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사는 엄마
서형숙 지음 / 리즈앤북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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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엄마학교>를 읽고서 저자의 다른 책 <거꾸로 사는 엄마>도 꼭 읽고 싶어졌다. 거꾸로 산다는 의미는 요즘 사람들이 사는 방식과는 다르게 산다는 의미. 도시 한복판에 살면서 도시와 농촌이 하나가 되는 세상을 꿈꾸는 한살림 공동체 활동을 시작한지 20년. 자연 그대로 살아가고자 하는 마음은 단지 한살림 활동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저자의 사고 방식의 바탕이라고도 할수 있어, 자식을 키우는 일에도 일맥상통하게 적용됨을 알수 있었다. 그동안 무심히 지나쳐 오던 환경 문제가 그저 예전에 떠들어 대던 자연보호의 차원이 아님을, 바로 우리의, 우리 아이의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임을 알게되니 더 절실해짐 역시 내 피부에 와닿아야 생각이 바뀌는 나의 어쩔수 없는 속물스러움과 이기심일까. 부끄러워진다.

편리함 넘어의 한 가지를 더 생각할 수 있는 지혜. 이전의 <엄마학교>에서보다 이 책에서 더욱 강조되어 있었다. 또한 아이들 하고 싶은 대로 두었다는 저자의 말에 정말 그렇게 아이들을 내버려두어도 잘 크느냐고 묻자, '내버려둔적은 없다, 하고 싶은대로 두었을 뿐'이라고 대답했다는 글을 보고, 아이들에게 주어지는 자유의 뒤에는 그보다 더 큰 사랑과 믿음과, 꼭 지켜야할 약속, 규칙이 있어야 함을 전해듣는다.

마지막으로, 자신이 지금 사는 방식이 남들이 보기엔 거꾸로 사는 것 처럼 보일지라도, 자기의 생각과 소신대로 살고 그대로 아이들을 키워낼 수 있는 것, 자신이 시간과 공을들여 한 생각보다는, 남의 말에 흔들리고 남의 눈이 더 큰 판단의 잣대가 되는 요즘의 풍조를 생각할 때 어쨋든 존경스럽지 않을 수 없다.

다 읽고나서도 책장을 금방 덮을 수 없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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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3-16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자신에 대해서 좀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거중 하나는 "팔랑귀" 가 아니라는 점이죠 잘 읽었습니다 :)

hnine 2007-03-16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랑스럽게 생각하셔야 해요. 나이를 먹어도 자신의 의지대로 생각하고 움직이는 사람, 흔치 않거든요.
 
책 읽어주는 여자 - 외국문학 5
레몽 장 지음, 김화영 옮김 / 세계사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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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언제였는지도 가물가물하지만, 독특한 분위기의 영화를 TV 주말의 영화 시간에 보고 있었다. 남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이 직업이 될수 있다는 것도 새롭다 못해 신비스럽고  몽환적이었을뿐 아니라, 음악, 바로 음악때문에 더욱 빠져들었던 영화. 베토벤의 <폭풍> 3악장이 영화 전반에 걸쳐 되풀이되는 것도 못견딜 정도로 좋았는데, 삽입된 다른 곡들도 듣다 보니 베토벤 곡 일색이었던것. 그런 기억을 되살려 읽은 책 <책 읽어주는 여자>이다. 어렵게 쓰여지지도 않았고 복잡한 설정의 스토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읽으면서 얼마나 여러가지 상상을 해가며 읽었는지 모른다. 우선 책 읽어주는 여자라는 제목으로 소설 한 편이 만들어진 배경,  작가의 의도가 궁금했으며, 주인공이 책을 읽어주기 위해 만나는 인물들을 통해 전달되는 느낌이 과연 작가가 의도했던 바 일까 궁금했다. 몸은 불편하나 정신은 바늘끝 처럼 예리한 소년 에릭, 아직도 혁명을 꿈꾸며 사는 노년의 장군 부인을 등장시켜 작가는 무엇이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그럴줄 알았어 이런 사람 하나쯤 나올만도 하지 미셀 도트랑, 8살이 아닌 8살 여자아이 클로렝드, 주인공 마리가 하는 일에 어떠한 반대도 하지 않는 동시에 관심도 없어보이는 남편 필립. 마지막에 세 남자가 합동으로 마련한 그 설정은 또 어떻고. 아, 이렇게 매력있을 수가 있을까. 내 머리속에 무엇이 들어있고 내 심리상태가 어떻노라고 구구절절히 설명하는 것과 또 한 차원 다르지 않은가. 끝까지 읽는 독자로 하여금  많은 부분을 맡겨 놓고 마무리 짓는 작가의 방식이 좋다. 도취성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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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 낮은 집 마음이 자라는 나무 1
임정진 지음 / 푸른숲주니어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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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아파트가 일반적인 주거형태로 자리 잡기 전, 우리네 집들은 대부분 단층, 즉 지붕이 낮은 집들이었다. 임정진의 ‘지붕 낮은 집’은 초등학교 고학년에서 중학교시기에 이르러 저자의 추억을 살려 엮은 옴니버스 식 소설. 서울 변두리, 부유하진 않지만 부모님과 두 여동생을 거느린 맞딸인 화자가 동네의 주변 인물들을 묘사해 가는데, 강한 사람보다 약하고 못 가진 사람의 편에 서고 싶어 하는 그녀의 소박하고 착한 심성이 글 전체에서 잘 드러난다. 나보다 조금 연배이긴 하나 저자가 그린 어린 시절은 곧 나의 어린 시절 모습이었다. 이렇게 어릴 때의 기억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신기하기 짝이 없다. 큰 양은 주전자가 놓여있는 마루의 연탄 난로, 그 주위에는 철사로 된 안전망, 거기에 걸려 있던 양말이나 수건 같은 작은 빨래, 연통에는 크레파스로 무언가를 그렸던게 녹아 달라붙은 얼룩이 있고...바로 나의 어릴 때 살던 집의 마루를 묘사한 것 같으니, 그때 우리의 살던 모습은 이리도 다 비슷했었단 말인가.


작가의 에필로그 중의 한 구절 ‘열서너 살 때 생각으로 치자면 더 이상 아무것도 두렵지 않을 나이가 되었으되, 다시 아이가 되고 싶어졌고 여전히 두려운 것이 많은 사람이다...’ 라는 말조차 이토록 공감이 갈수가 있단 말인가. 특별한 사건이 그럴듯한 스토리를 만들어내지 않아도 그냥 그대로 편안하게 읽을 수 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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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장마비처럼 비가 하루 종일 지리하게 내린다.

점심 먹고 들어와 아이와 남편은 낮잠을 자고 있고, 나는 새벽부터 밤까지 하루 종일 집을 비워야 하는 내일을 위해 책상과 부엌을 왔다 갔다 하며 이것 저것 준비를 하고 있는 중. 책상위에는 책과 자료들이 펼쳐져 있고 부엌에서는 지금 브로컬리가 데쳐지고 있다.

내가 일주일중 단 하루 일을 하기 위해, 아이 유치원에서 돌아올 시간에 맞춰 멀리서 엄마께서 우리 집에 내려오셔야 하고, 엄마께 아이 외에 다른 일의 부담은 드리지 않게 하기 위해 오전에는 도우미까지 불렀다. 그러고보니 처음 오시는 도우미 아주머니께 부탁드릴 편지도 써놓아야 하는구나.

자신의 손으로 아이 키우며 일하는 여자에게 '산뜻하고 쿨한' 생활이란 없다.

이런 날씨와 이런 분위기를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뭐, 이런 날도 있으려니.

스캇펙의 '거짓의 사람들'을 읽고 있는데, 책장을 넘길 때마다 겁이 난다. 읽어 본 사람들은 알리라 왜 겁이 나는지.

 

 

 

 

 



 

 

 

 

 

 

 

 

---저런 포즈는 또 어디서 배웠담...어제 찎은 사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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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녀 2007-03-05 0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모나... 미남이시로군요 ^^
제가 기억하고 있는 사진에서 훌쩍 자랐네요?

진주 2007-03-05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루하셨어요?
저는 겨울가뭄이 극심해서 걱정하고 있던 차라 비오는 게 그저 반갑고 고맙던데..
여긴 보슬보슬, 아주 약하게 하루종일 왔어요.
꽤 운치 있었답니다. 저는 꽃 찍으러 쏘댕겼죠. 우산들고 ㅎㅎ
아들내미 잘 생겼군요!

hnine 2007-03-05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랑녀님, 저 표정은 제가 봐도 어색하요. 제 딴에 폼 잰다고 하고 서있는 것이거든요.
진주님, 오늘은 약한 눈발까지 내리네요. 구두 신고 돌아댕기느라 발이 아프네요. 진주님 꽃 사진(명자나무) 잘 봤어요. 너무 황홀하던데요. 처음 보는 꽃,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었어요.

비로그인 2007-03-07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동문입니다 :)

처음으로 정식 인사드리고 가요
서재에 남겨주신 관심 감사드립니다 ^^

hnine 2007-03-07 2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체셔고양2님, 반갑습니다. 동문이시라니 더욱~ ^ ^

씩씩하니 2007-03-12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아드님이.참 탐나는걸요? 히....제가 딸만 둘이라,,가끔 멋진 녀석들 보면,,,,침을 좀 심하게 흘려요,,,ㅎㅎㅎ
그나저나,,님...4일 이후..님의 행적이 보이지 않으니...에이....팬들을 생각해서라도 이러심 안되시잖아요,,,
제발,,제발,,님 얼굴 좀 보여주세요~~~
오늘은,정말 봄 날씨처럼 따뜻해서...모처럼 몸도 마음도 따땃하게 이완시켜봅니다..
님 오늘 하루 내내 행복하세요~~

씩씩하니 2007-03-14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잽싸게 달려왔는대..님 안계시네요.모?
에이..실망~

비자림 2007-03-16 2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지내시죠? 다린이 의젓하네요. 지학이는 방금 공기돌 손등 위에 올라가는 것 성공했다고 그 상태 그대로 제게 와서 보여 주네요. 꺾기했다나 어쨌다나^^

hnine 2007-03-16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비자림님, 반가와요. 꺾기 성공했으면 이제 공기놀이를 제대로 할수 있겠는걸요?
 

서울에 볼일이 있어 새벽 일찍 남편이 일어나는 소리에 함께 일어난 다린이. 당연히 엄마도 일어나라고 나까지 깨운다. 새벽 5시. 평소엔 이 시간에도 종종 일어나건만 오늘따라 단잠을 자고 있던 터라 눈을 쉽게 못뜨자, "아빠, 어서 엄마 커피 좀 타다 줘요."라고 주문까지 해준다.

남편은 아직 어둑어둑한 현관문을 나서고 그때부터 나는 다린이와 종이접기, 책 읽기, 공룡에 대한 얘기 재미있는 척 하며 들어주기 등등...그러고 나니 아침까지 다 먹고 난 시각이 겨우 9시. 나가서 씽씽카 타고 줄넘기 가르쳐 주고, 11시에 충남대 정심화문화회관에서 하는 이미 한물간 영화 '박물관은 살아있다'를 보러 갔다.  오며 가며 버스를 오래 기다렸는데도 짜증 안 내고, 집에 오는 길엔 좋아하는 우동집을 발견하더니 사달라고 한다. 워낙 밖에서 음식을 잘 안사주는 엄마 눈치를 보느라 그까짓 우동 먹고 싶다는 얘기를 얼마나 조심스럽게 하던지. 문득 안된 생각이 들어서 사주었다. 집에 오는 버스 속에서 잠이 든 것을 간신히 깨워 집으로 데려오고 나니 잠이 다 깨었단다. 저녁 먹을 무렵 남편이 들어 오고, 저녁을 차려주자 먹으면서 졸고 있다. 그러면서도 안 잘거라고 바득바득 우기다가 식사를 마치고 남편이 같이 마루에 누워 책 보는 다린이를 끼고 있자니 금방 잠이 들었다. 아이를 내 무릎에 옮겨 눕히고 남편이 아이 손톱을 깎아 주는 동안 이런 저런 얘기 (물론 아이에 관한 얘기. 우리는 아이 얘기 아니면 할 얘기가 별로 없는 부부이다.). 방으로 아이를 데려다 눕히고 남편은 일터에 다녀오겠다며 집을 나선다. 저녁 설겆이 하고 빨래 하고, 나도 책상에 앉았다.

아이가 잘 자고 있나 방에 한번 들어가 봐야겠다. 



 

 

 

 

 

 

-- 종이로 체리를 접어 주었더니 귀에 걸고 귀거리 흉내를 내고 있다. (이젠 내복 그만 입혀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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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설 2007-03-03 2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린이 왠지 낯이 익어요.. 우리 아이도 집에선 늘 내복패션입니다. 다른 대체할만한 옷이 떠오르질 않아요. 편하고 좋지요 뭘^^

hnine 2007-03-04 0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신가요? 낯이 익다는 말을 들으면 저도 좋던데...저도 그런말 많이 듣거든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