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 시리즈' 성공 비법 해부



















콜린 후버Colleen Hoover의 책으로는 두 번째다. 첫 번째 책은 『Reminders of Him』. 교보문고 외서 판매대에 깔려 있는 책들을 훑어보고 있을 때, 친구가 책을 집어 들며 말했다. 요즘에 콜린 후버가 대세라며? , 그래? 콜린 후버의 책은 여러 권이 있었는데, 이 책을 선택한 특별한 이유는 하나도 없고. 친구가 집어줘서 그래서 집으로 데리고 왔다. 친구손은 황금손. 나는 친구 손만 믿는다.




『Reminders of Him』은 지난달에 읽었는데, 읽고 나서 아무런 감상도 남기지 않았다는 걸, 오늘에야 알았다. , 역시 책은 읽으면서’, ‘읽는 도중에’, ‘읽고 있을 때리뷰나 페이퍼를 남겨야 한다. 책을 마치면 생각도 마쳐지고, 책이 끝나면 생각도 끝나버린다.



콜린 후버의 책을 이제 막 두 권 마치고 나서의 느낌이라면, 역시 페이지 터너답다,가 될 것 같다. 문장이 쉽고, 짧다. 어려운 단어도 자주는 안 보이고, 구문도 비교적 평이하다. 다만, 소재는 자극적인 걸 선호하는 것 같은데 (‘자극적이다할 때, 당신이 예상하는 그것, 그것 맞습니다) 그래서 더 몰입할 수 있게 하는가, 그런 생각도 든다. 일단 시작하면 이어서 읽을 수밖에 없고, 외서인데도 짧은 시간 안에 몰입해서 읽게 만드는 힘이 있다. 남자아이 셋을 키우며(남편까지 포함해 four boys라고 칭함), 텍사스에 사는 가정주부가 들려주는 사랑 이야기에 미국 서점가가 요동치고 있다고 한다.  



줄거리 소개. 여객기 조종사인 오빠의 아파트로 이사 온 간호학과 대학생 테이트는 오빠의 절친 마일스에게 매력을 느낀다. 우연한 상황에서 두 사람은 미친 듯한 키스를 나누게 되고 (책 소개 그대로예요. 미친 듯한 키스), 테이트에게 매력을 느낀 마일스는 애정 없는, 데이트 없는, 사랑 없는 관계를 제안한다. 말 그대로 섹스만을 위한 만남.


"I'm attracted to you, Tate," he says, his voice low. "I want you, but I want you without any of that other stuff."

I have no thoughts left.

Brain = Liquid.

Heart = Butter.

I can still sigh, though, so I do.

I wait until I can think again. Then I think a lot.

He just admitted that he wants to have sex with me; he just doesn't want it to lead to anything. I don't know why this flatters me. It should make me want to punch him, but the fact that he chose to kiss me after not having kissed anyone for six straight years makes this new confession seem like I just won a Pulitzer. (83)



과거를 묻지 않고, 미래를 기대하지 않는 관계. 테이트는 마일스의 제안을 수용하고, 두 사람이 합의한 목적에만 충실해지려 하지만, 마일스에 대한 마음이 점차 커져가는 것을 어찌할 수 없다. 마일스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은 테이트. 그럴 때마다 숨어버리는 마일스.















감정과 섹스의 분리는 의심의 여지 없이 사회 일반을 사로잡은 경향이다. 물론 이런 문화의 흐름이 여성보다 남성에게 더 강하게 영향을 끼칠지라도 말이다. 여성이 예나 지금이나 감정과 섹스를 결합하고 있기는 하지만, 감정을 탈색해버린 섹스가 지배적이 된 상황에서는 남성이든 여성이든 당사자 모두가 실제 감정과 의도를 해석하는 데 무척 애를 먹기 때문이다. (『사랑은 왜 아픈가』, 99)



에바 일루즈는 감정과 섹스의 분리를 사회 일반의 경향으로 해석하고 있다. 결혼에서 섹스의 분리뿐 아니라, 결혼 시장의 형성과 섹시함의 상품성에 대해서는 에바의 책을 참고하시길.


마일스가 테이트와의 진지한 관계를 두려워하는 건, 그놈의 못난 과거 때문이다. 에바 일루즈의 이름도 몰랐던 2015, <사랑은 왜 불안한가>를 읽고 나는 이렇게 썼다.



그레이와 아나는 계약’에 의해 관계를 맺는데, 그레이는 무엇보다 향락과 기분 전환을 위한 섹스(레크레이션 섹스)를 선호한다.(55) 그는 그녀에게 ‘사랑 없는 섹스’를 요구한다. 그에게는 ‘섹스’ 그 자체만이 중요할 뿐이고, 그레이는 아나에게도 낭만적 감정과 분리된 ‘사랑 없는섹스를 가르치고 싶어한다. …. 성에 집착하는 어두운 과거의 남자가 여자를 통해 진정한 사랑에 대해 배우게 되고, 마음대로 되지 않아 남자를 애태우던 자율성의 화신 여자는 바야흐로 자신 앞에 무릎 꿇은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의 남자에게 지배당하는 데에 합의한다.


『Ugly Love』<그레이 시리즈>와 같은 구조로 되어 있다.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의 남자 주인공, 사랑 없는 섹스에의 초대. 그 속에서 피어나는 사랑. 여자 주인공을 통해 진정한 사랑을 배워가던 야수는 드디어 벨의 사랑을 얻게 되고. 야수는 왕자님으로 변신. 청혼과 결혼. 그 후로 두 사람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행복하게 살았더란다.


미국과 유럽을 사로잡은 마약 작가라 불린다고 하며, 여성에 의한 여성 입장의 에로틱 로맨스라는 평을 듣고 있다. 비교적 쉬워서 빨리 읽을 수 있으니, 속도와 난이도 면에서도 좋은 점수를 받을만하다. 로맨스를 읽기 시작한 게 올해 초여서 몇 권 되지 않아 잘 모르겠지만, 지나친 사랑과 활발한 섹스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권할 만하다. 다만, 요즘 날이 무척 더운데, 읽고 나면 더워진다는 점이, 읽기 전 유의 사항이라 하겠다. 콜린 후버 다음 책은 『All your Perfects』. 날이 참 덥다. 자꾸만 덥다.  









댓글(19) 먼댓글(0) 좋아요(2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잠자냥 2022-07-27 16: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지나친 사랑과 활발한 섹스를 좋아하는 분 ㅋㅋㅋㅋㅋㅋㅋ
전 아닙니다만 어쩐지 어느 한 분이 떠오릅니다. 성은 다요~ 이름은 락방이~

단발머리 2022-07-27 16:47   좋아요 1 | URL
저도 그 분을 잠깐 떠올렸습니다만 ㅋㅋㅋㅋㅋㅋ 그 분이 여름 타시는가요? 요즘 체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소식입니다.
지나친 사랑은 몰라도 활발한 섹스에는 체력이 필수 아니겠습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7-27 17: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꺅 >.<
저도 저 인용문 페이퍼에 넣고 쓰려고 했는데요 단발머리 님이 똭!! 넣어주셨네요?
저는 지금 페이퍼를 쓸까 했으나 퇴근시간이 다 된 관계로 내일!! 페이퍼를 쓰도록 하겠습니다.
아니 근데 단발머리 님은 책과 커피가 놓인 사진을 왜이렇게 근사하게 찍으시나요?
저는 콜린 후버 다음책으로 confession 을 선택했습니다만, 아직 구매하지 않은 건 안비밀.. 곧 할 예정입니다. 으하하하.
사랑 없는 섹스에 대해서 저도 쓸 예정인데요, 그런데 말입니다. 섹스랑 사랑이 따로 놀면 어쨌든 비극이긴 한 것 같아요. 종국엔 같이 가야 너도 해피 나도 해피 우리 모두 해피.. 가 되지 않을까요.
전 이 페이퍼 읽는데 뜨거워서 몸에 열이 나는게 아니라 역시 에바 일루즈를 읽어야한다!! 막 이렇게 되네요?
아 진짜루 정말이지 같이 읽으니까 막 이 페이퍼가 무슨 말 하는지 알고 그래가지고 제가 너무 좋네요? 같이 읽기 만세다 만세. 특히 야한 책 같이 읽는거 좋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지나친 사랑과 활발한 섹스를 좋아하는 건 아니고요.. 제가 그러기엔 좀.. 늙었습니다. 힘들어요. 요즘은 머릿속에서만 섹스해도 체력이 딸려가지고 한 달 쉬어야 합니다.

그럼 이만.

단발머리 2022-07-28 13:43   좋아요 0 | URL
제 인용문도 좋지만 다락방님 인용문은 훨씬 더 좋더라구요. 이렇게 재미난 책이라니 정말 항상 진심 환영입니다.
저는 confession도 읽게 될 거 같기는 한데, 아직 구매하지 않은 건 안비밀입니다. 으하하하하.
저는 이 페이퍼 쓰면서, 아, 다락방님이 쓰셨다면 뜨거운 리뷰였을텐데 ㅋㅋㅋㅋㅋㅋ 생각했거든요. 에바 일루즈를 읽는 일은 넘나 즐거운 일이지만 말입니다. 이 책은 좀 뜨거운 책이라 이 말씀입니다.

같이 읽기 참 좋습니다. 지나친 사랑과 활발한 섹스 거부하지 마세요. 체력을 보강하는 쪽으로 생각해 봅시다요 ㅋㅋㅋㅋㅋ

건수하 2022-07-27 17: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더울땐 다 귀찮죠… :)

단발머리 2022-07-27 17:48   좋아요 1 | URL
수하님 ㅋㅋㅋㅋㅋㅋㅋ 겁나 내 스타일 ㅋㅋㅋㅋ 이리 좀 와봐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2-07-27 17:54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 단발머리님도?
사실은 안 더울 때도 귀찮아요 (…)

단발머리 2022-07-27 17:57   좋아요 1 | URL
참… 뭐라고 답을 해야할지 모르겠네요 @@ 그렇다고 하자니 안 더울 때도 귀찮았던 거 같고요. 아니라고 하자니, 붉게 물든 나의 두 볼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날이 더운걸로 정리할까요? ㅋㅋ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22-07-27 18: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젊다…

단발머리 2022-07-27 18:35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 저두 그렇게 젊지 않아요 ㅋㅋㅋㅋ 저도 수하님처럼 ㅋㅋㅋㅋㅋㅋㅋㅋ (귀찮단 말입니다) 덥잖아요, 지금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07-27 20:05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의 댓글

수이 2022-07-27 20:20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 올해의 댓글!!!!

단발머리 2022-07-28 13:44   좋아요 0 | URL
우아 ㅋㅋㅋㅋㅋㅋㅋ 진짜 ㅋㅋㅋㅋㅋㅋ 우아!

오거서 2022-07-27 20: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번 페이퍼는 이열치열 좋은 예 같아요 ^^;
콜린 후버가 대세군요. 좋은 정보 얻어갑니다.

단발머리 2022-07-28 13:45   좋아요 0 | URL
이열치열의 좋은 예라고 해주셔서 감사해요. 그래야할텐데요 ㅋㅋㅋㅋㅋㅋ
콜린 후버도 호불호 있을 거 같아요. 현재 미국에서는 대인기몰이중이라고 하네요.

책읽는나무 2022-07-28 07: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 표지는 여름을 겨냥한 넘나 시원한 표지인데 읽으면 더워지는???
오늘 밤은 좀 시원타~ 하고 좋아하고 있었는데 또 댓글들이 넘 뜨겁네요.
어휴~~말로만 야한 알라디너들!!ㅋㅋㅋ
뜨거운 센스쟁이들 귀여운 댓글들입니다^^

단발머리 2022-07-28 13:46   좋아요 1 | URL
댓글들이 넘 뜨거운 것은 정말 뭐랄까요. 이런 유머를 구사하는 알라디너들을, 전 정말 사랑합니다.
유부만두님 2음절로 우리를 모두 초토화시키시잖아요. 우리는 모두 이 더위 속에서, 즐거운 것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yamoo 2022-07-28 08: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진을 보니, 책 표지 보다는 사진에 찍힌 치마의 문양이 멋집니다요!!(스커트 맞나요?) 테이블 위에 카푸치노와 책과 간신의 조화가 매우 아티스틱해 보입니다..ㅎㅎ

단발머리 2022-07-28 13:48   좋아요 0 | URL
치마를 알아봐주시는 안목에 깊은 감사를 드리오며. 제 원피스에요. 10년 전에 제주도 여행 가기 전에 구매한 건데, 한참을 안 입다가 작년부터 다시 꺼내입고 있습니다.
사진은 ㅋㅋㅋㅋㅋㅋ 제 친구가 아주 안목이 훌륭합니다. 매일 친구의 사진을 연구하고 연구하다 보니 저도 가끔 예쁜 사진을 찍을 때가 있네요. 핸드폰도 같은 회사꺼고 친구가 사용하는 앱을 사용합니다. 기계빨이라고 할까요? ㅋㅋㅋㅋㅋㅋㅋ
 


 





나도 <헤어질 결심> 때문에 힘들다. 그런 게 사랑인가, 라고 말하고 싶은 장면을 떠올릴 때마다 감정이 묘하게 일렁인다. 어제는 <헤어질 결심> 기자 간담회 동영상을 보고, 문명특급의 박찬욱 편과 박해일, 탕웨이 편을 감상했다. 탕웨이야 탕웨이지만, 박해일이 이렇게 선한 인상이었는지 내내 까먹고 있었다.


 

잠들기 전에 누워서 누적 관객수를 보는데, 134만 명이 이 영화를 봤다고 한다. <범죄도시 2> 1,267만 명이 봤고, <탑건 : 매버릭> 598만 명이 봤는데, 134만 명. 이 좋은 영화를 사람들이 보지 않는데 대한 분노와 이 좋은 것을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사실에서 오는 안도감.

 



 














































간만에 올리는 책탑 사진이다. 친구가 보내준 책들과 친구들이 보내준 상품권으로 구매한 책들, 그리고 내가 나한테 사준 책들. 『사랑 개념과 성 아우구스티누스』와는 독사진 따로 한 장 찍었다. 이 책은 읽으려고 산 게 아니라(기회가 닿아, 읽게 되면 좋겠습니다), 아렌트가 너무 예뻐서 갖고 싶어서 산 책이다. 마냥 즐겁고 기쁘다.


 

 

근접 거리까지 접근했으나 선택을 받지 못하고 안타깝게 탈락한 책들은 다음과 같다. 다음 기회를. 

 






























책 이야기하고 싶지만 어른거리는 <헤어질 결심> 생각에 CGV에서 주워온 사진들 투척한다. 헤어질 결심을, 아직 시작도 못 했다.
















댓글(16) 먼댓글(0) 좋아요(4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잠자냥 2022-07-21 15:5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134만 명 중에 13번도 보고 두 번, 세 번 본 사람도 많다는 건 안 비밀... ㅋ 탕웨이 다시 봐도 예쁘네요. 말러를 들으세요. 말러와 함께 더 깊이 깊이 빠지세요~

단발머리 2022-07-21 16:12   좋아요 4 | URL
그러게 말예요, 쟝쟝님! 저도 방금까지 월요일 표 알아보고 있었어요. 저희 집 근처는 이번주 금요일까지라서요. 조금 멀리 진출 필요합니다 ㅋㅋㅋㅋㅋ 아, 말러는 ㅋㅋㅋㅋㅋㅋ 정말 생각지도 못한 고급스러움이라서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청아 2022-07-21 16:45   좋아요 2 | URL
처음 볼땐 말러가 들리지 않았는데 두번째 관람에선 분명히 들었습니다. 1차 관람은 대체 누가 했던걸까요? 되찾은 말러. 마침내!!!

단발머리 2022-07-21 16:58   좋아요 2 | URL
미미님 말러 되찾은신거 환영하는데요. 아니, 벌써 두 번 보신거에요? 그럼 어제랑 오늘이요? 우앗!!!!

청아 2022-07-21 17:00   좋아요 2 | URL
저 영화에 진심인 사람ㅋㅋㅋㅋㅋ‘잘‘은 모름. 진심만 계~속ㅋㅋㅋ두 번째보니 더 재밌었어요!

단발머리 2022-07-21 17:02   좋아요 3 | URL
크크크. 잠자냥님이 두 번, 세 번 본 사람 많다 하시던데 미미님은 이틀 연속이셨군요. 저도 한 번 더 보려고요. 하루에 딱 두 번이어서 서둘러 나가야 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7-21 16:0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사랑 개념과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겁나 갖고 싶게 생겼는데 엄청 어려워보이네요... 그래도 살까요, 저?
<푸른 밤>은 제가 이미 갖춘 책이지요. 후훗.
저 회중시계 어때요, 단발머리 님? 저 어제 회중시계 궁금해서 책 살 뻔 하다가 꾹 참았어요. 조카1에게 주면 조카2도 줘야 하기 때문에 그러면 책을 10만원어치 사야 되고, 아시다시피.. 저 책 안사는 사람이잖아요.

근데 요리하는 남자 좀 좋아요. 아 맞다. 마일스는 요리 잘 안하더라고요? ㅋㅋㅋㅋㅋ
저도 콜린 후버 원서 하나 더 살겁니다.


헤어질 결심은, 미완의 사랑은 결국 잊혀지지 않는다가 될것 같은데요. 그래서 떠오르는 구절이 있어 가져와봅니다.

<자이가르닉 효과를 이별에 대입하면, 완료하지 못한 관계로 인해 헤어진 그 사람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 자꾸 머릿속을 맴도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우리 마음은 연인과 헤어지는 사건을 마치 진행되던 프로젝트가 중간에 파투 난 것과 같은 강도로 받아들인다. 과제를 수행하다가 중지되거나 노래를 부르다가 만 것처럼 미완성된 숙제로 인식하는 것이다. 게다가 삶이 예상치 못한 쪽으로 전환되면 그 방향으로 마음을 돌리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어느새 일상이 되어버린 연애가 갑자기 끝나버리자 마음이 변화를 받아들이기 힘겨워하는 것이다.> - 이고은, <마음실험실>, P207

단발머리 2022-07-21 16:26   좋아요 3 | URL
<사랑 개념과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아렌트 첫번째 저작, 박사 학위 논문이구요. 어쩐지 모르겠어요, 전 그냥 표지 보고 샀어요.
회중 시계는 아직 비닐도 열어보지 않았다는 소식입니다. 알라딘 상품 소개도 그렇고 다른 분들 사진도 넘 예뻐서 그것도 그냥, 일단 구매했고요. 근데 10만원치 사시려면(이미 결정된 것으로 보고 있음) 많이 부담되시겠네요. 역시 이모의 길은 멀고도 험합니다.
마일스는 피자만 데워 먹어요. 생수랑 피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고은 글 너무 좋아요, 다락방님! 이고은 검색하고 왔어요. 인지 심리학자네요. 저, 다락방님 그 글 놓쳤나봐요. 다락방님이 이 책 읽은 거를 내가 모르고 있었네요 ㅋㅋㅋㅋ 진행되던 프로젝트가 중간에 파토난 것처럼 이별을 그렇게 인식한다는 거, 설득력 있는 설명입니다. 저도 이 책 찜해두어야겠어요.

다락방 2022-07-21 16:32   좋아요 2 | URL
이고은 신간도 나왔길래 저는 찜해두고 있습니다. 후훗.

단발머리 2022-07-21 16:36   좋아요 2 | URL
그럼 신간 먼저 읽어야겠네요. 아핫!

- 2022-07-21 17:26   좋아요 2 | URL
역시 끝은 완벽하게 끝내는 게 서로에게 좋은 거라는 교훈 ㅋㅋㅋㅋㅋㅋ 돌아갈 다리를 불살라…ㅋㅋㅋ
(속닥속닥) 아렌트 저 책 저도 너므므 갖고 싶네요

단발머리 2022-07-21 17:29   좋아요 2 | URL
아이 왜 이렇게.... 극과 극인가. 우리는 ㅋㅋㅋㅋㅋㅋㅋㅋ 왜 다리를 불살라요? 그대가 이승만이야?
다리 건너서 내려가야죠. 올라가든지. 그래야 할 거 아닙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Redman 2022-07-21 17: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사랑 개념과 성 아우구스티누스 사셨군요 ㅋㅋ 저도 장바구니에 담아놓았어요!! 아렌트를 좋아해서는 아니고 아우구스티누스를 좋아해서요 ㅋㅋ

단발머리 2022-07-21 17:42   좋아요 1 | URL
아렌트를 좋아하는 것도 근사한데 아우구스티누스를 좋아하는 일도 근사하네요 ㅎㅎ 김민우님 구매를 응원합니다^^

프레이야 2022-07-21 18: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같은 걸 봐도 주변 반응은 아주 달라서
여기선 맘 놓고 찬양하지요.
기도수의 진공관 앰프와 엘피들, 말러의 엘피를 턴테이블에서 돌리는 장면, 디테일의 장인 박 감독은 사실 에로틱의 장인이죠 ㅎㅎ
제대로 사랑받지 못하고 소모되는 서래가 너무 불쌍해요. 그리고 마침내 알아본 해준도요. 빗속의 송광사 장면도 좋았지만 전 잠깐 나온 옥상 장면 조감이 넘나 좋더군요. 잠시였지만 그 배우 이름 뭐더라 암튼 연기 완전 좋았고요. 사진 맨 아래 촬영장면 너무 좋아요. 탕웨이도 그렇지만 박해일은 예전부터 좋아했던 배우라 무조건!
저 에세 전권 방금 왔어요. 며칠 걸리네요
은장노트랑 넘 좋아요. 자랑질입니다 ㅎㅎ

단발머리 2022-07-22 06:52   좋아요 2 | URL
전 친구가 영화 보고 며칠을 비몽사몽이어서 그렇게 좋아? 하고 궁금했는데 보고 나니, 아... 역시 박찬욱!!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기도수가 말러 엘피 턴테이블에서 돌리는 장면은 잘 기억이 안 나네요. ㅎㅎㅎ 아무래도 다시 한 번 더 봐야겠습니다.
그 배우가, 옥상 사이 사이를 도망가던 배우를 말씀하신 거라면 박정민 같네요. 잠깐이었지만 정말 인상깊었습니다.
전, 박해일 배우 별로였는데, 이 영화에서는 1부터 10까지 다 좋네요. 역시 역할이 중요한 거 같아요.
에세 전권이랑 은장노트는 자랑하셔야죠!! 자랑이 필수입니다 ㅎㅎㅎㅎㅎ
 

















마침내. <헤어질 결심>을 보고 왔다. 오늘 본 영화가 <헤어질 결심>인 것이 가장 큰 의미겠으나, 또 한 가지 특별한 점이라면 인생 최초 혼영 성공. 3년만인 것 같은 영화관 외출인데, 어떤 일인지 모르겠으나 좌석이 리클라이너. 우리 집 소파가 리클라이너인데 버튼 못 찾아서 불편하게 본 1.

 





헤어나지 못한다고, 헤어나지 못하는 친구가 그랬다. 며칠 동안이나 빠져나올 수 없었다고. 이정현이 나오는 첫 장면에서, 어머, 극장에 왔어야 했구나 싶었다. 말하고 싶은 것이 많지만 모두 말할 수 없는 비밀이고.

 


헛헛한 마음에 각본집 구경(구매 아니고 구경)하러 들어왔다가 구매자평 보고 기절각. 칸영화제 감독상에 버금가는 세계 최고 구매자평.









댓글(27) 먼댓글(0) 좋아요(4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22-07-19 21:34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이거 예스24 기대평도 재치만점이에요. 다 백자평 쓰려고 대기했던 사람들 같아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혼영 월드, 웰컴입니다! 저도 이거 혼영했어요. 토르도 혼영했고…

혼밥
혼술
혼영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2-07-19 21:36   좋아요 3 | URL
오전이라 사람이 적었어요. 근데 한 줄로 나란히 앉아서 봤더래요. 제 옆자리도 혼영 ㅋㅋㅋㅋ 혼밥 혼술 혼영 ㅋㅋㅋㅋㅋㅋ 앗! 혼커피 ㅋㅋㅋㅋㅋㅋ

- 2022-07-19 22:35   좋아요 2 | URL
혼혼혼~ ㅋㅋ
근데 진짜 댓글들 구매평들 왜저뤠요? 미쳤어요? ㅋㅋㅋㅋㅋㅋ 개 빵터졌음 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07-19 22:3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꼿꼿한 대사!!!ㅋㅋㅋ
‘나의 아저씨‘ 드라마도 대사가 참 좋았었는데 각본집 나왔을 때, 살 뻔 했었거든요.
넘 비싸서...잘 참았는데, 도서관에 비치되어 있길래, 언젠가 빌려 읽어볼 참였어요.
근데 지금은 ‘헤어질 결심‘ 각본집이 더 우세군요??^^ 도서관에 희망 도서 신청 미리 할까? 싶네요. 영화도 아직 안봤으면서ㅋㅋㅋ
근데 금방 백자평 쭈욱 읽어 보고 왔는데..아!! 넘 생생해서 사고 싶어지네요ㅜㅜ
일단 영화부터 먼저 봐야 하니까....내일 혼자 조조 볼랬더니 애들이 방학하고...ㅜㅜ
그래서 주말에 할 수 없이 남편이랑 같이 볼까? 어쩔까? 고민 중입니다^^

단발머리 2022-07-20 09:07   좋아요 0 | URL
저는 예전에 노희경 작가 대본집 본 적 있는데 그 대본집은 인기도 많았구요. 각본집이 성황리에 예약판매되고 있어서 놀랍기는 했는데 저도 읽어보고 싶기는 해요. 일단 저희 도서관에 희망도서 신청해 두려고 하는데....구매각이기는 해요 ㅋㅋㅋㅋㅋㅋㅋ
구매자평은 영화 보고 나서 읽어보시면 더 생생합니다. 음성지원이 되거든요.
저희 동네 이번주까지라서 저는 서둘러 다녀왔거든요. 책나무님도 극장에서 보시면 좋을텐데... 바쁜 시간 쪼개서 다녀오세요^^

책읽는나무 2022-07-20 09:30   좋아요 0 | URL
예전에 노희경 작가님 <디어마이 프렌즈> 드라마 너무 재밌게 보고, 도서관에서 대본집 빌려 읽었었는데...와~ 배우들 음성과 표정이 눈 앞에 보이고, 들리는 신선한 경험을 했었던 적 있어서, 그후로 각본집 읽는 것에 재미 붙였어요^^
어젯밤 영화 예매하면서 주말꺼 시간표 보니까 없는 거에요.
내일까지밖에 안해서 급하게 조조로 예매했어요^^
두고두고 아쉬울 뻔 했습니다.
라라랜드 이후로 혼영이네요ㅋㅋㅋ

단발머리 2022-07-20 15:52   좋아요 1 | URL
우아! 책나무님 잘하셨어요! 잘 다녀오시고요. 전 집중해서 보겠다고 팝콘 없이 에이드 한 잔 들고 갔는데 그걸 마실 시간도 없더라구요 ㅋㅋㅋㅋㅋ 다녀오시고 우리 토킹 컨티뉴 ㅋㅋㅋㅋㅋㅋㅋ

청아 2022-07-19 22: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후...일단 엽서 소진될까봐 각본집 예약구매 했고요. 영화도 낼 보려고 예매함요. 구매자평까지
봐버린(?)이상 안볼 수가 없네요.
북플 이곳은 책 뽐뿌에 영화 뽐뿌까지. 숨 돌릴 틈이 없음요ㅋ

다락방 2022-07-20 06:13   좋아요 2 | URL
미미 님 얼른 영화 보고 오셔서 글 써주세요!

청아 2022-07-20 07:30   좋아요 2 | URL
아직 시간 되렴 멀었는데 벌써 설렙니다 헷 *^^*

단발머리 2022-07-20 08:00   좋아요 2 | URL
잘 다녀오세요, 미미님! 저까지 막 설레이네요. 좋은 시간 예감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이 페이퍼는 영화 뽐뿌 아니고 각본집 뽐뿌 페이퍼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7-20 09:19   좋아요 1 | URL
(아 미미님 빨리 다녀오셨으면 좋겠다...)

바람돌이 2022-07-19 22: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다들 각본집을 사시는군요. 저는 각본집까지는..... ㅎㅎ 그냥 영화를 보기 싫어질 때까지 더 볼렵니다. ㅎㅎ

단발머리 2022-07-20 08:01   좋아요 1 | URL
바람돌이님 방법도 완전 좋네요. 보기 싫어질 때까지 더 보기요 ㅋㅋㅋㅋㅋㅋㅋ
저희 동네 이번주까지더라구요. 저도 한 번 더 보려면 서둘러야 할텐데요.

햇살과함께 2022-07-19 23: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마침내. 혼영 하셨군요!
혼영의 세계에 발 들이면 그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으실거에요~
저는 남편이 같이 보자고 해도 싫어합니다 ㅋㅋㅋ
리뷰 정말 다들 미쳤어요 ㅋㅋㅋ

다락방 2022-07-20 06:14   좋아요 3 | URL
제 여동생도 남편하고 같이 보는 것보다 혼영을 즐기는 것 같더라고요! ㅋㅋ

청아 2022-07-20 07:33   좋아요 3 | URL
저도 혼자보는게 더 좋아요ㅋ

단발머리 2022-07-20 08:03   좋아요 3 | URL
여러분 ㅋㅋㅋㅋㅋ 혼영 월드 입성 축하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ㅋㅋㅋㅋㅋㅋ 제가 일찍이 ‘혼밥‘이라는 개념이 없을 때부터 혼밥하던 사람이라 ‘혼‘이 두렵지는 않은데 영화를 별로 안 좋아하다보니 많이 늦어졌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제 참, 좋았어요. 이제 저도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

- 2022-07-20 10:20   좋아요 4 | URL
저도 혼중의 최고는 혼독과 혼영 이라 생각하옵니다 ㅋㅋㅋㅋㅋㅋㅋ 너무 좋다 ㅋㅋㅋ

다락방 2022-07-20 10:31   좋아요 5 | URL
옆에서 말 거는 사람 없어서 좋아요, 혼영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yamoo 2022-07-20 08:1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놔, 이거 빨랑 봐야하는데....도대체 언제?? 여기저기 이 영화에 대한 글들이 넘쳐나고 있다. 조만간 봐야하는데...

단발머리 2022-07-20 09:08   좋아요 2 | URL
제 생각에도 얼른 보시는게 좋을 듯 합니다. 보고 나서 글 읽는 재미도 솔솔하고요. 잘잘한 스포 말고도 할 이야기가 많은 것 같더라구요, 제 친구들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수이 2022-07-20 13: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만 안 봤네요 이제 ㅋㅋㅋ

단발머리 2022-07-20 13:47   좋아요 1 | URL
서두르는게 좋을 듯 합니다. 저도 한 번 더 보고 싶은데 이번주에는 시간이 안 되서 어쩔까 싶어요. 비타님! 서둘러요! ㅋㅋㅋㅋㅋㅋ

난티나무 2022-07-21 07:38   좋아요 1 | URL
저도 있어요! ㅎㅎㅎ

난티나무 2022-07-21 07: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혼영 월드 입성 축하!!!! 저도 도전해 보겠습니다~^^
영화 안 봤는데 백자평 마치 음성지원되는 것같고요. ㅎㅎㅎ

단발머리 2022-07-21 15:20   좋아요 0 | URL
혼영 월드 생각보다 훨씬 좋았습니다.
난티나무님께도 새로운 세상 열리게 되길요^^
 




































비범한 여성은 평범한 여성을 기반으로 한다. 평균적인 여성의 삶의 여건들이 어떠했는지 - 자녀를 몇이나 두었는지, 자기 몫의 돈이 있었는지, 자기만의 방이 있었는지, 가족을 돌보는 데 도와주는 이가 있었는지, 하인들이 있었는지, 가사 노동의 일부를 담당했는지 - 를 알 때, 평범한 여성에게 가능한 생활 방식과 삶의 경험을 측량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는 작가가 된 비범한 여성의 성공과 실패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 P51

그러므로 19세기 초 영국에서 비범한 소설들이 쏟아져 나왔다는 것은 법과 관습과 풍속에서 무수한 작은 변화가 일어났음을 말해 준다. 19세기 여성은 약간의 여가와 교육을 누렸다. 중류층과 상류층 여성이 자기 의사로 남편을 택하는것은 더 이상 예외적인 일이 아니었다. 네 명의 위대한 여성 작가들 - 제인 오스틴, 에밀리 브론테, 샬럿 브론테, 조지 엘리엇 - 중에서 아무도 자식을 낳지 않았고, 두 명은 아예 결혼하지 않았다는 것은 의미심장한 사실이다. - P53

소설은 그때나 지금이나 여성이 쓰기에 가장 쉬운 것이다.
그 이유를 찾기도 어렵지 않다. 소설은 집중을 가장 덜 요구하는 예술 형식이다. - P53

소설은 희곡이나 시보다 훨씬 쉽게 들었다 놓을 수 있다. 조지 엘리엇은 작품을 쓰다 말고 아버지를 간호했다. 샬럿 브론테는 글 쓰던 펜을 내려놓고 감자 싹을 도려냈다. 여성은 공용의 거실에서 사람들에 둘러싸여 살았던 만큼, 인물을 관찰하고 성격을 분석하는 데 눈이 뜨였다. 그녀가 받은 훈련은 시인이 아니라 소설가가 되기에 적합한 것이었다. - P54

반면, 『오만과 편견Pride and Prejudice』, 『폭풍의 언덕Wuthering Heights 』, 『빌레트 Villette』, 『미들마치Middlemarch』등은 중산층의 거실에서 겪을 수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모든 경험을 유보당한 여성들이 썼다. - P54

여기서도 극복해야 할 어려움들이 보인다. 왜냐하면 -일반화해도 좋다면 ㅡ 여성들은 남성들보다 손쉽게 관찰되지 않으며, 그녀들의 삶은 평범한 일상 가운데서 훨씬 덜 검토되고 검증되기 때문이다. 여성의 하루에서는 이렇다 하게 남는 것이 없을 때가 많다. 요리한 음식은 먹어 없어졌고, 키워 놓은 자식들은 세상으로 나가 버렸다. 어디에 강조점을 둘 것인가? 소설가가 포착할 만한 두드러진 점은 무엇인가? 말하기 어렵다. 그녀의 삶은 극도로 곤혹스럽고 수수께끼 같은 익명성을 지닌다. - P59


댓글(6) 먼댓글(0) 좋아요(2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2-07-18 20: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7-18 22: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7-18 22: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7-19 07: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레삭매냐 2022-07-19 20: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 유명한 책들인데 읽은 게
한 개도 없네요 ㅠㅠ

단발머리 2022-07-19 20:42   좋아요 0 | URL
어머! 레삭매냐님 위에 책 중 읽으신 책이 하나도 없으시다니…. 믿을 수 없습니다! @@
 
















어린 시절 큰 트라우마를 남긴(외상은 거의 없음) 교통사고에 대한 기억에서 시작해 고등학교 시절부터 심해진 눈물 샤워이야기. 그리고 이후의 우울증 투쟁 과정이 가감 없이 그려진다. 가까운 사람의 죽음 이후에 심각해지는 우울증의 양상에 대해서도 솔직하고 진솔하게 쓰고 있다.

 

우울증이라고 말할 때 떠올리는 이미지가 있다. 나 역시도 그랬는데, 우울증은 울적한 기분더 구체적으로는 자신의 힘으로 이겨내기 어려울 정도의 극도의 울적한 기분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우울증의 징후와 증상 중 주요한 기제는 우울한 기분이라기 보다는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라는 걸 알게 됐다.

 


저자의 설명을 따르면 그렇다. 자기 능력이 인정받고 더 나은 기회가 주어졌을 때, 보통의 사람들은 그 기회를 포착해 자신의 또 다른 능력을 증명하고자 한다. 하지만, 우울증이 있는 사람은 자신의 무능력이 곧 탄로나리라 생각해 크게 걱정한다고 한다. 자신의 일이 실패했을 때, 보통의 사람들은 자신의 한계와 단점, 부족했던 점을 돌아본다. 실패를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이지만, 실패를 극복할 방법에 대해서도 생각해본다. 하지만 우울증이 있는 사람은 다르게 생각한다. ‘거봐, 이것 봐! 이렇게 될 줄 알았어! 그럼, 그렇지! 내가 뭐, 제대로 하는 게 하나라도 있어?’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자기성찰에 쏟는 시간을 조절하여 삶을 그냥 살아가는 데 쓰는 시간과 균형을 맞춘다. 이런 정상인들은 요가나 명상을 하기도 하고 목표 목록을 만들 수도 있으며 이따금 자기계발서를 집어 들기도 하지만, 그러고 나선 이탈리아 요리 체인점 올리브 가든에서 친구들과 어울려 샤블리 와인을 마시거나 브래들리 쿠퍼 영화를 본다

, 보다시피 난 정상인들이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 잘 모른다. 그들은 자기 머릿속 최악의 생각에 갇혀 버리거나 몇 년씩 그런 생각에서 벗어나려고 애면글면하는 걸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런 생각들은 나른한 패기로 휙 쫓아 버리겠지. 이건 정상인들에겐 파티에 아무렇지도 않게 참석할 수 있는 것만큼이나 본능이다.


반면 우울인들은 한갓진 순간마다 머릿속으로 뛰어 들어가선 우울을 꺼내 과거에 대해 자책하고, 불안을 꺼내 미래에 대해 자책하고, 대체로 형편없는 인간이라고 자신을 질책하는 경향이 있다. (235)

 


급하지는 않더라도 삶을 돌아보는 시간을 따로 떼어내고, 새로운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시간(친구들과의 만찬)을 중요한 비중으로 다루는 정상인들과 달리, 우울한 사람들은 한가한 순간마다 과거를 자책하고 미래를 걱정한다. 할 일은 너무 많지만 실제로는 자책과 걱정으로 현재의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 셈이다. 형편없는 인간이라고 자신을 질책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우울증을 가진 사람의 사고 패턴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하겠다. 이는피로사회』의 한병철의 주장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우울증은 모든 면역학적 도식 바깥에 있다. 우울증은 성과주체가 더 이상 할 수 있을 수 없을 때 발발한다. … 아무것도 가능하지 않다는 우울한 개인의 한탄은 아무것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믿는 사회에서만 가능한 것이다. (28)  

 

하지만, 우울증, 소진증후군,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와 같은 오늘날의 정신 질환은 심적 억압이나 부인의 과정과는 무관하다. 그것은 오히려 긍정성의 과잉, 즉 부인이 아니라 아니라고 말할 수 없는 무능함, 해서는 안 됨이 아니라 전부 할 수 있음에서 비롯된다. (『피로사회, 92)

 


자기 혐오와 자기 과신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아무것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믿는 사회 속에서 불가능을 실현하고 있는 나. ‘할 수 있어라는 말이 메아리치는 조건과 상황 속에서 실제로는 할 수 없는 나,를 볼 때, 가능하지 않은 와 할 수 없는 는 결국 우울할 수밖에 없다. 우울함에 사로잡힐 수밖에 없다. 지나친 기대, 긍정성의 과잉, 실패의 가능성조차 부인하는 조건이 이러한 우울함의 조건이 되는 것처럼 보인다.

 


사실, 제일 궁금했던 답은 이미 찾았다.

 















마찬가지로 우울증도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난다. 어떤 이들은 그것에 저항하거나 이겨 내는 힘이 있는 반면 어떤 이들은 꼼짝없이 휘둘린다. 유약하고 순종적인 사람을 무너뜨리는 우울증을 고집과 자존심으로 이겨 내는 사람도 있다. (『한낮의 우울』, 31)

 


한 가지로 말할 수 없는 복잡함이 있다. 단순화할 수 없는 면이 존재한다. 하긴 다면적인 인간을 이해하는 일이 어디 그렇게 단순한 일일까.



 

드디어 나온다. 우울증을 이겨내는 첫 번째 팁. 개를 키우세요.

 

나는 인간과 동물을 구별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언어라고 생각한다. 말이 주는 매력 혹은 말만 줄 수 있는 매력, 말로 건네는 힘에 대해 무한 긍정한다. 물론, 내가 좋아하는 속담도 말 한마디로 천 냥 빚 갚는다이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탕감해주고 싶다.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말하지 못하는 대상, 말할 수 없는 대상과의 언어가 아닌 다른 소통의 방식, 그리고 그 소통이 주는 즐거움에 대해 이 문단을 통해 새롭게 배웠다.

 


개는 과거나 미래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 우울도 불안도 없다. 바로 이 지점에서 개는 롤 모델의 지위를 갖게 된다. 개의 '오직 현재뿐인’ 삶의 태도를 모방해선 안 되지만 그랬다간 우리의 커리어와 가족과 집이 엉망이 될 테니) 그럼에도 그 태도는 용감하다고 볼 수 있다여느 개가 거의 모든 인간을 사랑하는 것처럼 인간이 다른 인간을 대놓고 사랑하는 건 불가능하며 바람직하지도 않다. 내 말은, 개가 인간에게 하듯이 남을 쓰러뜨리고 낑낑거리며 온몸을 핥아 댈 수는 없지 않은가. 그건 무례한 짓이다. 하지만 사랑이란게 어떤 모습을 띠는지에 대한 그토록 일상적인 시범을 보는 건 인간에게 유용하다. 특히 우울한 인간에게 이는 무언가를 느끼는 것이, 그것도 깊이 느끼는 것이 정말 가능하다는 사실 또한 상기시켜 준다. (255)

 


라디오 방송국에서 오랫동안 일했던 사람으로서, 우울증의 심연을 직접 겪었던 사람으로서, 그리고 그 와중에도 유머를 잃지 않는 사람으로서, 그의 글은 쉽고 편안하고 재미있게 읽힌다.

 


우울증을 이겨내는 두 번째 팁도 있는데 그건 다음 기회에. 주말이라 나도 좀 놀아야 한다.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들은 그런다 했다. 일하고 놀고. 놀고 일하고. 일하고 일하고. 놀고 놀고. 놀고 놀고 놀고. 놀고놀고놀고놀고. 놀놀놀놀놀.   






댓글(10) 먼댓글(1) 좋아요(3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괜찮은 사람
    from 책이 있는 풍경 2022-07-18 12:42 
    내가 제목으로 정했던 <우울증을 이겨내는 첫 번째 팁>은 ‘개 기르기’였는데, 정확히 하자면 그건 <나를 더 강하게 만드는 것들>의 소제목 중 하나였다. 첫 번째는 ‘개 기르기’이고 두 번째는 ‘밴드 활동하기’. 말 그대로 밴드 활동이다. 음악적 혹은 상업적 성공이 아니라 순수하게 재미로 이어지는 밴드 활동. 세 번째가 ‘가짜일 수 있는 무서운 것들의 동영상 보기’인데, 이건 잘 모르겠다. ‘자, 여기까지 왔다’로 시작되는 문단.
 
 
난티나무 2022-07-18 01: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235쪽 인용구에 몹시 찔리네요.@@ 우울증인 것인가…..
첫번째 팁은 아직 어려울 것 같고(어제도 길에서 내 다리에 침 바를려고 달려든 검정개에게 놀란 일인…^^;;;) 두번째 팁 궁금해요. 놀고 나서 알려주세요~~~~~^^

단발머리 2022-07-18 13:21   좋아요 1 | URL
두번째 팁이랑 교훈 9가지 올렸습니다. 여러 방식의 그리고 여러 층위의 도움이 있다고 생각해요. 저자는 EMDR(안구운동 민감소실 및 재처리) 치료를 받았는데요, 트라우마를 초래한 기억을 처리해서 해로운 사고가 돌아올 때 뇌가 다른 선택을 하도록 하는 거였다고 해요. 구체적으로는 ‘그 때 그 일은 내 잘못은 아니었어‘를 그 상황에 맞게 변형한 건대요. 그런 생각을 계속 가지도록 연습하고 부정적인 사고가 밀려올 때 그렇게 사고하도록 유도하는 거더라구요.

제가 신나게는 못 놀아서 이제 좀 놀겠습니다. 오늘 날이 많이 안 더워서 놀기에 좋습니다^^ (30도)

hnine 2022-07-18 06: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동물이 힘들면 식물이라도, 뭔가 내가 돌봐야하는 생명체를 갖는 것이 우울증 해소에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왜 그럴까 생각해보았더니 단순히 외로움을 덜어주어서라기 보다 내 역할, 내 존재 가치를 확인하는 기회가 되기 때문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단발머리 2022-07-18 13:22   좋아요 1 | URL
hnine님 말씀이 맞다고 생각해요. 돌볼 수 있는 존재가 있다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전에 강신주씨는 사랑할 대상, 그게 사람 아니라 동물, 식물이어도 된다 그렇게 말씀하시더라구요. 저자가 말했던 개는 특별히 강력한 활동 에너지로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그러네요.

다락방 2022-07-18 12: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생각지도 못한 팁이네요. 그러나 뭔지 알겠습니다. 특히 위에 나인님 댓글 읽으니 더 와닿아요. 그런 한편, 저는 그 팁을 제가 할 생각을 안하는 걸 보면 저는 우울증이 아닌가보다, 합니다. 제 경우에는 내가 돌봐야 하는 생명체를 갖는게 영 부담스러워서요. 한 번 맡았으면 정말 열심히 들여다보고 책임져야 할텐데, 거기에 제 에너지가 엄청 소모될 것 같아요. 이런 생각을 하는 걸 보면 전 지독하게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있는 것 같아요.

단발머리 님, 정말 좋네요. 우울증을 앓고 있는 친구 생각하며 우울증에 관련된 책을 읽고 공부를 하고 그걸 또 풀어내는 삶을 살고 계시다니.... 전 정말 단발머리 님과 친구인 게 너무 행복합니다. ㅠㅠ

단발머리 2022-07-18 13:24   좋아요 1 | URL
저도 다락방님과 비슷한데 저도 저 하나 돌보기도 버거워서요. 근데 예전보다는 맘이 바뀌어서요. 강아지 고양이들이 쫌 귀엽기는 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보기에만요.

저도 다락방님 친구여서 행복해요. 같이 읽고 느끼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 2022-07-18 17: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떤 소중한 것을 잃어버렸을까요. 얼마나 소중했으면 잃어버렸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걸까요. 소중했던 마음에, 소중히 여길 수 있었던 마음에 애도를 표합니다.
저의 경우, 우울한 지도 몰랐던 맹탕이라서, 우울하던 시기의 몸의 반응을 기억해뒀다가 몸에서 먼저 반응이 오고 나면 (몸의 반응을 인식한 후에)지금 뭔가를 내가 상실했구나.. 그게 뭐지? 하면서 더듬어 보는 글을 씁니다. 모든 우울은 정당합니다. 저는 우울이야 말로 정당한 몸의 반응이라고 생각합니다!!!

단발머리 2022-07-18 18:40   좋아요 2 | URL
모든 우울은 정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우울이야말로 정당한 몸의 반응이라고 생각하고요.
근데 이 책에서 다루는 우울은 우울증. 질병으로서의 우울증이에요. 자살 사고를 불러일으키는 정도의, 치료와 상담이 필요한 우울증이요.

- 2022-07-18 19:18   좋아요 1 | URL
별수 없죠 ㅜㅜ 현대 과학의 힘을 빌리는 수 밖에…. 흑흑….. 근데 개 키우는 거 좋은 명약인 게.. 저도 홉스 없었으면 아주 심각해졌을 것 같아요…

단발머리 2022-07-18 19:35   좋아요 1 | URL
약 이야기도 나와요. 자기에게 맞는 약을 찾는 과정이 쉽지 않더라구요. 개도 고양이도….인간보다 더 큰 위로를 전해줄수도 있다고요. 참 사랑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