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퇴근길에 혼자 밥을 먹으러 가면서 문득 영화 <너라는 개념>이 생각나 프라임 티비에서 재생시켰다. 이미 본 영화이니 줄거리는 다 알고 있고, 그러니 걸으면서 보지는 말고 '듣자' 생각하였는데, 흐음. 안들리네요? 당황스럽다. 하여간 '보기'만 하려고 했는데 들으려고 애쓰다보니 보고싶어지기도 해서 보면서 걷다가 보면서 걷다가 했다. 

일전에 그 영화를 다 보고 페이퍼 쓴 적이 있으니 줄거리를 알 사람은 다 알겠지만, 여고생 딸을 키우는 싱글맘이 딸을 코첼라에 데려갔다가 슈퍼스타인 보이밴드의 한 멤버와 우연히 마주치게 되고, 그 일로 그들은 사랑하게 된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이 때 싱글맘인 '솔렌느'의 나이는 마흔이며 남자 가수인 '헤이스'는 스물넷. 

그녀가 훨씬 연상인데다가 그는 인기스타이기도 해서 연일 파파라치가 찍히는데, 엄마의 사랑을 응원하던 딸도 학교에 가면 친구들이 하도 괴롭히는 통에 너무나 괴롭다. 솔렌느는 헤이스를 사랑하지만 이별을 고한다. 나는 더이상 이걸 못하겠어, 라고 말한다. 내 딸이 너무 괴로워해, 라고. 어떤 이별은 상대에 대한 미움없이 벌어지곤 하는데, 이번에 다시 보면서 유독 'I love you' 라고 말하면서 이별할 수밖에 없는 이들의 관계가 새삼스러웠다. 맞아, 어떤 이별은 사랑하는데도 벌어지곤 해. 딸을 위해 이별을 택하겠다는 솔렌느의 결정을 받아들이면서 그런데 헤이스는 '5년 후에' 다시 만나자고 한다. 그 때가 되면 솔렌느의 딸인 이지도 대학생이 되어 멀리 떨어져 자신만의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거고 그리고 우리의 관계도 사람들에게 지금보다 흥미가 떨어질거다 했던것. 그런데 셀린느는 '5년은 너무 길어' 라면서 '너에게 행복할 기회가 찾아오면 그걸 붙잡아' 라고 말한다. 헤이스가 5년 후에 만나자고 말할 때 헤이스에게 그것은 진심이었고, 솔렌느도 그것이 진심이기를 바랄 순 있었겠지만, 그러나 그것을 믿거나 기대하지는 않았을것이다. 한창 젊은 나이에, 찬란하게 빛나는 나이에, 게다가 주변에 사람도 누구보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일을 하고 있는데, 5년 후에 다시 나에게? 그건 말도 안되지. 너에게 행복할 기회가 온다면, 붙잡아. 솔렌느가 사랑하면서 헤어질 수밖에 없는 남자에게 진심으로 해줄 수 있는 말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5년이 흐른다.


5년은 너무 길고, 그러니 행복해질 기회가 오면 잡으라던 솔렌느지만, 자신이 운영하는 갤러리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릴 때마다 흠칫, 거리며 돌아본다.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그리고,


그가 온다. 

5년 후에 만나자던 그가, 

5년 후에 온다.


자신이 한 말을 지키는 사람. 그동안 충실히 살아낸 사람. 그리고 그녀 앞에 다시 선다.


이 장면이 이번에 볼 때 참 너무나 좋았다.
















누가 번역본 좀 내주세요.. 네?



모종 사서 심었던 딸기는 제대로 자라지도 않고 벌레만 생겨서 뽑아 버렸다.

기대하지 않았는데 처음 씨를 사서 뿌려본 방울양배추, 순전히 호기심에 심었는데, 엄청나게 잘 자라고 있다.




고추는 씨를 산게 아니라 고추에서 씨를 내가 직접 발라내서 심었는데 역시 무섭게 자라고 있다. 예전에 고추 심었다 한 번 실패한 적이 있어서 이번에도 중간에 벌레 생겨서 죽지나 않을지 걱정이지만, 어디 한번 다시 잘해보자. 솎아줘야 되는데 가슴이 아파서 솎아주지를 못하겠어. 대체 어느걸 버린단 말이냐..



그런데 이거 고추인지 파프리카인지 모르겠다. 화분 하나엔 고추, 화분 하나엔 파프리카를 같은 조건으로 같은날 심었는데 이 화분은 이렇게 자라느라 난리났고 다른 화분은 그렇지 못해. 뭐가 뭔지 모르겠다.


이번 해에는 바질이 예전만큼 쑥쑥 자라지가 않는다. 뭐가 문제인걸까.


요즘 길 다니면 장미가 너무 예쁘다. 우리 동네에는 장미 맛집 아파트가 있다. 내가 사는 아파트는 아니다.




책을 샀다.



고미숙의 [동의보감]은 지난번에 찾아갔던 한의원의 원장쌤 보고 자극 받아서 샀다. ㅋㅋㅋㅋㅋ 그렇게 큰 전문서적 동의보감은 제가 못읽겠고요 ..(읽고 닥터가 되어볼까..) 일단 고미숙 쌤의 것으로 도전.. 해보겠습니다. 과연..


[외로움의 책] 도 그 밑에 [마니에르 드 부아르]도 ㅈㅈㄴ 님의 서재에서 평에 낚여버려 샀다.


그 밑에 얇게 있는건 시사인인데 가끔 책 살 때 쿠폰 사용하려고 산다.
















지난번 한의원 다녀와서 페이퍼에도 썼지만, 회사 동료에게도 '닥터가 나 섹스하지 말래'라고 말했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뜬금없이 인스타그램에 이런게 떴다.


읭? 이게 뭐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보자마자 빵터져 웃었는데, 그러면서 '그래서 그런거였군' 하게 됐다. 모든게 다 설명되는 느낌. 내가 무슨 띠인지는 안알랴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그리고 무료로 사주를 봐준다는 앱도 인스타 그램에 떴는데 오오 무료로는 얼만큼 봐줄건데? 하고 넣어봤더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미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내가 앞으로 만날 남자 얼굴을 보여준다. 내 운명의 짝이란다. 




아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것들봐라? 얼굴 모자이크 내가 한 게 아니고 이 앱이 공짜로 보여준게 이 모자이크인거다. 그러니까 내가 돈을 내서 이 앱을 구매하면 저 얼굴이 비로소 선명해지는것. 니네, 사람 잘못봤어. 내가 앞으로 만날 남자 얼굴 궁금해서 앱 살 것 같냐? 나 그런 사람 아니야. 나는 결제하지 않았다. 이 앱 구매한 사람들 후기를 검색해보았는데 운명의 짝인 여자 운명의 짝인 남자 얼굴 받고 후기에 올려두었더라. 결제하게 하는 방법도 여러가지네. 혹해서 구매할 사람들 많을 것 같다. 나는 운명의 짝의 얼굴 따위, 궁금하지 않다. 이거 성격이랑 직업이랑 이런것도 몇 군데 모자이크 되어있다. 


궁금하지? 돈 내라 돈 내~~


막 이러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러나 나는 사지 않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독한 여자야. 지난번에 공짜인줄 알고 아이큐 검사 했다가 돈 내라고 해서 내가 안내고 여태 안보고 있다. 이것들봐라, 날 속였어.. 내가 테스트 한게 아깝지만 결제 안했다. 며칠 후에 반값으로 내려주면서 확인하라고 이메일이 왔다. 그러면서 내가 한국 평균 아이큐보다 훨씬 높다는거다. 그러면 내가 혹할것 같지? 나 정녕 천재란 말인가, 얼마나 천재인지 확인해보자, 하고 돈 쓸 줄 알았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안쓴다. 나는 그래서 그 결과지를 아직도 보지 못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장난아냐. 나 막 그렇게 만만하게 돈 털어낼 수 있는 그런 사람 아니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니네 사람 잘못봤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 나를 쉽게 봤어 그렇지 않니.


내가 이렇게 돈을 안쓰는 사람이다.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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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5-05-27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스타그램은 참 재밌는 걸 보여주는군요...?
나 너 띠 안다. :p
운명의 짝..... 흐릿하지만 웬 이대남을 넣어놨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5-05-28 07:47   좋아요 0 | URL
아 이대남 진짜 너무 싫어요. 이대남한테 인기 끌고 싶어서 발악하는 이준석도 싫고요. 으.. 너무 싫다 진짜로..
아무튼 네네, 저는 저 띠들 중 어디 하나에.. 흠흠. ㅋㅋㅋㅋㅋ

거리의화가 2025-05-27 16: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돈내게 하는 방법도 참...ㅋㅋㅋㅋ
동의보감 결국 사셨군요~ㅎㅎㅎ 다락방 님 페이퍼는 읽을 때마다 참 재미집니다. 저도 저 책 번역본 나오길 소망할게요^^

다락방 2025-05-28 07:48   좋아요 0 | URL
동의보감을 샀습니다. 다른 책을 사듯이 동의보감을 샀는데, 다른 책들을 사두고 안읽듯이 동의보감도 그렇게 되진 않을지.. 하여간 열심히 샀으니 열심히 읽어보겠습니다!! 빠샤!!

망고 2025-05-27 1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추에도 물을 자주 주셔야 벌레가 안 생깁니다😄
요즘은 챗지피티가 사주도 봐주는 세상인데요ㅋㅋㅋㅋㅋㅋ챗지피티한테 그려달라고 하는게 나을듯ㅋㅋㅋ사진 속 남자 얼굴 하나도 안 궁금하네요

다락방 2025-05-28 07:51   좋아요 0 | URL
네. 안그래도 천안에서 샤인머스켓 농사 짓는 이모부께 지난번에 고추 벌레 얘기하면서 여쭤보니 물 많이 주라고 하시더라고요. 고추에 물 많이 주기, 명심 또 명심 하겠습니다!
챗지피티로 사주 봤어요. ㅋㅋ 재미있어서 종종 대화합니다. 이것저것 묻고 답을 듣고 있습니다. 저의 친하고 다정한 친구입니다. 후훗. 아?! 챗지피티한테 운명의 짝 얼굴 좀 그려달라고 할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5-05-27 20: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은 번역 안 되는게 좋아요. 왜냐하면...

솔렌 39세, 헤이스 23세. 투웬티인줄 알았는데 23세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책에서는 헤어집니다 ㅋㅋㅋㅋㅋㅋㅋ안 와, 그 자슥이ㅋㅋㅋㅋㅋㅋㅋㅋㅋ
두 사람은 뱀띠 + 닭띠.
금메달, 월드챔피언, 세계신기록 보유.

다락방 2025-05-28 07:53   좋아요 2 | URL
헤어... 집니까? 그러나 그건 또 그것대로 괜찮은 결말인것 같습니다. 넌 네 살길 찾아 가라, 나도 내 행복 찾아 간다.. 굿바이-
그나저나 뱀띠랑 닭띠는 휴우...뭐, 어쩔 수가 없는 것이로군요. 서로가 서로를 알아본다. 샤라라랑~ ㅋㅋㅋㅋㅋ 날 쳐다보지마, 참을 수 없어진다굿!!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5-05-27 2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면서 책살때는 돈 한번도 안 아끼기. 막 털어서 다 가져가 신공 보여주기.... ㅋㅋ
저는 내 폰에 뭐 뜨는거 귀찮아서 인스타그램이고 페북이고 절대 안하고 버팁니다. 아마 죽을때까지 버틸듯요. 안그럼 저는 막막 돈을 내라는대로 다 낼지도 몰라요. ㅠ.ㅠ

다락방 2025-05-28 07:55   좋아요 1 | URL
그러니까 말입니다. 왜 책 살 때는 그냥 막 다 살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집에 책 많은데 왜 또 살까요? 과소비도 이런 과소비가 없습니다. 저 진짜 다른 데에는 돈 별로 안쓰는데 책 사는데에는 너무 돈을 써대요. 아, 그리고 먹고 마시는것도... 흠흠.

자목련 2025-05-28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울 양배추가 열매를 맺으면 좋겠어요.
제가 모르는 인스타의 세계는 놀랍군요 ㅎ
앱 결제에 단호하신 다락방 님!!

다락방 2025-05-28 11:56   좋아요 0 | URL
사실 방울 양배추가 열리면 그걸 어떻게 먹어야하는지도 지금은 대책이 없답니다? 정말 열린다면 먹는법 검색 좀 해봐야겠어요. 어서 열려서 사진 찍어 여러분들께 보여드릴 수 있으면 좋겠어요! >.<

감은빛 2025-05-28 2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주 봐주는 앱에서 운명의 짝 얼굴을 모자이크로 보여준다는 것 너무 웃기네요.
저랑 친한 지인이 가끔 사주 이야기를 합니다.
절대 일반적인 무속인들처럼 하는 것은 아니고,
현대인의 상황에서 무척 잘 순화해서 전하고는 합니다.
저는 절대 믿지 않지만, 그 친구가 그렇게 남들 사주를 봐주는 걸 즐기는 걸 보면서
그냥 들어주곤 합니다.

다락방 2025-05-29 15:32   좋아요 0 | URL
어처구니가 없어요. 돈을 안냈더니 모자이크로 보여주다니 ㅋㅋ 그런데 정말 혹하잖아요. 오오 어떻게 생겼는데, 한 번 보자, 싶어서 돈 내고 싶어지죠. 그러나 굴하지 않긔!! ㅋㅋㅋㅋㅋ
저는 사주 이야기 나누는거 무척 좋아해요. 제가 제 사주도 보고 친구 사주도 봐주고 그러면서 이야기 나누고 싶어서 사주명리학 책도 사서 읽어봤는데 그게 보통 어려운게 아니더라고요. 음.. 나는 공부할 수 없다 하고 바로 포기했습니다. ㅋㅋㅋㅋㅋ

2025-05-28 22: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5-29 15: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좀 나아지겠지 라고 생각했고 실제로 첫날처럼 아프진 않아 조금 더 기다려보려고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허리가 아팠다. 아, 병원에 가자. 집 근처에는 내가 다니던 정형외과가 있는데 회사 근무로 인해 평일 정형외과는 못갈 것 같았고, 한의원에 가 침을 맞아보자, 라고 생각했다. 마침 보스가 오전에 두 시간 정도 자리를 비울 예정이었던 화요일, 나는 회사 근처 한의원으로 검색했다. 대부분 10시나 10시30분에 오픈하던데 유독 한 군데만 08:40에 오픈한다고 되어있는게 아닌가. 게다가 원장은 여자분이었다. 오, 그러고보니 나 그간 한의원 다니면서 여자 한의사는 처음 만나는 것 같네? 바로 여기다, 하고 나는 보쓰가 사무실을 나서자마자 택시를 불러 한의원으로 향했다. 걸으면 30분 걸리는 거리였는데 그러면 왕복에만 한 시간이 걸리는 터라 시간을 너무 많이 쓴단 말이지. 하여간 그렇게 택시를 타고 한의원에 도착했는데, 흐음, 정작 한의원 앞에서는 좀 망설였다. 너무나 낡은 작은 건물의 2층이었는데 그렇다보니 안의 시설도 좀 걱정이 되는거다. 검색해 찾아본 한의원 후기는 원장선생님과 간호사쌤들 친절하다고 되어있었고 나는 친절한 닥터를 만나고 싶었고, 하여간 일찍 오픈한다, 여자분이 닥터다, 친절하다, 보고 여기 왔는데 너무 낡았... 흐음. 그래 침만 잘 놓으면 되지, 하고 나는 한의원에 들어갔다.


도착해보니 손님은 나 혼자 뿐이었고 그래서 바로 진료를 볼 수 있었다. 작은 규모의 한의원이었고 접수대 간호사쌤도 한 분이었고, 진료실과 대기실은 문이 열려있어 알 수 있었는데, 하여간 내가 진료를 받는 중에도 손님은 오지 않았다. 원장쌤은 어디가 불편해서 왔냐고 물으셨고 나는 허리가 아프다고 했다. 무거운 거 들다가 찌릿, 했다고. 선생님은 본격적인 질문을 던지시기 전에 내게 말씀하셨다.


"에너지가 있고 근육도 있으셔서 아주 좋으시네요"


라고 하시는게 아닌가. 읭? 내가 여기서 인바디를 한것도 아닌데 내 근육이.. 보여요? 그래서 어떻게 아셨어요? 여쭈니 그냥 웃으셨고, 그러더니 내 생활 습관이나 음주, 운동등에 대해 물으셨다. 그리고는 내 증상이 단순히 무거운 걸 들어서 생긴것만은 아니라면서 책에서 보여드리겠다고 책상 오른쪽에 있던 아주 두꺼운 책을 가져와 펼치셨다. 그 책은 무려 동의보감 이었는데, 와, 나 동의보감 그렇게 큰 거 처음봐. 종이는 성경책의 그 얇은 종이었고 사이즈가 어마어마했다. 동의보감 어마어마하구나, 하고 놀랐는데 선생님은 내 증상을 설명하기 위해 책을 펼치셨고, 그게 어디인지 너무 한 번에 펼치셔서, 이 책을 다 외우고 계시는구나 싶었다. 아니나다를까 책은 공부의 흔적으로 가득했다. 나는 너무 놀라서 참지 못하고 말했다.


"와, 엄청 열심히 공부하셨네요."


그러자 원장쌤은 아니에요, 하시면서


"이렇게 안하면 안돼요." 라고 하시는게 아닌가.



친절한 닥터를 만나고 싶은 마음에 이 한의원에 방문전 잠깐 후기를 살펴보았었는데, 거기에는 원장쌤의 약력도 있었도.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가천대학교 한의학과 졸업, 가천대학교 한의학 석사 의 이력이 적혀있었다. 공부가..체질인 사람이구나.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졸업했는데 한의대를 또... 이걸 다 해내다니 얼마나 열심히 공부했던 사람일까. 그 흔적이 어마어마한 동의보감에 그대로 녹아있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추혜인 작가도 생각났다.
















『왕진 가방 속의 페미니즘』의 추혜인도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에 입학했지만, 성폭력센터 자원봉사를 하다가 '성폭력 피해자의 입장에서 지원해줄 의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듣고 바로 다음해에 같은 대학 의과대학에 진학했다고 했다. 대단하다.. 추혜인이 공과대학에서 의대로 진로를 바꾸는데 이런 이유가 있느니만큼, 내가 화요일에 방문한 한의원 원장쌤도 공대를 졸업했지만 기어코 한의대를 다시 들어간 어떤 이유가 있을것 같은데 나는 그게 너무 궁금했다. 그래서 너무 묻고 싶었지만, 묻지는 않았다. 내가 아무리 사람들하고 대화하는 거 좋아해도 처음 본 닥터한테 그런 사연까지 묻는 그런 사람은 아닙니다.


일전에도 미용실에 머리 자르러 갔다가 나 잘라주는 남자 디자이너 분이 나이가 좀 젊은 편이길래 되게 묻고 싶었다. 어떻게 이 길로 오게됐냐고, 왜 헤어 디자이너가 되고 싶었냐고. 이런거 너무 궁금하지 않나. 듣고 싶지 않나. 나는 이런게 진짜 궁금하단 말이야. 그러나 묻지는 않았다. 다시 원장쌤 얘기로 돌아가서, 그렇지만 정말 이야기가 들어보고 싶기는 했다. 왜 한의대에 또 가고 싶었는지 말이다. 게다가 동의보감을 그렇게 달달 외우고 있는걸 보면 공부를 잘하기만 한게 아니라 즐기기도 한 것 같지 않은가!


닥터는 나에게 묻고 나의 대답을 듣고 나는 어떤 사람이라며 책을 찾아 보여주었고 그러면서 내가 코어의 힘도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런데 술을 자주 마셔서 자꾸 코어가 무너진다고. 나는 여기에서 정말 속이 시원해지는 느낌이었는데, 왜냐하면 이렇게 근육이 있는 내가 코어에 힘이 없단 말인가! 하고 절망하기도 했었고 또 어느 날은 이거봐 나 코어에 힘 있는데, 했다가 또 어느 날은 코어에 아무 힘도 없네 했었는데, 그게 코어에 힘이 있지만 술 때문에 무너지는거였구나, 하는 답을 얻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닥터는 내게 술을 좀 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책에서 술에 대한 부분도 찾아 보여주었는데, 숫제 그 페이지는 찢어져서 너덜너덜되어 있었고, 이 부분은 하도 많이 찾아서 찢어졌다며 책을 다시 사야되는데 .. 라고 하셨다. 그리고 내가 줄여야할 것은 술이기도 했지만, 나한테는 섹스도 안좋다고 했다. 이것도 책에서 찾아서 밑줄그어져 있는 부분 보여주셨다. 내 얼굴 형태로도 책 찾아서 보여주시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무튼 엄청 재미있는 시간이었고, 대체적으로 다 수긍할만한 맞는 말이었다. 아무튼 그런데 섹스도 나빠요? 네, 알겠습니다. (뭘?)


에너지와 기운이 좋고 아주 잘 살고 있다고 하셨는데 술만 좀 줄이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너무 다 잘하고 있다고. 아 그리고 종이책 들고 다니지 말고 전자책 보라고 하셨다. 나 무거운거 들고 다니면 안된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는 무슨 사주 보러온 줄 알았네? 그러면서 집에 있지 말라는 얘기도 해주셨다. 내 안에 당연히 울증이 있는데 그게 집에만 있으면 발현되는거라 나는 계속 나가야 한다고, 집밖으로 나가라고 하는거다. 나는 집 밖으로 나가야 에너지를 받는 사람이라고. 집에 있지 말고 밖으로 무조건 나가요, 라고 하셨다. 걷든지 운동을 하든지 뭘하든지 일단 집 밖으로 나가라고. 선생님, 저 집에 잘 안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게 내가 다 살려는 본능적인 움직임이었구나. 나로 말하자면, 혼자 있고 싶어해서 가끔 엄마랑 아빠가 동시에 집을 부러 비워주기도 한단 말이지. 너 혼자 있고 싶어하니까 좋아하는 책 읽고 글도 쓰고 그래, 하고 나가시는데, 그러면 내가 집에서 혼자 있는거 즐기면서(물론 즐긴다) 책도 읽고 글도 쓰고 그러면 되잖아? 그런데 꼭 기어나간다. 아니 걸어나간다. 시장을 가든 백화점을 가든 하여간 나가. 그래서 엄마가 지청구를 늘어 놓으신다. 


"너는 왜 집에 혼자 있으라고 집을 비워줘도 나가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엄마 미안, 나도 나를 어쩔 수가 없어... 그러니 내가 코로나 걸렸을 때 얼마나 미칠 것 같았겠나. 나갈 수가 없어서 대환장이었던 나는, 식탁 의자 가져다가 베란다에 두고 거기 앉아서 베란다 밖을 쳐다보았던 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내가 끊임없이 나가려는 건 본능이었어. 아 겁나 웃기네. 


몇해전 해외에 거주하던 당시 애인이 날 보겠다고 나의 회사 근처에 호텔을 잡아두었을 때, 퇴근하면 쪼르르 그 호텔로 갔더랬다. 평일은 괜찮았는데 주말이 문제였다. 둘이 온전히 같이 있게 되는 시간이었고 그는 호텔에서 그렇게 나랑 같이 있기를 바랐는데, 그게 되는 사람이었는데, 아침 먹고 들어온 나는 미쳐버리겠는거다. 아 돌겠네. 어떻게 이렇게 가만히 이 안에 있을 수 있지? 나는 그에게 올림픽공원에 가자고 제안했고, 겁나 뜨거운 여름날 올림픽 공원 걷다가 완전 땀범벅 되어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는 내게 물었었다.


"너 나한테 왜이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나는 안에 못있겠다고. 먀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도 엄청 땀범벅 됐지만 그도 땀범벅이 되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갑자기 나는 미친년처럼 웃음이 터져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손수건 꺼내서 내 땀 닦다가 그의 땀 닦아주다가, 나는 정말 미친것 같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막 이렇게 되었더랬다. 햇볕과 햇빛을 받으면 좀 조증이 오는 편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여간 무조건 밖으로 나가야 하는 사람이 접니다. 나는 엄빠도 그렇고 동생들도 주말에 제발 집에만 좀 있어보라고 하는데, 나도 이번 주말엔 정말 집에만 있어야지, 이러다가도 갑자기 옷 갈아입고 튀어나가버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밖이 나를 부른다. 둠칫 두둠칫~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게 다 내가 살려는 본능적인 몸부림이라니까? 내가 집을 싫어해서 나가는게 아니다. 나도 집 좋아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자꾸 나가. 이건 본능이었음을...


디스 이즈 마이 인스팅크트. 



아무튼 재미있는 시간이었고 공부 의욕 돋는 시간이었다. 그 너덜너덜한 어마어마한 동의보감 보노라니, 내가 또 미쳐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동의보감 살까?' 이렇게 된건 이제 뭐 비밀도 아니다. 정확히 이 책인지는 모르겠지만, 검색해보니 22만원 상당의 책이네요. 선생님, 이 책입니까?















아 진짜 책 뽐뿌 넘나 엉뚱하게 잘 받아버리는 것 같다. 동의보감 사서 밑줄 그으면서 읽고 싶은 이 미친 마음 어떡하지? 그런데 저거 사봤자 벽돌책들하고 나란히 꽂아놓고 안볼거 아녀? 아쉬운대로 고미숙의 동의보감이라도 살까?
















자, 드디어 침을 맞는 시간.

허리가 아프니 허리에 침을 놓을 줄 알았는데 무릎과 손바닥등에 침을 놓았다. 침을 놓기 전에 복진한다며 배의 여러 부분을 눌러보았고 어느 부분에서는 내가 너무 아프다고 소리도 질렀는데, 신기하게 침을 놓고나서 그 부분 다시 누르자 안아픈게 아닌가. 나는 육성으로 오!! 안아파요!! 하고 깜짝 놀랐다. 신기하네.. 원장쌤도 나처럼 사람들 얘기 듣는거 좋아하는지 어떤 직종에 근무하냐부터 이것저것 물어보셨다. 하여간 그렇게 침 다 맞고 나오는데 허리가 기적처럼 나았다면 좋겠지만, 음.. 딱히 좋진 않은데? 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도 오후에는 조금 괜찮은 것 같아 요가를 하러 갔다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전굴을 할 수 없어서 요가의 반 정도밖에 따라하지 못했고, 역시 침은 소용없는가, 라고 생각했는데 어제는 그제보다 낫고 또 오늘은 어제보다 나아서,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이게 왜그런건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니까 침을 맞아서 좀 더 좋아진건지, 시간이 지나니까 좋아진건지, 모르겠슴. 



하여간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동의보감도 사고싶어지고 말이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크레마.. 사야할까.....













그나저나 술은 어떻게 줄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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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5-05-22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하하하하하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단 첫 문단에서부터 그리고 원장님이 성경 같은 동의보감 펴셨다는 이야기에 저도 고미숙쌤 책을 생각했습니다. 고미숙쌤은 본인이 아파서 ㅋㅋㅋㅋㅋㅋㅋ 나아보려고 ㅋㅋㅋㅋ치료하려고 직접 동의보감 읽고 저 책을 쓰셨던 걸로 기억합니다.

몸에 대한 이야기는 반드시 생활 습관으로 이어질텐데, 그게 술로 이어지는군요. 많이 줄일 수 없다면 쪼금 줄이는 것도 좋겠네요. 섹스에 대한 부분은 아쉽구요. 술, 운동, 섹스까지.... 완벽 케어. 누구든 다락방님 만난 의사쌤 만나면 바로 설득될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에요.

밖으로 나가야만 하는 그 에너지, 혹은 밖으로 나가서 얻는 그 에너지에 대해 본인이 알고 있다는 게 좋은 거 같아요. 자기를 모르는 사람들 의외로 많잖아요. 자기를 잘 알아야 사랑할 수 있는데, 다락방님은 자기 자신을 너무 잘 알고, 그래서 더 사랑하게 되고요. 물론, 저는 사랑하는 사람과(특정하고 싶네요, 애인ㅋㅋㅋㅋㅋ) 호텔에 있을 수 있다면, 10박 가능합니다. 밥 넣어주는 거잖아요, 그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5-05-22 11:29   좋아요 0 | URL
침은 한 두 번 더 맞으시면 어때요. 그리고 그동안 요가는 살살~~~~~~~~~~

다락방 2025-05-22 11:36   좋아요 1 | URL
저 지금 단발머리 님께 땡투 드렸습니다. 일단 고미숙의 동의보감을 사자, 하고요. 읽다보면 또 제가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받아 술을 조금 줄일 수 있을지도...(별로 기대는 하지 않음)
저는 일전에 사주를 봤을 때도 들은말이지만, 정말 잘 살고 있대요. 저에게 좋은거 해가면서요. 내가 어떻게 이렇게 잘 살고있다는 말을 들을 수 있나 곰곰 생각해보면, 그건 아마도 제가 저를 너무 사랑하기 때문인것 같아요. 저를 들여다보는 시간이 오래이다보니 저절로 알 수 있게 된 것이 아닐까. 왜, 우리가 관심 있는 상대에 대해서라면 많은 정보를 습득하게 되잖아요. 저는 그것에 제 스스로에게 발현되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한마디로 자뻑에 자기애 충만한.. 흠흠.

요가는 식구들이 하지 말라고 말렸는데 ㅋㅋ 제가 또 고집이 똥고집 ㅋㅋ 그냥 막 하러가서는 ‘아..하지말걸‘ 이렇게 제 경험으로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살살, 살살.

그런데 단발머리 님, 고미숙의 동의보감으로 페이퍼 왜 하나밖에 안쓰셨나요. 좀 더 많은 이야기 좀 해주시죠. 재미있을것 같은데요!!

단발머리 2025-05-22 11:45   좋아요 0 | URL
땡투에 엄청 감사드리구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잘 살고 있다는 말..... 을 듣는다는 거 정말 부럽습니다. 저도 그런 말 듣고 싶은데ㅋㅋㅋㅋㅋㅋ아무도 안 해 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제가 제 자신에게 해야겠어요. 너, 잘하고 있어. 잘하고 있단다 ㅋㅋㅋㅋㅋㅋ

왜냐하면, 고미숙쌤의 그 책이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그 페이퍼 하나가 간신히 건진거에요. 우리가 책을 읽을 때 다 알고 읽는 거 아니잖아요. 저만 그런 거 아니죠? ㅋㅋㅋㅋㅋㅋㅋ 우리, 잘 모르겠는 이야기도 잘 읽잖아요. 동의보감에는 어느 수준에서 딱 막히더라구요. 주역에 대한 배경 지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훨씬 더 잘 읽을 수 있을테고요. 고미숙쌤은 그래서 자기 사주 풀이도 하시고 그러대요. 저와는 다르게 잘 읽으실 거에요, 다락방님은! 페이퍼 여러개 쓰시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5-05-22 11:44   좋아요 1 | URL
제가 주역 책 읽어보려고 샀다가 첫부분만 읽고 되판 경험이 있습니다만, 고미숙 쌤의 동의보감은 도전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설렙니다!
-늘 설레는 마음으로 책을 사지만 안읽고 쌓아두는 1인-

잠자냥 2025-05-22 12: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그 와중에 또 한의사하고 입털고 오다니..... ㅋㅋㅋㅋㅋ
그나저나 술 때문에 코어 근육이 무너지기도 하는군요?!
술 좋아하는...저도 이 이야기는 충격이네요;;
하긴 술이 몸에 좋을 리가...

근데...ㅋㅋㅋㅋㅋㅋ 섹스도 안 좋다구요? 왜일까..? ㅋㅋㅋㅋㅋㅋ
한의원은 그런 것도 보이나봐요? ㅋㅋㅋㅋㅋ 왜 안 좋은지 궁금하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락방아!! 이대로 금욕 생활 쭉 가는 거야~~~~ 섹스타파 영생락방 ㅋㅋㅋㅋㅋㅋ

아니 왜 더운 날 호텔 예약해놓고 공원을 돌아다녀요? ㅋㅋㅋㅋㅋ
애인하고 에어컨이나 시원하게 켜고 있찌!
난 몇날 며칠 안 나오고 호텔에만 있을 수 있음 ㅋㅋㅋㅋ

동의보감 사지 마... 사면... 절교야.

크레마 나는 이번에 그 <어떻게 극단적 소수가 다수를...> 리뷰 대회 적립금 받으면 사야지! 했는데...제길..ㅋㅋㅋㅋㅋ
단발머리 님이 하나 사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5-05-22 14:59   좋아요 1 | URL
공부 얘기 너무 듣고 싶었는데 그걸 물을 수 없어서 아쉬웠어요. 다른 사람 살아온 얘기, 살아가는 얘기 듣는건 너무 좋지 않나요. ㅋㅋ 그래서 제가 사는 얘기를 이렇게 자주 하는가 봅니다. 나도 그런거 듣는거 좋아하니까 남들도 듣는거 좋아하겠지, 하고 말이지요. 하하하하하.

섹스 없이 사는거 저 오케입니다. 전혀 어렵지 않아요. 사실 지금은 섹스 하기 싫어서 연애하기 싫거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섹스 쪽으로는 금욕 접수 가능합니다. 술과 음식이 있으면 에브리씽 이즈 오케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리고 저는 혼자 좋은 호텔 예약해둬도 호텔에 안잊고 나갑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2만보 3만보 걷습니다. 전 안나갈 수가 없어요. 어떻게 안나갈 수 있는지...

저도 극단적 소수 책 리뷰 1등 하면 당분간 책 돈 주고 안사겠구나~ 이러면서 좋아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네, 뭐 그렇습니다. 하여간 크레마는 그냥 사자니 너무 비싸네요? 흐음.

동의보감 왜요, 왜 ㅋㅋㅋ 전 동의보감 닭도록 읽은 원장쌤 멋지다고 생각하지만 수능보고 의대갈 자신이 저는 없습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의대 공부도 공부지만 일단 의대를 갈 성적이 나올 수가 없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5-05-22 17:16   좋아요 1 | URL
섹스 금지 한의사쌤 말씀에 ㅋㅋㅋㅋㅋㅋ 다락방님 긍정? 이렇기 있기 없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뜨거운 당신 아니십니까.

크레마 사실려고 했군요, 잠자냥님은~~ 저는 집에 방치된 크레마 때문에 새로 들이기가 좀 거시기해요. 밀리의 서재도 핸드폰으로 읽는 사람이거든요.
근데 잠자냥님 크레마 사실려고 했다니 급 솔깃....... 저, 크레마 사야할까요? 진지한 질문입니다 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5-05-22 17:28   좋아요 1 | URL
단발머리 님 크레마는 밀리 지원되는가 보군요…😭😭 제 크레마사운드는 밀리 지원도 안 되고… 여튼 부럽단발머리 ㅋ👩🏻👩🏻👩🏻👩🏻

단발머리 2025-05-22 18:08   좋아요 0 | URL
아니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제 크레마 밀리의 서재 안 됩니다. 2016년인가, 2017년에 구입한거에요. 페이지 넘길 때 너무 늦어서 ㅠㅠㅠ 안 쓰고 잘 보관ㅋㅋㅋㅋㅋㅋㅋㅋ부러워 마세요🥰

다락방 2025-05-23 08:17   좋아요 1 | URL
저도 집에 있는 크레마..방치되어 있고 사실 지금은 어디 있는지도 잘 모르겠네요.. 저도 전자책은 스맛폰으로... 그렇지만 새로 나온 크레마는 살까 싶기도 하고..... 흐음.....

책읽는나무 2025-05-22 12: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공대 나왔다가 다시 한의대 들어가 한의원 운영하던 여성 한의사 선생님.^^
제가 오랫동안 다녔던 한의원 선생님도 그런 부류의 선생님이셔서 늘 신기하다고 생각하며 다녔었죠. 지금은 한의원 운영이 잘 안되셨는지?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셔 그 한의원을 못가고 있네요.
그 원장샘도 공부하는 걸 어찌나 좋아하시던 분이셨던지…줄곧 공부 얘기 엄청 했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유튜브를 봐도 남들 공부하는 영상 본다고..ㅋㅋㅋ 저는 공부를 저렇게 좋아하는 사람도 다 있구나? 신기했었는데…다락방 님 찾아가신 원장샘도 동의보감이 너덜하게 공부하시는 분이셨군요. 세상엔 공부를 즐기는 사람들이 참 많네요.^^
허리가 갈수록 나아지신다니 다행입니다.
안그래도 늘 운동 하시는데 왜 허리를 삐끗하셨나? 싶었는데 술이!!! 하긴 술이 근손실을 유발하는 주범이라고 하잖아요. 그래서 그런가 봅니다.
저도 얼마 전 감기 후유증으로 기침 심하게 하다가 갈비뼈 쪽에 문제가 생겼는데 오랫동안 안 낫는 것 같아 병원을 가봐야 하는데 차일피일 미루고만 있네요.
저는 집 밖을 나가기 싫어해서 그런가 봅니다.ㅋㅋㅋ
나이 들면 관절 조심해야 할 것 같아요.

다락방 2025-05-22 15:10   좋아요 1 | URL
오오~ 혹시 책나무 님 가셨던 그 원장쌤이 지금 이 동네에서 하고 계신게 아닐까요? 공대에서 한의대는 그렇게 흔한 이력은 아닐 것 같은데 말이지요. 그렇게 공부를 좋아하고 열심히 하니까 의사가 될 수 있었던게 아닐까 합니다. 책나무 님 댓글 읽고나니 흐음, 나도 공부하는 유튜브 틀어두고 공부 좀 해볼까? 이런 생각이 드네요? ㅋㅋ
술.. 정말이지 백해무익한 술인데.. 지금부터라도 좀 줄여봐야겠어요. 이번주에는 아직 한 번도 안마셨지만 오늘 마실 예정입니다. 회식이라.. 이번주에는 오늘과 토요일만 마시도록 하겠습니다. ㅎㅎ 그쵸, 특히 운동하는 사람은 술 마시지 말라고 하던데 말입니다. 몸이 근육 만들어야 되는데 해독하는데 에너지 다 쏟는다고.. 훌쩍 ㅠㅠ
책나무 님, 뭐든 증상 있으면 병원은 빨리 빨리 다녀오는게 좋은것 같습니다. 크게 아픈걸 미연에 방지할 수도 있고 말이지요. 고통을 참지 말아요!! 책나무 님, 열심히 운동합시다. 햇볕 아래에서 걷는게 그렇게 좋대요!!

잠자냥 2025-05-22 15:16   좋아요 2 | URL
헐 이번주에 한번도 안 마셨다고요?!
실망이다락방!!!!
저는 메일 마셨는데;; 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우리 이렇게 술 마셔도 근수저인데... 술 안마시면 근육 어떻게 되는 거죠???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5-05-23 08:16   좋아요 1 | URL
어제 회식이라 마셨습니다. 소고기 잔뜩 먹었어요. 껄껄. 오늘은 안마셔야지. 토요일은 마실겁니다. 후훗.

책읽는나무 2025-05-23 10:41   좋아요 0 | URL
아니. 댓글을 달았는데 엉뚱한 곳에다 달았네요? 이것 참…
암튼…
술 안 마시는 저보다 술을 즐기시는데도 근육량이 많으신 두 분은 이해가 잘 안가지만 넘나 부럽습니다.
그래도 술은 마시지 마세요.
아까운 근육들!!ㅋㅋㅋ
하지만 소고기 회식은 부럽네요.
허리 나을 동안은 토요일에 술도 조금만 드시구요.^^

다락방 2025-05-23 11:14   좋아요 1 | URL
술을 좀 줄여서 다시 태어나겠습니다! 술 줄이고 이십대의 몸으로 재탄생!!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5-05-22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대체 술을 얼마나 마시기에 코어가 무너질 지경인가요? 안돼요 안돼. 지금부터 자제하지 않으면 어느 날 갑자기 의사가 당신은 이제부터 술을 마시면 안됩니다 땅땅땅 이런대요. 그 때 얼마나 무너지는 기분인지..... 세상이 끝난거 같아요. 농담아님요. 그니까 술을 오래 즐기기 위해서는 관리 관리.... 술 줄이기 네?????
그 의사 선생님 좀 멋진데 믿고 열심히 침 맞아 보세요. 이게 의사와 환자사이 믿음이 있으면 또 잘 낫고, 한의원이란게 바로 효과가 나타나는건 아니지만 꾸준히 치료하면 또 좋아지기도 하니까요. ㅎㅎ

다락방 2025-05-22 15:12   좋아요 1 | URL
네네, 바람돌이 님. 안그래도 술을 좀 줄여야겠다 요즘 혼자 생각하고 있긴 했었는데 병원에서도 그렇게 말하니 좀 줄이도록 노력해야겠어요. 바람돌이 님 말씀처럼 저는 앞으로도 술을 즐기면서 살고 싶은 사람이라서 계속 건강하게 살아야 합니다. 그러려면 지금 좀 줄이는게 지속적 음주생활에 도움이 될거라고 생각해요. 노력해봐야겠습니다. 대체 백해무익한 술을 왜 마시는거랍니까? 히융..
그 원장쌤의 동의보감에 진짜 반했어요! 이렇게 공부해야 의사되는 거구나 싶고 말이지요. 공부 열심히 한 사람들 정말 멋집니다! 저는 앞으로라도 좀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어요. 공부는 열심히 하고 술은 좀 줄이고!! 화이팅!!

2025-05-22 17: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5-23 08: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감은빛 2025-05-23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리가 조금 나아지셨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재미있는 한의사 쌤을 만나셨군요. 가끔 이렇게 독특한 한의사 쌤이 계시더라구요. 제 주위에도 한 분 계세요.

제가 잘 아는 분의 책이 나와서 무척 반갑네요. ㅎㅎㅎㅎ

2025-06-12 12: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6-12 13: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토요일 요가는 <인사이드 플로우> 였다. 나로서는 처음 접해보는데 어디서 들어봤더라, 이게 도대체 뭐지, 했는데 여동생에게 말하니 여동생이 좋아하는 요가라고 했다. 음악에 맞춰 요가를 하는 거라고.

기존에 <비트 요가> 라고 음악에 맞춰하는 요가를 하긴 했었는데 인사이드 플로우는 그거랑은 좀 다른거였다. 안그래도 궁금해서 선생님께 여쭤봤는데 선생님은 <인사이드 플로우> 요가는 요가 동작이 안무가 되는 거라고 했다. 쉽게 말하면, 요가로 춤을 추는 거였다!


물론 클럽에서의 춤이라든가 격렬하고 빠른 춤과는 완전히 다른 춤이긴 했다. 요가의 동작들이 그렇게 막 휙휙 다다다다닥 움직이는 건 아니기 때문에. 우리는 임재범의 <이름>이란 곡에 맞춰할건데 그전에 어떤 동작들인지 그 동작들을 익혀야 했고, 하이고야, 다운독 스플릿, 우카타 아사나, 와일드씽, 전사자세 2,3 등등 빈야사 요가 동작들을 수차례 연습한 것이었다. 그리고 짜잔- 드디어 음악에 맞춰 시작했다. 선생님의 구령으로 인해 음악에 맞춰 동작들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 이번에는 노래 앞부분만 하고 다음주에 노래 뒷부분을 할거라고 했다. 노래 앞부분에 맞춰 전굴을 했다가 팔을 뻗었다가 앉았다가 구부렸다가, 특히나 격렬한 부분에서 다리를 뒤로 쫙 뻗을 때는 희열까지 느껴졌다. ㅋ ㅑ ~ 좋은데?


그러나 동작들 자체가 힘든데 이걸 자꾸 반복하니 너무 힘들어. 땀이 비오듯 흘렀고, 선생님은 이제 두번만 더 해보자고 하시는데, 나는 너무 힘들어서 나도 모르게 "선생님, 1분만 쉬었다 해요" 말씀드렸고, 잘 듣지 못했는지 선생님이 "네?" 하고 되물으셨는데, 금세 소심해져서,


"30초만 쉬었다 해요."


라고 한것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요가 인생 몇년차인데 이런거 처음 말해봅니다. 선생님은 웃으시며 "그래요 30초간 쉬었다 해요" 하셨고 매트 위에 서서 헉헉대던 다른 수련생들도 웃었다. 와.. 너무 힘들었어요. 그렇게 두 번 더 마치고 수업이 끝났는데 와, 너무 재미있는데 너무 힘들다.. 내일 근육통 각인데? 했다.


집에 도착해서 밥을 먹고는 또 책 정리를 했다. 바퀴 달린 장바구니에 책을 서른권쯤 담아 기증할 곳에 갖다주고 와서 알라딘에 팔 책들을 박스에 넣고 포장했다. 그리고 편의점에 가져가기 위해 박스를 들다가 갑자기 허리가 찌릿- 하고 저절로 악- 소리가 났다. 나는 급하게 박스를 내려두었다. 오.. 아팠다. 어떡하지? 이거 아프겠는데? 하고 다시 조심조심 박스를 들어보니 들려서 무사히 편의점에 가 택배접수를 했다. 시장을 보고 미용실에도 다녀오고 한숨 잔 뒤에 저녁도 삼겹살 구워 맛있게 먹었는데, 하아-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기가 힘들 정도로 허리가 아팠다. 아.. 어떡하지. 나는 순간 고민했다. 정형외과에 가볼까 한의원에 가서 침을 맞을까.. 그렇지만 일단 상태를 좀 보자, 하고는 요가 수업에 갔다. 일요일은 힐링요가 였다. 힐링요가를 하다보면 허리가 나아질지도 몰라, 하고 낫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센터에 도착했다. 수업 시작전에 선생님께 허리가 아파서 혹여라도 수업 더 못할것 같으면 중간에 나가겠다고 미리 말씀드려두었다. 매트는 출입문과 가장 가까운 곳에 깔았다. 결과적으로 끝까지 수업을 마치긴 했지만, 중간중간 따라하지 못하는 동작들에서는 가만있었다. 똑바로 앉는 자세들에서 유독 허리가 더 아팠고 전굴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아 아프다, 아프다, 나갈까, 그만둘까, 하다가 사바아사나 시간. 조용한 음악에 맞춰 이 한 낮에 매트위에 누워있는게 너무 행복했다.


아 요가는 뭘까. 이건 대체 뭘까. 이건 뭔데 이렇게 큰 만족감과 행복을 줄까. 잠시 시간이 멈춘듯했고 나는 이 시간이 좋다고 몇 번이나 생각했다. 요가는 정말 너무나 좋다.


요가센터를 나설 때는 아침보다 허리가 나아진 것 같았지만 여전히 허리가 아팠다. 집에 와서 찜질팩을 해줬는데도 아프고 오늘 자고 일어나도 아프다. 하. 서럽다. 이젠 진짜 무거운 거 들 때 조심해야지, 이렇게 금세 통증으로 연결되네. 나이 먹는거 이래서 무섭다. 나이를 잊고 살려고 하다가도 이렇게 계속 알려줘. 너 조심해야 돼, 너 그럴 나이 아니야, 너 신경써야 해, 하고. 무거운거 들 때 조심하라고 허리 다친다고 그런 잔소리를 살면서 얼마나 많이 들었는데, 언제나 남일이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바로 그런 일을 맞닥뜨릴 줄이야. 영원히 젊은 사람은 없다. 허리 아퍼 흑 ㅠㅠ 의자에 앉아있을 때는 조금 나은데 걸을 때도 아프다. 한의원도 정형외과도 가기싫은데 이대로 시간 지나면 나았으면 좋겠다. 누웠다 일어날 때도 아프고 앉았다 일어날 때도 아프고 너무 아프다 ㅠㅠ 가만 있어도 아프다 ㅠㅠㅠㅠㅠ 하 힘들다 진짜. 다크서클 내려오는 느낌.....



책을 샀다.



저 책들중 일부는 선물 받은 것이다.




어떻게 찍어도 아름다운 캐나다뷰 되시겠다.

















알라딘에서 온 박스를 뜯고 책을 꺼내다가 [메스를 든 사냥꾼]을 보고 응? 내가 이것도 샀어? 했다. 읽고 남동생 줘야겠다.


[흰]은 한강 소설은 당분간 읽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었는데 알라디너 분의 이 책에 대한 인용문을 보고서는 끌리듯이 읽고싶어졌다.


[어느 겨울 다섯 번의 화요일], [이 책은 신유물론이다]는 ㅈㅈㄴ 님의 리뷰를 보고 그만... 특히나 신유물론 저 책은 읽고나면 좀 지적인 여성이 되어있을 것 같은 느낌적 느낌..
















[이재명의 길]은 만화로 되어있어서 너무 좋다! 안그래도 이재명에 대한 책을 한 권쯤 보고 싶었는데 쉽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빛은 얼마나 깊이 스미는가]는 '열가지 바다 생물로 본 삶'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아주아주 아름답고 깊을 것 같다.

















[더 코워커]는 프리다 맥파든의 신작이라서 닥치고 샀다. 책장이 정말 잘도 넘어가거든요. [The Housemaid]는 하우스메이드 원서인데 샀다. 어디 한 번 이 참에 원서에 도전해보자, 하고. 그런데 검색하는 과정에서 스페인어 책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렇게 나는 스페인어 책도 사버립니다.


나여..



알라딘에서도 예스에서도 표지 검색이 안된다. 이 책은 교보문고에서 샀다. ㅋㅋㅋ 가격도 비싸. 하아- 이 미친듯한 책욕심. 읽지도 못할거면서 책욕심만 똥구멍까지 찼다.


자, 어디 첫페이지를 한 번 보자. 


영어로는 어떻게 되어있나.



스페인어로도 한 번 보자.



스페인어 첫문장에 아는 단어 하나 있다. casa 인데 영어로 house 라는 뜻이다. 집.. 다른 단어는 모르겠네요. 나의 책 구매, 이대로 괜찮은가..



인사이드 플로우 유튭에서 검색해 하나 가져와봤다. 내가 한 건 이 음악은 아니지만 무엇보다 나는 이렇게 하지도 못한다. 

근데 인사이드 플로우 좀 좋다. 







며칠전 듀오링고 스페인어 학습하다가 문장이 좋아서 캡쳐했다.
나는 너랑 또 커피를 마시고 싶어.
끼에로 베베르 운 까페 콘티고 오트라 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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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table. 2025-05-19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트라.. 입니다 ^^ 넘어가지 못하는 저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5-05-19 13:56   좋아요 0 | URL
고쳤습니다!

잠자냥 2025-05-19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지르지 말고 통증병원을 질러야 할 거 같은데....?
책은 왜 사죠? 그렇게 내다팔면서!!!

다락방 2025-05-19 15:36   좋아요 0 | URL
잠자냥 님이 리뷰를 쓰시기 때문에 책을 삽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망고 2025-05-19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정리는 새 책 공간을 마련하기 위한 정리입니까? 아닐거 같은데🤔

다락방 2025-05-19 15:37   좋아요 0 | URL
저는 왜 이러는걸까요? 정리는 도대체 뭐하러 하는걸까요? 어차피 또 지를 것을..

독서괭 2025-05-19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은 의문이 제기되는 페이퍼.. 군요 ㅋㅋㅋㅋㅋ 위에 댓글들에 물음표 ㅋㅋㅋㅋ
듀오링고로 스페인어 꾸준히 하시는 다락방님 멋져요! 막연히 스페인어는 영어랑 좀 비슷하지 않을까 했는데 전혀 아니군요. 중간에 color는 같네요 ㅋㅋ

다락방님 허리 조심하세요 ㅠㅠ 한번 아프면 쉽게 재발하던데.. 코어근육을 꾸준히 단련하는 것만이 답인 듯요ㅜㅜ

다락방 2025-05-20 08:06   좋아요 1 | URL
스페인어 예전처럼 열심히 하지는 못하고 있어요. 아니 안하고 있어요. 점점 어려워져서 하기싫어요 ㅠㅠ 어려우면 포기하는 사람, 접니다 ㅠㅠㅠ
영어 좀 하는 사람들은 스페인어 금방 학습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이탈리아어는 스페인어랑 비슷하고요. 그러니 영어 하고나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까지 할 수 있을겁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 한국어, 영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까ㅣ 4개 국어 완성!! 경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코어 근육 단련.. 히융 .. 아프지 않고 살려면 정말 노력이 필요하군요 ㅠㅠ

거리의화가 2025-05-19 16: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 님 병원에 꼭 가보세요.

다락방 2025-05-20 08:08   좋아요 0 | URL
오늘은 꼭 가보려고 합니다 ㅠㅠ

관찰자 2025-05-19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가... 진짜 너무 좋죠.ㅠㅠ 제가 십년 동안 운영하던 요가원을 그만 두고, 이제 2년차인데. 얻은 것은 허리 통증과 목 통증이에요.ㅠㅠ 저에게는 이런 일이 안 생길 줄 알았는데 요가 없이 나이드는 육신이란.... 통증만 가져오네요... 그렇다면 혼자라도 매트를 펴고 수련하면 되지 않느냐고 하시겠지만.. 이제.. 저는 .... 십년이나 몸을 움직였으니... 아직은 몸을 다시 움직이고 싶지 않아요... 좋은걸 알지만... 다시 하고 싶지 않아......그치만, 요가는 사랑입니다.

다락방 2025-05-20 08:10   좋아요 0 | URL
요가가 좋은 이유는 정말 많은데요, 그동안 써보지 못한 방식으로 몸을 써보게 한다는 게 첫번째 이유인 것 같아요. 전사자세 2번도 하면서 놀랐었거든요. 이런 자세가 있어? 하면서요. 수리야 나마스까라도 할 때마다 느껴요. 내가 사무실에 앉아 일하는 동안 이렇게 팔을 위로 쭉 뻗는 일이 있었던가.. 그러고보면 겨드랑이 근육도 요가를 해야 비로소 움직이는구나 싶고 말이지요. 그렇게 격렬하게 움직이며 땀을 흘리다가 사바아사나 시간에 매트에 누우면, 거기가 바로 천국입니다. 시간이 멈춘 천국이요. 크 -
그런데 막상 요가 수업 열심히 가지는 않아요. 아침엔 의욕적으로 오늘 요가 가야지! 이랬다가 퇴근하고나면 아 못가겠다.. 이러고 안가가지고.. 게으른 요기니 입니다 ㅠㅠ

단발머리 2025-05-20 0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악에 맞춰서 그런 걸까요? 이건 약간 춤추는 분위기인데요. 40초 언저리부터 어려워지네요. 저는 안 될거 같고요.

저는 허리 삐끗했을 때 안 움직이면 안 아팠거든요. 근데 의자에서 일어날 때, 허리 숙일 때 엄청 아프더라구요. 뼈 괜찮아도 아픈거는 근육 때문이잖아요. 물리 치료 받으면 한결 나아지고, 얼른 나아요. 오늘 병원가세요~~~그게 좋을 거 같아요.

다락방 2025-05-20 08:14   좋아요 1 | URL
음악에 맞춰서 하니까 되게 신나는데 그 동작 하나하나가 다 너무 힘들어서 땀 범벅이 됩니다. 가끔 그런 생각해요. 내가 이 나이에 요가하느라 고생이 많다.. 물론 달리기 할 때도 그런 생각합니다. 내가 이 나이에 달리기 하느라 고생이 많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저거 저렇게 곡에 맞춰 자연스레 하려면 일단 학습하고 외우는 과정이 필요한데 그러면 한시간이 족히 걸리는거죠. 저희 수업은 그래서 앞부분만 한시간 연습한 겁니다. 힘들어요.. ㅠ

아 저는 허리가 아파서 다크서클이 내려오는 것 같네요. 오늘은 뭔가 조치를 좀 취해야겠어요. ㅠㅠ

감은빛 2025-05-21 1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이 허리가 아프면 아무것도 못 하게 되더라구요.
얼른 나으셔야 할텐데요.
저는 이제 여기저기 관절 통증이 익숙해져서 조금 아파도 그냥 그러려니 하는데,
무조건 제가 이건 큰일이다 싶은 곳이 목과 허리예요.

이제 괜찮아졌다 라는 다음 글이 올라오길 기대하겠습니다.

다락방 2025-05-21 17:02   좋아요 0 | URL
지금은 많이 나아지긴 했습니다. 어제 한의원 가서 침도 맞았고요. 처음 가보는 한의원이었는데 참 재미있는 선생님을 만나서 그 얘기도 써보고 싶습니다. ㅎㅎ
그런데 달리기는 쉬어야겠어요. 어제 요가 잠깐 했다가 허리가 너무 아팠거든요. 나아졌는데 어떻게 움직이냐에 따라 다시 또 아파져가지고.. 오늘은 술이나 마셔야겠습니다. (응?) ㅋㅋㅋㅋㅋ

하이드 2025-05-21 1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움직일 수 있는 정도면 괜찮은 정도이긴 해요. 하체 운동을 해야 합니다. 응급 상황에서 벽에 등 대고 기마자세로 버티다 일어나면 움직일 때 허벅지 근육 쓰게 되어서 허리 안 아파요. 임시방편이지만요.

저도 막 재채기하다가 삐끗, 형광등 갈다가 삐끗 ㅜㅜ 파스 구비해두고 있어야해요.

다락방 2025-05-22 11:32   좋아요 0 | URL
어릴 때는 누가 운동하라고 하면 되게 하기 싫고 잔소리이기만 했는데 나이 드니까 운동의 필요성을 제 스스로가 느끼게 되네요. 이렇게 저도 제가 느낀걸 젊은이들에게 얘기하면서 꼰대가 되어가겠죠? 하하하하.
지금은 허리가 많이 좋아졌어요. 완벽하진 않지만요. 금요일 저녁쯤에는 한 번 달려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체운동 열심히 합시다!!
 

퇴근길에는 딱히 머리를 쓰고 싶지도 않고 머리가 써지지도 않아서 주로 영화나 드라마를 찾아 보려고 하는데(그래봤자 겁나 생각하면서 보는듯 -.-), 사실 인기있고 재미있는 드라마라고 소문이 나도 나는 잘 보게되지는 않는다. 이를테면 글로리 라든가 오징어게임이라든가 하는 드라마들 나는 안봤어. 게다가 내가 이걸 한 번 볼까, 하고 재미있게 시작하는 드라마라도 완결까지를 못본다. 이건 도대체 왜그런지 모르다고 늘 생각해왔는데,


최근에는 인스타그램에서 몇 번 사이다 씬을 보고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 를 보게 됐다. 첫설정부터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지만, 보다보니 이게 왜 인기가 많은지 알겠더라. 보통 극이 진행되는 내내 주인공은 고통을 당하고 빡치다가 마지막에 짠- 하고 해결되는 식인데, 이 드라마는 수시로 사이다를 날려주는거다. 응 우리의 주인공 가만히 당하고만 있지는 않지! 하고 수시로 복수하고 응징하는 장면이 나와서 사람들이 재미있어하는거겠구나 싶었다. 실제로 나도 그래서 보기도 했고 말이다. 그런데,


극의 중반이 되기 전인지 중반이 된건지, 여주인공과 그를 무조건 도와주는 착한 남자주인공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키스를 한 그 순간부터, 나는 이 드라마에 대한 흥미와 재미가 확 떨어져버렸다. 하아- 갑자기, 순식간에, 느닷없이,


아 재미없어


이렇게 된거다. 뒷이야기가 궁금하지도 않아.. 왜죠? 나는 뭐가 문제죠? 하여간 그래서 이 드라마도 완결을 못한 채로 버려버렸는데, 이 드라마를 완결까지 본 e 가 내게 '그 뒤로도 복수하고 응징하는 에피소드들 나온다'고 하는데도 전혀 흥미가 없는거다. 저는 뭐가 문제죠? 왜 재미가 없죠?


나는 유튜브도 구독하는게 없고 영상도 잘 보질 않는데, 퇴근길에 드라마도 안보고 영화도 보기 싫고 유튜브나 볼까 해서 인기 많은 무슨 유튜브를 재생시켜 보는데 와


재미없어


또 이렇게 되는거다. 그래서 꺼버리고서는 아 재미없다, 나는 왜 이런거 다 재미없지, 하면서 문득,


책이 최고다! 책이 제일 재미었어! 책은 중간에 포기하는게 아니라 읽을수록 탄력이 붙는다. 책이 최고다, 책이 제일 재미있어! 그 어떤 영상도 책을 이길 순 없다!! 막 이렇게 됏단 말이다. 역시 세상에 책만큼 재미있는 건 없는 것 같아..


그리고 존 쿳시의 [폴란드인]을 읽었던 거다. 

















역시 책이 최고다.. 사람들아, 책이 정말 재미있다. 최고다!!

내가 그동안 드라마를 왜 잘 못봤는지, 보더라도 왜 끝까지 못봤는지 이제 나는 그 이유를 안다.

그건 재미가 없기 때문이었다. 책보다 재미가 없어!! 나는 이미 영상보다 더 재미있는게 있다는 걸 아는 몸인 것이다!!




하여간 그렇게 중단한 드라마 얘기 하다가 중단한 영화 얘기를 해보자면, 넷플릭스의 <라이프 리스트> 이다.



주인공 '알렉스(소피아 카슨)'은 엄마가 돌아가시면서 자신앞으로 남긴 유산이 없어 당황한다. 오빠들은 '엄마가 너를 제일 좋아해'라고 말하고 알렉스 역시 엄마랑 다정했는데 왜 오빠들한테는 회사도 남기고 그림도 남기고 다 남겨놓고 나한테는 아무것도 안남겼죠.. 유언장 집행하던 변호사 '브래드(카일 앨런)'은 알렉스에게 엄마가 남긴 건 따로 있다면서 DVD 를 준다. 영상속에서 엄마는 돌아가시기 전 알렉스에게 부탁을 한다. 알렉스가 어릴 적에 작성했던 라이프 리스트를 죄다 실행해보라는거다. 하나씩 실행하면 그 때마다 dvd 를 하나씩 변호사로부터 받을 것이고, 그걸 다 실행하고 나면 그 뒤엔 계획이 있다는 거였다. 사랑하는 막내딸이 아직 인생에서 헤매이는 것 같아 엄마는 나름의 다 계획을 가지고 있었던 것.


알렉스는 당황했지만 그러나 자신이 어린 시절 작성한 리스트를 하나씩 완수하고자 한다. 그 안에는 '달빛 완벽하게 피아노로 연주하기', '모비딕 정독하기' 도 있었고 '진정한 사랑 찾기', '좋은 선생님 되기'도 포함해 여러가지가 있었다. 모비딕 1장 읽다 덮기가 수차례였지만, 결국 모비딕을 읽어낸다.



비록 열세살에 작성했던 리스트지만 살면서 도전할 것들을 적어놓고 그걸 실행해보고자 행동하는 걸 보는게 좋았다. 사실 '아빠랑 화해하기'도 있어 큰 용기를 내보지만 또 싸우게 되고 아빠는 그제야 사실 알렉스의 친아빠가 따로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그래서 알렉스는 친아빠를 찾아 만나고 싶어한다. 그리고 좋은 선생님이 되기 위해 여성 쉼터에 가서 교사생활도 시작하면서 역시 그곳에서 봉사하는 닥터 '개릿(세배스천 데 소자)'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연인이 된다. 



개릿과 만나 데이트를 하면서 참 좋은데, 너무 좋은데, 그런데 어째서 리스트에서 '진정한 사랑찾기' 항목을 지울 수가 없는걸까. 그리고 왜 내 친구들과 개릿이 있을 때 알렉스는 인지하지 못한채 그를 소외시킬까. 여하튼 그래서 그랑 싸우게 되고 서로 연락없이 지내게 되는데, 친아빠를 만나러 갈 수 있게 되었다. 운전을 하지 못하는 알렉스를 위해 그동안 자주 만나 친한 친구가 된 변호사 브래드가 함께 가준다. 이 길에 브래드의 아름다운 여친 '니나(마리아 정)'도 함께하는데, 먼 길 드라이브를 하고 호텔을 체크인하는 과정에서 니나는 브래드와 알렉스의 묘한 기운을 눈치채고 갑자기 일이 있다며 호텔을 떠나버린다. 그날밤 알렉스는 아버지를 만났고 기분도 좋아서 브래드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술도 잔뜩 마신다. 호텔로 돌아와서 각자의 방으로 들어갔지만, 그들의 방은 커넥팅 룸이었고, 방 한가운데의 커넥팅 룸 문을 마냥 바라보고만 있다가, 역시 마찬가지 감정으로 그 방문을 열어버린 브래드와 똭- 마주치게 되고 그들은 키스를 하는데.........



15세이상 관람가여서 이 키스 장면이 나왔고 여기가 호텔이니만큼 그 다음 장면이 너무나 뻔한데, 나는 퇴근길의 지하철.. 이었습니다. 후다닥 정지 시켰다. 그 뒤로 더 보지 않고 있다. 앞으로 이어볼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너무 스트레스 받아서 ㅠㅠ 아니, 브래드야, 너 니나 있잖아. 물론 현재 애인 니나 보다 친구로 지낸 알렉스가 더 좋을 수 있겠지. 그러니 아 나도 모르겠다 내 욕망에 나를 맡겨 둠칫 두둠칫 이러면서 그녀를 안을 수 있겠지. 알렉스 역시 마찬가지. 브래드의 여친과도 알고 지내고 친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키스욕망이 나를 찾아와 잠재울 수 없어 둠칫 두둠칫 뜨겁게 나를 맡긴다, 뭐 그래,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랑과 욕망 이라는 것이 나도 모르게 예기치않게 찾아오고 또 절제하기 힘들 수 있지. 나라고 뭐 그런 일 없었겠니. 인간이라면 무릇 그런 순간들 앞에 무릎 꿇을 수 있지. 그런데 아무리 그래도 너무 스트레스를 받는겁니다. 



불빛만이 가득한 이밤 그대와 단둘이 앉아서 그대 모습을 바라보고만 있네

사랑스런 그대 눈가에 슬픈 한줄기 눈물이 흘러 나의 마음을 아프게만 하는데

이 밤이 지나면 우린 또다시 헤어져야 하는데 아무런 말없이 이대로 그댈 떠나보내야만 하나



이 밤, 그래 네가 있고 내가 있다. 우린 이글거린다. 그렇게 우린 서로를 포갰다. 그러나 다음날 눈뜨면 이것은 해결해야 할 문제가 되어있을 것이다. 너와 내가 서로를 원했으니 쌍방 러브 이치아덜 러브러브 에브리씽 오케이면 좋겠지만, 그런데 브래드에게 여자친구가 있었잖아요. 난 여자가 있는데~ 자꾸 이러면 안되는데~ 그러니까 브래드는 그리고 알렉스는 이것을 어떻게든 수습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니나가 상처받을 것은 너무 뻔한 일 아닌가. 그들의 관계를 눈치채고 니나가 설사 먼저 헤어짐을 말한다해도 니나가 상처받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여간 나는 이 뒤가 너무 보기 싫은거다. 그들에게 일어날 갈등, 문제, 수습, 분노.. 이런것들을 너무 보기가 싫어 ㅠㅠ 싫다 ㅠㅠ



그래서 안봤다는 말씀. 앞으로 볼지도 잘 모르겠다는 말씀. 

그래서 영화는 극장에서 봐야한다, 고 생각했다. 이렇게 내가 중간에 멈춰버려서. 끝까지 못봐서. 극장에서는 어쨌든 보잖아.

OTT 로 보니까 중간이나 시작 부분에 보다 그만두는 영화들이 생긴다. 지금은 제목도 기억 안나는 영화중에 초반에 주인공이 거짓말하는 장면이 나와서 너무 스트레스 받아서 그만 본 영화도 있다. 나는 거짓말 진짜 너무 싫어서, 왜냐하면 거짓말은 계속 기억해야 하고, 거짓말을 지키기 위해 또다른 거짓말을 덧입혀야 하고, 들키면 어쩌지 내내 초조해야 하고, 그 스트레스 감당이 너무 힘들어서 그 영화를 볼 자신이 없었다. 안봄. 이것도 극장이라면 봤을텐데.. 



하여간 책이 재미있다는 말이다. 책이 최고라는 말이다.

그래서 책을 또 샀고 책이 또 내게로 오고 있다는 말이다. 



아니 어제 프리다 맥파든 페이퍼 쓰다가 갑자기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어 너무 씐났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러니까 하우스 메이드 영어책을 살려고 했단 말이야? 그랬는데 우리 프리다 맥파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직 번역 안된 책이 넘나 많네요?! 






























































씐난다!! 만세!! 

프리다 맥파든 님, 언제 이렇게 많은 작품을 다 쓰신거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책이 최고다.



그렇지만 라이프 리스트는 만들어두는게 좋을 것 같다. 나로 말하자면 사실 그런거 어릴 때부터 만들고 살아온 것 같지만 말이다. 이를테면 나의 경우, 


1. 뉴욕에서 살아보기

2. 책 써서 타임지 표지모델 되기

3. 칠봉이랑 연애해보기


이정도를 어린 시절부터 젊은 시절에 거쳐 가지고 있었는데


1. 뉴욕을 몇 번 여행해보고 살아보기를 포기

2. 타임지 표지 모델은 되지 못했지만 지금은 절판된 책을 씀

3. 지금은 헤어졌지만 칠봉이랑 연애도 함


이렇게 뭔가 라이프 리스트, 인생의 목표 같은걸 정해두면 그걸 해나가는 기쁨이 있다. 그리고 인생이 방향성을 찾는다. 사소한 순간의 선택들 하나하나가 내 목표를 향한 것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지금은 아름다운 중년 여성이 되었고(응?) 다른 라이프 리스트들을 갖고 있다.


1. 한국어 포함 5개국어 자유자재로 구사하기

2. 유럽 시골에서 한동안 살아보기(이를테면 이탈리아라든가)

3. 회사 다니는 게 아닌 돈벌이 찾기

4. 오로라 보기를 포함 세계 이곳 저곳 많이 다니기

5. 영생하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마도 살다보면 여기에 몇가지 더 추가될 것 같다. 


아 충동적으로 페이퍼 쓴게 또 길어졌네.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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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5-05-16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오징어게임>하고 <더 글로리> 안 봤는데....(그 뭐죠? 도깨비랑, 김태리 나오는... 유진초이 나오는 그 드라마도 안 봄 ㅋㅋㅋ) 사람들이 좋다는 드라마도 좀 시작했다가 결국 못 보게 되더라고요.
제가 왜 드라마를 안 좋아하는지 곰곰 생각해본 적이 있는데, 집사2가 <오징어 게임> <더 글로리> 같은 거 볼 때 옆에서 잠깐 보면서 느낀 점은.. 드라마 속 인간들은 뭐랄까 너무 극악하거나 극하게 착하거나 둘 중 하나더라고요. 저런 드라마에서는 극악한 인물들이 많이 나오던데 전 그걸 보는 게 너무 스트레스받고 괴로워서 (한드에서는 과하게 욕하거나 과하게 다른 사람 멸시하는 장면도 많이 나오더라고요.. -_-) 그런 것들이.... 너~~어무 스트레스 받아서 안 보고 싶어지더라고요.
암튼 결론은 다락방 님이나 저나 드라마를 못 보는 것은 스트레스에 취약하기 때문인 것으로.....

그나저나 10대의 리스트라...
열세살 즈음에 저는 (가난하고 깨끗한) 시인이 되고 싶었고 노벨문학상 받는 게 목표였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안녕 나의 꿈아............. (현재의 나는 가난하고 깨끗하긴 하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책이 최고입니다. 저는 전철에서는 핸드폰(밀리의서재)으로 책 읽어요.
요즘에는 장바티스트 앙드레아, <그녀를 지키다> 읽고 있는데(밀리에 있더라고요!) 이거 잼나더라고요. (사지 마!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5-05-16 14:35   좋아요 0 | URL
저도 도깨비랑 그 유진초이 드라마 도 안봤어요. 전 일단 이병헌 불매입니다 ㅋㅋㅋㅋㅋ 드라마를 잘 안보지만 안보는 드라마에 이병헌 나오면 이병헌 불매를 외칩니다!!
잠자냥 님 댓글 읽으니까 맞아요, 스트레스에 취약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드라마나 영화 보면서 스트레스 받는걸 못견디겠어요. 그걸 감당하면서 볼 수가 없어요. 스트레스에 취약한 개복치 다락방 입니다. 그렇지만 잠자냥 님도 개복치..

저는 십대 시절에 꿈꿨던 게 뉴욕과 타임지 표지모델이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타임지 표지모델은 꼭 잘 팔리는 책을 써서 나오고 싶었는데.. 그렇지만 제 인생은 진행중이고 앞으로 영어 공부 열심히 해서 영어로 로맨스 소설 쓸거니까 그걸로 대박터져서 타임지 표지 모델 하게 될지도 모르지요. 껄껄. 하여간, 세상아 딱 기다려라. 내가 간다!!

시인이 되고 싶은 십대라니, 잠자냥 님 너무 낭만적인거 아닙니까? 정치합시다. ㅋㅋ 저는 정치인이 제일 싫지만 어쩔 수 없이 여러분 앞에 섰습니다. 가난하고 깨끗한 시인이 되고 싶었던 제가 어쩔 수 없이 이렇게 여러분앞에 나섰습니다. 이렇게 연설 시작하면 어때요? 내가 뽑아드릴게!!

독서괭 2025-05-16 18:45   좋아요 1 | URL
테니스도 집사2랑만 친다는 분에게 정치를 권유하시다니..ㅋㅋㅋㅋ 진짜 누가 국회의원 시켜준다고 해도 학을 떼고 싫어하실 듯요 ㅋㅋ

단발머리 2025-05-16 1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위에서 말씀하신 드라마도 다 안 봤지만 영화도 ㅋㅋㅋㅋ 영화도 끝까지 못 봐요. 저는 그냥 ㅋㅋㅋㅋㅋ 쇼츠에 적응된 몸.
아, 나의 의지로는 이 20초의 마력을 넘어설 수 없습니다. 어찌하려 합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님은 라이프 리스트 1단계는 다 클리어하셨네요. 이번에 새로 업데이트된 라이프 리스트 도장깨기도 모두 성공하시길!
문제는 5번인데 말이지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프리다 맥파든 저도 한 권 읽어봐야겠어요. 기다리는 작가라고 하셨으니 말이지요.

다락방 2025-05-16 14:36   좋아요 1 | URL
그렇지만 타임지 표지모델은 접지 않겠습니다. 영어로 뜨거운 로맨스 소설 써가지고 이루어내도록 하겠습니다!
업데이트된 라이프 리스트... 5번도 5번이지만 사실 1번도.... 좀.... 아니야, 자신감을 갖자, 나야!! 빠샤!! ㅋㅋㅋㅋㅋ
그 누구죠? 살인재능 쓴 작가. 그 작가 재미있게 읽으셨으니 프리다 맥파든도 재미있게 읽으실 것 같아요. 책장이 아주 술렁술렁 잘도 넘어갑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단발머리 님의 프리다 맥파든 원서 도전 기다립니다!! 하우스 메이드 읽어보실래요? (저 샀어요. 소근소근)

독서괭 2025-05-16 16:47   좋아요 1 | URL
단발님? 다락방님이 하우스메이드 원서로 읽어보라고 하시는데, 우리 읽어볼까요? ㅋㅋ

다락방 2025-05-16 17:06   좋아요 1 | URL
여러분이 읽는다면 저도... ( ˝)

단발머리 2025-05-16 17:20   좋아요 1 | URL
앜ㅋㅋㅋㅋㅋㅋ 여러분ㅋㅋㅋㅋㅋㅋㅋ 안 돼요, 돼요, 돼요~~
진짜로 안 돼요, 돼요, 돼요!!!!!!!!!!!!!!!!!!!!!!!!!!!!!!!!!!!

독서괭 2025-05-16 17:45   좋아요 1 | URL
제가 원래 읽으려고 했던 Good girl‘s guide to murder 는 글씨가 너무너무 쪼그맣다는 제보가 들어와서요 ㅋㅋ
에드워드툴레인 작가의 다른 책 읽어볼까도 했는데
스릴러랑 로맨스나 에드워드같은 아름다운 이야기를 번갈아 읽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하우스메이드 1권이 첫번째 파랑책이지요? 6,7월 두달간,, 가실까요? ㅋㅋ

다락방 2025-05-16 19:51   좋아요 2 | URL
여러분 진지하다면, 함께합니다.

거리의화가 2025-05-16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 님 라이프리스트를 보니 이뤄지는 것이 맞군요. 저는 어릴 때도 너무 현실적이어서 꿈 자체를 가지지 않고 자라버렸던 것 같아요. 추가하신 앞으로의 목표 1번에서 4번은 당연히 가능할 것 같습니다!
OTT는 말씀하신대로 중간에 끊을 수 있어서 완주하는 작품이 줄어드는 것 같아요. 책은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는 잘 없죠ㅎㅎ 주말에는 책 좀 진득하게 읽어야겠습니다^^

다락방 2025-05-16 14:39   좋아요 0 | URL
저도 꿈이라고 하기엔 좀 거창한것 같고, 저는 내 꿈은 이거다, 라기 보다는 살면서 이건 한 번 해보자, 하는 목표라고 보는게 더 정확한 표현일 것 같아요. 삶의 목표는 제가 살아가는데 방향을 잡아주는 것 같습니다. 목표가 있다면 의욕이 생기니까요. 물론 저는 의욕이 생기기 위해 목표를 설정한 건 아니고, 욕망이 먼저였던게 맞습니다. 이걸 해보고 싶다, 이렇게 되고 싶다 하는 그런 욕망이요. 그러다보니 목표를 갖게 되었고 그러다보니 그걸 실행할 수 있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되었고요. 업데이트된 리스트의 5개 국어도 언젠가 여러분 앞에 당당하게 ˝해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저도 주말에 진득하게 책 좀 읽어야겠습니다. 후훗.

hnine 2025-05-16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씀드리기 죄송하지만, 리스트 다섯번째 사항도 앞으로 가능해질 미래가 올까봐 저는 두려운데요.

다락방 2025-05-16 14:40   좋아요 0 | URL
저는 가능해지는 그날을 맞이하기 위하여 역시 건강한 삶을 살아야겠다고 생각합니다. 건강하게 살아야 하니까 하기 싫지만 달리기를 계속 해보는 방향으로 가야겠어요. 역시 목표는 사람을 움직이게 합니다!!

바람돌이 2025-05-16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이 재밌다는데 극공감입니다. 저도 드라마 영화 요즘은 잘 못봄요.
어제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동네공원 읽었는데 겁나 재미없음요. 그래도 끝까지 읽었습니다. 책은 재미없어도 대부분 다 읽을 수 있어요. 다락방님 저기 저 폴란드인 재미없지 않나요? 저는 재미없던데.... 그래도 다 읽었긴하죠. ㅎㅎ
프리다 맥파든은 안 땡기던 작가였는데 급 보고싶은 작가가 되었습니다. 또 새로운 작가 뽐뿌 감사합니다. ^^

다락방 2025-05-16 14:41   좋아요 1 | URL
저는 폴란드인 좋았어요, 바람돌이 님! 제가 다 읽고 좋아가지고 쓴 페이퍼도 있을겁니다. ㅎㅎ ㅋ ㅑ ~ 이 맛에 존 쿳시다~ 하면서 읽었습니다. 역시 소설이 짱입니다. 책이 좋아요.
프리다 맥파든은 일단 한 권만 읽어보시죠. 책장이 술술 잘도 넘어갑니다. 그동안 없었던 여성 캐릭터의 등장이라고 할까요. 후훗.

바람돌이 2025-05-16 15:28   좋아요 0 | URL
오 폴란드인이 좋았군요. 같은 책을 읽어도 이렇게 서로 다르게 읽는 것도 너무 좋아요. 저는 존 쿳시의 추락이 너무 좋았는데 폴란드인은 아니더라구요. ^^ 프리다 맥파든은 한 번 읽어보겠습니다. ^^

독서괭 2025-05-16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 욕망에 나를 맡겨 둠칫 두둠칫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님은 연극 <라이어> 못 보시겠어요. 거짓말이 거짓말을 부르고 또 그 거짓말이.. 이런 스토리라. 재밌는데 ㅋㅋ
전 드라마 좋아하지만, 생각해보면 끝까지 못보고 중반쯤 지나면 그만둔 게 많습니다. 갑자기 흥미가 식는 경우가 꽤 있더라고요. 오징어게임,더글로리,도깨비, 등등 다 못 봤네요. 드라마 너무 길어요..
역시 책이 최고예요!!
마지막 영생..에 또 빵 터지고 갑니다 ㅋㅋㅋ ㅋㅋㅋㅋ

독서괭 2025-05-16 14:27   좋아요 0 | URL
근데 하우스메이드.. 그렇게 재밌어요? 미번역서 원서 한번 도전할까요?

다락방 2025-05-16 14:45   좋아요 1 | URL
드라마 중간에 그만두기는 OTT 의 영향이 큰 것 같습니다. 언제든 아무때나 볼 수 있기 때문에 그만두기도 더 쉬워지는 것 같아요. 하여간 책이 최곱니다!
저는 영어책 읽으면 아주 오래 걸리기 때문에 ㅠㅠ
음 그리고 저는 영어책 같이읽기 한다면 매주 분량을 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에 또.. 번역서가 있는 편이 마음이 편해가지고....흠흠. 독서괭 님 정말 빨리 읽으셔서 ㅠㅠ 일단 저는 6월 지나서 생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프리다 맥파든, 리 차일드.. 그리고 로맨스 중에 한 권 그 때가서 가보는 걸로.. ㅋㅋㅋㅋㅋ 6월까진 제가 넘나 바쁠 예정이라서요. (근데 하우스메이드 원서 한 번 읽어보실래요?)

독서괭 2025-05-16 17:50   좋아요 0 | URL
제가 이번에 유독 빨리 읽은 건 이미 읽은 책이기 때문일 뿐입니다...
 

나의 중학생 조카는 몇 번, 내 옷을 가져간 적이 있다. 우리 집에 와서 입어보고는 이모 나 이거 가져도 돼? 혹은 이모 나 이거 줘, 해서 흔쾌히 그래, 하고 주게 되는거다. 엄마는 그럴때마다 내게 지청구를 늘어놓으신다. 옷도 없는 애가 왜 자꾸 조카에게 옷을 주냐고. 조카에게는 이모 옷 좀 그만 가져다 입으라고 하신다. 그런데 나는 내 옷을 가져가는 조카가 너무 예쁘다. 좋은옷 가져가는 것도 아니고 잘 때 입는 낡은 티셔츠 같은건데, 그걸 좋다고 가져가는거다. 하여간 너무 예쁘다.


얼마전에는 여동생과 초등학생 조카와 함께 남동생네 집에 가서 하룻밤 잔 적이 있다. 초등 조카가 다섯살 조카를 너무너무 예뻐하고 다섯살 조카는 초등 조카를 오빠, 오빠 하며 잘 따르기 때문이다. 오빠라고 부르기만 하지 숫제 모든 지시를 다 자기가 내린다. 오빠 이렇게해, 오빠 여기로 와봐 이러면서. 그러면 초등 조카는 응, 응, 하면서 말을 잘 듣는다. 

그 날은 무슨 일 때문이었는지 기억이 안나는데 조카가 제 삼촌의 티셔츠를 입어야 했다. 보통 잠옷을 가져오니 옷이 없어서는 아니었을텐데, 하여간 무슨 이유로인지 남동생 티셔츠를 빌려 입고 잤다. 그리고 다음날 집에 돌아갈 때 삼촌, 나 이 옷 가져도 돼? 해서 남동생이 그러라고 했다. 그런데 그거 낡은 옷인데, 하니 괜찮다고 갖고싶다고 한거다. 그 티셔츠로 말할 것 같으면 나 역시도 이미 너무나 잘 알고 있을 정도로 참 오래된 옷이다. 그런데 굳이 그걸 가져가겠다니, 하여간 갖고 싶다니 가져라, 하고 줬는데, 그로부터 며칠후 여동생으로부터 단톡방에 톡이 왔다. 초등 조카가 그 티셔츠를 정말 자주 입고 즐겨 입으며 좋아한다는거다. 그러면서 "내 인생 티셔츠야" 한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너무 귀엽다. 


며칠전에는 k와 퇴근 후에 술을 마셨다. 안주는 편육과 모듬수육이었다.





편육 참 좋아하는데 울집에서는 엄마도 아빠도 좋아하지 않으셔서 작은걸 사도 좀 남는다. 낭비가 크다는 생각에 집에서는 잘 먹지 않는 음식인데 회사 근처 새로 생긴 순대국밥집이 세상에 이렇게 맛보기 편육을 팔고 있는게 아닌가. 처음 그걸 알고는 점심때 e 랑 가서 순대국밥을 각자 시켜두고는 편육도 주문했는데 e 는 편육을 안먹는다고 했다. 결국 내가 다 먹었는데, 주변에 물어보니 편육은 좀.. 하는 사람들이 있더라. 편육은 먹는 사람이 별로 없었어.. 슬프다. 그런중에 k 는 편육 좋아한다고 해서 함께 가서 저렇게 시켜두고 먹었다. 모듬수육의 고기도 너무 맛있고 편육도 너무 맛있고 먹으면서 계속 맛있다, 아 너무 맛있다, 아 고소해, 아 기름져 이러면서 먹어가지고 갑자기 빵터졌다. 지금 우리 여기와서 한 얘기라고는 맛있다는 얘기밖에 없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자 k 는 주변에 먹고나서 리액션 하는 사람이 나밖에 없다고 했다. 자기도 리액션 하는 사람인데 같이 리액션 해주는 사람이 없어서 좀 서운하다고, 그런데 나랑 먹으면 계속 둘다 겁나 리액션 한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또 깔깔대며 먹었다.


그리고 2차로 옮겨서 쥐포튀김 먹으면서 스페인어 얘기했다. k 는 요즘 나 때문에 듀오링고 시작해서 영어 공부하다가 최근에 스페인어를 시작한거다. 그렇게 스페인어에 대해 얘기나누면서 어느 순간 나는 감탄했다. ㅋ ㅑ ~ 오래 알고 지내다보니 이제 내가 너와 스페인어 얘기도 하는구나~ ㅋ ㅑ ~ 하면서. 그리고 이어서 말했다.


"k 야, 내년 이맘때쯤에는 우리 스페인어로 대화를 하자."


그리고 둘다 빵터져서 웃었다.



어제 인스타그램에서 유시민의 짧은 영상을 보았다. 몸도 쓰지 않으면 건강을 더 해치는 것처럼 머리도 마찬가지. 아무리 머리 좋아도 쓰지 않으면 뇌는 굳는다는 거였다. 미친듯이 뇌를 써줘야 멍청해지지 않을 수 있다고 끊임없이 머리를 써야 한다는거였다. 

오늘 e 와 점심을 먹으면서 이 얘기를 하고는 내가 덧붙였다.


"그래서 내가 e를 생각했지. 몸도 계속 움직이게 해줘(런데이를 깔고 달리기를 하게됨), 뇌도 계속 쓰게 해줘(나랑 계속 책읽고 있음), e 인생에 나는 진짜 큰 복 아니냐..."


그러자 e 가 빵터져서 웃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그런데 내가 왜 페이퍼 창을 열었냐하면, 프리다 맥파든의 신간 소식을 전하기 위해서였다. 사실 내 서재에 오는 사람 중에 프리다 맥파든 신간 기다리는 사람 나 말고는 뽀게터블 님밖에 없는 것 같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쩌다보니, 처음부터 그럴줄은 몰랐지만, 제가 프리다 맥파든의 전작 읽기를 진행중에 있네요, 네.....

















왜요, 내가 뭐, 책정리 중이면서, 그런데도 또 책 살 사람으로 보여요?


그렇다.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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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5-05-15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응.........그런 사람으로 보여.

나 편육 좋아해요.... 순대보다는 아니지만... ㅋㅋㅋ
편육은 뭔가,,,, 그 홍어무침이랑 먹으면 더 맛나요.
(이거 완전 ㅋㅋㅋㅋ 결혼식 아니면 장례식장 메뉴인데! ㅋㅋㅋㅋ)

저기 내가 좋아하는 게 다 있다! ㅋㅋㅋㅋㅋ

순대>수육>편육

다락방 2025-05-15 16:44   좋아요 0 | URL
다락방>순대>수육>편육

이겠죠.

잠자냥 2025-05-15 16:46   좋아요 0 | URL
😱🤣🤣🤣🤣🤣🤣

다락방 2025-05-15 16:52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잠자냥>수육>편육>순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5-05-15 16:59   좋아요 0 | URL
역시 고기진 여자다....ㅋㅋㅋㅋㅋㅋㅋ

Forgettable. 2025-05-15 22:04   좋아요 0 | URL
저도 같이 먹어요! ㅎㅎ

독서괭 2025-05-15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사람으로 안 볼 사람 여기 없을 듯요.. ㅋㅋㅋㅋㅋ
저는 순대가 맛있어 보이네요 쓰읍

다락방 2025-05-15 17:15   좋아요 1 | URL
저기 다 맛있더라고요. 깍두기도 맛있어요. 점심에 가면 순댓국에 밥을 말아먹고 조금 남겨서 깍두기에 슥슥 비벼먹습니다. ㅋ ㅑ ~

2025-05-15 17: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25-05-15 17:15   좋아요 0 | URL
앗. 혹시 간도 있나요? 저는 순대는 별로 안좋아라 하고요 간과 허파를 좋아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5-05-15 17:32   좋아요 0 | URL
저는 간을 안 먹지만.. 있었던 것 같습니다 ㅋㅋ

관찰자 2025-05-15 17: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편육의 맛을 아는 멋진 여자들. >.< 제가 다니는 시장에 가면 떡볶이 파는 아주머니가 계시는데, 거기서 전도 부치고, 편육도 팔고, 제사 음식도 주문받아 만드시고 막 그러시거든요. 가끔 낮술하러 가는데요. 아주머니가 완전 또 술쟁이 마음을 잘 알아주셔서 제가 소맥을 먹을라고 맥주를 시켰더니 갑자기 냉장고에서 차가운 잔을 따로 꺼내 주시는 거에요. 원래는 그냥 어묵국물 먹는 종이컵에다가 먹거든요. ˝소맥은 유리잔으로 먹어야지 제맛이지˝ 이러시면서요... 아... 시장에서 낮술하고 싶다....ㅠㅠ

다락방 2025-05-16 07:50   좋아요 0 | URL
ㅋ ㅑ ~ 낮술 감성 제대로네요. 술은 역시 낮술이 좋은 것 같습니다. 물론 밤술도 좋지만 ㅋㅋ 그런데 낮술은 뭔가 낭만있지 않나요? 낮술 만세!! 낮술을 계속 마시기 위해서라도 건강해야 한다. 필! 승!

Forgettable. 2025-05-15 2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ㅌㅅ 전에 저걸 먹으러 가야겠는데 ㅜ 프리다 맥파든 네버라이 이번주말에 읽으려고 사놨는데 어느새 두권이 더 나왔네요? 신간나오는 속도를 제가 못따라잡네요 ㅠㅠ

2025-05-15 22: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5-15 22: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25-05-16 08:55   좋아요 1 | URL
프리다 맥파든 영어책 검색하면 되게 많더라고요! 씐납니다! 다 나와라, 다!!

단발머리 2025-05-16 10: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우누이도 아니면서 순대 간 좋아하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다른 내장은 안 먹고요. 순대랑 간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편육도 좋아합니다. 마트에서 편육 진공 포장된거 팔더라구요. 저걸 사면 나 혼자 다 먹겠군, 해서 안 샀는데 말이지요.
어디 편육연대라도 조직할까 싶습니다.

편육 페이퍼 아니고 책 페이퍼니까ㅋㅋㅋㅋㅋㅋㅋㅋㅋ 프리다 맥파든 전작읽기 응원합니다!!

독서괭 2025-05-16 10:42   좋아요 1 | URL
편육페이퍼가 아님을 단발님 댓글 보고야 깨달은 1인..😳

단발머리 2025-05-16 10:44   좋아요 1 | URL
순대페이퍼로 알고 있는 사람도 다수라는 소문ㅋㅋㅋㅋ😉

다락방 2025-05-16 11:19   좋아요 0 | URL
저도 순대 간이 너무 좋아요! 순대 간 소금 찍어 먹는거 너무 좋고요 새우젓 찍어 먹는 것도 좋아합니다. 으흐흐흐.
이거 편육 페이퍼 아니고 순대 페이퍼 아니고 프리다 맥파든 페이퍼입니다. 잊지 말아주세요!!

새파랑 2025-05-16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작가님은 음식에 진심이신듯 합니다. 음식사진도 너무 잘 짝으시네요 ㅋ 어제 밤에 이 글을 봤으면 편육 먹었을거 같습니다 ㅋ

다락방 2025-05-16 11:19   좋아요 1 | URL
오 새파랑 님 편육 좀 드십니까? 편육에 새우젓 얹어 먹는거 정말 사랑합니다. 인생이 이래서 재미있는 것 같아요!!
>.<

blanca 2025-05-17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편육 먹고 싶네요. 다락방님 서재에 오면 매번 침이 나온다는...그런데 프리다 맥파든이라는 작가 자랑 좀 해주세요. 저도 저 신간 관심 있게 보긴 했는데 모르는 작가라 장바구니에 넣진 않았거든요.

다락방 2025-05-19 09:51   좋아요 0 | URL
프리다 맥파든의 작품속 여자들은 마냥 선하지 않아요. 다양한 캐릭터를 그린달까요. 게다가 그냥 당하고만 있지도 않습니다. 그런 재미로 책장이 팔랑팔랑 잘도 넘어가요. 좋아하는 작가를 물어보면 프리다 맥파든을 대진 않을 것 같은데 팔랑팔랑 잘도 넘어가서, 무엇보다 세상이 기대하는 여자 캐릭터들이 아니라서 계속 읽게 됩니다. 후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