까 생각되어 읽는 내내 유쾌하고 따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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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20-03-31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엄마에게 선물해드리고픈 책인데요 나인님, 하지만 저는 평생 그렇게 엄마의 솜뭉치 이불 안에서 살아가도록 운명지워진 존재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어요. 자전거 타고 가다가 교통사고로 죽은 사촌이 있어요. 그래서 저희 4남매는 자전거를 여직 못 타요. 강에서 수영하다가 익사한 사촌도 있는데 그래서 저희 넷은 아직도 수영을 못하구요. 아이쿠 이야기하다보니 부끄러워지네요. 딸로서의 입장, 엄마로서의 입장 지금은 모두 다 아니까 마냥 엄마 탓을 할 수는 없을듯 해요. 제가 오히려 어느 순간 더 솜뭉치 이불 안에서 나오지 말아야지, 바깥 세상은 정말 위험하니까! 하고 안 나온 것도 있는듯 해요. 아침부터 잘 읽었습니다. 저도 읽어봐야겠어요.

hnine 2020-04-05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연님 그런 사연이 있으시군요. 내 경험으로 인해 스스로 내 몸에 두르는 솜뭉치 이불은 어쩔수 없겠지요. 그런데 그게 자식에게까지 확장되어 정말 아이가 하고 싶은 일, 아이의 인생을 바꿀수도 있을 일을 막아서게 되는건 아이에게 또하나의 트라우마를 만들어 주는 결과가 되기도 할것 같아요.
작가는 이런 소재를 어떻게 찾아내었는지, 아무튼 재미있게 읽었어요. 추천!^^
 
The Fault in Our Stars (Hardcover)
Green, John / Penguin Group USA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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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여섯 소녀 헤이즐 그레이스.

열세살때 thyroid cancer와 폐로 전이된 말기암 판정을 받았다 (thyroid with mets in my lungs, p.11)

바로 죽음을 준비해야할 단계였으나 병원에서 임상시험 중이던 신약을 시험 삼아 투약해본게 운좋게 잘 맞은 덕에 죽음의 고비를 기적적으로 넘기고 열여섯살 현재까지 생명을 이어가고 있는 소녀이다. 이후로 산소호흡보조기구를 늘 차고 다녀야하기 때문에 거의 집에만 머물며 책 혹은 컴퓨터 게임만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depression은 암의 side effects 라며 (헤이즐 본인은 depression은 암이 아니라 죽음의 side effects라고 주장하지만) 딸의 우울증과 무기력증을 염려하는 부모님의 권유와 성화로 억지로 암환자 모임에 참석한 날, 거기서 오거스트라는 한 남자 아이를 만나게 된다. 오거스트는 골육종으로 다리 하나를 절단한 상태. 잘 생긴 외모, 특이한 표정, 담배를 피지 않으면서도 담배를 물고 있는 상징적 행동을 즐기는 그에게 마음이 끌리는 헤이즐은 곧 그와 절친이 된다.

열세살에 이미 말기암 판정을 받았기 때문에 지금의 이 삶은 그저 임시적이고 불안할 뿐, 언제 죽음이 찾아올지 모르므로 오늘 이 시간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사는 헤이즐에게 오거스트는 새로운 활력이고 오랜만의 관계 맺음이다. 서로 읽고 있는 책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서로 권해주기도 하면서 친해지던 중 헤이즐이 정말 정말 좋아해서 수십번 읽은 책이 있고 헤이즐에게는 그 책의 작가인 피터 반 휴튼으로부터 꼭 하고 싶은 질문과 듣고 싶은 답이 있음을 알게 된 오거스트는 헤이즐의 소원을 이루게 해주고 싶어서 그 작가가 사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까지 헤이즐과 함께 방문할 계획을 세우게 된다. 비행기 여행은 무리라는 병원 측의 만류가 있었기 때문에 헤이즐의 엄마도 이 여행에 동행하긴 하지만 이해심 많은 엄마 덕에 헤이즐과 오거스트는 암스테르담에서 둘의 시간을 충분히 즐긴다. 정작 작가인 피터 반 휴튼에 대해서는 큰 실망과 절망을 안고 돌아오긴했지만.

결국 예정대로 '그날'이 온다. 그리고 그날은 헤이즐보다 오거스트에게 먼저 온다. 오거스트가 마지막까지 힘들어하다가 의식을 잃은 상태로 세상을 떠나고, 헤이즐은 그 고통에서 헤어나오지를 못한다. 책의 21장 전체 (261-267쪽)가 오거스트가 죽은 후 헤이즐의 심정을 토로한 내용으로 되어 있는데 그 고통의 정도에 대해 헤이즐이 말한 부분을 옮겨 보면 다음과 같다.

 

응급실에 실려가서 맨먼저 받는 질문은 고통의 정도를 숫자 영부터 십의 강도로 표현해보라는 것이다. 그것에 따라 어떤 약을 얼마나 급히 써야할지 결정하기 위해서이다. 나는 아마 이 질문을 수백번 받아왔을 것이다. 한번은 가슴 통증으로 아예 숨을 못 쉴 정도였고 가슴에 불이 붙어 화염이 갈비뼈 속으로 파고 들어가 내 몸을 다 태워버릴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응급실에서 간호사가 고통의 정도에 대해 물었을때 나는 입을 벌려 말 할 수 조차 없어 손가락으로 아홉을 나타냈다.

약이 주어졌고, 나중에 간호사가 와서 혈압을 재며 말하기를, "네가 전투사 (a fighter) 라는 걸 내가 어떻게 알아봤는지 아니? 네가 10 을 9 라고 부르더라 (10이라고 불러야 할 고통을 9라고 부르고 있더라 - 나의 덧붙임)."

사실 그게 아닌데. 나는 9라고 한게 맞다. 10은 아껴두고 있던 것이다.

그런데 바로 지금 그 끔찍한 10 을 겪고 있다. (263쪽)

암으로 인한 고통보다 사람을 잃었을때의 고통이 더 엄청나고 견디기 힘들다는 뜻이다.

오거스트는 pre-funeral 이라는 이름으로 자기가 죽기 전 의식이 살아있을때 미리 자기의 장례식을 하고 싶어했다. 친구들과 가족들이 모인 가운데 미리 장례식 하는 내용은 이 책에서 유명한 대목이다. 암스테르담을 방문했을때 그렇게 무례하고 성의 없이 대하던 알콜중독 작가 피터에게 여덟살때 암으로 죽은 딸이 있었고 그 이후로 거의 제대로 된 일상을 회복하지 못해온 것을 알게 된 헤이즐은 자기 부모도 자기가 죽은 다음에 그렇게 될까봐 걱정한다. 폐인이 되다시피 하여 오거스트 장례식에 참석하겠다고 찾아온 작가 피터에게 지금이라도 새로운 작품을 시작해볼 것을 권하는 헤이즐. 그와 대조적으로 헤이즐의 엄마는 그동안 헤이즐 모르게 헤이즐과 같은 환자를 둔 가정을 위해 일하고 싶어 뒤늦게 사회복지사 공부를 시작했다. 헤이즐 엄마로부터 감명을 받으며 읽기를 마칠 수 있던 것은 나도 부모이기 때문일까.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라는 제목으로 번역본이 나와있고, <안녕 헤이즐>이라는 제목으로 영화화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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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0-03-12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나인님께서 언급하신대로,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라는 번역본으로 읽었었는데 지금 여기서 나인님이 인용하신 구절을 보니 또 눈물이 핑도네요.
잘 읽었습니다, 나인님.

hnine 2020-03-13 08:41   좋아요 0 | URL
작가는 역시 작가구나 새삼 느끼게 해주는 대목이었어요. 어떻게 저렇게 표현할 수 있었는지.
제가 번역은 제대로 해놓았는지 모르겠네요.
열세살에 죽음을 준비하란 선고를 받은 경험을 늘 마음 속에 담고 사는 사람의 심정을 그런 경험 없는 사람이 과연 이해한다고 할 수 있을까요.
저도 마지막 몇 챕터를 읽으면서는 어쩔 수 없이 눈물이 나더라고요.
죽음 앞에 의연한 사람은 없나봐요 나이와 상관없이.

제가 올린 리뷰에 다락방님께서도 읽으셨다는 댓글 달리면 참 기분이 좋아집니다.
 
55 Successful Harvard Law School Application Essays, 2nd Edition: With Analysis by the Staff of the Harvard Crimson (Paperback, 2, Second Edition)
Harvard Crimson / Griffin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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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로스쿨 지원을 위해 쓴 자기 소개 에세이 (Personal statement) 55편과 그에 대한 심사평 모음집이다.

심사를 담당한 사람들은 하버드 대학 일간지인 The Harvard Crimpson의 Staff 들이다.

로스쿨 지원자들이기 때문에 대학은 이미 졸업을 하였거나 졸업을 앞두고 있는 사람들이고, 그래서인지 대학 지원을 목적으로 쓰는 Personal Statement보다 더 다듬어지고 구체적인 내용의 에세이였다.

 

지원자 에세이가 지원자의 이름 아래 약 두 페이지 분량으로 실려있고 바로 이어 한 페이지 정도로 심사관의 분석 평가문이 Analysis 라는 제목으로 뒤따르는 구성이다.

예상은 했었지만 읽는 내내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내가 생각하고 있던 자기 소개서는 없었다. 어떤 글은 한편의 소설 같았고, 어떤 글은 영화의 한 장면 처럼 생생하게 시작하여 진행도 영화같이 흘러갔다. 하지만 어떻게 시작하고 어떻게 진행하든 모든 에세이의 결말은 하나였다. 내가 여기 (하버드 로스쿨)에 지원하고자 하는 이유를 분명히 하고 맺는 것. 또한 시작을 끝과 연결시키는 것.

 

그런데 정작 55편을 차례로 읽어나갈수록 감탄은 지원자의 에세이보다 심사관의 분석글로 더해지기 시작했다. 이렇게 충실하고 정성스런 조언의 글이 있을까. 네 글이 어디가 잘되고 어디가 잘못되었다고, 지적을 위한 지적이 아닌, 그야말로 건설적인 조언이란 이런 것이라고 보여주는 평가글이었다. 이런 에세이에 꼭 필요한 사항들이 무엇인지 상기시키면서 그런 면에서 이점은 아쉬웠고 이점은 너무 지나쳤다라고, 아주 구체적으로 분석해놓았다. 평가문, 심사평이라기보다 글 읽은 소감이라고 해야하나. 그러기엔 촌철살인의 대목이 많기는 하다.

몇가지 기억해둘만한 조언이 담긴 문장들을 옮겨본다.

1. Use your personal statement to say what the rest of your application cannot. (36쪽)

 (너의 자기소개글이 네 지원서의 다른 서류들이 말하지 못하는 것들을 말할 수 있게 이용해라.)

2. For applicants struggling to communicate their reason for applying to Harvard Law School, an anecdote may be the answer. Instead of talking about yourself, let the story speak of you. (45쪽)

(하버드 로스쿨에 지원하는 이유를 전달시키려고 애쓰는 지원자들에게 있어 하나의 일화를 보여주는 것은 그 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때 너에 대해 얘기하려 하지 말고, 그 이야기가 너에 대해 이야기하게 하라.)

3. It can be difficult to portray confidence without coming off as fake. (48쪽)

(가식으로 끝나지 않으면서 자신감을 표현하기란 어려울 수 있다.) - 지원자가 이런 위험을 피해서 잘 썼다고 칭찬하는 대목

4. Without simply presenting a laundry list of accolades. (96쪽)

(자화자찬 목록으로 도배하지 말것이며,)

 

제일 자주 언급되는 조언은 resume (이력서)에 있는 사항들을 굳이 Personal Statement 에 반복할 필요없다는 것이다. 그러는대신, resume에 드러낼 수 없는 것들을 보여주는데 사용하라고 한다.

에세이의 형식이나 구성에 대해서는 매우 관대한 대신 하나의 단어나 문구의 정확도에 대한 지적은 날카로왔다.

예를 들어 한 지원자가 자기가 법학에 끌리는 이유를 쓰면서 It celebrates difference making. 이라고 했기에 나는 멋진 표현이라고 밑줄까지 치고 넘어갔는데 바로 다음에 심사관은 이 부분을 언급하면서 difference making 같은 nebulous concepts (막연한 개념) 은 좀더 분명하게 설명하는 것이 좋았을 것이라고 써놓았다. 어떤 형식, 어떤 내용을 전달하더라도 글의 목적과 읽는 대상을 잊으면 안된다는 일침이다.

 

목적상 내용이 분명하고 잘 다듬어진 글이기 때문에 생각보다 읽기 어렵지 않다.

내가 당장 자기소개서를 쓸 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하버드 로스쿨은 더구나 아니다. 그럼에도 글쓰기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다. 보너스로서, 요즘 자주 쓰는 어휘나 표현도 감을 잡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글쓰기란 논리가 작용해야하는 과정임은 새삼 말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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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0-03-04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자기소개서를 쓴다면 재밌는 에피소드를 넣어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 주겠어요. 에피소드에 제 성격이나 취향, 가치관이 다 나오면 좋겠죠. (2번의 글 - 이때 너에 대해 얘기하려 하지 말고, 그 이야기가 너에 대해 이야기하게 하라.)가
제가 말하는 글에 해당할 것 같네요.

자기 자랑을 하지 말고 오히려 단점을 말해서 솔직함을 어필하고 그 단점을 장점화시키는 것도 중요할 듯해요.
예를 들면, - 저는 성격이 급한 게 단점이라 고치려고 노력합니다만 잘 고쳐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성격이 급해서 제게 맡겨진 일은 마감하기 전날에 미리 제출하는 터라 이럴 땐 단점이 장점이 되기도 합니다. 뭐 이런 식으로요... ㅋ

분석적인 글은 읽기에 매력적인 글이고 좋은 공부가 될 것 같아요.
그런데 가장 효과 좋은 건 자기의 글을 직접 분석 받는 것일 테지요. 자신의 글에서 무엇이 문제이고 무엇이 고칠 점인가를
아는 게 관건이니까요.
자기소개서에 관한 글을 읽으니 그걸 쓰던 옛 시간이 떠오릅니다. 어떻게 써야 좋은지 몰라 헤맸답니다. 아마 지금 쓴다고 해도 또 헤맬 것 같습니다만...



hnine 2020-03-05 10:19   좋아요 1 | URL
이 책에서 에피소드는 거의 다 들어가더라고요. 에피소드 외에 과거 자기의 경력의 한 부분을 말하고 그 경력과 연결지어 로스쿨 진학의 필요성을 강력하게 제시하기도 하고요. 그런 경우엔 에디터들이 꼭 집고 넘어가요. 전형적인 에피소드나 이력서만 봐도 충분한 경력에 대해 중언부언 하느라고 아까운 지면 소비하지 말라고요.
미국의 대학 지원서처럼 로스쿨의 경우에도 내가 그 학교에 들어가야 하는 이유만으로 충분하지 않고 좀 좋은 학교들은 내가 그 학교를 들어가면 이런 식으로 그 학교를 빛낼 수 있는 역량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를 원하지요. 그러니 날 꼭 뽑아달라, 그런 주장을 할 줄 아는 사람을 원하니까요 ^^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며 놀란 것은 사람마다 인용한 에피소드가 어쩌면 그렇게 다양한지 55편을 읽으면서 지루한 글 거의 없고, 이 사람에게는 정말 로스쿨 진학이 절실하겠구나 하는 것을 읽는 사람 마음까지 전달시키게 쓰는 능력이 대단했어요.
읽으면서 저도 잠깐 생각 안해볼수 없었어요. 제가 만약 지금 자기 소개서를 쓴다면 어떤 식으로 쓸까. 그런데 판에 박힌 내용밖에 떠오르지 않더라고요. 읽는 사람 지루할게 뻔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