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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무거운 가방
이상림 지음 / 생각의나무 / 2003년 8월
평점 :
절판
책의 제목은 아주 무거운 가방이지만 책 표지의 귀여운 얼굴 이미지(저자의 얼굴인지 모델의 얼굴인지는 모르겠지만) 때문에 다소 가벼운 연애소설이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책을 집어 들었지만 역시나 책은 무거웠다. 어려운 이야기는 아니지만 등장 인물들 각각의 모습들이 너무나도 외롭고 힘들고 행복과는 담을 쌓은 듯한 모습들이 책을 읽는 독자로서의 마음도 처지게 하는 소설이었다.
연작소설이라고 할 수 있을까... 미아라는 주인공이 등장하는 첫번째 단편을 시작으로 다음 편에서는 첫번째 편에 나왔던 또 다른 인물이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그 다음 이야기에서도 이전에 나왔던 이야기의 주연들이 주연으로 등장하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마지막 편에 가서는 첫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이었던 미아의 이야기로 마무리지어진다. 이야기속의 중심인물들은 30대이고 이야기의 얼개는 대충 30대의 결혼, 사랑, 고독 등 다소 심난한 정서적 매마름을 무미건조하게 저자는 이야기하고 있다.
조금 더 직설적으로, 조금 더 유쾌하게 이야기를 그릴 수 없었을까.. 최근 일본 문학 작품들이 순수소설부터 시작해서 호러나 추리 등 다양한 장르소설들을 안가리고 국내 독자들에게 크게 사랑받고 있다. 그런데 우리 나라의 소설들은 너무 어둡고 답답한 터널에 있는 것 같다. 이 소설도 그 가운데 한 작품이 될 것 같다. 무미건조하고, 비정상적인, 현실을 버텨내기 힘든 답답한 주인공들의 갈등과 허무한 모습의 사회상을 담은듯한 이러한 소설을 보면 80년대 한국영화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소설의 새로운 경향과 변신을 기대하고 싶은 작품이 많이 선보였으면 한다.
인용:
인간은 아무도 변하지 않는다. 어렸을 때부터 서른 살인 사람이 있는 것처럼 반대로 마흔이 되고 예순이 되어도 여전히 열다섯일 수밖에 없는 사람들도 있게 마련이다. 그 차이란 , 우열도 뭣도 아니다. 그것은 단지 만원 버스에서 각자가 들고 있어야 하는 무거운 가방과도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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