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세트 - 전4권 (무선) 해리 포터 시리즈
조앤 K. 롤링 지음, 최인자 옮김 / 문학수첩 / 2007년 12월
평점 :
절판


가끔은 요즘 애들이 부러웠다.
자기와 같이 커가는 판타지의 주인공을 만날 수 있다는 게 말이다.
몇년전부터 시리즈가 나오길 손꼽아 기다리는 몇 안되는 책 중의 하나 해리포터가 드디어 완결됐다.
원서는 좀 더 일찍 나왔지만 내 실력에 무슨 원서는....
빨리 번역이 안되는걸 어찌나 안타까워 했는지....

해리포터 시리즈가 가진 매력은 뭘까?
환상적인 마법사의 세계, 인간과 거의 다를바 없으면서 먼 어딘가의 나라가 아니라 현재의 인간세계와 바로 이웃해 사는 공간 설정,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대결 구도들, 그리고 선악의 분명한 구분이 주는 명쾌함!
하지만 무엇보다도 전세계의 수많은 독자들을 해리포터로 이끄는 매력은 무엇보다도 캐릭터들의 생생함일게다.
소년소설류에서 보이는 도식적인 인간상은 여기에 없다.
이들은 모두 바로 우리 옆에서 숨쉬는 듯, 내 옆에 어딘가에 있을듯이 평범하고 불완전하다.
해리 포터는 마법사의 경이로운 세계에 첫발을 내딛고 흥분해 어쩔 줄 모르는 어린애에서 사춘기의 반항적인 소년으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그대로 밟는다.
그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수 있는 사춘기 소년의 특성을 모두 갖고 있다.
7부에서는 더더욱 존경해마지 않던 덤블도어에 대해서조차 회의하고 의심하는 소년이다.
끊임없이 자신에 대한 주변의 기대를 감당하지 못해 헐떡거리고 괴로워하는 그는 성장통을 앓는 여느 소년들과 다를바가 전혀 없다.

론은 또 어떤가?
영화에서나 책에서나 론은 참 멍청해보일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너무나 유명한 친구때문에 질투도 하고, 사랑에는 너무나도 서툴러 늘 엉뚱한 행동으로 역효과만 내고마는....
심지어 이번편에서는 불편한 생활에 온갖 불평을 늘어놓다가 해리와 헤리미온느를 버리기까지 한단 말이다.

헤르미온느 역시 이들중 가장 영특하긴 하지만 사춘기 소녀의 새침떨기와 민감함을 동시에 가진 우리 주변의 한 소녀다.
말썽꾸러기의 대명사지만 한 번도 미워할 수 없었던 프레드와 조지.(솔직히 난 얘들이 제일 좋더라...)
왕따였지만 근사한 덤블도어의 군대로 변신한 네빌과 루나

마법만 뺀다면 이들은 우리 학교의 아이들 그대로인듯하다.
이런 인물 성격의 현실성이 독자들을 해리포터의 세계로 이끈 걸까?

볼드모트와 해리포터의 마지막 대결을 짓는 7부는 역시 4권이 가장 재밌다.
호그와트를 배경으로 양쪽의 군대가 격렬한 전투를 벌이는 장면은 상상의 재미를 극대화한다.
또한 마지막으로 벗겨지는 비밀 하나는 최후의 순간의 볼드모트와 해리포터의 대결보다도 흥미진진하다.(그 비밀이 뭔지 말하고 싶어 죽겠으나 아마도 말했다간 무수한 사람들의 돌팔매를 맞으리라.... ㅠ.ㅠ)

어쨋든 중요한건 그동안 해리포터 시리즈는 내게는 커다란 즐거움이었다는 것이다.
마지막 시리즈가 나온게 완결의 기쁨보다는 이제 다시 해리포터를 만날  수 없다는 서글픔을 더 많이 느끼게 하니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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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07-12-17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말고사가 끝난 우리반도 해리포터 시리즈의 학급문고화! 전 영화 나오기 직전에 보는 주의라 참고 있습니다.

바람돌이 2007-12-18 12:46   좋아요 0 | URL
전 예전에 해리포터 영화 처음 나올때 그 퀴디치 게임이란걸 도대체 어떻게 화면에 펼쳐놓을까자 너무 너무 궁금했었어요. 그 장면 하나만큼은 영화가 실망시키지 않던걸요. ㅎㅎ
그나저나 브리니님 요즘 뜸하셨던 것 같은데 건강하시죠?
 
가자에 띄운 편지
발레리 제나티 지음, 이선주 옮김 / 낭기열라 / 200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가자지구 >
팔레스타인 인구의 40%인 150만여 주민들이 고립된채 포위되어 살고있는 땅.
주민의 60%가 국제 난민으로 공식등록되어 있는 곳.
전체 인구의 70%가 실업상태에서 빈곤선 이하의 생활을 하고 있다.
가자지구를 둘러싼 이스라엘군은 5개의 검문소를 통해 철저하게 출입을 통제한다.
그것은 하나의 거대한 감옥이다.
조그만 사건에도 모든 출입이 차단되어버리는 은유적 의미가 아니라 실제의 감옥인 땅.
그곳에 오늘도 사람들이 살고있다.
우리와 같이 숨쉬고 기뻐하고 슬퍼할 줄 아는 사람들이......

'나, 너, 그' 하는 식의 단수는 존재하지도 않고, 그냥 '팔레스타인 사람들'이라는 복수만 있는거지. 불쌍한 팔레스타인 사람들, 아니면 나쁜 팔레스타인 사람들 하는 식으로 ........우리는 절대로 '하나 + 하나 + 하나'가 아니라 늘 400만인 거야. 그러니 사람들은 민족을 통째로 등에 지고서 살아가는 것이고. 무거워. 무거워 등이 뭉개질 것만 같아서 차라리 눈을 감고 싶어져버리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사는 이제 20살이 되려는 청년 나임은 이렇게 절규한다.
이스라엘에서 팔레스타인에서 이제 몇명이 죽었다느니, 또 폭탄테러가 일어났다느니 하는 얘기들은 더 이상 화제가 되지 못한다.
심지어 이제는 몇몇이 죽어서는 외신을 타지도 못한다고 해야겠지....
보다 강력한 강도의 보다 많은 숫자가 되지 않고서는 사람들에게 알려지지도 못하는 수많은 이들의 죽음.
그런데 그 죽음이나 고통조차도 언제나 개인의 것으로 특별한 누군가의 것으로 인식되어지지는 못한다. 그저 늘 누군가와 함께 숫자와 그들이라는 복수로 인식되어질 뿐....
숫자는 그 속에 있는 사람들의 그 많은 눈물과 삶을 일일이 보듬어주지 않는다.

팔레스타인 가자에 사는 나임은 그 숫자가 무겁다.
그의 민족에게는 희망이 없고 그것은 그럼으로 인해 그가 절대로 그 민족의 무게에서 벗어나지 못할것임을 예고한다.
20살 - 꿈도 많을 것이고 무엇이든 기존의 권위에 저항하고 벗어나고 싶을 나이다.
그가 저항하고 싶은것이 이스라엘이나 미국에 대해서뿐이라고 누가 자신하랴?
20살의 나이는 세계의 어느 젊은이도 다 그러하듯 가족에게서도 벗어나고 싶고 자신의 나라 또는 민족에서도 벗어나고 싶고 저항하고 싶은 나이일게다.
나는 나라고 자신의 고유성을 한껏 주장하고 싶은....
그럼에도 나임은 고통받는 자신의 민족이라는 짐을 벗어던질수가 없다.
민족을 떠난 자신을 아예 꿈꿀수 없는 얽매인 존재로서의 팔레스타인 청년 나임!
그런 그는 민족을 떠나 자신을 찾을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잡았음에도 결국은 그 여정의 끝은 다시 돌아오는 것이라고 얘기한다.

나임의 저 절규속에 여기 멀리 한국땅에서 방관자이면서 저들에게 동정적인체 하는 나의 모습이 겹쳐졌다.
아마도 팔레스타인에 동정적이라 자부하는 그래서 진보적인체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보는 팔레스타인의 모습에 대한 절규일거다.
어떤 민족이 집단적으로 고통을 강요당하고 있을때 그 민족을 괴롭히는 것은 분명 굶주림, 질병, 앞날에 대한 불안감같은 것일게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가 또 하나 잊고 있는 것. - 개인이 개인으로서 인정받지 못하는 것. 개인이 자신의 삶을 맘껏 펼쳐보지 못하는 것, 언제나 전체를 위해 뭔가를 희생해야 하는 존재로 각인되어지는 것 .그런 고통에 대해서는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는게 아닐까?
내일이면 나임은 새로운 세상으로 갈 수도 있을 것이고, 아니면 길거리를 지나다가 어디선가 날아들 총알에 맞아 그 꿈을 완전히 접어야 할지도 모를 것이다.
이방인의 눈으로는 결코 알수없는 팔레스타인 청년의 절규가 내내 마음을 아프게 한다.

우리 부모님과 나, 우리 식구들은 너희도 나라를 가질 수 있기를 바라며 늘 운동을 해왔어. 평화라는 단어가 그저 노래나 사전, 연설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현실이 될 수 있도록 말이야...... 그런데 너희 쪽 평화주의 운동가들은 도대체 어디에 있냐는 거야. 어째서 10만여명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모여서 증오의 눈길 없이 우리와 평화를 맺자고 하는 일은 없느냐는 말이야.

19살의 이스라엘 소녀 탈은 팔레스타인 소년에게 묻는다.
이스라엘의 유대인들 중에도 평화를 바라고 팔레스타인인과 자유를 주고싶어하는 사람들이 여기 있지 않냐고.... 우리가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면 세상도 언젠가는 바뀌지 않겠냐고....
그러나 그녀는 아직은 모른다.
그 물음 자체가 이미 가진자의 오만일수도 있으며, 또한 순진한 낭만적 기대임을....
이스라엘의 유대인들에게 진심으로 물어보자.

유대인들의 테러에서 자유로와지고 평화로워지기 위해 당신이 지금 가진것의 반을 온전히 내놓으라고 한다면 과연 내놓을 수 있냐고?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자에게 그의 마지막 무기마저 먼저 포기하라고 하는 것은 과연 정당한 거래일까?
이스라엘인들은 그들이 당한 테러로 인한 상처를 말하기 전에 먼저 팔레스타인의 나임과 같은 청년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을까?

이스라엘 소녀 탈은 어느날 바로 집옆에서 폭탄테러가 일어나자 뭔가를 해야 한다는 의무감에 사로잡힌다. 그래서 가자지구에 병을 던진다. 누군가는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어떻게 하면 이런 일들을 막을 수 있을지 서로가 왜 서로를 이토록 모르는지 알고싶다는 욕구다.
그래서 만난 이가 팔레스타인 청년 나임이다.
소설은 이 둘이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싹트는 우정을 얘기한다.
그러나 그 우정이란건 개인대 개인으로서의 나임과 탈일뿐.....
그럼으로 앞서 나임의 저 절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마지막의 탈의 충격적인 경험을 통해 작가는 결국 두 민족의 증오가 일방적인 상처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서로 상호작용하고 있음을, 그럼으로써 팔레스타인 사람들 못지않게 이스라엘 인들 역시 큰 상처를 동시에 받고 있음을 얘기하고 싶어하는듯 하다.
나임과 탈처럼 서로가 대화하고 이해함으로써만이 그 상처의 극복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상투적인 결론을 내리는 결말보다 내 맘을 때린 것은 나임과 탈의 저 말들이었다.
저 말들은 바로 지금의 팔레스타인 사람들과 유대인의 거리를 알려주는 말이다.
저 인식의 차이의 거리는 멀고도 멀다.
어슬픈 낭만으로 덮어버리기에는 너무도 머나먼 길.....

누가 먼저 양보해야 하는가? 누가 먼저 상대의 눈물을 닦아줘야하는가?
탈! 그녀는 나임의 그 상처를 닦아줄 수 있을까?

어쩌면 오늘도 가자지구의 검문소의 문은 닫혀있을지도 모른다.
하루 벌어 하루먹고 살기도 힘든 그들에겐 생존의 문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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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31 17: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국경을넘어 2007-11-01 0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20살 청년(팔레스타인)과 19살 소녀(이스라엘)라는 설정이 조금은 걸립니다. 똑같은 내용이되, 만약 바꿔서 20살 청년(이스라엘)과 19살 소녀(팔레스타인)이라는 구도로 이글이 쓰여졌다면 어떠했을까요?

바람돌이 2007-11-15 12:35   좋아요 0 | URL
너무 오랫동안 방치했다가 댓글을 달려니 쑥스럽네요. ㅎㅎ 이 글에 나오는 탈의 오빠는 이스라엘 청년으로 가자지구를 지키는 군인입니다. 그 오빠가 탈의 병을 가자지구 바닷가 모래밭에 던져놓음으로 해서 둘의 인연이 시작되는거죠. 책의 내용으로 보건대 설정이 바뀌었다 해도 뭐 그렇게 달라지는 부분이 없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드는군요. 아마도 군인인 이스라엘 청년의 딜레마가 더 많이 눈에 띄는 정도랄까..... 뭐 그정도일것 같아요.
 
쥐를 잡자 - 제4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푸른도서관 18
임태희 지음 / 푸른책들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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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tv를 보다가 우연히 대만의 소녀임신문제에 대한 논쟁을 보았다.
TV속에서 보여지는 대만은 적어도 우리나라보다는 나았다.
혼전임신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이 무료로 진료를 받고 낙태수술을 받을 수 있는 전용병원이라도 있었고, 그들에 대한 실제적인 성교육-가령 콘돔의 사용방법같은-도 이루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대만의 정책도 충분한 것은 못되어서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임신을 하게된 여학생들의 교육권을 보장할 것인가의 문제였다.
대만이나 우리나라나 일단 임신을 하게 되고 그것이 학교에 알려지게 되면 그녀는 더 이상의 학교생활이 불가능해진다.
대만은 적어도 이런 상황의 문제점에 대해서 사회적 토론이 되고 이슈화가 되고 있었다.
안타깝게도 결국 학교와 학부모의 반대에 부딪혀 실패하고 말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청소년의 임신문제는 심각할 지경이다.
그러나 그것이 사회적인 공론의 장으로 나오지조차 못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주소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개별적인 문제로서 개인의 잘못으로 치부되어 임신한 소녀를 죄인으로 낙인찍는다.
동시에 그 사실이 주변에 알려지고 나면 그녀는 더이상의 교육을 받을 권리는 포기되어야 한다.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의 교육의 의무를 지고 있으며 동시에 헌법에서 행복추구의 권리를 보장하고 있지만 그것은 임신한 소녀들에게는 전혀 적용되지 않는다.
그러면서 늘 무책임한 생명존중 교육이니 청소년의 건전한 교제 어쩌고 하는 말만 되풀이 되고 있다.

자 당신에게 물어보자.
만약에 말이다.
당신의 어린 딸이 누군가의 교제에 의해 예상치 못한 임신을 했다면 당신은 어쩌겠는가?
우리 딸은 그럴리가 없다고?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웃기지 마라. 청소년의 성의식은 우리 같은 어른들이 따라잡을 수없을 정도로 개방적이 되어가고 있다. 당신의 딸도 예외는 아니다.
만약 임신한 아이가 나의 딸이라면 혹은 나의 학생이라면 나는 아마도 한 번의 망설임도 없이 그 아이들 데리고 병원으로 가 낙태를 시킬 것이다. 그녀와 그녀의 부모와 나 이외에는 아무도 모르게....
낙태로 인한 정신적 충격과 엉망이 되어버릴 소녀의 삶의 저울질 하면서 나는 아마도 소녀의 삶이 더 무겁다고 결정지을 것이다.

이것이 대한민국의 현주소라고 나는 생각한다.
생명의 존중에 대해 얘기하고자 한다면 그 아이를 낳아기를 수 있는 국가적 지원과 사회적 분위기를 먼저 만들어줘야 하지 않는가?
TV속에서 대만의 학부모와 교사들은 만약 아이를 낳은 소녀들의 학업을 계속 인정한다면 기하급수적으로 청소년의 성관계가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를 하고 있다.
이들은 아마도 마음속으로는 자신의 아이들에게는 이런 일이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듯하다. 그렇기에 정상적이라고 그어놓은 선을 벗어난 아이들의 삶에 대해서 이렇게 무책임하게 선언할 수 있을테니....

아이들에게 생명존중을 얘기하는 것만으로는 절대 부족하다.
그것은 무지한 성관계와 그것이 가져올 결과에 대해 예측할 수없도록 한다.
다만 임신에 대해 태아에 대해 죽을 것 같은 죄책감만 가져다줄뿐...
같이 병행되어야 할 것은 실질적인 성교육이고,
동시에 소녀들에게도 낙태가 살인이라는 의식을 주입할 것이 아니라 낙태 역시 그녀의 삶의 한 권리임을 가르치는 것, 동시에 아이를 낳을 수 있는 권리도 보장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녀들이 아이를 낳고 출산휴가를 갖고 다시 학교에 복귀하는 것이 그렇게도 말이 안되는 일일까?

책속의 주홍이는 혼자 고민을 싸안고 혼자 괴로워하다가 결국 죽음을 택한다.
한 생명의 죽였다는 죄책감은 결국 자신의 생명을 버리는 것으로 갚은 것이다.
주홍이의 부모도 교사도 누구 하나 그런 주홍이를 막지 못한다.
당신은 당신의 딸이 주홍이와 같이 되기를 바라는가?

임신의 고통으로 자신의 아이를 쥐라고 여기고,
낙태의 고통으로 자신의 생명을 죽이는 주홍이는 보고싶지 않다.
낙태도 자신의 권리로 당당히 받아들이고, 아이를 낳아 기르는 것도 자신의 권리로 주장할 수 있는 그런 주홍이의 탄생은 언제정도면 가능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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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7-09-29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시원한 리뷰네요.

바람돌이 2007-09-29 23:39   좋아요 0 | URL
리뷰만 속시원하면 뭐하겠습니까? 지금도 이런 일로 고통받는 아이들이 많은데요.

프레이야 2007-09-29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우리가 현실을 제대로 못 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싶어요.
아니면 믿고 싶지 않아 외면하거나.. 꾸욱^^

바람돌이 2007-09-29 23:40   좋아요 0 | URL
문제는 대부분의 어른들은 이런 일이 자기 자식에게는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이상한 믿음을 가지고 있다는거 같아요. 일부 문제가정, 문제아들의 이야기라고만 생각하니까 이 아이들을 나의 아이와 같은 맘으로 봐지지가 않는게 아니가 싶은....

대지의 마음 2008-01-10 0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설이 너무 생명의 문제로만 자의식과 죄책감이 극대화되어 있어 속상했습니다. 아기를 가진 아이들이 갖는 진정한 문제는 그것에 국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소설이 너무 매끄럽게 써지고 잘 읽혀지기는 하지만, 사회적인 순결의식과 퇴행적이고 겉으로만 보수적인 성에 대한 인식 문제의 후진성 모두 담아지지도 다루어 지지도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다 담아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너무 생명을 귀중히 여겨야 한다는 지점으로 이야기가 집중되어서 이것도 아니의 사회적 편견에 다름아닌 것은 아닌가 하고 ... 어쨌든 글 잘 읽었습니다

바람돌이 2008-01-12 01:33   좋아요 0 | URL
그렇죠? 만약 실제로 임신한 10대 아이가 이 책을 본다면 어떤 생각을 할까요? 주홍이처럼 저도 죽어야 한다고 생각해야 하는건가? 뭐 그런 불만들이 생겼습니다.
 
리진 2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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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과 역사소설이라....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  그간의 우리문학에서 역사소설이란 민족주의 아니면 맑시즘(?? 이건 좀 애매하긴 하다. 그냥 두리뭉실 민중주의라고 할까?)을 벗어나서 이야기 하기 힘들고....
따라서 역사소설이라면 항상 대하소설의 뉘앙스을 느끼게 된다
거기에 신경숙씨의 가늘디 가늘고 숨조차 쉬기 힘든 내면의 독백같은 문장들이 어울리려나 싶은 것.

하지만 역시 신경숙과 역사소설은 어울리지 않았다.
이걸 역사소설이라고 한게 도대체 누구야라고 묻고 싶다.
이것은 그저 아프디 아팠던 한 여인의 독백이지 역사소설은 아니다.
그 여인은 그저 여인일수도, 또는 그와 운명을 같이 했던 조선이라는 나라일수도 있을테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을 배경을 달리하는 다른 시대, 혹은 다른 나라로 옮겨놓는다 해도 고쳐야 할 부분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조선의  궁중 무희 리진은 그대로 조선을 빼닮았다.
그런데 여기서 리진이 조선을 빼닮았다 함은 누구의 시선으로 보여진 조선이냐는 물음을 전제해야만 한다.
그것은 콜랭으로 대표되는 서구와 같은 강대국에 비친 조선의 모습이다.
아니 그렇게 비쳐졌으리라 생각되어지는 모습이겠다.

그녀는 한마리 나비로 연상된다.
중요한 모티브로 작용하는 그녀의 춘앵무도 그 나비를 연상시킨다.
아니 그녀의 몸짓, 빠져들듯 깊을 검은 눈동자, 단조로우나 물기가 배어있을 목소리까지도...
아름답고 신비롭지만 지붕을 두드리는 빗줄기에도 찢어질 한없이 연약한 나비.
그럼으로 해서 그녀가 자기 주장을 드러낼때의 콜랭은 곤혹스러운 모습을 보인다.
왜 이집트이 것이 여기에 와있어요?
콜랭, 사람들은 나 또한 당신이 조선에서 가져온 수집품들같이 구경하죠.

서구인이 본 조선도 이런 모습이었을까?
아름다운 산천을 배경으로 착하고 순박한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살고 있으나 또한 무언가 함부로 하지 못할 기품을 간직하기도 한 그런 나라.
하지만 약하디 약하여 누군가의 보호를 벗어나면 곧 쓰러질 것 같은.....
콜랭의 보호에서 벗어난 리진이 그녀에게는 어머니와도 같은 중전에게 돌아오나 곧 누구의 보호도 받지 못하고 곧 파멸의 길로 휩쓸려 들어가 버릴 수 밖에 없었던 것이 그러하다.

소설의 이런 면은 역사소설의 혐의를 풍기기도 하지만 작가가 마음을 쓰고 애절해 하는 것은 여인을 둘러싼 환경이 아니며 역사적 배경도 아니다.
그녀는 리진의 마음으로 상징되어지는 조선이라는 나라에 안타까운 애도시 한자락을 올리고 싶었던 듯하다.
리진의 아름다움과 그녀에 대한 애틋함.
그것은 조선이라는 불행한 결말을 간직한 나라에 대한 애틋함이 아니었을까?
작가가 써내려간 문장과 리진의 애틋한 모습과 그리고 조선의 아픈 결말이 하나로 겹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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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07-09-19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착하고 순박하게 보였을까요? 아님, 지저분하고 무식해 보였을까요...
비숍 여사의 글이 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려있는데, 후자 같아요. ^^

바람돌이 2007-09-21 02:17   좋아요 0 | URL
저도 후자일거라 생각해요. 다만 이 책에서 콜랭이 보는건 지배층에 대한 시각이죠. 나름대로 우아할 수 있었던 왕실과 지배층 지식인들 말입니다.

짱꿀라 2007-09-21 1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진은 역사소설로 보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여성적 시각으로 보시면 조금 편안해 지실 겁니다. 아시겠지만, 리진의 생을 조명한게 아니고, 명성왕후를 오히려 더 부각시킨 느낌이 듭니다. 또한 리진이 있었다면 일본과 탕헤트 같은 곳을 전혀 집어 넣지 않구요. 아마 김탁환씨가 쓴 리심을 보시면 대조가 잘 될 것 같은데요. 사설이 너무 길었습니다. 각설하고 너무 오랫만에 댓글을 다는 것 같아서 죄송도 하고, 참 면목이 없습니다. 어찌 전주로 자리를 옮기고 나니 더 시간이 쫓기네요. 이곳에 오면 시간이 더 나줄 알았는데요. 며칠이면 정말 추석입니다. 추석 잘 보내시구요. 친지분들과 좋은 시간, 맛난 음식도 많이 많이 드시구, 두루두루 좋은 시간 가지세요. 행복하소서. 이만 줄입니다.

바람돌이 2007-09-24 0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성적 시각도 글쎄요. 그리 편한 시각은 아닌듯합니다. 리진이란 인물은 새로운 시대가 아닌 스러져 가는 조선을 대표하는 여성인듯.... 산타님도 맛난 음식 많이 해드시고 행복한 추석 되세요.
 
샤바케 3 - 고양이 할멈 샤바케 3
하타케나카 메구미 지음 / 손안의책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샤바케 3권이 드디어 내손에 들어왔다.
한동안 소설에 굶주렸던지라, 앉은 자리에서 3권을 다 읽어버렷다.
여전히 도련님은 귀엽고 니키치와 사스케 역시 대 요괴라는 설정에 걸맞지 않게 귀엽다.
뭐 여기저기 무수히 등장하는 야나리들이야 말할 것도 없고....

2권과 마찬가지로 단편들인데 아무래도 내 취향은 장편쪽인 것 같다.
조금은 사건의 스케일이나 호흡이 좀 더 긴 장편쪽으로 내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단편들 중에서 맘을 끌었던 건 역시 사스케의 과거의 모습이 나온느 <고향>편
사람과는 다르게 기억할 수 조차 없는 오랜 세월을 살면서 온갖 경험을 했을 니치치나 사스케의 옛적 이야기는 소재 자체로 관심을 끈다.
2권의 니키치 만큼은 아니지만 역시 애절한 다른 도련님과의 사연이 애틋하다.
이들의 과거에 또 어떤 일들이 있었을지 다음권에도 나와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다음으로 맘에 들었던 건<방울이오 방울>편
역시 도련님은 나이가 나이인지라 이제는 연애감정을 가질때도 되었을텐데...
하지만 워낙에 과보호에 세상물정 모르게 큰 도련님이니 이쪽 방면으로는 아직도 아이인듯하다.
그럼에도 여동생같은 오하루를 위해서 동분서주 뛰는 도련님의 모습이 귀엽다.
그리고 그 사건을 통해 조금은 성장해가는 것 같은 도련님의 모습을 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라고나 할까.

그럼에도 샤바케 3권은 앞의 책들에 좀 못미친다.
지나치게 단순한 설정이 반복되는 것도 좀 지루해지고 있고, 각 단편들마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도련님 집안의 배경설명도 좀 지겹다.
작가는 자신의 책을 사람들이 절대로 시리즈로 읽지는 않으리라 생각하는 건지 원.....

그리고 이 책의 묘미는 그 설정의 신선함이었는데 이제는 구태의연해지고 있다는 느낌이다.
시작지점의 신선함만으로 시리즈를 계속 이어간다는건 무리가 아닐까?
조금은 도약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간절하게 하는 3권이다.
4권의 모습도 이 수준에서 머문다면 아마 4권쯤에서는 이 시리즈를 읽는걸 접지 않을까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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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오랜꿈 2007-09-10 2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 서재가 갑자기 왜 이리 현란해졌나? 눈부신다,,,

아사히 맥주님께!

오늘 마트에 장보러 갔다가 아사히 맥주 사왔다. 6개들이 캔을 사면 아사히 맥주잔과 휴대폰걸이를 사은품으로 주더라고. 아사히 맥주잔 너무 좋다. 와이프가 보고 하나 더 사라고 하더라.ㅋㅋ 이런 일 거의 없거든. 맨날 자기 먹을 거는 안 사고 내 먹을 맥주만 산다고 욕들어 먹는데... 시간 나면 주변에 있는 <롯데마트>에 장보러 한 번 가보셔! ㅎㅎ

아사히 맥주 2007-09-12 08:59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좋은 정보 고마워요. 좀 미안네. 남의 서재에서 ㅎㅎ
이번 주말은 아사히 맥주잔에 아사히 맥주를 가득 채워서 그때 그 오징어 구운거와 빨간 고추장에 안주 삼아 꼭 한잔해야쥐.

바람돌이 2007-09-12 10:24   좋아요 0 | URL
남의 서재에서 놀고있는건 다들 아는감? ㅎㅎ 그 아사히 맥주 사면 우리집에 들고 오셔... 오징어도.... ㅎㅎ

바람돌이 2007-09-11 0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가 현란해진건 내 맘이 아니고 알라딘측 맘이라우... 매일 바뀌게 해놨거든... ㅎㅎ

그나저나 이 사람들이 남의 서재를 무슨 연락처로 아나? 확 지워버릴까부다 ㅎㅎ
근데 어디 산토리맥주 프리미엄 파는데는 없수?

내오랜꿈 2007-09-12 17:30   좋아요 0 | URL
당근 있지. 모노링크(http://monolink.co.kr/)라고 일본 상품 전문샵이지. 이곳엔 산토리 프리미엄이나 에비수 더 호프 등 네가 좋하할 타잎의 '몰츠 맥주'들이 많지.

그런데, 매장이 전국에 6곳밖에 없다. -.-.. 그것도 서울, 수원, 분당에만 있다.

그리고 인터넷판매가 되는데, 주류만은 인터넷 판매가 안 된다...-.-..

언제 우리 집에 놀러 올 기회가 있으면 이야기 하셔! 내가 준비해 놓으께. 수원점이 우리 집에서 가깝거든.

바람돌이 2007-09-12 10:26   좋아요 0 | URL
별로 쓸데없는 정보구만요. ㅎㅎ 올 가을쯤에 한번 올라갈 생각이거든요. 동생네 집에... 가게 되면 연락할게요. 꼭 사놔야 돼요. ㅎㅎ
아니면 10월말에 부석사 사과따러 갈때 들고 오던지....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