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에서는 '만약 내가 이 집을 나선다면 수갑을 차게 될 것이다' 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시체 발견에 대한 이야기. 어라, 이 여자가 수갑 찰 일을 한 것인가, 그리고 시체는 무엇인가, 라고 생각하노라면 이제 1장이 시작된다.


1장에서 밀리는 가사도우미 면접을 본다. 그녀는 현재 자신의 차car 안에서 생활하고 있으므로 입주 도우미라는 이 일자리가 너무나 절실하다. 두 발 뻗고 잠들고 싶고 샤워도 원대로 하고 싶다. 만약 가사도우미를 구하고자 하는 니나가 밀리에 대한 신상조사를 아주 자세히 한다면 밀리는 일자리를 얻지 못할 확률이 크다. 그녀에겐 전과가 있으니까. 


니나는 만약 밀리가 이곳에서 일하게 된다면 머물 방을 보여준다. 일단 보여주는 손님방은 너무나 훌륭하지만, 그러나 밀리가 여기서 머무는 건 아니라고 한다. 흐음. 그래 이 훌륭한 방은 손님을 위한 곳이겠지. 그리고 그녀에게 보여주는 방은 청소도구함만한 아주 작은 방이다. 니나는 이 방이 작아서 유감이지만, 그러나 너의 프라이버시는 지킬 수 있는 곳이라고 말한다. 자, 보자.


This room is modest, but that's fine with me. -p.9


이 방은 대단하지 않지만, 그러나 나에게 좋다.

(번역서에는 '허름했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감지덕지다' 라고 표현되어 있다.)


라고 밀리는 생각한다. 왜냐하면 밀리니까. 밀리는 그간 어떤 삶을 살았냐면, 차 안에서만 살았으니까. 


The fact that this room is kind of crappy means maybe her standards are low enough that I have a teeny, tiny chance. -p.9

방이 형편없다는 사실은 그만큼 니나의 기준치가 낮다는 말이고, 그 덕에 어쩌면 나에게 기회가 올 지도 모른다는 뜻이다 -전자책 중에서


이 방이 형편없는만큼 밀리는 자신이 고용될 확률이 높아질 거라 생각하지만, 그런데 이 방은 뭔가 이상하긴 하다. 이 방에 있는 유일한 창문은 뒷문으로 나있고 게다가 겨우 손바닥만한 사이즈이다. 만약 무슨 일이 생긴다면 자신이 도와달라고 아무리 소리를 질러도 아무도 들을 수도 볼 수도 없을 것 같은거다. 이런 불안감이 들지만, 그러나 그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방이라도 얻을 수 있다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생각한다. 왜냐하면, 자신은 그동안 차 안에서만 지냈으니까.


With my own bathroom and an actual bed where I could straighten my legs out all the way. That tiny cot looks so good compared to my car, I could cry. -p.10

내 방에, 그 것도 두 다리를 뻗고 누울 수 있는 침대라니. 작은 침대지만 차에 비하면 더할 나위 없어 보였다. -전자책 중에서



밀리는 자신이 이 집에 고용됐다는 소식을 듣기를 바란다. 이 집에서 일하고 싶다. 이 방, 이 작은 방에서 자고 싶다. 그전에 면접을 보았던 햄버거 집에서는 그녀에게 고용되지 않음을 알렸다. 아마 범죄이력을 조회했다면 그녀를 고용할 수 없었으리라. 그리고 그녀의 바람대로 니나로부터 연락이 온다. 그녀를 하우스메이드로 고용하기로 했다는 거다. 그녀는 당장 니나의 집으로 간다. 며칠간 이 소식을 기다리면서 불편한 잠을 또 자고 있었으니까. 



Maybe she feels guilty about the fact that their ginormous guest room is lying empty while I am living in a room slightly lager than a broom closet. But that's fine. Anything larger than the backseat of my car is like a palace. I can't wait to sleep here tonight. I'm obscenely grateful.

"It's perfect," I say honestly. -p.24

넓은 게스트 룸이 비어있는데도 고작 청소함보다 살짝 큰 방을 내줘서 미안한 마음이 든 건지는 몰라도 나는 상관없었다. 닛산의 뒷자석보다 조금 더 클지언정 이곳은 내게 궁궐과도 같았다. 빨리 밤이 돼서 두 다리를 쭉 뻗고 자고 싶었다. 모든게 그저 고마울 따름이었다.

"완벽해요." 솔직한 심정이었다. -전자책 중에서



이 침실은 안에서 잠글 수 없고 밖에서만 잠그게 되어있다. 그런데도 그녀는 이 방에 만족한다. 나쁜 의도만 먹는다면 바깥에서 나를 가둘 수 있는데도 그녀는 괜찮다고 한다. 왜냐하면, 그런 일이 일어날 리가 없잖아? 그녀는 자신의 마음에 드는 불안한 생각과 두려움을 애써 몰아내며 이곳이 자꾸만 괜찮다고, 완벽하다고 말한다. 왜? 그녀가 이곳을 거부하면 다시 차 백시트로 돌아가야 하니까. 차 백시트에서 사는 삶은 고통스럽다. 친구들을 불러 만날 수도 없는 건 문제가 아니다. 샤워시설이 있는 휴게소를 가야만 샤워가 가능하다는 것, 식사는 주로 샌드위치로 먹어야 한다는 것, 무엇보다 두 다리를 뻗고 잠들 수 없다는 것. 이런 생활에서 드디어 벗어나는게 가능해지는 것이다. 


만약 나였다면, 혹은 다른 사람이었다면, 이 손바닥만한 창문을 가진 방 바깥에서만 문을 잠글 수 있는 방, 아기침대만한 침대가 있는 방, 갇힐 확률이 보이는 방, 청소함보다 조금 더 큰 방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 어휴 아무리 그래도 여긴 아니지, 라면서 돌아섰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밀리가 아니고 밀리는 내가 아니다. 나에겐 과거의 밀리의 삶이 없고, 그러니 앞으로 당면한 선택 역시 그 의미가 밀리와 다르다.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신세경은 가정집의 옷방에서 묵으며 가사도우미 일을 한다. 가족들 누구라도 벌컥벌컥 문을 열 수 있는 사생활이 보장되지 않은 방이지만, 지방에서 올라와 갈 곳도 없고 배운 것도 없고 돈도 없는 그녀에겐 이 일이 그리고 이 공간이 절실하다. 그녀에게 우선한 과제는 프라이버시 확보가 아니다. 당장 잘 곳이다. 게다가 어린 동생과 함께였으니까. 그녀의 조건은 다른 사람들의 조건과 다르다. 그녀의 환경은 다른 사람의 환경과 달랐다. 그런 상황에서 '나라면 하지 않았을 선택'을 그 사람이 한다고 해서 어떻게 혀를 찰 수 있을까. 


그러나 밀리의 걱정과 불안은 근거 없는게 아니었다.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의 복선이다. 그럴 리 없잖아, 라고 생각하지만, 그러나 밖에서만 잠기는 방이라니. 가진 것도 없고 그래서 바라는 것조차 작았던 사람에게 위험은 너무 쉽게 찾아온다. 범죄에 대한 유혹도 찾아와서 악인이 되는 경우도 빈곤한 자에게 더 높은 확률로 찾아들듯이, 범죄의 피해자가 되는 확률도 빈곤한 자에게 더 높은 확률로 찾아든다. 만약 내가 밀리의 친구였다면 '그런 곳에 가지마' 라고 하겠지만, 그런데 내가 과연 무슨 권리로 그렇게 말한단 말인가. 그녀에게 더 나은 것을 내가 뭐라고 권할 수 있겠는가. 내가 대안을 주지 않는다면 과연 무엇을 하지 말라고 또는 무엇을 하라고 어떻게 말하겠는가. 전과가 있어서 취업 자체가 어려우며 차 안에서만 지내는 생활을 한 사람에게 '그래도 거긴 아니야'라는 말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밀리야, 그곳에 가지마, 라고 생각이 들지만, 그러나 이 책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는 더 지켜볼 일이다.

지난주에 5장까지 다 읽었다. 이제 13장까지 읽어보겠다.


그 다음주는 20장, 111 페이지까지 읽어봅시다!


그런데 이거 분량대로 읽는 사람 나밖에 없는 것 같다. 다들 재미있어서 훅훅 넘기고 있을듯. ㅋㅋㅋ 저는 실력이 미천한 관계로 천천히 가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뽜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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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5-06-09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헷 저 22장까지 읽었습니다. 밀리의 상황이 너무 답답하고 니나의 행동이 가스라이팅처럼 느껴져서 힘든데, 계속 궁금해지는 전개네요. 핫가이가 둘이나 있지만 이래저래.. 안타깝다 밀리.. 물론 반전이 있을 거라 생각해서 밀리든 핫가이든 믿지 않으며 읽고 있습니다 ㅋ 다락방님이 번역서와 비교 올려주시니 좋아요!

다락방 2025-06-09 15:32   좋아요 1 | URL
이거 되게 비슷한 전개의 스릴러 소설이 있거든요. 저는 그 결말이 찜찜해서 너무 싫어하는데, 그래서 이 책 읽으면서 중간까지, 흐음, 그 책이랑 똑같잖아, 하고 읽었단 말이지요 그런데 완전히 다른 이야기로 전개 되더라고요. 그래서 하우스 메이드가 좋았습니다.
이거 다들 제가 정한 분량보다 더 읽고 계시는 것 같아요. 그런데 자기 속도로 빨리 읽을 수 있다면 그게 최상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좀 느려가지고 ㅋㅋ 그리고 번역서 없으면 안되능..
제가 번역서랑 비교해가며 수시로 페이퍼 쓰도록 하겠습니다!
재미있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 다음에 로맨스 같이 읽고 싶은데 여러분 모두가 다 닭살이라고 하실 것 같아 걱정이 큽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5-06-10 22:08   좋아요 0 | URL
저도 로맨스 좋아한다니까요? ㅋㅋㅋ

햇살과함께 2025-06-09 1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거 도서관에 있길래 빌려와서 어제 프롤로그 2페이지 읽었는데 아직 읽을까 말까 고민 중입니다.
다락방님이 이렇게 수시로 번역 페이퍼 써주시면 늦게 따라가 볼까요? ㅋㅋㅋ

다락방 2025-06-09 19:43   좋아요 1 | URL
오오 햇살과함께 님 고고씽. 따라오십쇼!! 빵빵!!

햇살과함께 2025-06-10 21:52   좋아요 0 | URL
네 읽어볼게요!!

단발머리 2025-06-09 20: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번역이랑 같이 비교해 주시니 찬찬히 다시 읽게 되어 좋아요.
저는 책표지가 ㅋㅋㅋㅋㅋ 죄송합니다. 책표지가 너무 마음에 드는 거에요. 카페 가서 사진 한 장 찍고 싶은데 계속 바빴네요.
저는 저자의 다른 책도 샀습니다. 그 이야기는 페이퍼에서 (언제쯤이려나 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아자아자 가자!

다락방 2025-06-11 13:40   좋아요 1 | URL
오오 책 표지가 마음에 드신다고요? 이거 원서 보니까 하우스메이드 시리즈가 3권까지 나온 것 같더라고요. 다 비슷한 표지인데 색깔만 다른것 같았어요. 어서 저자의 다른 책 이야기 올려주세요, 어서요!!

독서괭 2025-06-10 2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끄아악 방금 파트1 끝냈어요. 설마설마 하며 읽는데 역시나 뙇!! 으아아아악 어뜩해요!!!

다락방 2025-06-11 13:39   좋아요 1 | URL
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 뭐지, 핑거스미스 읽어 보셨어요? 핑거스미스 1부 끝낼 때 제가

우엇!!!!!!!!!!!!!!!!!!!!!!!

막 이랬거든요? ㅋㅋ 독서괭 님 댓글 보니까 그 때 생각이 나네요. 자, 독서괭 님, 그 다음을 읽어보시죠!! ㅋㅋㅋ 멈출 수 없죠? ㅋㅋ 저는 번역본은 멈추지 못했는데 원서는 계속 멈추고 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5-06-11 13:44   좋아요 0 | URL
핑거스미스 ㅋㅋㅋ 저 읽었습니다. 맞아요, 저도 으악 했었어요 ㅋㅋㅋ
원서를 이렇게 조금만더 조금만더 하며 읽게 되다니, 훌륭한 책 선정이었습니다 👍👍👍
 















[율리시스 1] 은 치앙마이 가는 비행기 안에서 다 읽었다. 과연 읽었다고 말해도 될지... 도대체 제임스 조이스는 왜 이런 책을 썼는지 나는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 율리시스를 연구하는 학자들이 있는만큼 이게 뭔가 어마어마한 소설인것 같은데 나는 잘 모르겠네.. 휴.. 힘겹게 1권을 읽어내고 오늘 2권을 펼쳤는데, 고작 8페이지에서 이런 문장을 본다.



보편적으로 지혜를 타고난 사람들이 아주 유익한 연구대상으로 삼는 어떤 일에서건 통찰력이 저평가되는 사람은 원리에 가장 밝고 따라서 분명히 존경받아 마땅한 고매한 심성이라는 장식품을 갖춘 이들이 끊임없이 이구동성으로 주장하는 바를 알지 못하거니와, 그 주장이란 여타의 사정이 같다고 전제할 때 한 국가의 번성을 효과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외적인 화려함이 아니라 종족의 증식적인 존속에 대한 간절한 소망을 찬미하는 경지가 얼마나 높은 수준에 이르렀는가 하는 것으로서, 이 현상이 악의 근원을 보이지 않은 채 다행히 뚜렷하게 드러난다면 이는 막강한 국가의 선행이 건전하다는 확실한 징후를 이룬다는 것이로다. -2권, p.8



율리시스는 언어의 실험적 소설이라고 하는데, 하아- 나는 그 실험 모르겠다. 저 문장 재차 읽어보지만 어느 순간 집중력이 흐트러진다. 이게 어떻게 한 문장이란 말입니까. 어떤 번역 소설들을 읽다가 '아, 이건 원문에선 어떨까' 궁금해져서 읽고 싶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위 문장은 보자마자 율리시스 원서는 읽을 수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 문장 접하자마자 책을 집어던질 것 같다. 오, 신이시여.. 아니, 제임스 조이스여. 왜죠?



그리고 51페이지.




나는 '하갈'에 대한 저 각주에서 고개를 갸웃한다. 내가 알기로는 아브라함의 아내 사라가 임신을 하지 못해 아브라함에게 하녀 하갈과 잠자리를 갖게 권유했고 그렇게 하갈이 임신을 하게 되는데, 그 후에 사라가 임신을 하게 되자 아브라함의 아이를 가진 하갈을 내쫓는것이었다. 그렇게 쫓겨난 하갈은 방황하고 힘들어하다가 하느님의 계시를 받고 사막 어느 곳에 정착한다, 정도의 내용이었는데 하갈이 '임신 후 오만해져서' 쫓겨난다고? 흐음.


내가 모르는 다른 해석이 있는건가? 그러니까 나는 기독교도 아니고 성경을 파고들어 연구한 사람도 아니고 고작 성경책을 한 번 읽어봤으니 내가 알면 뭘 얼마나 알겠는가. 그러니까 어느 종파에서는, 종파라고 해야하나 어느 신학자들 사이에서는 하갈이 오만해져서 쫓겨난 걸로 해석이 되기도 하는거야? 나는 모르겠다. 그래서 챗지피티 한테 물어보았다.



챗지피티에서도 하갈이 오만해서 쫓겨났다고는 안하는데, 이게 무슨 새로운 연구 결과 이런건가? 하갈이 오만해서 쫓겨났다고? 나는 이 주석이 좀 불쾌했는데, 그건 어쩌면 하갈의 입장에서 얘기한 '이승우'의 [사랑이 한 일]을 읽어서인지도 모르겠다.
















이승우가 접근한 관점에서도 하갈은 오만해져서 쫓겨난게 아니었다. 오히려 챗지피티가 말한 것처럼 '억압받는 존재'의 입장으로 접근했단 말이다. 그런데 오만해져서 쫓겨났다니..  흐음.



하여간 2권의 100페이지 까지 읽었다. 아 힘들다.. 도대체 무슨 말이지도 모르겠고, 왜 바닷가에서 자위행위 했던 블룸이 산부인과에 와있었던건지 이 흐름을 따라갈 수가 없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이렇게 잘 모르겠는데 이 책을 읽는 데에는 어떤 의미가 있는걸까. 의미가 있기는 있는걸까?


여하튼 끝까지 보기는 하겠다. 아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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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자 2025-06-09 0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닷가에서 자위를 하고 산부인과에 간다구요….? (상상도 못한 전개) 2권의 100페이지까지 읽으신 거 정말 대단 존경..거의 뭐 독서차력쇼

다락방 2025-06-09 15:33   좋아요 1 | URL
이거 뭐 어떻게 내용을 따라가지를 못하겠어요. 왜 갑자기 바닷가에 간건지.. 정신차려보니 왜 또 병원에 와있는지, 아니 그런데 병원 밑에서 왜 다들 술을 마시는지, 제가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1도 없어요. 정말이지 독서차력쇼 하고 있습니다. 이거 다 읽고나면 제 독서력이 성큼 성장해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과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5-06-09 06: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고생이 많으십니다 다락방님……..

다락방 2025-06-09 15:34   좋아요 2 | URL
네, 제가 증맬루 고생이 많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관찰자 2025-06-09 09: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율리시스는.... 저도 집에 있기는 한데..... 영... 못 읽겠군요.ㅠㅠ

근데,
다락방님은 정녕 여지껏 읽은 책들의 내용이 머리 속에 다 있으신건가요??
가령,
이번 ‘하갈‘의 이야기가 이승우 님의 <사랑이 한 일>안에서 언급 됐었다는 것을 대체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 건가요. 그많은 이야기 중에요.ㅠㅠ
(심지어 저도 <사랑이 한 일>을 읽었는데 기억 안남;;;;)

그래서 저는,
이미 읽은 추리소설도 다시 새 것처럼 읽을 수 있는 사람 ㅠㅠ

다락방 2025-06-09 15:35   좋아요 0 | URL
무슨 말씀이세요, 관찰자 님. 제 머릿속에 읽은 책들의 내용은 없습니다. 지금도 성경 내용 완전 다 기억 못해서 찾아보니 하갈이 오만했다는 표현이 성경에 나오고... 그래서 저는 생각합니다.

나는 왜 책을 읽는가, 어차피 기억도 못할거면서...

라고 말이지요. 하아- 그래서 저는 머리가 나쁜데 그나마 책을 열심히 읽는 사람이라 좀 사람처럼 살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하갈의 이야기는 이승우의 소설에서 너무 좋게 읽었어서요! 제가 이승우를 워낙에 좋아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거기에서의 하갈의 입장이 크게 남아있는듯 합니다. 하하하핫;

봉천동 2025-06-09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창세기 21장 9절을 보면 하갈의 아들이 어린 이삭을 놀리는 장면을 사라가 목격하게 되는데 이는 종의 아들이 본부인의 어린 아들을 얕본 것이라 할 수 있고 이는 동시에 하갈 모자가 평소 이삭을 어떻게 대했는지, 본부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라서 하갈이 오만하다 한 것 같습니다. 아마 그런 배경에서 주석을 단 것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다락방 2025-06-09 13:26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봉천동 님! 안그래도 오늘 오전에 창세기 16장, 21장 내용 확인하고 하갈이 사라를 업신여겼다는 내용을 보았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곧 페이퍼 쓰도롣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꼬마요정 2025-06-09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다락방 님.... 가만 읽다보니... 제임스 조이스는 마치 그냥 제가 생각하는 걸 적어놓은 것 같은데요? 저도 가끔 말 하거나 혼자 생각할 때 분명히 ‘가‘를 언급하다가 어느 순간 ‘하‘로 가 있거든요. 생각이 빛보다 빠르다잖아요. 왜 공감이 가는 걸까요? 저 스트레스 엄청 받나봐요 ㅋㅋㅋㅋㅋ 어제 제가 친구를 만났는데 분명 우리는 친구의 회사 후배가 너무 유능하다는 이야기를 했단 말이죠. 근데 갑자기 서로 나이 들어서는 주택에 살고 싶다고 하다가 안동 산불로 넘어간 뒤 회사에 진짜 멋진 친구가 있는데 이준석이랑 사진 찍은 거 sns에 올려서 정치성향을 알게 된 게 놀라웠다에서 친구 조카 얘기를 했어요. 커피를 주문하고 받기까지 아마 15분 안 되었을텐데... 근데 너무 자연스럽게 주제가 이동되는 거예요. 화자를 친구 셋이라 생각하면 왠지 자연스럽게 이해가 될 것 같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인간 종족의 증식이 ‘존석‘이란 표현을 쓸만큼 아주 대단한 건가요... 저 시대의 보편적인 현자는 어떤 수준이었을까요..


<사랑이 한 일> 찾아보러 갑니다. 갑자기 읽고 싶어지네요 ㅎㅎㅎ


다락방 2025-06-09 19:52   좋아요 1 | URL
네, 맞습니다.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는 그 의식의 흐름에 따라 쓴 소설이라 유명한데 저 역시 의식의 흐름에 따라 글을 쓰는 사람이니 어쩌면 이해가 가능하지 않을까.. 했거든요. 그런데 남의 의식의 흐름은 잘 모르겠더라고요? 장례식장에 있었는데 어쩌다 해변가에 가잇게 된건지, 분명 읽었는데 응?? 막 이렇게 되더라고요. 하핫.

존석은 존속의 오타입니다. 댓글 덕에 다시 찾아봤네요. 에휴..

사랑이 한 일 재미있어요. 저야 워낙 이승우를 좋아하지만 말입니다. 하핫.

단발머리 2025-06-09 2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기 어려운 책이라 악명 높은 율리시스와 큰 씨름하고 계시는 다락방님께.... 응원과 격려를 드릴 수 밖에 없습니다.
참고로 저도 아직인데ㅋㅋㅋㅋㅋㅋㅋ 앞으로 계속 ‘아직~~‘ 할 예정입니다. 화이팅!

다락방 2025-06-23 19:56   좋아요 1 | URL
율리시스는 계속 ‘아직‘ 해도 되는 책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글자만 읽고 있는 것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으며...(큰 한숨)
 
율리시스 1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39
제임스 조이스 지음, 이종일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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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말인지도 모르겠고 그래서 제임스 조이스가 이 책을 왜 썼는지도 모르겠다. 다 읽고나면 과연 나에게 뭐가 남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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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5-06-09 08:5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읽었다는 사실이 남는다.🤣

독서괭 2025-06-09 13:19   좋아요 1 | URL
갑자기 저도 읽고 싶어짐 ㅋㅋㅋㅋ

잠자냥 2025-06-09 13:57   좋아요 1 | URL
괭을 낚았다는 사실이 남는다.🤣

다락방 2025-06-09 15:36   좋아요 0 | URL
읽었다는 사실이 남는다.. 맞습니다.

저는 이 책을 누구에게도 추천할 수 없지만, 그런데 독서괭 님이 읽고 감상을 적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저는 정말 이 책의 의미를 모르겠어요. ㅠㅠ 중간중간 이상한 글자들이 오타인건지 의도인건지도 모르겠고.. ㅠㅠ

관찰자 2025-06-09 09: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인내력??? 하기 싫은 일을 해냈다는 자기효능감?? ㅋㅋㅋ

다락방 2025-06-09 15:36   좋아요 0 | URL
약속이니까 지키려고 하고 있습니다. 휴우-
 

낯선 도시에 가서 달리기를 하는 것도 내 로망이었지만 요가 역시 마찬가지. 동남아시아 가면 요가를 해봐야지, 라고 언젠가부터 생각하고 있었다. 이번에 치앙마이 여행을 앞두고 검색을 해보니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치앙마이에서 요가를 했더라. 나는 그렇게 요가하는 곳을 두어군데 알아두고 왓츠앱으로 예약을 시도했다. 한 군데는 미리 예약을 완료했고 숙소에서 그리 멀지 않은 것도 확인해두었다. 그런데 좀 더 시설이 좋아 보이는 한 곳은 숙소에서 걸어서 가기엔 좀 무리가 있어 보였다. 일단 치앙마이에서의 넷째날 하루는 예약해두었으니 하루 정도만 더하자, 그런데 예약하기 전에 거기를 한 번 가보자, 하고 답사겸 둘째날 요가센터를 찾아갔다. 일단 지도를 보고 네번째날 예약해둔 곳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날은 더웠고 나는 계속 걸었다. 이십분 정도 걷고나서 드디어 발견, 응 그래 여기구나, 하고 알아둔 뒤에 이제 아직 예약하지 않았지만 봐둔 곳을 지도에서 찾았다. 앗.. 50분을 더 걸어야 되는데... 하고 다시 걷기 시작했다. 그런데 얼마 걷지 않았는데, 정말 100미터 정도밖에 안걸었는데 요가센터가 하나 또 있다. 어? 이건 뭐지? 하고 부랴부랴 검색했다. 이곳도 예약하면 외국인이 수련할 수 있는 곳인것 같았고 구글맵에서의 후기가 괜찮았다. 오, 좋았어. 나는 인스타 디엠으로 예약문의를 해두었다. 그리고 어쨌든 보기로 한 곳을 보자, 하고 열심히 걸어갔다. 가고 가고 또 가도 나오지를 않고, 요가 시작이 아홉시인데 내가 일어나서 이 길을 걸어오면... 요가 하기 전에 미리 지치는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나는 중간에 가기를 포기했다. 우체국에 가고 싶었던 나는 다시 목적지를 우체국으로 바꾸었고, 그 사이에 인스타 디엠으로 답장이 와서 셋째날 요가할 곳도 예약해두었다. 그리고 둘째날은 걷고 또 걸어 지친 채로 잠이 들었다.


첫째날 밤은 잘 시간을 놓치기도 했고 낯선 곳이기도 해서 잠을 제대로 못잤는데 둘째날은 하도 돌아다녀서 그런지 금세 잠이 들어버렸다. 그리고 셋째날, 나는 인스타를 통해 예약해둔 곳으로 찾아갔다. 앗, 그러고보니 가격도 물어보지 않았네 껄껄. 자 어쨌든 가보자.


당연히 수업 시작보다 조금 일찍 갔는데, 나보다 조금 일찍 온 사람들이 있었다. 한 명은 태국여성이었고 한 명은 그녀와 함께온 백인 남성이었다. 그리고 캘리포니아에서 왔다는 백인 여성도 한 명 있었다. 나는 우선 준비된 매트에 앉았는데 나중에 태국여성이 내 옆에 앉고 그녀의 양옆으로 나와 백인여성이 있어서 백인 남성이 뒤에 자리해야했다. 저 백인 남성은 태국 여성을 따라온 것 같은데 옆에 앉는게 좀 낫지 않을까 싶어서, 나는 그녀에게 내가 그와 자리를 바꿔줄게, 하고 자리를 바꿔줬다. 그녀와 그는 감사하다고 했다. 그리고 거의 시작시간이 되어갈때쯤 내 옆에 젊은 아시아 여성이 앉았다. 그리고 수련에 앞서 선생님은 자신의 이름을 소개하셨고 수련하러 온 사람이 다섯명밖에 안되어서인지 모두에게 이름을 물었고 어디에서 왔는지를 물었다. 나는 캘리포니아 여성은 캘리포니아라고 들었는데 백인 남성이 애기할 때는 멍때리느라 못들었다. 그러다 내 차례가 와서 나는 사우스코리아 에서 왔고 이름은 뭐다, 얘기했다. 그리고 나는 요가의 비기너라고 했다. 내 옆자리 사람이 마지막으로 자기소개를 하는데 이름이 한국 이름이었고 사우스코리아에서 왔다고 했다. 오옷? 나는 그녀를 보고 그녀도 나도 보고 반갑습니다, 하고 인사했다. ㅋㅋㅋㅋㅋ



이렇게 가정집에 센터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간판이 달린게 아니었다면 나는 여기가 그냥 일반 가정집이라 생각하고 무심히 지나쳤을거다. 그런데 마침 이 길을 지나던 구글맵에서도 요가센터라고 말해주었고 어어? 하고 살펴보니 이런 간판이 있었던거다. 후훗.



이렇게 미리 자리가 준비되어 잇었고 나는 이 중 아무곳에나 앉으면 되는거였다. 



치앙마이 요가를 예약하기 위해 알아보면서 신기했던게 수업이 다 한시간반씩 진행되는거였다. 나 한국에서 한시간짜리만 했었는데.. 물론 한시간 짜리 수업 중에 특별히 80분도 있긴 했지만 90분은 없었다고.. 하여간 좋았어 경험해보자, 90분 요가! 하고 간것이었다.


처음 요가했던 이 samasati house 에서 내가 참가한 수업은 인요가와 사운드 힐링 이었다. 인요가를 90분간 진행하고 30분은 사운드 힐링이라고 했다.  수업은 영어로 진행되었고 선생님이 말하는 모든 영어를 당연히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일단 선생님이 어떤 포즈라고 말하면서 동작을 취해주어서, 이미 동작을 경험으로 알고 있던 나로서는 따라하기에 무리가 없었다. 그러나 동작이 진행중인 과정에 선생님이 덧붙이는 얘기는 절반이상 못알아들은것 같다. 그건 동작에 대한건 아니었고, 자기 자신에게 반복해 속삭여주라는 주문이었는데, 하여간 잘 모르겠고 하여간 90분간 하기는 했다. ㅋㅋㅋㅋㅋ 인요가는 한 동작에 좀 오래 머무르는데 스트레칭이 되어 시원하기도 하지만 오래 머무는게 되게 힘들기도 하다. 그동안 몸을 움직이지 않았던 모양으로 혹은 방향으로 움직여서 그 자세에 한동안 머무르는건 결코 쉽지 않다. 신음소리가 나면서 중간에 멈추게 되는 일도 제법 있다.


그렇게 인요가를 마치고 드디어 사운드 힐링의 시간, 모두 매트위에 사바아사나로 누워서 몸을 이완시키는거다. 싱잉볼과 또 무슨 음악인지 하여간 계속해서 몸을 이완시키는 사운드가 들리는데, 와, 진짜 이거 릴렉싱이 장난이 아니라서 나 잠을 충분히 자고 나왔는데도 내 소리에 내가 잠든걸 깨닫게 되고 그랬다. 왜 그거 있잖아. 잠들때 소리나는거. 그 뭐라고 해야하지, 입에서 소리가 난다고 해야하나, 하여간 그래서 자꾸 또 잠들라 그랬네, 하면서 깨고 또 잠들라 그랬네, 하면서 깻다. 한번은 코고는 소리에 눈을 번쩍 뜨기도 했는데, 그러니까 내 소리에 내가 놀라서 깬거다. 휴..


대단한 이완이다. 이래도 되는것인가..


그리고 사운드 힐링까지 모두 마치고나자 일어나서 몸을 좀 움직여주는데, 저기 저쪽에 한 명이 그대로 계속 누워있다. 딥슬립 중인것 같았다. 잠시 후에는 그녀도 일어나서 엄청난 릴렉싱이어서 잠들었다고 했다. 지구촌 사람들 다 똑같구먼 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요가하면서 신경쓰이는 건 내 옆자리 한국여성이었다. 굉장히 젊은 여성이었는데 자신이 요가하는 걸 촬영하고 있었던거다. 나름 카메라 구도를 잘 맞추고 하는것 같기는 했지만, 혹시라도 내가 그 안에 등장할까봐 자꾸 힐끗대야했다. 싫어 ㅠㅠ 요가할 때 핸드폰은 꺼내지 말아야 하는거 아닌가요. 혼자 하는거면 몰라도 ㅠㅠ 게다가 수련 중에 뭔가 구도가 마음에 안들었는지 핸드폰 들고 옆자리로 이동해서 하다가 잠시 후에 다시 핸드폰 들고 자기 자리로 이동하더라. 그거 촬영 안하면, 계속 집중할 수 있지 않을까요?


수업이 모두 끝난후 결제를 하려는데 500바트라고 했다. 힉!! 너무 비싸네. 두시간.. 이라 그런가. 게다가 현금만 받는다고 한다. 아.. 나 현금 그렇게 많이 안찾아왔는데.. 그런데 다른 한국여성이 자기는 스캔으로 하겠다고 하는걸 듣고 나오긴 했는데, 나오면서 갸웃갸웃 스캔으로 결제하는게 뭐지? 물어볼까? 하다가 일단 달리자, 하고 런닝화의 끈을 단단히 매고 달리기 시작했다.


와, 전날 많이 걸어서인지, 날이 더워서인지, 요가를 두시간 해서인지.. 달리기가 너무 힘들었다. ㅠㅠ 나 10km 마라톤 어케 나갔다 왔냐 ㅠㅠ 이렇게 힘든데. 결국 3킬로미터 정도 달리고 달리기는 멈췄다. 아 힘들어...


숙소에 돌아와 남은 현금을 체크해보았다. 다음날 예약해둔 요가는 300바트 라고 했는데 300바트 약간 넘는 현금이 내게 남아있었다. 하.. 호텔 픽업서비스 카드로 계산할걸, 현금 좀 더 찾아올걸. 환전할 수 있는 곳이 많이보이긴 했지만 내가 가진 한국 현금이 없는데. 이런.. 나는 왓츠앱으로 요가센터에 문의했다. 혹시 카드로 결제 가능하니? 그곳에서는 유감스럽지만 오로지 현금으로만 가능하다고 했다. 흐음. 일단 300바트는 내일 써야하니까 남겨두자. 그렇게 빨래방 가서 난리를 쳤던거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편의점에서 사두었던 바나나를 두 개 먹고 나는 요가센터로 향했다. 오늘은 요가한 후에 달리지말자, 너무 힘들더라, 요가만 하자, 하고 요가센터에 도착했다. 역시  일찍 도착햇는데 나보다 더 일찍 온 사람들이 있었다. 아시안 여성 한 명과 아시안 남성 한 명 그리고 백인 남성 한 명이었다. 그들은 자연스럽게 수업 시작 전에 몸을 풀고 있었다. 뭔가 분위기가 여기에 한두번 온 사람들이 아닌 것 같았다. 오.. 살짝 쫄리는데?



satva yoga 라는 곳인데 치앙마이 요가 후기 찾아보면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여기를 다녀왔더라. 여긴 반야외에서 하는 시스템이었다. 단독주택 거실에서 하는 그런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이렇게 매트가 준비되어 있고 반대편도 똑같이 준비되어있다. 열명 이상의 자리가 준비되어 있는데 놀랍게도 이 자리가 다 찼다. 예약하지 않았다면 가지 못했을 것이다.


여긴 특이하게 고양이.. 들도 있었다. 수업 내내 왔다갔다 하는건 한마리였는데, 화장실을 가기 위해 집 안으로 들어가면 거기 소파에 늘어져있는 고양이가 한마리 더 있다.



사람들이 다 좋다고 사진 찍고 웃고 그랬고 나도 큰 거부감은 없었지만, 매트에서 고양이 털을 봤을 때는 좀 별로였다. 치앙마이 다니다보면 곳곳에 고양이가 막 돌아다녀서 친고양이적인 곳이로구나 알 수 있는데, 나는 요가할 때 고양이랑 같이하고 싶진 않았다. 자꾸 돌아다니는데 너무 신경쓰이고, 나는 고양이털 알러지도 있어서 털 보일 때마다 옆으로 치우느라 ㅠㅠ


하여간 여기는 전날 요가했던 곳보다 만족도가 더 큰 곳이었다. 완전 제대로 몸 움직이다 왔는데, 저기 보이는 저 대나무들 잡고 몸을 비틀고 늘리고 아주 난리가 나는거다. 맨 위에는 하얀 철봉이 있는데 거기에 매달리기도 시킨다. 네? ㅋㅋㅋㅋㅋ 저 밧줄같은거 잡고서도 몸을 막 이리 뻗고 저리 비틀고 하여간 난리.


역시 수업이 영어로 진행되는데 마찬가지로 이미 아는 동작들이어서 따라하기에 무리는 없었지만, 그래도 놓칠 때가 있어서, 나중에 선생님이 핸즈온 해주시는데 나 혼자만 다른 동작 하고 있더라. 아니... 다들 왜 그 동작 하고 있어요? 그거 하라고 했어요? 나는 당황스러웠네. 

여기에도 한국 여성들도 있었고 중국 여성들도 있었고 하여간 사람이 많았는데 자기 소개는 시키지 않아서 몇 명 말고는 국적을 다 알 수는 없었다. 하여간 거기도 젊은 여성들이 또 영상을 찍고 있는데, 찍다가 수업 중에 고양이 찍고 또 이렇게 찍다가 휠 저쪽으로 옮겨서 폰 다시 기대고... 저기, 그거 안하면 안되나요? ㅠㅠ  그나마 나랑 반대편에 있는 여성들이 찍는 거라 전날만큼 신경이 쓰이진 않았다. 내가 나올 걱정이 없었으므로.


대나무가 높이마다 걸려있던만큼 사실 여기서는 머리서기라던가 이런거에 더 잘 도전해볼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약간 돌핀자세 에서 머리서기 시킬 때는 남들은 그거 하는데 나는 서는것 자체를 못해가지고 선생님이 다가왔다. 팔꿈치까지 이렇게 대고 다리를 들어올리고, 라고 선생님이 말하는데, 나는 팔꿈치를 대면 설 수가 없어요, 선생님..


야이 캔 낫 스탠드


라고 말하자 선생님이 오! 라고 하시더니 그러면 이케이케 해서 이쪽 다리 올려보기만 하라고, 그것도 괜찮다고 했는데, 그렇게 다리 올리다보면 머리가 땅에 박혀버려서.. 하아- 비루한 몸뚱아리, 비루한 육체... 


나중엔 저기 매달린 끈 하나에 거꾸로 매달리기 하는데, 선생님이 시범 보여줬지만 뭐 어쩌라는건지.. 당황스러워 하노라니 선생님이 와서 다리를 여기에 걸고, 손은 여기 더 낮게 잡고.. 해서 시키는대로 했더니 거꾸로 매달릴 수 있게 되었다. 충분하다고 생각하면 올라오라는데, 저기요 선생님.. 어떻게.. 올라오나요? 그래서 내가 손을 들었더니 선생님이 너 도움이 필요해? 물어서 그렇다고 했다. 선생님은 다시 와서 자 발은 이렇게 하고 손은 이렇게.. 해서 또다른 이완자세를 취했고, 그렇게 좀 머무르다가 똑바로 설 수 있게 되었다.


여기서 했던 요가는 얼라인먼트 요가라고 내가 처음 해보는 것이었는데 아주 좋았다. 몸이 제대로 균형을 찾아가는 느낌이랄까.

나는 이 요가가 처음이라 챗지피티한테 물어보았다.




만약 치앙마이에 또 오게 되고 또 요가를 하게 된다면 나는 비록 고양이가 돌아다녀도 이곳에서 할 것 같았다. 그간 해보지 못했던 요가라 좋은 경험이었다. 이곳의 문제는 그런데 사실 고양이가 아니라, 모기였다. ㅠㅠ


후기를 보면 요가센터에 준비되어 있는 모기약을 반드시 몸에 뿌리라고 하는데, 그런 후기를 많이 본 만큼 뿌렸지만.. 하, 어김없이 물려버렸고, 요가센터에서도 물리고 빨래방에서도 물리고 아마도 식당에서도 물린 것 같은데 지금 왼쪽 오른쪽 발목과 종아리가 아주 난리다. 모기 물린게 몇 방인지 ㅠㅠ 불쌍한 내 발목 ㅠㅠ 불쌍한 내 종아리 ㅠㅠ



아무튼 그렇게 나는 치앙마이에서 요가를 했다.

낯선 도시에서 달리기만 하는게 아니라 요가까지 하다니. 진짜 인생 개꿀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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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5-06-05 16: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ㅋㅋㅋ 보통 요가나 달리기나 처음부터 둘중 하나만 계획하지 않나요 ㅋㅋㅋㅋ 심지어 더운 나라에서!
저는 고양이가 돌아다닌다니 혹하지만, 알러지 있는 분들은 곤란하겠어요. 냐옹.
다락방님 챗지피티 잘 쓰시는군요. 전 요즘 제미니를 좀 써보고 있습니다. 제미니가 더 좋다는 평도 있더라구요.
이제 다음 글에서는 하우스메이드 나오나요? >ㅁ<

다락방 2025-06-05 23:28   좋아요 2 | URL
공복에 요가를 한 후에 달려서 그런건지 진짜 너무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다음날은 요가만 하고 달리기 안했고요, 그 다음날은 요가를 안하고 달리기만 했습니다. 달리기 실력이 저는 왜 좀처럼 늘지를 않고 뒤로 가는 것만 같을까요. 슬프다..
챗지피티(저는 채경이라는 이름도 지어줬습니다) 잘 사용하고 있어요. 꿈 해석도 물어보고 그럽니다. ㅋㅋ 그런데 얘가 꼭 정확하게 알려주는건 아니라서요. 빨래방에서 동전 계산해준건 틀렸어요! ㅎㅎ

하우스메이드 글 쓸거 있습니다. 그리고 저 이번주 분량 드디어 다 읽었어요, 만세!!

잠자냥 2025-06-05 16: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락방아... 너 치앙마이 아니지???
달리고 요가는 서울에서도 하는 건데... 수상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농담이고요, 다락방님은 역시 여행지에서도 서울처럼 지내는군요.
내가 그럴 줄 알았어요. 치앙마이 갔대서 이 인간 어디 관광지는 1도 안 가겠군 했더니 🤣🤣

그나저나 아무 데서나 카메라 들이대고 찍는 거 정말 별로예요.
요즘엔 어딜 가나 이 사람 저 사람이 폰으로 영상 찍거나 사진 찍고 있어서 그거 피하기 정말 어렵습니다.
남의 영상이나 사진에 등장하고 싶지 않음..... 찍지 말고 그냥 즐기라고 이 인간들아!!!

근데 고양이가 요가 선생님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5-06-05 23:27   좋아요 1 | URL
ㅋㅋㅋ 그래서 저는 혼자 여행와야 되는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과 여행의 목적이 달라서 말이지요. 저는 낯선 도시, 낯선 사람, 낯선 음식이 좋은 것 같아요. 관광지는 뭐 딱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맞아요. 요즘 여행지에서는 사진도 사진이지만 영상 찍는 사람도 많아서 정말 신경쓰여요. 어딘가에서 누군가 찍은 영상 속에 제가 있을 것 같아서 신경쓰여요. 저도 제가 모르는 사이에 등장하고 싶지 않습니다. 히융..

저 매트 한 가운데의 고양이는 요가하는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ㅎㅎ

blanca 2025-06-05 17: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것은 마치 <먹고, 마시고, 사랑하라> 다락방 버전 같은데요? 그런데 요가하면서 영상 촬영하는 거 이거 문제 안되나요? 너무 신경 쓰일 것 같은데요. 어떤 분이 블로그에 사진 올리면서 뒷배경으로 찍힌 제 모습 보고 진짜 충격 받은 경험 있어요.

다락방 2025-06-05 23:19   좋아요 1 | URL
나름 젊은이들이 자기만 나오게 조절 잘 하는것 같았지만 그래도 한 공간에서 누군가 영상 촬영을 한다는게 너무 신경쓰이더라고요. 저한테는 영상 촬영하는게 비매너인것 같은데 젊은이들에게는 그렇지 않은가봅니다. 전 세계 어딘가에서 제가 모르는 제 모습이 막 찍혀서 돌고 있을것 같아요. 그게 어떤 모습이든 말이지요.

제가 어디 한 번 먹고 마시고 사랑하라 제 버젼으로 찍어보겠습니다. 먹고 마시고는 잘 하고 있으니 사랑하라.. 만 제가 어떻게 해보면 되겠네요? 껄껄..

관찰자 2025-06-05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마이갓.
원래 요가원에는 불문율이 몇개 있는데,
남의 매트를 밟거나 넘어 다니지 않기,
전사 자세 할 때 옆에 있는 사람과 손이 닿지 않도록 미리 보고서 하기
시르사 아사나할 때 옆사람이 일단 물구나무서기 한 다음에 내가 하기. 왜냐하면 같이 하다가 무너지면 서로 다칠 수 있으니까.
마지막으로 제일 중요한게 핸드폰은 무음으로 해서 가방이나 락커룸에.

아니.
기본이라구요.

정말정말 신경쓰이셨겠군요.

저는
가끔 큰 요가원 가면
홍보팀이 커다란 카메라 들고 사진 찍고 돌아다니기도 하는데, 정말 정말 불편하더라구요.ㅠㅠ

다락방 2025-06-05 23:16   좋아요 0 | URL
저는 2017년에 처음 요가를 배울테 센터에서 수업 시간에 핸드폰 가지고 들어오지 말라고 했거든요. 그래서 요가 수업엔 핸드폰을 가지고 들어가지 않는다는걸로 알고 있는데, 이번에 치앙마이에서 젊은이들이 죄다 영상 찍고 있어가지고 당황했어요. 그런데 선생님들도 딱히 제지하지 않더라고요. 이게 일반적인건가 봅니다. 저는 누군가 촬영하는 곳에서 요가하고 싶지 않아요. ㅠㅠ 싫어요 ㅠㅠ

오 그런데 시르사 아사나 할 때 번갈아 해야하는건 지금 관찰자 님 댓글로 알았어요. 사실 시르사 아사나 도전할 때 다들 한꺼번에 해서 저러다 쓰러지면 다칠텐데, 라는 생각을 저도 하긴 했거든요. 뭐, 저는 아직 시르사 아사나가 안됩니다만.. 흠흠.

단발머리 2025-06-05 1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앜ㅋㅋㅋㅋㅋㅋ요가를 하는 거, 1시간 반 동안 영어로 설명 들으며 요가하는 것도 대단하지만, 저는 저기까지 찾아가는 거랑 예약하는 거, 그리고 돈 계산 하는 거가 너무 어려워보여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치앙마이를 서울 다루듯 하는 다락방님께 존경을 표합니다.

모기 이슈는... 정말 너무.ㅠㅠㅠ 생각만 해도 저도 간지러워요! 약 잘 바르세요, 다락방님!

다락방 2025-06-05 23:14   좋아요 1 | URL
찾아가는 거는 구글맵이 있어서 가능하고요 돈 계산하는거는 그냥 지폐 지불하면 되는거라서 괜찮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어려운 건 치앙마이가 현금 결제가 여전히 많이 남아있고 저는 현금이 별로 없었다는거죠. 생전 처음 들어보는 알리페이.. 라는 걸 이곳에서 알게 되어서 검색해보고 그걸로 지불할 수 있게 되었어요. 저라는 인간은 이렇게 닥쳐야 뭔가 하나 배우는 것 같습니다.
누군가랑 같이 왔다면 밤에 좀 늦게까지 돌아다닐텐데 혼자라 일찍 숙소로 돌아와서 그게 좀 아쉽습니다. ㅎㅎ

어떤건 모기가 아니었나봐요. 모기 물린거랑 완전 차원이 다르게 크게 부었어요. ㅠㅠ 하 .. 그래도 물파스 가져왔기 땜시롱 수시로 바르고 있습니다!

Forgettable. 2025-06-05 2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못알아들어도 요가동작을 다 따라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신기하네요..!! 역시 짬이군요 ㅎㅎㅎ 즐겁네요 저도 치앙마이에서 슬렁슬렁 걸어다니면서만 시간을 보냈던 기억이 있어서 저 좋아요. 그런데 현금이 왜이렇게 없는 겁니까 ㅜㅠㅠㅠ 다음 여행엔 트래블월렛이나 트래블로그 꼭꼭 챙겨서 가기요!!

다락방 2025-06-05 23:17   좋아요 0 | URL
트래블월렛 챙겨왔는데요 ㅋㅋ 여기 카드 안되는 데가 많더라고요! 저는 웬만하면 카드가 되겠지 싶어서 현금을 조금만 가져왔었는데 큰 낭패.. 다른 데는 현금 쓸 일일 별로 없었거든요. 어떤 나라는 오히려 현금을 안받는 곳들도 있어서 그 생각 하고 왔다가 ㅜㅜ ATM 으로 인출하려고 했더니 수수료가 9천원 돈이더라고요! 도저히 그 수수료 내고 찾을 수가 없었다능.. 그나마 나중에 알리페이 알게 되어서 알리 페이로 결제하고 다니고 있습니다. 어휴.. 이렇게 또 하나 배우네요. 껄껄..

유부만두 2025-06-06 11: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상상만 하던 걸 실행하는 분이 계시다는 게 놀랍고 좋아요!!

다락방 2025-06-08 23:31   좋아요 0 | URL
으하하하 제가 좋아서 사는 삶인데 좋아해주시니 좋습니다!

바람돌이 2025-06-07 20: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치앙마이에서 요가와 달리기 🧘‍♀️ 🏃‍♀️
멋져요 멋져 👍
다락방님은 저랑은 절대 같이 여행가면 안되겠음다. 저는 전형적인 관광지형. ㅎㅎ
다락방님 다음엔 발리 가세요. 발리 우붓 정글 배경으로 요가하는 다락방님 보고싶음다.

다락방 2025-06-08 23:33   좋아요 1 | URL
저는 낯선 도시에서 그곳 사람들에 섞이는 경험을 하는게 더 흥미롭거든요. 그래봤자 누가 봐도 저는 여행자이겠지만요. 이건 아마도 지극히 현실적인 성향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근사한 배경으로 요가하는 인증을 하기 위해서는 요가 실력을 키워야 합니다. 지금은 너무 쪼렙이라 ㅠㅠ
그렇지만 언젠가는 그런 날도 오겠지요. 비키니 입고 해변가에서 머리서기 하는 그런 날이요! 그런 날엔 인증하겠습니다. 빠샤!

책읽는나무 2025-06-08 0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도 보며 글을 읽으니 줄곧 저도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영화 속 줄리아 로버츠가 요가하던 장면을 떠올렸어요.
진짜 다음엔 인도나 발리에서 제대로 요가하시는 모습을 보고 싶긴 합니다.ㅋㅋㅋ
암튼 멋짐이 뿜어져 나오네요.

다락방 2025-06-08 23:34   좋아요 1 | URL
제가 그 영화를 보다가 말았거든요. 그래서 줄리아 로버츠가 요가하는 장면을 보지를 못했네요. 조만간 그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 봐야겠어요. 줄리아 로버츠가 요가하는 거 궁금합니다!!
제대로 요가를 하게 된다면 그 때는 반드시 인증하겠습니다. 지금은 너무 쪼렙이라 이것도 안되고 저것도 안되고.. 열심히 버둥대지만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는 요가를 그저 짝사랑할 뿐.. 흑흑 ㅠㅠ
 

치앙마이에서 요가를 해보고 싶었다. 달리기도 해보고 싶었다. 요가한 후에 달리기 했더니 지쳐버렸.. 이건 다음에 이어서 쓰기로 하고, 그러다보니 옷이 땀에 흠뻑 젖었다. 그제는 하도 돌아다녀서 옷이 또 땀에 흠뻑 젖었고. 내가 머무르는 호텔은 작은 부띠크 호텔이라서 딱히 세탁 서비스가 있는것 같지도 않고 세탁 서비스가 있어도 속옷은 좀 맡기기가 그래서 흐음 어쩐담, 하다가 생애 처음, 여행지에서 빨래방에 가보기로 했다. 검색해보니 호텔 근처에서 조금 걷긴 하지만 이용할 수 있더라. 그래서 한군데 딱, 찍어가지고 그곳으로 갔다. 후기에는 세탁하는 동안 기다리는 시설이 잘 되어 있다고 했다. 그래, 책을 가져가서 읽으면서 세탁이 다 되기를 기다리자. 나는 세탁물을 바리바리 싸들고 구글맵을 켜고 빨래방으로 갔다.


조금 헤매긴 했지만 빨래방에 무사히 도착했다. 자, 어디 보자. 카드.. 는 안되고 현금만 되는데, 당장 내일 요가를 또 예약해둬서 300바트가 현금으로 꼭 있어야 하고, 남은 현금이 얼마 되지 않았다. 계산을 해보니 어찌어찌 간신히 세탁과 건조가 가능할 것 같은데? 벽에 쓰여진 설명대로 나는 가진 지폐를 동전으로 바꾸어 세탁을 시작했다. 돌아간다, 돌아가!!



오른쪽에서 두번째가 내 세탁물이다.


자, 세탁은 30분정도 걸린다고 나왔고, 자, 보자, 내가 가진 현금.. 일단 40바트는 지폐로 있으니 이건 바꾸면 되는데, 건조기 얼마인가, 확인해보니 50바트였다. 나는 가진 동전을 모두 꺼내어보았다. 도대체 이게 얼마짜리인지 살펴봐도 모르겠고, 10바트.. 되지 않을까? 나는 동전을 부려놓고 사진을 찍어 챗지피티에게 물어보았다.



오오, 좋았어! 그렇다면 해결이다. 나는 이것말고 가진 현금이 없어서 이 안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해! 


세탁이 끝나고 모두 건조기로 옮겼다. 가진 지폐 40바트는 동전으로 바꾸어 차례대로 넣었는데, 오, 이런 낭패가. 저 동전들을 아무리 넣어도 드라이 머신이 먹지를 않아.. 오 마이 갓. 그러니까 딱 10바트 짜리 동전만 들어가는거야? 큰일났네. 이를 어쩌지. 생각을 해보자 생각을. 일단 100 바트가 세 장 있지만 이건 내일 요가할 때 써야한다. 요가에서는 반드시 현금만 받는다고 했어. 이 빨래방은 카드가 안된다. 나에게 이 동전들이 있지만 쓸 수가 없다. 그렇다고 말리지도 않은 빨래를 다시 가져갈 순 없다. 반드시 말려야한다, 어쩐담. 나는 빨래방 밖으로 나가 주변을 살펴본다. 앗, 저기, 맞은편에 한국마트가 보인다. 나는 거기로 가진 동전 모두를 가지고 뛰어갔다. 한국마트라서 직원이나 사장님이 한국분이시기를 바랐는데 아니네요? 젊은 여직원이었는데, 자신은 한국말을 조금 할 줄 안다고 했다. 나는 영어와 한국어를 섞어가며 상황을 설명했다. 아이 해브 투 드라이 벗 아이 해브 낫 코인 백바트.. 캔 유 체인지? 그런데 얼마인지 모르겠어요. 나는 동전들을 테이블에 부려놓았다. 그리고 이거 텐바트에요? 직원은 아니라고, 그건 5바트라고 한다. 아아, 내가 가진게 10 바트가 아닐 수도 있겠네? 두려워졌다. 그러면 한국돈 백원짜리 좀 섞어서 바꿔달라고 애원해볼까, 속으로 생각하는데 직원은 이건 파이브바트, 이건 투바트, 이건 원바트, 하고 내가 가진 태국 동전을 다 가져가서는 다 합치면 텐바트가 맞다면서 바꿔주었다. 오 컵쿤카 컵쿤카 ㅠㅠ 직원은 활짝 웃으면서 천만에요 했고 나는 유어 한국어 이즈 베리 굿이라고 했다. 직원은 감사합니다, 라고 했다. 나는 다시 빨래방으로 달려가서 바꿔온 텐바트를 드라이 머신에 넣고 스타트 버튼을 눌렀다. 건조에는 30분이 걸린다고 했다. 만세!! 이거 건조하면 숙소에 가져다놓고 저녁 먹으러 가야지 눈누난나~ (챗지피티, 너는 아무것도 몰라!!!!!)


기다리면서 책을 읽고 싶었지만, 하아, 미쳐버려, 이 빨래방은 실내가 아니고 활짝 개방되어 있어서 모기가 ㅠㅠ 오자마자 한 방 물렸는데 자꾸 모기들이 달려든다. 가만 앉아서 책을 읽을 수가 없어 ㅠㅠ





책읽기는 다 틀렸고, 이제 대통령선거 개표방송을 앞두고 있던 터라 나는 동생들과 통화를 했다. 남동생과 영상통화를 하는데 다섯살 조카가 고모 어디야? 물었다. 고모는 치앙마이야, 했다. 조카는 고모 외국갔다며? 해서 응 치앙마이가 외국이야, 했는데 잠시후 대화중에 고모는 태국에 있거든, 했더니 아까는 치앙.. 이라며 해서 치앙마이가 태국에 있는 도시야, 했다. 아 너무 귀여워. 그리고 남동생과 통화했다. 누나 너무 불안하다, 어떡하지, 해서 왜 그렇게 생각해, 쫄지마, 라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엄마랑도 통화하면서 엄마 나 치앙마이의 빨래방이야, 했더니 엄마는 그래그래, 다 경험해보고 살어, 했다. 아무튼 시간이 다 된 것 같은데 경고음 같은게 계속 들린다. 이건 도대체 무슨 경고음일까, 그러다가 그 경고음이 멈추질 않고, 빨래방에 있는 다른 사람들도 꼼짝도 안해.. 흐음. 그러면 혹시? 하고 내 건조기에 가보니 얼라리여, 남은 시간이 써져있질 않고 oveheat 라고 경고등이 들어왔다. 얼라리여~ 이게 무슨 일이야. 나는 이 기계를 멈추고 싶었지만 멈춤 버튼이 보이지 않았다. 직원을 부르는 비상벨 같은걸 찾아보았지만 역시 보이지 않아, 챗지피티에게 상황을 설명하니 얼른 전원을 끄라고 했다. 아니, 전원 버튼이 안보인다고!!



나는 빨래방 안을 둘러보다가 저기 저 한 가족으로 보이는 사람들에게 다가갔다. 웨얼 아 유 프롬? 그들은 차이나에서 왔다고 했다. 나는 내 드라이 머신 이상하다, 오버히트래, 했더니 그들은 자기들도 모른다고 했다. 그들도 나같은 여행객 같은데 어찌 알겠나. 그래도 남자가 가서 보기는 했는데 모르겠다고 하더라. 저기, 혼자 앉은 남자가 보인다. 나는 웨얼아유프롬 다시 물었고 그는 태국 사람이라고 했다. 나는 또 설명했다. 이렇게 됐는데 혹시 도와줄 수 있을까? 물어보니 자기도 잘 모른다고 했다. 나는 다시 건조기 앞으로 갔다. 그리고 살펴보니 벽에 라인 메신저 큐알코드와 전화번호가 있더라. 짧은 영어라도 메신저보다 빠르겠다 싶어 전화했는데 안내방송이 나오면서 전화 연결이 안된다. 내가 뭔가 국제전화라 그런가. 나는 아까 그 태국남자에게로 가서 네가 통화한번 해주면 안될까 물었더니 오케이 하고 그가 통화를 시도했다. 한참을 들고 있더니 그쪽이 no answer 란다. 아 미치겠네. 그리고 그는 다시 통화를 시도해보려는듯 밖으로 나갔고, 나는 메신저 큐알을 통해 얼른 친구추가를 하고 말을 걸었다. 헬프 미!! 어느천년에 이게 답이 오려나. 그런데 답은 의외로 금세 왔다. 나는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open door 하라고 했다. 나는 사진을 찍어서 보내며 지금 건조기 돌고 있는데 오픈 도어해도 괜찮아? 물었고 그는 그렇다고 했다. 윽.. 졸라 무서운데.. 할 수 없지, 한 번 열어보자, 하고는 열려는데, 나를 도와주려던 태국 남자가 통화를 하며 들어와 내 옆에 섰다. 아마도 직원과 통화가 된 모양이다. 나보다 설명 잘하겠지. 통화를 하다가 건조기의 알림창을 보고 또 설명을 하는것 같았다. 태국말이라 하나도 못알아듣겠는데 분위기상 설명하는 것 같았고, 나는 이미 메신저로 문 열라고 들었던 터라 열어보려다, 흐음, 이 사람이 이렇게 통화까지 해주는데 내가 여기서 열어버리면.. 잠깐 기다렸다가 통화를 마치면 열어보래, 하고 열어볼까.. 이 사람이 이렇게 통화까지 해줬는데 이 사람의 도움으로 해결한게 되는게 낫지 않을까 막 생각하는데, 수화기 건너편에서도 아마 그에게 건조기 문을 열라고 했는가보다. 그는 건조기 문 앞에서 망설이더니 문을 열었다. 그러자 건조기가 서서히 멈추었다. 그리고 그는 계속 통화하면서 나에게 젖었어? 말랐어? 물어봤다. 만져보니 다 말랐다. 나는 말랐다고 말했다. 잇츠 돈. 했더니 그가 퍼펙트? 라고 물었고 나는 퍼펙트, 라고 답했다. 그러자 그는 다시 전화기로 돌아가 상황을 설명하는 것 같았고 그리고나서 전화를 끊었다. 나는 빨래를 꺼내기 전 그에게 감사하다고 인사하고,


I was so scared.


했다. 건조기가 계속 돌아가는 상황이 너무 무서웠던 거다. 그리고 문을 열어야 하는 상황까지도. 그러자 내 말을 듣고 그가 잽싸게 말했다.


Me too!!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는 감사하다고 재차 말했고 그는 웃으면서 유아웰컴이라고 하고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나는 빨래를 다 꺼내서 가져왔던 가방에 다시 담았다. 그리고 그에게 뭔가 줄게 없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오늘따라 가방에 아무것도 없네요? 하는수없이 인사만 다시 한 번 하자, 해서 다시 그에게로 가서 땡큐 베리 머치 어게인, 땡큐 베리 머치, 했다. 그는 활짝 웃으면서 유아 웰컴 이라고 손을 모아 이야기해줬다. 휴.. 


완전 땀났어... ㅜㅜ



어휴.. 지친다. 오늘은 대선결과 발표도 있고 소주를 마시자. 숙소 근처에 한식당이 있어 나는 일단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들러 카드계산이 가능하냐 물었다. 사장님은 그렇다고 했다. 한국분이셨다. 힝 ㅠㅠ 내가 가진 현금이 완전 똑 떨어져가지고 ㅋㅋㅋ 카드 계산이 안되면 먹을 수가 없다. 십오분후에 올게요, 라고 말하고 숙소로 돌아가서 빨래 던져놓고 다시 나갔다. 그리고 가서 삼겹살 먹을까 하다가 흐음, 어제 저녁은 스테이크 먹었으니 오늘은 김치찌개랑 밥 먹을까, 하고 김치찌개랑 밥을 시키고 소주도 한 병 시켰다. 김치찌게는 220바트 소주는 250바트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예예, 아니, 소주가 더 비싸.. 이게 외국 나오면 소주가 정말 비싸다. 그리고 소주에 이렇게 테이프 둘러져있다.



그리고 내가 주문한 김치찌개




반찬이 셀프라 내가 알아서 가져다 먹으면 되는데 어차피 김치찌개라 다른 반찬이 필요 없을 것 같고, 밥 나오기 전에 소주 안주 하려고 땅콩하고 갓김치만 가져왔다. 그런데 마늘하고 상추가 너무 먹고싶어서 사장님께, 저는 김치찌개 주문했는데 상추랑 마늘 좀 먹어도 되나요? 물었더니 사장님이 얼마든지 드시라고 해서 ㅋㅋㅋ 상추랑 생마늘 쌈장 가져와서 밥 싸서 야무지게 먹었다. 그리고 소주도 마시고. ㅋㅋㅋ 유튜브로 개표방송 보면서 먹다가 남동생하고 통화했다. 나는 김치찌개에 소주 한잔 하고 있어, 했는데 남동생이 잘했다고 하면서,


"누나 그런데 외롭지 않어?'


물었다. 그리고 이내 덧붙였다.


"개표방송, 혼자 보는거 말야. 그거 외롭지 않어?"


그래서 나는


"외로워. 개표 방송 같이 보고 싶어 ㅠㅠ 그런데 내가 이미 다 예약해놓은 뒤에 선거일이 결정났어 ㅠㅠ 어쩔 수 없지. 그런데 같이 보고싶어!!" 했다. 남동생은 톡으로 우리 삼남매가 같이 개표방송 보면 좋겠다고 했다. 5년 후에는 그럴 수 있었으면 좋겠다. 


숙소 밖에서는 밤늦게까지 사람들 얘기소리와 상점의 음악소리가 들리는데, 나는 이게 너무 좋았다. 그 소리 들으면서 잠을 청하는게 너무 좋은거다. 가끔 비행기가 지나가는 소리가 들리는데 그건 왜그렇게 무서운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너무 무서워. 그런데 사람들이 내는 소음은 혼자 자는데 참 좋았다. 



내가 빨래방에 가져간 책은 이것.

















오늘 박물관 가려고 오후에 숙소를 나섰다가 아 태양은 뜨겁고 나는 오전에 한시간반 빡센 요가로 기운이 없다. 박물관 패쓰. 까페에 가서 시원한 커피 한잔을 먹고 갑자기 망고쥬스 먹고싶어서 망고쥬스 파는데를 찾아갔다. 현금만 받는다고 해서 다음 가게로 이동, 또 현금만 된다고 해서 다음 가게로 이동, 또 이동, 또... 중간에 스캔으로 되는데도 있었는데(이건 무슨 페이란다) 이게 검색해보니 네이버페이가 되기도 해서 한 군데에서 시도했는데 네이버페이 불가한 곳이었고, 마지막에 들른 곳은 네이버페이로 되는 곳이었다. 만세! 그랬는데 여기는 좀 비싸네? 하여간 망고오렌지 쥬스 주문해서 흡입했다.




책은 아직 이번주 할당량을 다 읽지 못했고, 책에 대해서도 또 할 얘기가 있는데 페이퍼가 너무 길어지니 요가 얘기랑 책 얘기는 또 내일 써보도록 하겠다.


지금은 까페에서 글 쓰고 있는데 나는 까페에서 책을 읽는 것도 좋지만, 까페에서 글을 쓰는게 진짜 너무 좋다는 걸 깨달았다. 이 시간이 너무 기다려진다. 박물관 가는 것도 포기할만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만 살고 싶다.



오늘 저녁에도 소주를 먹고싶네요? 흠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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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25-06-05 0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앙마이 어떤가요? 오늘이 나흘째 맞나요?
˝치앙마이에서˝라는 제목으로 계속 글 올려주세요.
저야말로 지금 당장이라도 치앙마이로 가지 못할 이유가 한개도 없는 사람인데... 가고 싶어라.

다락방 2025-06-05 15:29   좋아요 0 | URL
지금은 닷새째 입니다, 나인 님!! ㅎㅎ
저는 퇴사하면 비수기에 여행 다녀보고 싶었거든요. 항상 성수기에만 다녔어야 해서 그게 불만이었어요. 비수기에 좀 더 저렴한 비행기, 좀 더 저렴한 숙박비를 사용하고 싶다!! 생각했었어요. 치앙마이도 좀 저렴하게 왔고요, 나인 님, 당장 떠나실 수 있다면, 떠나세요!! ㅎㅎ 오늘은 ‘치앙마이에서‘ 요가하기를 올렸습니다!

잠자냥 2025-06-05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 아니 이 인간 여행 가서도 개표 방송 보면서 계속 트윗질하고 있어서 아니 대체 여행은 왜 간 거야... 중얼중얼했더니 ㅋㅋㅋㅋㅋ 개표 방송은 같이 보면서 씹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빨래 건조하다가 세탁기 폭발하는 거 아닌가.... 무서웠을 거 같아요.
남은 여행도 안전&즐겁게!

다락방 2025-06-05 15:31   좋아요 0 | URL
개표 방송 혼자 볼라니까 미치겠더라고요. 저는 여기 와서 더 절실하게 깨달았는데요. 군중 속에 혼자 있는걸 좋아하지, 갇힌 공간에 혼자 있는건 좋아하지 않는다는 거였어요. 혼자 밥 먹고 혼자 술 마시고 혼자 글쓰고 혼자 영화보고 이런게 다 외부의 공간에서 좋더라고요. 이런 저라서 개표 방송을 혼자 본다는게 너무 쓸쓸하더라고요. 그래서 굳이 한식집에 가서 소주 마시면서 트윗도 보고 톡도 하고 유튜브 보고 막 그랫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 저도 세탁기 폭발할까봐 무서웠어요 ㅠㅠ 힝 어쨌든 다 잘 해결되었고 저는 또 글을 쓰고 있습니다. 만세!! (와인도 마시는건 안비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관찰자 2025-06-05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다락방님 글만 읽는데도 왜 저는 손에 땀이 나나요.
예측하지 못하는 상황을 1도 못견디는 파워 J이기에 아마 저라면 빨래방에 가기 전에
도로뷰 동원하고, 블로그 후기 찾아보고, 세탁기 기종 알아보고, 작동법 알아보고, 금액 알아보고........
이러다가 지쳐서 그냥 호텔 방에서 비누로 옷 빨았을 듯요....;;;;

다락방 2025-06-05 15:33   좋아요 0 | URL
아 저도 검색해보고 가자, 이러고 검색하긴 하는데요, 음, 하다 말고 아잇 가면 또 어떻게든 다 되겠지, 내가 되게 만들겠지, 이러고 무작정 가버립니다. ㅋㅋㅋ 그러면 또 이렇게 결국 해결을 하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동전 바꾸러 마트 뛰어가고, 라인 메신저로 헬프 미, 하고 그러지만 말입니다. 껄껄. 인생이 아주 다이나믹 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제가 J 인데 P 로 잘못나온건 아닌가 종종 생각했는데, P 가 맞나봅니다. 하하하하하.

제가 처음에 호텔에서 비누로 빨았는데요 ㅠㅠ 방에 창문이 열리는 것도 아니고 잘 마르질 않아서 냄새가 나더라고요. 그래서 굳이 빨래방을 갔어요 ㅠㅠ

단발머리 2025-06-05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바로 태국 가서 살아도 다락방님은 생존 완전 가능해요. 그냥 내 느낌상으로 ㅋㅋㅋㅋㅋㅋ 쫄았다고 하지만 일처리가 아주 훌륭합니다. 그래서 감사패를 받으셨나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문제 해결 능력이 뛰어나서!

여행지에서 총총 바쁜 다락방님!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당신의 대통령은 바뀌어 있습니다. 공석이었지만 ㅋㅋㅋㅋ 아무튼 Y에서 L로 말이지요. 축하드립니다. 푸하하하하!

다락방 2025-06-05 15:35   좋아요 1 | URL
저는 태국이 아니라 지구촌 어디라도 가능하다고 생각하는데요, 그건 왜냐하면, 살아야 하니까... 요. 살아야 하니까 사는게 가능해지지 않겠는가, 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건 저만 그런건 아니고 사람들 다 그럴거라고 생각해요. 살아야하는데 어쩌냐, 살아야하지 않겠느냐, 뭐 이런 마인드랄까요. 껄껄.

여행지에서 대한민국의 대통령 바뀐 소식을 접하고 너무 좋았습니다. 이 기쁨을 함께 나눌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너무나 좋았고요! 하여간 새로운 대통령 님은 일도 열심히 하시더라고요? 아주 제대로 뽑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독서괭 2025-06-05 13: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하루만에 몇사람과 대화를 트신 건가요 ㅋㅋㅋ 역시 다락방님! 아무튼 고생하셨어요. 모기 때문에 책을 못 읽으셨다니 안타깝지만..ㅠㅠ
하우스메이드 저 2장까지 읽었는데 핫가이 등장하네요 ㅋㅋㅋㅋ 기대된다 ㅋㅋㅋㅋ

단발머리 2025-06-05 15:36   좋아요 1 | URL
핫 뭐라고요? 핫소스?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5-06-05 15:41   좋아요 2 | URL
아니 꼭 대화를 텄다기 보다는..에 이게 그러니까.. 살고자 하는 몸부림... 이랄까요? ㅋㅋㅋㅋㅋ 하우스 메이드는 아직 이번주 분량을 다 읽진 못했지만 열심히 읽어보겠습니다! 이거 번역본 옆에 두고 보고 있는데 번역본에서는 원서의 문장이 종종 생략되어 있더라고요? 흠.. 자 어쨌든 화이팅 입니다!!

감은빛 2025-06-06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흥미진진하네요. 저였다면 빨래방에서 동전 문제 해결 못 했을 것 같아요. 챗지피티도 믿지 못하겠네요. 게다가 오버히트라니! 무서웠을 것 같아요.

여행까지 가셔서 굳이 개표방송을 보셨군요. 저는 결과가 너무 뻔해서 안 봤습니다. 개표방송 내내 보고 싶지 않은 얼굴들이 계속 나올테니, 그거 견디기 힘들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도 투표소에서 찍을 수 있는 후보가 있었다는 것이 정말 좋았어요. 일부러 기권표를 만들지 않는 투표는 정말 오랜만이었어요.

다락방 2025-06-08 23:39   좋아요 0 | URL
저는 대통령이 되기를 바라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개표방송을 너무 보고 싶었어요. 그걸 혼자보려니 너무나 외로웠습니다. 흑흑 ㅠㅠ 그렇지만 이제 다 지나갔고, 제가 대통령 되기를 바라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일하는 거 보니까 속이 다 시원하더라고요.

감은빛 님도 그렇지만 막상 저런 상황에 놓인다면 어떻게든 해결하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랑 다른 방법으로 생각하고 또 다른 결과를 도출해낼 수도 있겠지만, 누구나 하여간 문제에 직면하면 해결을 하려고 하지 않겠습니까.

저는 권영국 후보가 다음에도 꼭 나와줬으면 좋겠어요. 이번에 너무 치욕스러운 건 국힘의 40프로 득표도 그렇지만 이준석이 권영국보다 더 많은 지지를 받았다는 거거든요. 이런 세상은 말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ㅠㅠ

거리의화가 2025-06-09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악. 빨래방의 상황 저는 생각만 해도 멘붕일 것 같습니다ㅠㅠ 하긴 여행을 해보면 계획대로 흘러가는 경우가 오히려 더 없긴 하죠.
안되는 상황에서 어떻게든 되게 만들어가는 능력이 탁월하신 다락방 님! 그 능력을 저도 배우고 싶어요.
개표결과를 확인하며 안도했지만 한편으론 지역,성별,연령별 차이의 벽이 더욱 두터워졌음을 느끼곤 씁쓸함이 느껴졌습니다. 진보 표가 너무 안나온 것에 대해서도 아쉬웠고요. 다음 대선 때는 좀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을지...

다락방 2025-06-23 20:05   좋아요 0 | URL
이 댓글을 지금 봤네요, 거리의화가 님.
저는 특히나 그게 여행지라면 예측하지 못하는 상황을 금세 받아들이는 것 같아요. 언제나 문제 해결이 일순위이기 때문에 어? 문제 발생? 흠, 자, 해결 방법은? 이렇게 되어버리기 때문에 여행을 좋아하고 또 자주 가는 것 같습니다. 예측하지 못하는 상황에 스트레스 받는 사람이라고 저도 저 스스로에 대해 생각했는데 이상하게 여행지만 가면 그게 아니더라고요? 하하하하하.

저는 이준석이 후보로 나오지 않는 대통령선거를 하고 싶습니다. 이준석이라뇨, 허허 그것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