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천년의 지식사전 - 삶과 역사를 통찰하는 로마 현인들의 지혜
고바야시 코즈에 지음, 송수영 옮김 / 밀리언하우스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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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첫 장을 "인간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기꺼이 믿는다" (카이사르 <갈리아 전쟁기>) 라는 이야기로 시작하는 이 책은 로마인들이 남긴 문집, 소설 등의 자료에서 발견된 그들의 지혜가 담긴 언어 즉, 글로 남겨진 명언들 중 현대인들의 자기계발과 인간경영에 도움이 될만한 100여개의 글과 함께 그 언어들이 탄생하게 된 역사적 배경이나 상황을 짤막하게 설명하고 2000년이 지난 현대의 상황에 비추어 볼 수 있도록 구성이 되어 있다.각 명언들에는 라틴어 원문과 이를 다시 영어로 번역한 문장이 각 장의 앞뒤에 실려 있다. "예술은 짧고 인생은 길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같은 익숙한 멍언들도 만날 수 있다.

각 장의 분량이 3~4페이지 정도이고 서양역사서가 아닌 지기계발서나 경제경영서 성격의 교양서라고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따라서 내용이 그다지 어렵지 않고 술 술 가볍게 읽힌다는 장점이 있다. 이 책의 특징이라면 이와 유사한 스타일의 명언들을 모아놓은 책들이 대부분 중국사나 혹은 여러 나라의 명언들이 한권에 담겨 있는 반해서 이 책은 로마사만을 다룬다는 점이다. 로마사에 대한 역사서 성격이 강한 책을 원하거나 좀 더 깊이 파고드는 심도있는 책을 읽고 싶은 독자, 혹은 멋지게 써먹을 수 있는 명언이 수록된 책을 찾는 독자라면 이 책은 맞지 않다.

하지만 로마사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들이 했던 말들이 어떤 상황에서, 혹은 어떤 이유로 쓰여졌는지, 현대에 와서 어떻게 적용해 볼 수 있는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해주는 책이라는 점에서 이 책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사실 이 책에는 멋진 명언들이 많지는 않다. 그래서 책 제목에서도 아마 명언집이 아닌 지식사전이라고 했을 것이다. 대부분 당시에 나왔던 책속에 나온 문장이나 문구를 출처로 소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로마시대의 그 인물들이 뱉은 말들이나 글속의 문장들이 상당히 중요하고 요긴하게 현대에서도 적용해볼 수 있는, 혹은 자기에게 맞는 상황에서 번형해서 곱씹어 볼 수 있는 말들임에는 분명하다.

다만,  문맥이 다소 매끄럽지 못한 문장들이 가끔 보이고, 현재의 상황이나 현실에 다소 맞지 않아 적용하기에 어색한 로마인들의 명언이나 문구들도 있다는 점은 아쉽다고 할 수 있다.  뒤로 갈수록 조금씩 지루한 느낌도 준다.


인용:

가난한 자를 돕는 것은 두 배의 효과가 있다

...중략....
그렇다면 왜 남을 도와야 하는가? 언제, 누구에게 베풀어야 하는가?'베푼다', '준다' 의 의미는 무엇인가?
[예언자] 로 알려진 시인 칼릴 지브란은 이질문과 관련해 이렇게 대답했다.
"너희가 너희  가진 것을 줄 때 그것은 주는 것이 아니다. 참으로 주는 것은 너희 자신을 줄 때다. 너희가 가진 것이란 무엇인가? 내일 모자랄까 두려워하여 간직하고 지키는 것일 뿐이지 않은가? 또 모자랄까 두려워함이란 무엇인가? 두려워함, 그것은 이미 모자람이 아닌가?  집에 우물이 가득 찼는데도 목마를까 두려워한다면 그 목마름은 영원히 채울 길이 없지 않은가? (중략) 너희는 자주 이렇게 말을 한다. '나는 주리라' 그러나 오직 받을 자격이 있는 자에게만 주리라." 과수원의 나무들, 목장의 가축들은 켤코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저들은 자기가 살기 위하여 준다. 주지 않고 아끼는 것은 멸망으로 가는 길임을 알기에."

..........p.165~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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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들의 책사 - 조선시대 편
신연우.신영란 지음 / 생각하는백성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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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왕건이 방송되면서 책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출간된 책일 것이다.  그 드라마를 통해서 주인공들보다 바로 옆을 늘 지키며 때로는 치밀하게 때로는 냉혹하게,  때로는 악랄하게 왕을 보조하고, 때로는 리더를 하는 책사들의 역할과 비중이 높아지고 연기력이 바쳐주면서 드라마의 흥미는 높았고 더불어 책사라는 위치에 있던 사람들에 대한 궁금증도 높아지고 모르던 사람들도 그 말의 의미를 알게 되었다.  이 책을 선택하는 분들도 드라마 속 뿐 아니라 당시에 존재했던 제왕들의 책사들의 치밀한 지략대결을 흥미롭게 기술한 책이길 바라고 구매를 하셨을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기대이하, 수준이하의 책이다.

이 책의 전개방식을 비유하자면 국사 참고서나 문제집에 나와있는 요악본, 혹은 우리나라 긴 역사의 일정부분 줄거리에다가 적당히 책사라는 위치에 있던 인물들을 대충 대충 짜집기한 느낌이 드는 것은 내가 너무 이 책을 냉혹하게 평가한 것일까?  저자를 보니 역사공부를 제대로 한 이 분야 전문가도 아닌것 같고, 이야기의 패턴도 교과서 읽는듯이 너무나도 지루하다.   왕이 있었고 그 옆에 이런 이런 인물들이 방해를 했고, 이런 이런 사람들이 책사의 역할을 하면서 왕이 될만한 인물을 추대하고 부추기고, 혹은 왕을 보조해서 그 주변 인물들을 제어하고 제거하고 하는 이야기만 계속 반복될 뿐이다.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치밀한 두뇌와  지략으로 막다른 골목에 몰린 왕이나 그 주변의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는 대처해나가는 조선시대 다양한 책사들의 용병술을 흥미롭게 읽어 보려 했던 나 같은 독자들이라면 이 책에 대부분 실망했을 것이다.  소실 느낌을 물씬 풍기는 요즘 인기있는 역사책의 흥미로운 전개방식에 비추어 봤을때 교과서 내용 줄거리 요약해 놓은 듯한 깊이도 재미도 없는 이런 단순 나열형 구성의  책이 독자들의 호응을 받는다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인용:

"그는 늘 원리원칙대로 행동했고, 무엇이 진정 백성을 위하는 일인지 깊이 생각했으며, 정승으로 몇 십년을 지내면서도 끼니를 거르는 날이 허다할 정도로 검소했다."
조선왕조실록에 나타난 황희의 인물평이다. 이러한 그의 생활태도는 바로 두문동 선비들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으려는 일생일대의 책임감과 홀로 살아남았다는 죄책감, 그리고 변절자란 오명을 벗으려는 안간힘은 아니었을까.
.............................p.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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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신화 길가메쉬 서사시
김산해 지음 / 휴머니스트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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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처럼,이 리뷰의 제목처럼 본인은 신화를 다룬 책은 처음 읽는다.  책꽂이 구석자리에 예전에 경품으로 받은 그리스 신화를 다룬 책이 한권 있지만 도통 손이 가지 않았다. 물론 아주 어릴때 동화책으로는 읽었을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300만부가 팔렸다는 < 그리스 로마 신화 > 로 신화 붐을 일으켰던 이윤기 님은 가장 훌륭한 책으로 성경과 그리스 신화를 뽑았다고 한다. 그만큼 신화는 매력적인 존재인가 보다.  신화 라는 이름을 달고 나오는 책들은 동양의 삼국지 만큼이나 우리나라에 다양하게 나와있고 꾸준하게 팔리고 있으니 말이다.

사실 이 책을 막상 신청해서 받아 놓고는 제대로 이 책을 소화하며 읽을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관심분야도 아니고 만만치 않은 두께 때문이다.  그런데 실상 책을 받아보고 읽어보니 잘 읽혔다.  책속의 절반이 사진이나 자료로 채워져 있어서도 그렇기도 하지만 읽다보니 신화라는 것이 약간은 덜 다듬어진 환타지 소설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해서 이 책을 읽는데 어려움은 없었고 술술 읽어나간 편이지만 누가 나에게 "재미가 있었느냐? " 라고 묻는다면 그건 아니다. 하지만 생각보다는 괜찮았다. 라는 말도 덧붙일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은 들었다.

1단원인 최초의 신화, 그 탄생의 비밀  을 읽으면서는 너무 많은 인물과 몇년전, 몇넌전... 이 반목되면서 이 신하속의 인물들을 다 기억하고 역사의 순서를 기억해야 이 책을 읽을 수 있는가..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2단원으로 넘어가면서는 다양하게 등장하는 신들은 양념이라고 생각하며 굳이 머릿속에 외우며 읽으려 하지 않았고 책의 중후반부까지는 길가메쉬와 그의 벗(?) 엔키두의 이야기 중심으로 소설처럼 읽혔다. 많은 사진과 기타 자료들이 있고 일일이 작가가 상세하게 설명을 달아두었지만 고개를 끄덕이면서 아~~ 그렇구나 라면서 호응하면서 읽은 책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냥 이런 사진, 이런 유적지가 있었구나.. 라는 담담한 느낌이 들었을 뿐이다.

이 책이 나에게는 아마도 신화라는 것이 맞지 않는 것인지 덜 익숙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솔직히 그 매력에 빠지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 책은 저자처럼 신화의 매니아라면 추천해도 될만한 알찬 구성을 지닌 책이며, 신화에 대해 접근하고 싶지만 망설이는 분들에게는 구입해 볼만한 가치가 있는 책으로 판단이 된다.  책 가격이 왜 이렇게 비싸지.. 라는 의아함을 가지지 않아도 될만큼 실제 책을 보면 좋은 종이와 좋은 자료와 오탈자 없는 공들인 책임은 틀림이 없다.  재미라는 측면과 좋은 책이라는 측면은 분명 구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책꽂이 구석에 꽂아둔 신화책도 한 번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끝으로 서평단 이벤트를 통해 좋은 책을 먼저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준 휴머니스트와 알라딘에 감사를 드리며 출판사에 바라는 사항이 있다면 호주머니가 가벼운 분들을 위해서 이 책 출간 1주년 쯤이 되면 다소 저렴한 보급판도 내면 좋지 않을까 하는 의견을 더불어 드리고 싶다.  출판경기를 생각하면 어려운 부탁이겠지만 말이다.

 

인용:

길가메쉬는 여명의 한줄기 빛 속에서 일어나 보물창고의 봉인을 제거하고, 그의 친구 엔키두를 위해 홍옥수와 금 같은 보물을 옮겼다. 소와 양을 잡아 친구를 위해 쌓았으며, 저승의 지배자들에게 고기를 바쳤다. 길가메쉬는 여명을 받으며 진귀한 나무로 만든 멋진 탁자를 갖고 나왔다.  홍옥수 병에 꿀을 채워 넣었고, 청금석 병에 버터를  채워 넣었다. 그는 샤마쉬 앞에 그것들을 펼쳐놓았다. 장례식이 열리고 있었다. 

 -------p. 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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