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스프링 캠프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22
정유정 지음 / 비룡소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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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성장소설을 봤다.
아이들때문에 성장소설들을 일부러 찾아서 읽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나 사실 딱히 맘에 들거나 재밌게 읽어줄 수 있는 책들은 그리 많지 않다.
너무 뻔하다고나 할까?
특히 우리나라 작가들의 성장소설들이 말이다.
아마도 작가층이 너무 얇은게 원인이지 싶다.

그런데 이 책은 조금 다르다.
일단 재밌다.
한 번 손에 들면 놓기 싫을만큼 궁금증을 유발한다.
좌충우돌 대책없는 녀석들이 도대체 이 위기를 어떻게 넘어갈까라는 긴장감속에 읽게 한다.
한편으로는 내가 어릴때 톰소여의 모험을 읽으면서 느끼던 흥분을 요즘 애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아직은 아이들에게 읽혀본 적은 없으니 요즘 애들이 어떻게 느낄지는 모르겠지만....

길위의 여행을 다룬 영화를 로드무비라고 하는데 로드북은 있는지 모르겠다. 아님 로드스토리라고 해야 하나?
어쨋든 중학교 2학년짜리 두 소년과 한 소녀, 그리고 정체를 알 수없는 할아버지, 마지막으로 루즈벨트라는 웃기고도 거창한 이름을 가진 개 한마리가 이 여정의 주인공들이다.
준우라는 소년이 다친 친구의 심부름을 대신하기로 하는데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 심부름이란게 운동권으로 수배당한 친구형을 도피시키는데 필요한 서류를 전달해야 하는 것.
수원 근교에서 머나먼 남해 임자도까지 가야하는 만만찮은 여정이다.
그런데 여기에 준우와 전혀 친하지 않은 아니 웬수지간이라고 해야 할 녀석 둘이 들러붙는다.
바로 동네 최고 부자집 아들로 도대체 왜 가출을 했는지 알 수없는 승주와 폭력적인 미치광이 아버지를 피해 도망나온 정아가 바로 그들!
설상가상으로 정신병원에서 도망나온 할아버지와 개장수 정아 아버지의 개 루즈벨트까지....
준우의 임무는 해결불능에 빠지고 여행은 엉망진창이 되며 고생바가지가 시작된다.

스프링 캠프란 프로야구나 축구에서 정규시즌에 시작되기 전에 집중적인 훈련을 받는 합숙장소를 말한단다.
그렇다면 이들의 여행이 곧 어른이 되기전 아이들의 성장을 위한 마지막 발판이 되지 않을까?
책은 예상대로 그들의 스프링 캠프를 온몸으로 부딪히며 찾아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생동감있게 묘사해낸다.
엉망진창 여행속에서 싸우고 오해하고 헤어지려 온갖 비겁한 수도 써보고....
하지만 그런 가운데 하나씩 하나씩 각자가 안고 있는 비밀들이 벗겨지고 그속에서 서로를 이해해가고 그리고 아이들은 부쩍 커버린다.

모험이라고는 해볼 여지가 전혀 없는 요즘의 아이들에게 읽히고 싶은 책 일순위로 골라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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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을 먹다 - 제13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김진규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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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은 아름답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은 더 아름답다.
아름다운 만큼 애절하고 또 애절하다.
왜냐고?
이루어지지 못한 또는 이루어질수 없는 사랑은 그 불가능성으로 인해 생활의 구차함에서 비껴가기 때문이다.
먹고 사는 일의 구차함, 일상의 무심함 - 이런것들에 비껴서 있음으로 해서 아름다울밖에...

그런 구차함과 무심함에 푸욱 절어서 살고있는 이에게 일탈의 아찔함은 가끔은 소설이나 영화같은 것들로 채워질게다.
그래서 연애소설을 읽는걸까?

넘지말아야 할 이러저러한 금기들을 양산해내기에 조선이라는 시대배경은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이야기거리들을 만들어낼 듯하다.
온갖 금기와 규제들로 묶여있는 시대적 배경이 더 애절하고 위태한 사랑을 만들어내는걸게다.

소설속의 사랑은 하나같이 비극적 결말을 예고하고 있다.
여문의 짝사랑이 향이의 비극적인 죽음으로도 끝맺지 못하고 끝까지 죽은 향이의 영혼을 부여안고 은둔의 삶을 감내하는 것도
끝내 가슴속에 묻고야 말 사촌간인 희우와 난이의 사랑도....
죽을때까지 자기식의 사랑밖에 할줄 모르던 최국의 비극도....
어쩌면 인간의 눈먼사랑이란 비극적일 수 밖에 없다는 운명론의 냄새도 가끔은 나쁘지 않다.
책을 덮는 순간 여전히 삶은 구체적이고 비루하게 남아있지만 그 또한 어떠랴?
내것이 아닌 남의 꿈을 잠시 훔치는 것도 책속에서만 얻을 수 있는 삶의 재미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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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8-02-25 0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저두 연애소설 좋아합니다.
실제로는 아찔한 사랑 못할듯. 그저 편안함과 현실적인 사랑이 좋아요. ㅎㅎ
물론 가끔, 아주 가끔 상상의 나래는 폅니다. ㅎㅎ

바람돌이 2008-02-26 02:54   좋아요 0 | URL
가끔은 연애소설이 고플때가 있는게 꼭 대리만족 같아요. ㅎㅎ

프레이야 2008-02-26 2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먼 사랑의 예정된 비극, 조선을 배경으로 하군요.
왜 하필 현대가 아닌 조선을 택했을까나..

바람돌이 2008-02-27 01:48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현대보다는 조선이라는 과거가 금기의 사랑을 설정할 수 있는 폭이 넓었을듯도 합니다. 그리고 국화주나 꽃차같은 소품들을 묘사하면서 나는 묘한 분위기같은 것도 일조를 할테구요. 간만에 님덕분에 재미난 소설을 읽었습니다. 많이 많이 감사해요. ^^

무스탕 2008-02-26 2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요.. 난이가 멀리 가버린 이유를요 희우를 부른거라고 생각했어요.
아무도 없는곳에서 둘이 다시 시작해보자!! 이런 앙큼한 속샘이 있는거라구요. ㅎㅎㅎ

구매자 40자평을 쓸때 아직 다 읽기 전에 갑자기 퍼득 든 느낌으로 '퍼즐을 맞추는 기분'이라 적었는데 책 뒷편의 심사평을 보니 어느분(이셨드라? -_-a)께서 똑같은 표현을 하셨더군요.
그래서 다 비슷한 느낌으로 읽나보다.. 했지요 ^^

바람돌이 2008-02-27 01:51   좋아요 0 | URL
그런 마음도 왜 없었겠어요. 아니라 아니라 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에 드는 기다림이 인지상정인걸요. 옛적이나 지금이나 인간의 맘이란게 다 같은 것 아니겠습니까? ㅎㅎ
 
발자크와 바느질하는 중국소녀
다이 시지에 지음, 이원희 옮김 / 현대문학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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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짜르트는 언제나 마오주석을 생각한다"
중국의 문화혁명이라는 괴물을 어쩌면 이렇게 절묘한 한마디로 표현했을까?
문화혁명의 시대는 아마도 그 시대를 알지도 못했던 모자르트마저도 순식간에 마오주석 숭배자로 만들어버릴 수 있는 시대였을지도...

문화혁명이라는 기묘하고도 끔찍한 상황은 도대체 어떻게 나오게 된 것일까?
뭐 권력구도의 측면이야 워낙에 많이들 얘기되어지니 여기서는 논외로 하자.
중국의 사회주의 혁명의 성공 이후 악화되어지는 중소관계, 실패한 경제정책, 게다가 여전한 자본주의 국가들의 위협 등 다방면에서 위험에 노출되어있었다.
그런 일련의 상황의 원인을 찾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인간에게서 찾는 것이다.(옳은 방법이 아니라....)
사회주의적 인간의 부재에서 원인을 찾고 따라서 그 책임을 인민에게 돌리며 인민이여 각성하라 라는 식으로 캠페인을 전개시키고.... 그것이 극대화되면 문화혁명이 되고 완전히 미쳐버리면 캄보디아의 크메르 루즈가 될터이다.
사회주의에 맞는 새로운 인간은 인민속에서 탄생한다.
그래서 모든 지식인들은 스스로 인민속으로 가서 배워라...
가서 자본주의의 잡다한 지식의 잔재를 버리지 못하는 너의 뇌를 세척하고 신체에 각인시켜라!
모든 인간들이 사회주의적 이상적 인간이 되기 전까지는 기본의식주를 해결할 수 있는 것 외에는 학문도 예술도 해악일뿐이다.
이 조악한 방식의 해결방식은 그러나 실패할 수밖에 없는 운명을 갖고 있으니 어떡하랴!
본래 인간이란 존재는 참 웃기는 존재들이다.
힘앞에서 굽실거리고 굴복하는 것도 참 잘하지만 하지말라고 하면 더 하고싶어하고 어떻게든 뒷구멍으로라도 하고싶어 못견디는 인간들이 이들인 것이다.
읽지 말라고 하는 금서를 발표하면 그 책이 바로 베스트셀러가 되어버리는 현상은 모든 역사에서 공통으로 볼 수 있는 현상이지 않는가말이다.

나와 뤄는 고작 중학교를 졸업했다는 이유로 지식인 취급을 받아 깊디깊은 두메산골로 하방을 당한다. 우리 둘은 우리 머릿속 자본주의의 잔재를 털어내기 위해 육체를 혹사시켜야 한다.
거름을 나르고 물소를 부려 논을 갈고 광산에서 동을 캐고.....
그런 우리의 생활에 갑자기 한 번도 보지 못한 발자크, 빅토르위고, 플로베르같은 이가 등장한다.
옆마을에 같이 하방당한 안경잡이로부터 이 책들을 훔친 우리들은 우리가 알지 못하던 세계, 단체가 아니라 개인이 세상과 대적할 수도 있고 바꿀수도 있는 세계, 체제가 강요한 획일화된 도덕이 아니라 자유롭고 한편으로 분방한 성과 쾌락의 세계를 만난다.
그 책을 읽는 것이 금지된 것이 아니었다면 아마도 그들은 그것들을 읽지도 또는 읽었다 하더라도 그리 큰 영향을 받지는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항상 금지라는 것은 몇배의 업그레이드 된 흥분과 공감을 동반하는 법!
우리는 우리가 배운 것을 표시나지 않게 누구에게라도 표현하고 싶다.
그는 마을사람들일수도 있고, 재봉사일수도 있고 그 재봉사의 딸일수도 있다.
나보다 한 살많은 뤄는 재봉사의 딸인 바느질소녀에게 발자크를 읽어줌으로써 그녀를 무지한 시골소녀에서 지식인 소녀로 변화시키고 싶어한다. 소년다운 치기 - 약간의 상대적 우월감과 뽐내고 싶은 마음. 자신이 누군가를 자신의 방식으로 바꿀수 있다는 오만함까지-는 가끔 실소를 자아내게 하나 그들의 그 간절한 마음만은 충분히 와닿는다.

그러면 결과는 어땠을까?
그들의 바느질 하는 공주는 그들의 뜻대로 되었을까?
인생의 즐거움고 괴로움은 그것이 늘 예상을 뛰어넘는데 있다.
주도면밀하게 새로운 변신을 준비한 바느질소녀는 자신에게 발자크를 읽어주고 이야기를 해주던 소년들에게 선언한다.
"여자의 아름다움은 비할데 없이 값진 보물"이라고....
그녀가 이후 어찌 살아갔을지는 누구도 알수없다.
하지만 세상과 인간을 바꾸는 문학과 예술의 힘을 이렇게 경쾌하게 묘사할 수도 있다니....
그래서 문화혁명은 무너질수밖에 없는 그 무엇이었다.
바느질 소녀가 통통거리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두메산골 고향마을과 오만한 도시의 두 소년을 걷어차버렸듯이 그렇게 오래 버티지 못하고 무너져버릴수 밖에 없는 것. -그들은 인간을 몰랐다.
그렇다고 내가 사회주의의 그런 인간관에 비해 자본주의의 인간관이 낫다고 얘기할 생각은 전혀 없다. 오늘날의 자본주의 사회는 사회주의 국가들의 그 단순함에 비하면 얼마나 세련되고도 교묘한가 말이다.
오늘도 자본주의는 온갖 방법으로 자신이 원하는 인간형을 만들어낸다.
금지하지 않음으로써 외면받게 하고 다른 쓸데없는 것들로 현혹하여 마비시키고....
그럼에도 바느질 소녀는 나타나리라!
그 사이를 뚫고 가볍게 한방을 뻑차면서 새로운 세상을 찾아 길을 떠나는 바느질 소녀 말이다.
그것이 인간이라고 그렇게 믿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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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2-03 0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이 '책따세 추천도서'였던 걸로 기억되는데, 알라딘에서 '이주의 마이 리뷰'로도 많이 뽑혀서 봐야지 하면서도 아직이에요. 멋진 리뷰에 추천은 필수! ^^

바람돌이 2008-02-04 02:04   좋아요 0 | URL
아 그랫군요. 이주의 마이리뷰로는 진짜 많이 뽑혔던것 같아요. 원래 제목이 별로 맘에 안들어서 안읽을려고 했었는데 워낙에 자주 뽑히고 많은 사람들이 읽는 것 같아 읽었는데 이야기의 재미가 꽤 좋은 책이었어요. ^^

bookJourney 2008-02-03 0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세상은 넓고 읽고 싶은 책도, 읽어야 할 책도 많아요 ~

바람돌이 2008-02-04 02:05   좋아요 0 | URL
그렇죠? 어차피 다 읽을 수도 없는거 적당히 포기하고 살아야지요. ㅎㅎ

글샘 2008-02-03 1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국의 문화혁명이 성장소설로 많이 등장하는 걸 보면, 현대를 사는 성인들에게 문혁이 얼마나 큰 정신적외상으로 작용하는지 알 수 있지요.

바람돌이 2008-02-04 02:06   좋아요 0 | URL
왜 안그렇겠어요. 개인적인 작은 일도 성장기에는 아주 큰 영향을 미치는데 문화혁명기 청소년 시절을 보냈다면 아마 그게 깨졌을때 온 세계가 산산조각나는 정도의 충격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마돈나
오쿠다 히데오 지음, 정숙경 옮김 / 북스토리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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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대한민국의 셀러리맨들의 사는 모습은 어떨까?
회사에 가면 상사에게 치이고 밑에서 치고 올라오는 후배에게 치이고,
집이라고 돌아와도 자식들 커가면 소통은 커녕 대화도 힘들고,
이게 사는거 맞나라는 생각도 불쑥 불쑥 들고....
일본의 아저씨들이나 대한민국의 아저씨들이나 뭐 별다를게 있을라고....

작가 오쿠다 히데오가 전에 <걸>이란 작품을 통해서 여자들 이야기를 들려줬다면 이번에는 아저씨들의 이야기다. (원래는 작가가 쓰기로는 아마도 마돈나가 먼저였던 것 같지만, 번역은 걸이 먼저였다.)만사가 심드렁해지기 시작하는 나이의 이름 - 아저씨
그 아저씨 하루히코는 새로 부서에 들어온 도모미라는 아가씨와의 사랑을 꿈꾼다
아니지 그렇다고 하루히코가 뭔가 직접적인 행동을 하려는 것도 아니고 마누라와 이혼하고 싶은 것도 아니고 그저 혼자만의 몽상을 즐기는 것일 뿐이다.
세상사 늘 그렇고 그런데 이런 몽상의 재미라도 있어야 살지 싶은 심심한 아저씨

평균적 직장인 요시오는 회사에서는 요령껏 윗사람의 비위를 맞출줄도 알고 아랫사람들도 적절히 꼬시는 처세술에 능한 사람이라고 자신을 생각한다.
하지만 집에서는 아들 슌스케가 느닷없이 대학은 필요없다 댄서가 되겠다고 폭탄선언을 하고, 회사에서는 입사동기인 아사노의 제멋대로 삶을 바로잡아 회사방침에 잘 따르는 사람으로 만들어야 하는 책임을 떠안는다.
이 두사람다 아사노에게는 정상의 행로에서 벗어난 이들이다.
이들을 정상궤도에 올려놓고 싶지만 결국 이기는건 요시노일까? 아니면 아들과 아사노일까?

잘나가는 영업직으로 승진을 눈앞에 둔 히로시는 잠시 영업직을 벗어나 총무부로 발령을 받는다.
늘 전투적으로 자신만만하게 살아온 히로시에게 총무부는 불합리와 부정의 온상이다.
경쟁이 없는 곳, 그렇기에 승진의 기회도 희망도 없는 곳.
그 총무부 사원들에게 유일한 회사생활의 재미는 바로 구내 매점이 명절같은때 챙겨주는 뒷돈.
히로시는 의욕적으로 개혁을 부르짖지만 모든 사람들이 히로시를 가로막는다.
총무부는 마누라야! 마누라는 이기는게 아니야 하면서....

승진이 눈앞에 있다고 생각했는데 느닷없이 나타난 해외팀 출신의 여자사원에게 그 자리를 빼앗겼다고 생각하는 시게노리.
그래 얼마나 잘하나 한번 두고보자하면서 바라보는데 신임 상사는 그의 예상을 뒤엎고 부서의 모든 면을 개혁해낸다. 일도 척척이고....
그녀를 보스로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과 그러고 싶은 마음이 전혀없는 자신의 내면과 싸우는 시게노리가 발견한 보스의 의외의 장면.
그래 사는게 다 그렇지 뭐...
저 완벽해 보이는 여자도 결국 어딘가서는 그 스트레스를 풀데가 필요할 거야 그치?

이 아저씨들의 노년은 어떨까?
뭐 떵떵거리고 살 형편은 전혀 아닐테고, 매일 같은 시간에 파티오에 홀로 앉아 책을 읽는 저 노인의 모습을 닮지 않을까
많이 한가롭고 하지만 좀 많이 외롭고.....

사는게 그렇지 뭐.....

그럼에도 사는게 좀 달라야 하지 않겠어? 하고 속삭이고 싶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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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에 행진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억관 옮김 / 재인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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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인 오쿠다 히데오한테 홀딱 반한 이후로 그의 책이라면 나오는 족족 읽고 있는데
슬슬 이제 좀 지겨워지기 시작한다.
딱히 새로움이 없다고 할까?

어느 한쪽으로는 나사가 풀린 듯한, 그러면서 아웃사이더적인 등장 인물들.
그리고 그들의 한바탕 소동과 대책없이 낙관적인 결말들까지....
오쿠다 히데오는 그의 소설의 하나의 전형을 만들어가고 있는 걸까?
뭐 딱 보면 이건 오쿠다 히데오야 하는 그런 것 말이다.

남쪽으로 튀어에서 그에게 홀딱 반했지만 그에 필적할만한 다른 책들은 더이상 나오지 않고 있다.
이 책은 남쪽으로 튀어보다는 공중그네나 라라피포에 가깝다.
특별한 비전도 미래도 그렇다고 근성도 없는 건달같은 청년
그리고 팜므파탈같은 그러나 의외로 사춘기 소녀같은 면도 가지고 있는 여자
명문대를 졸업했지만 현실감각이라곤 거의 제로인 먼 섬나라로 튀는 꿈만 꾸는 회사원
그 각각의 인물이 이래 저래 어울리게 되는 과정은 꽤 재밌고,
그리고 그들이 벌이는 사건에서 엎치락 뒤치락 반전과 반전을 거듭하지만
뭐 딱히 스릴있다고 얘기하기에는 어렵다.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을 한 번도 본적이 없거나 한 두권 본 사람이라면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 같고, 나처럼 계속 봐온 사람이라면 심드렁해질 것 같은 그런 책.

에고 슬프다.
좋아하는 작가의 다음 작품이 나오길 기다리는 건 꽤 근사한 기쁨인데
그렇게 기다릴 작가가 한 사람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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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07-12-24 0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그래요?
전 이제 읽기 시작했는데 말입니다.(사실요~ 공중그네책이 영 나의 취향에 맞질 않아 몇달째 읽었다,덮었다를 반복하다 이제 맘잡고 읽고 있어요.거~ 국회의사당에서 베스트셀러 1위란 말에 혹~ 하여 지금 읽고 있거든요.^^)
이거 읽고 나면..지난번 님의 리뷰를 읽고 '남쪽으로 튀어'책을 읽을참이었는데 말입니다.
음~~
여튼..전 첫 권의 책으로 이미 근사한 기쁨을 가질 수가 없을 것같은 예감이 들었는데..일찍 깨우쳐주셨군요.그래도 왠지 찾아서 읽고 싶어지는 호기심은 어쩔 수가 없네요.ㅋ

바람돌이 2007-12-24 02:38   좋아요 0 | URL
남쪽으로 튀어는 꼭 읽으세요. 정말로 끝내준다니까요. ㅎㅎ
제가 오쿠다 히데오데 반하게 된게 바로 남쪽으로 튀어 때문이었거든요. 근데 그 외에는 딱히 확 필이 꽂히는 책이 없다는게 문제이지만... ㅎㅎ

마늘빵 2007-12-24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상하게 일반화시키긴 어렵지만 일본소설들은 한 작가의 것을 계속 읽으면 다 그게 그거인거 같고 실망하게 되고 그래요. 전 요시모토 바나나가 첨에 좋았다가 나중에 별로였는데.

바람돌이 2007-12-25 00:35   좋아요 0 | URL
일본 작가중 계속 읽는 작가가 오쿠다 히데오하고 가네시로 가즈키인데 님의 말을 들으니 둘 다 그렇군요. 기본적인 틀을 거의 못벗어나는 듯... 다른 사람도 그럴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