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역사 . The Interpreter (2003)
책소개
한국어 통역사로 일하는 수지 박이 부모님 살해에 관련된 미스터리를 추적해 나가는 과정을 큰 줄기로 삼아, 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 나이 든 세대와 젊은 세대 사이의 소통 부재와 몰이해 등을 세밀하고 시적인 문체로 그려내고 있다. 특히 낯선 나라에서 살게 되어 이중의 정체성 위기를 겪는 젊은 한국 여성의 문제를 인간 소외와 그 극복이라는 인류 보편의 문제로 승화하여 보여 줌으로써 문단의 격찬을 받았다.
이 책은 무엇보다도 3인칭으로 잔잔하게 수지의 일상과 의식을 따라가는 문체와, 매개체를 통한 상징과 은유가 시적인 작품이다. 특히 수지의 마음과 작품의 주제를 잘 나타내 주는 상징들은 수지의 생활중 일부, 수지를 둘러싼 인물, 수지나 가까운 인물의 이야기를 통해 다양하게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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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azon.com Sales Rank: Today: #143,491 in Books (판매순위 2005.10.05)
美이민사회 ‘끔찍한 이면’ 적나라…수키김 ‘통역사’
경향신문 2005-10-04 이상주기자
‘통역사(Interpreter)’는 분리된 두 개의 세계를 이어주는 끈이다. 그러면서도 어느 한 곳에 완벽히 속할 수 없다. 절대적 중립. 그것이 통역사에게 요구되는 자세다. 그러나 불완전한 인간은 중립의 세계에 안착하지 못해 갈등하고, 고독해 한다. 그런 의미에서 ‘두 세계에 속해 있으면서 사실은 어느 쪽에도 속하지 못한’ 이민자와 같다. 이민 1.5세대 한국인 작가 수키 김(35)의 데뷔작 ‘통역사’가 황금가지에서 번역·출간됐다. ‘통역사’는 지난 2003년 중순 미국 굴지의 출판사 FSG에서 나온 이후 ‘경계문학상’ ‘구스타브 마이어 우수도서상’을 수상하는 등 주목을 끌었다.
미국의 대표적 서점인 ‘반즈 앤 노블스’는 수키 김을 ‘올해 주목할 작가 10명’ 중 한 명으로 꼽았다. 미국뿐 아니라 네덜란드, 일본, 프랑스에서 그의 책이 출간됐거나 곧 출간될 예정이다. 첫 작품치고 크게 한 방 날린 셈. 그럼에도 이번 한국판 출간은 특별하게 다가온다.
“내 나라잖아요. 한국어로 ‘통역사-수키 김 장편소설’이라고 쓰여진 책을 본 순간 가슴이 뭉클해지더라고요.”
13살때 중학교 1학년을 마치고 부모님을 따라 미국으로 건너갔다. 생활은 녹록지 않았다. 당장 언어부터가 큰 장벽이었다. 남들은 1~2년 살면 영어가 유창해지는 줄 알지만 전혀 다른 관습과 문화배경을 가진 나라의 말을 이해하게 된다는 것은 세계관 자체가 바뀌는 것과 같은 엄청난 일이었다. 언어뿐 아니다. 그의 주위에 펼쳐진 이민자의 일상은 고되고, 억울하고, 끝없는 인내를 요구하는 길고도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과 같았다.
“드라마, 영화에서는 이민자의 성공 이야기만 다루잖아요. 그런 것 보고 있으면 솔직히 좀 짜증나요. 현실이 아니거든요. 사회, 기억, 사고방식이 전혀 다른 곳에서 소수민족으로 시작해야 하는 어려움을 왜 외면하는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이창래씨(‘영원한 이방인’으로 헤밍웨이상 수상) 이후 젊은 이민세대 작가들은 ‘영웅스토리’가 아닌 현실의 이민사회 모습을 그리는 것 같아요.”
‘통역사’는 눈부신 ‘아메리칸 드림’ 뒤에 숨은 끔찍한 이면을 적나라하게 파헤친다.
주인공 수지는 스물아홉살의 통역사다. 다섯살 때 미국으로 왔지만 ‘뿌리의식’을 중시한 아버지 덕분에 한국어를 잊지 않았다. 그의 일은 이민국 법정에서 영어를 못하는 한국인의 진술을 통역하는 것. 비정규적으로 하는 일이지만 그녀에겐 유일한 수입원이다. 한때 수지는 뉴욕의 콜롬비아 대학에서 동아시아학을 전공하던 엘리트였다. 그러나 대학 4학년 때 지도교수의 남편 데미안과의 사랑에 빠지면서 모든 것은 엉망진창이 됐다. 부모님은 ‘양갈보’라는 욕을 서슴지 않으며 연을 끊었다.
그후 4년이 흐른 뒤 수지의 부모님은 함께 운영하던 가게에 들어온 강도에게 무참히 살해된다. 수지는 자신을 ‘정부’쯤으로 여겼던 데미안과의 관계를 정리하고 세상으로부터 철저히 고립된 채, 부모님을 죽인 범인을 찾아나선다. 불륜,살인이라는 극단적 상황 설정이 이민자의 소외의식과 어우러지면서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풍기는 소설이다.
수키 김은 소설 발표 후 실제 ‘유부남과 사랑한 거 아니냐’ ‘부모님 일은 정말 안됐다’는 등 오해를 사기도 했다. 그러나 소설 속 수지와 작가 수키의 공통점은 이민 1.5세대라는 것, 콜롬비아 대학에 다녔다는 것, 현재 뉴욕에 산다는 것, 통역 일을 해 봤다는 것이 전부다. 통역사는 소설 소재로 삼은 이후 자료조사를 하다가 우연히 일거리를 얻게 돼 초고를 쓰는 7개월 동안 계속했다고 한다. 그는 “두 가지 세계가 인간 안에 공존한다는 점에서 통역사와 이민자는 같다.”고 했다.
미국 내 12개 도시를 2년 동안 떠돌며 방랑생활을 한 적이 있고 런던 대학에서 동양학을 전공하며 3년간 살았던 수키 김은 첨단의 도시 서울에서도 살아보고 싶다고 했다. 이미 언니가 서울에 정착해 있는 만큼 마음만 먹으면 어려운 일은 아닐 것 같다. 그의 친언니는 ‘써니 김’이라는 이름으로 국내에서 활동 중인 화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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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쓴 소설이라고 해서 특별히 관심을 두지는 않는다. 이전의 이창래씨 작품도 국내에서는 싸늘한 반응이었으니까.. 다만 줄거리를 보고 작가의 의도를 보고 관심이 가는 책임은 분명하다. 얼핏 추리적 요소가 가미된 작품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