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용한 외국어 학습 앱은 Duolingo (https://www.duolingo.com/learn)
미국 카네기멜론 대학교의 컴퓨터과학과 교수가 그의 박사과정 제자와 함께 개발한 언어 학습 앱이다.
나는 2021년 6월 스페인어로 시작하여 한 우물 파는 끈기가 없어 이것 저것 기웃대보며 지금까지 이용중이다.
스페인어
이전에 배운 경험 전혀 없고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
어느 정도 수준까지는 손에 연필 한번 안 쥐고도 진도가 나갈 수 있을 만큼, 따라가는데 큰 무리 없었다.
이 앱의 특징은 읽기, 쓰기 보다는 말하기 우선이라는 점이다.
여러 번 반복해서 따라 읽고 다시 복습시키고 점수에 바로 반영이 되기 때문에 지루할 틈이 없다.
단계가 조금 올라가고 나름대로 문장을 만들어야 하는 단계에 이르면 자연스럽게 나만의 정리 노트를 만들게 되는데, 처음부터 인칭대명사, 단수, 복수 외우고 시작하는 것 보다 훨씬 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자연스럽게 언어에 스며들수 있고, 일단 친해진 후 필요에 따라 문법을 익히는 순서가 언어에 대한 진입장벽도 낮추고 말이다.
그렇게 만든 정리 노트가 작은 수첩 하나를 꽉 채웠을 때 쯤엔 실제로 스페인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여행에서 도움이 많이 되었다. 나와 같이 시작한 남편은 여행지에서 현지 사람으로부터 칭찬을 받기도.
참고로 스페인어는 스페인식과 멕시코식이 약간씩 다른 경우가 있는데 이 앱에서는 주로 멕시코식으로 가르친다.
이탈리아어
다음 여행지는 이탈리아라고 혼자 점찍고 이탈리아어를 시작해보았다.
이탈리아어도 이전에 배운 경험 없고 백지 상태에서 시작.
그런데 스페인어 공부할때보다 어려웠다.
이탈리아어가 스페인어와 비슷하고 별로 어렵지 않다고 누가 그랬냐고요!
비슷한 단어도 있긴 하지만 하나도 안 쉬웠다. 일단 발음. 그리고 억양.
생각해보니 스페인어는 알게 모르게 우리 일상에서 쓰이는 단어들이 많고 외국 지명에도 스페인어에서 유래한 것들이 많아서 진입장벽이 높지 않았던 것 같다.
이탈리아어는 단어도, 억양도, 흉내내기가 쉽지 않았다. 내가 발음하고선 왜 내가 웃긴지.
일찌감치 쉬운 교재도 하나 사서 함께 진행해보다가 현재 잠시 접어두고 있는 중
일본어
일본어 역시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
도대체 알파벳 아닌 문자로 되어 있는 언어를 이 앱에서 어떻게 가르칠까 궁금해서 시작해보았다.
알파벳을 사용하는 스페인어와 이탈리아어의 경우 쓸 줄 몰라도 일단 말할 수 있게 가르치는 것이 가능했던 것에 반해 일본어는 쓰기, 읽기, 말하기를 동시에 가르친다. 즉, 히라가나와 가타카나를 외우면서 진도가 나가게 되어있다는 뜻.
모니터 상에 한 획씩 따라 쓰도록 가르친다. 그렇게 학습한 글자 수가 점점 늘어가다보면 결국 히라가나와 가타카나를 다 외워야 하는 단계가 온다. 이때부턴 '하루에 15분씩' 이라는 Duolingo의 모토가 통하지 않게 되고 연필과 연습장이 필요하다.
거기까진 그래도 괜찮은데, 일본어 단어나 문장이 나올때마다 읽기를 도와준답시고 그 위에 영어 알파벳으로 발음이 표시되어 나오는 것이다. 그러니 나는 일본어 단어가 나오면 영어로 달아놓은 발음이 먼저 눈에 들어오고, 기껏 외운 히라가나와 가타카나를 떠올려 떠듬떠듬이라도 읽어볼 기회를 놓치고 나도 모르게 영어 발음기호 보고 읽고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스텝이 좀 올라가고 나니 갑자기 문장이 길어지고 시제가 복잡해지기 시작. 난이도가 서서히가 아니라 갑자기 높아지는 단계가 왔다. 또 장벽에 봉착. 그래서 일본어도 여기서 중단.
앞으로도 일본어만은 이 앱이 아닌 다른 방법을 이용할 것 같다.
독일어
내가 시도해본 외국어중 유일하게 백지 상태가 아니라 이전에 배운 경험이 있는 상태에서 시작한 독일어.
고등학교때 제2외국어로 독일어를 배웠었다. 고등학교때 배울 때도 별로 잘 못했고 기억나는 것도 없어 기대를 안했는데, 오래 전이라도 배운 경험이 있다는게 큰 차이를 보였다.
남성, 여성, 격의 변화 등이 생소하지 않다. 제일 어려운 것은 발음. 특히 R 발음.
변화, 생략, 예외 많지 않고 딱딱 들어맞는다고나 할까? 지금 현재 section 3까지 발음 제외하면 아직은 장벽 없이 잘 배우고 있다.
이상은 내가 직접 경험해본 것이고, 옆에서 영어, 수학, 음악도 하는 것을 구경은 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