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큰 여자는 울지 않는다

지난번 페이퍼에 언급했듯이, 《중급 한국어》에서 지혁씨는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친다. 카버, 카프카, 세익스피어, 체호프 등의 소설가들을 등장시키며 강의를 하는데, 학생들이 그 강의를 어떻게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아주 재미있게 들었다. 아니, 읽었다. 아, 나도 글쓰기 수업 같은거 대학때 교양으로 들었으면 좋았을텐데, 라고 생각했지만, 내가 대학을 졸업한지도 어언 …
















좀전에 친애하는 ㄷㅂㅁㄹ 님의 페이퍼를 읽었다. 최저임금과 기본소득을 얘기하는 페이퍼였는데, 페이퍼중 '카프카'의 <변신>이 언급된다. 그러자 샤라라랑~ 어제 읽은 지혁씨의 카프카가 생각났다. 좀 길지만, 가져와보겠다. 아주 재미있는 부분이다.




여러분 다 읽어 오셨나요?

흔히 카프카의 소설들을 환상문학으로 분류하죠. 오늘 우리가 살펴볼 「변신」 같은 소설이 대표적입니다. 아마 읽지 않았더라도 내용은 알고 있을 거예요. 한 남자가 어느 날 갑자기 벌레가 되어 버리는 이야기. 유명한 첫 문장이죠? "어느 날아침, 불안한 잠에서 깬 그레고르 잠자는 자신이 침대에서 흉측한 해충으로 변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하지만 이 이야기의 핵심은 잠자가 벌레로 변하지 않았다는 데 있습니다. 무슨 말이냐고요? 제 얘기를 잘 들어보세요.

질문을 바꿔 볼까요? 잠자가 ‘어떤‘ 벌레가 되었는지 아는 사람 있나요? 바퀴벌레 무당벌레 장수하늘소? 끔찍한 벌레인 것은 맞아요. 구체적으로 묘사된 부분을 보면 커다란 곤충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카프카는 끝까지 이 벌레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우리에게 알려 주지 않아요. 절대로요.

물론 변신 자체가 일어나지 않았다는 뜻은 아닙니다. 변하긴 변했죠. 카프카가 「변신」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는 분명 ‘동물이 된다는 것‘이니까요. 다만 그 변신이 어느 하나의 정체성에서 다른 정체성이 되는 건 아니라는 뜻입니다. 잠자의 변신은 인간이 바퀴벌레가 되거나, 기린이 되거나, 코끼리가 - 되는 것 같은 변신이 아니에요. A에서 B가 된 것이 아니라,

A에서 물음표가 된 것입니다. 이동이 아니라 실종이에요. 제 생각에 카프카가 우리에게 말하고 싶은 건 이런 겁니다. 잠자는 우리가 모르는 어떤 ‘동물‘이 되었지만, 이 동물은 무엇으로도 이름 붙일 수 없다, 우리는 그것의 정체를 알 수 없고, 알아서도 안 된다, 잠자가 속한 세계는 결코 우리에게 이를 허락하지 않는다, 그것은 영원한 어둠 속에, 우리의 인식 밖에 숨겨져 있어야만 한다・・・・・・.

이 그림 좀 보실래요? - P130~131



그리고 소개된 그림은 책의 본문을 찍는 대신 검색해서 찾아왔다. 바로 이것.


이건 카프카 생전에 발표되었던 변신의 표지입니다. 이 작품이 출간될 때 카프카는 출판사에 한 가지 부탁을 했다고 해요. 절대로 벌레의 모습이 보여서는 안 된다고. 여기서도 그렇죠? 남자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쥐고 있고(이미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있죠.) 반쯤 열린 문틈으로 보이는 것은 어둠뿐입니다. 아무것도 없어요. 아니,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요. 보이는 것은 무섭지 않습니다. 정말로 무서운 것들은 눈에 보이지않죠. 오직 상상만 할 수 있을 뿐입니다. 생각해 보세요. 정말로 우리를 두렵게 만드는 것은 어떤 것들인가요? 닫힌 상자, 어두운 문틈, 골목길 모퉁이, 내일 일어날 일, 다가오지 않은 미래……. 진정한 공포는 우리가 알지 못하고 보지 못하는 텅빈 공간에서 비롯됩니다.

아, 한 가지 빼먹었네요.

백색의 종이………. - P132



아 너무 재미있지 않나요, 여러분? 나는 대학 때 왜 이런 강의를 들어보지 못했는가. 아, 들을 수가 없었지. 나는 학교를 잘 안다니는 학고 먹는 학생이었으니까. 만화방에서 라면 먹으며 만화책이나 보던 학생이었으니까. 인생이여, 학창 시절이여 …


자, 카프카에 대해 계속 들어보자.


전에 우리가 서사의 기본 구조에 관해 이야기한 적 있었죠?

갔다가 오는 것이 모든 이야기의 기본이라고요. A가 일상에서 비일상의 세계로 넘어갔다가,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A’가 되는 것이 여행과 이야기의 구조라고 했었어요. 그렇다면 카프카는 어떨까요? 카프카에게도 이 모델을 적용할 수 있을까요?

카프카의 소설에서 주인공들은 아주 강렬한 비현실을 경험하죠. 하루아침에 갑자기 벌레(라고 부르지만 실제로는 뭔지 알 수 없는 것)가 되기도 하고, 죄도 없이 체포되어 소송에 휘말리기도 하고, 도저히 들어갈 수 없는 성에 들어가기 위해 애쓰기도 합니다. 하지만 공통점이 있어요. 현실에서 비현실로 넘어갔다가 결국 돌아오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그림으로 그려 보면 아마 이렇게 될 거예요. - P142



카프카의 소설이 비극처럼 읽히는 이유는 어쩌면 그래서일지도 모르겠어요. 일상으로 돌아와 다른 사람이 될 기회를 허락받지 못하기 때문이죠. 잠자는 벌레 비슷한 것이 되었지만, 다시 사람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외롭게 죽고 말아요. 겉으로는 아버지가 던진 사과 때문에 난 상처로 죽은 것 같아도 찬찬히 읽어 보면 잠자는 거의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 것처럼 보이죠. 카프카의 다른 인물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원치 않는 방식으로, 우연히 혹은 갑자기, 비일상의 세계로 추방된 그의 인물들은 거기에 영원히 갇혀 버립니다. 돌아오는 길은 없고, 빠져나갈 수 있는 길은 오직 하나뿐이에요. 죽음. - P143


그건 일상으로 돌아오는 방법이 아니라 일상과 비일상으로 나뉜 세계와 차원 자체를 떠나 버리는 행위죠. 죽음은 심판이나 형벌이 아니라, 선택입니다. 탈출인 거예요. 잠자는 추락하는 비행기 안에서 탈출 버튼을 누른 거죠.

죽기 전, 카프카는 가장 친한 친구였던 막스 브로트에게두 번이나 편지를 씁니다. 자기가 죽으면 출간된 소설은 절판시키고 발표하지 않은 원고들은 모조리 불태워 달라고요. 막스 브로트는 알겠다고 말하고, 카프카가 죽은 뒤 그의 모든 원고들을 출간합니다. 만약 막스 브로트가 없었다면 우리는 카프카라는 작가를 얻지 못했을지도 몰라요. 아이러니하게도, 비현실에 가 있던 카프카의 원고들(A)은 그의 죽음 이후죽음 대신 일상으로 돌아와 새로운 존재(A)가 되었습니다. 우리의 세계, 우리의 차원 속에서 불멸을 얻은 거죠. 그의 주인공들과는 달리요. - P144



카프카의 소설을 저런 간단한 그림으로 표현했다면, 다른 소설들을 어떻게 표현했을까. 처음에 이미 다른 소설에 대한 표현을 한 터다.



주인공 A는 오른쪽의 일상에서 왼쪽의 비일상으로 갔다가 이렇게 반원을 그리며 다시 일상으로 돌아옵니다. 익숙한 곳을 떠나 낯선 곳으로 향했다가, 처음 떠났던 원래의 자리로 귀환하는 거예요. 여행처럼요. 하지만 정확하게 떠났던 그 자리로 돌아오는 건 아니죠. 그림에도 보면 이 반원의 지름만큼 다른 위치로 돌아오게 되잖아요? 도착 지점에 미세한 변화가 생기는 겁니다. 마치 오랫동안 여행을 다녀온 우리가 조금 다른 사람이 되어 있는 것처럼요. 그러면 돌아온 A는 뭐가 될까요? B? C? 아니면 그대로 A?

만약 A가 제대로 된 여행을 다녀왔다면 아마 A는 A‘가 되어 있을 거예요. 작지만 분명한 변화를 겪게 되는 거죠. 진짜여행은 우리를 변화시킵니다. 마찬가지로 좋은 이야기는 결말에 변화가 들어 있어야만 해요. 작품의 주제, 작가의 최종 메시지가 거기 들어 있으니까요. 왜 직접 말하지 않냐고요? 작가는 하고 싶은 말을 직접 하지 않습니다. 그래선 안 돼요. 그저 주인공의 마지막 변화를 통해 자신의 메시지를 독자와 관객에게 ‘보여 주는‘ 거죠. 돈텔, 벗 쇼, 앞으로 지겹게 듣게 될 말일 거예요. 말하지 말고 보여 줘라. 직접 들이밀지 말고 간접적으로 넌지시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소설이란 하고싶은 말을 끝까지 하지 않는 거예요. 다른 좋은 예술도 마찬가지고요. 설명하거나 가르치려 들면 끝나는 거죠. - P38


아 재미있지 않습니까. 너무너무 재미있지 않습니까. 문학 강의 듣고 싶다. 지혁씨가 하는 건 글쓰기 강의이지만.

아니 그런데 이 강의 속에 합평 있다는데, 그건 좀 싫어…



문지혁 작가님, 옮기다 보니 너무 많이 인용한듯해 송구합니다.


이만 총총.


댓글(5) 먼댓글(0) 좋아요(3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잠자냥 2023-07-11 15: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휴, 자꾸 잠자 잠자해서 듣는 잠자냥 깜놀깜놀 ㅋㅋㅋㅋㅋ
인용 문구 보니 참 재미있는 소설 같아요!

저 소설 창작 강좌 들으러 다닌 적 있는데 거기서도 합평합니다. 그놈의 합평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사람들이 견디지 못하고 계속 사라짐. 그런데 참 재미난 게 첫 시간 자기소개 때 글쓰기(소설)에 대해 진지하고, 열정적이고 막 글이 아니면 죽음을 달라, 웅장하게 부르짖던 사람들일수록 가장 먼저 사라지더라고요. 그래서 전 그게 무엇이든 과잉자들을 믿지 않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7-11 16:15   좋아요 2 | URL
이 작가가 애초에 제일 먼저 쓴 소설은 SF 더라고요. 참 신기하죠? 저는 문지혁 작가의 다른 책들을 읽고 싶고, 그런데 그 책들이 SF 라는 걸 아니까 읽기 싫은 마음 … SF 아닌 책이 나오면 그건 읽어야지~ 이러고 있습니다. ㅋㅋㅋㅋㅋ

저 합평 너무 싫을 것 같아요. 남의 글 합평 하기도 싫고 내 글 누가 합평하는 것도 싫을듯요. 소설 창작 혹은 글쓰기 수업에서 합평은 피해갈 수 없는건가요? 역시 저는 에세이나 써야겠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글이 아니면 죽음을 달라, 이러는 건 좀 별로. 글 외에 다른 걸 넣어도 별로입니다. 글 아니면 나 죽어, 너 아니면 나 죽어. 그런 거 너무 싫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글 아니라고 내가 죽냐? 너 아니라고 내가 죽냐? 이런 자세로다가 살아갈 것입니다.

비 많이 오는데 책이나 사러 갈까요? 흠흠.

단발머리 2023-07-11 16: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글쓰기는 아니고 글쓰기에 관련된 국문과 수업 들어갔다가 욕을 100만원치 먹고 장렬하게 전사한 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아주 안 좋은 추억이죠. 교수님, 왜 그러셨나요? ㅋㅋㅋㅋ이런 수업이라면 저도 듣고 싶어요!!

그리고 제가 아까 페이퍼에도 썼는데, 저는 너무나 강렬하게 이 벌레가 ‘노인‘으로 여겨져요. 이 벌레가 노인이라는 뜻이 아니라, 잠자를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가 아주 강렬하게 ‘노인에 대한 태도‘라 여겨져서요. 그래서 저는 그 글이 참 읽기 어렵더라구요.

예전에는 모든 책이 육아서로 읽혔는데, 요즘에는 ‘늙음‘에 대한 메타포가 많이 보이고 또 자주 그렇게 읽혀서 제가 늙긴 늙었구나, 그런 생각을 자주 합니다. 하하하!

다락방 2023-07-11 16:48   좋아요 2 | URL
저는 단발머리 님이 변신에 대해서 노인으로 여겨진다고 글을 쓰신걸 보고 아!! 이렇게 되었어요. 아니, 너무 그렇잖아요? 단발머리 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그 태도에 대해서 말예요. 저 안에, 존재하지만 들여다보고 싶지 않은, 그런데 완전히 무시해버릴 수만도 없는, 보이고 싶지도 않은 그런 존재요. 그리고 인간이란 결국 언젠가는 노인이 되잖아요? 저는 위의 책에서 설명한 것처럼 표지에 그게 어떤 벌레인지 넣지 말아라, 라고 한 것. 그래서 보이지 않을 때 더 두려움을 느끼게 되는 것에 대해서, 그 대상을 노인으로 놔도 전혀 무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우리가 늙어감에 대해 하루하루 더 두려워하고 있으니 말이지요. 단발머리 님도 그렇고 문지혁 씨도 그렇고 이렇게 연달아 변신에 대해 보고 나니, 저는 <변신>을 다시 읽어봐야겠어요.

책읽는나무 2023-07-11 2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 님이 왜 문지혁 작가에게 지혁씨라고 한 줄 알겠군요.^^
글이 참 심오하고 재미나군요.
읽으면서 가만 생각해보니 맞아요. 잠자는 어떤 벌레라고 말한 적 없었어요.
요즘 10대들에게 유행하는 질문 있잖습니까!
˝엄마 아빠는 제가 자고 일어났더니 바퀴벌레로 변신했다면 어떡할 거에요?˝
울 애들이 바퀴벌레로 착각해서 말한 건지는 모르겠으나, 순간 잠자가 바퀴벌레였던가? 헷갈리면서 심오한 소설이었던 것 같았는데 바퀴벌레라고 생각한 순간 혐오스러워지던...ㅋㅋㅋ
덕분에 다시 심오한 소설이었던 시간으로 돌아왔네요.^^
A에서 B가 아닌 A에서 물음표가 된 이동이 아니라 실종이 된 거다!
A는 A‘가 된 것! 현실과 비현실, 일상과 비일상!
심오합니다.
현실과 비현실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요?
아까 단발 님 페이퍼에서도 잠자 벌레를 노인으로 취급한다는 것도 일리가 있군요.
10대들의 질문이 결국 부모인 우리가 역으로 질문해야 할 것이었을 수도 있었겠습니다.ㅋㅋ
 

고춧잎에 벌레가 잘 생긴다는 말을 들어 알고는 있었지만, 그게 나에게 해당되는 말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야? 나는 어차피 아주 작은 베란다 텃밭일 뿐이고, 게다가 고춧대 네 개? 정도 있는 작은 화분 하나일 뿐인데. 그러나 놀랍게도 그것은 내 일이 되었다. 미쳤나봐. 아니 이게 무슨 일이야. 도대체 왜 베란다 텃밭의 고추 화분에 벌레가 생기는거야? 아주 작은 검은색 움직이는 벌레도 있었고 으, 징그러운 진딧물도 있었다. 진딧물은 참 이상한 특성이 있는게 모든 잎에 전체적으로 한두마리씩 있는게 아니라, 하나의 식물에만 다닥다닥 붙어 있더라. 보일 때마다 가위로 잘라주긴 했는데, 여간 징그러운 게 아니다. 이게 내내 고민이었던 터. 이모에게 말하니 입장에서 포도 농사중인 이모부를 통해 약을 주겠다는 거다. 아니, 무슨 약? 베란다 텃밭은 유기농을 자랑해야 하는게 아닌가. 게다가 이 작은 식물들에 무슨 약? 안될말이다. 나는 필시 방법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 검색을 해봤는데, 역시나 찾아냈다. 유튜브를 통해 보니 물+베이킹소다+주방세제를 섞어 뿌리면 생긴 진딧물도 다 죽는다는 게 아닌가! 게다가 이것은 딱히 유해한 것 같지도 않잖아? 나는 분무기에 시키는대로 넣어 흔들어 잎들에 뿌렸다.


뿌리는 김에 옆의 바질들에도 뿌리고 방울토마토 잎에도 뿌렸다. 벌레가 옮겨갈까 무서웠기 때문에. 특히나 바질 절대 지켜! 그러나 내가 시키는것보다 더 많은 세제를 넣은걸까. 벌레는 생기지 않았지만 잎들이 검정색으로 죽어가기 시작했다. 오, 신이시여. 이것이 바로 시행착오란 말입니까. 아니, 잎들 왜 죽어 ㅠㅠ 나는 세제가 남아있기 때문인가 싶어, 이젠 분무기에 깨끗한 물을 넣고 그 뒤로 틈날 때마다 뿌렸는데, 잎들이 하나씩 둘씩 죽고 있었다. 죽지마, 살아!! ㅠㅠ 내가 잘못했어!!



게다가 콩은, 약을 뿌린 것도 아닌데, 그냥 시름시름 앓다가 다 죽어버렸다. 역시, 우리 집에서 서울대는 무리였니? 너는 노력했지만 집안 환경 너무 너무였어? ㅠㅠ 지난 주말, 다 죽어간 콩의 줄기며 잎들을 화분에서 치워내고 다 뽑으면서 콩 네 알을 수확했다.




아니, 나는 분명 검정콩을 심었는데 왜 이런 색깔의 콩이 나온거지? 엄마랑 들여다보며 왜 검정콩인데 이런색이지? 덜자란건가? 의아해했다. 그리고 밥할 때 넣어먹자, 하고는 그릇에 담아 두었는데, 아니, 나는 다음날 이런 광경을 목격하게 됩니다.



내가 처음 심었던 바로 그 검정콩이 되어버림. 시간이 지나니 콩이 살이 빠지면서 색이 변하고 이렇게 검정콩이 되어버리는거다. 이거슨 무슨 매직인가 … 엄마랑 신기하다고 들여다보고 그냥 두고 있다.


아무튼 내게 남아 있는 고추야, 바질아, 토마토야 … 병들지 말고 무럭무럭 자라렴 ㅠㅠ



토요일에는 아가 조카를 볼 겸 남동생 집에 갔었다. 내가 남동생 집 앞에 도착했을 때 조카는 막 잠들었다고 하길래, 옳거니, 그렇다면 까페에서 책 좀 읽다가자, 하고는 남동생 단골 까페로 가 커피를 한 잔 시켜두고 책을 펼쳐 읽었다. 그런데 요가를 한 후 샤워를 하고 왔기 때문인지 자꾸만 졸린거다. 꾸벅꾸벅 졸면서 아, 책 못읽겠다 치워두고 나는 샤워를 마친 남동생이 오기를 기다렸다. 잠시후, 남동생이 도착해 내 옆자리에 앉았다. 그러더니 나를 보고 이러는 게 아닌가.


"누나 코에 코딱지 있다."


나는 경악해서 그럴 리가 없다고, 얼른 스마트폰의 화면에 내 코를 비쳐보았다. 내 코의 형태는 보이지만 코딱지는 안보이는데? 그리고 코딱지가 있으면 느낌이 있을거잖아? 안보이길래 


"그럴 리 없지, 안보이는구먼."


했는데, 남동생이 보더니 으휴, 하고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손가락 내 코에 넣어가지고 ㅋㅋㅋㅋㅋㅋ 코딱지를 떼주는 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렇게 자기 손에 묻은 좁쌀보다 더 작은 코딱지를 보면서 아 드러 하면서 ㅋㅋㅋㅋㅋㅋㅋㅋ휴지 가져다 자기 손을 닦았다. 에잇 더러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그런 남동생을 보고 깔깔 웃다가, 속으로 생각했다.


'이 세상 천지에 내 코의 코딱지까지 떼줄 사람 누구인가. 얘 밖에 없지 않나.'



어제 회사 동료와 순대국밥 먹으면서 이 얘기를 했더니 동료가 그랬다.


"찐사랑이네요."


그렇다, 찐사랑. 내 코의 코딱지까지 떼주는 내 남동생. 내가 이런 남동생을 가지고 있다. 문득, 얘가 아기 아빠가 되었기 때문에 이걸 해줄 수 있었던게 아닐까 싶기도 했다. 육아 하면서 아가 똥 싼것도 다 치우고 씻기고 그러다보니 누나 코딱지까지 떼줄 수 있었던 거 아닐까? 아무튼 남동생의 큰사랑, 빅사랑 느끼고 왔다.



저녁에는 다같이 갈비를 구워 먹으러 가기로 했다. 고깃집으로 걸어가는데 남동생이 올케 손을 잡았고 올케는 아가 손을 잡았고 아가는 내 손을 잡았다. 결국 네 명이서 손잡고 나란히 걷는데, 그 순간이 어찌나 좋은지. 아가 조카의 작은 손이 내 손안에 느껴지는데 이거야말로 찐행복 이었다. 난 이 아이가 정말 너무 좋다.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좋다. 




주말에 책을 읽으면서 투비에 간단히 사진 올렸는데 ㅋㅋ 올리고나니 ㅋㅋ 아, 이거 못참는 사람들 있겠다 싶었다. 그 사진은 바로 이것.



독서대 뒤의 포스트잇 플래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저게 그러니까, 책을 다 읽고 팔려고 하면 거기 붙어 있는 거 떼야 되니까, 떼서 그냥 되는대로 아무데나 붙이는 게 바로 나란 사람이다. 책장, 책상, 독서대 … 그래서 저 지경 된건데, 나는 분명 '간식이 있는 독서 타임' 이런거 보여줄라고 찍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올리고나니 저 포스트잇 어쩔 ㅋㅋㅋㅋㅋㅋㅋㅋ정리정돈 잘하고 깔끔한 사람들이 보면 뒤로 넘어가겠다 싶은 거다. 저는 괜찮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저 사진에서 내가 '사람들이 못참겠다'고 생각한 부분은 포스트잇 뿐이었건만 ㅋㅋ 케찹도 지적 당했다. 정갈하게 못하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저는 머릿속에서 정갈했거든요? 저라고 머릿속에서부터 '세상 난잡하게 뿌려야지' 이러겠습니까? 머릿속에서는 분명 '정갈 정갈 단정 단정 깔끔 깔끔 심플 심플' 이런다고요. 그런데 그런 것이 나의 손을 거치면서 저렇게 되어버리는 …



괜찮다.

나는 혼자니까.

혼자니까 괜찮다.

내가 저렇게 한다고 해서 누구도 스트레스 받지 않는다.

나는 혼자니까.

이게 바로 내가 혼자여야 하는 이유인 것이다!

누구와도 함께 할 수 없어. 이런 내가 괜찮은 건 세상에 나 뿐이다!!



책살거다.

왜 책 살거라고 새삼스럽게 쓰냐면,

알라딘에 페이퍼 쓰는데 책 한 권도 안넣을 수 없잖아요?




이거 정희진의 오디오 매거진 들으면서 장바구니에 넣어뒀는데,

아니 정기구독 기간이 끝나버렸 …

어쩌겠나. 1년 다시 재구독 했다.

선생님, 오래 해주시기 바랍니다.











이건 친애하는 ㅈㅈㄴ 님의 서재에서 알게된 책인데,

이거 산 다음에 집에서 '젠더'가 제목에 들어가는 책 모두 꺼내서 사진 찍어보고 싶어졌다.

이거 내가 꼭 한 번 해볼게요, 얘들아 …












여러분은 코딱지를 떼주는 누군가를 갖고 있습니까?


아무튼, 찐사랑 받고 사는 나는 그럼 이만 총총.




댓글(32) 먼댓글(0) 좋아요(2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은오 2023-07-11 10:0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우와 내 남동생 코딱지 코에 손가락 넣어서 직접 빼줄 생각하니까 죽고싶다... 차라리 죽겠어.. 극혐 ㅋㅋㅋㅋㅋ 남매간에 어떻게 그게가능하죠?!
플래그는 정말 또 봐도 ㅠ ㅋㅋㅋㅋㅋ 너무 충격적 ㅠㅠ 어떻게 저게 안거슬리실수가있냐고요!! 아니 그럴 수 있죠.... 결혼하면 제가 따라다니면서 뗄게요...

다락방 2023-07-11 10:01   좋아요 3 | URL
저도 남동생 코딱지 못 떼줄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남동생의 저에 대한 찐사랑 제가 느낍니다. ㅋㅋㅋㅋㅋㅋ
저도 저에 대해 분석을 자주 하는 편인데요, 왜 독서대에 저렇게 플래그를 붙이느냐 하면, 저란 인간은 멀리 내다보지 않고 바로 눈앞의 것만 보는 사람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새우깡을 얻어먹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갈매기는 저 먼 곳에 뭐가 있는지에 대해 신경을 덜 쓰잖아요? ‘지금 플래그를 붙이면 나중에 지저분하다‘까지 나아가지 못하고 ‘일단 이 책에서는 떼!‘ 이게 되어버리는 것 같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현실주의자 …(좋게 해석)

결혼하면 술과 음식은 제가 늘 제공하겠습니다. 흠흠.

잠자냥 2023-07-11 10:20   좋아요 4 | URL
자매간에도 불가능해.........

다락방 2023-07-11 10:25   좋아요 3 | URL
저 조카 것은 떼어줄 수 있을 것 같아요!! ㅎㅎ

잠자냥 2023-07-11 10:57   좋아요 3 | URL
ㅋㅋㅋ 라파엘님 진짜 웃겨요. 제가 단 댓글 ‘자매간에도 불가능해.......˝에 좋아요 눌렀대요. 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07-11 09: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못참는 사람= 잠자냥, 은오
이해하는 사람 = 독서괭
코딱지 찐사랑 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7-11 10:03   좋아요 1 | URL
독서괭 님, 이리 와요. 내가 안아줄게요. 와락- 꼭 안고 잠시간 있겠습니다.
세상에 이런 저를 이해해주는 사람이 있으니, 저는 외롭지 않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게다가 찐사랑 남동생 가지고 있는 저는 행복합니다!! ㅎㅎ

건수하 2023-07-11 10:23   좋아요 3 | URL
음? 독서괭님... (아련) 그런 분인 줄 몰랐어요...

다락방 2023-07-11 10:29   좋아요 1 | URL
독서괭 님은 저랑 같은 ‘눈 앞의 새우깡‘ 파이십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07-11 11:47   좋아요 3 | URL
못참는 사람에 수하님 추가! 이해하는 사람에 미미님 추가! ㅋㅋ
근데 저는 겹쳐서 붙여놓긴 합니다..(거리두기)
아, 전 안아주는 거 좋아하니까 거리두기 취소!

은오 2023-07-11 11:55   좋아요 0 | URL
음.... 근데 미미님도 올리시는 사진 보면 정갈함 그 자첸데.... 미미님 또한 다락방님정도는 아니실거라 예상합니다.
다락방님 ㅋㅋㅋㅋㅋㅋ 근데 괜찮아요!! 다락방님이 깔끔하시기까지하면 너무 인간미가 없잖아요?!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07-11 11:57   좋아요 1 | URL
사실 저도 미미님은 그냥 넓은 마음으로 하신 말씀 아닐까 싶어요…

은오 2023-07-11 11:58   좋아요 0 | URL
ㅠㅠ.... 다락방님! 화이팅! 괜찮아요!

다락방 2023-07-11 11:59   좋아요 1 | URL
아니 뭐야, 그러면. 제가 난잡함 챔피언이란 말입니까, 지금??

은오 2023-07-11 12:14   좋아요 0 | URL
그.... 맞긴 한데 난잡함은 좀 심하니까 무질서함? 어지러움? 챔피언 정도로 할까요? 아 이것도 좀.... 다락방님! 괜찮아요!

다락방 2023-07-11 12:19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위로하지말아욧!! 비참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거리의화가 2023-07-11 10: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몇 분들의 반응들이 대략 예상이 되는군요^^;
근데 정말 남동생이 코딱지까지? 저는 남동생이 둘이나 있지만 남보다 더 데면데면한 사이라 결코 불가능한 상황입니다ㅋㅋ

다락방 2023-07-11 10:27   좋아요 2 | URL
저도 남동생이 코딱지까지 떼줄 줄 몰랐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이 새끼 이거, 찐사랑이네? 혼자 생각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집에 저렇게 해놔도 아무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환경에 있습니다. 정리정돈 기가 막히게 잘하는 여동생은 저랑 따로 살고 있으므로 … ㅋㅋㅋ 엄마는 뭐, 저랑 별반 다르지 않아요. 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3-07-11 10: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코딱지 찐사랑!!
나의 두 남동생은 어떻게 나올 것인가?
아마도 제 코에 자기 손가락 넣어 줄 생각은 없이 그 손가락으로 삿대질 하며 ˝누나!!! 코딱지!!!!!˝ 하면서 배꼽잡고 웃을 것 같네요.
큰 동생은 막 웃진 않을 것 같은데 막내는 배꼽 빠지게 웃을 것 같은 느낌!!!! 걘 나 놀려 먹는 재미로 사는 애라....ㅜㅜ
근데 저도 동생들의 손가락이 훅 들어오는 거 못견딜 것 같아요. 남편 손가락도 싫어요. 스킨십 그닥 안 좋아해서요.ㅋㅋㅋ
근데 다락방 님네 국민 남동생이라면 참을 수 있을 듯 합니다^^;;;

고추 화분은 아쉽네요!!!ㅜㅜ
고추는 키우기 쉽지 않다고 들었어요. 햇볕을 오랫동안 봐야 한다더군요. 텃밭에 심어도 한 번씩 약도 뿌리고 해야 건강하게 자라더라구요.
주방 세제 섞어서 뿌리는 건 진딧물 초기 때 가능하다고 들었어요. 이미 많이 진행된 진딧물은....ㅜㅜ
그래도 다른 화분에 안 옮아 다행입니다.
검은콩도 저도 신기합니다^^

다락방 2023-07-11 10:24   좋아요 1 | URL
제 남동생도 저 놀리는 맛에 삽니다. 아주 즐거워합니다. 저도 남동생을 세상에서 제일 웃긴 사람이라 생각하고 있으니 잘 맞는 존재지요. 그래서 아가 조카도 저랑 즐거이 놀아줄 수 있는게 아닌가 합니다. 제아빠가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아서요. 남동생이랑 아가 조카 또 보고싶네요. 흑흑 ㅠㅠ 아가조카는 사랑입니다.

주방 세제를 제가 너무 많이 넣은걸까요. 잎들이 검정색으로 죽어버리는데 아오 미치겠어요. 여태 잘 자라주다가. 저는 고추를 꼭 수확해보고 싶은데 말이지요!
제가 이번에 처음으로 베란다 텃밭을 해보면서 배운게 있습니다. 그것은 뭐냐! 바질만 키우자!! 입니다. ㅋㅋ 키우는 게 어렵지도 않고 수확하면 페스토도 만들고 좋더라고요. 상추나 치커리는 솎아주는 걸 제가 잘 못해서 안되겠어요. 내년에는 바질을 많이, 그리고 방울토마토. 이렇게만 심을까 합니다. 고추 벌레 노노해 ㅠㅠ

미미 2023-07-11 10: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독서 스탠드에 플래그가 저렇게 붙어 있습니다. ㅋㅋㅋㅋ
남동생의 찐사랑 부럽네요. 저라면 휴지로 떼어줬을텐데 맨손은 사랑이죠!
게다가 다락방님이 읽어보라고 주는
책은 다 읽는다고 저번에 본 것 같은데. 그런 동생 어디 더 없나요? 대출이 된다면...ㅋㅋㅋ

다락방 2023-07-11 10:20   좋아요 2 | URL
미미님, 제 과입니까? 독서 스탠드에 플래그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눈앞에 보이면 닥치는대로 붙여 버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남동생 취향이 편협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제가 그에 맞춰 주고 있긴 합니다. 그러느라 아주 힘들어요. 요즘 아가가 커서 그런지 독서 속도가 빨라져서 자꾸 대줘야 돼요. 저는 다른 읽고 싶은 책 많은데 남동생 줄 책 읽느라 힘듭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7-11 10: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파리들에게 애절하네 ㅋㅋㅋㅋ 아니 그러다 서울대는 왜 갑자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과 콩 네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코딱지 남동생 찐사랑이네요.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저 플래그랑 케첩 다시 봐도 정말 어질어질해요.
대체 왜 그래요? 손이? ㅋㅋㅋㅋㅋㅋ
다부장님 댁에 은오 좀 들여놓고 싶네요.

전 코딱지 떼주는 사람 필요 없어요. 코딱지 싫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근데 생각해 보니 제가 냥이들 눈곱 떼주고 다니네요?

젠더 사진 기다릴게요. 그러나 좀 정돈해서 올리길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7-11 10:19   좋아요 2 | URL
아…
‘젠더 사진 기다릴게요‘ 에서 히힛, 얼른 올리고 싶다, 이랬다가
‘좀 정돈해서 올리길‘ 에서 하아 … 올리지 말까? 이렇게 되어버리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7-11 10:21   좋아요 3 | URL
아......알았어요. 책 그냥 올려요..대충대충..
책은 참을게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7-11 10:25   좋아요 1 | URL
똥손이라 죄송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07-11 10: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음.. 저도 대충 떼서 붙이는 편이지만 줄을 맞추려 노력하는 편인데...
NS 왔다갔다 하는 저는 플래그는 약간 놀라긴 했습니다? 놀라서 케첩은 못 봄 ㅋㅋ

코딱지...음... 저는 고양이랑 아이 꺼만 떼줄 수 있습니다...

다락방 2023-07-11 10:28   좋아요 1 | URL
저는 저렇게 난잡한 것에 대해 별 신경 안쓰이거든요? ‘아 누군가는 신경쓰일 수 있겠다‘ 정도랄까요. 진짜 별 생각 없는데, 줄을 맞추는 것에 대해서라면 생각부터 스트레스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는 노트에 글 쓸 때도 줄 따위 무시해버리는 사람이라서 말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조카 코딱지는 떼줄 수 있을 것 같아요!!

망고 2023-07-11 12: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희집은 진딧물 없애려고 계피물 만들어서 뿌려줘요 물에 계피가루 탄 거. 효과가 있긴 있으니까 뿌리는 거겠죠? 제가 하는게 아니고 부모님이 하시는 거라ㅋㅋㅋㅋ 제 경험상 물이 부족하거나 통풍이 안되면 진딧물같은 것들이 잘 생기더라구요 그래서 실내화분에도 많이 생겨요ㅜㅜ

그나저나 저는 동생분보다 다락방님이 더 대단^^ 어떻게 내가 아닌 남의 손가락이 내 작고 소중한 콧구멍에 들어오는데 그걸 참고 있을 수 있어요?ㅋㅋㅋㅋ저는 생각만해도 소름이ㅋㅋㅋㅋ

다락방 2023-07-11 13:54   좋아요 1 | URL
오오 계피가루 탄 게 효과가 있나요? 그렇다면 저도 다음엔 계피가루 해봐야겠어요. 아무래도 세제는 식물을 죽이기도 하는 것 같아요. 지금 간절한 마음으로 더이상 죽지마, 다치지마! 하고 있습니다. 흑 ㅠㅠ

실내 화분에도 진딧물이 생긴다니 ㅠㅠ 진딧물 너무 징그러워요 ㅠㅠㅠ 싫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 특히 고춧잎이 그렇더라고요. 한 번이라도 고추 따먹고 싶은데, 아직 멀었는데, 그런데 벌레라니 흑 ㅠㅠ

아, 콧구멍에 쑥 들어온 건 아니고요. ㅋㅋㅋㅋㅋ겉에서 보이는 곳에 있었던가 봅니다. 물론, 살짝 들어오긴 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hnine 2023-07-11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검정콩이 처음부터 검은색이 아나라니, 너무 신기해요!!
콩꼬투리 속에서 좀 더 있어야 검은색으로 성숙하나봐요.

다락방 2023-07-11 13:55   좋아요 0 | URL
네, 저도 너무 신기했어요!! 검정콩 심었는데 검정콩이 아니라서 신기하고 그런데 하루 지났더니 검정콩으로 변신한것도 신기하고요! 제가 심어보지 않았다면 몰랐을 겁니다. 아 그래서 너무 좋았어요. 이렇게 콩을 심고 키웠더니 몰랐던 사실을 하나 또 알게 됐네! 하면서요. 후훗.
 














오늘 출근길에 들고 온 책은 '문지혁'의 《중급 한국어》이다.

어제 읽던 책을 다 읽고 이제 뭘 읽을까 한참을 망설이다 한 권 골라 읽기 시작했는데 영 내 타입이 아니었다. 이건 안읽고 팔아버려야겠어, 라고 생각했다. 섹스 꼰대인 나에게는 읽을 수 없는 책인 것 같았다. 그렇게 중도포기한 책을 덮고 자고 일어난 오늘 아침, 한나 아렌트의 책을 들었다 놓고 이번달 같이읽기 책 도서인 《성의 변증법》도 들었다 놓았다. 나는 왜 매번 내가 책 선정해서 같이 읽기를 진행하면서, 왜 매달 선정 도서 읽기 싫은 걸까. 자꾸만 미루고 미루게 된다. 성의 변증법 빨리 시작해야 할텐데 … 각설하고,


최종 선택은 중급 한국어.

《초급 한국어》에서는 미국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지혁씨가 《중급 한국어》에서는 한국에 돌아와 대학에서 시간 강사를 하며 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그러는 사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았고. 시간 강사의 월급은 얼마 되지도 않는데, 어쨌든 세시간 운전해가며 지방에 가 여섯시간 수업을 하는 일주일 중에 하루를 보내는 지혁씨의 학교-업무- 이야기와 자라고 있는 아이의 이야기가 보여진다. 그리고 나는 이런 문장을 보게 된다.



2주 차 수업에서 나는 앞으로 다시 말할 기회가 많지 않을 글쓰기의 기본 원칙들을 강조한다. 그중 하나는 문장부호에 관한 것인데, 이를테면 느낌표(!)나 물음표(?), 말줄임표(……), 심지어는 쉼표(,)조차 너무 많이 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문맥을 통해 의미를 '보여 주는' 것이 아니라 부호를 통해 손쉽게 '말해 주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반복하거나('!!!!!') 섞어 쓰는 것('?!?!')은 당연히 더욱 좋지 않고, 이런 일이 반복되면 글의 수준은 처참해질 수밖에 없다. -p.49



네?

지혁씨, 지금 저 저격하시는 거예요? 

완전 난데?

내 글을 그동안 봐왔던 사람들이라면 알겟지만 내가 얼마나 반복을 많이 하던가. 문장 부호뿐만 아니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의 반복 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의 반복도 미친듯 쓰고 있는데, 아아, 이렇게 반복하는 내 글의 수준은 처참한 것이었어!! 아아, 반성합니다. 그러고보니 지혁씨의 말이 틀린 거 하나 없네요. 문장부호와 자음 혹은 모음을 반복하는 내 행위는 문맥을 통한 의미 보여주기가 아니라 손쉽게 말해주는 방식이었던 것이다. 내가 그렇게 반복함으로써 읽는 사람들은 내 감정을 손쉽게 알 수 있을 것이었다. 그러니 내 글이 쉽게 읽히는 것이었고. 아, 여러분은 처참한 수준의 글을 읽고 계셨습니다. 이 문장 오늘 아침에 지하철에서 읽고 아, 내 얘기다, 내 얘기야, 지혁씨가 나를 저격했다!! 아아 얼마나 찔렸는지 당신은 모르실거야 …

나도 문맥을 통해 뜻을 보여주는 고급진 글을 쓰도록 노력해 봐야겠다. 글쓴 시간이 몇 년인데 처참한 수준에 머무를 순 없지. 고급진 글, 고급진 글을 생성하자!! 어휴 … 피곤하다.

어쩌면 우아함이 나와 거리가 멀듯이 고급짐도 나랑 거리가 먼 거 아닐까?



지혁씨가 아이들에게 수업하는 과정중에 여러 책들이 언급되는데, 그중에는 '제임스 조이스'의 <애러비>도 있다. ㅋ ㅑ ~ 지혁씨 수업 나도 좀 듣고 싶네요. 내가 애러비를 얼마나 좋아했는지!! 여러분, 애러비 읽어 봤어요? 짝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애러비 꼭 읽어봐요. 애러비, 기가 막혀요!!




매일 아침 나는 길 쪽 응접실 바닥에 누워 그녀가 사는 집 대문을 지켜보았다. 블라인드가 문턱에서 2센티미터도 안되게 낮게 드리워져 있었으므로 내 모습을 들킬 염려는 없었다. 그녀가 계단으로 나오면 가슴이 뛰었다. 나는 현관으로 달려가 얼른 책가지를 낚아채고 뒤를 쫓아갔다. 갈색옷을 입은 그녀 모습을 내내 눈에서 놓지 않았고, 서로 길이 달라지는 지점이 가까워지면 걸음을 재촉하여 그녀를 앞질렀다. 이런 일이 아침마다 계속 되풀이되었다. 몇마디 의례적인 말 말고는 제대로 말을 걸어본 적도 없지만, 그녀의 이름은 나의 어리석은 피를 온통 끓어오르게 만드는 소환장 같은 것이었다.-제임스 조이스, 애러비, p.113








그리고, 천사.



에피파니(epiphany)라는 말은 원래 종교용어로 쓰이던 말입니다. 우리 말로는 현현 또는 신현이라고 부르는데, 주로 신학에서 사용하던 개념이죠. '무언가 나타나는 시간,' 즉 신을 만나는 순간이랄까요. 한번 상상해보세요. 길을 가다가 하나님을 만난다면? 마트에서 천사와 마주친다면? 어떻겠어요. 당장 식당에서 지도교수님만 만나도 깜짝 놀랄 텐데, 당연히 굉장히 당황스럽고 어떻게 보면 거룩하고, 조금은 두렵기까지한 그런 시간이겠죠. -p.72



마트에서 천사와 마주친다면, 이라는 문장에서 나는 갑자기 '나윤선'의 <천사>를 떠올렸다. 그리고 그 천사는 나를 오래전으로 데려다 놓았다. 그러니까, 그를 처음 만났던 그 때로.

그 때 나는 내가 '나보다 어린 여자'를 만나러 간다고 생각했었다. 가방 속에는 만나면 선물해야지, 하고 나윤선의 시디가 들어있었다. 그런데 약속 장소에서 내가 만난 건, '나보다 어린 남자'였고 크게 당황한 나는, 가방 속에 준비한 선물은 주지 않아야지, 생각했다. 이런식으로 남자를 만나러 내가 나온 게 아니었는데, 괜히 선물이랍시고 내밀었다가 상대가 오해를 할까봐 저어되었다. 지금 이 시디를 눈 앞의 이 남자에게 주지 않아도 내가 선물할 친구들은 많다, 가져가자. 실제로 나는 그 시디가 너무 좋아서 여러명의 친구에게 선물했던 터다. 그런데,

1차를 지나 2차에 자리잡고 앉았을 때, 그는 가방에서 주섬주섬 시디를 꺼냈다. 나에게 선물해주고 싶다며 시디를 준비해온 것이었다. 어라? 그렇다면 내가 어떻게 선물을 받고만 있지? 나는 그대로 집으로 가지고 가려던 시디를 꺼내면서 말했다. 나도 준비해왔어요, 하고. 그 때 내가 내민 시디가 나윤선의 <천사>가 실린 시디였던 거다.














천사 속에서 화자는 빈둥대다 출근을 늦게 하게된 상황. 그 때 눈앞에 천사를 보고는 시간을 좀 늦춰달라 부탁한다.



그날은 글쎄 태연하게도

출근도 않고 빈둥빈둥

콧노래 마저 흥얼대면서

덩달아 나도 뚜뚜뚜

시간은 금세 지나가잖아

눈 깜빡 할 새 살금살금

오히려 내가 초조해져

이를 어쩌나 뚜뚜뚜

반짝 머리속에 환한 빛이 반짝

아주 순식간에 눈부시게 빛이

내 눈 앞에 선 당신은 누구?

어디선가 본 낯 익은

하늘 어딘가 살고계시다던 분

말씀 많이도 들었습니다만은

하얀 날개가 무겁지 않으신지

정말 눈이 부셔요 천사

한가지 부탁 해도 될까요?

시간을 잠시 멈춰주시면

제가 오늘 좀 늦었거든요

초면에 죄송해요 뚜뚜뚜







그 날 그와 헤어지는 일은 몹시 힘들었다. 그는 내게 집에 들어가지 말라고 했고, 나는 그런 그에게 거절을 말하느라 힘들었다. 내 마음은 클레오가 되어 노래부르고 있었다. 너와 함께 지내고 싶은 밤 부모님의 허락이 필요하지만~~ ㅋㅋㅋ 이거 아님. 부모님의 허락이 필요한 나이는 지나 있었다. 그 때 내 나이, **였단 말이다. 성인. 그러나 내가 여기서 그가 원하는대로, 그리고 내가 원하는대로 그와 함께 밤을 보낸다면 나는 두고두고 후회할 것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게다가 오늘 그와 함께 지낸다면, 그를 다시는 만나지 못할 것 같았다. 그러니까 한 번 잔 여자가 될 것 같은 거다. 나는 그렇게 되기가 진짜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싫었다. 그래서 이를 악물고 집으로 갔지만, 그렇다고 그와 손 한 번 잡지 않고 갔겠는가!! 


다음날 아침 눈을 번쩍 뜨고나서 아, 망했다. 어제 내가 대체 그와 무슨 말을 했던가, 무슨 행동을 했던가. 나의 이불킥 시간이 시작되었다. 이불킥 이불킥. 미쳤어 미쳤어 정말 미쳤어. 아니 왜그랬어. 이러면서 나의 19금 시간들을 후회했다. 아, 왜 어쩌자고 그런 일을 ㅠㅠ 아마 다시는 나에게 연락하지 않겟지, 다시는 보자고 안하겠지, 아아, 차마 민망해서 연락도 못하겠다. 이러고 시간은 잘도 가고 있었는데, 그날 저녁, 그로부터 연락이 왔다. 천사를 듣고 있다고 했다. 다음날 출근길에서도 그는 지하철 안에서 나윤선을 듣고 있노라 했다. 나는 그와 그 일(어떤 일?)로 연락이 끊어지지 않았다는 게 기뻤고 천사가 정말 천사한 것 같았다. 오랜 시간이 흘러, 당연하게도 우리는 더이상 만나지 않는 사이가 되었고 그는 심지어 아예 먼 나라로 가버렸다. 또 오랜 시간이 흘러, 그가 먼 나라에 정착해서 연락이 닿았을 때, 그는 정착하러 오는 먼 길인만큼 대부분의 자기 소유 짐들을 버리고 왔노라 했다. 책도 시디도 다 버리고 왔노라고. 나는 그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속으로 '아, 내가 준 나윤선 시디도 버렸겠구나' 라고만 생각했는데, 그는 내 마음을 읽기라도 한듯 말했다.

"당신이 준 나윤선 시디만 가져왔어요."

그 때 내 마음이 어땠을지 누가 알 수 있을까. 그렇지만, 이제는, 이제는 버렸겠지. 이제는. 


이게 다 지혁씨 때문이다. 지혁씨가 마트에서 천사를 만난다고 해버려서, 월요일 아침에 내가 천사를 떠올렸고, 천사, 를 떠올리면 어김없이 자동연상되는 그를 떠올리고 말았다. 오늘 아침엔 어쩐 일인지 그가 보고 싶어서 엉엉 울고 싶어졌다. 보고싶어 ㅠㅠ 그렇지만, 다 큰 여자는 울지 않는다고 누가 그랬더라. 퍼기가 그랬다.





책을 샀다.

































《이갈리아의 딸들》은 몇 년전에 구판으로 읽었는데, 어쩐 일인지 다시 읽어보고 싶어서 다시 샀다. 흠.


《우리는 당신들이 불태우지 못한 마녀들의 후손이다》는 실비아 페데리치의 책. 8월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도서이다.


《지리의 힘》은, 학창시절 한국지리 세계지리 진짜 더럽게 못했기 때문에 샀다.



월요일이 시작되었다.


댓글(30) 먼댓글(1) 좋아요(3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카프카 변신에 대한 글쓰기 강의
    from 마지막 키스 2023-07-11 15:03 
    지난번 페이퍼에 언급했듯이, 《중급 한국어》에서 지혁씨는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친다. 카버, 카프카, 세익스피어, 체호프 등의 소설가들을 등장시키며 강의를 하는데, 학생들이 그 강의를 어떻게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아주 재미있게 들었다. 아니, 읽었다. 아, 나도 글쓰기 수업 같은거 대학때 교양으로 들었으면 좋았을텐데, 라고 생각했지만, 내가 대학을 졸업한지도 어언 … 좀전에 친애하는 ㄷㅂㅁㄹ 님의 페이퍼를 읽었다. 최저임금과 기본소득을
 
 
잠자냥 2023-07-10 08: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 일이 뭘까….?

나윤선 저 음악이 언제적 음악인지 찾아보려 했는데 다부장님 서른한 살 때 일이라고라고라고……..

단발머리 2023-07-10 08:56   좋아요 0 | URL
나는 알지롱?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7-10 08:55   좋아요 1 | URL
(아, 나이 추측되는 글이었네. 나이 지울까…)


잠자냥 님도 집사2 따로 만난 처음, 그 일을 하신 것 같던데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3-07-10 08:56   좋아요 0 | URL
난 그거도 알지롱?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7-10 09:01   좋아요 1 | URL
성인들의 첫만남이란 그런걸까요? 아니면 유독 육체적 매력이 뛰어났기에 그랬던 걸까요?

=3=3=3=3

잠자냥 2023-07-10 09:41   좋아요 0 | URL
푸하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그 일....... 음 네.

다락방 2023-07-10 09:45   좋아요 0 | URL
이케이케 요케요케 꼼지락꼼지락 흠흠

단발머리 2023-07-10 08: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인생에... 처음 만나는 그 순간부터, 처음 본 그 날부터 나를 사로잡는 사람에 대해 깊이 있는 연구를 하고 싶습니다. 그러니까, 무엇이, 그 사람의 무엇이 나를, 이토록 사로잡는가. 예전에 마리 루티는 어떤 사람의 팔꿈치라고 말했던 거 같아요 (정확히 기억 안 나는, 나의 몹쓸 기억력) 그런 순간, 그런 찰나에 대해 제가 관심이 많습니다.
참고로... 제 인생에 그런 순간은 없었습니다.

<지리의 힘> 집에 있어요. <성스러운 동물 성애자> 나도 사야할까요? 🙄

다락방 2023-07-10 09:04   좋아요 2 | URL
처음 만나는 순간부터 사로잡는 사람은 돌아서기 너무 힘든것 같아요. 그것은 그래서 축복인지 저주인지 모르겠습니다. 평생의 사랑을 저당잡혀버린 것 같은 그런 기분.

그렇지만 저는 처음부터 좋았던 사람이 계속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을 늘 합니다. 단발머리 님을 처음 만났을 때, 그 때부터 저는 단발머리 님이 참 좋았어요.

성스러운 동물 성애자를 읽고 싶은데 읽기 싫은, 알고 싶은데 알기 싫은 그런 마음입니다. 동물성애자, 라니. 으..

그런데, 지리의 힘 2 도 있는거 아세요? 아오. 한 권 샀는데 한 권 더 사야 한다니 ㅠㅠ

단발머리 2023-07-10 09:10   좋아요 0 | URL
저도 다락방님 처음부터 좋았어요. 처음 만난 그날부터. 그 해의 그 여름 날을........ 저는 기억합니다. 예쁘게 보이고 싶어 평소에 잘 하지 않는 눈화장을 했더랬죠. 엄청엄청 더운 날이었고. 화장실 가서 보니 나는 팬더였고........... 그 날이 우리 처음 만난 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웃프다.

1권 읽고 2권 삽시다요!!!

잠자냥 2023-07-10 09:43   좋아요 3 | URL
그나저나 팬더 단발머리 님 살짝 루팡 입성 축하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3-07-10 09:43   좋아요 2 | URL
축하받을 일 맞나요?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7-10 09:45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단발머리 님 루팡 되시니 이미 루팡이었던 제가 크게 기뻐하고 있다고 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7-10 09:54   좋아요 3 | URL
아니 우리에게 축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7-10 17:25   좋아요 0 | URL
다락방 님은 대도 루팡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23-07-10 10: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7-10 11: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먹는고란 2023-07-10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신이 준 나윤선 시디만 가져왔어요<고라니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그런데 동물성애자를 사셨군요!!! 다른 책도 그렇지만 동물성애자... 다락방님 리뷰 기다립니다ㅎㅅㅎ

다락방 2023-07-11 13:51   좋아요 0 | URL
짐 다 버리고 갔다고 해서 그러려니 했고 그러니 제가 준 시디가 버려졌다 해도 제가 특별히 서운하진 않았을 것 같은데, 그런데 제가 준 시디만큼은 가져갔다 하니 심장이 벌렁거렸습니다. 이 남자는 처음 만날 때부터 오랜 시간 후에 헤어질 때까지 심장 벌렁거리게 만들었던 남잡니다. 으하하하.

동물성애자 … 네, 읽는다면 쓰겠습니다. 고라니 님도 재독하면 꼭! 써주세요. 아, 어쩐지 두려워요 …

책먹는고란 2023-07-12 17:41   좋아요 0 | URL
하... 제 죽은 연애세포가 지금 다시 살아나고 있어요 이거 학술지에 실려야 해!! ㅋㅋㅋ 본인은 어떤 의도로 했는지 잘 모르겠지만... 별 생각 없을 수도 있지만 그거 받는 사람은 미치게 하는ㅠㅠ 그런 거 ... 그냥 저도 미쳐날뛰게 돼요 전 최근에 오랜만에 우연히 만난 분이ㅋㅋ(그분 업장에 제가 감) 빤히.. 계속 빤히... 바라보셔서 뭐...뭐묘 하면서도 이게뭐지?????????????????????????????????? 했다네요.

동물성애자!!! 책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괜찮은 것 같습니다. 다락방 님 리뷰 정말 좋아하니까 술술... 술술 읽고 리뷰 써주셨으면 좋겠어요. 정희진 선생님 해제도 제가 참. 좋아합니다.

다락방 2023-07-13 07:58   좋아요 1 | URL
저도 연애세포는 다 말라 비틀어졌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그래도 뭐랄까 아예 싹 없어지진 않은 것인가, 합니다. 저기 어딘가에 말라 비틀어져 있다가 물 주면 꿈틀꿈틀 살아나 커져버리는 … 뭐 그런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먹는고란 2023-07-13 13:25   좋아요 0 | URL
그러니가요 Hㅏ...... 몇 살을 먹어도 물만 좀 부어주면 다시 촉촉해질 것 같네요. 역시 사랑은 젊음의 전유물이 아닌가보다...^^(갑작스런교훈)

책읽는나무 2023-07-10 13: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호~
읽고 싶지 않다던 동물성애자 책을 결국!!ㅋㅋㅋ
은오 님의 영향력은 아주 은은하게 스며드는가 봅니다. 은며들다!!!!!

글을 읽다가 아....한 번씩 얘기하시던 외국 나가 있다던 그 남자가 이 남자였구나! 이제 퍼즐을 맞췄네요.ㅋㅋ
근데 만약 아직도 나윤선 CD를 버리지 않고 있다면 다락방 님의 마음은 어떨까? 그런 생각도 했습니다.
오늘 월요일 책탑만큼 심쿵해서 즐거운 날이네요^^

잠자냥 2023-07-10 17:25   좋아요 2 | URL
다부장 그 인간 외국 나간 남자가 많던데….

다락방 2023-07-11 13:50   좋아요 1 | URL
책읽는나무 님/ 아, 친애하는 알라디너 님의 선물입니다. 물론, 선물하기 전에 저에게 묻는 것도 잊지 않으셨습니다. 동물성애자, 괜찮겠니? 라고요. 저는 잠시 고민을 한 뒤에 오케이, 콜! 하였습니다. ㅋㅋㅋㅋㅋ

네네, 외국 나가 있다던 남자가 이 남자였습니다. 아하하하하하하하하


잠자냥 님/ 헉!! 이 남자들, 나 때문에 나간걸까요? 나를 피해 …

꼬마요정 2023-07-10 15: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동물성애자 리뷰 기다립니다. ㅎㅎㅎ 은오 님 리뷰 보고 저도 살 뻔 했으나 아직은 제목을 극복하지 못하고 서성이기만 합니다.
다락방 님은 무수한 추억들을 가지고 계신 것 같아요. 책 한 권을 읽어도 과거의 이야기들이 떠오를만큼요. 부럽습니다. 그런 기억들과 추억들과 경험들이 이렇게 다락방 님 글을 풍성하고 다채롭게 만들어주나 봅니다. ㅏㅏㅏㅏㅏ 가 많아도 좋아요. 재밌어요^^

잠자냥 2023-07-10 17:26   좋아요 2 | URL
요정 님 동물성애자 읽고나면 함부로 애들 궁디팡팡 못하게 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느낄까봐 무서워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꼬마요정 2023-07-11 11:46   좋아요 0 | URL
잠자냥 님… 저 결혼 전에 키우던 통통이 녀석이 중성화를 했음에도 제 손등에 몹쓸 짓을 한 적이 있어요!!!! 이 시키 뭐하나 했더니ㅠㅠ 아아아ㅏㅇ아ㅏ아 ㅋㅋㅋㅋㅋ 궁디팡팡도 안 해줬는데 왜!!!!!

잠자냥 2023-07-11 12:43   좋아요 1 | URL
손등에! 그래도 귀여울 거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
고양이란 녀석들은 대체 뭘해도 세상 귀여움. >_<

다락방 2023-07-11 13:49   좋아요 2 | URL
동물성애자는 읽는다면 아마도 뭔가는 꼭 쓰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좀 큰 마음 먹어야 가능해질 것 같아요. 아무튼 제가 읽는다면!! 꼭 쓰겠습니다. 다들 저처럼 뭔가 다가설까 하다가 뒤로 주춤하게 되는 그런 마음을 동물성애자에 대해 가지고 계시군요. ㅎㅎ
 

해외 유학이나 어학 연수의 경험이 전무한 내게는 '외국인 친구'가 없다. 단 한 명도 없다. 어떤 사람들은 해외 여행을 하면서도 친구도 애인도 잘만 사귀던데, 나에게는 그런 일도 없었다. 그러나 외국에 사는 친구들은 있다. 나를 알기 전에 이미 외국으로 거주지를 옮긴 친구들이거나 나를 알고난 후에 거주기를 옮긴 친구들. 그들은 저 멀리, 미국에 두 명이 있고 호주에 한 명이 있다.


그들이 대한민국이 아닌 그 먼 나라에 가 살기로 한 이유를 나는 알기도 하고 모르기도 한다. 알면 아는대로 모르면 모르는대로, 나는 그들에 대한 극진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먼 거리에 있는 만큼 자주 만나지도 않고 또 먼 거리에 있다고 자주 연락하는 사이도 아니지만, 그러나 내 애정의 리스트에 그 친구들은 올라 있다. 내게 몇 명의 남자사람 친구가 있는데 두 명이 그렇게 외국에 있고, 그리고 4개국어 이상을 하는 나의 여자사람 친구가 그 먼 곳에 있다.


오늘은 그중 미국에 있는 친구로부터 연락이 왔다. 내가 보내준 <주디스 헌의 외로운 열정>과 커피를 놓아두고 찍은 사진이었다. 좋은 책을 읽고 좋은 일요일을 보내고 있노라고 친구는 내게 감사인사를 전해왔다. 마침 엊그제는 내가 보내준 <초급한국어>를 단숨에 읽었노라 덧붙였다. 읽을까 하다가 남자 작가라 넘긴 책이었는데 아주 좋았노라고, 다시 읽어볼거라고 친구는 얘기하고 있엇다. 아마도 내가 보내준 책이 아니었다면 친구는 끝까지 그 책을 읽을 생각을 안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친구가 미국에 정착하고 난 뒤로 나는 꾸준히 책을 보내줬고 이제 친구의 방 책장에 다락방 이란 이름으로 한 칸이 따로 마련될 만큼 내가 보낸 책들이 쌓이고 있으며, 그 책들 모두 친구에게 좋았던 터다. 그 신뢰로 친구는 초급 한국어를 읽었고 아주 좋아했더랬다. 나는, 그걸 알고 친구에게 보낼 수 있었다. 왜냐하면, 내가 그랬으니까. 내가 그 책을 읽고 좋았으니까.



'정혜원'의 <나의 독일어 나이>를 읽었다.
















읽기전부터 제목과 표지에서 주는 느낌이 좋을거라는 기대를 갖게 만들었는데, 정말 좋았다.

무엇보다 작가소개를 보고 나는 아직까지 생각하고 있다. 무엇때문에, 어떻게 그녀는 거기로 가 살게 되었는가, 하는 것.

작가 소개에는 이렇게 써있다.



<2018년에 회사를 그만두고 살아갈 환경을 바꾸고 싶어 베를린으로 갔습니다. 독일어를 모른 채 모르는 사람들과 사물, 사건의 사연을 상상하며 베를린에서 1년 넘게 지냈습니다. 2020년부터 독일어를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언어를 배우듯 도시를 새롭게 알아가며 여전히 베를린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작가소개 중에서



회사를 그만두는 건 아주 많은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이다. 나도 그만둔 적이 있다. 그러나 살아갈 환경을 바꾸고 싶어 베를린으로 가는 건 드문 일이 아닌가. 왜, 어떻게, 그녀는 베를린으로 가게 되었을까. 무엇이, 어떤 일이 그녀를 베를린으로 이끌었을까. 만약 별자리나 사주를 본다면, '네 인생의 이 시점에 유럽으로 가게 될 것이다' 같은게 쓰여져 있는걸까? 무엇보다 독일어를 알기 때문에 독일로 간 게 아니라, 일단 간 후에 그 나라 말을 익히고 있다니. 이것이야말로 용기 아닌가. 



내 삶은 지극히 평범하다. 초,중,고,대학교를 거쳐서 회사에 들어와 회사 생활을 하고 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어떤 아픔이나 극한 행복이 있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어떤 특별함은 없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지극히 남들처럼 살고 있다고 할까. 그러니까 내게 '살아갈 환경을 바꾸고 싶어 베를린으로 갔다'는 것은 아주아주 특별해 보인다. 엄청난 결심으로 보이고, 인생의 축을 바꾸는, 인생의 방향을 바꾸는 걸로 여겨진다. 인생의 방향을 바꾼다? 내게 그런 일이 있었나? 


물론, 나 역시 내가 바라보는 방향이 있다. 나는 인간이라면 무릇 방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방향이 있다면, 그러니까 저기 앞에 어떤 목적지가 놓여있다면, 이리저리 흔들려도 결국은 목적지를 향해 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란 말이다. 그런데 독일로 간다는 것, 그러니까 그것이 꼭 독일은 아니어도, 내가 아직 언어도 모르는 곳으로 가 살아가기 위해 자리를 잡는다는 것은 그 방향을 완전히 전환하는 일이 아닌가. 정혜원은 어떻게 그런 결심을 했을까? 정혜원 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사람들. 태어난 곳이 아닌 완전히 다른 환경속에서 살아가기를 선택한 사람들은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나의 독일어 나이는 아주 짧은 에세이고 그것이 아주 커다란 흠이었는데, 그런데 이 짧은 에세이의 더 짧은 작가소개를 읽고 계속 그 생각이 난다. 어떻게, 살아갈 환경을 바꾸고 싶어서 독일로 갈 수 있었을까? 그것은 오랜 시간 그녀의 꿈이었을까? 그녀가 정해둔 인생의 어느 한 단계를 순차적으로 밟아나간 걸까? 아니면 아예 운이 바뀌어버린 걸까? 운명의 전환 같은 것이 일어난걸까? 왜 어떤 사람에겐 그런 선택이, 그런 결정이, 그런 방향 전환이 일어나는걸까? 나는 자꾸, 거듭 생각한다.



내가 이런 생각을 하든지 말든지, 일요일 밤은 가고 있다. 잘도 가고 있구먼.

하긴, 일요일이 언제 내 사정 따위 봐준 적 있었냐.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3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잠자냥 2023-07-09 23: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초급한국어> 땡기네요. ㅎ 이 책도 좀 궁금하구요. 다부장 님 아니면 궁금도 안 했을 책들-

저도 집사2하고 이 어처구니 없는 나라 떠서 다른 나라에서 살 궁리 안 하는 건 아닌데 그게 참 쉽지 않네요. 그래서 이 삶의 터전을 아예 바꿔버린 사람들의 그 용기가 참 대단하단 생각이 들어요.

부장님의 베트남행 응원합니다~~

다락방 2023-07-10 08:59   좋아요 2 | URL
<초급 한국어> 좋았어요. 막 별 다섯 좋은건 아니고 별 넷 좋았어요. 한국 남자 작가들 꼴보기 싫은데, 그런데 초급 한국어는 달랐습니다.

저는 언제고 낯선 나라에서 살아보고 싶다, 고 생각한 적은 수차례이지만, 그것이 그곳에서 죽을때까지 사는 걸 의미하진 않았어요. 결국은 이곳으로 돌아오는 일에 대해 생각했고 또 아예 이곳에 발을 끊는 것도 아니었어요. 저는 다니러 가고 다니러 오는 그런 삶을 생각했어요. 아마도 저는 이곳을 떠날 수 없는 사람이 아닌가 싶습니다.

베트남에 정착하면 연락할게요. 꼭 오셔야 하는겁니다!! ㅎㅎ

잠자냥 2023-07-09 23: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니….?


그래 자라… 6시 20분까지 출근하잖니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7-10 08:59   좋아요 1 | URL
이거 자주 해야겠어요. 일요일 밤마다.

자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23-07-10 00: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7-10 09: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초록비 2023-07-10 0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국 친구에게 책을 보내 주시다니 무한감동이네요 ㅠㅠㅠㅠ 저는 미국생활 xx년 동안 가족이나 친구에게 책 한 권 받아본 적이 없네요 ㅠㅠㅠ

다락방 2023-07-10 09:01   좋아요 1 | URL
오, 초록비 님도 미국생활을 오래 하셨군요! 저는 친구가 캐나다에 머물 때 캐나다로 책을 보낸 적도 있습니다. ㅎㅎ
먼 곳에 있는 친구에게 책을 보내는 일을, 제가 좋아합니다. 후훗.
초록비 님, 다시 외국에 가시게 된다면 말씀하세요. 제가 책 한 권쯤은 얼마든지 보내드릴 수 있습니다!!

초록비 2023-07-10 0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구분들 복받으셨네요! 다락방님도 복받으실 거예요. 외국에서 받아보는 한국어책 한 권이 얼마나 소중한지 한국에서는 상상하기도 어려울 것 같아요.

다락방 2023-07-11 14:00   좋아요 1 | URL
그래서 친구도 보내주는대로 바로바로 책을 읽는 것 같아요. 제가 보내준 책이 친구에게도 좋게 읽히고 또 그 시간을 즐거워하니 보내는 자로서의 보람도 아주 큽니다. 후훗.

거리의화가 2023-07-10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이라 생각해요. 어떤 도시든 여행 기간이 짧았기 때문에 그 곳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까지 이어지지는 않더라구요.
다만 한국에서 살면서 지칠 때는 좀 있어서 그럴 때는 진짜 어디 뜨고 싶다는 생각을 하다가도 현실적인 이유로 결국 내려놓게 됩니다. 언어는 힘들겠지만 그곳에서 정착해야 한다면 배워야 할 것 같아요. 그러니까 그 곳에 사는 이유와 계기가 중요할텐데 그 책에는 그 이유가 안 담겨 있나보네요. 그게 저도 궁금한데요ㅎㅎㅎ

다락방 2023-07-11 13:59   좋아요 0 | URL
저는 아주 오래전부터, 어릴 때부터 뉴욕에 살고 싶었는데요. 뉴욕에 여행다녀오고나니 그 마음이 사라지더라고요. 그건 뉴욕이 더이상 매력없는 도시라거나 해서가 아니라, 물가를 제가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아서였어요. 제가 지금 간다면 외국인 노동자에 이민자가 될텐데 그렇다면 고액 연봉자는 당연히 될 수 없을 것이고, 근근이 먹고 사는 정도로는 굳이 뉴욕에 살 필요가 있나 싶더라고요. 어릴 때부터 살아보고 싶었던 곳은 뉴욕이었는데 그 꿈은 접었습니다.

그렇지만 여행하다 아름다운 도시를 거니노라면, 여기에 살아보면 어떨까, 좋지 않을까 싶기는 해요. 그러나 그렇게 상상하는 순간에도 거기에서 오래오래를 꿈꾸진 않았던 것 같아요. 좀 지내다가 어쨌든 다시 내가 태어난 한국으로 … 이렇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아마도 대한민국에 짱박히지 않을까 하는데 말입니다. 하하하하.

저자는 독일에서 살아보기를 결정하기 전에 독일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더라고요. 아예 모르는 곳으로 간 게 아니라 분위기를 알고 간 것이긴 합니다. 아, 쓰다보니 저도 어딘가로 가고 싶네요. 훌쩍!!
 



이게 몇살 관람가였더라. 아무튼 로맨스 코메디라고 되어 있어서 보기 시작했는데, 이거 너무 재미있다.

일단, 여주인공 '제이네프의 나이가 49세라고 나오는데 좀 더 들어 보인다, 날씬하지도 않고 예쁘지도 않다. 게다가 이미 유자녀 기혼 여성이며 친정 아버지를 모시고 사는데, 친정 엄마의 장례식날, 남편은 일단 일 좀 하고 오겠다고 출근을 해버리고, 자신의 추도사를 대신 읽어주기로 해놓고서는 그 추도문을 갖고 장례식에 나타나지 않는다. 당황하고 어이없던 제이네프가 남편이 일하는 레스토랑에 찾아가니 그는 새로 온 젊은 여성셰프를 보며 활짝 웃고 농담따먹기를 하고 있는게 아닌가!


그간 제이네프의 삶은 딱히 즐겁지도 유쾌하지도 않았다. 십대의 딸과는 언제부턴가 관계가 틀어졌고, 친정 아버지는 늘 불평불만 투성이며, 남편과의 관계도 엉망진창, 게다가 가족 모두가 자신을 무시한다. 그런 차에 윗집에 사는 변호사가 돌아가신 엄마가 제이네프 앞으로 남긴게 있다며 서류봉투를 준다. 거기엔 엄마가, 순수하게 엄마의 돈으로 크로아티아에 집을 샀다는 계약서가 들어 있었다. 그 사실만 알고 장례식에 참석했다가 장례식날 빡이 올라올대로 올라온 제이네프는, 충동적으로 차를 끌고 크로아티아로 간다. 나는 당연히 크로아티아로 가기 위해서는 공항으로 가 비행기를 타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러면 저렇게 충동적으로 가면 안되는거 아닌가, 가방에 늘 여권이 있지 않을텐데, 라고 내 마음대로 생각했는데, 우리의 제이네프 그냥 운전해서 가는 부분. 제이네프가 사는 곳은 독일인데 그러니까 독일에서 크로아티아는 운전해서 갈 수 있는 거다.


네?


좋은데??


운전시간 길기는 했지만 어쨋든 힘든 여정을 마치고 드디어 엄마가 매매했다는 집에 도착한다. 그곳은 도심이 아니라 저기, 바다가 보이는 전망좋은 한적한 집이었고, 그런데 거기에는 이미 그 집에 살고 있는 성인 남자가 있었다. 그런 성인 남자는 왜 주인공과 나이대가 비슷한것인가. 나는 독일판 혹은 크로아티아판 <풀하우스> 보는줄 알았네. 아주 오래전에 만화 풀하우스 볼 때, 남주 라이더가 여주 엘리의 집에 살고 있었고, 그래서 엘리는 그런 생각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내 것을 찾는게 당신것을 빼앗는게 되어버렸네' 라고.


왜 그런 일이 일어날까?



여하튼, 그래서 졸지에 그 남자는 밖에 텐트 치고 살게 되는데, 이 남자, 그 지역에서 잡화점이며 술집이며 레스토랑이며 일 안하는 데가 없다. 게다가 평판도 좋아. 제이네프와는 서로 으르렁대지만 마을의 평판 좋은 남자인 것이다. 모두가 좋아하는 그런 남자 … 이런 남자로는 누가 있나 생각해봐도 딱히 떠오르는 남자가 없네. 그러나 모두에게 평판 좋은 여자 사람은 내가 잘 알고 있다. 그건 바로,


다락방 …



각설하고,

제이네프는 이 전망 좋은 집을 팔아 에어비앤비 하고 싶어하고 평판 좋은 남자 '요시프'는 그건 안될말이라고 하고 뭐 그러다가 둘 사이에 샤라라랑 로맨스가 싹터버리는 것이다. 로맨스가 싹트니까 이 둘이 섹스를 하게 되는데, ㅋㅋㅋㅋㅋ, 섹스 하기 전에 서로 고백타임.


"난 30년간 한 남자랑만 섹스했어요." 라고 여자가 말하자,


"난 20년 전에 섹스하고 안해봤어요." 라고 남자가 말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뭐, 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느 부분에서는 남일 같지 않은 섹스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섹스란 무엇인가. 하여튼 이 요시프 라는 남자는 여자에게 관심없고 남자에게도 관심없고 사랑을 믿지 않던 남자이며 염소랑 같이 살고 있어서, 마을에서는 염소랑 섹스하는 변태인줄 안 부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인간과의 섹스를 즐기는 남자사람이다. 아니, 즐긴건 아닌가, 20년간 안했으니. 


20년.

금방이다.

후딱 간다.

20년.



(잠시 침묵)



아니 근데 제이네프가 결국 남편이 젊은 셰프랑 사랑에 빠져다는 거 알고 절망하고 좌절하고 힘들어하다가 크로아티아의 집 벽에 햇빛이 들어오도록 벽을 막 부순단말야? 그때 부동산업자 찾아왔다가 '핫' 이라고 섹시하다고 그녀한테 뻑가가지고 그녀 따라다니다가 키스를 하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남자가 나이 25세라는 거다. 세상에!! 역시 그렇게 안보이는데요. 더 들어 보였습니다. 아무튼 크로아티아 풍경 좋아가지고 나도 크로아티아 갈까 싶었지만, 우리 엄마는 크로아티아에 집을 안사놨어요. 엄마 …?


그동안 봤던 로맨스 영화 중에 가장 현실적인 주인공이 아니었나 싶다. 코르셋을 입었지만 살을 숨길 수 없고 이제 곧 오십을 앞두고 있다니. 껄껄. 다 나랑 비슷한데 코르셋 입는 거만 나랑 안비슷하네. 난 안입음. ㅋㅋ 살을 숨기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거 숨긴다고 없는게 아니잖아? 코르셋으로 꽉 누르고 압박해도 그거 내 살인데, 그거 벗는 순간 후루룩 하는 살들, 그거 다 내껀데 뭘 숨기고 자시고 하냐. 여하튼 중간에 제이네프도 답답해서 숨 막힌다고 하고 그래서 남자가 벗겨주고 태우는 장면도 나온다 ㅋㅋ 뭐 여하튼 ㅋㅋ 49세의 배 나온 여자사람에게도 25세의 남자가 매력을 느끼기도 하는 것이 삶이다. 이것이 인생이다! 물론, 제이네프가 선택한 남자는 25세의 남자가 아니라 배나온 아저씨지만.


아니 근데 배 나온 중년 여자랑 배 나온 중년 남자가 섹스를 했는데, 이게 섹스를 튼 사람들은 그 다음에 홀랑홀랑 벗고 돌아다니고 그러기도 하고 그러잖아요? 그래, 내가 그건 알겠어. 알겠는데, 그렇다고 홀라당 벗고 요리하고 홀라당 벗고 밥 먹기까지 할 일인가? 요건 좀 불편하지 않나요? 뭐, 그렇습니다. 아무튼지간에 크로아티아에 집 없어서 초큼 서운하다 … 



재미있게 봤다.ㅋㅋ

가장 재미있는 장면은 여자가 술에 취해가지고 집에 가야되는데 너무 취해서 길바닥에 드러누워 버린거야. 그걸 지나가던 요시프가 발견하고 자기 차였나 뭐였지 아무튼 태울려고 했는데 여자가 너무 취해서 몸이 잘 안가눠지는거야. 그래서 남자가 '생각을 해보자 생각을' 하다가, 결국 그 여자를 들쳐 메고 집을 향해 간단 말이야? 내가 아이고야, 아무리 저 남자가 초큼 덩치가 있어도, 저 여자 메고 가는 길은 정말 험난할텐데, 무거울텐데, 아아, 저거저거 … 하고 불안했는데, 그 여자 간신히 여자 침대에 떨어뜨려 놓고서는 '아 허리 나갈 뻔했네 아이고야' 이래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현실성 쩐다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내 허리만큼 다른 사람의 허리도 소중하기에 나는 그렇게 들춰메고 가도 되지 않을만큼, 내 두다리로 걸을만큼만 술 마시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니까 쫄지마. (응? 누구한테 하는말?)



재미있게 봤다. ㅋㅋ 저 장면에서는 웃었음 ㅋㅋㅋ

아니 그런데 아까 잠깐 언급했지만, 염소 변태… 인간의 삶은 어떤식으로는 연결되고 연결되고 연결되는걸까.

이 책을 선물 받았다.
















읽기가 두려워 그동안 읽지 않았던 책인데 선물 받았다. 초큼 두렵다. 아는 것은 상처받는 것이라는데, 이 책 읽으면서 내가 상처를 겁나 받을 것 같은 이 느낌적 느낌, 뭐쥬?


성스러운 동물성애자를 선물 받았는데, 보고 있던 영화에선 염소 변태 등장한 부분. 아 물론 정말 염소변태는 아니었고.



오늘 아침 출근에 오전 일할 준비를 하고, 주문 들어온 알라딘 중고를 택배 보내러 편의점에 잠깐 다녀왔는데, 다녀온 사이 내 책상에 동료가 간식을 놓아두고 갔다. 이런 일은 좋은 일. 그래서 남이 준 책과 남이 준 간식들을 놓고 사진을 찍어보았다.





껄껄껄껄.


49세가 되면 크로아티아에 좀 가봐야겠다. 그 전에 가도 되고.



49세로 나오는 여주인공 제이네프. 실제는 1960년 생이라고 한다.



나이가 나오지 않는 남주 요시프는 실제로 1980년 생이란다.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



이만 총총.


댓글(15) 먼댓글(0) 좋아요(3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잠자냥 2023-07-06 08: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크하 성스러운 변태 아니 ㅋㅋㅋㅋㅋ 동물성애자 누가 과감히 선물했대요?! ㅋㅋㅋㅋㅋ 염소랑 엮은 거 너무 웃김 ㅋㅋㅋㅋㅋ

암튼 다행입니다. 30년 동안 한 사람하고만 한 것도 아니고 20년 동안 안 한 것도 아니라서….. ㅋㅋㅋ 다락방아 20년 금방 간다!

다락방 2023-07-06 09:12   좋아요 3 | URL
성스러운 동물성애자 읽을 생각에 몹시 떨립니다. 으.. 읽고 싶은데 읽기 싫어요. 딱 그런 마음. 두려워요. 아하하하.

맞아요, 잠자냥 님. 20년 금방입니다.
그래서 제가 일전에 페이퍼에서 약속하지 않았습니까.
올해 안에 ‘독자들이여, 나는 그와 잤다‘ 이거 한다고요. 딱 기다리고 계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햇살과함께 2023-07-06 09: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영화 재밌어 보여요!
디즈니에서 넷플릭스로 빨리 돌아가야겠네요 ㅋㅋㅋ
읽고 싶은 마음이 이기길 바랍니다. 다락방님 리뷰 기다리는 사람이

다락방 2023-07-06 11:28   좋아요 2 | URL
저 재미있게 봤어요. 크로아티아 가보고 싶어졌어요. 49세가 되면 저도 다녀와야겠어요. 후훗.
동물성애자는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힘내자, 나여!! 불끈!!

blanca 2023-07-06 09: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놔, 이거 당장 봐야겠다!

다락방 2023-07-06 11:28   좋아요 1 | URL
블랑카 님, 보시고 감상 남겨주세요! >.<

거리의화가 2023-07-06 09:2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20년동안 섹스 안할 수도 있지요뭐ㅋㅋㅋ 글에 웃긴 포인트가 많아서 뭐라고 답글을 달아야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성스러운 동물성애자 선물받으셨군요. 저는 그동안 이 책 계속 리뷰를 못 보고 있었어요. 음... 마음이 열리질 않네요ㅋㅋㅋ 화이팅입니다!

잠자냥 2023-07-06 10:14   좋아요 3 | URL
웃음 포인트 정말 많죠?! 저 출근길에 읽다가 계속 미소 샤뱡샤방해서 ㅋㅋㅋㅋㅋㅋ 누가 보면 출근길이 넘나 좋은 미친인간인 줄 알았을 듯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7-06 11:34   좋아요 3 | URL
20년동안 섹스를 안할 수 있지만 제가 이제부터 20년간 섹스를 안한다면 그 뒤로는 가능성 자체가 전무해지기 땜시롱 ㅋㅋㅋㅋㅋㅋㅋㅋ체력도 안될 것이고. 그래서 올해 안에 쇼부쳐야 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성스러운 동물성애자는 저도 마음이 좀처럼 열리지 않는데, 일단 강제로 빼꼼 열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흠흠.

잠자냥 2023-07-06 10: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근데 1980년생이......... 왜 49세 여주보다 더 늙어보이죠?
서양놈들 진짜 나이 모르것어.......

다락방 2023-07-06 11:34   좋아요 0 | URL
1980년 생이라니 화들짝 놀랐네요. 저도 50대로 봤다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07-06 17: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 글을 저도 아침에 봤으면 하루가 더 즐거웠을 텐데 말입니다 ㅋㅋㅋ 왜 이제봤니..
전 이 영화 안 볼래요. 왜냐면, 영화보다 다락방님 글이 더 재미있을 게 분명해 보여서요. ㅋㅋㅋ 중간중간 “침묵” 이나 “엄마…?” 이런거 왤케 웃겨요. 최고는 “그건 바로, 다락방…”이지만 말입니다 ㅋㅋㅋ

다락방 2023-07-06 18:30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 재미있게 읽으셨다니 다행입니다. 저는 제 글 즐겁게 읽으셨다는 반응을 접할 때마다 행복해집니다. 아, 이게 바로 글쓰는 맛이구나!! ㅋㅋㅋㅋㅋ 아무튼 저희 엄마가 크로아티아에 집을 사둔 적이 없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글이었습니다. 이 영광을 저희 엄마께 돌립니다!!

구단씨 2023-07-07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행스럽게도 이 영화가 넷플릭스에 있네요!!!! 찜해놨어요. 오랜만에 보고 싶은 영화가 생겼네요. ^^

다락방 2023-07-07 12:10   좋아요 0 | URL
저도 넷플릭스 들어가서 뭘 볼까~ 하다가 보게된 영화입니다. 구단씨 님도 재미있게 보셨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