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하시겠지요, 선장님? 즉 무생물진화가 시작되었다는 뜻이지요. 기계 장치의 진화 말입니다. - P175

함교에 있는 어느 누구도 움직이거나 입을 열지 않았다.
그러나 모두 복수심에 가득 찬 만족감을 느꼈다. 그 감정이비이성적이라고 해서 강도까지 약한 것은 아니었다. - P224

만일 호르파흐가 앞에 서 있었다면, 지금 당장 모두 말해 버렸을 것이다. ‘가장 비싼 대가를 치른 정복‘이나 ‘용맹스러운 인간의 생존‘, 사지로 보내져 목숨을 잃은 동료들을위한 복수심, 이것들이 얼마나 웃기고 황당한지에 대해서 말이다……. 우리는 그냥 경솔했고, 우리가 가진 캐넌포와 센서에 대한 자만으로 실수를 저질렀기 때문에 대가를 치르고있을 뿐이다. 우리의, 순전히 우리만의 잘못이다. - P252

인간과 비슷하거나 이해 가능한 것만을 추구하라는뜻이 아니라, 인간의 몫이 아닌 일, 즉 인간과 관계없는 사안에 간섭하지 말라고 주장한다. 우주의 빈 공간은 차지해도무방하지만, 수백만 년 동안 이미 생존의 균형을 이루어 실재하는 대상을 공격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방사력과 물질력을 제외하고 누구한테도, 무엇에도 의존하지 않는 이 행성의 활발하고 적극적인 존재는, 동물이나 사람이라고 불리는단백질 복합체와 비교해서 월등하지도, 그렇다고 열등하지도 않다. - P253

모든 것이, 모든 장소가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니야. 그는 천천히 아래로 내려오면서 생각했다.  - P316

 흐릿한 하늘을 배경으로 쏟아지는 불빛 속에서자기 자리를 지킨 채 우뚝 서 있는 우주선은 너무도 장엄하였으므로 단연 무적호라고 할 만했다. - P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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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회
윌리엄 트레버 지음, 김하현 옮김 / 한겨레출판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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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로 좋은 글이란 끝부분 마무리가 좋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자신없는 말투라니....아무도 공감해주지 않을 거 같아서....)

어쨌든 내생각!

예전에 좋아하던 만화들 중 와 너무 재밌어. 천재야 이러고 열광하면서 보다가 마지막회에서 그 열기 전체에 확 찬물을 끼얹어버리는 수습불능형 잔반처리 불가능형 이야기들이 얼마나 많았던지....

그런데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가 뭐냐하면 윌리엄 트레버 이 사람 진짜 이야기 끝문장 만들기의 천재다.

별거 아닌 이야기를 쭈욱 늘어놓는데 아 심심해, 도대체 이 이야기의 클라이막스는 뭐야 하면서 하품하며 책 보다가 이야기가 마지막에 이르는 순간 아! 하면서 이 주옥같은 문장은 뭐지? 내가 심심해하던 순간들을 이 사람은 이렇게 보고 이렇게 묘사한단 말이야? 하면서 소설을 다시 찬찬히 되짚어보게 한다.

그 때 보이는 이야기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이다.

결국 사건과 사물과 사람을 보는 눈이다. 

얼마나 깊이있게 진심으로 사건과 사물과 사람을 즉 세상을 대하는가? 

그것이 정답이라는 생각이 든다.


첫 번째 이야기 <고인 곁에 앉다>에서 에밀리는 자신이 아니라 말을 기를 수 있는 땅을 가진 자신을 사랑했던 남편의 주검 앞에 있다. 그저 병에 걸려 죽었을 뿐.... 지역의 종교단체 사람 둘이 와서 에밀리 홀로 지내는 밤을 위로한다. 간간히 에밀리는 남편과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아주 흔한 이야기....비록 앞에 앉은 종교단체 사람들은 에밀리가 고인의 흉을 보는 듯하여 당혹스러울지 몰라도 이야기 자체는 특별할게 하나도 없다. 얼마나 많은 부부들이 서로 다른 방향을 보고 사느냐 말이다. 

그러나 새벽이 밝아오고 이야기는 끝나고, 종교인 여성들은 돌아가고 이제 에밀리가 혼자 남는 시간이다.


에밀리는 조금 더 앉아 있다가 커튼을 걷었고, 하루가 밀려들었다. 그날 밤이 불러낸 유령이 이곳에 있었다. 한때 그녀 자신의 모습으로.(28쪽)


이 짧은 단편의 마지막 3줄은 소설을 완전히 반전시켜 버린다. 죽은 남편의 흉을 보며 넋두리하던 그저 흔한 여자 에밀리는 사실은 껍질을 벗고 있었음을, 비록 남편이 다 말아먹어 땅이 없을지라도 오늘의 에밀리는 어제의 에밀리가 아님을. 이제 에밀리에게는 그것이 어떤 형태라 할지라도 에밀리 자신의 삶이 기다리고 있음을, 유령은 이제 떠났음을 이토록 짧은 문장에서 이토록 많은 이야기를 해버리는 작가 윌리엄 트레버는 정녕 뭐지? 위대한 작가 맞구나....


단편 <전통>에서는 명문 기숙학교를 둘러싼 잡다한 전통들이 이리저리 등장하고 비웃음당하고, 소년들에 의해서 은밀하게 신봉되고 하지만 진짜 전통이 무엇인지는 글의 마지막 문장에 가서야 드러난다. 또한 그것은 기숙학교가 존재하는 한, 소년들이 이곳을 거쳐가는 한 언제나 어디서나 은밀하게 존재하고야 말 전통이며, 그래서 살짝 얼굴 붉히며, 사는게 그런거지, 아이들은 다 그렇게 크는 거라고라고 수긍하게 된다. 


<그라일리스의 유산>은 책좋아하는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이야기다. 잘나가던 은행원이 책이 좋아 지역도서관 분관을 맡는다. 수입이야 이전과 비교할 수 없으므로 아내는 당연히 싫어한다. 그런데 이 곳에서 책을 빌리러 오는 여성을 만나고 둘은 자주 만나 같이 책얘기를 한다. 그녀의 집에서 만나는 둘의 모습은 남들에게 보일 때는 불륜이겠지만, 책 좋아하는 나같은 이가 보면 너무 아름다운 풍경이다. 그녀가 커피를 내오고 둘은 내리는 비나 차가운 봄의 햇살을 함께 바라보고 그리고 책속의 삶을 이야기한다. 그들은 자신들의 삶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이야기하지 못했다. 그래서 마지막의 순간


비밀의 그림자 속에 겨울 꽃이 흩어져 있었고, 기만이 조용한 사랑을 기렸다.(120쪽)


제대로 마음껏 표현하지 못하고, 같이 해본 것이 너무나 적은 끝나버린 사랑에 대한 이토록 아름다운 조사(弔詞)를 본적이 없다. 기만이라는 단어를 이렇게 아름답게도 쓸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이런 사랑의 아름다운 순간에 대한 이야기는 마지막 단편이자 표제작인 <밀회>에서도 반복되는데 쇼윈도에 비치는 연인들의 마지막 포옹을 기가 막히게 아름답게 묘사한다. 흔한 불륜이 그 장면 하나로 세기의 사랑이 되어버리는 순간이다. 

언어가 가지는 힘이 무엇인가를 절절히 깨닫게 하는데 만약 윌리엄 트레버라 이런 불륜에 대한 소설을 좀 더 많이 썼더라면 나라도 멋진 불륜을 찾아 어디 거리로 헌팅을 나가지 않을까?


모든 이야기들이 마지막 순간을 예비하고 그려지는 것만은 아니다.

다른 결로 인상적이었던 단편은 <저녁 외출>이다. 데이트 업체 매칭을 통해 만난 남녀의 저녁모습에 대한 스케치 같은 단편이다. 혼자 사는 여성이 이 만남을 통해 얻고 싶은 것은 우정이었다.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공감받고 호감이 가면 저녁식사를 함께하기도 하고..... 서로가 원하는 것이 다른 두 사람이 만나 각자 하고 싶은 또는 할 수 있는 말만 하며 빙빙도는 하루 저녁의 외출은 문장의 처음부터 끝까지 외롭다는 느낌을 온몸으로 발산하는 그런 느낌이었다. 읽어가다보면 책속의 단어들이 어디론가 날아가버리고 모든 말이 외로워 외로워로 치환되는 듯한 느낌. 그래서 주인공 여자를 꼭 안아주고싶은 느낌이다.


많은 단편들 중 어느 것도 윌리엄 트레버가 삶이 편하고 좋은 것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없다.

산다는 건 외롭고 쓸쓸하고 고독하다. 또한 누구든지 은밀한 비밀 하나쯤 꼭꼭 숨기고 있으며 그로 인해 외로움은 배가 된다.

그럼에도 윌리엄 트레버의 소설을 읽는 일은 절망과 전혀 관계없다.

외롭고 쓸쓸하기 때문에 우리는 끊임없이 소통을 소망하고 노력하고, 그럼으로써 삶은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목소리 높이지 않아도 작가는 그의 등장인물들을 통해서 보여준다.

그래서 독자인 나는 조금 외로워도 돼 괜찮아 이렇게 나를 다독이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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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22-06-22 17:3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동감이에요 바람돌이 님 ^^

바람돌이 2022-06-22 22:16   좋아요 2 | URL
프레이야님 동감 표시에 어깨가 으쓱으쓱입니다. ^^

레삭매냐 2022-06-22 17: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래 전에 읽고서 여적
리뷰를 미루고 있네요...

한 편에 대한 기억이 진
하게 남네요.

삶은 그렇게 외로운 모양
인가 봅니다.

바람돌이 2022-06-22 22:17   좋아요 3 | URL
레삭매냐님의 한편은 뭘까요? 저는 사실 첫 작품인 고인곁에 앉다가 제일 좋았어요. ^^
삶이 외로우니까 우리나라에서 책읽는 사람의 삶은 더 외로우니까 우리 모두 여기서 수다 떨고 있는거겠죠? ^^

새파랑 2022-06-22 17:5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바람돌이님도 윌리엄 트레버의 세계로 들어오셨군요. 트레버의 단편은 여운이 장난아닌거 같아요. 저도 이책 너무 좋더라구요~!!

바람돌이 2022-06-22 22:18   좋아요 3 | URL
저 펠리시아의 여정도 진짜 좋았는데 이번 단편은 더 좋더라구요. 트레버의 세계 계속 계속 들어가 보겠습니다. ^^ 새파랑님과 이곳의 지인들이 아니었다면 저는 트레버를 몰랐겠죠. 얼마나 안타까웠을지 말입니다. ^^

미미 2022-06-22 20: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쩌면 단조롭게 느낄 수 있는 이야기 끝에 반전매력!
여성에 대해서도 꽤 잘 이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람돌이님 리뷰 읽으며 다시금 감동의 기억이 돌아오네요
잘 읽었습니다.*^^*

바람돌이 2022-06-22 22:20   좋아요 2 | URL
트레버는 남녀를 불문하고 인간에 대한 깊은 연민과 이해를 가진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위대한 문학가들 중에 괴팍한 사람 많잖아요. 근데 트레버는 안 그랬을 거 같아요. 굉장히 편안하게 얘기할 수 있는 사람. 다른 사람의 얘기를 굉장히 잘 들어주는 그런 사람 아니었을까 혼자서 그런 생각도 해봅니다. ^^

그레이스 2022-06-22 21:4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끝나버린 사랑에 대한 조사
˝비밀의 그림자 속에 겨울 꽃이 흩어져 있었고, 기만이 조용한 사랑을 기렸다˝
문장이 너무 좋네요.

바람돌이 2022-06-22 22:20   좋아요 4 | URL
문장의 밀도만으로는 이 책에서 가장 좋은 문장이었어요. 뭔가 스파크가 팡하고 터지는 듯한..... ^^

scott 2022-06-23 00:1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비밀의 그림자 속에 겨울 꽃이 흩어져 있었고, 기만이 조용한 사랑을 기렸다˝]
오! 이 문장, 어떤 작가가 산문으로 썼었던 적이 !ㅎㅎ

윌리엄 트레버 21세기 위대한 작가 중 한명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람돌이님 <불륜>에 꽂혀 버리시다니

외출, 여행이 필요 합니다 ^ㅅ^

바람돌이 2022-06-23 11:43   좋아요 2 | URL
좋은 문장은 누구나 알아볼테니까요. ㅎㅎ
제가 불륜에 꽂힌건 순전히 트레버때문.... 트레버 효과 사라질때까지 당분간 외출 자제입니다. 외출 가서 잘난놈 보면 따라갈지도.... ㅎㅎ 하지만 그건 너무 에너지가 많이 필요해. 으~~~~귀찮아요

감은빛 2022-06-23 15: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개인적으로 첫문장을 잘 쓴 글에 끌리더라구요. 첫문장이 평범하거나 별로라면 뒤가 아무리 좋아도 마음이 가지 않더라구요. 하지만 글의 완성도를 생각해보면 역시 마무리가 가장 중요하죠. 저도 바람돌이님 말씀에 공감합니다. 이 좋은 글 덕분에 이 책 읽고 싶어졌어요. 고맙습니다!

바람돌이 2022-06-23 18:49   좋아요 2 | URL
첫문장이 좋은 글은 가슴이 막 떨리죠. 근데 저는 첫 문장이 너무 좋은데 뒤로 갈수록 힘이 빠져 실망스러운 때가 많더라구요. ㅎㅎ 이렇게 책을 좋아하는 포인트도 다른 지인들이 많아서 이곳은 참 좋은 곳입니다. ^^

yamoo 2022-06-24 09: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짧은 단편의 마지막 3줄은 소설을 완전히 반전시켜 버린다...뭔지 궁금하네요. 이런 소설은 다시 읽을 수밖에 없더라구요. 밀회...읽어 봐야겠어요. 좋은 작품 소개 감사드립니다!!

바람돌이 2022-06-25 16:07   좋아요 0 | URL
평범한 이야기가 한 여성이 자아를 완전히 회복하는 빛나는 순간으로 바뀌는 마법? 심심한 듯하다가 막판에 저렇게 멋있어 지는 윌리엄 트레버의 소설이었습니다. ^^

페크pek0501 2022-06-24 14: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윌리엄 트레버의 소설에 대해 쓰신 마지막 문단에 꽂힙니다.
저도 찾아보면 그의 단편이 있을 듯해요.

바람돌이 2022-06-25 16:08   좋아요 1 | URL
윌리엄 트레버의 소설 속 주인공들은 대체로 굉장히 외로운데 읽다보면 오히려 위로받는 느낌이랄까요? 좋네요. ^^

mini74 2022-06-24 17: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별것 아닌 이야기같지만 그 속에 위로와 공감. 바람돌이님리뷰에 저도 공감합니다 ~

바람돌이 2022-06-25 16:09   좋아요 0 | URL
맞죠? 읽은 분들은 대부분 비슷하게 느낄거라고 생각합니다만..... ㅎㅎ 사람들의 생각은 워낙 다양하니 또 다르겠지요. 이걸 또 다르게 읽는 분의 얘기도 듣고 싶어요. ^^

희선 2022-06-25 01: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윌리엄 트레버 소설은 마지막까지 봐야 참맛을 알겠습니다 그런 걸 알아봐야 하는데, 어쩐지 저는 잘 모를 것 같네요 사는 건 쉽지 않고 다 외롭겠지요 그래도 살아가야겠지요 언제나 소통이 잘 되는 건 아닐 거예요 잘 될 때도 있고 잘 안 될 때도 있겠습니다


희선

바람돌이 2022-06-25 16:10   좋아요 0 | URL
음 희선님이라면 윌리엄 트레버의 참맛을 저보다 더 잘 알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희선님의 예리한 감각 있잖아요. ^^ 소통이 잘 되는 경우보다 안되는 경우가 훨씬 많은게 현실이라 좀 씁쓸하긴 해요. ^^
 

"여러분이 오신 집에는 슬픔이 없어요."
"아, 그래요." 캐슬린이 말했다. 그녀의 커다란 얼굴이 고통으로 일그러졌다. "그래요." - P21

에밀리는 조금 더 앉아 있다가 커튼을 걷었고, 하루가 밀려들었다. 그날 밤이 불러낸 유령이 이곳에 있었다. 한때 그녀 자신의 모습으로, - P28

 올리비에는 교실로 어슬렁어슬렁 걸어가면서 부당한 보복을 예상했으나 자신이 스스로의추측을 발설하지 않으리란 걸 알았다. 그러지 않는 것은, 자기생각을 비밀로 감추는 것은, 다른 사람이 모르는 것을 아는 것은 즐거운 일이었다. - P34

이것이 현실이었다. 클로헤시 신부가 알든 모르든, 이것이그가 가진 것이었다. 저스티나 케이시는 이 마을에 머물 것이다. 길포일 씨가 저스티나를 더블린 버스에 올라타지 못하게할 것이고, 매브가 저스티나를 감시할 것이며, 시간이 지나면브레다 매과이어도 저스티나를 잊을 것이다. 비좁은 고해실에서는 또다시 불필요한 고해와 용서가 이어질 것이다. 그리고자신에게서 신을 본 얼굴에서 만족감이 사라질 것이다. - P73

제프리가 자신의 부끄러운 사진 작업에 대해 이야기한 것은그에게 에벌린이 중요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에벌린은 아무런 원망 없이 그 사실을 알아차렸다. 그가 에벌린의 어리석은일탈을 목격했을 때, 그 또한 그녀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 P102

그들은 자기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데는 관심이 없었다. 그들의 대화는 그렇지 않았으나, 본인들이 모르는 사이 그들의우정으로 전과 달라진 방 안에는 그들의 삶이 있었다. 두 사람은 감정을 건드리지 않았고, 후회나 과거에 있었을지 모를 것들을 건드리지 않았다. 그들은 단어를 통제하는 능력을 잃지않았다. 그녀는 지나간 과거를, 그는 아직 그곳에 있는 것을배신하지 않았다. 그녀가 커피를 내오면 그는 내리는 비나 차가운 봄의 햇살을 바라보다 고개를 돌렸고, 다시 와일드 홀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녀는 넓은 현관을 배경으로 계단 위에서 있었고, 그의 백미러에 보이던 그녀의 모습은 곧 버드나무로 바뀌었다. - P117

그 이상은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장식품도 받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현실을 속이게 되기 때문이었다. 도자기 한점도 받지 않을 거라고, 그는 그렇게 편지를 쓸 것이다. 비밀의 그림자 속에 겨울 꽃이 흩어져 있었고, 기만이 조용한 사랑을 기렸다. - P120

그게 우리가 사는 방식이다. 우리의 대화는 불완전하거나 아예 시작조차 되지 않는다. 두 사람은 자기들 사이에 작품을 만들었고, 그 안에 우리의 존재가 놓여 있다. 마치 모자이크 기술자가 만든 걸작처럼 빈틈없이 완성된 작품.  - P138

어리석었던 그때의 나는 이후에 내가 알게 된 것을 알지 못했다. 진실은, 그것이 인간의 정신을 찬미하는 것이라 해도, 말하기 끔찍한 내용이 있으면 퍼뜨리기 어렵다. 어둠은 빛의 당당한 광휘를 더욱 강렬하게 하지만 누가 그걸 알고 싶어 하겠는가? 결국 나는 내가 말해야 하는 일을 말할 수 있는 행운이내게 허락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인다.  - P145

자신의 친구가 된 성인 조각상들을 매일 아침 찾던 누알라는 그날 평소보다 코리의 작업장에 더 오래 머물렀다. 석쇠를든 성 로렌스, 메신저인 성 가브리엘, 아시시의 성 클라라, 사도성 토마스와 눈이 먼 성루치아, 성 카타리나, 성 아그네스,
코리는 누알라를 위해 조각상을 만들었고, 조각상들이 동요하지 않는 평정심으로 자신의 시선을 돌려보내자 누알라는 처음으로 분노가 조금씩 흘러 나가는 것을 느꼈다. 감화되어 평온함에 잠긴 누알라는 조각상의 체념을 느꼈다. 실패한 것은 누알라가 아니라 이 세상이었다. - P182

 자기 앞에 펼쳐진창창한 시간, 언뜻 보게 될 다른 비밀과 배신들 때문에 울었다. - P200

그들은 피나가 깨달은 사실을 알지 못했다. 만약 존 마이클과 함께였다면 지금보다 더 외로웠을 것이다. 오래 이어진 사컴과 함께 계획한 미래, 서로에 대한 열정과 포옹은 가슴 저미는 기억으로 남았으나 괴로움은 사라지고 없었다. 두 사람이사랑한 것은, 너무나도 사랑한 것은 미국이었다. 사랑의 환상에 활기를 불어넣은 것도 미국이었고, 서로를 더욱 좋아하게만든 것도 미국이었다.  - P227

셰릴은 그와 함께 있을 때 느끼는 감정이 두려움이 아니라는 것을, 심지어 불안도 아니라는 것을 대프에게 한 번도 말하지 않았다. 일어나지 않은 일들을 늘어놓는 그의 행동에 교활한 술수가 있음을 알았지만, 그가 그녀에게 요구하는 것이 너무나도 적었기에 술수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한 번도 말하지 않았다. 자신의 천성이 그와 함께 산책에 나서고 그의 과묵한 포옹을 받아들이게 했으며 자신의 동정이 그의 자양분임을 안다는 것을 한 번도 말하지 않았다. 셰릴은 그에 대한 이야기를 대프에게 하고 싶지 않았다. 와클리 부부는 그의 존재를 몰랐다. - P250

"괜찮아요?" 그녀가 물었다. "괜찮은 거예요?" 말투에 불안한 기색을 드러내지는 않았다. 그럴 필요가 없었다. 그래야 할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그녀는 사랑의 까다로운 특성을 잘 알았다. 사랑은 거의 언제나 잘못된 대상을 향했다. - P269

 두 사람은 순간 그 이미지에서 우아함이 드러나는 것을보지 못했다. 그들은 그 우아함이 자신들의 것이라 주장하지않았을 것이다. 이 연애에서 자신들에게 우아함이 있었으리라짐작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말하지 않았으나 이해한 사랑의규칙은 끝나지 않은 것을 끝내는 괴로움 속에서도 깨지지 않았고 앞으로도 깨지지 않을 것이었다. 오늘 사랑은 조금도 부서지지 않았다. 둘은 그 사랑을 지니고서 몸을 떼고 서로에게서 멀어져갔다. 미래가 지금 보이는 것만큼 절망적이지 않다는 것, 그 미래 안에 여전히 두 사람의 과묵한 섬세함과 한때사랑이 만든 그들의 모습이 남아 있으리라는 것을 알지 못하는 채로, - P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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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욘 티히의 우주 일지 민음사 스타니스와프 렘 소설
스타니스와프 렘 지음, 이지원 옮김 / 민음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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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세기 우주 비행사? 혹은 모험가? 여행가? 하여튼 로켓 하나 가지고 여기 저기 온 우주를 여행하는 이욘 티히라는 인물이 우주 여행 중 겪은 일들, 만난 인물들에 대한 단편들로 채워진 이 책을 펼치는 순간 

나는 내 눈을 의심하고야 말았다.


아니 진정 이 소설이 인간과 다른 세계, 타인과의 관계에 대해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나도 진지하게 질문하던 소설 <솔라리스>의 그 작가의 작품이 맞단 말입니까?

이름도 어려운 스타니스와프 렘! 이 사람은 도대체 어떤 재능을 가진거란 말입니까?

IQ 180이라더니 그것이 진정 사실이었다는것을 이제는 믿겠습니다. 

네 믿고 말고요. 


첫 이야기부터 독자는 일단 빵 터지고 시작한다.

우주 여행 중 운석이 날아와 우주선이 고장난다.

우주복을 입고 바깥으로 나가서 보조 조종간을 끼워야 하는데 이 일을 위해서는 누군가 스패너로 나사 머리를 잡고 있는 동안 다른 사람이 너트를 돌려야 한다. 즉 2사람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 우주선에는 이욘 티히 1명밖에 없다.

어떻게 될까?

그런데 우주선이 거대한 중력장 안으로 들어가고 이 때마다 시간의 방향이 휘어서 시간의 흐름을 되돌릴 수 있게 된다.

뭔 말인지 모르겠지만 그냥 옛날 영화 백투더퓨처 같은거라고 생각하자.

어쨌든 시간의 방향이 휘면서 오늘의 나가 어제의 나를 만나고 모레의 나가 내일의 나를 만나고....

이 나들이 점점 많아지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게 되어 우주선을 고치기 위한 위원회를 만들어야 할 지경이 되고.

그야말로 미치고 환장할 지경인데 과연 이온 티히는 어떻게 이 위기를 벗어나게 되었을까?

물론 정답은 책에 있다.


그러면 끝까지 빵 터지기만 하는 걸까?

물론 소설은 곳곳에서 빵빵 터진다.

유머감각이 어찌나 넘치는지 사소한 상황들을 묘사하는데서 머릿속에 그 상황이 순식간에 재현 되면서 빵 터지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예를 들면 우주 여행 중에 멀미를 일으킨 사람들이 우주 공간을 무슨 타구처럼 사용하면서 토해놓으면 그 토사물이 앞으로 수백만년동안 우주 궤도를 돈다든지, 이욘티히는 실제로 자신이 버린 다 타버린 스테이크가 자기 우주선을 빙빙도는 것을 끝도없이 봐야햇던 적도 있었다. 

또는 우주에 있는 다른 종족의 설명에서 다른 행성인에게 기독교를 전파하려고 하는데 이 별의 사람들은 60도의 기온에도 얼어 죽기 때문에 천국 얘기는 듣고 싶어하지도 않고, 그 대신 펄펄 끓는 지옥에 대해서만 아주 흥미로워 한다든지.....

인간 상상력의 끝이 어디인지를 보고 싶다면 이욘티히를 읽으라고 과감하게 주장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렇게 빵빵 터지기만 했다면 아마 이 책을 끝까지 보지는 못했을 것이다. 

580페이지짜리 책을 농담만으로 읽을 수는 없는 법이니 말이다. 농담은 처음에는 엄청 신선하다고 보지만 농담이 끝까지 농담으로만 계속되다보면 아 내가 왜 이 책을 보고 있나 하는 생각을 어쩔수 없이 하게 되니말이다.


이욘티히의 여행은 대부분의 SF가 그렇듯이 현실을 향한 질문이고 풍자이고 때로는 대답이다. 

아무리 복잡해보이는 사안도 풍자의 영역에 들어와 본질과 현상을 정확하게 갈라 보여주면 현실의 문제가 뚜렷이 보이는 법.

작가인 렘은 그런 면에서도 천재적인 안목과 이야기 구사능력을 보여준다. 

우주연합의 새로운 회원이 되기 위해 참석한 회의에서 지구인은 도대체 잘한게 뭔지를 묻는 어떤 질문에도 제대로 된 대답을 못하고 얼버무리거나 고뇌에 빠지는 이욘 티히. 결국에는 너희 지구인들은 전 우주적 협력이 언제나 약탈과 헤게모니 쟁탈보다 더 이익이라는 점을 계산하지도 못하느냐라는 질책앞에서는 지금도 벌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을 자연스레 떠올린다. 1960년대에 쓰여진 이 소설의 저 질책을 인류는 그 이후로도 한번도 제대로 새겨본 적이 없으니 어쩌면 이런 책의 효과가 그리 크지 않아서일까?  

그렇다면 나는 더 많은 사람이 이 책을 읽도록 더더더 노오력해야겠다는 결심을 굳게 한다.


이 책의 풍자의 대상은 전방위적이다. 

이욘 티히의 시간여행을 통해 인류 역사를 바로잡으려는 거대한 프로젝트에 휘말리면서 인류의 미스테리로 불리우는 부분들이 어떻게 잘못된 시간조작이나 시간여행자들의 의도된 또는 의도되지 않은 실수에 의해서 일어났는가 하는 농담을 장대하게 펼치기도 한다. 역사상 위대한 인물들 중 많은 수가 이 실수에 의해서 유배된 미래 27세기의 시간여행자들이라니.... 예를 들면 아리스토텔레스? 플라톤? 뭐 이런 사람들말이다. 

아 또 히에로니무스 보스가 있구나



르네상스기에 도대체가 알 수 없는 기괴한 그림을 그린 이 보스 역시 시간여행자란다.

그래서 오른편 그림에 시간여행 버스를 슬쩍 그려놓았다는데 솔직히 뭘 말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런데 묘하게 설득력이 있는게 저 시대에 이런 그림을 그리려면 뭔가 시간여행자쯤은 돼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거다. ㅎㅎ


종교, 자본주의, 관료제, 인간의 자기중심주의, 어떤 것도 작가 렘의 풍자를 피해갈 수 없다.

그 풍자들은 지금도 유효하여 책을 읽는 독자들은 어느새 지금의 사회 현실과 지금을 살아가는 나를 돌아보게 된다. 

온갖 말도 안되는 우주 대환장 파티 속에서 인간으로서 산다는 것의 의미, 지금 우리 현실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꿰뚫어보는 경험은 이욘 티히를 읽어야 할 이유이고, 또한 즐거움이다.

스타니스와프 렘은 진정 천재 맞다.



사족 - 요즘 디즈니의 오리지널 드라마인 <만달로리안>을 재밌게 보고 있다.

1부가 다 끝나가도록 주인공의 얼굴을 한번도 못봤고, 두번째 주인공인 귀염둥이 요다의 목소리 한번 못들었다. 

그럼에도 드라마가 창조하는 새로운 행성, 다른 종의 생물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SF를 보는 묘미는 상상의 한계를 넘어서 다른 것을 만들어내는 능력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점이 확 살아있는 드라마다.

렘의 소설처럼 깊은 세계관을 보여주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드라마는 책과 또 다르게 다른 세상을 눈앞에 재현해주는 재미가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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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6-13 22:5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앗 넘 맘에 드는 전갠데요. 보스가 시간여행자라니 ㅎㅎㅎ 만달로리안 아기요다 넘 귀엽죠~~

바람돌이 2022-06-13 23:00   좋아요 2 | URL
이 책 진짜 재밌어요. 저는 솔라리스보다 더 재미있어서 이 작가의 책은 나오건 다 봐야지 하고 있어요. 번역된게 얼마 없어서 조금 슬프긴 해요. 그렇다고 폴란드어 원서를 볼수는 없으니.... ㅎㅎ
아기 요다 진짜 귀여워요. 그런데 전 요새 저 철갑인간 만도도 귀여워지네요. 요다와 만도 두 주인공의 귀여움으로 신나게 보고 있습니다. ^^

잠자냥 2022-06-14 00:2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우… 저 이 책 사놓기만 하고 여태 안 읽었는데 빨랑 읽어야겠어요!!

바람돌이 2022-06-14 21:34   좋아요 2 | URL
강추 강추 강추입니다. ^^ 얼른 얼른 읽으시와요. ^^

희선 2022-06-14 01:0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이큐가 180이면 어떤 느낌이 들지... 뭐든 쉽게 알고 이런저런 거 많이 생각할지도 모르겠네요 1960년대에 쓰인 소설이지만 지금 봐도 재미있군요 그때 이런 상상을 하다니...


희선

바람돌이 2022-06-14 21:36   좋아요 4 | URL
아이큐가 그런 사람이 주변에도 하나도 없어서 어떤 느낌일지 알수가 없네요. 다만 이 책을 보건대 아이큐 180의 머리속 세계는 평범한 사람보다 훨씬 더 넓을 듯하긴 합니다. ㅎㅎ 이 소설은 정말 1960년대에 쓰였다는 느낌이 하나도 안들어요. 굉장히 세력됐달까? 요즘 쓴 소설이라고 해도 저같이 과학 잘 모르는 사람은 그냥 믿을 거 같아요. ^^

새파랑 2022-06-14 06:3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완전 극찬이네요 ㅋ sf를 안좋아하는데 이 책을 읽게 노력하신다니 이건 읽어봐야 겠습니다 ㅋ 책 안사려고 했는데 ^^

바람돌이 2022-06-14 21:37   좋아요 2 | URL
솔라리스와 너무 달라서 깜짝 놀랐어요. 저는 원래 SF를 좀 좋아하기도 하지만 이 책은 어 그러니까 커트 보니것 책 처음 읽었을 때와 비슷한 충격이랄까 그랫습니다. ^^

거리의화가 2022-06-14 09:2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 정말 대환장파티 맞네요! 근데 그 대환장파티가 현실의 문제를 이야기하니 결코 파티로만 끝나는 게 아니죠~ 넘 재밌어보여서 찜해놓고 읽어봐야겠습니다ㅎㅎ 요즘 SF 많은 작품들이 나와서 고르는 재미가 생겨나는 것 같습니다!

바람돌이 2022-06-14 21:38   좋아요 4 | URL
제가 리뷰에 적은건 정말 아주 아주 작은 부분일 뿐.... 작가의 세상을 보는 눈이나 그것을 풍자하는 입담이 정말 장난 아닙니다. 화가님 리뷰도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릴게요. ^^

라로 2022-06-14 09:5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 예전에 바람돌이님이 솔라리스 읽으시고 리뷰 올리신 거 보고 사서 읽다가 말았어요. 초반에 집중이 안 되더라구요. 다시 읽어볼건데 이것도 이리 말씀하시니 안 살 수가 없잖아요!! ㅎㅎㅎ 요즘 저도 켄 리우 덕분에 SF 좋아하게 되었어요!! 아~~ 몰라몰라. 책 정말 많이 사고 있는 일인. ㅠㅠ

바람돌이 2022-06-14 21:41   좋아요 3 | URL
에고 에고 라로님...ㅠ.ㅠ 솔라리스는 초반 진입장벽이 좀 있죠. 저도 중반까지는 무지하게 페이지 안넘어가서 많이 낑낑거렸어요. 순전히 오기로, 너가 그렇게 유명하다며 내 좀 읽어준다 이러면서 읽었다는..... 물론 중반 이후부터 굉장히 빠져들어서 읽었지만요. ㅎㅎ
근데 이 책은요. 그냥 막 빠져요. 들어가는 말부터 그냥 웃겨요. 풍자란 이런 것이다의 모범을 보여주는거 같은?
솔라리스 안 맞아도 이 책은 즐겁게 읽으실거라 생각합니다. ㅎㅎ

미미 2022-06-14 12: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만달로리안 갈수록 둘 사이에 케미가 살아납니다ㅎㅎ
<우주일지>빨리 읽어보고 싶네요! 풍자는 꼭 봐야함😆

바람돌이 2022-06-14 21:43   좋아요 3 | URL
오늘 만달로리안 시즌 1 끝냈는데 만도 얼굴 처음 봤네요. 조금 깨던데.... 아 그냥 핼멧 쓰고 있는걸로.... ㅎㅎ
시즌 2까지 밖에 안나오걸 슬퍼하면서 아껴보고 있습니다. ㅎㅎ
이욘티히의 우주일지는 계속 강추 강추!!!

scott 2022-06-15 00: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친구 아이큐가
백 칠십 오인데
두툼한 법전은 뚝딱!
사전도 꿀꺽 하는 기억력으로 일반인들보다 이해 하는 속도가 100배나 빠른 친구!ㅎㅎ

마지막 포스터
순간 59세 탑건 톰아죠씨 인줄 ㅎㅎㅎ

바람돌이님 작가 렘 사랑 👍👍👍👍👍 쵝오!

바람돌이 2022-06-15 14:45   좋아요 3 | URL
아 스콧님 곁엔 그런 친구분이 있으시군요. 신기방기.. ^^
저 포스터 말씀듣고보니 진짜 탑건으러 착각할만하네요. 좀 비슷해요. ㅎㅎ 저는 톰 크루즈도 그의 탑건도 좋아하므로 개봉하면 보러갈터입니다.
올해 처음만난 작가 렘
저의 새로운 최애 작가로 등극하였습니다.

그레이스 2022-06-16 23: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작가가 머리가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580페이지를 유머와 풍자로 채우는 실력!

바람돌이 2022-06-17 15:19   좋아요 2 | URL
네 천재는 있죠. 아이큐가 180이었다는데 참 상상이 안되는.... ㅎㅎ
솔라리스도 좋았지만 이욘티히는 더 좋아서 정말 단박에 이 작가 팬이 되고 말았어요.

그레이스 2022-07-08 18:44   좋아요 0 | URL
아! 이 책!!!
축하드려요 ~~♡

mini74 2022-07-08 17: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지금 열심히 읽고 있어요 바람돌이님 ㅎㅎ 축하드려요 *^^*

바람돌이 2022-07-09 16:28   좋아요 1 | URL
취향에 맞으셔서 저만큼 즐거운 독서가 되시길 간절히 기원하옵니다. ㅎㅎ

거리의화가 2022-07-08 17: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의 구매를 이끈 책이네요^^
이달의 당선 축하드립니다!

바람돌이 2022-07-09 16:29   좋아요 2 | URL
아 사셨군요. 부디 즐거운 독서가 되시기를.... 전 진짜 재밌었거든요. 그래서 지금 이 작가의 <우주비행사 피륵스>읽으려고 지금 줄세워놨거든요. ^^

새파랑 2022-07-08 18:4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축하드려요. 휴가는 책과 함께 보내시길 바랍니다~!!

바람돌이 2022-07-09 16:30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요즘 꾸준히 책 읽을 수 있어서 너무 좋네요. 새파랑님 덕담덕분에 앞으로 더 그렇지 않을까요? ^^

희선 2022-07-09 02: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 님 축하합니다 즐겁게 읽고 쓰신 글이 돼서 기쁘시겠습니다 주말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바람돌이 2022-07-09 16:30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역시 즐겁게 읽고 쓴 글이 당첨돼니 더 좋긴 하네요. 남은 휴일 희선님도 편안하게 쉬세요. ^

bookholic 2022-07-09 07: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 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즐거운 주말 되시고요~~

바람돌이 2022-07-09 16:30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북홀릭님도 즐거운 주말 되세요.

thkang1001 2022-07-10 0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이달의 당선작 선정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행복한 휴일 보내세요!
 

비록 프로젝트에서 쫓겨난 뒤였지만, 프로젝트의 전문가들의 만행을 알고 싶다면, 화성과 토성, 금성, 엉망이 된 달을 보라, 대서양 한가운데에 가라앉은 아틀란티스 대륙의 무덤을 보고, 두 번의 빙하기, 흑사병, 온갖역병, 전쟁, 종교적 광신주의의 희생자들을 보라, 한마디로세계의 역사를 들여다보라, ‘개정‘ 계획의 실험장으로 혼돈이되어 버린 역사를 역사는 연구소의 희생양이 되었으며 연구소는 변덕과 혼란, 근시안, 즉흥, 끝없는 음모, 무능이 팽배했다. 나는 할 수만 있었다면, 이른바 역사 기술자들을 모두브론토사우루스가 겨울을 나는 시대로 보내 버렸을 것이다. - P284

예컨대 뜨거운 안틸레나 별의오성족들은 60도의 기온에도 얼어 죽기 때문에 천국 얘기는 듣고 싶어 하지도 않고, 그 대신 펄펄 끓는 지옥에 대해서만 아주 흥미로워한다는 것이었다. 그뿐 아니라 다섯 가지성(性)으로 구분되는 그들 중 과연 누가 사제가 될 수 있을지, 역시 신학자들에게는 쉬운 문제가 아니라고 말했다. - P302

아시다시피 우리의 가자우중요한 법은 ‘시민 자율권‘이라 불리는데, 이는 누구에게든 어떠한 부자유도 없다는 뜻이며, 본인이 원하지 않으면 그 무엇도 강제하거나 강요받지 않는다는 것이죠. 그러니 누가 도스토이니들에게서 공장을 빼앗을 수 있겠습니까? 그들의 의지가소유의 상태를 즐기고 있는데 말입니다! 그런 발상은 상상할수 있는 자유에 대한 가장 끔찍한 위해가 될 것입니다. 그래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새 기계들이 수많은 값싼 물건들과식료품들을 생산해 냈음에도 티라우들은 그걸 살 수 있는 형편이 못 되었죠, 살 수 있는 수단이…………." - P332

"제발 그 임플로즈가 했다는 헛소리는 그만!" 학자가소리를 질렀다. "다리라고! 그렇겠지! 내가 이미 25 불꽃년전에 두 다리의 생명체는 직립할 수 없음을 수학적으로 증명하지 않았나! 나는 그 이론에 맞춰 모델을 제작하고 그래프도 그렸다고! 그런데 너희 같은 게으른 놈들이 도대체 뭘 알겠나? 다른 세상에 있을 지성적 존재가 어떻게 생겼느냐고?
난 대답하지 않겠네. 자네들 스스로 생각을 좀 해봐! 생각하는 법을 배우라고! 그런 존재라면 우선 암모니아를 변환시킬수 있는 기관을 가지고 있어야 하겠지, 안 그런가? 삐걱 기관 말고 무엇이 그런 일을 할 수 있겠나?...... - P377

그리고 그가 자신의 말과 달리 사실 그들의 인생에 엄청나게참견하고 싶어 함을, 자기가 만들어 낸 그 세상 깊숙이 들어가고 싶어 함을, 심지어 그 안에서 구원을 요청하는 누군가를 구하고 싶어 함을, 저는 느꼈습니다. 그러고는 거기서, 전등갓도 없는 전구의 더러운 불빛 아래서, 어떤 목숨을, 어떤사랑을 구해 줄지 망설이고 있다고요. 그러나 저는, 그가 절대로 그런 일을 하지 않으리라고 확신합니다. 그는 그런 유혹에 저항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는 신이 되고 싶어 하니까요. 우리가 아는 유일한 신성이란, 인간의 모든 행위, 인간의 모든 범죄에 대해서 침묵으로 찬성하는 신이지 않습니까. - P443

"사람들은 영생을 갈구하지 않습니다." 나는 잠시 후 다시 말했다. "그냥, 단순하게, 죽고 싶지 않은 것뿐이에요. 그냥 살고 싶은 겁니다. 디캔터 교수님. 발밑의 지구를 느끼고싶고, 머리 위의 구름을 보고 싶고, 다른 사람들을 사랑하고그들에 대해 생각하고 싶은 겁니다. 그 이상은 없어요. 그 밖의 모든 것들은 다 거짓말입니다. 스스로도 인식하지 못하는거짓말. 다른 많은 사람들도 저만큼 참을성 있게 당신의 이야기를 들어줄지나 의문입니다………. 구매자는 고사하고…………." - P464

지구에서 꽤 오래 머문 뒤 나는 전에 방문했던 여행지 중 가장 좋아하는 장소를 다시 찾고자 길을 나섰다. 그곳은 둥근페르세우스 성좌, 송아지자리와 은하수 중심의 거대한 별 무리다. 가는 데마다 제법 변해 있었는데, 좋은 방향의 변화가아니므로 여기에 적기가 쉽지 않다. 바로 급성장한 우주여행업 탓이다. 의심의 여지 없이 여행이란 좋은 것이지만, 어느정도는 지켜야 하는 법이다. - P549

이렇게 말하기는 조금 그렇지만, 우주여행 중에 멀미를 일으키는 사람들은 마치 우주를 무슨 타구(睡具)쯤으로여기는 것 같은데, 자신들의 역겨운 흔적이 수백만 년 동안우주 궤도를 돌면서 다른 여행자들에게 좋지 못한 인상과 혐오감을 불러일으키리라는 사실을 상상도 못 하는 것 같다. - P552

그런데도 어떤 사람들은, 우리가 다른 행성의 생물들을잡아먹는 데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반면 자신들의 행성이 피해를 입으면, 그제야 비명을 지르고 도움을 청하며 처벌을 요청하고 난리를 친다. 그러나 우주 식생의 엽기성과 교활한 본성에 대한 모든 불만은 사실 인간 중심주의에 기초한 난센스일 뿐이다. - P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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