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year that followed-was it the happies year of his own life? He often thought so, even knowing that such a thing was foolish to claim about any year of one's life; but in his memory, that particular year held the sweetness of a time that contained no thoughts of a beginning and no thoughts of an end, and when he drove to the pharmacy in the early morning darkness of winter, then later in the breaking light of spring, the full-throated summer opening before him, it was the small pleasures of his work that seemed in their simplicities to fill him to the brim. -<Pharmacy>, p.10


그리고 다음 해. 그해가 헨리 키터리지의 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때였을까? 인생의 어떤 해가 되었든 그런 주장을 하는 것이 어리석은 일인 줄 알면서도 헨리는 그해가 그랬다고 생각한 적이 많다. 그의 기억에 그해는 시작이나 끝이라는 개념이 없는 시간이라는 달코한 느낌으로 남아 있다. 겨울날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은 이른 아침에, 또는 봄이 되어 동틀 무렵에, 또는 한여름을 가르며 약국으로 운전해올 때 그를 소박한 충만함으로 채워준 것은 일에서 느끼는 작은 기쁨들이었다. -<약국>, 전자책 중에서



가장 행복한 해가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는 정해진 바가 없겠지만, 그러나 한 사람이 살면서 어떤 해를 가장 행복한 해로 떠올릴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나는 이 문장을 읽다가 나에게 가장 행복한 해를 떠올려보고자 했는데, 가장 먼저 생각나는건, 그러다보니, 행복한 '순간'이었다. 그러니까 소박한 충만함으로 채워진 날들이 연속되었던 그런 해가 아닌, 어떤 특정한 사건. 그 사건이 먼저 떠올랐기 때문에 누군가 내게 물어보면 '나는 그 때 참 행복했지' 하며 그 순간들에 대해 말할 수 있겠지만, 그렇다면 그 사건으로 인해 그 해가 가장 행복한 해였느냐고 물어보면 또 그렇지가 않다. 나에게 가장 행복한 일들이 일어난 바로 그 해에, 나에게 가장 힘든 일이 일어나기도 했었으니 말이다.


가장 가까이의 행복한 사건을 꼽아보자면, 나에게는 작년 8월을 예로 들 수 있을 것 같다. 멀리서 온 친구를, 한 번도 사귀어본 적 없던 형태로 사귀게 되었다는 사실은 내 인생에서 특별했고 즐거웠다. 나는 살다보니 이런 일도 있다고, 이런 복도 온다고 기뻐했더랬다. 심지어는 내가 싱글인 것을 얼마나 만족해했던가! 그러나 2025년의 8월은 나에게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가져왔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그렇다면 2025년은 가장 행복한 해였느냐, 하면 그게 아니다. 5월부터 8월까지, 지옥같은 시간을 경험해야 했기 때문이다. 절망하고 좌절하고 울었던 시간들이 분명 있어서, 최근 가장 힘든 일을 떠올리자면 역시 2025년을 떠올리게 될 수밖에 없었다. 나를 가장 힘들게 한 순간도 그리고 나를 가장 기쁘게 한 순간도 모두, 2025년 안에 있었다. 그러니 나에게 가장 행복한 해를 물어도 또 가장 힘든 해를 물어도, 나는 그렇게 답해도 좋을것인가, 하고 망설이게 될터였다. 


그것은 어쩌면, 내가 행복한 해를 물었을 때, '특별한' 어떤 것을 떠올리는 사람이기 때문일런지도 모르겠다. 행복한 해를 물었을 때, 그것이 언제이다 아라고 그 해를 말할 수 있으려면, 이 책에서 헨리가 그랬던 것처럼, 그저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 작은 기쁨과 소박한 충만함으로 채워지는걸 스스로 느껴야 가능한 것이겠다. 매일매일 출근하는 게 즐거웠지, 매일매일 보내는 시간들이 충만했어, 를 반복적으로 느낀다면, 그것이 아주 큰 기쁨은 아니어도 그리고 큰 행복은 아니어도, 그 일들이 일어났던 매일이 쌓인 그 시간을 가장 행복한 해로, 가장 행복했던 '때'로, 순간이 아닌 '때'로 기억할 수 있게 되겠지. 그러기 위해서 나도 그렇게 작은 기쁨들이 충만했던 어느 한 해를 떠올려보고 싶지만, 여전히 나는, 그렇게 굵직한 일들이 떠오른다. 그래서 내게 행복한 해year 보다는 행복한 순간들이 더 기억에 남아있다. 그리고 그 순간들을 돌이켜보면, 다 사람과 관계된 일이었다. 그 때는 너를 만났지, 그 때는 너를 만나 이러했지, 하는 순간들. 


사람이 다른 사람의 인생일 잘 살았노라 좋은 인생이었노라 판단할 수는 없겠지만, 그러나 '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해가 그해였지' 라고 떠올릴 수 있다면, 좋은 인생을 살았다고 말해도 되지 않을까. 헨리는, 다정하지 않은 아내와 또 다정하지 않은 아들과 살고 있었지만, 매일 출근하는 곳에서 다정한 직원과 소소한 이야기들을 나눈다. 일터에 가는 일이 기쁘다고 생각하면서 그 해가 행복했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 그것은 어쩌면 나쁜것보다 좋은것을 먼저 보려하고 더 흡수하려는 사람에게서 나오는걸지도 모르겠다. 


아직 첫번째 단편도 다 읽지 못해서 갈 길이 멀다. 부지런히 읽어야지. 그리고 소소한 기쁨으로 반복되는 일상을 잘 붙들고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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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6-03-11 2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장 행복했던 때와 가장 힘들었던 때가 같은 해였다는 다락방님 이야기가 맘에 와닿아요. 저도 그렇거든요. 저는 주로 아이들이 어렸을 때 같아요. 과거 아니고 현재로 기억하고 싶기는 한데, 그럼 다시 힘들어져야 하나? 그런 생각도 들어요.
저도 부지런히 읽어야 한답니다~~~

다락방 2026-03-12 22:40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 님의 댓글을 읽으니, 아이들이 있다면 극한의 행복한 순간이 아주 자주 찾아올거란 생각이 듭니다. 저도 조카들 덕에 감동하고 행복햇던 순간들이 많았거든요. 아이들이 있으면 더 그렇겠지요.
부지런히 읽읍시다. 저도 이제 열중해서 읽어보려고 합니다. 생각보다 어려워서 당황스럽지만 말입니다. 에휴...

잠자냥 2026-03-12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정현 때문에 좋아요 누를까... 망설이다 누름.........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6-03-12 22:41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는 흐느끼면서 따라부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6-03-13 09:31   좋아요 0 | URL
또 안 만나고 싶어지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6-03-13 12:57   좋아요 0 | URL
님하 그러지마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6-03-13 13:24   좋아요 0 | URL
🤔

로제트50 2026-03-12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억은 감정과 관계가 있다잖아요? 진한 감정이 뇌리에 콕 박혀 그 날, 그 시간들을 특별하게 기억하게 하지요^^
저도 이 챕터에서 헨리 키터리지에 깊이 공감합니다, 출근 풍경이 좋았어요~ 저는 주로 <염려>증이어서 그날이 그날 같은 평범한 날이 좋더군요^^::
그 감정들에 시달리다 보니 이제야 책에 집중하기 시작했어요, 부지런히 읽어야죠~~

다락방 2026-03-12 22:42   좋아요 0 | URL
그날이 그날같은 평범한 날이 소소한 행복을 느끼기에 좋은 것 같아요. 그러나 저는 그러다가도 어김없이 다가올 미래에 대해 벅찬 기대를 하곤 한답니다. 와, 인생 꿀잼이네 앞으로는 또 어떤 일이 생길까? 하고 말이지요.
저도 부지런히 읽어야 합니다. 로제트50 님, 힘내서 부지런히 읽읍시다. 뽜샤!!

독서괭 2026-03-13 0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킨들로 읽기 시작했습니다!! 아쟈!!

다락방 2026-03-15 15:22   좋아요 1 | URL
오, 독서괭 님, 화이팅!! 흠.. 저도 킨들로 읽을까요? (새로 사야함 ㅋ)

독서괭 2026-03-16 00:40   좋아요 0 | URL
워워~~ 그거 아니에요 다락방님! ㅋㅋ

다락방 2026-03-16 09:52   좋아요 0 | URL
응? 그거 아니에요? 🙄🙄

독서괭 2026-03-16 11:43   좋아요 0 | URL
지금 킨들도 사고 전자책도 사시겠다는 거 아닙니까..? 전 킨들은 선물 받았고 전자책은 도서관에서 빌린 거라구욥 ㅋㅋ
 
서머타임 J. M. 쿳시 자전소설 3부작
J. M. 쿳시 지음, 왕은철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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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쿳시의 실제 삶에 대해 궁금해졌다. 그는 정말 이토록이나 찌질한 사람이란 말인가. 인상적이며 그러나 당연한 진실은,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보든 나에게 보이는 면으로 나는 그 사람을 평가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의 존 쿳시가 유명한 작가이지만, 그러나 찌질한 스토커일 수 있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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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6-03-11 1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존 쿳시 읽기의 가장 중요한 작품이라 할 수 있는(제가 혼자 그렇게 생각하는) <추락>을 아직 읽어보지 않아서요. 다락방님 이 백자평 보니 쿳시 도전해보고 싶네요. 얼마나 찌질한지 확인차 ㅎㅎ

다락방 2026-03-11 17:42   좋아요 0 | URL
추락은 저도 되게 인상깊게 읽은 작품이라 나중에 다시 읽어보고 싶어요. 그리고 추락을 비롯한 다른 쿳시의 소설들을 읽은 후와 이 책, [서머타임]을 읽은 후의 쿳시에 대한 생각이 좀 많이 혼란스러워져요. 아무튼 글을 정말 잘쓰는 작가입니다. 크-

유부만두 2026-03-11 2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으셨군요. 제가 이 찌질남 이야기에 다락방님이 열받을거라고 독후감 쓴게 7년전이더라고요. ^^

다락방 2026-03-12 22:43   좋아요 1 | URL
저는 전혀 열받지 않았고요, 오히려 존 쿳시가 자신을 이런식으로 묘사할 수 있다는 데에서 흥미로웠어요. 보통 자신을 대단히 영웅화 하기가 쉬운데, 이렇게 찌질하게 그리다니, 그리고 무엇보다 누군가에게는 찌질한 놈이 될 수 있는 자기 객관화가 되는 것 같아서 아주 흥미로웠습니다. 이 작가 뭐지? 하고 그전보다 더 궁금해졌어요.
 

얼굴 예쁜 여자들이 빠지기 쉬운 세상의 함정은 또 오죽 많은가. 오로지 얼굴만 내세우는 미인들의 그 백치미는 또 어떤가. 평생 자신의 외모를 가꾸며 살아가도록 태어나지 않고 평생 자신의 두뇌를 의지하며 살도록 태어난 것을 나는 하늘에 감사한다. - P35

나는 여자들이 그렇게나 많이 남자들에게 당했으면서도 여전히 남자에게 환상을 품는 것에 정말이지 소름이 돋을 지경이다. 내가 선택한 이 운명 말고, 다른 운명의 남자가 어딘가 꼭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여자들의 우매함은 정말 질색이다. 남자는 한 종(種)이다. 전혀 다른 남자란 종족은 이 지구상에 없다. - P46

남자가, 이미 검은 발톱을 드러낸 남자가 뜻밖에 회개하는 경우는 결코 많지 않다. 아니 절대 없다. 만약 있다면 그것은 남자가 모든 것을 잃었을 때다.
모든 것을 다 잃고 나면 가증스럽게도 다시 여자 마음을 얻어 기대보려는 것이 남자들이란 족속이다.
검은 발톱은 부러진 것이지 사라진 것이 아니다. 게다가 발톱은 다시 자란다. 그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인간은 특히 남자는 여자에 대해 반성할 줄 모른다. 알고 있더라도 실천할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는 것이 남자다. - P109

좋은 게 좋다니.
나는 평소 그런 소리를 가장 싫어한다. 도대체가 앞의 좋은 것은 무엇이고 그래서 얻어진 뒤의 좋은 상태는 무엇이란 말인가. 그것은 마치 바보들의 대화처럼 들린다. 논리나 분석은 전혀 없는 이해조차 불분명한 말장난들. - P110

『알프스의 소녀』는 여자애가, 그리고 『괴도 루팡』은 남자애가 읽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그 여선생을 경멸하기 시작한 것은 중학교에 입학해서였다. 가사 시간에 바느질과 요리를 가르치면서 걸핏하면 여자니까 당연히 이런 공부를 잘해야 한다고 강조하던 나이 많은 가사 선생과 그 여선생을 나는 똑같은 차원에서 경멸했다. - P113

신호를 기다리는 사이 옆자리 여자의 가슴을 툭 치는 중년 사내의 희고 살찐 손, 번들거리는 얼굴. 나는 거의 구역질의 지경에 이르고 만다. 나는 언제나 진화되지 않은 미개인 사내들 때문에 욕지기를 느낀다. 그들만 아니면 세상은 얼마나 밝고 부드러우며, 또한 멋진가. - P134

인기 여배우가 백지수표를 받고 몸을 팔 수 있다면, 인기 남자배우도 여자한테 팔려갈 수 있는 것이다. 왜 안 되는가. 남자들의 동물적인 욕정, 노출된 여자들은 모두 노리개로 파악하는 공공연한 매춘, 구애의 권리는 남성에게만 있는 것으로 아는 이 사회의 고정 관념을 나는 역으로 깨부술 수도 있다. - P149

개인적인 치정 놀음이야 간섭할 바가 아니지만 왜 하필이면 가정이 있는 유부남을 택했냐는 여러분들의 비난은 그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러나 말입니다. 바로 여러분 남성들이 유포하고 심화시켜온 성의 개방과 확장에 관한 논리에 의하면 그것은 제약 없이 자유로워야 합니다. 그렇기에 낮에는 짐승의 세계로 치닫는 이 땅의 성문화를 개탄하고 밤에는 동료들과 밀실에 앉아 영계를 주문하는 일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것 아닙니까. 입으로는 열심히 인신매매를 성토하면서 바로 그런 수단으로 공급된 밤의 여자들을 끼고 앉아 세상을 논하는 유능한 여러분들. 술자리에서도 어김없이 집에 전화를 걸어 내 딸과 마누라가 무사한지 잘도 챙기는 착한 여러분들. - P227

그는 남성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폭력 자체를 은폐하면서, 이미 남성이라는 사실 자체로 그 폭력에 가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직접 폭력을 휘두르는 자보다 더욱 교활하게 폭력을 행사한다.
후자는 물리적이고 심리적인 반항을 유발시키지만 그는 여자들로 하여금 남자에 대한 미련을 못 버리게 하고, 여성에게 주어진 가혹한 운명이 단지 남성을 잘못 택했기 때문일 뿐이라는 환상을 갖게한다. 백승하라는 인간을 굴복 · 변화시키고 그에 대해서 세상이 갖고 있는 환상을 깨버릴 수만 있다면, 남성에 대한 복수와 아울러 여성이 남성에 대하여 갖고 있는 환상을 깨버릴 수 있는 이중의 효과를 낳을 수 있다. 따라서 아마조네스로서의 강민주에게 인기 절정의 배우인 백승하는, 아마조네스를 패망시킨 신화 속의 또 다른 남성 전사에 다름 아니다. 그는 적이다.(해설 中) - P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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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양귀자 지음 / 쓰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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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여자 인생에 하등 쓸데없는 존재인 것을 인지하고 그것을 세상에 밝히려 하였으나, 역시나 남자 때문에 인생 끝나버리는 여자의 이야기. 세상에 좋은 남자가 있기는 할까, 그리고 그 좋은 남자는 정말 ‘좋은 영향‘을 주는 남자일까. 남자에 대한 비난도 그리고 여자에 대한 비난도 틀리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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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6-03-09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0년만의 재독..

잠자냥 2026-03-09 16:51   좋아요 0 | URL
원스어폰어타임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LAYLA 2026-03-09 15: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다시 읽어볼까요?

다락방 2026-03-09 15:56   좋아요 0 | URL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밑줄긋기 올릴텐데 그거 일단 한 번 먼저 보셔도 되고요!

잠자냥 2026-03-09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이 요즘 왜 인기인 거죠????
이 책도 뭔가 이 책 읽고 우는 나 인스타? 틱톡? 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6-03-09 17:05   좋아요 0 | URL
그건 저도 잘 모르겠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인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6-03-11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순>이 유행하고 나서 다음 작품으로 선택된 거 아닐까요? 양귀자 풍년일세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6-03-11 16:19   좋아요 0 | URL
오 모순도 유행했었어요? ㅋㅋㅋ 갑자기 왜이렇게 됐을까요? ㅎㅎㅎㅎㅎ
 














언젠가도 얘기한 적 있었던 것 같다.

중학교때 학급의 같은 반에 48명중 42등을 하던 학생이 있었다. 그런데 누가봐도 열심히 공부를 하더라. 어떤 수업 시간에는 코피를 흘리기까지 했고, 쉬는 시간에도 책을 부지런히 보았더랬다. 그런데 그 다음 시험에서 39둥을 했다. 내가 학교를 다닐 때에는 성적표에 부모님 싸인을 받아와야 했는데, 그 때 그 아이의 엄마는 '집에서도 열심히 공부하더니 성적이 올랐네요' 라고 써서 보내셨더랬다. 


나는 이 일이 되게 충격이었다. 저렇게 열심히 공부하는데 어째서 고작 42등에서 39등으로밖에 오르지 못한단 말인가. 저게 대체 뭔가, 하고 말이다. 왜 저렇게 열심히 하는데 성적이 그럼에도 뒤쪽인거지?


그런 학생은 또 있었다.


역시 같은 반 아이였는데, 이 아이는 공부를 잘하는 아이였다. 학급에서 6등 정도 하는 아이였는데, 언제나 차분하고 침착하며, 역시나 마찬가지로 쉬는 시간에도 자리를 비우지 않고 책상에 내내 앉아 교과서를 보며 공부하던 아이였다. 그런데 그 아이도 자기 원래 등수보다 더 올라가지는 않았다.


나는 그 아이들보다 공부를 안하는 학생이었으므로, 사실 뭐 내 공부야 말해 뭐해, 나는 예나 지금이나 따로 시간을 내서 공부하는 걸 너무 안하는 사람이었고, 그래서 지금도 공부를 열심히 했으면 내 미래가 어떻게 달라졌을까를 궁금해하곤 한단 말이다. 아무튼 그러니까 그 아이들의 공부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모른다. 아니, 그걸 내가 문제라고 말하는 것조차 잘못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 아이들에게 공부는 아무리 열심히 해도 더이상 오르지 않는 어떤 것일 수 있다. 그리고 어쩌면 그정도의 성적으로도 만족했을 수도 있고. 전교1등을 하는 학생들이 있는 반면, 그리고 그들보다 노력을 덜하는데에도 그들보다 점수를 잘 받는 학생들이 분명히 존재하는걸 보면, 공부방법이 잘못됐을 수도 있고, 아이큐가 그만큼 안좋은 것일 수도 있다. 



나는 달리기를 할 때마다, 그때 42등에서 39등이 되었던 그 친구가 떠오른다. 어김없이 떠오른다. 내 달리기는 바로 그 아이의 공부 같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사실 이건 과장된 표현이긴 하다. 내가 달리기를 그친구가 공부했던 만큼 열심히 하는건 아니니까 말이다. 그런데 달리기를 할 때면, 더 많이 오래 달리지도 못하고 더 빨리 달리지도 못하고, 벌써 2년차가 다 되어가는데도 여전히 실력이 거기서 거기인걸 보면, 물론 지금은 30분은 연속 달리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긴 햇지만, 나의 달리기란 노력해서 30분 연속 달리기까지 닿을 수는 있었으나, 그 뒤로는 가지 못하는 어떤것, 중학교 때 같은 반 아이의 그 공부같은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거다. 


그래서 수시로 나에게 말해야 한다. 되새겨줘야 한다.

나는 건강하고 싶어서 달리는 것이다, 안달리는 것보다 달리는 게 낫다, 계속 달려야 앞으로도 달릴 수 있는 몸이 된다 등등. 속도에 연연하지 말자고, 달리는 시간에 그리고 거리에 연연하지 말자고 나에게 말해주어야 한다. 안그러면 되지도 않는 몸과 실력으로 욕심만 생기고, 그런데 그게 뜻하는 바대로 안되니까 이내 스트레스로 오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달리기를 고작 1년 했다면서 온갖 마라톤에서 상을 휩쓸고 다니는 권화운 이라는 존재에 대해 알게 되어서 대충격이었다. 저 사람은 뭐지. 북극에서도 달리고 전날 와인을 퍼마셔도 다음날 쌩쌩하게 달리는 저 사람은 뭐지. <극한84>를 재미있게 보면서 권화운 이란 존재를 알고 대충격 받았다. 


지금은 활동하지 않지만 예전에는 티비에서 자주 활동하던 '김연주' 라는 MC 가 있다. 당시에 서울대를 나오고 영어도 잘하고 미모롭기도 해서 화제가 되었고, <별이 빛나는 밤에> 공개방송에 초대받기도 했더랬다. 그 후에는 가수 임백천과 결혼해서 내가 몹시 아쉬워했더랬는데, 하여간 그 김연주가 별밤 공개방송에 나와서 고등학교 시절 잠깐 연극에 빠졌노라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 그러다보니 성적이 떨어졌다고, 그래서 아이고 연극에 빠지니 성적이 떨어지는구나 다시 공부좀 열심히 해야겠다, 라고 생각했다는 말을 했더랬다. 그러자 이문세가 '그렇게 다시 공부해서 몇 등하셨어요?' 물어보자, 김연주는 이렇게 말했다.


"전교1등이요."



달리기에서 나는 내내 공부해도 48명중 39등하는 그 학생이라면, 권화운은 김연주 같은 사람이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 해야겠네? 하고 생각하고 돌입하는 순간 바로 1위를 가져가버리는 사람. 나는 2년해도 이모양인데 왜 권화운은 날아다니는가... 여기에 대해 얘기하자, 여동생은 


"언니, 권화운은 언니랑 다르잖아. 그는 젊고 운동 많이 하던 사람이고 몸도 가볍잖아."


맞다. 안다. 그런데, 그렇다면, 그렇다면, 내가 김연주 같고 권화운 같은 건... 도대체 뭔가 싶은거다.



그동안 나를 봐온 사람들이라면, 내가 여성학 책을 얼마나 많이 읽어왔는지 알것이다. 여성학 책을 많이 읽고 강연도 들으러 다녔더랬다. 그런데 나는 그렇게 여성학에 관심 있어서 책을 읽고 강연도 다니면서, 그러나 여성학 공부에 있어서도, '나는 아무리 해도 정희진 쌤처럼 되진 못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내가 정희진 선생님처럼 공부를 한 것도 아니지만, 그러니까 '만약 내가 대학원을 다녀서 더 깊게 여성학을 공부한다고 해도 정희진 쌤처럼 되지는 못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거다. 뭔지 알쥬?


내 글을 재미있다고 읽어주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것도 안쓰는 사람들보다 잘쓴다는 것뿐이지, 잘 쓰는 사람들에 비교한다면, 역시나 48명중 39등인 것 같다. 


난 도대체 어디에서 김연주이고 권화운일까? 나에게 그런게 있긴 한걸까?


여동생이 저렇게 권화운이 가진 다른 조건을 얘기한 날, 남동생은 내게 말했다.


"누나, 그냥 지금처럼 먹고 지금처럼만 달려."



그러게? 그 말을 듣고나니까, 그러면 되지, 내가 뭔 고민이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벼운 몸을 만들려면 덜 먹어야 하잖아? 그런데 나 덜먹기 싫잖아? 지금처럼 먹고 그냥 지금처럼만 달리자. 되도 않는 육체로 과한 욕심을 잡으면서 스트레스 받지 말고, 그냥 할 수 있는만큼만 하면서 즐기면 되지. 하여간 그래서 나는 달렸다.


처음 달리기를 시작하면서 다른 나라의 다른 도시에 가서 달려봐야지 생각만 하다가, 지금은 어떻게 되었나.


마드리드를 달렸고,



포르투를 달렸고,



리스본을 달렸다.




낯선 도시에서 일상을 보내는 현지 사람들 속에서 달리기를 한다는 건 참 신나는 일이었다. 나는 이런걸 즐기자, 라고 생각했다. 39등과 1등이 의미있어진다는 건, 굳이 등수를 나누고 공개하기 때문이겠지. 등수가 없다면 사실 1등도 42등도 무슨 의미가 있을까. 나는 그냥 낯선 도시 달리기를 즐기는 사람이 되자.



그러고보니 작년 5월 퇴사한 후로, 싱가폴, 프라하, 드레스덴, 코타니카발루, 멜버른, 리스본, 포르투, 마드리드를 달렸다. 달리기를 시작한 후로는, 치앙마이, 하노이, 호치민, 대만, 로마, 몰타를 달렸다. 낯선 도시에서 달리는 사람이 된 것으로도 인생에 기쁨을 하나 추가한게 아닌가. 할 수 있는게 있다는 것, 할 줄 아는게 있다는 것은 삶에 있어서 축복이다. 



어젯밤, 한국에 도착했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존 쿳시의 책을 읽었다. (다 못읽고 잤지만..)















어떤 부분들에서는 물음표가 생기고, 이건 남자작가라서 이런건가 싶기도 했지만, 그런데 전체적으로는 '역시 책이 제일 좋아, 책이 제일 재미있다' 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책 정말 좋다. 읽으면서 무언가 생각할 수 있는게 너무나 좋다.


할 얘기가 많다. 

이번 여행은 혼자가 아니어서 글을 쓰기가 힘들었고, 나는 새삼 혼자 여행이 좋다고 다시 생각했다. 역시 혼자가 좋구나, 라고 생각했다. 숙소에 돌아와서 이야기 나누며 술 마시는 시간 좋았지만, 그런데 글 쓰고 싶었다.

천천히 다 써봐야지. 


어젯밤 도착하자마자 김장김치 쫙쫙 찢어서 국그릇에 밥먹었다.

오늘 아침에도 또 그렇게 먹을거다. 

그리고, 책을 살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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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ano避我路 2026-03-08 0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리기와 독서, 이 두 가지가 저를 가장 많이 설명하는 단어라고 생각했는데, 저와 비슷한 분이셨군요. 다락방님. “그리고, 책을 살거다.” 이 맨 마지막 문장, 완전 공감합니다. 멋져요! 화이팅!

다락방 2026-03-08 16:38   좋아요 0 | URL
저도 달리기와 독서로 저를 설명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달리기는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그래도 꾸준히 달려보려고 합니다. 더 잘 달리지는 못하더라도 계속 달리는 사람이고는 싶어서요. 조금씩 가끔 그러나 꾸준히 달리기가 현재는 제 목표입니다. 달리기를 즐겨야겠어요.
책은, 샀습니다!! ㅎㅎ

감은빛 2026-03-08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낯선 도시에서 달리는 것, 정말 매력적인 경험이네요. 달리기와 책이 있어서 얼마나 좋은 인생인가요? 물론 우리 삶에는 힘들고, 화나고 싫은 일들도 많지만, 좋은 것들이 있어서 또 살아갈 수 있겠지요.

다락방 2026-03-08 16:39   좋아요 0 | URL
낯선 도시에서 아침에 달리면, 아침을 보내는 현지의 사람들을 보게 되거든요. 그게 참 좋습니다. 물론 저처럼 달리는 사람도 보게 되고요. 그것도 좋습니다.
특히나 잘 쓴 글을 읽는건 얼마나 좋은지요! 존 쿳시가 글을 잘 써서 읽는 행위가 즐겁습니다. 즐거운 일 많이 하면서 건강하게 지냅시다, 감은빛 님!

blanca 2026-03-08 09: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 그래도 다락방님 글 왜 안 올라오나 기다렸는데 여행도 하고 달리기도 하고 그랬군요. 존 쿳시, 진짜 지독하게 잘 쓰는데 좀 그런 면들 가끔씩 툭툭 불거져 나오죠. 이제 달리기 정말 좋은 계절이 오네요. 저는 러닝머신으로 달렸는데 30분만 달리다 걷다 하면 그냥 모든 체력 소진입니다.

다락방 2026-03-08 16:42   좋아요 0 | URL
네, [추락]에서도 그랬는데, 그런데 진짜 너무 잘써요. 지금도 감탄하면서 읽고 있어요. 그리고 잘 쓴 글을 읽는것은 너무나 즐겁습니다. 이래서 책을 읽는거야, 이래서!! 막 이런 생각도 들고요. 그런 한편, 사람들은 아직 재미있는 책을 읽지 못해서 책을 안읽는거다 라는 생각도 합니다.
저는 오래전에 러닝머신에서 달려본 적이 있고 최근에는 로드 달리기를 하면서 ‘러닝머신은 지루해서 못하겠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싱가폴에서 너무 더운 한낮에 러닝 머신 달려봤더니, 달릴만 하더라고요? 생각만큼 지루하지 않았어요. 어쩌면 제가 너무 잡념이 많아서일지도... 러닝머신으로 달리기도 좋은것 같아요! 하여간 체력 키웁시다, 블랑카 님!!

햇살과함께 2026-03-08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계 여러 도시 달리기! 멋지십니다! 잘 달리는 사람 너무 많아요. 제가 삼일절에 마라톤 대회 갔는데 그날 1등 하신 분도 작년에 하프 대회 첨 출전하고 2번째 풀코스 참가에 1등. 젊고 재능있고 프로 수준으로 훈련도 엄청하는 사람들이에요. 우린 우리만의 속도와 시간으로 즐기면서 달려요~

다락방 2026-03-08 16:43   좋아요 1 | URL
확실히 달리기도 코치로부텨 가르침을 받고 훈련을 한다면 더 잘하게 될 것 같긴해요. 그렇지만 저는 햇살과함께 님 말씀대로, 내 속도와 내 시간으로 달리기를 즐길 수 있도록 해보겠습니다. 햇살과함께 님, 즐겁게 달립시다. 그나저나 마라톤 대회 나가셨다니, 근사합니다!! 제 달리기 롤모델은 유해진 이에요. 매일 꾸준히 달리기, 그러면서 술도 마시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로제트50 2026-03-08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근에 읽은 멋진 문장. This is a journey, not a race. 귀국을환영합니다 *^^*

다락방 2026-03-08 16:44   좋아요 0 | URL
ㅋ ㅑ ~ 정말 멋진 문장이네요. 요즘 올리브 키터리지 읽고 계신가요? 저는 올리브 키터리지 시작했는데, 곧 페이퍼 쓰도록 하겠습니다!
귀국 환영, 감사합니다!

망고 2026-03-08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할 얘기가 많다니 넘 기대됩니다 얼른 써주세요😆 달리기나 취미 운동은 정말 즐기기 위한 일 아니겠습니까? 더욱이 해외에서 달리기 넘 멋있는걸요.

다락방 2026-03-08 16:46   좋아요 0 | URL
해외에서 달린다는 건 정말 근사한 일이에요. 너무나 즐겁습니다. 느리게 달려도 낯선 도시를 달린다는 것은 그 자체가 주는 즐거움이 있어요. 무엇보다 제가 낯선 도시에서 달리기를 할 줄 아는 사람이 된 것이 너무 좋아요!!
네, 즐기기 위해서 합시다. 지금 페이퍼 하나 더 쓸까 싶지만... 하루에 두 개는 너무 많은 것 같아 자제하고 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6-03-08 1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의 마음을 막 예상하는 혹은 상상하는 시간이었어요. 동행과의 즐거운 시간 한 편에 쓰고 싶은 마음을 알 것도 같아서요.
부지런히 나눠 주세요~~~ 웰컴!!

다락방 2026-03-09 15:07   좋아요 1 | URL
동행은 저를 애정하는 사람이기는 했으나, 소식가에 비육식파 게다가 편식이 좀 심한... 사람이어서.. 예, 그렇습니다. 제가 너무 혼자 여행에 길들여졌나봐요. 혼자 여행할 때는 밤에 수다떨면서 술 마시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그렇게 하니, 밤에 혼자 술마시면서 글쓰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인생 뭘까요? ㅋㅋㅋㅋㅋ

clavis 2026-03-08 2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세 살때부터 고2겨울방학까지 피아노를 계속 쳤어요. 입시 직전에..이렇게 피아노를 잘 치는 사람들이 많은데 나는 대성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리고 그만 두었어요. 그리고 다시 피아노를 치기까지 20년이 걸렸어요. 그 20년 동안, 다시 돌아가고 싶은 때는 피아노를 그만두겠다고 생각했던 때였어요. 대성하지 않아도 돼. 너가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것을 그냥 하면 돼..라고 말해주고 싶었지요..저도 우리 반에서 1등하는 애보다 늘 가장 열심히 하는 애였는데 성적이 좋지는 못했어요. ˝KBS가정중학˝을 펴놓고 쉬는 시간에 공부하던 제게 교생선생님이 ˝너는 무엇을 해도 잘 할거야˝라고 했어요. 전교 1등을 했다는 것보다 그런 말을 들어봤다는게 살면서 어쩐지 더 큰 힘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잘 해서 계속하는건 당연한거지만 못하는데도 계속하는건 찐사랑이니까요ㅠ..그리고..포기하지만 않으면 나아가게 된다고..음악을 하면서 제일 크게 와닿은 거에요..달리는 락방님 Keep going!

다락방 2026-03-09 15:10   좋아요 0 | URL
저도 포기하지만 않으면 나아가게 된다고 생각은 하지만, 다만 그게 너무나 느린 속도일 뿐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그걸 기대하다보니 좀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아서, 그냥 이대로만 지속하자 라고 스스로에게 다짐시키고 있습니다. 오늘은 병원 정기 검진일이어서 갔는데, 피검사 수치가 아주 좋아졌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이정도의 달리기도 나에게는 어떻게든 도움이 되는 것이로구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열심히, 부지런히 지금처럼 달리고 먹고 마시겠다고(응?) 생각했습니다.

사람에겐 저마다 타고난 재능이 있다는데, 저는 그렇지 않은 사람이 더 많다고 생각하고요, 제가 그 다수에 속한다고 생각합니다. 특별히 잘하는게 없는 사람... 그러나 못해도 좋아하는 것 그 자체로 즐기면서 살아야지요. 영어도 연수까지 다녀왔지만 늘지 않아 속상한데, 뭐 계속 공부하면서 살면 되겠지요. 서서히 서서히 나아질 것이고, 최소한 퇴보하지는 않을테니까요. 하고싶은게 많은데 재능은 없고 사실 좀 게으르기도 한게 문제이긴 합니다만, 하여간 즐겁게 살아갑시다, 클래비스 님. 언제나 응원 감사해요!

꼬마요정 2026-03-08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계 여러 도시에서 달리기를 하고 싶어서 하신 다락방 님!! 멋져요^^ 잘 하고 못 하고를 떠나서 즐기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어떤 일이든 노력해서 좋은 결과를 가진다는 건 정말 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우리는 그런 일을 못 찾은 걸지도 몰라요. 저도 요즘 아무리 노력해도(아니, 노력을 그만큼 안 하지만) 주짓수가 늘지 않아요. 그래서 우울하고 그러면서 운동 하는 게 조금은 두려워졌어요. 그런 마음을 떨쳐내려고 무척 노력하는데 아직 좀 힘들어요. 그래도 제가 좋아하는 운동이니 가늘고 길게 일반인도 그냥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 계속 합니다. 제가 남들과 같을 순 없으니까요. ㅎㅎㅎ 나중에 나이 들어서 잘 못해도 오래 했다는 걸로 밀고 나가려구요. 다락방 님은 해외 여러 도시에서 달리고 싶으셨다면 저는 나이 들어서까지 오래 오래 이 운동을 하고 싶습니다. 같이 열심히 운동해요!!^^

다락방 2026-03-09 15:14   좋아요 1 | URL
꼬마요정 님! 말씀대로 같이 열심히 운동합시다. 사실 저는 열심히 하는 사람은 아니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운동을 놓지는 말자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나이 들어서도 계속 달리려면 지금부터 달려두는게 필요할 것 같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못달려도 달리기를 놓지 말고 감각을 가져가자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만큼 했으니 실력이 보란듯이 늘었다면 좋겠지만, 어쩌면 이만큼은 충분하지 않은 걸 수도 있고 제 재능은 그쪽에 없는 것일 수도 있고요. 그러나 어쨌든 이것이 제 몸에 도움이 되고 또 제가 선택한 것이니까, 하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는 부분이 분명 있으니까, 계속 해보기로 하겠습니다. 계속 하다보면 좋은 날도 있겠지만 또 가끔은 역시 아닌가, 하고 지금처럼 재능을 탓할 날이 있기도 하겠지만, 뭐 인생 다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 우리 계속 읽고 쓰고 운동하고 이야기나눠요, 꼬마요정 님!

잠자냥 2026-03-09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왔구면...... 이번엔 왜 달리기 글도 안 올라오는가... 아 이번엔 같이 간 사람이 있구나 했더니 역시.. ㅋㅋㅋ
귀국 환영..

아 근데 갑자기 생각 났어요. 세상 곳곳 달리기한 내용으로 책 내면 어때요???
<지구를 달린다락방>

싱가폴, 프라하, 드레스덴, 코타니카발루, 멜버른, 리스본, 포르투, 마드리드, 치앙마이, 하노이, 호치민, 대만, 로마, 몰타... 달린 장소도 가지가지이고 많아! 달리면서 느낀 점, 본 거 뭐 이런 거 위주로 쓰는 거죠. 잘 달리는 사람이 아니라 잘 달리지 못함에도 지구촌 곳곳 도시를 달리는 중년 여자의 이야기! 써봅시다!

다락방 2026-03-09 15:15   좋아요 0 | URL
매일 밤마다 술마시느라 글을 쓸 수가 없었네요. 술 다마시고 잠자리에 들기 전에 저는 혼자 글 쓰고 자려고 했는데 늘상 뻗어버렸습니다. 진짜 피곤했거든요. ㅋㅋㅋㅋㅋ

오 지구를 달린 다락방 너무 좋네요. 아이디어 굿입니다. 쫙 늘어놓으니 세상에, 14개 도시를 달렸네요? 오 마이 갓.. 제가 그 때마다 뭔가 써둔게 있었다면 좋았을텐데... 하여간 이것도 한 번 시도해볼만하다 싶어요. 제가 책을 또 내게 된다면, 많은 부분 잠자냥 님의 덕입니다. 말씀주신 아이디어 제가 한 번 생각해보겠습니다!!

건조기후 2026-03-10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싱가포르에 어학연수가서 어린 친구들이랑 공부해 최상위권 성적으로 마무리하고 싱가포르 첫 날 맥주 마시다 만난 남자 보러 멜버른 가고 포르투갈에서 프란세진야 먹고 그리고 그 모든 곳을 달리는 여자 다락방으로 이미 차고 넘치게 멋진데요! 뭘 김연주 권화운이 될라 그래요. 그나저나 잠시 한국에 들른 느낌이네요ㅎ 다음에 또 어디 가기 전에 시간 한 번 슥 내주세요^^

다락방 2026-03-11 17:43   좋아요 0 | URL
ㅎㅎ 아마도 몇 개월은 좀 잠잠하게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돈이 없어요. 취직해야 합니다. 돈 벌어야 해요. ㅋㅋ 아무튼 조만간 만납시다, 건주기후 님! 낮부터 만나서 수다 많이 떨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