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nocutnews.co.kr/news/5296036



우리 동네에 있기 때문에 명성교회 앞을 지나치게 될 일이 더러 있는데, 일요일이면 명성교회 사람들이 교회 앞에서 교통정리를 해야할 정도로 매우 큰 교회다. 게다가 우리 친척들중 몇몇도 이 교회에 다니고 있고. 등록된 신도가 8만명 이라는데, 쫄지 않으려고 했는데 갑자기 너무 훅, 내 앞으로 와버렸고, 쫄지 않을거야, 라고 다짐하는 매일을 보내다가도 이렇게 훅 쪼그라든다.



일전에 황사 때문에 사둔 마스크가 있어서 이번 마스크 대란에 나는 무심할 수 있었는데, 오늘은 좀 더 사두어야 하지 않을까, 하고 들어갔다가 마스크를 살 수 없다는 걸 실감했다. 마침 임원 한 분이 아마존에서 구입했다길래, 아 그런 방법이 있구나 싶어 아마존에 들어가 마스크를 주문하려니 South Korea 에는 배송되지 않는다는 문구가 계속해 따라온다.



어제 엄마가 시장에 갔다가 고모를 마주쳤다던 말이 생각나 방금 엄마한테 전화를 드렸다. 엄마 어제 고모 만났다며, 응, 고모 명성교회 다니잖아, 응. 엄마, 무조건 잘먹어,지금은 잘 먹는 거 말고 답이 없어.


오늘은 퇴근 전에 책상 정리를 좀 해둬야겠다. 퇴근하기 전 '내일 못나오면 어떻게 해야하나' 늘 생각한다던 친구의 말대로, 내일 나오지 못하더라도 이상이 없게끔 최대한 준비하고 퇴근해야할 것 같다. 쫄고 싶지 않았는데, 이렇게 자꾸 쪼그라든다. 진짜 쫄기 싫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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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0-02-25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엔 쫄아서 다들 극조심할 필요가 있는 거 같아요. 휴.... 명성교회에서는 더 이상 확진자가 없길 바라봅니다.

다락방 2020-02-25 15:17   좋아요 0 | URL
네, 저도 더이상의 확진자가 없길 바라고, 그래서 이대로 좀 사그라들었으면 좋겠어요.

2020-02-25 15: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2-25 15: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blanca 2020-02-25 21: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무서워요. 안 무서울 수가 없지요. 일부러 교민들 위해 우한에 남아 전세기 안 탄 한인 의사도 그러던걸요. 순간 순간 두려움에 심장 박동이 빨라진다고요. 아, 제발 이 난리가 빨리 지나가기를 바랍니다. 저는 게다가 고모들이 다 대구에 있어요.

다락방 2020-02-26 10:52   좋아요 0 | URL
무서워하기 싫은데 무서워서 너무 싫어요. 언제쯤 이게 끝나려나 초조한데 오늘도 확진자가 확 늘었네요. 도대체 뭘 어떻게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당분간 인터넷 쇼핑도 자제하려고 해요. 휴..

마태우스 2020-02-25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속상한 게, 어제 엄마를 만나서 자랑했어요. 천안에는 아직 환자가 없다고. 입이 방정이라고, 오늘 천안에 확진자가 두명 생겨서 하루종일 난리였어요 흑흑. 하기야 천안에만 없으면 뭐합니까. 전국이 난리인데 ㅜㅜ

다락방 2020-02-26 10:53   좋아요 0 | URL
맞아요, 마태우스님. 여기에만 없다고 안심할 수가 없어요. 누가 어디를 가서 누구를 만났는지에 대해서 우리가 알 수가 없으니까요. 없던 곳에 생기는 건 금세더라고요. 확 멈추기를 바라는데, 그게 어떻게 가능할지를 모르겠어요. ㅜㅜ

han22598 2020-02-26 0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빨리 이 사태가 수습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저는 한국과 멀리 떨어져 있지만 실시간 모니터링 중입니다. ㅠㅠ

다락방 2020-02-26 10:53   좋아요 0 | URL
네. 정말이지 빨리 이 사태가 수습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지금 그걸 간절히 바란답니다 ㅠㅠ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서 북한 군인으로 나온 현빈은, 그 드라마에서 북한말 하는 사람들 중 북한말을 가장 못했는데, 이 얘기를 친구에게 하자 친구가 '현빈이 북한군인으로 나온 영화가 있다'고 하는 거다. 뭐라고? 북한 군인으로 영화도 찍었는데 북한말도 연기도 그렇게나 어색했단 말이야? 사랑의 불시착에서 삐지는 연기 말고는 뭐 딱히 ..그냥 잘생김이 다하지 않았나 싶었는데, 아무튼 그 말을 듣고 찾아보니 그 영화는 [공조] 였다. 오, 이게 혹시 손예진하고 나온 영화인가? 했더니 그게 아니여. 아아, 내가 모르는 사이에 다들 자기 자리에서 일 열심히 하고 있구나. 아무튼 넷플릭스에 다행히 공조가 있었고, 그래서 보게되었다.


이건 그냥 백자평으로 쓸 수 있는 감상이 전부인 영화다. 그러니까 이렇게.


<현빈 멋진 거 누구나 다 알고 유해진 웃긴 거 누구나 다 알쥬? 혹시 모를까봐 다시 얘기해주는거에유..>



그냥 현빈 멋짐과 유해진 웃김이 다 한 영화, 우리가 현빈에 대해 알고 있는 바로 그걸 보여주고 유해진에 대해 알고 있는 바로 그걸 보여주는, 아무것도 특별할 것 없는 영화다. 현빈 등장할 때마다 다른 등장인물들의 입을 통해 '졸라 멋지네' 같은 거 내뱉게 하는데, 그들이 내뱉지 않아도 그거 너무 걍 잘 알겠고, 유해진 등장하면 따뜻하고 웃긴 인물인데, 그거 그냥 원래 유해진에게 느꼈던 바로 그 이미지 그냥 그 자체.. 그래서 중간까지만 보고, 뭐 현빈 멋지고 유해진 웃긴 영화네, 하면서 그만 볼까 했지만, 어제 퇴근전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서 도무지 책을 읽을 머릿속이 아니야. 그래서 남은 공조 뒷부분을 보게되었고, 남은 부분은 아주 유치하고 뻔하면서 재미있었다. 그러면서 놀란게, 아니, 현빈 이 영화에서는 북한말도 엄청 잘하고 액션도 좋아. 그런데 사랑의 불시착에서 왜그랬지? 이게 사랑의 불시착보다 몇 년전의 작품이던데, 몇 년동안 사투리랑 연기랑 다 까먹었나?? 아무튼 공조에서 현빈은 정말이지 나쁘지 않았다.


공조에서 현빈도 유해진도 나쁘지 않았지만, 크- 김주혁이 나오더라. 나는 김주혁 나오는 거 모르고 봤는데 김주혁 나와서 헉- 했고, 김주혁을 보면서 참 여러가지 감정이 복잡하게 들었다.

아, 우리에게 이제 저 배우가 없지, 에서부터 시작해서 그에 얽힌 개인적인 나의 사연까지. 어젯밤에는 침대에 누워 그래서 뒤척였다. 면역력 키우자고 오리고기에 와인 먹어서 뒤척인 게 아니라, 김주혁과 현빈을 생각하느라 뒤척였다. 김주혁과 현빈을 생각했다는 건 사실 거의 틀린말이고, 김주혁과 현빈때문에 거슬러 올라가는 다른 많은 것들 때문에 뒤척였다. 머릿속에 망상 몇 개도 시나리오도 써보고. 무릇 인생이란 그런 게 아니겠는가.



올리브의 뒤척이는 밤이 생각났다. 함께 도망치자는 말을 듣고 뒤척이던 올리브.
















"나랑 도망치자고 하면 하겠어?" 사무실에서 같이 점심을 먹는데 그가 조용히 물었다. 
"응." 그녀의 대답이었다. 
그는 점심 때 늘 즐기던 사과를 먹으며 올리브를 바라볼 뿐이었다. "오늘밤 집에 가서 헨리한테 말하겠어?" 
"응." 올리브가 말했다. 마치 살인 계획을 세우는 것 같았다. 
"내가 그러자고 안 한 게 다행인지도 모르겠군." 
"응."
  (p.383)




두 사람은 한 번도 키스하거나 서로를 만진 적이 없었다. 도서관 옆의 조그만 칸막이 사무실로 각자 들어가면서 가까이에서 나란히 걸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가 그날 그 말을 한 후로, 올리브는 어떤 공포심과 때때로 참기 힘든 열망을 가슴에 담고 살아가야 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힘들어도 참는 법

아침까지 잠들지 못하는 밤도 있었다. 하늘이 밝아오고 새들이 지저귈 때에야 침대에 누운 몸에 긴장이 풀렸고, 올리브는 마음을 가득 채운 두려움과 공포 때문에 바보 같은 행복을 멈추지 못했다
. (p.383)  





나는 항상 도망칠 준비가 되어 있었다. 도망치자고만 하면, 나는 그렇게할 참이었다. 그러나 다행인지 불행인지, 다행이라면 누구에게 다행이고 불행이라면 누구에게 불행인지, 그는 내게 도망치자고 하지 않았다.



나는 항상 도망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세상에. 공조 보고 이런 글을 쓰다니, 나도 나를 알 수가 없네.

현빈.. 나랑 책읽기 모임 같은 거 하면 참 좋을텐데.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모임은 온라인으로만 진행하지만, 현빈하고 책 같이읽기 모임하면 한 달에 한 번 오프 모임 같은 거는 내가 할 의향이 있는데. 뭐 멤버 많아지는 거 부담스러우면 비밀리에 우리 둘이서만 할 수도 있고... 내가 정서적으로 안정된 관계 및 소울메이트 같은 건 진짜 기똥차게 잘하는데!

그리고 나는 언제나 도망칠 준비도 되어있고...




밖에 내리는 거 저거 봄비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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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0-02-25 0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게 현빈은 <시크릿가든>의 현빈이죠. 그러니까 지금 난, 대놓고 매달리는 거야,의 현빈이요! 까악! >.<
현빈이랑 독서모임하게되면 전 매주 오프모임할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참고하시구요. ㅎㅎㅎㅎ 웃을 일이 도통 없는 요즘인데 다락방님 글 읽으니 그래도 한 번 웃네요. 고마워요, 다락방님!!

다락방 2020-02-25 08:17   좋아요 0 | URL
현빈이랑 독서 모임하게 되면 아무래도 현빈 직업의 특성상 여러명과 함께 하지는 못할 것 같아요. 죄송해요. 제가 현빈이랑 둘이서 몰래 할게요. 그의 사생활도 지켜줘야 하잖아요. 그래도 제가 단발머리님께 각별한 애정을 품고 있으니까, 독서모임 후에 후기를 매번 들려드릴게요. 이정도면 만족하시죠? 후훗.

아아... 시나리오 떠오른다.

현빈은 익명으로 알라딘을 시작한다. 그러면서 다락방의 글을 읽게 되고 좀 더 독서에 관심을 갖고자 다락방의 글에 댓글을 달기 시작한다. 둘은 점점 친해지고 결국 오프에서 만나기로 하는데, 현빈이 오프에서 만난 다락방은 그가 그간 만났던 여자와는 완전히 다른 여자였다!! 일단, 꾸밈노동을 전혀 하지 않는 여자라서 현빈은 멘붕이 오는데..알고보이 이 여자는 남성혐오도 심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편 다락방은 익명의 독서인인줄로만 알다가 오프에서 현빈을 보고 놀라서 그의 뺨을 때리고 그는 ‘나를 이렇게 대한 건 네가 처음이야...‘

그만하겠습니다.

단발머리 2020-02-25 08:47   좋아요 0 | URL
이햐~~~~~ 다락방님 나 버리고 현빈한테 가는 거예요? 직업상의 특성은 이미 다 알고 있으니까 가능한 셋이 같이 합시다!! 제가 함구하고 저만 기쁨을 누릴테니까요! 안 돼요? 안 된다구요? 그럼 그 다음이야기 해주세요. 나를 이렇게 대한 건 네가 처음이야, 그 다음이야기 해주세요!

빠른 걸음으로 걸어나가는 다락방, 현빈 달려와 다락방을 막아 서고. 우리 사귀자! 널 더 알고 싶어! 난 너랑 놀 시간 없어! 어떻게 하면 되겠어? 내가 어떻게 하면 돼?
2019년 여성주의책같이읽기 책 다 읽고 2020년 커리큘럼 책 다 읽고 와! 일단 다 읽고 와서 이야기해! 책? 그거 어디서... 책 목록 어디에?!? 왼쪽에 <여성주의책같이읽기> 보면 다 나와. 읽다가 어려우면 다른 사람 글고 읽어보고! 그러면 되는거야? 그 책 다 읽으면 나랑 만나줄거야?
다 읽기 전까지 연락하지마! 전화도 문자도!

그만하겠습니다 ㅎㅎ

다락방 2020-02-25 09:02   좋아요 0 | URL
애시당초 남자사람으로 태어난 현빈, 게다가 독서력도 현저히 낮은(이라고 짐작한다) 현빈은 시키는대로 목록의 책을 다 읽어보지만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고 이대로는 대화가 안되겠다고 판단하여, 잠정 연기활동을 중단하고 같은 책을 세 번씩 읽는 열의를 보인다. 세번 읽으려면 시간이 모자라 집에 처박혀서 읽고 또 읽고 밑줄 그어가다가 여성학에 눈을 뜨게 되고 영화판과 드라마판에 가득한 여성혐오 시선에 기겁하며 돌연 은퇴를 선언하는데..

한편 그의 노력하는 모습에 다락방은 서서히 닫힌 마음의 문을 열어가고...

단발머리 2020-02-25 09:27   좋아요 0 | URL
저녁 메뉴를 정하고, 와인을 고르고, 함께 안주를 만들어가며 알콩달콩 사랑을 키워간다.

비연 2020-02-25 0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봄비여유~ 다락방님, 봄타나봐요. 현빈의 알라딘 여성주의책읽기 참여라는 낭만적 생각을~^^
그 오프라인 모임에 비연은 필참이구요. 생각만 해도... 이 아침, 핑크핑크하네요 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0-02-25 08:49   좋아요 0 | URL
오늘 아침 좋네요. 봄비-현빈-핑크.
셋 다 제가 좋아하는 건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0-02-25 08:58   좋아요 0 | URL
아니, 이분들이 왜이러실까. 저는 정말이지 다른 의도는 1도 없고요, 순수하게 현빈 사생활 보호차원에서 1:1 모임만 가질 것입니다. 어떡해요, 제가 그를 보호해야죠. 어쩔수 없어요...

우린..비밀리에 만날거예요. 아무리 비연님, 단발머리님 이라도 이 만남을 공유할 순 없어요. 현빈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3=3=3=3=3

단발머리 2020-02-25 09:19   좋아요 0 | URL
우리보다 현빈 아끼는 이 시츄에이션?!?
우리 정말 가만히 있어도 됩니꽈!!! 비연님!!!

비연 2020-02-25 09:59   좋아요 0 | URL
흑흑... 잘생긴 남자 앞에 서면 아득해지는 것임을 이해하면서도... 흑흑. 버려진 비연과 단발머리님. 으흑흑..

프레이야 2020-02-25 0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사람 저런사람 생각하다 뒤척이는 밤을 보내고 이 글 읽다가 씨익 웃음이 ㅎㅎ 봄비 현빈 올리브의 삼박자. 정서적으로 안정된 소울메이트 바람직한 락방님 저도 그런 메이트가 필요한 듯한데 ... 도망갈 준비되어 있다는 말로만도 이상하게 행복해지는 이 느낌은 뭐쥬. 봄비 내리고 세상은 아무일 없다는 듯 조용한 이상한 시간ㅇ에요. 올리브를 불러줘서 기뻐요. ㅎㅎ

다락방 2020-02-25 09:04   좋아요 0 | URL
사실 처음부터 올리브를 부를 생각은 아니었습니다만, 쓰다보니 저절로 올리브가 호출되어 졌어요. 좋은 책은 바로 그런것 같아요. 아무때나 수시로 툭툭 튀어나오는 거요. 그게 또 책읽기의 매력이고요.

세상이 뒤숭숭한데 자주 안부 물으며 지냅시다, 프레이야님. 지금은 서로의 안부가 간절한 때인 것 같아요.

반유행열반인 2020-02-25 11: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댓글이 더 재미있네요ㅎㅎㅎ 남자 얼굴 하나도 소용 없는 거 아니까... 보고 즐기는 데 만족하기로 해요...읽으라는 책 안 읽고 코 파며 멍 때리고 침흘리고 자는 현빈 상상하며 항마력 기르기 훈련도... ㅋㅋㅋㅋ

다락방 2020-02-25 11:53   좋아요 1 | URL
남자 얼굴 하나도 소용 없다지만, 그 소용없는 잘생긴 얼굴을 볼 일이 너무 드물잖아요... 현실에서는 전혀 볼 수 없고 말입니다. 이렇게 영화나 봐야 수트빨 사는 남자를 볼 수 있다는 게 참 안타깝죠...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저는 여태 연애도 얼굴보고 한 적이 없어서요. 하하하하하하하하.

그러고보니 저 [공조]에서도 언니랑 여동생의 대화가 나와요. 여동생(윤아)이 현빈을 보고 반하거든요. 언니의 남편은 유해진 이고요.


윤아: 언니, 저 남자 정말 멋지지 않아?
언니: 너는 어쩌면 그렇게 얼굴만 보니?
윤아: 언니는 어쩌면 그렇게 얼굴을 안봐?

하하하하 저는 얼굴 안보는 바로 그 언니에 해당되는 사람입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반유행열반인 2020-02-25 12:11   좋아요 0 | URL
얼굴 안 보면 인성과 능력이 행복과 함께 따라올 것 같은데 꼭 그렇지도 않아서 슬픈 연애사가 이어지죠...저도 굳이 따지면 윤아 언니 과(?)네요ㅎㅎㅎ

다락방 2020-02-25 14:42   좋아요 1 | URL
아니, 그러니까 말입니다. 잘생기지 않았기에 인성이 훌륭하거나 지성이 넘치거나 하느냐 하면, 또 그게 아니란 말이죠? 그렇다면 굳이......... 그만두겠습니다.

엣헴.

페넬로페 2020-02-25 22: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현빈보다 유해진씨랑 독서모임 같이 하고 싶네요 ㅎㅎ

다락방 2020-02-26 10:54   좋아요 1 | URL
오, 그렇군요! 저는 어쩐지 ㅋㅋ 건방지게도 ㅋㅋㅋㅋㅋㅋㅋㅋ 현빈을 독서의 길로 이끌고 싶다는 욕망이 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현빈이 독서를 즐기는지 아닌지도 모르면서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han22598 2020-02-26 0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재밌어요..상상력(?)도 풍부하고 필력들도 좋으시니...한 연예인의 사랑이 이토록 풍성해지네요 ㅋㅋ

다락방 2020-02-26 10:55   좋아요 0 | URL
머릿속에서는 뭐든 다 가능하니 얼마나 좋습니까. 현빈과 독서모임 만들어서 사이좋게 지낼 수도 있고 말이죠 ㅋㅋㅋㅋㅋ
 

내가 잘 못해서, 잘 몰라서 끈질기게 시도하는 부분이 있다면 그건 아동문학과 시 이다. 봐도 봐도 잘 모르겠어서 '그래도 언젠가는 알게되겠지' 싶어 계속 시도하는데, 역시 그래도 잘 모르겠다. 얼마전에도 신간인 시집을 호기롭게 샀다가 바로 중고로 팔아버렸다. 아무리 읽고 또 읽어도 무슨 말인지를 모르겠어. 아동문학도 그렇다. 좋다는 그림책, 동화책을 읽어도 내가 너무 어른의 눈으로 봐서인지 제대로 감동을 할 수 없는 거다. 나는 항상 예술이란 제대로 감상하는 자의 몫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런면에서 볼 때 아동문학은 나랑 거리가 멀어도 너무 먼 분야였어. 어쩌면 어릴적에 엄마가 내게 책을 읽어주지 않아서 이런건지도 몰라, 생각했지만, 엄마는 읽어줬다고 한다. 그렇지만 나는 기억이 안나? 게다가 나는 어릴 때부터 어른들 책을 주로 읽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중학교때 읽었단 말이다, 나는... 나란 여자... 나란 어른... 아무튼,


그래서 아동문학은 나랑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지만, 봐봤자 나는 이해도 못해, 하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말자, 라고 생각하고 있다. 시...는 내가 이제 포기한다. 잘가라, 사요나라. 굿바이- 그렇지만 아동문학은 포기하지 않겠어. 왜냐하면 나에게는 조카들이 있으니까.



지난주말에 조카보러 갔는데 조카랑 책 이야기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나: 이모 해리포터 읽기 시작했어.

조카: 정말?

나: 응. 아직은 마법사의 돌만 읽었어.

조카: 나는 지금 아즈카반의 죄수 읽어.

나: 아 그렇구나.

조카: 이모 해리포터 재밌어?

나: 음.. 아니. 이모는 막 그렇게 재밌지는 않아.

조카: 나는 해리포터가 제일 재밌는데!

나: 이모는 막 그렇게 재밌지는 않은데 그건 좋아. 머글이 뭔지 알게 된거.

조카: 이모 머글이 뭔지 알아?

나: 응. 마법사들이 마법을 부리지 못하는 인간을 부르는 말이잖아.

조카: 응, 맞아.



이런 이야기를 하려면 내가 해리포터 내 취향 아니라고 던져둘 수가 없는 것이다. 나는 해리포터 읽으면서 몇 번이나 보부아르의 제2의 성을 읽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나여.... 그래서 2부부터는 안읽을거야, 했지만, 조카랑 저런 대화까지 한 마당에 내가 또 안읽을 수 있나. 휴...




조카: 이모, 푸른사자 와니니 알지?

나: 응, 이모가 사준거잖아!

조카: 응 맞아. 나 그거 2권 샀어!


조카는 제방으로 달려가더니 푸른사자 와니니 2권을 가져온다.


나: 우와. 이모가 이거 타미 사주려고 했거든. 이모도 나온 거 알고 있었어.

조카: 응 우리반 친구가 이거 읽고 있는데 나도 너무 읽고 싶은거야! 그래서 엄마한테 사달라고 했어.

나: 아, 이모가 사줄라고 했는데! 다 읽었어?

조카: 아니, 아직 안읽었어.

나: 응. 다 읽었다고 하면 이모가 빌려가려고 했어. 다 읽고 빌려줘.

조카: 응. 빌려줄게.

나: 음... 이모 2주후에 또 올건데..그때까지 다 읽을 수 있을까?

조카: 응. 그때까지 다 읽을 수 있어. 그 때 빌려줄게.



세상 행복하고 아름다운 대화가 아닌가... 럽....... 사랑이 넘치는 이모와 조카다.




그래서! '김지은'의 《거짓말하는 어른》을 읽었다. 아동문학에 대해서 좀 더 잘 알고 싶어서. 내가 좀 더 잘 알아야 그림책이며 동화책이며 더 잘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잘 읽을 수 있게 된다면 더 많이 읽을 수 있을테고, 그러면 아이들과 좀 더 잘 대화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면서도 내심 이 책이 재미없으면 어쩌지, 라는 걱정도 했다. 아동문학에 대한 평론집이 과연 재미있을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매우 재미있었다. 이건 시작부터 재미있어. <책머리에>부터 이미 명문들로 가득하다. 코끝이 찡해지는 구절들로 가득해 새삼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이렇게 아동문학을 사랑하면서 아동문학을 많이 읽고, 어린이를 위해 생각할 줄 아는 어른이 있다는 게 너무 좋은 거다. 나는 못하고 있는 걸 어딘가의 누군가가 해주고 있다는 게 너무 감사했다. 이런 어른들이 있어서 아이들이 책을 읽을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하니, 세상에 참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게 다행스러운거다.


평론집이니만큼 아주 많은 아동문학이 이 책에 등장하는데 읽으면서 몇 권이나 보관함과 장바구니에 쑤셔넣었다. 장바구니엔 당장 살 책들이 들어갔는데, 너무 많아서 몇 권 추려야 할 것 같다. 그중에 몇 권만 일단 사서 읽은 후에 조카 가져다줘야지. 조카야, 이거 읽어봐, 하고 주고 싶다. 그러면 우리는 또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될테니까.


이 책을 읽었다고 해서 내가 어린이의 시점으로 책을 읽을 수 있을까, 에 대해서라면 사실 그렇지 않다..라고 밖에 답할 수가 없다. 사람이 책 한 권 읽었다고 막 또 달라지고 변하고 그러는 건 아니잖아? 그래도 김지은 평론가가 언급한 책을 읽노라면 그전보다 이해의 폭은 좀 더 넓어지고 깊어지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 생긴다.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아이들만의 공간에서 생활해도 이미 상처받는다. 그 안에서도 얼마나 많은 갈등이 일어나고 고민이 생기는가. 우리도 다 아이들이었기 때문에 잘 알잖아. 다음날 눈뜬 후에 학교가기 싫다, 고 생각하면서 울었던 날들도 있고, 학교가 지옥 같았던 날도 있고, 싸운 친구랑 사이 어색해서 그냥 다 싫기도 하고, 공부하기도 싫고, 체육시간도 싫고, 어른들 잔소리도 싫고..그냥 아이들 삶 만으로도 이미 힘들고 상처받는 게 허다한데, 어른들이 거기에 짐을 더 얹어줘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세상 제일 싫은 게 아동을 대상으로 한 범죄다. 아, 이렇게까지 얘기하고 싶었던 건 아닌데...아무튼.


나는 아이들이 가급적 상처 받지 않으며 자랄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자라면서 상처를 받지 않을 순 없다. 상처주지 않으려는 사람들만 주변에 가득하다해도 알게 모르게 어떤식으로든 각자의 이유로 상처받기 마련이다. 어떤 상처는 작고 어떤 상처는 매우 클텐데, 나는 궁극적으로 아이들이 상처를 극복하는 법을 배우기를 바란다. 어른이 되어서도 필요한 건 내 상처를 가지고 안으로 숨어들기보다는, 그 상처를 극복할 수 있는 게 최종목표가 되어야 하는 게 아닐까.



나는 아이들이 자라면서 상처를 스스로 들여다보고 극복할 수 있는데 책이 정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어른들이 제 때에 제대로된 말을 해주지 못해도 책은 그걸 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가만히 혼자 책을 읽는 시간, 그 자체로도 아이에게 힘이 될 수 있고, 책 속 이야기나 등장인물들을 만나면서도 한뼘 자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궁극적으로 좋은 어른이 되고 싶고 내가 좋은 어른으로 할 수 있는 건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보면 내가 할 수 있는 게 딱히 많은 것 같질 않은 거다. 그렇지만 나 역시 책을 많이 읽고 아이가 읽은 책에 대해 같이 이야기나누는 건 내가 할 수 있지. 또는 아이가 어떤 일로 힘겨워할 때 어쩌면 적절한 책을 건네는 것도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지금 내리는 대부분의 결정은 내 조카들과 조카의 친구들을 기준으로 한다. 나는 이 아이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가, 나는 이 아이들에게 어떤 세상을 주고 싶은가.



좋은 어른이 되고 싶다는 마음만으로는 좋은 어른이 될 수 없다. 물론 마음을 먹지 않는 것보다야 훨씬 낫겠지만. 김지은은 좋은 어른이 되는 방법을 알고 또 실제로 그런 어른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아동문학을 사랑하고 그래서 어떤 아동문학이 있어야 하는지를 알고 있는 것일테고. 아동문학에 대한 이만큼의 애정으로 글을 쓸 수 있으려면 기본적으로 아동에 대한 애정도 있어야 가능하다고 본다.



어린이에게 어른의 짐을 지우는 사회는 온당치 않다. 누구라도 어린이의 건강한 유년을 착취하지 않아야 하며, 약자인 그들을 보호하는 것은 어른의 의무다. 동화 속 어린이들이 굳이 어른의 짐을 나눠서 지지 않아도 되게 하는 것은 작가의 목표이며 우리 공동체의 목표이기도 하다. (p.218)



일전에 김소영의 《말하기 독서법》읽으면서도 이런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더 많았으면 좋겠다고 간절히 바랐었는데, 이 평론집을 읽으면서도 김지은 같은 평론가가 더 많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아동문학에 대한 정교하고 따뜻한 시선을 가지고 생각하고 말하고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이 많아진다면 결과적으로는 아이들에게도 더 좋을테니까. 이런 글을 쓰는 사람이 나쁜 사람일 리 없어, 라는 생각 때문에 나는 기분이 무척 좋다. 세상에는 아이들을 사랑하는 사람이 좀 더 많아져야 한다. 아이들이 있는 곳은 시끄럽고(당연하다!), 어지럽혀지고(역시 당연하다), 정신 사납다고(지나치게 당연하다!) 생각해서 아이들이 들어올 공간을 제한하는 게 아니라, 아이들이 그런 건 당연한 거니까 너희들도 우리 어른들과 함께 밥을 먹고 차를 마시자고 하는 어른들이 가득한 세상이었으면 좋겠다. 아이들에게 잘하는 어른들이 가득한 세상이라면 결국 그 아이들이 자라서 또 아이들을 사랑하는 어른들이 되지 않겠는가. 아무튼 그러니까 내 말은 김지은 평론가가 너무 좋고 곁들여서 얘기하자면 김소영 선생님도 좋고, 뭐 그렇다는 말이다.



엣헴.




오늘 서민교수님의 신간이 나왔다는 걸 알게 됐다.















워낙 책을 많이 내는 분이시라 다 따라 읽지는 못하고 있는데 이 서평집은 냉큼 읽어야겠다. 마태우스님의 서평집 신간이라니... 재밌을 것 같잖아?





내가 사는 나라에서 일어나는 일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일을, 우리는 별다른 노력없이 이제 알 수 있게 되었다.

어제는 내가 당신의 안부를 궁금해했다면,

오늘은 당신이 나의 안부를 궁금해할 수밖에 없겠구나,

라고 어제 오늘의 뉴스를 보면서 생각한다.


안부가 궁금하다면, 물어야 한다. 가만히 앉아서 궁금해하지만 말고, 너는 괜찮으냐고, 잘 지내고 있느냐고, 물어야 한다.

물었다가 몇 달간 씹히는 한이 있더라도 ㅜㅜ 묻는 걸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그것이 용기.. 나는 용기있는 사람이야. 

역시 이럴 때 생각나는 건, 이 시대의 명저, 잘 지내나요...


















그럼 이만..







어린이의 감정이 흐르는 길에도 순한 것과 거친 것이 함께 있다. 웃음 뒤에는 비탄이 있고 호기심의 끝에서 공포를 직면하기도 한다. 어린이의 마음에 버젓이 있는 다양한 감정을 어른의 경험 위에서 바람직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누고 바람직한 것 중심으로만 재편하려는 태도는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린이들은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감정의 골을 따라 문방구에서 산 잔혹한 이야기 시리즈를 찾아 읽는다. 동화가 공포감을 외면한 결과다.- P79

주목할 만한 장면 또하나는 「이놀 로꾸거」의 마지막이다. 모든 것을 거꾸로 하는 놀이에 집중하던 기찬이는 다른 사람들이 모두 자신을 따라서 거꾸로 걷자 그 놀이를 중단한다. 그리고 다시 바로 걷기 시작한다. 모두가 거꾸로 걷는다면 바로 걷는 게 거꾸로이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이른바 우리가 ‘객관적 참‘이라고 믿는 각종 법칙이나 원칙에도 구성적인 측면이 있음을 알려준다. 애초부터 그것이 변함없는 참이었다기보다는 많은 사람이 따라함으로써 참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다수가 했다는 이유로 그에 따르지 않은 소수가 거짓으로 몰려 부당한 대우를 받는 일이 많다. 강자가 마련한 진리의 기준이 객관적인 참이 되어 약자에게 주입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기찬이의 상상력이 값진 이유는 그가 기존 질서에 대해 끊임없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기찬이는 상상력 천재일 뿐 아니라, 자유로운 어린이인 셈이다.- P153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그 변화를 달갑게 여기지 않았다. 책을 가진 자, 책을 만든 자를 처벌하여 잠잠하게 만들려고 하였다. 그러나 책은 그것이 비록 물리적인 모양을 갖췄으되 읽는 즉시 정신으로 다운로드된다. 책을 불태우고 책을 쓴 사람을 잡아들일 수는 있었으나 책을 읽은 사람들의 정신까지 가두지는 못하였다. 어떤 책을 처벌하면 처벌할수록 그 책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높아졌다. 이른바 ‘금서의 원리‘다.- P204

어린이에게 어른의 짐을 지우는 사회는 온당치 않다. 누구라도 어린이의 건강한 유년을 착취하지 않아야 하며, 약자인 그들을 보호하는 것은 어른의 의무다. 동화 속 어린이들이 굳이 어른의 짐을 나눠서 지지 않아도 되게 하는 것은 작가의 목표이며 우리 공동체의 목표이기도 하다.- P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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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0-02-21 1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해리포터를 읽으시기에, 읭? 했었는데, 그런 이유가 있었군요.
전 20대에 만나던 사람이 해리포터 광이라 그 사람을 이해해 보려고 해리포터 1권 꾸역꾸역 읽고 결국 집어던진 아련한 추억이....... -_-;;; 뭐 암튼 누군가와 깊은 대화를 위해 어떤 책을 읽어보려는 노력은 숭고하지 않습니까?! ㅎㅎㅎㅎ
<거짓말 하는 어른>은 꼭 한 번 읽어볼게요~ ㅎㅎ

다락방 2020-02-21 15:39   좋아요 1 | URL
잠자냥 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저 해리포터 읽기 싫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별로 재미도 없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2권 회사 동료로부터 빌린지 한참인데 저쪽에 있어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읽기 싫어요 ㅠㅠ 사랑 뭘까요?


네, 이 책은 좋아요. 이 책 덕분에 어린이책 몇 권 사게 생겼어요, 저는 ㅋㅋ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0-02-21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카가 조금 더 자라면 맞춰주기 좀 편할 것 같아요. 청소년문학은 그래도 읽을 만한 게 있더라구요. 얼른 성인되서 같이 맥주잔 기울이고 (흡연자의 경우 맞담배 피우면서) 서로 연애 상담해 주면 세상 행복하겠지만 ㅎㅎ (조카랑은 해도 자식이랑은 안 될 것 같아 슬픔...딸아 맥주나 한 잔-엄마 나 바쁨 저리 가셈 할 것 같은...)
해리포터 영화도 재미 없고 책도 하나도 안 본 사람 추가입니다. 오랜만에 겹치네요 ㅎㅎㅎ

다락방 2020-02-21 16:21   좋아요 1 | URL
해리포터는 전세계적으로 베스트셀러인데 우와 너무 신기하게도 이렇게 제 알라딘 즐찾님들은 재미없어 하고 안보고 막 그러네요? 신기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사람은 끼리끼리 어울리는 걸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지금 엄마랑 같이 술 잘 마셔요(어제도 엄마랑 술마셨어요 ㅋㅋ). 반유행열반인님도 자녀분께 좋은 술친구가 곧 되어주실 겁니다. 후훗.

비연 2020-02-21 18: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흠.. 전 해리포터를 재미있게 읽었는데.. 흠흠.... 영화는 그냥 그랬지만서도. 환타지나 sf 이런 거 좋아해서 ;; ;
그나저나 다락방님의 조카는... 영특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는, 아주 사랑스러운 아이인 듯^^

다락방 2020-02-23 12:02   좋아요 0 | URL
저는 환타지를 잘 읽지를 못하더라고요. 환타지나 sf 를 재미있게 읽으려면 작가가 그 안에서 창조해낸 세계를 상상할 수 있어야 하는데 제가 그 상상력이 부족한 것 같아요. 그래서 빠져들지를 못하는 것 같다는..
조카 너무 좋아요! 조카가 자랄수록 이야기할 수 있는 게 많아지는 것도 너무 좋구요. 그래서 열심히 해리포터 읽어야 해요. 하하.

마태우스 2020-02-21 23: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잘 지내나요! 아동문학은, 제가 조카는 있지만 자녀가 없다보니, 저도 관심이 없어지네요. 다락방님처럼 조카랑 친하지 않아서요. 제가 어릴 적엔 잘해줬는데 커보니까 이것들이 전화도 안하고 해서 좀 서운합니다. 삼촌, 술 한잔 사줘, 뭐 이런 날을 기다렸는데 그런 날은 오지 않더군요. 참 이상해요. 전 저같은 삼촌 있으면 살갑게 대할 거 같은데, 제 잘못도 있겠죠?? 글구 서평집 소개하려고 그 글 올린 거 저얼대 아닌데 ㅠㅠ 날카롭게 캐치해주셔서 감사드려요.

다락방 2020-02-23 12:04   좋아요 0 | URL
저도 나중에 제 조카들이 어른이 되면 저랑 술도 한 잔 하고 그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조카들이 절 찾아줄지 잘 모르겠어요. 아무튼 지금은 현재에 최선을 다해서 좋은 이모, 좋은 어른이 되고 싶답니다.
서평집이라니, 정말 재미있을 것 같아요! 제가 꼭 읽어보겠습니다, 마태우스님. 제가 서평집을 특별히 더 좋아하는 건 아닌데 마태우스님의 서평집은 기대가 됩니다. 후훗.

단발머리 2020-02-22 1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리포터는 그 시대를, 그 시대의 어린이들을 아우르는 어떤 특별한 힘이 있다고 전 생각해요. 물론 한글로는 2권의 상, 영어로는 1부도 마치지 못한 제가 할 말은 아니지만요. 저희집에 같이 사는 청소년 둘에게는 그랬던 것으로 보입니다. 읽고, 또 읽고 또 읽었어요.
큰아이는 번역 상 틀린 부분 말하고, 상징의 의미, 작가가 놓친 부분까지 말하고 또 말하는데.... 거의 1년을... 해리포터를 읽고 같이 이야기 나누고 아이 말을 노트에 적어놓고 그랬어야 했는데, 전 그냥 성의없이 응~~ 응~~ 이랬거든요.
후회됩니다. 그냥 그렇다는 것을 알려드립니다^^

다락방 2020-02-23 12:06   좋아요 0 | URL
맞아요, 단발머리님. 제 조카도 해리포터를 너무 좋아해서 해리포터에 대해 자기가 알고 있는 것들을 다이어리에 따로 적고 그러더라고요. 얘는 이렇게 적어둘만큼 이 책을 좋아하는구나, 놀랐어요. 제가 위에 비연님의 댓글에도 적었지만, 제가 상상력이 부족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상상력이 풍부했다면 이런 환상적인 세계에 대해 재미를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저는 무조건 현실파..인듯 합니다. 저에게는 재미없지만 ㅠㅠ 아이와 대화를 위해서라도 아무튼 끝까지 도전해볼 생각인데, 잘 될지 모르겠어요. 계속 도전할거에요!

noomy 2020-03-02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둘 다 노래는 줄창 들었지만 뮤비는 첨 보는데 진짜 좋네요~!!

다락방 2020-03-02 10:09   좋아요 0 | URL
크- 좋지요? 제가 참 좋아하는 노래들입니다. 후훗.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2편이 나왔다. 이거 포스터 가져올라고 영화 검색했다가 밑에 달린 영화감상 후기를 보았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사람들 2편 다 너무 싫어해. 별 하나씩 주면서 '노아 입금 안됐냐'고 달고 ㅋㅋㅋㅋㅋㅋㅋ스토리 왜이러냐고 막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왜 꽁냥꽁냥 하지 않느냐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슨 말인지 잘 알겠지만 내가 느낀 감상과는 매우 다르다. 나는 어제 이거 보면서 주옥같은 말들이 쏟아져나와 무슨 열여섯살짜리들이 인생 이렇게 깊은 깨달음을 이나이때 벌써 얻어.. 했던 것이다. 그래서 좋은 영화였다, 나는.




라라 진(라나 콘도르)과 피터 케빈스키(노아 센티네오)는 전편에서 썸타면서 갈등했던 시기를 지나 2편에서 본격적으로 연인 사이가 된다. 이들은 열여섯살이다. 열여섯살의 라라진은 이게 자신의 '첫 연애'라고 말한다. 그러니 피터는 라라의 '첫 남자친구' 되시겠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누군가에게 첫 연애상대였던 적이 있을 것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고. 라라 진에게 그게 열여섯에 찾아왔다면 내게는 그보다 훨씬, 훨씬 늦게 찾아왔다는 차이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차이는 그것뿐. 나 역시 누군가의 첫 여자친구이면서 여자친구 노릇을 대체 어째야 하는지 잘 몰랐던 것 같다. 비단 첫 연애에서만 그런건 아니었다. 반복되는 그 다음 연애, 그 다음 연애에서도 그랬고, 나이 들어 하는 연애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누군가의 여자친구라는 정체성에 그다지 열중하지 못하는 사람이었던 것 같다. 어떤 상대에게 나는 확신을 주지 못했고, 사랑받는다는 느낌을 주지 못했다. 사랑하지 않은 까닭이었다. 어떤 상대에게 나는 서투른 사람이었다. 이렇게나 나이를 먹어도. 그리고 이렇게나 서투르기 때문에 했던 실수들이 있다.



라라 진이 내가 삼십대 후반...에 했던 실수를 이 영화 속에서 한다. 그러니까 열한살에 좋아했던 남자, '존'에게 보냈던 편지에 답장을 받게 되고 거기에 다시 답장을 보낼 생각을 하면서 이 일을 첫 남자친구인 피터에게 말하지만, 결국 존과 같이 봉사활동을 하게 되었다는 사실은 피터에게 말하지 않는 거다. 또 자신에게 다른 마음을 품고 있는 존에게는 자기에게 남자친구 피터가 있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고. 여기에 어떤 대단한 악의는 없다. 라라 진은 존에게 말해야 하는데, 라는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그 얘길 꺼내지 못했고 피터에게도 역시 마찬가지. 거기에는 말해야 하는데, 라는 생각과 '그렇게 대단한 것도 아니니까 말하지 않아도 되지' 라는 생각도 있었을 것이고, 이걸 굳이 말해야 하는가 하는 생각도 있었을 것이다. 어느 것이 '맞는'것인지 고민하는 시간도 있었을 것이고. 그러나 이렇게 말해야 하는 걸 뒤로 미루다가 상대가 먼저 알아버리면, 나는 당연히 거짓말 한것밖에 안된다. 내게도 정확히 이런 일이 있었다. 그러니까 '미리', '제때' 말하지 않아서 상대로 하여금 빡치게 만들었지.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거 풀어주느라고 내가....

아니, 근데 다른 이성이 관여된 일이라면 사실 일찍 말하나 늦게 말하나 빡치지... 늦게 말하면 더 빡치긴 하지만.

그러니까 나는 막 관계가 시작될랑말랑하는 사이에 상대가 '이렇게 저렇게 알게된 여자가 나한테 밥 같이 먹자고 했다' 이 말만 듣고도 딥빡이 와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때 내가 열여섯살이었냐 하면 서른여섯도 넘었을 때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란 여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내가 나 때문에 짜증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응? 무슨 초심?) 라라 진의 얘기를 하자면, 다시 말하지만, 이 커플은 열여섯살로 고등학생이다. 그러니까 '교내 연애'를 하는 거다. 이들이 커플이 된건 학교가 다 알고 그래서 이들이 교내에서 어깨동무를 한다던가 손을 잡고 다닌다든가 하는 것 역시 모두에게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런데 나는 참... 여러가지로 이 상황에 대해서 낯설다. 물론 외국영화 보다 보면 흔하게 등장하는 장면이긴 하지만, 모두가 보는 앞에서 애정표현을 스스럼없이 하는 것은.. 나는 너무 거시기한게.. 아니 어떻게 다른 학생들 다 보는 앞에서 막 뽀뽀폭탄 응? 막 그런거 하고? 막 그래? 물론 나라고 해서 길거리에서 막 그런 것도 안하고 막 그랬던 건 아니지만 그래도 ... 내일되면 또 볼 사람들인데 나처럼 길 한가운데에서 아무도 나를 모르고 그만 나를 알고 나만 그를 아는 그런 상황도 아닌데... 


나는 여중,여고,여대를 나왔고, 여중여고여대를 차례로 졸업하는 동안 이성과 연애를 해본적이 없다. 다시말해, 교내에서 연애를 해본 적이 없다는 얘기다. 대학때 그 흔한 캠퍼스커플이라도 해봤으면 좋았겠지만, 그걸 해보지도 못했고 이성애자여서 대학에선 불가했지. 사실 남녀공학이었어도 했을 것 같진 않다. 나의 성격상 씨씨하면서 꺄르르꺄르르 교내에서 뽀뽀하고 다니는 건 진짜.. 아 이 나이 먹고 생각해도 못하겠어. 오히려 젊을 땐 했으려나. 취업하고 직장에서 사내연애를 한 적은 있고, 사내에서 키스를 한 적은 있지만 그건 아무도 없을 때, 다른 사람들은 출근하기 전이였고..


그만두자, 이런 얘기는...



아, 그러니까 무슨 얘기를 하려던 거냐면, 

라라 진에게 이 연애는 첫 연애다. 교내에서 어깨동무를 하든 키스를 하든 모두 처음이란 얘기다. 그리고 이 연애는 교내에서 다른 아이들에게도 알려지는 연애이다. 누가 누구와 커플인지는 교내에서 누구나 다 알 수 있는 일. 이들이 사귀는 와중에 발렌타인 데이가 있었고, 아아, 이 학교를 보라지, 이들은 교내 아카펠라 그룹을 서로에게 선물로 보내 노래를 들려준다. 쉬는시간에도, 점심시간에도, 수업시간에도 이 그룹들은 누군가를 찾아가 사랑의 노래를 불러주는 거다. 라라 진 역시 그런 광경을 목격하게 되는데, 교내의 누군가가 라라 진에게 다가와 얘기하는 거다.



"기대해, 라라 진. 작년에 피터가 젠에게 매 시간마다 노래 보내줬어."



문제는, 여기에서 발생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내가 이 연애가 첫 연애라고 할 때, 그러나 상대에게 나는 첫 연애상대가 아닐 때. 상대에겐 연애 경험이 있고 나에겐 없을 때. 상대는 연애가 익숙하고 나는 아닐 때. 당연히 여기에서 오는 고민들은 천가지 만가지도 넘을 것이다. 그런데 라라 진과 피터에겐 그보다 더한 문제가 있었으니, 피터가 누구와 사귀었었는지를 라라도 알고 교내 모든 아이들도 안다는 것이다. 라라 진을 사귀기 전에 피터는,'젠'과 사귀었다. 발렌타인 데이에 노래를 보내주고, 지금 라라 진과 했던 모든 것들을 이미 젠과 다 해본 것이다. 라라 진에게는 처음인 것들이 피터에게는 처음이 아닌 것. 라라 진은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길까' 하고 궁금해하는 것이 다른 애들에게는 '작년에 피터가 젠에게 한거니까 너도 해줄거야' 같은 이미 '아는 것'인 거다.


라라 진과 피터의 첫데이트에 고급 레스토랑에 갔다. 라라 진은 너무 설레인다. 예쁘게 차려입고 고급 레스토랑에 가서, 오늘이 나의 첫데이트야, 라고 말하며 두근거리는데, 다음날 젠은 라라 진에게 말한다. '너 인스타 보니까 어제 그 레스토랑 갔더라, 나 한참 가서 거기 그 음식 질렸어' 라고. 이 때 라라 진은 어떤 감정을 느껴야할까? 라라 진은 자신에게 처음인 모든 것들이 피터에게는 이미 젠과 한 것이라는 사실 때문에 속이 쓰리다. 그렇다고 피터에게 '젠하고 갔던 레스토랑은 안되고, 젠하고 했던 놀이는 안되고' 라며 요구를 해야할 것인가.



이건 정말이지 미치는 상황인거다.

때로 내가 지금 사귀는 현재의 내 애인에게 있었던 과거의 여자 때문에 고통스러울 때가 있지 않나. 나는 친구들과 그런 이야기를 더러 했었다. 그의 전여친이 나보다 더 젊었다거나 나보다 더 예뻤다거나 하는 것들을 떠올리면서 '지금 나랑 사귀는 걸 후회하진 않을까', '지금 나랑 사귀면서 전여친과 비교하진 않을까' 같은 것들을, 나도 모르게 생각하며 고통스럽지 않나. 그거 바보같은 생각이란 거 알면서도 그럴 때가 있잖아. 게다가 전여친과 연락을 계속하고 있다면? 상황상 계속 보고 지내고 있다면? 내가 쿨하게 그걸 넘길 수 있을까? 괜찮아, 저 여자는 전여친이고 현재의 여친은 나니까, 나는 그의 사랑을 확신해, 세상 씐나, 브라보! 하고 살 수 있을까? 이건 스물여섯, 서른여섯, 마흔여섯이 되어도 골치 아픈 문제다. 물론 마흔 여섯쯤 되면 어느정도 '인생은 그런것이니 함께 끌고 나갈 수밖에..'하게 될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것이 막 그렇게 쉬운 건 아니라는 거다. 그런데 라라 진은 열여섯이고, 심지어 지금 내 남친의 전여친을 학교에서 만나고, 이전에 베스트프렌드이기도 했어. 대환장할 노릇인거다. 여기에서 어떻게 성숙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단 말인가.



이건 섹스 때에도 나타난다. 그러니까 차 안에서 애정행위를 하던 도중, 그의 입술이 나의 입술에서 목으로 내려갈 때쯤, 아 너무 좋다 진짜 짱이야 아랫배가 저릿저릿하다 이런 거 느껴야 할 그 때, '얜 어쩜 이렇게 잘할까, 어쩜 이렇게 능수능란할까' 같은 거 생각하게 되는 거다. 그렇게 생각하다 보면 갑자기 옆에 젠의 모습이 등장해서 '걔가 왜 잘할까?' 이런거 속삭이고 있어. 와 진짜 대환장... 이걸 어쩌면 좋으냐 말이다. 나는 처음이라 어떻게 하는지도 잘 모르겠고, 잘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그런데 상대는 능숙하면, '오 너가 능숙하니 나를 이끌어줘'이게 어디 되느냔 말이다. 이새낀 어디서 뭐하다 왔길래 이렇게 잘하는거지.. 이렇게 되어버릴 수밖에 없는 거잖아. 잘한다는 것은 많은 시간을 들여 반복된 경험이 있었다는 증거가 아니고 뭐겠는가. 그렇다면 '처음'인 나는 또 그 앞에서 쪼그라들 수밖에 없고. 휴.. 이 고통의 시간을 열여섯 라라진이 겪고 있는 거다. 



이게 라라 진이 열여섯이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일까?

노.

아니다.

이건 다시 말하지만, 서른여섯에도 찾아오는 문제다. 



섹스를 두려워하는 라라는 결국 입밖으로 내고 만다. "너랑 젠은 많이 했었지?" 라고. 피터는 그 이야기는 하지 말자며, 자신이 재촉하는 것처럼 느껴졌느냐고 되묻는다. 라라진은 절벽에서 점프하는 걸 비유하는데 '넌 해봤지만 난 해보지 않아서' 라고 두려워하자 '너가 떨어져내릴 결심을 하면 같이 가주겠다, 무서울 테니까' 라고 말한다. 피터 역시 열여섯살이고, 물론 이것은 영화이지만, 한국의 웬만한 마흔살 남자보다 훨씬 성숙하다 하겠다. 성숙한 건 물론 피터 뿐만이 아니다. 라라 진도 마찬가지. 라라 진은 결국 자신의 앙숙이 된 친구 젠을 불러 이야기를 나눈다. 자기가 생각하기에 피터는 젠을 극복하지 못한 것 같아 속상했는데, 이제와 생각하니 젠을 극복 못하는 건 나였다, 라는 이야기를. 그리고 할머니가 '정'이란 걸 알려준 적이 있다며, 이런 독백을 덧붙인다.



'두 사람 사이에 끊어질 수 없는 연결을 말한다. 사랑이 미움으로 바뀌어도 그 사람을 향한 애정이 마음속에 늘 있는 것이다. 우리는 마음속 어딘가에서 항상 서로 연결돼 있을 것이다. 내가 앞으로 나아가려면 피터와 젠 사이에 정이 있다고 피터 탓을 해서는 안 된다'



아니 이것이 무슨 열여섯의 깨달음이여... 서른여섯도 하기 힘든 것인데..... 만약 내 애인이 내 눈앞에서 전여친과 다정한 모습을 본다면, '저건 저들 사이의 정이야, 정이 있다고 그걸 탓하면 안돼' 같은 걸 내가 깨달을 수 있을까? 잘 모르겠다. 으앗 생각만 해도 너무나 괴롭다... 그러니까 내가 내 애인의 여사친의 존재를 아는 것과는 좀 다른 거잖아. 전여친은.. 나랑 애인이랑 지금 하는 걸 이미 나보다 먼저 해본 사람이잖아. 그런데 그 존재를 여전히 만난다고 하면... 나랑 사귀는데.......아 골치가 아프다 진짜. 이런 거 생각하기 싫어. 피곤하다... 연애란 무엇인가..




라라 진은 연애란 게 참 재미있다고 생각한다. 첫 데이트도 성공적이고 두번째 데이트도 마음에 들었던 날, 스노우볼을 보며 그런 생각을 하는 거다.


'연애라는 게 참 재미있다. 한순간 모든 게 뒤집혔다가도 마법처럼 온 세상이 반짝거린다. 그리고 차분히 가라앉으면 다시 바로 동화속이다.'



연애, 너무 재미있지. 그런데 고정된 '여자친구'의 역할을 내가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그때부터 골치 아파지기 시작하지. 여자친구란 무엇인가, 여자친구라면 으레 이렇게 해야하나, 같은 것들이 압박을 해오면 다 때려치고 싶어지지. 역시 자유가 중요하다... 프리덤!




나보다도 훨씬 철든 연애를 하는 이 열여섯 커플을 보는 건 참 재미있고 좋았지만, 나는 참... 첫장면부터 의문이었던게, 이 열여섯 고등학생 커플들이, 딱히 아르바이트도 하지 않는데, 어떻게 그렇게 고급레스토랑에 가서 데이트를 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게다가 피터는 이 고급 레스토랑을 작년에 젠 하고도 여러번 왔었어. 그 돈 어디서 났냐? 엄마가 준거야? 용돈 받아 쓰는데 그렇게 좋은 레스토랑에 막 가도 돼? 나는 이것이 너무 걸리는 것이다. 열여섯에 내가 데이트를 했다면 나는 끽해야 죠스떡볶이나 그 뭣이냐 롯데리아 가지 않았을까. 삼십대 중반에 했던 연애들에서도 내가 사귀었던 남자들은 내가 스테이크 먹으러 레스토랑에 데려갔을 때 '스테이크는 너가 처음이야' 했었는데(세명이나!) 내가 유독 경험치 없는 남자들만 사귀었던건가..이 남자들 내가 처음 사귄 여자도 아니었는데도 스테이크는 처음이래. 니네 대체 뭐 먹고 살았냐... 피터는 열여섯에.. 아니 열다섯에...... 쓰벌. 내가 피터랑 사귀었으면 나의 경험치는 어디까지 갔을 것인가.

아 빈곤한 나의 연애경험이여..... 슬픔이 파도가 되어 덮쳐온다 ㅠㅠ



그리고 계속 걸리는 게...

여차저차해서 피터와 라라 진이 헤어졌는데, 라라 진에게는 계속 애정을 표현하는 '존'이 있었단 말야? 그래서 존하고 같이 봉사활동 하다 뒷마당 눈밭에 있다가 키스를 하게 되는데, 키스를 하면서 깨달음을 얻는 거다. '내가 사랑하는 건 피터야!' 하고. 존에게 미안하다 말하고 이제 피터를 찾으러 가는데, 그래, 여기까진 알겠어, 이것이 로맨스 영화지, 내가 사랑하는 사람 보러 지금 당장 가고 싶지, 더 늦기전에 사랑한다 말할거야! 이거 당연히 해야지. 이건 당연한거야. 그런데,


라라 진.. 너 지금 존하고 봉사활동 하는 중이었잖아. 니가 갑자기 그렇게 뛰쳐 나가버리면... 봉사활동 시간 어떻게 채우려고? 그거 나중에 채울거야? 뭣보다, 너랑 존이랑 둘이 멤버 전부인데 니가 가면 뒷정리 존이 혼자 다해야하잖아? 내가 여기서 딥빢이 오는 거다. 아니... 남자 찾아 사랑 찾아 간다고 뒷정리 존에게만 맡기는 거 너무 내 타입 아니어서... 하아- 내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불렀을 것 같다. 너 가긴 어딜 가, 뒷정리 다 하고 니 할일 다 하고 가야지! 하고. 아 너무 .. 일을 대하는 자세가 내 타입 아니어서... 막판에 엄한 데서 스트레스 받아버린 나여............. 얄짤없다, 맡은 바 일은 다 하고 가라.



















재미있게 봐서 그런지 영화가 너무 짧았다. 이렇게 갈등들만 나오면 어쩌나 싶지만 사실 연애란 게 갈등의 연속이다. 라라 진은 반쪽짜리 연애는 싫다고 하지만 온전히 가지려면 갈등과 고통까지도 모든걸 감수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걸 깨닫고 그래서 그 다음에 어떻게 할건지는 당사자의 몫일 것이다. 모든 걸 감수하고 너랑 함께 하는 걸 택하든지 이런 걸 감수하면서까지 연애를 지속하고 싶지 않아 뒤돌아설 것인지.



피터와 라라가 싸우는 것도 나는 좋았다. 싸움은 당연히 피곤한 거지만, 이들에게는 서로에 대한 애정이 있고 존중이 있다. 그러니까 다른 남자랑 있었다고, 그것을 나에게 말하지 않았다고 해서 가서 염산을 들이 붓는다든가 발가벗은 사진을 인터넷에 올린다든가, 사람들한테 헛소문을 퍼뜨린다든가 하는 행위를 일절 하지 않는 거다. 그건 범죄니까. 범죄를 전여친에게 하는 건 솔직히 사람이 할 짓은 아니지 않는가.

어제 리뷰 썼던 정희진 선생님 책 중에는 이런 구절이 있었다.



몇 달 전 거리에서 ˝자연의 섭리˝를 외치며 ˝짐승도 그 짓은 안 합니다˝라는 플래카드를 걸고 동성애 반대 서명운동을 하는 이들을 만났다. 나는 그들에게 다가가 말했다. ˝자연의 질서를 지키려면 환경운동이 먼저 아닐까요.˝ 실제로 ‘짐승도 안 하는 짓‘을 하는 이들은 대부분 이성애자 남성이다. - 나쁜 사람에게 지지 않으려고 쓴다, 정희진, P69




당연하게도 피터는 짐승이 아니라 인간이다. 보통의 인간. 그러므로 피터와 라라 진은 서로가 원망스러 싸울 때 조차도 하지 말아야 할 짓을 하지 않는다. 다시 말하지만, 이들은 열여섯 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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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행열반인 2020-02-20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게임 계정 파놓고 묵혀둔다고 레벨 업 저절로 되지 않듯...나이 먹는다고 연애 레벨이 자동으로 오르지는 않는 것 같아요...경험치는 쌓이는데 왜 레벨업은 안 되니...영화감상문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다락방 2020-02-20 16:33   좋아요 1 | URL
맞아요, 열반인님. 분명 어느 부분은 어느만큼 성숙하고 성장하기도 했겠지만 감정을 조절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서투른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그게 연애에 있어서는 더 그런것 같기도 하고...
연애 레벨도 만렙 찍고 내려왔으면 좋았겠지만 저는 앞으로도 만렙을 찍을 것 같지도 않고 만렙 근처도 못갔는데 이제 내려온 것 같아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다락방 2020-02-20 17:00   좋아요 1 | URL
정말 맞네요. 연애에 만렙이 존재할까요? 사람이 다 다른데 이 사람과 사귀면 이런 연애가 저 사람과 사귀면 또다른 연애가 진행이 될테고 그러니 만렙이란 건 존재할 수 없겠어요. 스스로가 만렙이라 하는 사람이 있다면 사기꾼이겠어요. 거짓말쟁이거나. 강연 듣는다고 해도 연애 혹은 사랑이 나 혼자 하는 게 아닌이상 강연은 과연 어디까지 먹힐 수 있을 것인가...

저는 사랑을 포기하진 않았고요, 연애를 그저 놓았을 뿐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0-02-20 17:00   좋아요 1 | URL
아니 댓글 달았는데 반유행열반인 님의 댓글이 사라졌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0-02-20 17:09   좋아요 0 | URL
써 놓고 창피해서 지웠어요...죄송해요... 사기꾼이라도 궁금하니 자칭 연애 만렙 있으면 데려다 놓고 구경하고는 싶네요...아 사기꾼 관상은 이런 거구나 ㅋㅋㅋ하고... 놓은 연애 다시 들어올려야 할 날이 오겠지요. 어떻게 사랑스러운 다락방님을 감히 안 사랑하겠어요 ㅎㅎ창피하다고 지우고 더 창피한 거 올림...사랑 고백...

다락방 2020-02-20 17:18   좋아요 1 | URL
사랑고백은 창피한 게 아닙니다!!!!! 창피해하지 마시고 앞으로 더 사랑해주세요!!!

=3=3=3=3=3=3=3=3=3=3=3=3=3=3=3=3=3=3=3=3=3=3=3=3=3=3

단발머리 2020-02-22 1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을 읽었고 영화를 보지 않았습니다. 넷플릭스 신청하면 피폐해질 제 삶이 너무 예상되서 아직까지 미루고만 있어요.
레스토랑 신 같은 경우 영화에서는 젠이 도발하는 걸로 나오나봐요. 책에서는 라라진이 상상하는 걸로 나오거든요.
우리 동네에는 데이트하러 갈 만한 장소가 그렇게 많지는 않다.
피터는 젠이랑 이미 여기에 왔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요. 더 쓸쓸하다고 할까요.
현재 나의 남친이 내가 알았던 사람, 혹은 이전의 베프와 사귀는 사이였다는 건 여러모로 불편한 일일 거 같기는 해요.
제일 격렬한 전쟁터는 머릿속이겠죠. 라라진의 생각과 상상 속.

그래도 보고 싶네요. 꽁냥꽁냥, 고딩들의 러브스토리!!

다락방 2020-02-23 12:09   좋아요 0 | URL
대체적으로는 라라진이 자꾸 의식하고 상상하고 그러는데요, 레스토랑 신은 젠이 직접 도발을 해요. 아, 이 사랑 진짜 피곤하고 괴롭겠다.. 생각했어요. 교내의 누구나가 다 알수 있는 공개적인 연애는 너무 하드코어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열여섯에게 공개연애는 너무 하드코어다...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 아이들의 대처는 굉장히 성숙해요. 다투다가도 난 이렇게 다투기 싫어, 하고 말하는 게 정말 너무 좋았어요. 무엇을 극복해야 하는지 무엇이 문제인지를 스스로 깨닫고 그렇게 앞으로 나아가거든요. 한국의 성인 남성들보다 훨씬 성숙한 자세를 피터는 갖고 있었어요. 그게 참 좋았어요.
제일 격렬한 전쟁터는 머릿속이라는 말, 진짜 그러합니다. 정말 그래요 단발머리님. 저는 그 머릿속 생각 때문에 지쳐나가떨어질 것 같았어요. 으으...

재미있었어요 단발머리님. 저는 어서 3편을 보고 싶습니다!! (책은 사뒀지만 안읽고 있....)

공쟝쟝 2020-02-24 0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주말에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 감상문을 읽는 지금 기뿌군요..... 저는 1화가 쫀쫀하니 (흑역사 대공개) 재밌었어요. 2화는 역시 매력적인 라라진에 매혹되어 봤답니다! 영화보는 내내 와 애들이 소통 참 성숙하게 한다~ 이랬어요. 진정한 소통까지는 바라지 않아도 예의차린 소통도 희귀한 현생에서 무지 부러웠습니다. 네네, 마치 비싸뵈는 레스토랑 데이트 처럼욬ㅋㅋㅋ

다락방 2020-02-24 09:28   좋아요 1 | URL
저는 이 고딩들의 연애가 너무 좋았습니다! 정말 성숙하지요. 싸우면서도 이러고싶지 않다는 것을 서로 얘기하잖아요. 물론 그들이 바랐던 것이 서로에게 상처주지 않기였던 것도 그렇고요. 이 열여섯 라라진이 마지막에 온전히 한 사람을 사랑하고 싶다면 그것이 가져오는 모든 감정들도 감수해야 한다고 깨닫는 것도 그렇고요. 저는 정말 만족하며 봤습니다. 어록 대방출이다... 이러면서 봤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심심할 때 보려고 넷플에서 [하우 투 비 싱글] 다운받아놨어요. 존재도 모르는 영화였는데, 넷플 들여다보며 ‘자 다음 영화는 뭘로 할까~‘ 하다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0-02-24 0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근데 스테이크는 네가 처음이야... 는 뭐죠? ㅋㅋㅋㅋㅋㅋㅋ 나에게 이렇게 버릇없이 구는 여잔 니가 처음이야!도 아니구...?? ㅋㅋㅋㅋ ㅋㅋ 웃엇어요 ㅋㅋ

다락방 2020-02-24 09:29   좋아요 1 | URL
그러게나 말입니다. 전.... 걍 혼자가 좋은것 같아요. 혼자 가서 평양냉면에 소주 시켜먹고 혼자 가서 스테이크에 와인 시켜먹고... 그게 최고인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0-02-24 15:14   좋아요 0 | URL
참 읎어보이는 네가 처음이야....
 
















이 책을 검색해보면 구매자평 다섯개에 리뷰 하나가 있고 별은 평균적으로 5개다. 9.7 이라고 점수가 표기된 걸 보면 아마 누군가는 별을 넷 준게 아닐까 싶다. 나는 그 리뷰들을 다 읽어보진 않았고 그저 별 평균을 검색해봤는데 그건 내가 이 책에 결코 별 다섯을 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시몬 베유의 삶 혹은 시몬 베유의 삶에 대한 이야기에는 감히 어떤 말도 덧붙일 수 없을 정도로 존경스럽다고 말하겠지만 이것이 한 권의 '책'이라는데 있어서는 내게 매우 읽기 싫은, 읽기 힘든 책이었기 때문이다. 보통 읽기 힘들다고 할 때는 그 내용이 힘들기 때문일 때도 많지만, 이건 정말이지 말그대로 한 문장을 읽고 다음문장으로 넘어가기가, 한 장을 읽고 다음 한 장으로 넘어가기가 쉽지 않았다. 두번씩 읽어야하는 문장들이 많아서 독서 자체가 느렸는데, 나는 지금도 왜 그렇게 두번씩 읽어야 하는 문장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이 책을 완독한 모두에게 대단하다고 말하고 싶다. 나도 물론 완독했지만 정말 힘들었어. 마침 이 책을 같이 읽고 있던 친구에게 '나만 이 책 잘 안읽히는거냐' 물으니 그 친구 역시 '두 번 읽는 문장이 많다'고 했다. 하아. 잘 모르겠다, 왜 두 번 읽어야 했는지. 그것이 번역의 탓인지, 프랑스의 정치와 문화를 내가 모르는 탓인지, 낯선 용어들이 수두룩한 탓인지. 두 번 읽는다고 해도 무슨 말인지를 모르겠는 문장이 자꾸 튀어나와서 힘겨운 독서였다. 휴...




시몬 베유에 대한 책은 기존에 두 권을 읽었기 때문에 이 책은 안읽고 넘어가려고 했었다. 그러나 얼마전에 '한나 아렌트'의 전기를 읽고 너무 감탄해 쓴 페이퍼에 몇몇 알라디너들이 '시몬 베유가 [나, 시몬 베유] 에서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을 비판했다'고 하는 게 아닌가. 아아, 온몸으로 짜릿해지는 순간이었다. 한 명의 대단한 여성을 다른 대단한 여성이 비판할 수 있다니. 나는 꼭 읽고 싶었다.



더욱이 나는 연합군의 침묵에 대해, 악의 평범성이나 집단적 책임을 말하는 한나 아렌트와 같은 지식인 마초이스트들과는 달리 부정적인 의견을 갖고 있지 않다. 이들의 비관주의는 나를 거북하게 만든다. 나는 심지어 이것이 손쉬운 속임수라고도 생각하는데, 누구에게나 죄가 있다는 말은 누구에게도 죄가 없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는 자신의 나라를 살리기 위한 방편을 백방으로 찾기 위해, 나치의 책임을 보편적 책임에 녹여내어 더 이상 아무런 의미도 갖지 못하는 비인격성을 부여하고자 했던 절박한 독일인이 찾아낸 해결책이다. 양심의 가책이 일반화되면 개인적으로는 선한 마음을 가졌다는 이유로 스스로를 용서한다. '내게는 책임이 없어. 모두가 그렇듯이.' 수많은 저서에서 역사의 비극이 닥쳐올 때마다 모두가 죄인이며 책임자이기 때문에 누구도 어떤 것도 할 수 없었고, 인간의 야만성에서 예외란 존재할 수 없었다고 주장하는 이를 상징적인 인물로 추대해야 할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특히나 아이히만 재판에 대해서 아렌트가 남긴 말에 대해 생각해보면 더더욱 그렇다.

악의 평범성을 신봉하는 이들의 기본적인 비관주의를 무너뜨리는 것은 우선적으로 그들 자신의 비겁함인 동시에 당시 의인들이 무릅썼던 위험이다. 이들은 어떤 것도 기대하지 않았고, 오히려 일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몰랐으면서도 자신이 알지 못하던 사이인 유대인들을 돕기 위해 모든 위험을 감수했다. 그들의 행위는 악의 평범성이란 존재하지 않음을 입증해주었다. 의인들의 공로란 우리가 그들에게 진 빚만큼이나 실로 어마어마하다. 어떤 개인들을 구함으로써 그들은 인간됨의 원대한 크기를 증언해주었다.

어딘가에서 수용소 내부에서 사람들이 잘못된 행동을 일삼았다는 구절을 읽을 때면 나는 즉시 덤벼든다. 신만이 우리가 어떤 조건에서 살아남았는지, 우리의 일상이 얼마나 참혹했는지 아시리라(사실은 신도 몰랐으리라 생각한다). 자기 자신의 목숨을 구하고, 쓰러져 다시는 일어날 수 없는 이웃의 시체를 보고도 휩쓸려버리지 않는 것을 잘못된 행동이라는 말로 일컬을 수 없다. (p.77-79)




한나 아렌트는 도대체 유대인을 학살한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보러 갔다가 악의 평범성에 대해 얘기하게 된다. 나는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을 읽을 때 그것이 어떤건지 너무나 잘 이해할 수 있었다. 한나 아렌트도 유대인이었고, 유대인 학살이 일어나는 가운데 살았던 사람이니까. 시몬 베유 역시 마찬가지. 유대인이고 그 지독한 시간을 견뎌냈다. 그러나 시몬 베유가 한나 아렌트와 다른 점이 있다면, 시몬 베유는 학살한 사람보다, 잔인한 짓을 저지른 사람보다 '의인'에 더 집중했던 사람이었다는 거다. 위의 인용문에서처럼 악의 평범성을 비난하면서도 의인에 대해 얘기하지만, 시몬 베유는 나중에 프랑스의 정치인으로 일하면서도 프랑스가 유대인의 학살에 가담했던 아픈 역사를 인정하면서 그보다 더 강한 마음으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대인을 도와주고 싶어했던 사람들'이 있었음을 끊임없이 상기시킨다. 한나 아렌트는 악에 집중했다면 시몬 베유는 그보다 선에 더 집중했달까.




이 책, [나, 시몬 베유]를 읽으면서 인상적인 건 시몬 베유가 스스로 내린 결정들에 대해 스스로 '내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p.258)'고 하는 부분이었다. 과거의 일들을 떠올리면서 그 때 반대를 겪었던 상황도 얘기하는데, 오랜 시간이 지나서 그 일에 대한 회고록을 쓰면서 자신이 그때 내린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는 말이, 내 기억에 의하면 두번 정도 나온다.


한나 아렌트 역시 마찬가지였다. 한나 아렌트는 악의 평범성을 얘기한 후에 많은 유대인들로부터 질타를 받는다. 그러나 한나 아렌트는 자신의 생각이 잘못됐다 여기지 않는다.



이는 어찌보면 굉장히 똥고집스런 면이지만, 나는 그들이 자신의 결정을 후회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그 결정에 대해 이미 진지하게 생각을 한 후 내린 결론이기 때문이라고 확신한다. 누가 내리는 어떤 결정이든 백프로 좋기만한 건 아닐 것이다. 내가 하는 말이나 내가 하는 행동은 누군가에게는 옳은 걸로 보이겠지만 누군가에게는 멍청하게 보이기도 할 것이다. 나를 즐겨찾기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처럼, 나를 싫어하는 사람이 생기는 게 바로 그 이유 아니겠는가. (알고보니 나를 트윗에서 블락한 사람이 오백명 이상이더라 ㅋㅋㅋㅋㅋ) 그러나 중요한 건 나인것 같다.



언젠가부터 어떤 결정을 함에 있어서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점은 '내가 나중에 이것을 후회하지 않을 것인가' 이다. 과거의 내 결정들이 나중에 생각해보면 부끄러웠던 적이 더러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대한 묻고 또 묻는다.'후회하지 않을 것인가', '나는 이런 결정을 내리는 내가 괜찮은가' 하고. 그렇게 결정을 내리고나서 시간이 흐르면 나는 나에게 '역시 내가 옳았어'라고 말하게 될 확률이 높다. 시간이 더 지나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내 결정을 후회하지 않고, 또 내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 쪽으로 나아가고 싶다. 그런 점에서 시몬 베유의 '내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는 문장은 매우 좋았다. 맞아, 우리는 후회하지 않는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해야해.





수용소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조직도, 음식도, 빛도 없었다. 어떤 남성들은 여성들에게 끔찍한 협박을 하기도 했다. "우리를 이해해줘요. 몇 년동안 여자라고는 구경도 못 했다고요." 단테가 말한 지옥이 여기 있었다. 무척 점잖았던 한 헝가리 소년이 기억난다. 그는 열세 살이었는데 너무나 혼란스러워 보여서 우리는 안쓰러운 마음에 그를 거두었다. 소년은 이렇게 말했다. "남자들이 나를 버렸어요. 나는 혼자예요.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어요. 어떻게 먹을 걸 찾아야 할지 모르겠어요. 더 이상 여자들이 없으면 남자들은 우리로도 만족할 거예요." 심장이 떨어져 내리는 듯했다. 나는 속으로 이렇게 물었다. '이 지옥을 탈출하고 난 아이들은 무엇이 될 것인가?' (p.67)




'대니 보일' 감독 '킬리언 머피' 주연의 영화 《28일 후》는 좀비 영화다. 살아남은 몇 안되는 인간들은 계속 살아남기 위해 애를 써야 하는데, 살아남은 인간들중 남자들은 여자 인간을 강간하려고 해서 주인공 무리는 그들과 싸우고 은신처를 벗어나야 했다. 이런 일은 왜 벌어지는가. 모두가 고통스럽고 위태로운 시간을 살고 있는데, 왜 그 안에서도 이런 일이 벌어지는가.




지금 그는 얼마 되지 않는 여성들과 수많은 남성들과 함께 국립묘지(팡테옹)에 안장되어 있다. 의회장에서와 비슷한 성비일 것이다. 죽은 그의 얼굴에 나치 인장을 표기하며 모욕을 주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는 몹시 괴로웠다. 임신중단 연설을 하는 그에게 나치와 같다느니 태아를 가스실에 넣는다느니 하며 모욕을 가했던 남성 의원의 얼굴들이 겹쳐졌다. (옮긴이의 말, p.315)




시몬 베유는 유대인 학살에서 살아남은 사람이다. 그러면서도 선한 쪽이 더 많다는 것을 언제나 기억하려는 사람이고. 그런 사람에게 누군가는 '나치'라며 모욕을 한다. 사람들이 다른 사람을 '나치'라고 비난할 때, 거기에 도대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알고 있는걸까. 상대를 나치로 만드는 순간 자신은 선한 이미지를 덮어 쓴다고 생각하는 걸까. 아니면 자기는 유대인을 숨겨주고 구해준 데 힘을 쓴 의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인걸까.


얼마전에 친구들과 페미니스트를 나치로 비유하는 숱한 일들에 대해 얘기하는데 그 중 한 명이 그랬다. '그러고보면 나치가 너무 악의 대표격 취급을 받는 것 같다'고. 이럴 때는 딱, 한나 아렌트의 말이 맞다는 생각이 든다. 여자들에게 나치라고 침 튀겨가며 비난하는 사람들이야말로 평범하게 악을 재현하고 있는 사람들이 아닌가.





바로 이러한 무실체성을 한나 아렌트는 아돌프 아이히만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녀는 그를 영혼 없는 괴물로 내세우는 데 반대한다. 그를 그런 식으로 악마화한다면, 비록 악마적인 위대함이라 할지라도 그에게 적합하지 않은 어떤 위대성을 부여할 위험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악마화는 사람들이 아무런 대항도 못하고 무기력하게 내맡겨져 있는 검은 세력과 관계를 하고 있다는 인상을 일깨운다. (p.233)






얼마전에 알라디너이자 트친인 분이 댓글을 달아주셨다. '네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다면 이사를 가서라도 너에게 나의 한 표를 주겠다'는 것이었다. 나는 그분께 '나는 털면 먼지가 수북하게 쌓이는 사람이라 안된다'고 거절했는데, 그건 전혀 거짓없는 진실이다. 일전에 다섯권짜리 람세스를 읽으면서 람세스의 아내인 '네페르타리'에게 감탄한 적이 있다. 오래전의 일인데, 왕의 아내로 살면서 정치에 이러저러한 조언을 해주는 거다. 그 일은 내게 너무도 어렵게 느껴졌다. 그 책을 읽으면서 어린 나는(사실 그렇게 어린 건 아니었지만), '왕의 아내는 되지 않을테다' 같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생각을 한 적이 있었는데, 보건부장관, 유럽의회 의장이기도 했던 시몬 베유를 보면서도 나는 이렇게는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시몬 베유가 자신이 하는 가치판단을 믿었던 것만큼 나도 내 가치 판단을 믿는 사람이긴 하지만, 시몬 베유가 가진 지식, 세상을 두루 살피는 눈 같은 것은 나따위가 여기서 따를 수 없는 것이여... 내가 여성학을 아무리 공부해도 정희진 쌤처럼 될 순 없겠다, 생각하는 것처럼, 아무리 가치판단을 열심히 하고 옳은 쪽을 바라보려한다 해도 시몬 베유처럼 큰 사람이 될 순 없을 것 같다.



그렇지만 이렇게나 큰 사람이 있었다는 사실이 기쁘다. 법조인이면서 정치인이기도 했던 사람, 남성들만 가득한 의회에서 낙태에 대해 발언할 수 있었던 사람. 크- 너무 근사하지 않은가. 이런 여성들이 세상 곳곳에서 좀 더 많이 보였으면 좋겠다. 그래서 어리고 젊은 여성들이 '나도 저렇게 퇼테야!' 포부를 가지고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나는 관련된 책들을 많이 읽었다. 여기에 그것을 전부 인용할 수는 없지만, 그중에 프리모 레비의 『이것이 인간인가』가 있다. 나는 이 책이 1947년에 출간되자마자 무척 빠르게 읽고 이렇게 말했다. ˝어떻게 이런 책을 이렇게 빠르게 쓸 수 있지?˝ 그나 남긴 업적은 여전히 내게 불가사의하게 남아 있다. 프리모 레비는 즉각적으로 완전한 명료함에 다다랐으나 이 명료함은 그를 자살로 몰고 갔다는 점에서 비극적이기도 했다.- P81

나는 갓 열여덟 살이 되어 제일 어렸기에 혈기 왕성한 레지스탕스들에게 둘러싸여서 질문 공세를 받아야 했다. 그들은 분별없는 질문을 던졌다. ˝정말 친위대원들이 개를 데리고 여자들을 임신시켰어?˝ 일상의 모든 부분이 나를 숨 막히게 했다.- P88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인권운동가들에 대해서, 그리고 그들이 여론과 미디어에 힘입어 정치계에 행사하는 압력에 대해서 일정한 정도의 의심을 가지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국제적인 윤리‘라는 이름으로 묘사되는 모든 것에 불편함을 느꼈다. 물론 사람들을 화해시키려는 시도는 칭송받아 마땅하나, 그들의 선한 의도와는 달리 인권운동이 실제로 목적을 달성하는 일이 드물었음을 지적할 수밖에 없겠다. 인권운동가들은 오히려 한 쪽을 ‘선한 쪽‘이라 칭하고 다른 쪽을 ‘나쁜 쪽‘이라 손가락질하면서 반목을 급진화하는 역효과를 불러오기도 했다. ‘보편‘ 인권에 대해 거북함을 느꼈던 또 다른 이유는 이 보편 인권이란 것이 실제로는 모두를 위하지 않았기 대문이었다. 적용되는 기준은 늘 이중적이었다. 중국과의 무역협정을 두고 협상할 때는 침묵이 금이었다. 푸틴의 마음을 사로잡고자 할 때는, 그의 시민 정신을 칭찬하면서 그의 부족한 인권 의식은 못본 체했다. 잣대가 향하는 쪽은 언제나 약자고, 강자는 표백된다. - P180

나이가 들면서 나는 점점 더 여성의 대의를 위해 투쟁하게 되었다. 내가 점점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이유는, 역설적이지만, 살면서 여성이기 때문에 얻은 기회가 많았기 때문이다. 학교에서는 항상 선생님들의 예쁨을 받는 학생이었다. 아우슈비츠에서는 내가 여성이기 때문에 한 여성이 일이 덜 고된 작업반으로 나를 지정해서 나를 보호해준 덕분에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쉽지 않은 삶이었지만 나를 지켜준 사람들을 만나왔다. 이 모든 것은 여성의 권리에 대한 내 입장이 개인적인 복수심에서 오지 않는다는 뜻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여성을 위한 기회는 그저 운에 맡져겨 있었고 법이나 제도를 통해서 기대할 수 없었다. - P239

쇼아 기념 재단은 교육적이거나 역사적인 목적을 가진 문화 기획만을 후원했다. 그러나 많은 이들, 특히 창작자들은 상상력이라는 이름으로 쇼아에 얽힌 기억과는 관계없는 몽상을 펼치곤 했다. 이탈리아 영화감독 로베르토 베니니를 예로 들자면, 그는 자신의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에 대한 후원을 요청했다. 요청이 거절된 것은 당연했다. 수용소에서는 어떤 아이도 아버지 옆에 있을 수 없었고, 영화의 결말처럼 기적적이고 우스꽝스러운 해피엔딩은 해방을 맞은 어떤 수감자도 경험하지 못한 것이어서 현실과는 거의 관련이 없는 이야기였다. - P251

비록 어떤 이들이 내 태도에 놀랐을지언정 내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 P258

책에는 세계가 담겨 있다. 아이는 아이가 읽는 책과 책을 쓴 저자에 대한 의견을 제 몫대로 형성해나갈 것이다.- P260

낙태 수술을 즐겁게 받는 여성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이 문제는 그저 여성의 말을 듣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여성에게 낙태는 비극이고, 언제나 그러할 것입니다.- P270

루마니아의 독재자 니콜라에 차우셰스쿠는 출산율을 높이겠다는 명목으로 만 40세 이전에 아이를 4명 낳기 전까지 낙태를 금지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그 결과 1967년 루마니아 신생아 수는 전년 대비 거의 2배로 늘어났으나 해가 갈수록 그 수는 계속해서 줄어들었따. 고아원에 맡겨지는 아이의 수가 크게 늘었고, 영양결핍과 유아사망이 만연했다. 1989년에 낙태 금지법이 폐지되기까지 모성사망비는 7배 증가했다.- P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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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20-02-18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변혁의 중심에 시몬 베유와 같은 여성이 있었음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덮었더럤어요.
지금도 힘든 그 ‘낙태‘라는 문제를 굳건한 신념으로 철학으로 꿋꿋이 밀어붙였던 그 모습은 존경심까지 생길 정도.

다락방 2020-02-19 09:49   좋아요 1 | URL
맞아요, 비연님. 똑똑하면서도 용기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잖아요. 보건부장관도 유럽의회 의장도 그냥 똑똑하다고 될 수 있는게 아닌데, 굉장히 용기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계속 사람들의 선함을 보고 믿으려고 하는 것도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어딘가에서 누군가는 정말이지 치열하게 생각하고 싸우고 있기 때문에 세상이 변화하는 거라고 믿어요.

비연님과 저도 여러모로 화이팅!!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