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가 남긴 한 마디]의 서평을 보내주세요.
개가 남긴 한 마디 - 아지즈 네신의 삐뚜름한 세상 이야기 마음이 자라는 나무 19
아지즈 네신 지음, 이난아 옮김, 이종균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아! 웃어야 하나 아님 울어야 하나?
아지즈 네신의 촌철살인 한방에 웃음이 푸하 터지다가도 도대체가 50년 전이나 지금이나 남의 나라나 내 나라나 다를게 하나도 없는 이 현실에 울어야 하는거 아닌가 싶어진단 말이다.  
아지즈 네신이 돌아왔다.
아지즈 네신이 누구냐고?
<생사불명 야샤르>의 그 아지즈 네신이다.
그래도 모르겠으면 말고, 그냥 이 책을 봐도 그를 알아보는데 하등의 지장이 없으니...

"아 나에게 힘이 있다면 저 많은 사람들을 위해 좋은 일을 할텐데...."
"까마귀 형제여 나를 파디샤(이슬람지역의 왕)로 선출해줘, 나를 파디샤로...."
(국민여러분께서 저를 대통령으로 뽑아주신다면 경제를 살리고 국민의 행복을 위해 일하겠습니다) 파디샤든 대통령이든 누구든 진짜로 그 자리에 앉기전에는 정말로 사람들, 국민들의 행복을 위해 일하고 싶어했을지도 모르지.(뭐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까마귀에게 똥으로 낙점받은 새로운 파디샤는 자신을 파디샤로 만들어준 까마귀들을 위해 일한다. 그가 말하던 모든 사람이 아니라... 그래 이게 현실 정치지. 파디샤가 진짜 모든 사람을 위해 일했다면 이 책은 풍자가 아니라 환상동화집이 되었을걸.
저 파디샤 어떻게 되었을까?
저 파디샤를 오늘의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바꿔서 읽으면 진짜 재밌다.  특히 그의 최후가.....정말이다.  

마을의 온갖 것을 훔치던 도둑고양이 충반이 죽었다.
그리고 그의 무덤에 어느날 꽃이 아니라 건물이 솟아났다.
충반의 혼이 부활한 그 건물의 용도는?
여기서 웃지 않는다면 당신의 유머감각 심각하다. 혹 우울증이 아닌지 병원에 가보는게 좋을듯... 

내가 사는 동네에서는 여기를 봐도 저기를 봐도 지난 선거에서 MB찍은 인간들 천지다.
뭐 그 중에서 일부는 내 손모가지를 잘라버리고 싶다라고 자조를 내뱉는 이들도 꽤 많다.
그런 그들에게 권하고 싶은 이야기 <당신을 선출한 죄>
어떤 행동을 하든 그게 결국 누구를 향한 칼날이 될지는 한번쯤 생각좀 하라고 하는데 지금 이 나라에 보내는 충고로는  좀 늦은 듯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유효할 듯....  

또한 이대로 이 미친듯한 독주가 결국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에 대해서는 <왕과 빈대> <기차를 물리친 개><늑대가 된 아기양>이 충분히 말해주고 있다.    

통쾌한 대리만족! 현실의 극복을 위한 방향제시, 그리고 내 안의 파시즘, 이기심, 멍청함을 돌아보다.
풍자라는 말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가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책.
<개가 남긴 한마디>
나에게도, 지금 여기 대한민국에도 아지즈 네신이 필요하다.
티벳불교를 믿어볼까도 싶다.
그러면 아지즈 네신이 지금 이 곳의 누군가로 환생했다고 믿을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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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이 책을 보면 아지즈 네신이 우리나라 사람이 아니라는게 안믿겨진다.
아니면 터키랑 대한민국이 어쩜 이리 똑같을까하고 놀라워하거나....
재밌는 일이라고는 하나도 안보이는 요즘 세상에 딱인 책이다. 나를 웃게 만든다.
그리고 진정 무엇이 문제인지를 아주 즐겁게 보여준다.
풍자를 통한 비판은 바로 이런 것이야의 진수를 보여준다.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 (옵션)














  
 

아지즈 네신의 다른 작품 <생사불명 야샤르> <당나귀는 당나귀답게> 
그리고 박재동씨의 <목긴 사나이>
풍자의 진수를 보여주는 책들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이 책이 어린이용 책으로 분류되는건 글쎄다.
이야기가 재밌긴 하지만 그 속에 들어있는 뼈들을 아이들이 감당할 수 있을까?
중학생 이상의 대한민국 사람 모두.(단 MB랑 친한 사람은 말을 못알아들을 염려가 있음)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국 세 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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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에자이트 2008-12-31 1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 님.새해에도 건강하시고 멋지게 사십시오.

바람돌이 2009-01-02 11:02   좋아요 0 | URL
뭐가 그렇게 바쁜지 올해는 새해 인사도 제대로 못드리네요.
노이에자이트님도 새해에 늘 건강하시고 멋지게 사세요. ^^

글샘 2009-01-03 2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터키 이야기 읽다 보면... 왠지 정말 형제의 나라쯤 되는 것 같죠.
저는 당나귀.... 읽었는데, 재미있는 풍자가 가득하죠.
근데... 국 세 청...이 왜 마음에 남으시는지... ㅠㅜ 연말 정산 시즌이라 그런거임?

바람돌이 2009-01-03 23:55   좋아요 0 | URL
아지즈 네신 이사람 책 읽다보면 정말 남의 나라 얘기 안같다니까요. ^^
국세청.... 이건 책을 읽은 사람만 알 수 있다는... 저 이 장면에서 귤먹으면서 보다가 입속 귤 다 뱉을 뻔 했어요. ㅎㅎ(뭐 적당히 파편만 튕겼습니다만... ㅎㅎ)

글샘 2009-01-04 12:00   좋아요 0 | URL
이런 강한 낚시라고는... ㅠㅜ

바람돌이 2009-01-05 00:41   좋아요 0 | URL
ㅎㅎ 읽는데 걸리는 시간은 정말 얼마 안걸립니다. ㅎㅎ 국세청의 비밀을 풀어보세요. ㅎㅎ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놀 청소년문학 28
바바라 오코너 지음, 신선해 옮김 / 다산책방 / 200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조지나가 참 좋다.

어린아이에게도 때로 삶은 너무나 잔인해질때가 많다.
생각해보라.
어느날 갑자기 아빠가 없어지고, 살던 집에서는 쫒겨나고, 갈데없는 엄마와 동생과 조지나는 낡아빠진 자동차에서 살아야 한다.
자동차 안에서 잠을 자고 근처 편의점이나 주유소 화장실에서 씻어야 하고,
그러니 목욕도 빨래도 제대로 못하는 조지나에게 이상한 냄새가 난다고 친구도 없고...
그나마 가장 친한 친구조차도 조지나를 멀리하고(어쩌면 조지나에겐 이 부분이 가장 가혹한 시련일지도 모르겠다.) 이 나이때의 아이들에게 친구의 배신이 얼마나 쓰라릴지는 어른들도 자신들이 거쳐온 시절을 돌아본다면 가능하리라....

그럼에도 우리의 조지나 굴하지 않는다.
아니 불평하고 울고있을 여유조차도 없을만큼 현실이 잔인하기 때문일까?
아빠의 부재를 슬퍼할틈도, 친구의 배신에 분노할 틈도 없기 때문이 아닐까?
조지나는 지금 따뜻한 지붕아래 방 한칸이 너무 절실하다.
어떡하지? 어떡하면 방을 마련할 수 있을까?
동분서주 온갖일을 해대도 턱도 없이 부족한 돈때문에 고생하는 엄마를 더 조를 수는 없고...
그 때 눈에 띈 광고전단지.
개를 찾습니다. 찾아주시는 분께 후사함.

아 그래! 개를 훔쳐야지. 그래서 저 사례금을 받는거야!

아이다운 발상.
개를 훔치려면 완벽하게 해야지.
그날부터 조지나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을 연구하고 실행하고...
그래봤자 일의 순서를 노트에 적어나가는 거지만 나름대로 완벽한 범죄를 구성한다.
하지만 세상 일은 뜻대로 안풀리는 경우가 더 많은 법.
부자인줄 알았던 개 주인은 사실은 집만 있다뿐, 조지나네랑 다를 바 별로 없고...
그리고 나타난 이상한 아저씨 무키!
뭔가 다 알고 있는 듯 조지나 주위를 배회하는 아저씨.

막다른 곳에 도달한 조지나는 어떻게 할까?
어찌보면 개를 훔친다는 행위는 그 개를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아이를 유괴하는 것과 같은 충격을 줄터인데 책은 그런 면도 놓치지 않는다.
아 이 장면은 조지나가 아직 아이임을 더없이 잘 보여준다.
다른 사람의 슬픔에 대해서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아이의 무지함이랄까?

개의 유괴라는 상상초월의 죄를 저지른 조지나를 그럼에도 좋아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조지나는 어쩌면 캔디일지도...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울어~~~
아이가 감당하기 힘든 어려움이 겹쳐옴에도 조지나는 거기에 쓰러지지 않는다.
어떻게든 자신이 처한 어려움을 헤쳐나가기 위해 온갖 지혜를 짜내기 바쁘다.
또한 자신이 저지른 일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를 알게 됐을때 그것에 대한 책임도 회피하지 않는다.
무키 아저씨의 도움이 있었지만 그래도 결국 책임을 지는건 조지나 아닌가말이다.
이 세상에 사소한 잘못에도 책임지지 않는 어른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생각하면 조지나의 용기는 얼마나 훌륭한가 말이다.

그럼에도 나는 조지나가 걱정된다.
이렇게 용기와 책임을 배운 조지나가 과연 앞으로 잘 살아갈 수 있을까?
현실은 소설보다 항상 훨씬 더 가혹한 법.
세상의 무책임한 어른들은 무책임한 주제에 성인군자인척하기는 너무 좋아한다.
또한 그럴수록 아이들의 잘못에 대해 가혹하길 좋아한다.
조지나가 자신의 잘못을 고백함으로써 용서를 받을 수 있었던 건 오히려 예외적인 상황인것이다.
현실은 아마도 조지나를 경찰서로 끌고 가는걸로 결론이 나지 않았을까?
이 세상의 무수한 조지나들에게 세상은 얼마나 기회를 줄까?
이 세상의 무수한 조지나들을 품어 안아줄 수 있는 세상은 왜 이렇게 멀어보이는 걸까?
무키아저씨처럼 기다려 줄줄 아는 어른을 가만히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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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08-12-22 1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조지나는 저의 어렸을 적이고, 제가 가르치는 아이들의 분신이고 그렇네요...
저도 조지나를 야단치는 쪽이지, 감싸안아줄 수 있는 사람은 아닌 거 같아서 미안하네요. ㅠㅜ 조지나에게 미안하다고 전해 주세요. 담엔, 꼭 성인군자인척 안하고, 옆에서 바라보고 있겠다구요.

바람돌이 2008-12-29 00:11   좋아요 0 | URL
글샘님이나 저나 기다림을 실천하기에 참 힘든 사람들 아닌가요? 때로 기다림은 포기로 보이기도 하더이다. 나는 기다리고 있는건데 아이는 자신을 포기한걸로 보더라는.... ^^;;
 
[히틀러의 딸] 서평단 설문 & 리뷰를 올려주세요
히틀러의 딸
재키 프렌치 지음, 공경희 옮김, 기타미 요코 그림 / 북뱅크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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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에게 딸이 있다고?
그럼 히틀러가 전쟁을 일으키고 수많은 이를 죽음으로 내몰면서도 자기 딸만은 무지하게 사랑했다는 얘기일까?
아니면 히틀러의 딸이 아버지의 범죄를 보면서 그에 대해 어떤 생각을 했는지에 대한 얘기일까?
히틀러의 딸이란 제목 자체가 극적이다.
히틀러 정도 된다면 가족이니 뭐니 이런건 정말 없을 것 같은데 그것도 딸이라니 말이다.

의외로 이야기의 배경은  현재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시작된다.
학교로 가는 스쿨버스를 기다리며 4명의 아이들은 비가 오거나 해서 뛰어놀지를 못하면 이야기 게임을 한다.
서로 이야기를 지어내어 들려주는 것.
그날도 그랬다.
4명 중의 이야기꾼인 안나가 히틀러의 딸 이야기를 시작한 것도...
히틀러에게 딸이 있었어.
얼굴에는 반점이 있고, 다리도 한쪽이 약간 짧아서 어디에도 내놓을 수 없었던 딸  말이야.
그 애 하이디는 시골마을에서 없는 듯이 가정교사 선생님과 살았지.
아주 가끔 아빠를 볼 수 있었고...
그 애는 아빠라고 하지 않고 더피라고 불렀지만...

이야기 속의 히틀러의 딸 하이디는 아버지의 범죄를 알지 못한다.
하이디에겐 그저 늘 보고싶은 아빠일 뿐이다.
다만 주변 상황이 변해가고 주변의 사람들이 하는 얘기를 얼핏얼핏 들으면서 뭔가 미묘한 변화에 불안해 할뿐...
독일의 패색이 짙어지면서 하이디는 좀 더 은밀한 곳, 좀 더 안전한 곳으로 옮겨다닌다.
시골의 커다란 집에서 좀 더 작은 그러나 지하실이 있는 집으로 그리고 베를린의 방공호까지...

하지만 이 책의 진짜 주인공은 히틀러의 딸 하이디가 아니다.
안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의문과 공감과 깨달음을 얻어가는 마크가 오히려 주인공이다.
안나의 얘기가 혹시 끊어질까 노심초사하면서 기다리는 마크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마크의 머릿속은 너무나 복잡해진다.

"누군가의 아버지가 히틀러나 폴 포트같은 악한 짓을 했다면 그 자식도 악할까요?"
"히틀러나 폴 포트가 저지른... 대량학살 말이지요. 그들은 옳은 일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나요?"
이렇게 마크의 질문은 전쟁을 대하면서 어린아이들이라면 생각할 수 있는 질문들에서 자신의 역사에 대한 질문으로까지 이어진다.
"고조 할아버지는 우리 농장을 어떻게 얻으셨어요?" (오스트레일리아의 백인의 역사는 바로 원주민의 땅을 빼앗고 추방시킨 역사가 아닌가말이다.)
자신의 역사에 대해 "원주민에게 빼앗은 것은 아니겠죠?"라며 지극히 정당한 질문을 던지는 아이.
"하지만 엄마, 모든 사람이 진짜 못된 사람이 옳다고 생각하면 어떡해요! 독일 국민이 히틀러가 옳다고 생각한 것처럼요!"
"엄마 히틀러가 권력을 잡았다면 엄마는 저항했겠어요?"

이런 이런...
아이이기에 누구보다 정곡을 찌르는 질문을 하는 마크.
이 질문들에 책속의 어른들은 과연 어떤 대답을 해주었을까?
이 책속에 나오는 어른들은 정말 평범한 우리들의 모습을 그대로 하고 있다.
정의롭지 못한 세상과 그 세상을 만들어가는데 침묵으로 일조하는 어른들말이다.
그들 누구도 마크의 질문에 대답해주지 못한다.
무대를 바꾸어서 오늘의 한국이라도 이 질문에 대답해 줄 수 있는 어른들은 얼마나 있을까?
아니 이 질문들 앞에 부끄럽지 않을 수 있는 어른들이 얼마나 있을까?

어른들은 대답하지 못하지만 마크는 이미 대답을 알고 있을 것이다.
때때로 아무것도 계산하지 않는 직관의 세계에 우리에게 필요한 대답이 이미 마련돼 있으니말이다.
아이들에게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주기 위해 어른들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어떤 대답을 준비해야 하는지 고민하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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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내용이 너무 심각해서 아이들이 읽기 어려워하지 않을까는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저렇게 심각한 내용을 참 재밌고 쉽게 잘 풀어놓았다.
평균정도의 독서력이라면 초등5학년 이상이면 누구나 쉽게 볼 수 있을 듯...
다만 히틀러가 누구예요라고 하면 어른들이 좀 더 도와줘야 할듯...
그리고 정말 부모가 먼저 읽고 아이들과 얘기를 나눌 수 있으면 정말 좋은 책이 될 것이다.
책 마지막의 여운을 남기는 결론부분도 참 마음에 와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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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설 2008-11-14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부모가 먼저 읽고 아이들과 얘기 나누는 것이 참 필요할 것 같은 책이에요.

바람돌이 2008-11-14 21:51   좋아요 0 | URL
미설님도 그렇게 생각하셨군요. 어디 페이퍼에서 평화를 가르치지 않는 것은 죄악이다라는 말을 봤는데 이 책을 읽는 내내 그 말이 참 와닿더라구요.

마노아 2008-11-14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부터 인상적이었는데 내용은 더 깊게 다가오네요. 보관함에 담아두려고요. 당장은 못 볼 테고요^^;;

바람돌이 2008-11-14 21:51   좋아요 0 | URL
주제는 꽤 심각하지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은 동화책입니다. 어린이용이니 글자 크고 그림있고... 보는데 얼마 안걸려요. ^^
 
내가 사랑한 야곱 청소년문학 보물창고 1
캐서린 패터슨 지음, 황윤영 옮김 / 보물창고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내가 야곱은 사랑하고 에서는 미워했다"
굳이 성경이 아니라도 형제간의 부모의 애정을 둘러싼 다툼이야 무수히 리바이벌되고 변주되어왔다. 그 유명한 에덴의 동쪽도 그렇잖은가말이다.
결국 쌍둥이로 태어나 언제나 관심과 애정을 한 몸에 받는 동생과 늘상 동생에 가리는 언니의 이야기란게 별로 새로울게 없는 소재란거다.
하지만 소재는 결국 소재에 불과하다는걸 이 책은 알려준다.
같은 소재를 가지고도 어떻게 양념을 치고 버무려내느냐에 따라 정말 다른 맛이 나올 수 있음을 말이다.

딱 5분먼저 아주 건강하게 태어난 언니 사라 루이스, 그리고 언니보다 5분 늦게 나오는 바람에 위태위태하게 나와 부모의 애간장을 녹이면서 동시에 모든 사람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동생 캐롤라인
그들의 탄생만큼이나 성장과정도 대조적이어서 언제나 겉으로는 아들못지않게 씩씩하여 가난한 집안의 생계를 돕기까지 하는 언니인 반면 동생은 타고난 미모와 재능으로 관심과 애정만을 받으며 자란다. 적어도 언니인 휘즈(주인공 사라루이스의 별명)의 생각은 그렇다.
이런 극적이라면 극적이랄 수 있는 설정이지만 작가가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은 아주 조용하다. 심지어 휘즈가 분노를 터뜨리는 장면조차도 아주 조용하다.
늘 동생의 그늘에 가렸다고 생각하고 자라는 아이의 모습은 어쩌면 정말로 이렇지 않을까?
여태까지의 영화나 이야기들이 그려왔던 것처럼 그렇게 반항일변도로 흐르기보다는 말이다.
이렇게 차별받는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은 자신이 반항을 심하게 하면 정말 부모에게서 버림받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을 원초적으로 가지고 있을 듯하다.
그러다보면 제대로 반항도 못하고 순종적이고 휘즈처럼 먼저 나서서 집안 걱정과 부모 걱정을 하는 그런 애어른이 되가는게 아닐까 싶다.

그래서 어쩌면 결국 휘즈에게 네가 그렇게 사는 건 네가 하고싶은게 뭔지를 진짜로는 몰라서 그렇다고 얘기하는 옆집 할아버지의 한마디는 너무나도 억울할지도 모르겠다.
휘즈에게서 그런 꿈까지 빼앗아간건 주변의 모든 사람들인데 말이다.
물론 아무도 직접적으로 그런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모든 상황들이 휘즈에게 다른 삶을 생각할 수없게 강요한건 아닌지...
소설이 휘즈에게만 몰아붙일게 아니라 이런 면을 좀 더 부각시킬 수 있었다면 소설의 리얼리티가 좀 더 살지 않았을까 싶다.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마지막 휘즈의 결단은 리얼리티가 확 떨어지면서 좀 뜬금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여태까지 자신을 억눌러왔던 아이가 말 한마디에 각성이 이루어지는건 참 쉽지 않단 말이다.
게다가 이전에 휘즈의 꿈이 의식의 바깥으로 표면화되었던 적이 거의 없었던 것을 감안하면 더 그러하다.

그 외 보너스
소설은 라스섬의 풍광과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하여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리얼하게 그려낸다. 성장소설이라 하여 아이의 내면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삶의 모습을 담아내고 있는 것이다. 성장소설이면서 동시에 인간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소설 <내가 사랑한 야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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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처럼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김난주 옮김 / 북폴리오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간만에 가네시로 가즈키 소설이 나왔다.
만화같은 가벼움으로 완전히 무장한 것 같으면서도,
그렇게 치부해버리기에는 만만치않은 무게감을 느끼게 하는 이다.

영화처럼이라....
이번에는 영화가 소잰가?
영화 이야기를 어떻게 버무려놨을까? 기대감에 한편 한편 아껴가며 읽게 된다.
각 단편들의 제목은 향수를 느끼게 하는 영화제목들이다.
알랭들롱의 그 시니컬한 표정이 바로 떠오르는 <태양은 가득히>
하층민 출신으로 신분을 바꾸고 싶었던 청춘의 알랭들롱.
일본이라는 나라에서 재일조선인으로 살아감으로써 예정된 진로를 벗어나고 싶었던 나와 그 길을 벗어날 수 없었던 아니면 벗어날 생각이 별로 없었던 용일의 대비
나와 용일이 꿈꾸었던 것은 알랭들롱이 결코 잡혀서는 안된다는 거였지.
그건 자신의 예정된 삶의 행로를 거부하고 싶었던 그들 자신의 모습이기도 했을거야....
아무튼 지금은 그들이 행복하기를 바란다.
나와 용일처럼 자신의 뜻과 상관없이 주어진 이데올로기의 틀을 던져버리는 모습은 가네시로 가즈키의 소설속에서 늘 등장하는 모습이었던듯하다.
그건 어쩌면 바로 작가 자신의 꿈이자 희망이었을까? 그렇다면 작품속 나는 결국 작가 그 자신의 이야기가 아닐까싶었다

<정무문>속 이소룡의 힘을 빌려 아니 정말은 이소룡같은 에너지로 다가온 새로운 사랑의 힘으로 남편의 갑작스런 자살을 극복해나가는 주부의 이야기도 공감이 갔었다.
다만 <프랭키와 자니>편에 나오는 아버지의 돈을 털어 현재에서의 탈출을 시도하는 고등학생들의 이야기나 <페일라이더>에서 자신의 가족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야쿠자에게 복수를 하는 라이더아줌마의 이야기는 살짝 가즈키다움에서 비켜간다는 느낌이 들었다. 조금 더 나갔다고나 할까?

뭐니 뭐니해도 여기 연작들의 백미는 마지막 <사랑의 샘>이다.
가즈키다운 유머가 넘쳐흐르지만  동시에 전혀 가즈키답지 않은 따뜻함이 넘쳐흐르는 행복한 가정이 그 주인공들이다.(가즈키의 소설은 기본적으로 참 따뜻하지만 그걸 표현하는 방식은 우회적일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사랑의 샘>에서의 방식은 아주 직설적이다.)
가즈키답던 아니던 오랫만에 입가에 내내 미소를 머금으며 책을 읽었다.
마치 오래된 추억의 옛 영화를 보는 기분이다.
소설속의 내용도 결국 그런 추억의 영화를 찾아 할머니에게 기억과 힘을을 돌려주는 것이었으니 결국 작가의 의도에 걸려든 것일까?
할머니처럼 나도 추억의 힘에 치유받고 위로받는 느낌에 행복해지는 시간을 선물받았다.

아 그러고보니 정말 갑자기 나도 로마의 휴일이 다시 보고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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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에자이트 2008-11-06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네시로의 팬이 여기에도 계셨군요.

바람돌이 2008-11-07 23:36   좋아요 0 | URL
맞아요. 가네시로의 팬.... ^^
뭐니뭐니해도 저에게 최고는 였어요. 그 이후 가네시로의 팬이 되었는데 최고라고 하기엔 좀 그렇지만 늘 기대만큼은 해주는 작가라고 할까요? ㅎㅎ

노이에자이트 2008-11-08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면 그의 소설을 영화로 만든 건 보셨나요.일본서 만든 GO는 괜찮은데 우리나라에서 만든 플라이 대디는 그다지 좋은 평은 못 받나봐요.

바람돌이 2008-11-10 11:19   좋아요 0 | URL
영화는 하나도 안봤어요. 가즈키 소설은 영화로 만들면 뭐랄까? 너무 책하고 똑같을 것 같아 별로 재미없을 것 같다는 느낌?? 하여튼 영화는 별로 안 땡기더라구요. 영화보러 갈 시간 내는 것도 장난 아니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