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싱가폴로 돌아가는 날이다. 


앤드류의 일정에 적힌 것과는 다른데, 그건 내가 처음 알려줬을 때 적은걸 내가 찍은 거고, 그 뒤에 내가 일정이 바뀌었다. 아무튼 그래서 내일은 내가 비행기를 타야 하고, 앤드류는 오늘 연차를 냈다. 굳이 연차까지.. 회사 끝나고 저녁만 먹어도 되는데... 라고 생각했지만, 이미 연차 말고 반차는 어때? 라고 던졌었던 적이 있어가지고, 연차 내지말라는 말을 더 하는 것이 예의가 아닌 것 같아 가만 있었다. 아침 열시반까지 호텔 앞으로 온다는데, 흐음, 차라리 오후에 와서 저녁을 먹지, 라고 생각했지만, 뭐 연차낸 김에 저녁에는 쉬고 싶겠지, 라고 생각하고 알았다고 했다. 나는 열시반에 만나면 점심 먹고 헤어지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침 열시 반에 만나서 저녁 여덟시반까지 놀았다. 하... 나의 영어여... 너는 어디로 가느냐..... 아무튼 만나서 아점 먹고 도심을 걷고 보타닉 가든 엄청 큰데 거기 걷다가 커피 한 잔 마시고, 보타닉 가든 안에 있는 전쟁 희생자들을 기리는 Shrine Of Remembrance 도 갔다가 하니 오후가 되었다. 와, 보타닉 가든 엄청 커가지고 시간 많이 걸렸어. 문제는, 하, 진짜... 대장과 소장..누가 문제인거니? 호텔에 가만히 혼자 있을 때 신호가 오면 얼마나 좋으니? 왜, 하필이면, 낯선 나라 낯선 도시에서, 약간의 긴장을 가지고 만난 상대랑 함께 있을 때, 왜, 배는 요동을 치는거야? 대환장.. 게다가 야생의 정원에서 이러기 있긔없긔? 내가 카페인에 예민해서 아점 먹을 때는 부러 오렌지쥬스 먹었다. 세계에서 커피 맛있기로 유명한 1위 도시에 있으면서 커피를 부러 생략했다고. 방광 요동칠까봐. 그런데 아점 잘 먹고 걷다가... 하... 앤드류가 20분쯤 후에 까페가서 커피 한 잔 하자, 화장실도 가고. 라고 했는데, 나는 이미 배가 꿀렁꿀렁. 이십분만 참자고 나에게 말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참을 수 없게 되고, 하 쉬바 ㅠㅠ 저기, 나 화장실을 가야할 것 같아, 라고 참다가 말했는데 자기도 가야겠대, 그래서 그래 이제 우리 목적지는 화장실이 되겠구나 했는데, 저기 화장실 이정표가 보이고 400 m 가면 된대, 앤드류 이거 봐, 화장실 이쪽으로 가래, 하니까, 나 믿어, 난 여기 와봤고, 저기 까페가 거기보다 가까워, 하는거다. 어.. 알았어. 해가지고 일단 따라가면서 '아 혼자이면 나는 이 400 m 를 보고 달려갔을텐데' 하면서, 역시 여행은 혼자 하는게 진리다, 막 이렇게 혼자 생각하고 있는데, 앤드류가 손으로 저쪽 가리키면서, 저기, 까페 보이지? 해서, 어! 어! 하고 반가워했다. 그래서 화장실에 가면서 앤드류 남자 화장실 가고 나는 여자 화장실 가면서 입구 가리키며 여기서 만나자 하고 들어갔는데, 하, 내가 원래 화장실 가면 짧게 있다 나오는데, 오늘은.. 오래 걸린거야. 왜, 왜그래, 왜그러는거야 대체... 하... 한참 있다가 나가서 앤드류 보는 나의 마음.... 너 괜찮냐고 하는데 응 이라고 하면서 접싯물에 코박고 죽어버리고 싶은.... 누가 봐도 응아 하고 나온... 하..... 내 몸뚱아리야. 내가 이럴까봐 어제 술도 안마시고 잤는데...

아무튼 다녀오고나니 속이 편해졌어. 하.. 그리고나서 걷는것쯤은 일도 아니다! 한참 공원을 걸으면서 선인장도 잔뜩 구경하고, 대나무도 구경했다. 중간에 고사리 같아 보이는게 있어서, 오 이건 한국의 고사리 같아! 하고 얘기하는데, 얘기하다가 순간, 내가 하는 말이 영어인지 한국어인지 모르겠는 순간이 잠깐 왔었다. 고사리 를 내가 말했거든. 그래서 어떤 한 문장을 했는데 한국어랑 섞였는데, 얼만큼 섞인건지, 영어가 얼만큼인지 갑자기 모르겠는거야! 그래서 내가 , 아 나 지금 내 머릿속에서 한국어랑 영어가 섞였어, 했다. 후아.. 아무튼, 그렇게 우리는 파킹해둔 차를 타고 이제 바다로 향했다. 나 바다 보여준다고. 만약 내가 혼자 여행온 평소와 같았다면, 이렇게 외곽으로 나가 바다를 보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차를 타고 한 시간 거리에 있는 바다를 내가 어떻게 가냐. 그런데 집에서 한시간 걸려 운전해서 우리 호텔 앞에 온 앤드류는 나랑 도심의 정원 구경하고(이건 내가 가자고 했다, 내 입을 매우 친다. 장이 요동칠 줄 몰랐어... 과민성 방광이지만 과민성 장은 아닌데 왜, 하필 오늘 ㅠㅠ가든에서 ㅠㅠ 쇼핑몰이었으면 좋았을텐데 ㅠㅠㅠ) 그리고 다시 그 차를 타고 한시간 걸려 바다로 갔다. 바다는 앤드류 집 근처에 있었다. 그리고 앤드류 집에서는 바다가 보였다. 나이스 뷰.. 너 좋은 집에 사네. 하면서 집 구경 했는데, 인상적인 건 책이 없다는 거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책이 없어도 이렇게 없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거실에 헬쓰기구는 있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아무튼 집 발코니에서 바다가 보여서 너무 좋아가지고, 우리는 음식을 포장해와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앤드류는 운전해 오는 동안 나에게 '너 호주 와서 피시앤칩스 먹었어?' 라고 물었다. 아니, 나 런던에서만 먹어봤어. 했더니, 너 여기서 그거 먹어봐야 돼, 그거 먹자, 하는게 아닌가. 그래서 좋아, 하고는 피시앤칩스를 포장했다. 그거랑 오징어링이랑 딤섬이랑 하여간 여러가지 시켜서 포장해가지고 앤드류 집 테라스에서 먹을라고 했는데, 너무 써니한거다. 그래서 부엌에서 먹었다.



그렇게 부엌 식탁에 한 상을 차려두었다.



개인 접시 가운데가 잘라둔 피시앤칩스인데, 하, 얘들아... 이거 상어래... 앤드류가 애초에 사기 전부터 나한테 오스트레일리아에서 피시앤칩스는 shark 라고 했다. No kidding 이라고 했더니, 키딩이 아니라고 했다. 내가 이걸 앞에 두고도, Are you sure? 했더니, 100percent 란다. 오 마이 갓. Am I eating shark now? 했더니, 맞다면서 사진도 찾아서 보여준다.




나는 사진을 향해, 아 임 쏘리 샤크.. 했다.


맛은 다른 피시앤칩스랑 별로 다를 게 없었다. 


저기 보면 구운 생선? 이 있는데, 앤드류가 각자의 접시에 나눠주면서 생선껍질 정말 너무 맛있다고 나눠가지고 나도 준건데, 앤드류는 다 먹었지만, 사실 나는 먹을 엄두가 안나는거다. 나.. 생선껍질 싫어.. 고등어구이 먹을 때도 껍질 안먹는다고.. 그런데 앤드류가 겁나 맛있다고 자꾸 그래서, 오케이 알았어, 하고 조금 먹었다. 나쁘지 않고 먹으려면 먹을 순 있었지만, 그런데 안먹고싶어 ㅠㅠ 그래서 내가 앤드류 접시에 주면서, 이거 너 먹어 했더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오 알겠다고 그러면서 럭키데이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 라면 먹고싶네요.


그런데 이 저녁에 문제가 있었으니, 맛은 있었지만, 게다가 앤드류의 냉장고에서 나온 맥주도 좋았지만, 나는 다시 집까지 차를 타고 한 시간을 가야 한단 말이지. 이 맥주를 마음껏 먹을 수가 없는 거다. 가다가 화장실 가고 싶으면 어떡해? 여기 올 때 보니까, 이 미친 주택가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 주택 밖에 없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언제나 화장실 걱정이 앞서는 나는, 아니 여기 사람들은 걷다가 화장실 가고 싶으면 대체 어떡하냐 싶더라. 패스트푸드점? 놉. 슈퍼마켓? 놉. 아무것도 없고 그냥 집만 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물론 어느 정도 가다 보니까 식당과 까페들이 나오고, 그래서 우리가 음식을 포장할 수 있었지만, 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무튼 나는 이 맥주를 마음껏 먹을 수 없었으니, 저렇게 한 잔 마시고 한 잔 더 마시다가 남기고는 나 finish 라고 했더니 오 진짜냐고 했다. 응.. 갈 길이 멀어. 자가용 한시간, 오전에 이미 화장실로 요란 떨었던 나는, 또다시 화장실 얘기를 할 수가 없기에... 맥주를 참았다. 머릿속에는 '숙소 가서 와인 퍼부을테다'가 있었다.



그리고 이제 바다를 구경하러 가기로 했다.

나가다가 동네 고양이가 와서 앤드류에게 아는 척을 했는데, 아, 진짜.. 앤드류 이웃 여자분도 와서 고양이 아는척을 하는거다. 둘다 고양이 다 좋아했어. 하여간 그녀의 이름은 몰리인데, 고양이 쓰다듬으면서, 이 앤드류의 오지랖 어쩌죠? 세상에서 저보다 더 오지라퍼가 있는줄은 미처 몰랐어요.


"이쪽은 몰리고 이쪽은 유공이야."

"하이 나이스 투 밋 유"

"나이스 투 밋 유"


그런가보다 했는데 앤드류 세상에, 우리의 슈퍼 오지라퍼,


"유공과 나는 싱가폴에서 만났어."

"아, 친구의 소개야?"

"아니, 우리는 호텔 로비에서 만났지. 나는 잠깐 방문했고, 그녀는 영어를 공부하러 싱가폴에 왔어. 그녀는 영어로 소설을 쓰고 싶어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야 이놈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녀는 나이스하다고 했고 나는 샤이하다고 했다. 이놈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갑자기 멜번에 다락방이 영어로 소설 쓰고 싶어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한 명 늘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완전 어이상실 참나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 진짜 영어로 소설 꼭 써야겠다. 아 나 어이없네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우리는 바다로 갔다. ㅋ ㅑ ~ 하필 나이스 타이밍이라 해가 지려고 준비중이었어..





하- 집 앞에 이런 바다가 있다니... 진짜 너무 근사했다. 그리고 너무 좋았다.




아, ㅋㅋㅋ 중간에 공원에서 저 쪽에 표지판을 읽는데 나는 caution 은 읽었지만 그건 크게 써있었고 그 밑에 작은 글자들은 안보이는거다(노안이여..). 그런데 앤드류는 그걸 다 잘 보인다고 읽어주는거다(젊음이여..). 와, 너 저게 보여? 했더니, 가족들 모두 안경쓰는데 자기만 안경을 안쓴다고, 자기만 눈이 좋다고 하면서 럭키라고 했다. 그러더니, 나는 눈이 좋아서 미래도 볼 수 있어, 이러는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네 미래는 어떤데?' 했더니.


안좋아. 가난해보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래가지고 빵 터졌는데, 나중에 도심을 걷다가 손금 이랑 별자리 봐주는 가게가 있어서 앤드류가 '저기가 미래를 봐줘' 이래서 내가 '미래는 너도 보잖아' 했더니 그치, 했단 말이야? 그래서 내가 '내 미래는 어때?' 했더니 ㅋㅋㅋㅋㅋㅋ



너는 일에서 성공을 거둬. 그리고 두 마리 고양이랑 살고, 남편도 두 명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래서 내가 남편은 싫은데? 난 남편 싫어. I don't like husband 해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둘다 길바닥에서 웃었다. 



장이 요동쳤던건만 빼면(대체 왜? 아직도 이해할 수가 없다. 호텔을 나서기 전에 요동쳤으면 좋았잖아? 왜그래?), 대체적으로 즐겁고 행복했다. 날씨도 좋았고 걷기도 좋았으며 해가 지는 해안도로를 자동차 안에서 바라보는 것도 정말 좋았다. 친구의 집에 가서 구경한 것도 좋았고, 그 집에서 바다가 보이는다는 것도 좋았다. 아점을 먹다가 6젼전에 사귄 전여친 얘기를 했을 때는 즐거워서 웃었다. 사실 전여친 얘기가 아니라, 전여친의 여자조카가 당시 7살이었는데 앤드류와 사랑에 빠져서 ㅋㅋ 모두에게 보쓰기질 보이면서 명령했지만, 앤드류에게는 스윗하게 했다는거다.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빵터져서 웃었다. 그러다가 중간중간 뭔 말인지 모를 때는, 그가 웃으면 웃고 물음표가 없는 것 같으면 그냥 미소만 지었다. 씨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시 한 시간 걸려 호텔까지 나를 내려다주고 다시 한시간 운전해 집으로 가야하는 앤드류와 마지막 작별인사를 했다. 오늘 정말 즐거웠다고 얘기하고 감사도 전하고 그가 차에 타는 걸 지켜보는데, 그는 차에 타기 전에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Write a book.


하 써야겠네 책 써야겠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내가 오늘 아점은 이걸 먹었거든? 이거 사이좋게 나눠 먹었다 절반씩.



그리고 중간에 디카페인 커피 마시고(호주에서는 디카프 라고 한다) 저녁에 저 위의 튀김 먹었잖아? 그래서... 지금 호텔 돌아와서 샤워하고 잠옷으로 갈아입고 와인하고 컵라면 큰거 먹고 있다. 참깨라면. 내가 싱에서부터 가져온 참깨라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야, 이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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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26-02-11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모습이 연인이 아니라면, 연차를 내고 종일 함께 보내고, 두 시간 걸려 운전해서 데려다주고 돌아가고... 마지막 만남이라 부르지 말아요, 흑. 너무 달콤하다. 장만 좀 잘 협조해줬더라면 완벽했을 텐데, 그것 마저 아름답네요 ㅋㅋㅋ

다락방 2026-02-11 10:44   좋아요 1 | URL
이놈의 장이 저를 너무나 괴롭힙니다. 왜 중요한 때에, 정말 그러면 안될 때에 이러느냐 말이죠. 이럴거라면 제가 호텔에 있을 때 그러면 좀 좋아요? 그러면 망설임없이 모든걸 말끔하고 편안하게 처리할 수 있는데 말입니다. 하- 한국인 누나 체면이 말이 아닙니다 진짜로... 그 날 총 네 시간을 운전해서 너무 고단햇을겁니다. 집에 가자마자 기절했을듯..
아무튼 즐거운 시간 보냈습니다. 하하하하하. 바다 위에 지는 태양을 배경으로 함께 사진 찍은게 있는데 제가 진짜 미친여자처럼 활짝 웃고 있더라고요? 여동생이 보더니 찐행복한 표정이래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정말 행복했습니다!!

잠자냥 2026-02-11 1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근데 다락방 님 방광이 왜 그래요? 방광이 왜 그러냐고!
중요할 때 거사도 못 치를 방광 아닌가! 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외국인들이 요즘 왜 한식 맛있다고 난리인지 알겠어요. 참... 다 맛없어 보이는 음식입니다. ㅋㅋㅋ 상어고 나발이고 하나도 먹고 싶게 생기지 않은 비주얼.
그나저나 저런 아름다운 바다를 보면서 아무 일도 없었다니..... 둘은 정말 친구군요. 인정.
근데 연인도 아니고 친구랑 하루 종일 같이 있었어요!!!!!!!! 끄악 읽는 내가 더 너무 힘들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6-02-11 10:57   좋아요 0 | URL
이번에는 문제를 일으킨게 장이기는 했지만, 방광은 언제나 저의 예민한 부분.. ㅋㅋㅋㅋㅋ
혼자 사는게 편합니다. ㅋㅋㅋㅋㅋ
아 저 진짜 살빠져서 가겠어요. 여기 음식들 잘 못먹겠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핟두입 먹으면 맛있긴 한데, 다 먹을만큼 맛있지가 않고 금세 느끼해져 버리고 힘들어요. 대환장지점.. 삼겹살에 소주가 너무나 그립습니다. 맨날 그리운 삼겹살.. 김치찌개도 그립고.. 하하하하하. 하여간 저는 한국사람인 것입니다. 한국음식 만만세에요. 제가 여행도 다니고 싱가폴에도 살아보고 그러면서 느낀건, 대한민국이야말로 여행오기에 최고의 나라 라는 것이었어요. 음식 다 너무 맛있어 여기가 지상낙원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반나절 고작 몇시간만 같이 보낼거라고, 상대도 당연히 그렇게 생각할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어떻게 하루를 같이 보내요? 그런데 ‘이따 여섯시 전에 차 주차장에서 빼야하거든, 주차장 문이 그 때 닫힌대. 그러니까 그 전에 주차장가서 차 빼고 계속 놀자‘ 이래가지고 아???????????????????????? 하루종일??????????????????????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저도 하루종일이라 겁먹었는데(저는 연인하고도 이건 좀...) 그런데 또 막상 놀다보니까, 또 괜찮더라고요? 운전 네 시간한 앤드류의 육체는 더 피곤했겠지만 ㅋㅋ 시간이 지날수록 ‘빨리 숙소가서 혼자 와인 마시고 싶다‘ 는 생각을 하기는 했지만, 오 정말 즐거운 시간 보냈어요. 어쩌면 오늘 보면 언제 또 볼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어요. 찐행복 미소도 짓고 사진 찍었습니다. 아주 마음에 들어요. 못생겼지만 행복해보여.. 크-

아무튼 요만큼의 영어 실력으로 젊은 백인남자랑 하루종일 같이 놀았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인생 뭐여 증맬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6-02-11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광 이슈마저도 완벽 잊어버리게 만드는 완벽한 하루였어요. 드라이브에 상어 고기(먹고 싶네요^^)에 집 앞의 바다까지 어느 것 하나 부족한게 없었네요. 앤드류의 ‘종일 놀기‘ 프로젝트 좋아요. 휴가 내고 종일 노는 그 열심과 친절, 집까지 공개하는 그 마음을 저는 참 좋아라 합니다.

슈퍼 오지라퍼의 친구 소개 대목 특히 좋았어요. 영어로 소설 쓰기의 결심이 누그러질 때마다 이 페이퍼 다시 읽고 가기~~ 이렇게 규칙을 정하는 것도 좋겠네요. 당신의 미래 독자, 앤드류 옆집사람 몰리가 기다립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6-02-12 02:08   좋아요 0 | URL
한국에서 놀았다면 이렇게까지 방광과 장 때문에 긴장하지 않았을텐데, 외국에다가 자동차에다가..긴장하게 되는 상황이 이어졌어요. 휴..
저도 연차내서 하루 종일 놀아주는 앤드류에게 감사하고 있습니다. 사실, 반나절만 놀아줘도 충분히 괜찮았을텐데.. 그 열심과 성의가 감사하죠. 나중에 한국오면 저도 잘해줘야겠다고 생각하지만, 과연 그 날이 올지 모르겠어요. 앤드류에게는 지금 여행보다 더 중요한게 있기 때문에... 흠흠. 하여간 현지에서의 집도 가보고 도심이 아닌 곳도 가보고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즐거운 경험이었어요. 중간중간 저만의 이유로 슬프기도 했지만, 앤드류와 보낸 하루종일은 참 즐거웠어요. 찐웃음이 나올만큼요.

그나저나 책 써야겠네요. 책 써서 앤드류에게 보내야겠어요. 아 미쳐버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몰리 것도 보내야 할까요? 껄껄.

독서괭 2026-02-11 2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종일 같이!? 앤드류가 정말 다락방님 많이 좋아하네요 ㅋㅋ 심지어 다락방님을 뛰어넘는 인싸 ㅋㅋㅋㅋ 벌써 호주에 다락방님 미래 소설 홍보해써 ㅋㅋㅋㅋ
하지만 앤드류에게 없는 것 한가지… 책… 이거 어쩌죠?

다락방 2026-02-12 02:10   좋아요 1 | URL
아니, 저는 그러니까 갑자기 정말 놀랐습니다. 몰리랑 인사시키는 건 그런가보다 했는데 갑자기 제 영어 공부와 제가 쓸 소설 얘기까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 저기 잠깐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 없어도 뭐 어떻습니까. 책이 너무 없어서 당황하기는 했지만(아니 그런데 집에 책이 아예 없는 건 참 신선하네요), 그런데 책 많다고 좋은 사람인건 아니니까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아 모르겠다. 마음이 거시기합니다, 여러가지로..
 
감정의 혼란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64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황종민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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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랑은 결코 그에게 도달하지 못하고 그와 나 사이에 존재하는, 알지 못하는 구렁텅이로 결국 빠져버린다. 그는 그 구렁텅이의 존재도, 그 사랑의 존재도, 그 구렁텅이에 그것이 이 빠졌다는 사실조차도 알지 못한다.
남자를 사랑한다는 것은, 사랑하려 한다는 것은 이토록 부질없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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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6-02-10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이 그건 아니지 ㅋㅋㅋ 케바케 냥바냥 사바사 남바남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6-02-10 20:02   좋아요 0 | URL
저 어느 여인의 인생의 스물네시간 읽다가 대환장 되어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가슴이 찢어지는 줄 알았어요 진짜 ㅠㅠ
 

하아- 진짜 기빨린다 ㅠㅠ


그러니까 앤드류는 내가 기억하고 있던것처럼 젠틀했고 스윗했지만, 내 영어는 발전하지 않았고, 그래서 대화하다가 이해 못하는데 알아듣는 척 하는 부분도 좀 있었다. 때로는 다시 말해달라고 하긴 했지만, 그리고 때로는 같이 웃고 농담 하기도 했지만, 분명 뭐라는건지 모르겠는 부분도 있어서, 6개월 공부한 거 진짜 아무것도 아니구나 싶고, 그래서 앤드류한테도 6개월은 외국어를 익히기에 너무 짧아.. 이러고. 하아- 그래서 내가 또 이해못할까봐 그리고 이해시키지 못할까봐 신경을 하도 썻더니 오전부터 만나가지고 같이 밥 먹고 차마시고 드라이브하고 트램 타고 걷고 그러면서 기빨렸어.. 사람이 좋아도 기빨릴 수 있다. 외국어란 그런것이다.. 신이시여, 저의 외국어는 왜 이모양인가요? 왜 발전이 없나요? 흑흑.

하여간 우리는 만났다. 그가 호텔 로비로 와서 만났는데, 그의 차를 타고 근처에 가기로 했단 말이지. 그래서 주차된 차 앞에 갔는데 앤드류가 차 문을 열길래, 나는 반대쪽으로 가서 여기에 앉으면 될까? 하고 물으며 차 문을 열라고 했더니 아니라고, 여기라고 하는거다. 순간 뇌가 정지하면서, 그의 말을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무슨 말이지, 지금 타지 말고 주차된 차 빼고 타라는건가, 조수석 타지 말고 뒤에 타라는건가, 하고 살짝 굳었다가, 잠시 후에야 아!! 운전석이 우리나라랑 반대지!! 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쉬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오!! 하고 그가 나를 위해 열어둔 문쪽으로 갔다. 그러니까 나 타라고 문 열어준건데, 나는 졸 자신감있게 반대쪽으로 가서 여기 타면 되지! 이런거다. 아 놔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잠시후에 뒤통수 맞은듯한 깨달음과 함께 그가 문을 열어둔 쪽으로 가서는, 한국에서는 반대라서... 하고 변명했다. 하하하하하하하하.

사실 호텔 회전문만 해도 그렇다. 호텔에 들어서기 위해 회전문을 지나쳐야 하는데, 이게 문이 한국에서랑 반대방향으로 회전하는거다. 싱가폴도 운전석이 반대이며 에스컬레이터에서도 왼쪽에 서긴 하지만, 내가 회전문 반대로 도는건 처음 보는 것 같아. 나는 그 문앞에서 처음에 '나 들어갈 수 있는걸까' 당황했더랬다. 하여간 그렇게 차에 타고 드라이브를 했다. 원래 그의 계획은 호텔 주변 시내를 도는 거였는데, 그런데 내가 혼자서 이 근처를 돌아다닐 것 같으니 외부로 나가자고 했다. 그래서 나는 좋은 생각이라고, 나 이 동네 다 걸어서 다닐 거라고 했다. 그렇게 해가지고 Studley Park  라고, 내가 가볼거라고 생각하지도 못했던 공원에 갔다. 공원이라고 되어있지만, 내가 그동안 가 본 한국 포함 여러 공원중에 가장 야생의 공원이 아닌가 싶었다. 사람들이 낚시를 하고, 보트를 타고, 달리기도 했다! 






이곳에 있는 까페는 분위기가 좋았지만 사람이 엄청 많아가지고 우리는 밥을 먹으려고 공원을 빠져나왔다. 베트남 쌀국수 먹으러 갔는데, 내가 베트남 쌀국수 좋아해도, 그 안에 있는 고기를 잘 안먹는다. 그러니까 나는 국에 들어간 고기를 별로 안좋아한단 말이야? 그런데 이 식당 옵션 중에는 베제테리안 쌀국수가 있더라. 오, 그래서 그걸 주문했다.

주문을 마치고 음식이 나오기 전, 마주앉아서, 그는 내게 물었다.

"자, 그래서, 너는 날 보러 여기까지 온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는 왜 대답할 수 없었는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막 웃다가, 나는 여행을 좋아하고, 너도 보고... 라고 대답했다.

멜번은 싱가폴에서 가깝다. 한국에서는 열시간 이상 걸리며 직항도 없지만, 싱가폴에서는 일곱시간 반이 걸리며 멜번 직항이 있다. 2주 전에 코타키나발루 갔다 왔던것처럼, 나는 싱가폴에서 가까운 곳으로 여행하고 싶은 사람이었다. 그러니, 호주를 언제든 오기는 왔을테지만, 그러나 시드니나 브리즈번이 아닌 멜번인 것은, 앤드류 때문인 것은 맞다. 이왕이면, 가서 앤드류 만나면 좋지.

나는 앤드류에게 말했다.

"우리 싱가폴에서 만났을 때, 내가 너에게 2월에 멜번에 가겠다고 했던거 기억해?"
"응 기억해."



스프링 롤이 먼저 나와서 먹다가 쌀국수가 나와서 국물을 떠먹었는데 맛있었다. 아, 역시 따뜻한 국물은 진리다! 하고 앤드류는 소고기 쌀국수 시켜서 같이 먹기 시작했는데, 외국인이지만 그는 젓가락질을 잘했다. 너 젓가락질 잘하네, 했더니 아시안 푸드 좋아해서 자주 먹는다고 했다. 이곳도 전에 와본 곳이라고 했다. 그런데 정말 누들을 먹는데 소리가 하나도 안나는거다. 보통 한국에서는 후루룩 거리고 먹어 이렇게, 하고 내가 시범을 보였다. 자기는 소리를 내면 안되는거라고 배웠다면서 그런데 한 번 해보겠다고 하더니, 해보다가 이내 포기했다. 뜨거운데 어떻게 그렇게 먹냐고. ㅋㅋ 그래서 나는 어쨌든 양손을 사용해서 소리 안내고 먹으려고 했지만, 막 그렇게 면치기 하는 사람들처럼 소리나는 건 아니어도, 소리가 앤드류처럼 안나진 않는거에요... 그래서 앤드류에게 물었다. 혹시 내가 이렇게 소리내서 먹으면 너 짜증나? 그랬더니 전혀 아니라고 했다. 


그런데, 하, 이게 처음엔 맛있었는데 너무 짰어... 여기 음식 왜이렇게 짜.. 어제도 홍콩식당 가서 맛있어보이는 볶음소고기 누들 먹는데 너무 짜서 다 못먹었단 말야. 그런데 이것도 짜서 다 못먹겠는거다. 뜨거운 물 달라고 해서 부을까, 하다가 그냥 좀 남겼다. 저 야채 다 건져먹고 싶었는데 짰어. 하... 나 완전 살빠져서 돌아가는거 아니야? 이렇게 밥을 잘 못먹어서 어떡해...


아무튼 그렇게 쌀국수집에서 수다 떨다가, 다시 차 타고 시내로 돌아와서 커피 마시러 갔다. 

여기에 오면서야 알았는데, 멜번은 커피가 굉장히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멜번은 커피의 도시라고. 돌아다니다보니 커피트럭에서도 커피빈을 팔더라. 아무 까페나 들어가도 커피가 맛있어, 라고 앤드류도 역시 말했다. 아직 멜번에 와서 돌아다니면서 스타벅스를 못봤다. 채경이한테 물어보니 스타벅스가 있다고는 하는데, 나는 아직 보질 못했다. 태양이 뜨거웠고, 그런데 바람도 살랑살랑 불었고 나는 너무 좋았다. 그는 내게 정말 좋은 때에 왔다고 했다. 시야도 맑았다. 날씨가 화창해서. 하여간 그렇게 걷다가 까페를 들어갔고, 나는 롱블랙을 주문했고 그는 시원한 커피를 마시고 싶다면서 아이스라떼를 주문했는데 아이스크림도 추가했다. 정신이 혼미해진 나는, 내가 제대로 앤드류와 직원의 대화를 들은게 맞나 싶어서, 너 아이스 커피에 아이스크림을 추가한거야? 했더니 그렇다고 했다. 그렇게 우리가 주문한 커피가 나왔다.



일단 롱블랙... 아메리카노 생각하면 안되고요 ㅋㅋㅋ 양 디게 적어. 그런데 앤드류가 시킨 저 커피 맛있었다. 고소했어. 하여간 이 적은 롱블랙을 내가 마시고 방광 난리나가지고 ㅠㅠ 


이게 내가 카페인에 민감해서 보통 스타벅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면 방광이 터진단 말이야? 그래서 스타벅스에서는 디카페인 아메리카노를 마시곤 한다. 알라딘 에서 원두 사서 마셔도 방광이 베리 센시티브 해지는겁니다. 커피란 무엇인가... 여기에서 이 롱블랙 마셨더니 방광이 요동을 쳐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 이곳은 커피의 도시라는데, 나는 커피를 마시지 말자고 생각했어... 이게 나 혼자면 힘들면 되는데, 누구랑 같이 있으면 부끄럽기까지 해.. 하여간 커피 마시면서 나는 그에게 물었다.


"너, 내가 여기에 온다고 했을 때, 기분이 어땠어?"


그는 happy 했고 excite 하다고 했다. 실제로 내가 그에게 톡으로 그 얘기를 하고 나자 I'd love to! 라고 했다. 아직 일정을 잡기 전이었는 나는, 그 얘기를 하고난 며칠 뒤 나의 일정을 그에게 공유했고, 그러자 그는 바로 캘린더에 적겠다고 했다. 그렇게 캘린더를 내게 보여주었다.(초록 일정은 그의 프라이빗이라 내가 지움)



저게 처음에 내가 알려준 일정 적은건데, 저기 보면 이렇게 써있다.


YUKYONG IS HERE!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호주에 여행을 계획했고, 그리고 그 계획중에는 앤드류가 있었지만, 나의 모든 날들을 그와 함께 보내고 싶은건 아니었다. 혹시라도 해외에서 온 친구 때문에 그가 부담을 느낄까봐 걱정이 되어, 니가 일하는 사람이라는 거 알고, 그러니까 부담은 갖지 말고, 시간이 된다면 만나자 라고 말했더랬다. 그가 싱가폴에서 호주로 돌아가서 새로 하게 된 일은 사업의 시작부터 함께 하는 일이었기 때문에 매우 바쁘다는 걸 들어 알고 있던 터였다. 게다가 주중에는 아침에 수영-일-gym 의 일정이고 주말에는 다음주 식사를 마련하기 위해 장보고 준비해야 주중의 일정을 소화해낼 수 있다고 했던 터였다. 내심 나는 하루만 만나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혹은 이틀? 나에게도 혼자인 시간이 필요하거든.. 하여간, 그래서 만났는데,


그는 내 나이를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 어이없네 ㅋㅋ 나한테 너 몇살이지? 물어서'내가 전에 얘기했잖아!' 했더니 잊었다고 했다, 나의 나이를.. 그래서 내가 너 몇 년도에 태어났지? 묻고, 내가 태어난 년도를 말했다. "너 나보다 열 살 많네." 어, 나는 알고 있었다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랬더니 나한테 너 굿 룩킹이라고 그렇게 안보인다고 했다. 그건 너네가 원래 아시아인 나이를 잘 몰라서 그런건데..라고 생각했지만 말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우리는 데이트 얘기를 했다.



여기에 오기 전에 이미 앤드류는 내게 자신이 데이트를 시작했음을 알렸다. 그동안 바빠서 도저히 여유가 없었는데 1월 부터는 루틴이 완전히 자리 잡았고 이제 와이프도 찾고 싶어서 데이트를 시작했노라고, 그리고 내게 그걸 말해야 할 것 같았다고 했다. 나는 알겠다고 했다.  그는 말했고, 나는 들었다. 그리고  그 얘기를 오늘 했다. 그는 결혼도 하고싶어했고 아이도 갖고 싶어했다. 사실, 나 처음에 좀 충격이었어. 내가 아시아인이어서일 수도 있고, 내가 올드 퍼슨이라서 그럴지도 모르겠는데, 그 데이트를 여러명과 동시에 한다는게 베리 쇼킹이었어, 라고. 내가 올드 퍼슨이라고 하자 그가 내 나이를 물었던거다. 그런데 너 몇살이지? 하고. 그가 데이팅 앱을 사용하고, 데이트를 한 여자랑만 하는게 아니라는 걸 처음 알았을 때, 진짜 대충격이었었다. 내가 보는 이 젠틀한 사람은, 젠틀하지 않은건가? 그러나 그는 데이팅 앱을 사용했던 싱가폴에서 어떤 섹슈얼한 계획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더랬다. 어? 데이팅 앱은 섹스의 용도로 사용하는게 아닌건가? 심지어 싱가폴에서는 연애를 염두에 둔것도 아니었다. 호주로 돌아갈 거니까. 데이팅 앱에 그렇다는 걸 미리 써두고 또 만나서 얘기하기도 했단다. 그러니까 거기 있는 동안 혼자이니 사람을 만나고 싶어 앱을 이용했던 거다. 그건 혼자 여행다니는 내가 한 번도 고려해본 적 없던 방법이었다. 하여간 당시에 이래저래 좀 충격이었는데, 우리가 그 때 그 대화를 했기 때문인지 내 인스타 피드에는 데이팅 앱 광고가 뜨기 시작했고, 국제연애 커플도 보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보다보니, 국제연애를 하는 한국여자들이 말하는게 있었다. 그들은 한 여자를 사귀기 전에 동시에 이 여자도 만나보고 저 여자도 만나보고 여러차례 데이트를 한다는 거였다. 보통 한국 여자 입장에서는 '우리 데이트 했으니까 썸타는거지' 라고 생각하고, 데이트 몇 번 이어지면 '우리 사귀는거겠지' 라고 생각하는데, 그게 그런식으로 진행되지 않아 컬쳐쇼크였다는 거다. 그러면서 나 역시도 데이팅앱을 통해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도 알게 됐고, 그리고 샐리 루니의 책도 읽고, 하여간 그 모든 것들을 접하면서, 데이팅 앱과 데이트를 대하는 태도나 생각이 내가 가진 것과 그들이 다르다는 걸 알게된거다. 나는 이 얘기를 그에게 했는데, 그는 맞다고 하면서,


"그냥 데이트 하는 거잖아. 밥 먹고 차 마시고 서로 알아가는거지."


그러니까 이건 연애가 아니기 때문에 이 사람과도 해보고 저 사람과도 해볼 수 있는 거였다. 그러다가 누군가와 진중한 관계를 시작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서로 얘기하고 다른 사람들을 각자 정리하는 거였다. 그러니까 남자도 여러명의 여자와 데이트를 해보고, 여자 역시도 이 남자랑 데이트 하면서 다음주에는 다른 남자랑 데이트를 할 수도 있는거였다. 서로 그렇다는 걸 인지하고 있었고, 어떤 사람들은 '너 그 데이트는 어땠어?' 이렇게 묻기도 한다는 거였다. 나는 '한국에서 내 친구가 데이팅앱으로 남자 만나 데이트를 했는데 그에게 고스팅 당했어!' 라고 하자, 그는 '맞아 그건 정말 나쁜 건데, 그런 일이 자주 일어나. 나도 데이트 한 상대와 즐거웠다고 생각했는데 고스팅 당한 적 있어' 라고 말했다.


지금은 좀 많이 달라졌지만, 보통 한국에서는, 한 사람과 데이트를 하다가 사귀게 되고, 그런 다음에 손을 잡고 키스를 하게 돼. 이런 순서로 진행돼. 나는 동시에 여러명과 데이트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쇼킹했지만, 다른 사람들의 얘기를 듣고 또 인스타그램도 보면서 이 다른 문화에 대해 받아들이는 중이야, 라고 얘기했다. 나는 데이팅 앱에 대한 편견을 좀 가지고 있었어, 라고 말하고 싶었다. 며칠전에 학교에서 편견 .. 이거 영어로 배웠는데 도저히 생각이 안나서, 데이팅 앱의 한쪽 면만 one side 봤어. 단순히 그건 섹스를 위한 거라고 생각했거든. 하.. 내 영어 무슨 일이야. 편견 왜 생각 안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배웠는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하긴 배운다고 다 기억하면 그게 천재지. 나는 천재가 아닙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렇게 생각하니, 그러니까 서로 알아가고, 밥 먹고 차마시는 거, 그냥 나도 다 하는건데, 그런데 다만 '데이트'라는 이름을 붙이지 않은거였네 싶기도 하다. 오늘만해도 싱가폴 돌아가면 쒸웬하고 밥먹기로 날잡았는데, 그렇게 날 잡고 밥 먹고 그러는거, 그거를 이 사람들은 다 데이트라고 부르는거잖아? 다만 나는 애인이 아니기 때문에 데이트라고 딱히 표현하진 않았는데. 걍 친구 만나는 거니까.. 아니, 이건 친구니까, 연인 발전 가능성이 없으니까 데이트가 아닌건가. 

그런 한편, '알아가는 과정'은 어디까지인가, 라는 생각도 들었다. 분명 사람마다 기준은 다를테지만, 어떤 사람은 알아가는 과정에서는 신체적 접촉이 전혀 없고, 이제 본격적으로 이 사람만 만나볼까, 하면서 키스를 시작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어쩌면. 키스 역시 그 사람을 알아가는 과정일 수도 있을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조슈아'가 나오는 소설 [헤이팅 게임] 에서는, 조슈아가 루시를 좋아하면서, 그리고 키스를 했으면서도, 다른 남자와 데이트를 하러 가는 루시에게 "가서 데이트 하고 키스도 하고 와. 그 키스가 별로이면 이제 나만 만나" 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어떤 사람에게 그 알아가는 과정은 섹스가 포함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사람이 나에게 맞는 사람인지 알기 위해서 섹스도 좀 해보자, 하는. 앤드류도 그런 얘기를 했다. 나는 섹스까지 해서 우리가 연인이라고 생각했는데 상대는 다른 남자랑도 섹스를 하면서 데이트를 할 수도 있지. 그럴 땐 당황하지, 하는 그런 얘기. 알아가는 과정, 그 '앎'에는 각자의 다른 기준이 적용될 것이다.


앤드류랑 커피 마시다가 쒸웬 얘기도 했다. 그는 한국드라마를 너무 사랑해서 내가 한국인이라는 걸 알자마자 왓츠앱에 등록하자고 했어. 그는 나보다 열다섯살 어려. 그리고 내 나이를 물어봐서 내가 얘기했더니 그가 자기보다 몇 살 많을 줄은 알았지만 그렇게 많은 줄은 몰랐다고 했어, 라고 했다. 그러자 앤드류는 응 이해해, 넌 그렇게 안보이니까, 라고 했다. 아니, 내가 하려고 한 말은 그게 아니고, 내가 나이가 많아서 좀 거시기하다.. 뭐 그거였는데... 



나는 사주팔자에 대해서도 잠깐 생각했다. 그동안 일정을 소화하느라 바빠서 호주에 돌아와서는 데이트를 전혀 못하고 있다가, 이제 해볼까, 하고 1월달 부터 시작했는데, 내가 또 '호주 갈게' 했던 것. 그와 이런 이야기들을 하면서, 흠, 만약 앤드류가 사주를 본다면 '1월달부터 사람들이 들어오겠네' 라고 얘기가 나오겠구나, 싶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잭 리처 읽으면서 역마살 장난아니네, 이랬던 것처럼. 그러나 사주를 본다면, '1월달부터 사람들은 들어오는데 거기에 내 사람이다 싶은 사람이 있어' 라고 할지 '1월달부터 사람들은 들어오는데 지금은 때가 아니야' 할지는 모르겠다. 역시 사주명리학 공부를 좀 해보고싶네. 그러고보면 앤드류는 그동안 데이팅앱을 사용한 적이 한 번도 없다가 처음 사용한게 작년 싱가폴이었고, 그 때 나를 만났다. 그리고 호주 돌아가서도 사용할 생각은 있었지만, 바빠서 하지 못하다가, 이제 시작했는데 내가 여기에 왔고. ㅋㅋㅋ 이거 앤드류의 사주에서는 뭐라고 나올지 넘나 궁금한거다. 


그와 헤어지고 완전히 기가 빨려서, 혼자 술마시는 시간이 간절해졌다.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즐겁게 헤어졌는데, 나는 내 영어에 완전 절망을 해가지고. ㅠㅠ 어느 부분은 못알아들어서 내가 딴소리 한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우울해지다가, '그런데 그는 한국말 하나도 못하는데 뭐' 하면서 다시 자신감 뿜뿜 해보다가, 그런데 나는 영어 공부한다고 외국에서 살기도 했잖아 ㅠㅠ 이러면서 우울해지다가, 그의 말 알아들으려고 정신 집중했는데도 못알아들으면 하, 뭐라는걸까 싶기도 하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내가 잘 전달한건지도 모르겠고. 아 기빨려.. 분명 농담하고 웃었던 시간들도 있었는데, 영어 못했던 순간들만 생각난다. 하- 긍정회로 돌려라, 나여.....


호텔에서 혼자 술마시는 시간이 필요했다. 이렇게 노트북 열어놓고 글 쓰면서 와인 마시는 시간, 맥주 마시는 시간이 필요했어. 그래서 술을 사고 싶은데, 여긴 편의점에서 술을 안팔아.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래서 검색해서 술만 파는 주류판매점을 가서 기어코 와인 한 병을 사왔다. 와인 계산하는데 직원이 맥주들 가리키면서 다른건 더 안필요하냐고, '이거 지금 몇개 사면 얼마에 줘' 하는거다. 그래서 '나 곧 한국 돌아가서 못사 '햇더니, 오! 하면서 그가 내게


감사합니다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너 한국어 하네? 했더니, 감사합니다 밖에 못해, 저기 근처에 커피숍 직원들이 한국인들인데 그들이 감사합니다 알려줬어. 라고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여간 그렇게 호기롭게 와인을 사가지고 호텔에 둔 뒤에, 나는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쌀국수 남겨서 배고팠어. 오늘 아침은 가져온 누룽지를 먹었고(응?) 어제 저녁 국수도 남겼어. 이렇게 허약한 채로 지낼 수 없어! 그렇게 나는 어제 찜해둔 bar 로 향했다. 가보니 이곳은 그냥 로컬인가봐요. 길에도 까페에도 아시아인들 수두룩한데 여긴 어떻게 하나도 없고, 나만 혼자 외로이 아시아인... 하여간 나는 치킨슈니첼 과 와인을 주문했다. 와인은 스몰와인 빅와인이 있는데 빅와인을 선택했다. 한 잔에 많이 따라주는 거였다.




맛없없... 이건 다 먹었다.



맥주도 한 잔 더 주문했다.



숙소에 와서는 원래 바로 글을 쓰려고 했는데, 와 완전 기진맥진. I was exhausted. 아홉시에 기절하듯 잠들었는데, 또 열두시에 깨버려가지고 지금 시간 새벽 두시, 이 글을 쓰고 있다.. 


그러면서 자꾸 내 영어 생각이 나... 

그냥.. 영어 못하는 사람을 할까.. 영어 잘하는 사람을 하려니까 잘 안되가지고 힘들잖아. 그냥 못하는 사람으로 살까. 그러면 편할텐데.. 왜 잘하고 싶어가지고 이렇게 슬픈 마음이 들어. 앞에서 얘기하는데 나는 속으로 '아 뭐라는거지' 이러고 ㅠㅠ 그러다가도 내가 사람 만나는거지 영어 테스트 하러 온거 아니잖아 이러면서 내가 나 자신을 위로하고 달래고 그랬다. 나는 왜 영어를 잘하고 싶어가지고 괴로운가..


내가 영어 못하는 나에게 절망한채 잠들어서 그런지 꿈에서 학교 기말시험 결과 보는 꿈 꿨다. 아, 정말이지 영어란 무엇이란 말인가.



아, 까페에서 옛날 노래들이 나왔다. 그 뭐냐 섹시백 이랑..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베이비 원 모어 타임 나왔는데, 까페 나와서도 흥얼거리다가 우리는 hit 이란 단어에 대해 얘기했다. 그는 hit 은 단순히 때리다는 뜻만 있는게 아니라고, 힛트송처럼 인기있는 걸 가리키기기도 하고 '섹스'를 의미하기도 한다고 했다. hit one more time 은 나를 더 때려달라는 걸 수도 있지만 사실 섹스를 한 번 더 하자는 거기도 하다고. 왓? hit 에 sex 가 있다고? 그랬더니, 그는 친구들 사이에서는 


Did you hit that?


이라고 쓰면, 너 섹스했어? 라는 뜻이라고 했다. 이게 자기들끼리 쓰는 말이기는 하지만, 아무에게나 다 쓸 수 있는건 아니라고. 그래서 그 문장 다시 말해줘, 하고 들은 다음에 '내가 너 다음에 만나서 디드 유 힛 댓? 해도 돼? 하니까 막 웃으면서 된다고 했다. 나 그거 외울래 다시 말해줘봐, 하고 걷다가 메모장 꺼내서 메모했다. ㅋㅋㅋ 그리고는 '와 나 이렇게 한 문장 배웠고, 방금 내 영어 실력이 improve 되었어' 라고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지금 두시 넘었는데 언제 자서 언제 일어나냐. 내일은 또 나름 내일의 계획이 있는데... 계획 안지키면 어떠냐, 걍 호텔방에서 빈둥대면 되지.. 라고 하지만 나는 사실 호텔에서 빈둥댄 적이 없어... 빈둥대라, 나여.. 머릿속으로는 호텔에서 딩굴자 라고 생각하지만 호텔에 가만히 못있고 자꾸 밖으로 텨나가버려... 



오늘은 앤드류 차 타고 이동한 시간들이 있어서 많이 걷지 않았는데 그래도 지치네, 영어 빡세, 라고 동생들에게 말했더니, 여동생이 내게


"거짓말하지마, 그래도 이만보 걸었지?" 


해서 앱을 보니 15,861 걸음 걸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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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6-02-08 0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험도 무사히 잘 끝내시고 홀가분하게 호주 여행을 하시는 것도 보기 좋네요.^^
왠지 자신에게 해주는 보상같아 보아요. 시험을 끝내고 나면 자신에게 그동안 애썼다고 보상을 해주는 시간은 참 소중합니다.

앤드류씨는 여전하네요.ㅋㅋㅋ
그리고 데이팅 앱이 또 우리와 다른 개념으로 받아들여진다는 게 놀랍기도 한데…선입견을 확 바꾸긴 쉽지 않네요. 그래도 확실히 독서의 역할이 큰 것 같긴 합니다. 샐리 루니 책 앞부분 쪼끔 읽었고 그때 잠깐 다락방 님이 언급하셨던 데이팅 앱에 대한 생각을 좀 달리하게 되긴 했는데 이번에 다락방 님 글을 읽고 나니 앤드류의 생각과 더불어 선입견을 많이 고칠 필요가 있겠단 생각도 들긴 합니다.
암튼 현지인과 이런 긴 대화를 한다는 것도 다락방 님 영어 실력이 는 게 아닌가? 싶어요. 우리가 외국인인데 다 알아듣는다는 건 쉽지 않잖아요. 우리네 같은 나라에 살아도 다른 지역사람들 사투리를 듣고도 못 알아듣기도 한데 전혀 다른 언어를 쓰는 사람과의 대화라면?ㅋㅋㅋㅋ 암튼 집중해서 대화하느라 기가 빨린다는 게 어떤 느낌일지 이해가 갈 것 같아요. 이제 우리 나이엔 뭐든 조금만 집중시간이 늘어나면 에너지 소모가 큰 나이잖아요.ㅋㅋㅋ
암튼 모처럼 호주 가셨으니 맘껏 즐기고 오세요. 한국 들어오면 후회하지 않게요.^^

다락방 2026-02-08 22:40   좋아요 1 | URL
아시아인 중년 여성으로서 데이팅 앱과 여러명과의 데이트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꾼다는 건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제가 싱가폴에 와서 백인 젊은 남자를 만나, 그동안 제가 경험하지 못했던 것들을 경험하게 되면서 제 시야가 좀 넓어진 것 같고요, 그리고 그동안 미처 몰랐던 점에 대해 이렇게 알고 받아들이려고 노력하게 되었네요. 하긴, 뭐 자기들이 그렇다는데 제가 못받아들이면 어쩌겠습니까. 그들은 그들의 삶을 살고 나는 나의 삶을 살고.. 그러나 전에는 이런 식의 삶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이제는 지구 어딘가에서는 이런 식의 데이트들이 진행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죠. 하하하하. 그렇다고 보면 제가 싱가폴에 머물렀던 건 좋았던것 같습니다. 여러가지 의미로다가.

기본적인 단어로 브로큰 잉글리시로 대화해서 참 속상합니다. 내 영어 왜 발전이 없나... 속상합니다. 몇 시간 같이 있었더니, 사람이 좋음에도 불구하고 기가 빨렸어요. 완전히 지쳐버렸습니다. 그런 한편, 역시 영어가 빨리 늘기 위해서는 현지인 친구를 사귀는게 최고라는 생각도 들고요. 그게 생각보다 부족했던 것 같아요. ㅠㅠ

오늘은 호주를 달리고, 내셔널 갤러리에도 다녀왔습니다. 초저녁에 뻗어버렸다가 또 밤에 일어났네요. 아놔... ㅎㅎㅎㅎㅎ

잉크냄새 2026-02-08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 속 studley park를 study park로 읽었네요. ^^ 역시 공부하러 떠난 곳이네요.

다락방 2026-02-08 22:36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제가 공부를 열심히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그냥 살아가면서 계속 공부해야겠어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단발머리 2026-02-08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데이팅앱을 사용하는 것보다 저는 그게 더 신기하네요. 여러 명이랑 ‘데이트 중’입니다. 근데 생각해보니깐 그걸 미리 말해둔 상태라면… 그런 경우 한국에서 제일 유사한건 ‘어장 관리‘일까? 생각하는데, 어장 같은 경우는 호감 정도이지 엄밀하게 ‘데이트’는 아니란 말이지요. 흠… 데이트의 의미가 달라서 그럴 수도 있겠어요. 전, 미리만 말하면 된다 주의에요. 내가 싫어하는 건 그냥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앤드류 사진 멋져요ㅋㅋㅋㅋㅋ팔만 보이지만.. ‘자, 그래서, 너는 날 보러 여기까지 온 거야?’의 상남자, 앤드류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6-02-08 22:26   좋아요 0 | URL
제가 오늘 인스타에서 인플루언서인 여자분의 영상을 봤거든요. 그 분이 유명해져서 이제 여기저기 방송도 출연도 하고 그러시는 것 같은데, 그 분이 영국남자랑 결혼했어요. 남편도 썸을 동시에 여러명을 타다가, 이 분께 exclusive 한 관계가 되자고 했다더라고요. 세상에 그런 썸을 6개월에서 1년을 탄대요. 하하하하하 이게 모든 사람들이 다 그런건 아니겠지만, 이런 식으로 연애와 결혼까지 진행되기도 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이렇게 데이트 하는 과정에 있어서는 자신들은 그걸 자연스럽게 여기는 것 같고요. 제가 싱가폴에 공부하러 오지 않았다면 아마도 이런 점에 대해서 여전히 모를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어쩌다 앤드류를 만났고, 데이팅앱에 대한 얘기를 들었고, 그러다보니 인스타에서 데이팅앱이 보여지고... 하여간 그렇습니다.
말하지 말걸 그랬나, 싶은 것도 있고 말할걸 그랬나 싶은 것도 있고. 하여간 영어는 어렵습니다. 저는 똥멍충이에요 ㅠㅠ 돈과 시간을 들였지만 영어 왜이래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제가 요즘에 브리저튼 시리즈 새로운거 보지는 못했지만 인스타에서 릴스를 몇 개 봤거든요? 드라마 릴스가 아니라 두 주인공의 인터뷰 릴스에요. 그거 보면 베네딕트 역 배우, 그러니까 남자 배우가 인터뷰 하는 내내 하예린 배우를 뚫어지게 보고 몸도 그쪽으로 기울어져 있어요. 이게 참 독특하더라고요. 앤드류도 그랬거든요. 처음 호텔에서 만났을 때도 점점 더 몸이 기울어져요 상대에게로. 개인적 영역은 아시아인들보다 그들이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것 같은데, 어떻게 그렇게 친밀하게 가까이 다가올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앤드류에게도 짧은 영어로 웨스턴 남자들이 좀 그런 경향이 있고 때로는 그게 sweet 하게 느껴진다고 했는데, 자기들 그러는거 맞다고 하더라고요? 여기에 대해서도 글을 한 번 쓰고 싶은데, 제 안에 되게 많이 혼란스러운 감정이 있어서 이걸 좀 정리해야 생각도 정리되고 그래야 쓸 수 있을 것 같아요. 저 자신에 대해 생각하고 있습니다.

영어 잘하고 싶습니다, 단발머리 님. ㅜㅜ

2026-02-08 22: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6-02-08 23: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6-02-10 07: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blanca 2026-02-09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뭔지 너무 잘 알 것 같아요. 그런데요, 이 시점이 바로 영어 점프업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창 자괴감, 이불킥으로 괴로워하던 시기, 심지어 내 어설픈 영어로 상대가 오해도 했던 시간이 있었는데, 그러면서 좀 더 내밀한 소통이 가능한 단계로 아주 천천히 이동하더라고요. 그렇다고 뭐 제가 영어를 잘하는 건 아니지만요. 그리고...아... 뭔가 좀더 진행될 것 같은 느낌적 느낌이 들어요.

다락방 2026-02-10 07:43   좋아요 0 | URL
하아- 저는 남들이 말하는 영어 점프 시기가 저에게는 해당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냥 계속 못하는 상태인 것 같고요, 그래서 시간과 노력을 들였음에도 절망입니다. 나는.. 공부는 아니구나, 뭐 이런 생각도 했고요. 하하하하하. 내밀한 소통... 은 저는 한국 여자들하고만 한국 말로 가능한것 같아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이곳에서 저는 앤드류의 친구, 먼 곳에서 온 친구입니다. 그와 뭔가 좀더 진행된다면, 그건 제가 아닐 것 같습니다. 하핫. 저는 이제 한국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굿바이-

잠자냥 2026-02-09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앤드류 다이어리 때문에 유공이 언제까지 호주 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설연휴 맞춰서 한국으로 돌아오는군요?
근데 앤드류 다이어리에 발렌타인데이 적어놓은 거 재밌네요. 사실 아직은 정확히 정해진 연인이 없는데도 그날에 체크! ㅋㅋㅋ 유공은 이미 호주를 떠난 뒤라 아쉽군요........ 그때도 유공이 거기 있으면 왠지 유공하고 지낼 거 같기도 한데...

제 추측에 앤드류는 싱가포르에서 데이팅앱 깔았을 그때 말이에요, 유공도 데이팅 대상 중 하나로 생각했을 거 같아요.

암튼 데이팅앱으로도 사람을 만난다는 사실에 저는 놀라워하며 갑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6-02-09 11:24   좋아요 1 | URL
잠자냥님의 추측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
나를 만나러 온거야? 도 그런 맥락인 것 같고 ㅎㅎ

데이팅앱... 음 놀랍진 않은데 저는 안할 거 같아요 왜냐면 굳이 없는 상대를 찾아서 데이트... 음... 귀찮아서 ...

다락방 2026-02-10 07:46   좋아요 0 | URL
저도 발렌타인데이 적어놓은거 보고 참 신기했어요. 발렌타인데이 누가 말 안해주면 기억도 못할 날인데, 확실히 다른 문화권에서는 그 날이 좀 더 특별한 것 같기도 하고요. 제가 여기 있었어도 저랑 지냈을지는.. 글쎄요? 저는 그럴 것 같지 않습니다. ㅋㅋㅋ

제가 생각하기에도 싱가폴에서 앤드류는 저와 데이트한 것 같아요. 다만, 제 경우엔 데이팅앱으로 만난 건 아니라는 차이만 있었을 뿐. 그곳에서 데이트했던 여자들중 하나이긴 한 것 같습니다. 저는 그냥 ‘앤드류랑 밥먹는다‘, ‘앤드류랑 맥주 마셨다‘, ‘앤드류랑 산책했다‘ 라고 말했다면, 앤드류에게는 이런게 그냥 다 데이트였던 것이죠.

그러나 멜번에서의 지금은 그 때와 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우정입니다. 먼 데서 온 친구...이것은 그것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밤 아홉시에 출발하는 비행기였는데 지연이 되어 밤 열시가 거의 다 되어서야 비행기는 호주로 출발했다. 내가 탄 젯스타 항공은, 수하물을 20kg 까지 허용하고, 무료 좌석지정도 가능하지만, 기내식은 주지 않았다. 기내식은 내가 돈 주고 사먹어야 했는데, 자 뭐가 있나, 하고 미리 살펴보니 대부분 샌드위치였고, 죄다 만 원이 넘어갔다. 뭔일이래... 하여간 나는 비행기에서 사먹는 대신 준비해가겠다! 해서 나를 위한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평소에 샌드위치라면 거의 90프로의 확률로 햄치즈 샌드위치를 먹는데, 이번 여행을 위해 햄치즈 샌드위치를 만들려면 햄을 또 사야했고, 그렇다면 또 햄이 남아버... 안되겠다, 있는 재료를 활용하자 생각했다. 마침 인스타에서는 '또' 바게트에 버터 넣고 초콜렛 잘라 넣는 영상을 보여줬단 말이지. 초콜렛을 대체 왜 잘라넣는가.. 라고 처음 영상 볼 때만 해도 생각했었는데, 반복해 보고 나니, 흐음 해볼까?싶어졌다. 이 빵은 반드시 바게트여야만 할 것 같았다. 식빵은 이걸 커버칠 수 없다. 나는 쇼핑몰로 갔다. 처음 간 까페에서 파는 바게트는 상당히 컸는데, 흠, 저걸 다 사면 또 남겠는데 싶어 다른 빵집을 갔다. 오, 여긴 스몰한걸 파네? 나는 그것을 사왔고, 비행기에 준비해가기에 앞서 맛이나 보자 싶어서 만들어보았다. 나의 냉장고에는 버터가 있었고, 또 친구가 미국에서 보내준 초콜릿이 있었단 말이지. 좋아, 해보는거야! 평소에 웬만해서는 초콜렛을 안먹고 어쩌다 땡길 때만 먹기 땜시롱 초콜렛이 거의 통째로 남아있었다. 나는 인스타에서 본대로 바게트의 배를 갈라 그 안에 버터를 쳐발쳐발하고 초콜렛을 부숴 넣었다.



이게 도대체 무슨 맛일까? 뺑 오 쇼콜라 같은, 그런 맛일까? 자, 어디 한 번 먹어보자.




오 맛있어! 맛있다! 맛있는데?

그리고 나는 강하게 확신했다.

이 빵은 반드시 바게트여야만 한다. 식빵도 안되고 크로아상도 안된다. 이건 바게트여야만 해! 바게트와 버터와 초콜렛의 조합이 엄청나다. 이거 하모니가 엄청난데? 생각보다 초콜렛이 그렇게 달겨 느껴지지 않고 빵과 버터가 잔뜩 고소함을 줘서 참 좋으다. 나는 금세 하나를 뚝딱 먹어치우고 다시 또 하나를 만들어서 랩으로 둘둘 감싸 비행기에 가지고 탔다. 비행기에서 배고플 때 꺼내 먹었다. 뚝, 하고 두껍게 초콜렛 들어간 부분에서는 초콜렛 부러지는 소리가 났다. 하하하하하.



그리고 호주에 도착했다. 밤비행기 안에서 좀 자고 싶었는데 자지 못했다. 

한국에서 출발하고 한국으로 도착하는 비행기가 아니라, 외국의 도시에서 또다른 외국의 도시로 갈 때는, 조금 더 긴장이 된다. 모든게 영어로 진행되어야 한다. 짐을 부칠 때에도 발권을 할 때에도 모두 영어이고 입국 심사며 게이트를 찾아가는 것까지 모두 영어, 그리고 비행기에서도 사소한 모든 것들이 영어이다. 그래서 조금 긴장을 하게 된다. 아직도 기억하는게, 이탈리아에서 몰타갈 때, 그 때 얼마나 신경이 곤두서있었는지! 혹여라도 내가 어딘가에서 무언가를 놓치는건 아닐까, 하고 말이다. 그렇게 몇 번 해보았어도 여전히 외국에서 외국을 가는건 긴장된다. 외국에서 외국갈 때는, 당연히 대한항공이 없다. 돈 더주고 타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어. 하여간 나는 호주에 도착했다!


아, 호주는 비자 발급이 필요하다. e 비자인데, 이게 몇 년전에는 피씨로도 신청이 가능했는데, 지금은 스맛폰으로만 된다. 아마 워홀이나 다른건 피씨로도 될것 같은데, 내가 필요한 관광비자는 스맛폰으로만 신청 가능하단다. 비행기며 호텔이며 다 예약해뒀고, 앤드류한테도 나 멜번 갈거야, 너 회사 다니고 바쁘니까 시간 되는 날 같이 밥이나 먹자, 했더랬는데, 아니 제기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비자 발급이 자꾸 에러가 생기는거다. 시도하고 또 시도하고 또 시도해도 1. 내 사진이 아예 찍히지를 않거나 2. 간신히 찍어도 인증메일이 오지를 않는다. 인증메일이 와야 그 다음을 진행할 수 있는데 말이다. 결제를 하고, 질문에 답하고 그런 것들. 와, 오전 수업 끝나고 점심 먹기 전에, '이거 마치고 점심 먹자' 했는데 오후까지 밥을 못먹었다. 대단한 스트레스였다. 너무 스트레스여서 돈 더 주고 여행사에 맡기고 싶었는데, 일단 이걸 대행해주는 한국 여행사는 신청자가 '직접' 방문해야 한다고 했다. 아마도 스맛폰으로 진행하는 걸 대신 해주는 역할인가보았다. 그래서 싱가폴에서 신청할까, 하고 알아보다가, 검색했더니, 호주 공식 사이트...인데 피씨 신청 되는것 같은데? 스맛폰만 된다고 했는데? 하면서 하여간 그걸 신청하고 결제를 하라 그래서 카드 번호 넣고 승인까지 되었다. 그리고 마지막 확인 과정이 남았는데, 어? 비자.. 20달러라고 했는데 왜 89달러가 결제... 이게 뭐야? 하고 얼른 캡쳐하고 검색해보고 채경이한테 물어보고 했더니, 호주의 비자발급대행업체가 마치 정부인것처럼 해가지고  하... 나는 얼른 카드사에 전화해서 이러이러하니 취소해달라 했는데, 그거 가맹점에 직접 연락해야 해, 하는게 아닌가. 나 아직 완료 안해서 비자 발급도 못받았는데, 그런데 취소를 못해준다고? ㅠㅠ  채경이는, 보통 이런 경우는 어떤 경우인지 카드사가 알기 때문에 취소해준다고 했거늘. 할 수 없다, 나는 채경이를 통해 가맹점에 이메일을 보냈다. 야, 이거 취소해줘, 나 마지막 과정 안해서 비자 발급 못받았어, 했다. 그렇게 진행해놓고 다시 검색하니, 역시 스맛폰으로만 되는게 맞았다. 하... 시간은 흐르고, 나는 '가지 말까' 생각했다. 호텔값은 아직 결제 안되었으니 취소 하면 되고, 비행기는... 그냥 포기할까.. 저가항공이라 환불 안되는데, 그냥 날릴까... 그러나, 무엇보다 걸리는건, 내가 만약 이 여행을 포기한다면, 앤드류에게 '나 멜번 갈거야, 시간 되면 보자!' 했던 나의 말을 지키지 못하게 되는게 아닌가. 미안, 앤드류, 나 못가게 됐어... 이런 말 하기가 진짜 끔찍하게 싫은거야. 다들 그러지 않나요? 나는 한다고 했는데 그걸 지키지 못하는 것을 강박적으로 싫어한다... 하여,



다시 시도해보기로 했다. 침착하게. 그런데 일단 밥을 먹자. 밥을 먹으면서 이걸 어떻게 헤쳐갈지 생각해보자. 그런데 이렇게 영원히 사진이 안넘어간다면, 영원히 인증메일을 못받는다면... 한메일, 네이트, 지메일 다 했건만 .. 메일 계정을 다시 만들어봐야 하나, 나는 밥을 차려 먹으면서도, 그런데도 계속 안된다면, 나는 어째야 하는가... 에 대해 생각하다가, 아아, 나는 나를 사랑해, 진짜 나를 사랑해, 나는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 자고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사람은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내기 마련. 나는 이것이 통신의 에러라고 생각한다. 채경이가 호주 비자 발급에서는 그런 일이 자주 생기는데 와이파이 꺼보고 엘티이로 해봐, 이랬었거든? 내가 이걸 다 해보고 폰도 껐다 켜보고 했지, 그런데 안됐단 말이야. 정말로 벼락같은 깨달음. 인증메일을 받기 위해 내가 입력한 정보가 넘어가야 하는데, 지금 그게 안되고 계속 뱅글뱅글 돌잖아? 여긴 싱가폴이니까, 싱가폴 유심폰으로 해보면 되지 않을까? 나는 밥을 먹고, 가지고 있는 두번째 폰, 아이폰이 아니라 갤럭시, 싱가폴 유심 칩을 끼운 폰으로 다시 시도했다. 세 번만에 비자 발급을 완료했다. 만세!! 나는 앤드류에게 '미안 못가게 되었어, 다음에 만나자!' 같은 말을 하지 않아도 된다. 만세!! 와- 대단한 스트레스였다. 그리고 이 방법을 찾아낸 나를 매우 쓰다듬는다. 기말시험 망쳐서 나를 매우 치고 싶었지만, 그러나 결국 이 방법을 찾아냈어. 나는 어쩜 이렇게 애가 잘하지? ㅋㅋㅋㅋㅋㅋㅋㅋ




하여간 긴장한 채로 오늘 아침에 도착해서 E 티켓도 줄 서서 받고(긴장긴장) 입국 심사도 다 마치고, 자, 이제 시내로 가는 버스를 타자. 사람들한테 물어가며 머신 앞으로 가서 티켓을 발권한다. 흐음, 왕복이 훨씬 저렴한데, 그런데 내가 올 때 어떻게 올지 미리 알고 이걸 왕복으로 한담? 나를 구속하지 말자, 하고 편도 티켓을 끊어서는 줄 서서 기다렸다가 스카이버스를 탔다. 짐을 1층에 싣고 2층에 타려는데, 1층 짐 싣는 곳이 가방이 꽉차서, 윗 선반에 올려야 했다. 그런데 위로 올리기에 캐리어가 너무 무거워서 시도를 해도 잘 안되는거다. 하 쒸- 이거 그냥 여기에 두고 내가 짐 움직이지 못하게 발로 붙잡고 있어야 하나, 하고 있는데 어떤 할머니가 오셔서는 '너 같이 들어줘야겠는데?' 하셔서 고마워, 하고는 둘이 함께 내 캐리어를 윗선반으로 올리기 시작했다. 이거 17킬로 밖에 안되었는데 윗선반으로 올리기는 진짜 너무 무거운거죠. 이 할머니가 같이 시도하시다가 '지저스!!' 하셔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미안해서, 아 정말 미안해 너무 무겁지, 하고 결국 우리는 해냈다! 내가 땡큐 베리 머치라고 연달아 말했다. ㅋㅋ 그리고 할머니는 어떤 젊은 여자가 양보한 1층 자리에 앉으시고, 나는 2층으로 올라가서 버스를 타고 시내로 향했다. 만세!



그리고 시내로 도착하니 몇 분 걸으면 또 바로 호텔이야. ㅋ ㅑ ~ 그런데 너무 이른 시간이잖아요. 아침 열 시도 안된 시간... 당연히 체크인 안되겠지, 가방 맡기고 빅토리아 마켓이나 가자, 하고 호텔에 들어가서는, 나 지금 체크인 할 수 있니? 물어보니 바로 안된다고 하지 않고, 잠깐만 우리가 준비됐는지 확인해볼게, 하더니 바로 체크인이 되는거에요. 세상에!! 아침 열시도 되기 전에 호텔 체크인을 했어. 만세!! 나는 그렇게 키를 받고 룸으로 들어왔다. 여기가 아파트형 호텔이라서 청소 안해준대, 대신 필요한게 있으면 리셉션에 얘기하면 타올 같은거는 준다고 했다. 청소.. 왜 안해주나요 히잉. 청소 되는 일반 호텔로 갈걸 그랬나. 하여간 깨끗하게 지내보자. 아무튼 아파트형이라서 거실과 방 분리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싱가폴 내 집보다 좋다. 룸 분리되어 있는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취사도 가능하지만 난 여행중이니까 취사할 생각 음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을 못자서 피곤해가지고 사실 체크인 되면 일단 바로 잠을 자고 오후에 나가자 싶었는데, 막상 체크인 하고 나니 빅토리아 마켓이 너무 궁금한 거에요. 그래서 꾀죄죄한채로 나갈 순 없으니까, 샤워를 일단 한 번 싹 해주고, 머리도 말리고, 옷도 갈아입고, 그리고 퀸 빅토리아 마켓을 향해 전진!!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반지 껴봤는데, 살까 엄청 고민하다 안샀단 말이지. 30달러 였다. 카드 결제도 된다고 하던데.. 살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생각해보자. 알 딥따 큰 반지였어.



아니 참나원 ㅋㅋㅋ 쒸웬이 <메이드 인 코리아> 보기 시작했다고 톡을 보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현빈이 일어 하는 영상 보내가지고서는 '일본어랑 한국어랑 비슷해? 왜 한국인들은 다 일본어를 잘해?' 물어보는게 아닌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응, 한국어랑 일본어랑 same structure 야. ' 라고 말했단 말이야? 그러니까 세상에, '너도 일본어 어떻게 말하는 줄 알아?' 묻는게 아닌가. 하- 그래서 내가 답했다.


Little bit. HaHa. I'll speak when we meet.


내가 이제 쒸웬(나랑 삼겹살 먹은 중국인 친구) 만나면 일본어 하는 걸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그런데 내가 지금 와따시와 간꼬꾸진 데쓰 밖에 못하기 때문에 얼른 듀오링고로 일본어 좀 해야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세상 꿀잼이네. 호주의 호텔에서 중국인 친구와 일본어에 대해 얘기하기. 

하- 근데 내가 밤에 자려고 버텼는데, 그래야 내일 아침에 일어나고 루틴이 안무너지니까, 그런데 내가 비행에, 잠 못잔거 까지 합쳐져서 너무 졸려가지고, 아까 저녁 먹고 들어와서 씻고 기절해버린거야. 그리고 밤 열한시에 일어났... 나는 어쩌란 말인가요... 오늘밤은 이렇게 끝난건가요... 이러지 않으려고 했기 때문에 내가 먹을 거 사둔 것도 없고....... 저녁 먹은건 자면서 다 소화됐..........


아무튼 듀오링고 일본어 하러 가야된다. 나는 한국인 입니다 말고 다른 것도 한 문장 할 줄 알아야 될 거 아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개바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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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26-02-07 0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私は韓国人です。あなたは中国人です。今オーストラリアを旅行しています。

비자 해결하신 이야기 보면서 저도 가끔 그렇게 어이없게,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생기기도 하더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그걸 또 어떻게든 해결하셨군요. 역시 다락방님!

다락방 2026-02-08 00:34   좋아요 0 | URL
해결하려고 하면 어떻게든 해결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이건 스맛폰이 연결이 안되는 문제여서 정말 스트레스가 대단했습니다. 그 날 완전히 오후에 지쳐버렸어요. 스맛폰은 사람 편하라고 만든건데 대단한 스트레스를 주기도 하죠 ㅠㅠ

망고 2026-02-07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자 발급 부분에서 읽기만 하는데도 너무 쫄려요🥶 인터넷으로 비자 발급할때 정부 사이트처럼 만들어 놓고 대행하는 사이트들이 많아요 진짜 잘 보고 해야겠더라고요
시장 사진 보니 참 좋습니다 중고책도 탐나고요😍
즐거운 여행 되세요with앤드류

다락방 2026-02-08 00:35   좋아요 0 | URL
망고 님 ㅠㅠ 비자 발급 진짜 엄청나게 스트레스 받았어요. ㅠㅠ 그리고 그런 대행사이트 처음 당한(?)거여서 그것도 해결하느라 정말 힘들었어요. 카드사 전화하고 채경이한테 물어서 이메일 써서 보내고 답장 기다리고 취소 기다리고 ㅠㅠ 결국 취소는 정상적으로 되었습니다. 하- 대단한 스트레스였어요. 왜 이 스트레스를 받아가며 나는 호주로 가려는건가...

무엇보다 날씨가 좋아서 정말 좋아요. 날씨는 도대체 뭐길래 사람을 이렇게 행복하게 만들까요? 하핫.

단발머리 2026-02-07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자 발급이 무척 어렵네요. 우아.... 저같으면 진작에 포기했을텐데... 끝까지 파고 들어 문제 해결에 성공한 다락방님께 박수 짝짝! 짝짝짝!
호주가 이렇군요 ㅋㅋㅋㅋㅋㅋ 저 호주는 안 가봤지만 저기 캥거루 인형은 눈에 익숙하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즐거운 여행 도세요with앤드류 2!
중간 중간 소식도 많이 전해주시구요~~

다락방 2026-02-08 00:38   좋아요 0 | URL
알라딘은 사진 올리면서 글 쓰기가 진짜 힘든 시스템이에요. 시간도 많이 걸리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여행 사진 많이 올리면서 글 쓰는 저의 인내심에 존경을 표합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보통 도보 여행을 하기 때문에 먼 데나 외곽으로는 나가지 않는 편인데, 오늘은 앤드류의 드라이빙으로 외곽으로 나갔다 왔습니다. 역시 좋은 경험이었어요. 쌩큐 포 드라이빙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blanca 2026-02-07 2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실행력! 이제 진짜 앤드류 보러 호주까지 간 겁니까? 와! 신난다.

다락방 2026-02-08 00:38   좋아요 1 | URL
네, 제가 지난 8월에 앤드류에게 말했더랬습니다. 내년 2월에 호주에 갈게. 그리고 왔습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나 어디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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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6-02-06 13: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앤드류 만나러 갔니~~🤣

다락방 2026-02-06 14:26   좋아요 0 | URL
어떻게 알았니~~~~~

잠자냥 2026-02-06 14:51   좋아요 0 | URL
그 가을에 쌓지 못한 만리장성 쌓고 오시오....
안 그러면 안 만날 거야....ㅋㅋㅋㅋㅋ.

다락방 2026-02-06 15:13   좋아요 0 | URL
님하.. 우리 just 프렌드..

잠자냥 2026-02-06 15:41   좋아요 0 | URL
친구 만나러 호주까지 가요?........
그것참 이해가 안 가네 ㅋㅋㅋㅋ 흥.

다락방 2026-02-06 15:48   좋아요 0 | URL
호주 온 김에 만나는 겁니다. 그리고 나 잠자냥 님 만나러 한국도 가잖아요. =3=3=3=3

잠자냥 2026-02-06 15:53   좋아요 2 | URL
앤드류가 없다면 호주에 가지 않는다락방
잠자냥이 없어도 한국에 와야 하는다락방

건수하 2026-02-06 14: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Carlton Draught is a draught Australian lager~

잠자냥님 빠르시다 ㅎㅎㅎ

다락방 2026-02-06 20:46   좋아요 0 | URL
네, 칼튼이 여기 맥주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마셔보았습니다. ㅎㅎ

단발머리 2026-02-06 16: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앜ㅋㅋㅋㅋㅋㅋㅋ 비행기 타고 호주까지? ㅋㅋㅋㅋㅋㅋ 좋은 시간 되세요!
우리 왜!!!!!!!!!!!!!!!
우리 왜, 실시간 만남 없는거에요? 유튜브에서 라이브 켜면 되는 거 아니에요? 엥? ㅋㅋㅋㅋ
우리도 보고 싶다고!!!!!!!!!!!!!!!!

잠자냥 2026-02-06 15:40   좋아요 0 | URL
좋은 시간을…..

단발머리 2026-02-06 15:41   좋아요 0 | URL
보내고 있대요? 아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궁금하다, 진짜~~~~~~~~~~~~~~

그것이

알고

싶다!

잠자냥 2026-02-06 15:42   좋아요 0 | URL
아닌 난 좋은 시간을 보구싶다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앤드류가 근육 키운 이유가 있을 거 같은데......

다락방 2026-02-06 15:49   좋아요 0 | URL
얘들아, 나 오늘은 앤드류 안만나… 진정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6-02-06 15:52   좋아요 0 | URL
그럼 이만.

잠자냥 2026-02-06 15: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왜 하필, 그때, 그곳에, 당신이.

그렇다면, 앤드류는 운명일까?

단발머리 2026-02-06 16:34   좋아요 1 | URL
왜 하필, 지금, 여기에, 당신이.

그렇다면, 다락방은 운명일까?

다락방 2026-02-06 20:47   좋아요 1 | URL
얘들아.. 우린 그냥 다정한 친구야.....

망고 2026-02-06 1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앤드류는 알아서 잘 만나실 것 같고 날씨 너무 부럽네요🌞 여긴 찬바람 불고 한파가 또 오고있는데😭

다락방 2026-02-06 20:48   좋아요 1 | URL
저 반년을 여름인 곳에 있다 왔는데, 왜 여기 와서 이 화창한 날씨 너무 좋아요? 외국에서 출발하고 외국 항공기 타는거라 살짝 긴장했는데, 도착해서 낯선도시+화창한 날씨 조합이 궁극의 행복으로 이끄는 것입니다!!

Forgettable. 2026-02-06 2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 보자마자 호주구나 했네요 ㅎㅎ 날씨 최고 ㅠㅠ

다락방 2026-02-06 20:49   좋아요 0 | URL
와 날씨 진짜 짱이에요! 엄청 화창하고 그런데 또 시원하기도 하고요. 야외에서 맥주 마시면서, 나는 이런 화창한 날씨를, 태양을 진심으로 사랑하는구나 생각했습니다. 퇴사하고 여름을 찾아다니고 있네요. 반년동안 여름에 있다가 또 여름으로 왔어요!!

독서괭 2026-02-06 2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와와아아아아아앙 앤드륙!! 소리질러!!!

다락방 2026-02-06 20:50   좋아요 1 | URL
아잉, 아니야 아니야... 그냥 온 김에 친구 잠깐 만나는거에요. 그는 그의 일상의 삶이 있고 나는 홀리데이...
3월엔 대만에서 Mary 가 한국으로 와요. 하하하하하. 우리 같이 치킨 먹을거에요. (갑자기 다른 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