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부터 오늘 아침까지 읽었던 책은 은유 산문집싸울 때마다 투명해진다이다. 나는 이 책에 대한 리뷰를 몇 편 읽었고, 그래서 어느 정도는 준비가 되어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첫 두 쪽을 읽으면서 책을 두 번 덮었다.

 

로자 룩셈부르크보다는 카를 마르크스를 공부했다’(5)나는 외동딸로 컸다’(4)는 내 이야기가 아니었지만, ‘엄마가 쌀 씻는 일 한번 시키지 않았다’(5)나 스스로를 남자와 동일시하거나 남자의 승인을 기다리는 명예 남성의 존재로 만들었다’(5), 그리고 내가 여성성을 맞닥뜨린 건 결혼 이후다’(5)는 내 이야기였다. 잠깐씩 숨을 고르고 이 책을 읽어나간다.

 

점심에는 친구가 보내준 명화를 감상했다. <노팅힐>.

 

남녀 사이에서 서로에 대한 호기심이 극에 달하는 단계는 그야말로 제일 흥미진진한 때다. 다섯 번이던가 여섯 번,  ‘No’를 연발하는 줄리아 로버츠에게 그 와중에도 계속해서 질문하는, 말을 거는, 더듬거리면서 허둥대는 휴 그랜트가 너무 좋았다. 처음에 줄리아 로버츠가 나올 때 나오는 ‘She’라는 노래가 좋았고, 영화 말미에 다시 시작하자는 제안을 거절하는 휴 그랜트에게 자신을 거절한 게 좋은 선택이라고 말하며 웃는, 눈물을 글썽인 채 환하게 웃는 줄리아 로버츠의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1999년 작품인데 그게 무슨 상관이냐. 올해의 영화로 꼽고 싶다.










 


오후에는 비평 이론의 모든 것을 읽었다. 951쪽 중에서 27쪽까지 읽었는데, 여기까지 중에서 의미 있는 문장이라면, “이론은 우리 자신과 우리가 사는 세계를 새롭고 유익한 방법들에 따라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다.(26)” 이다. 대출 반납일까지 다 읽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1차 목표는 <4장 여성주의 비평>까지 읽어내는 것이다.



저녁을 먹고 치우고 나서는 파크애비뉴의 영장류를 들었다. 잘 지었다고 소문난(?) 이 책의 부제는 ‘뉴욕 0.1% 최상류층의 특이습성에 대한 인류학적 뒷담화’이다. 저번 주에 촛불집회에 나갔을 때 교보문고에서 PRIMATES of PARK AVENUE 를 구입했다. 알라딘보다 2,500원이나 저렴하다는 건, <바로드림>을 한 후에 알았다. 표지색이 특이하고 예쁘다. 진도가 지지부진해서, 어제부터 이 책으로 갈아탔다.



이곳 아이들의 생활이 그저 특이한 정도라면, 엄마들 생활은 가히 괴이한 수준이다. 완벽한 특권층 여성을 지칭하는 이른바 금수저녀gets’ 생활상을 나는 체험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 내가 발견한 바로는, 그녀들의 정체성은 자치회 면접이나 자녀의 명문 학교 진학 같은 어퍼이스트사이드 특유의 잔인한 통과의례를 거치며 형성된다. 그녀들이 맨해튼 게이샤같다는 생각이 든 적도 있었다. 시간과 돈이 남아도는 고학력자 여성들이 피지크 57 Physique 57과 소울사이클SoulCycle을 광적으로 추종하며 직업 대신 완벽한 몸매 가꾸기로 과시욕을 채우는가 하면, 시중에서 구할 수 없는 명품(그 문화에 완전히 동화된 후, 내 경우엔 버킨 백이었다)을 손에 넣기 위해 치열한 탐색적은 벌이기도 하고, 장애인 통행권을 가진 디즈니랜드 안내원을 암암리에 고용해 합법적인 새치기를 꾀하는 방법 같은 내부자 정보를 집요하게 찾아내기도 한다. (24)

 


어떤 책이었던가. 인류 진화에 있어 뒷담화의 역할에 대해 긍정하는 문장을 읽은 것 같은데... 그녀들의 삶이 부럽지는 않지만, 조금 궁금하기도 하고. 아무튼 그런 의미로, 내게는 너무 먼 그녀들의 삶을 엿보는 즐거움에 빠져보려 한다.

 

금요일 밤이고, 내일은 토요일. 토요일엔 광화문. 광화문. 광장 그리고 촛불.


싸울 때마다 촛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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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슬비 2017-03-03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팅힐의 줄리아 로버츠의 환한 웃음이 참 매력적이예요. 내용이 가물 가물거리는데, 다시 봐도 볼때마다 좋은 영화들이 있지요. 저는 워렌비티와 아넷 베닝의 러브 어페어가 그래요. 그 장면만보면 아직도 울컥거리고 둘다 아직도 결혼생활 유지하는것도 좋아요. ㅎㅎ

단발머리 2017-03-04 08:17   좋아요 0 | URL
저도 <노팅힐> 포스터 볼 때마다 좋은 기억에 환하게 웃기는 했는데 (물론 줄리아 로버츠의 환한 웃음은 아니겠지만요.^^), 어제 친구 덕분에 다시 영화를 보았는데, 넘 좋더라구요. 예전에는 주인공만 보였는데, 이제는 주인공 친구들도 막 보이구요 ㅎㅎㅎㅎㅎ

보슬비님께는 그런 영화가 <러브 어페어> 군요. ost가 아주 좋았던 그 영화요.^^

아무개 2017-03-04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은유 산문집을 읽으면서
단발님 생각이 계속났어요.
단발님의 리뷰가 많이 기대되요.


단발머리 2017-03-15 16:01   좋아요 0 | URL
제 생각을 해 주셨다는데 큰 기쁨과 감사를 드립니다. ㅎㅎㅎㅎㅎ
은유 산문집은 반 정도 읽었는데요, 잠깐 쉬고 있어요.
연거퍼 읽기 힘들더라구요. ㅠㅠ

수퍼남매맘 2017-03-04 1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은유 작가의 산문집 단발님 리뷰가 궁금해요. ˝노팅힐 ˝ 볼때마다 좋아요. 또 보고 싶네용.

단발머리 2017-03-15 16:02   좋아요 0 | URL
제 리뷰가 궁금하시다는 분이 2분이나 계셔서 리뷰를 써야할텐데, 기대하시고 궁금해하시니 약간 걱정되려고 해요.
근사하게 써야할텐데.... ㅎㅎㅎㅎㅎㅎ
<노팅힐>은 넘 좋아요.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 남주인지 여주인지 모를정도로요. 정말 좋네요.^^
 


 












제인 오스틴 시리즈레이디 수전 외에는 <레이디 수전>, <왓슨 가족>, <샌디턴> 이렇게 3편의 중편이 수록되어 있다. 악녀 주인공 레이디 수전의 이야기를 서간체로 풀어낸 <레이디 수전>,이모에게 맡겨졌다가 집으로 돌아온 에마와 이웃들의 이야기인 <왓슨 가족>, 그리고 건강이라는 특별한 주제를 가지고 있는 제인 오스틴의 마지막 작품 <샌디턴>이 그것이다.


 

오만과 편견


 













내가 제인 오스틴을 읽을 때, 기대하는 장면은 이렇게 두 가지다. 하나는 볼품없고 가난한 집안의 처녀에게 청혼하면서, 자신의 청혼이 100% 받아들여질 것이라 예상했다가 그것이 좌절되자 엄청나게 화를 내는 어떤 남자의 모습.

 


다아시가 응접실을 성큼성큼 가로질러 걸어가며 소리쳤습니다. “이제 됐습니다! 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저를 어떤 사람으로 보시는지 이제 잘 알아들었습니다! 이렇게 자세히 설명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당신 말씀대로라면, 제가 엄청나게 잘못했습니다!” 그러다가 걸음을 멈추고 엘리자베스에게 고개를 돌리며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제가 당신의 자존심을 긁어 놓지 않았다면, 이런 잘못 정도는 눈감아 주시지 않았겠습니까? 이런저런 망설임 때문에 오랫동안 마음을 정할 수 없었다는 제 솔직한 고백에 자존심이 상하셔서 깐깐하게 나오시는 게 아닙니까? … 당신 집안사람들이 신분이 낮은 것을 제가 기뻐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저희 집안보다 한참 밑에 있는 집안과 맺어지는 것을 제가 좋아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261)

 


또 하나는 출생 때부터 약속된 결혼과 집안간의 금전적 거래를 이유로, 썸을 타고 있는 남자의 예상 청혼을 거절하라고 요구하는 귀족 부인과 이를 거절하는 어떤 여자의 모습.

 


더 이상은 못 참겠군. 베넷 양, 묻는 말에 바른 대로 말해. 내 조카가 자네한테 청혼했나?”

여사님께서 그런 일 없다고 말씀하시지 않으셨나요?”

내 조카가 정신 나간 게 아니라면,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지. 하지만 내 조카가 자네에게 잠깐 홀려 있는 동안 자네가 술책을 부렸을 수도 있겠지. ... 내가 말할 때는 끼어들지 말고 그냥 들어. 내 딸하고 내 조카는 천생연분이야. 양쪽 어머니 가문은 같은 귀족 혈통이지. 양쪽 아버지 집안은 둘 다 덕망 있고 유서 깊고 지체 높은 그런 가문이야. 작위는 없지만 말이야. 양쪽 다 재산이 엄청나. 양쪽 집안 사람들이 입을 모아 두 사람을 짝지어 주기로 했는데, 그들을 갈라놓을 일이 뭐가 있나? 집안도 천하고, 친척들도 변변찮고, 재산 하나 없는 아가씨가 어디서 갑자기 튀어나와? 내가 그걸 두고 볼 것 같아? 천만에. 보고만 있을 수 없지. 보고만 있지 않지. (464)

 


나는 제인 오스틴을 읽을 때, 위의 모습을 그러니까, 사랑이 거절돼 거침없이 날뛰는 남자와 부당한 요구를 하는 여자, 그리고 이 어처구니없는 상황 속에서도 의연한 여주인공을 기대한다. 잠깐, 아주 잠깐은 우아한 척, 고상한 척 할 수 있겠지만, 자신의 요구가 거절당했을 때, 자신의 뜻이 관철되지 않을 때,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본래의 모습을 드러내기 마련이다. 소리 지르고 모욕적인 언사를 퍼붓고, 무시하고 화를 낸다. 그렇게 하는 것이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가와는 상관 없는 일이다. 바로 그 순간을 참을 수 없기 때문에 사람들은 자신의 품성을, 인격을 가감없이 드러낸다. 도전 받을 때, 거절 당할 때,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

 

여기가, 내가 제인 오스틴을 좋아하는 지점이다. 제인 오스틴의 소설 속에는 말 그대로 타고난 부자, 훤칠한 외모의 잘난 사람들과 볼품없는 가문의 보잘것없는 사람들이 교양 있는 척, 우아한 척 서로의 본 모습을 감추고 있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이렇게 폭발해버린다. 그 때 비로소, 우리는 인간의 본모습, 인간 군상들의 민낯을 가감없이 확인할 수 있다.

 


<왓슨 가족>에서는 조금 다른 장면이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차갑고 경솔하지만 멋진 외모, 좋은 집안의 오스본 경이 마음에 드는 왓슨 가의 에마의 환심을 사려고 풀어내는 이 이야기 말이다.

 


궃은 날씨엔 여성분들은 말을 타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승마는 하십니까?”

아니요.”

여성분들이 왜 말을 타지 않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말을 탄 여자들의 모습이 가장 아름다운데요.”

하지만 모든 여자들이 승마를 하고 싶어 하는 것도 아니고, 또 말을 소유할 돈이 없을 수도 있어요.”

승마가 숙녀들에게 얼마나 어울리는지 안다면 누구나 하고 싶어 할 겁니다. 왓슨 양, 일단 하고 싶은 마음만 있으면 돈은 곧 생겨요.”

경께서는 우리 여자들이 늘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 봐요. 바로 그 점이 오랫동안 남자와 여자 간에 의견의 일치를 보지 못한 지점이죠. 하지만 그건 차치하더라도, 여자들에게도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이 있지 않겠어요. 오스본 경, 여성이 근검절약하면 꽤 많은 돈을 모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아무리 절약해도 적은 수입을 큰 수입으로 바꿀 수는 없어요.”(158

 


말을 탄 여자의 모습이 아름답기 때문에 여자들은 궃은 날씨에 승마를 해야한다는 궤변에서 시작해 일단 하고 싶은 마음만 있으면 돈은 곧 생긴다는 이 억지를 어찌해야 하나. 좋아하는 여성의 환심을 사기 위한 오스본 경의 스텝은 자꾸만 꼬이고, 스스로 만들어낸 궤변과 억지는 본인도 처리가 불가능한 상태에 이른다. 그렇게 오스본 경은 호감을 가지고 있는 에마에게 비호감으로 자리한다. 예상했던 장면, 기다렸던 장면은 아니지만, 특별히 관심이 가는 장면이다. 호감 가는 여자 앞에서 남자가 부리는 호기. 오버하는 남자, 담담한 여자. 꼬이는 스텝, 멀어져 가는 당신.

 

비평 이론을 배울 때, 비평 이론에 근거해 작품을 분석하는 것도 아니고 단순히 이론 자체에 대해 배울 때, 난 그 일이 참 필요 없는 일이라 생각했다. 당장 교재를 이해하는 건 고사하고, 선생님의 수업 내용도, 선배들의 질문도, 그에 대한 선생님의 답변도, 말 그대로 하나도 이해할 수 없었다. 학점은 진작은 포기했고, 너무 힘든 수업이라 웬만하면 피해간다는 그 수업의 참여(?)에 의의를 뒀다. 작품은 읽고 느끼는게 중요하다고, 그게 전부라고 생각했다. 특정한 이론을 배우는 일이 작품을 읽고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기보다는 방해가 될 거라 생각했다.

 

모르기는 그 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인데, 페미니즘 책을 몇 권 읽은 후에는, 책이 다르게 보이고, 다르게 읽힌다. 하나의 틀, 하나의 툴만 강요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무서운지, 나는 안다. 물론이다. 세계를 남과 여로만 해석하는 사람과는 길게 이야기할 수 없다.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더구나 페미니즘은 하나의 목소리가 아니다. 100명의 여성이 있다면 100가지 페미니즘 이론이 있다고 말한 정희진님의 말은 옳다(소녀, 설치고 말하고 생각하라),  프롤로그, 9). 참으로 그렇다.

 

그래서 혹은 그렇기 때문에 제인 오스틴이 다르게 읽힌다.노생거 수도원의 맨스플레인도, 이 책 <왓슨 가족>의 오스본 경도 그렇다. 연애, 사랑, 결혼의 주제만을 다루었다고, 여자들만 읽는 이야기를 썼다고 평가 절하되었던 제인 오스틴의 소설 속에서, 나는 특유의 유머와 은근한 냉소로 잘난 척 하는 남자들과 이에 대항했던 여자들의 당당한 모습과 마주친다. 오늘의 현실로 옮겨와도 조금도 부족함이 없는 그녀의 날카로움에 다시 한 번 와우~~’를 외친다.

 

하여, 문학 비평 이론에 대한 책들을 찾아봤고, 로쟈님의 페이퍼를 살피고는 이렇게 세 권을 추렸다. 국내에서도 그렇고, 영어권에서도 가장 오랫동안 읽히는, 그러니 가장 성공적인 문학이론입문서’ (로쟈님 페이퍼, <문학이론이란 무엇인가, 2011-03-16>)문학이론입문(창비)과 비평이론 개설서에 목말라 하는 독자들 사이에서 원서로 구해 읽는추천서로 이름을 알린 타이슨의 역작(로쟈님 페이퍼, <비평이론 공부의 로드맵, 2012-04-22)비평이론의 모든 것(앨피, 2012) . 마지막으로문학과 사회 116-2016. 겨울 (별책 <문학과 사회 하이픈: 페미니즘적-비평적> 포함)을 골라 두었다.



 













이렇게 세 권을 골랐다. 그 다음에 어떻게 해야 할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일단 골라놓고, 목차를 본다.

 

비평이론의 모든 것(앨피, 2012)

 

1장    비평이론에 대해 알고 싶었지만 감히 물어보지 못한 것들

2장    정신분석 비평

3장    마르크스주의 비평

4장    여성주의 비평

5장    신비평

6장    독자반응 비평

7장    구조주의 비평

8장    해체 비평

9장    신역사주의와 문화비평

10장  레즈비언·게이·퀴어 비평

11장  아프리카계 미국인 문학비평

12장  탈식민주의 비평.

 

아하이런 분위기구나. 예상을 뛰어넘어 이 분야가 재미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예전에는 들지 않았던 전혀 새로운 생각이 솔솔, 솔솔 피어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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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7-02-27 10: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멋지다 ♡
저도 제인 오스틴의 이 책 읽어봐야겠어요.
영화로 [레이디 수전] 너무 재미없었는데 책으로 읽으면 영화와는 완전히 다른 것을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누군가가 뭔가 더 알고 싶어하고 생각하고 그래서 공부를 하겠다고 하는 글을 보면 저는 너무 씐나요!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단발머리님이 이렇게 멈추지 않고 계속 읽고 써주셔서 저는 진짜 행복합니다. 엉엉 ㅠㅠ

단발머리 2017-03-03 15:16   좋아요 0 | URL
제인 오스틴 북클럽이 이해가 되요. 제인 오스틴의 소설은 너무 재밌고, 너무 잘 읽혀요. ㅎㅎ
멈추지 않고 읽고 쓸 때, 누구가 읽어준다는 것만으로도 사실 힘이 나요.
저에게 의미 있는 이 일을, 다락방님이 좋아해주고, 응원해줘서, 같이 생각하고 이야기할 수 있어서 정말 좋네요.
우리 계속 생각하고 공부하고, 이야기해요~~~ 하트뿅뿅!!

지금행복하자 2017-02-27 12: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역시 최고의 책 영업은 정성어린 마음이 듬뿍담긴 리뷰에요~ 제인 오스틴은 오만과편견밖에 못 읽었는데 급 호기심이 들게 해주세요~~ ㅎㅎ

단발머리 2017-03-03 15:17   좋아요 0 | URL
저의 책 영업을 출판사가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저는 제인 오스틴 몇 권 읽었는데, <오만과 편견>이 제일 좋더라구요.

cyrus 2017-02-27 17: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비평 글을 읽고 이해하는 일은 어려워도, 비평하는 방식과 관점을 공부하는 건 어렵지 않을 것 같습니다. 누구나 남의 글을 비평하는 것을 좋아하고, 잘하니까요. ^^

단발머리 2017-03-03 15:18   좋아요 1 | URL
<비평 이론의 모든 것> 이제 막 빌려와서요, 읽기 시작하려는데... 오호... 950쪽이네요.
오호.....

moonnight 2017-02-27 21: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의 글을 읽는데, 뭔가 저도 모르게 두근두근 침도 꼴깍 삼키게 됩니다^^; 제인 오스틴을 몇권 못 읽었지만 오만과 편견을 읽었을 때의 숨막힘^^;이 다시 떠오르네요. 보관함에 담으면서, 이렇게 예쁜 책들을 전집으로 갖고 싶은 욕망이. 큰 일ㅠㅠ;;

단발머리 2017-03-03 15:21   좋아요 0 | URL
아하~~ moonnight님을 두근두근하게 했다니, 저도 막 심쿵해지네요. ㅎㅎㅎㅎㅎㅎ
예쁜 전집에 대한 꿈은 언제나 계속되는데요, 저번에 제인오스틴 한정판으로 나왔을 때도 그랬지요.
저는 <오만과 편견>을 두 권을 가지고 있는데요.
앞으로도 <오만과 편견>이 다른 장정으로 나오면 또 구입할 듯 해요. ㅎㅎㅎ

순오기 2017-02-28 1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역시 단발머리님!♥

단발머리 2017-03-03 15:22   좋아요 0 | URL
오호~~ 순오기님~~ 안녕하세요^^
저도 하트발사할래요. 하트뿅뿅!!
 









 








저자 프랜시스 S. 콜린스는 인류 최초로 31억 개의 유전자 서열을 해독한 세계적인 유전학자이다. 생명의 암호가 작동하는 완벽하고 정교한 질서속에서 과학자 중의 과학자 콜린스는 신의 언어를 발견했다.


신앙은 설명할 수 없다. 믿음은 객관적일 수 없다. 만난 사람. 직접적이고 인격적으로, 부인할 수 없는 증거로, 살아있는 하나님을 만난 사람은, 하나님을 안다고, 하나님을 만났다고 말할 수 밖에 없다. 지난 역사 속에서 종교의 폐해, 이기적인 종교 지도자들, 그들에 의한 거짓 메시지는 문제의 핵심이 아니다. 가장 중요한 질문은 하나님과 인간, 하나님과 나 자신의 영혼에 대한 이해와 설명이다.


신앙을 가진 과학자로서, 과학적 근거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는 신앙인으로서, 저자는 그가 발견한 하나님의 존재에 대해 이야기한다. 실험실 속에서, 유전자 지도를 해독하면서 만나게 된 하나님에 대해 말한다. 또한 같은 톤으로, 이미 축적된 과학적 사실조차 받아들이지 못하는 신앙인에게 무조건 과학을 적대시하는 행동이야말로 하나님의 무한한 능력을 바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 냉정하게 지적한다.


우주의 시작에 대한 이야기 중, 10초 이야기가 아주 흥미롭다. 빅뱅 이전의 우주, 처음 10초 이전의 우주에 대해 과학자들은 알지 못 한다. 설명하지 못 한다. 이 우주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과학자들도 대답할 수 없는 10초 이전의 일을 우리는 언제쯤 제대로 알 수 있을까. 바로 이해할 수 있을까. 지구의 시작, 우주의 시작, 내가 아는 이 세계의 시작을.



물리학자들은 우주가 무한에 가까운 고밀도에, 크기도 없는 순수한 에너지로 시작했다는 데 동의한다. ‘특이점이라 부르는 이 상황에서는 물리학 법칙들이 무너진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과학자들도 대폭발이 일어나던 그 첫 순간, 즉 처음 10초 동안 일어난 일을 해석하지 못한다(10초는 1초의 100만분의 1 100만 분의 1 100만 분의 1 100만 분의 1 100만 분의 1 100만 분의 1 100만 분의 1 10분의 1초다.) 그 뒤부터 오늘날의 관찰 가능한 우주가 탄생하기까지 일어났을 일들은 추측이 가능하다. 물질과 반물질 소멸, 안정된 원자핵 형성, 전자와 최초의 수소, 중수소, 헬륨 형성 등이 그것이다. (71)



저번주에 읽었던김상욱의 과학공부에서는 이 부분을 이렇게 설명했다.


빅뱅이론을 이야기하면 반드시 나오는 질문. 첫째, 빅뱅 이전에는 무엇이 있었나요? 물론 아무것도 없었다. 텅 빈 공간이 있었다는 뜻이 아니라 진짜 아무것도 없었다. 시간조차도 없었다는 말이다. 솔직히 나도 이게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아마 대부분의 물리학자들도 비슷할 거다. 둘째, 우주가 팽창한다면 어디로 팽창해가나요? 우주 바깥에 빈 공간이 있다는 말인가요? 이미 이야기했듯이 우주에는 바깥이 없다. 그냥 우주 전체가 팽창하는 거다. (35)



호킹 박사는 시간의 역사에서 이렇게 말한다. “우주가 왜 꼭 이런 식으로 시작되었어야 했는지, 우리 같은 인간을 탄생시키려는 신의 의도적인 행위로밖에는 달리 그 이유를 설명하기가 매우 어렵다. ” (80쪽)



호킹의 말을 한 번 더 인용한다.


우주는 왜 재붕괴하는 모형과 영원히 팽창하는 모형을 가르는 팽창 임계점 근접한 곳에서 시작해 100억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그 임계점에서 팽창하고 있을까? 대폭발이 일어나고 1초 뒤의 팽창률이 1×10만 분의 1(10-)이라도 작았다면, 우주는 현재의 크기에 도달하기도 전에 다시 붕괴했을 것이다. (78)



저자가 자신이 얻게 된 과학적 지식과 개인적 경험을 통해 설득하려는 쪽은, 하나님 없는 우주를 전제로 설명할 수 없는 우주를 설명하려는 과학자들과 천지를 7일만에 창조한 신이 인간과 동물을 각각 개별적으로 창조했다고 믿는 신앙인들이다. 이번에는 그 신앙인 차례다.



우라늄, 칼륨, 스트론튬 세 가지 방사성원소는 천천히 붕괴해 납, 아르곤, 루비듐으로 변하는데, 이 세 쌍의 원소 중에 어느 한 쌍을 측정하면 어떤 암석이든 그 나이를 추정할 수 있다. 이 세 쌍으로 각각 지구의 나이를 측정해보면 놀랍게도 단지 1퍼센트의 오차로 45 5,000년이라는 일치된 결과가 나온다. (94)



다윈의 진화론은 임의로 일어나는 변종에 자연선택이 작용하고 우리는 그 자연선택 과정을 거쳐 동일한 조상에게서 진화해왔다는 이론이다. (130) 컴퓨터가 DNA 서열의 유사성만을 기초로 하여 그린 다양한 유기체의 생명계통도, 대단히 정확한 수준까지 밝혀진 인간과 생쥐의 게놈 비교, 공통된 조상에 대한 설득력 있는 증거인 원시반복요소(ARE)로 알려진 유전자 요소 연구 등은 다윈의 진화론의 주장과 상당수 일치한다.



신은 무력해진 원시반복요소를 적절한 자리에 배치해 우리를 혼란케 하고 오도하려 했다고 결론내리지 않는 한, 인간과 생쥐는 조상이 같다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다. (140)







저자는 무신론, 불가지론, 창조론, 지적설계론을 모두 거부한다. 저자는 신앙을 가진 과학자로서 유신론적 진화를 받아들인다. 미국에서 다윈의 대표적 옹호자였던 아사 그레이와 20세기에 진화론적 사고를 확립한 테오도시우스 도브잔스킨,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도 유신론적 진화론자였다. 약간씩 변형된 형태도 많지만 전형적인 유신론적 진화는 다음과 같은 전제를 기초로 한다.


1.     우주는 약 140억 년 전에 무에서 창조되었다.

2.     확률적으로 대단히 희박해보이지만, 우주의 여러 특성은 생명이 존재하기에 정확하게 조율되어 있다.

3.     지구상에 처음 생명이 탄생하게 된 정확한 메커니즘은 알 수 없지만, 일단 생명이 탄생한 뒤로는 대단히 오랜 세월에 걸쳐 진화와 자연선택으로 생물학적 다양성과 복잡성이 생겨났다.

4.     일단 진화가 시작되고부터는 특별히 초자연적으로 개입할 필요가 없어졌다.

5.     인간도 이 과정의 일부이며, 유인원과 조상을 공유한다.

6.     그러나 진화론적 설명을 뛰어넘어 영적 본성을 지향하는 것은 인간만의 특성이다. 도덕법(옳고 그름에 대한 지식)이 존재하고 역사를 통틀어 모든 인간 사회에서 신을 추구한다는 사실이 그 예가 된다. (202)



이런 유신론적 진화는 과학이 자연계에 관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모든 사실과 양립 가능하며, 세계의 주요 일신교들과도 양립 가능하다.(203) 물론 유신론적 진화라는 관점 역시 신의 존재를 증명할 수는 없다. 신앙이라는 도약, 믿음이라는 점프대를 통해서만이 인간은 신을 만날 수 있다.



잊혀진 조상의 그림자에서 칼 세이건은 진화라는 개념이 없다면 동물이나 인간에 머무는 영혼의 존재를 믿을 수 있다. 역으로 진화를 믿으면 그 존재를 인정할 수 없을 것이다.(138)”고 말했다. 나 역시 영혼과 진화 중 한 가지만을 선택해야 한다고 오랫동안 믿어왔었다. 아니었다. 영혼도 진화도 포기하지 않아도 된다. 하나님을 닮은 영혼이 깃드는 장소로서의 육체가 진화라는 오랜 과정의 결과라는 사실을, 이제는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나는 하나님이 우주를 창조하셨음을 믿음과 동시에, 내 몸 속의 세포들 역시 하나님의 지혜와 섭리 가운데 있었음을 믿는다. 이 책을 읽는 동안,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더욱 간절해졌다. 또한 진화의 놀라운 과정이 대강이라도 어떻게 진행되어 왔는지, 그것이 얼마나 놀랍고 신기한 일인지를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가 보기에 진화는 우연에 지배되는 듯하지만, 신의 관점으로 보면 그 결과는 하나하나가 전적으로 미리 정해진 것이다. 이처럼 신은 각각의 종이 창조되는 순간에 일일이 완벽하게 개입할 수 있지만, 시간 개념이 일차원적 수준에 머무는 우리가 보기에는 이 과정이 방향성도 없는 무차별적 과정으로 보이기 쉽다. (206)



오 그렇습니다. 주께서 내 속과 겉을 빚으시고

모태에서 나를 지으셨습니다.

내 몸과 영혼을 경이롭게 지으신 높으신 하나님,

숨 막히도록 멋지신 주께 감사드립니다!

그 솜씨 너무 놀라워, 내가 주님을 마음 깊이 경배합니다!

주께서는 나를 속속들이 아시며

내 몸속의 뼈 마디마디까지 아십니다.

주께서는 정확히 아십니다.

내가 어떻게 지어졌는지,

아무것도 아니던 내가

어떻게 이처럼 근사한 형상으로 빚어졌는지를.

책을 펼쳐 보시듯, 주께서는 내가 잉태되고 태어나기까지

내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셨습니다.

내 생의 모든 시기가 주님 앞에 펼쳐졌습니다.

태어나 하루를 살기도 전에,

이미 내 삶의 모든 날들이 예비되어 있었습니다.

(시편 139 13-16) 



진화라는 지난한 과정 속, 신의 섭리와 간섭은 시편 기자의 노래 속에 아름답게 드러난다. 이 놀라운 진화의 결과가 바로 나이고, 나는 아직도 진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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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7-02-23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정말이지 편협한 독서를 하는데 단발머리님은 다양한 분야의 책을 다 읽으시는군요! 멋져요!! @.@
더 열심히 읽어야지, 불끈! 막 이런 마음이 됩니다. 후훗

단발머리 2017-02-23 12:15   좋아요 0 | URL
ㅎㅎㅎ 아이고 부끄럽군요. 저는 아직 <싸울 기회>도 , <맨박스>도, <소녀, 설치고 말하고 생각하라>도, <라이프오어데스>도 안 읽었는걸요. 다락방님의 독서 이력을 겁나게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다락방님이 멋지다~고 해주셔서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제가 요즘에 아주 쉬운 과학책을 몇 권 읽으면서 몇 가지 궁금한 점이 생겨서, 묻고 하는 도중에 어떤 사람이 그러더라구요. 개념이 막 생기려하면 그 분야 책을 연달아 읽는게 좋다고요.
그런데, 갑자기.... 그래... 페미니즘 책을 그렇게 읽어야하는데....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요즘에 페미니즘 책들이 많이 나와서 너무 좋기는 한데, 따라 읽기가 좀 버겁기는 해요.
또 우리 모두 알다시피.... 페미니즘 책들 읽다보면 화가 나고.. 그런 순간들이 많잖아요.
저는 원래 여러권을 동시에 읽기도 하고, 소설 읽고 나면 다른 분야 책을 읽으려고 하는데, 페미니즘에 대해서 조금 더 진지하게 읽어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도 들고요.

하/지/만/ 진짜 진지한 책 한 권 들면, 바로 좌절모드. 이 쪽이 아닌가봐~~~ 하게 돼요.

읽고 생각하고 쓰는 이 일들이 제일 먼저 제게 의미있는 일이지만,
제 글을 읽어주고 같이 생각하는 이웃님들, 그리고 격려해주시는 다락방님이 있어서
참 좋습니다. 오늘 아침에 저도 불끈!해 지네요. 우리 모두 불끈 불끈, 화이팅입니다. ^^

AgalmA 2017-02-23 2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종교를 신화와 비슷하게 생각합니다. 세계와 나를 이해하기 위한 장치라는 것으로.

단발머리 2017-02-24 15:38   좋아요 0 | URL
네, 맞아요. 그럴 수도 있겠네요. 저같은 경우 신화와 종교는 전혀 다르지만요~~~ ㅎㅎ 금요일이네요. 금요일 밤에는 항상 스케쥴이 똑같지만 그래도 기다려지는 불금^^ 🔥금^^
 
유령 퇴장 주커먼 시리즈
필립 로스 지음, 박범수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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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퇴장』을 다시 읽었다. 이전에 읽었을 때는, 마흔 살 연하의 여자에게 굴복한 유명작가에게 매료된 게 사실이다.

 

산꼭대기로 이어지는 비포장도로 옆, 새나 들짐승이나 드나드는 곳. 뉴욕에서 128마일, 가장 가까운 이웃도 반 마일이나 떨어진 곳에서 십일 년 동안 살았던 사람(45). 영화도 텔레비전도 보지 않고, 휴대전화, VCR이나 DVD 플레이어, 컴퓨터도 가지지 않는 사람. 하루 종일 글을 쓰고, 밤늦게까지 글을 쓰는 사람(13). 내가 반한 사람이 이 사람이다. 사회로부터의 존경과 자신의 것이 분명한 명예를 내버리고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이기를 고집하는 남자. 내가 반한 사람이 바로 이 남자다.

 

그가 제이미에게 빠진다. 상류층 가문 출신의 텍사스 사람이 쓰는 억양에 자신이 아름다움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듯 신중하면서도 자신감 넘치는 태도의 그녀에게 사로잡힌다.    

 

나는 계속 안절부절못했다. 평화로운 순간이라곤 없었다. 어쩌면 내 평생 처음으로 젊은 여성의 여성스러움을 응시하고 있었던 건지도 모른다. 생애 마지막으로일지도 모르고. 어느 쪽이든 마찬가지였지만 말이다.

나는 차마 그녀를 만져볼 생각도 못하고 떠났다. 그녀가 증언조서라도 받는 것 같다고 묘사한 그 대화 내내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보다 훨씬 가까이 그녀가 앉아 있었는데도 차마 그녀의 얼굴을 만져볼 생각조차 못했다. ...  나는 실성하는 게 어떤 것인지 일흔한 살에 배우고 있었다. 아직도 자아 발견이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입증하면서. (164)  

 

젊음을 제외한 모든 걸 가진 남자. 명성과 지혜,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서 원하는 성과를 얻을 수 있는 능력 있는 남자가 자신의 마음을 빼앗아버린 여자에게 사랑을 갈구한다. 자신을 존경한다고 말하는 여자에게 오히려 그녀를 숭배한다고 말한다. 그녀에게 자신과 같은 감정을 일으킬 수 없기에 슬퍼한다. 완벽하게 절망한다. 그녀를 대하는 그의 방식. 그녀와 단둘이 방 안에 있고 싶다며 그녀를 찾아오고, 자넨 날 수집했네,라고 말하는... 그녀의 애인을 질투한다 말하고, 욕망에 이끌려 키스하지 않겠다 말하는. 질문하고 듣고 또 말하는

 

이번에 읽을 때 여러 번 읽고 또 읽었던 문단은 다르다

 

매니(로노프)는 호손과 그의 누이 엘리자베스와 관련된 교활하고 증명할 수도 없는 학계의 추측들을 알고 있었고, 그래서 자신에게는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일들을 상징할 ― 당신 말처럼 그를 완전히 딴사람으로 변모하게 만든 그 놀랍고 낯선 감정들을 모두 면밀하게 검토해볼 ― 이야기를 찾던 중에 호손과 그의 아름답고 매혹적인 누나에 관한 그런 추측들을 자신의 것이라고 주장하게 된 거예요. ... 그에게 소설이란 무언가를 묘사하는 게 아니었어요. 이야기 형식 안에서 사색하는 것이었죠. 그는 생각한 거예요. 이걸 내 현실로 만들겠어,라고요.“ 이야기하는 동안 실은, 나 또한 같은 맥락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이 현실을 내 것으로, 에이미의 것으로, 클러먼의 것으로, 다른 모든 사람의 것으로 만들겠다고. 그리고 이후 한 시간 동안 나는 눈부신 수사를 동원해 내 주장의 타당성을 설파했고 결국 스스로도 그것을 믿기에 이르렀다. (264)

 

소설가는 소설을 쓴다. 소설가는 이야기를 만든다. 소설가가 만든 세계 속에서 소설가는 산다. 살고 생각하고 경험한다. 이야기 형식 안에서 사색한다. 소설의 현실을 자기의 것으로 받아들인다. 그렇게 믿고 그 속에서 산다.

 

로노프는 호손과 그의 아름다운 누나에 대한 추측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인다. 이걸 내 현실로 만들겠어,라고 스스로에게 그리고 에이미에게 말한다. 로노프의 연인 에이미는 그가 말한 현실, 누이와의 근친상간을 사실로 받아들인다. 로노프의 전기를 쓰려하는 클러먼은 그녀가 말한 현실, 근친상간의 현실을 사실로 해석한다. , 로노프의 추종자이며, 한때 그의 연인 에이미를 사모했던 나는, 그 현실이 로노프가 만든 것이라 주장한다. 로노프의 근친상간을 믿는 에이미의 현실, 로노프의 근친상간을 믿고 싶어하는 클러먼의 현실을 자신의 생각대로 재구성한다. 근친상간은 로노프에게 일어난 일이 아니라 로노프가 만든 현실 속에서 일어난 일이라 말한다. 그렇게 주장하고, 자신도 그렇게 믿어버린다.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어디서부터 상상일까.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서부터 거짓일까. 어디까지가 역사이고 어디서부터 추측일까.

 

분명 가방에 넣었다고 생각했던 장갑을 식탁에서 발견하거나, 아무리 찾아도 찾을 수 없던 열쇠를 원래 놓았던 자리에서 찾는 일처럼, 분명이라고 말할 수 있는 건 없을 수도 있다. 이 모든 건 오해고 착각이다. 이 소설, 필립 로스가 그려놓은 이 세계 속에서, 필립 로스는 말한다.

 

이걸 내 현실로 만들겠어.

 

맙소사, 그가 말한 대로다. 그는 자신이 원하는 현실을 만들었고, 그가 만든 현실은 그 뿐만 아니라 나의 현실이 되었다. 이제 나는, 그가 만든 현실 속에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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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열쇠
    from 마지막 키스 2017-02-22 08:42 
    세상 일은 정말 알 수 없다. 아니 이런 말은 너무 거창한가... 기억이란 뜬금없고 연상이란 것도 역시 뜬금없는 것. 나는 위에 먼댓글로 연결한 단발머리님의 리뷰를 오늘 아침에 읽었다. '필립 로스'의 《유령 퇴장》에 관한 리뷰였고, 나 역시 그 책을 읽었으며 일전에 단발머리님의 글도 본 적이 있다. 그리고 그것이 지금부터 내가 생각한 것들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것을 내가 잘 알고 있다. 그런데 단발머리님의 리뷰 중에 잠깐 '열쇠'란 단어가 ...
 
 
다락방 2017-02-22 08: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이 리뷰를 읽고 저는 엉뚱하게도 쉼보르스카의 시 한 편이 생각났어요. 리뷰의 내용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그러나 ‘열쇠‘라는 단어 때문에요. 아아, 저를 용서하세요.


열쇠
-쉼보르스카


열쇠가 갑자기 없어졌다.
어떻게 집으로 들어갈까?
누군가 내 잃어버린 열쇠를 주워 들고
이리저리 살펴보리라 - 아무짝에도 소용없을 텐데.
걸어가다 그 쓸모없는 쇠붙이를
휙 던져버리는 게 고작이겠지.


너를 향한 내 애타는 감정에도
똑같은 일이 발생한다면
그건 이미 너와 나, 둘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 세상에서 하나의 ‘사랑‘이 줄어드는 것이니.
누군가의 낯선 손에 들어 올려져서는
아무런 대문도 열지 못한 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열쇠‘의 형태를 지닌 유형물로 존재하게 될
내 잃어버린 열쇠처럼.
고철 덩어리에 덕지덕지 눌어붙은 녹(綠)들은 불같이 화를 내리라.


카드나 별자리, 공작새의 깃털 따위를 굳이 빌리지 않더라도
이런 점괘는 종종 나온다.

단발머리 2017-02-22 08:33   좋아요 1 | URL
전혀, 전혀 엉뚱하지 않아요. ㅎㅎㅎ
쉼보르스카,.... 아, 예전에 제가 남자로 알았던 그 시인.
<충분하다>의 그 쉼보르스카의 시를 댓글로 달아주셔서
제 서재의 품격이한껏~ 올라갔네요.^^

잃어버렸다 혹은 잊어버렸다는 점에서 이 리뷰와 딱 맞아떨어지는 시예요.
<유령퇴장>에서는 주커먼이 에이미를 만나기로 한 장소에서 한참을 기다려도 에이미가 오지 않았잖아요.
전화번호를 메모해둔 종이를 찾지못해 그녀에게 연락도 못하고, 호텔에 돌아와 방안을 샅샅이 뒤진후에야,
전화번호가 적힌 메모지를 지갑에서 발견했죠.

˝나는 피에를루이지에 그걸 가져가는 걸 잊은 게 아니라
가져갔다는 사실을 잊어버렸던 것이다. ˝


 
여성혐오, 그 후 - 우리가 만난 비체들
이현재 지음 / 들녘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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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떤 규정된 대상이 아니다


비체로서의 여성은 대상과도 다르다. 만약 남성들이 부여한 대상으로서의 위치를 벗어나지 않는다면, 즉 착한 대상에 머무른다면 여성은 멸시받기는 하지만 혐오되진 않는다. 그 대상은 적어도 주체가 파악할 수 있는 대상이며, 주체로서의 경계를 뒤흔든다고 생각되지 않기 때문이다. 여성은 자신이 재생산을 위한 성녀임을 입증하는 한, 어느 정도의 보상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대상으로서의 위치를 벗어나 경계를 넘나드는 비체가 되는 순간 여성은 멸시를 넘어 혐오된다. 여성혐오는 여성 대상이 아니라 여성 비체를 향한다는 것이다. (36)



여성 혐오의 시작점이자 놀이터, 여혐의 절대 온상 일베를 어떻게 볼 것인가. 정희진님은 2016 7 31, 한겨레신문 특별기고문에서 나는 일베가 남성 하위문화, 실업으로 인한 좌절, 여성 지위 향상에 대한 반발의 산물이라고 보지 않는다. 일베 헤비 유저 출신의 <한국방송> (KBS) 수습기자 사건이 보여주었듯이, 그들은 한국의 평균 혹은 그 이상 수준의 남성들이다. 일베 사용자 중에는 찌질남도 있지만 지구화 시대 대한민국의 위상을 고민하는 새로운 건국 세력이 존재한다. 그들은 우익 시민사회를 조직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데올로그들, ‘엘리트들이다.”라고 말했다. 이 책의 저자 이현재님은 조금 다르게 해석하는 듯 하다.


가상공간에는 새로운 여성 비체의 존재방식을 불편하게 느끼는 남성들, 비체들의 경계허물기에 반발하면서 자신의 경계 지키기에 집중하는 남성들이 그들끼리의 공간을 만들어 똬리를 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도시화의 과정에서 강력한 경쟁자로 등장한 여성, 명품을 소비하는 여성, 욕망을 드러내는 여성 등 젠더적 위계질서를 흐트러뜨리는 여성 비체에 대한 반발심으로 결집한다. (68)


일베 유저들이 페미니스트들을 남성의 권리를 약탈하는 꼴페미(꼴통 페미니스트)”로 비하하면서 혐오하는 것은, 바로 그들이 과열된 성취인정의 논리에 집착하고 나아가 인정을 이데올로기적으로 왜곡하여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그들의 여성혐오는 여성을 열등한 것으로 만들어 개별적 성취 인정에서 경험한 자존심의 붕괴를 회복하려는 것이며, 이데올로기적 인정 논리를 통해 남성의 집단적 우월성을 확인받고자 하는 왜곡된 인정욕망의 반영일 뿐이다. (103)


서울대, 연대, 고대에 이어, 이번에 불거진 홍익대 단톡방 사건은 멀쩡하게 생긴, 소위 명문대 대학생들이 얼마나 일베스러운 문화와 언어에 사로잡혀 있는지 확실히 보여준다. 보통의 남자들에게 일베혐오의 단어인지 공감코드인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일베 그리고 메갈. 가장 격렬한 항의는 중 2의 여학생으로부터 온다. 일반 남성 뿐 아니라, 기혼여성, 남자 어린이, 남자 노인에게까지 무차별 언어 폭력을 퍼붓는 메갈도 잘못이라는 지적이다. 제일 가슴 아픈 말은 메갈도 일베랑 똑같아.’이다. 메갈이 어떠한지, 일베가 어떠한지 나는 사실 잘 모른다. 특별히 찾아가 메갈의 글을, 일베의 글을 읽지 않는다. 읽어본 적이 없다. 메갈도, 일베도 잘 모르지만, 어쩌면 잘 모르기 때문에, 나는 그 때마다 똑같은 말을 한다.


메갈리아는 일베에 조직적으로 대응한 유일한 당사자야.” (정희진, 한겨레신문)


아무도 일베에 저항하지 못 해. 여성 개인은 물론이고, 기업도, 내가 좋아하는 그 정당도. 만 원짜리 티셔츠 하나에 모두 벌떼처럼 달려들어 결국에는 항복 선언을 받아내잖아. 아무도 일베에 저항하지 못 해. 메갈을 빼고는.


메갈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패러디로서의 미러링 전략은 패러디를 수행하는 비체가 기존의 지배적 남성 주체와 어떻게 다른지 증명해야 하는 부담을 안는다. 그녀들은 패러디의 과정에서 자신이 패러디하고자 하는 남성성에 잠정적 동일시하고 있는데, 이러한 동일시 때문에 그녀들이 비판하고자 하는 남성 주체와 다를 것이 없지 않는가 하는 질문에 대면하게 된다. 따라서 패러디의 성패는 그녀들의 패러디적인 동일시가 잠정적이라는 점과, 패러디의 과정에서 그녀들이 두 개의 입장을 전유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에 달려 있다. (41)


모방의 모방은 효과를 거두었다. 일베는 메갈이라는 단어에 반응한다. 반응하고 있다. 이제 그녀들의 패러디가 잠정적이라는 것을, 그녀들이 두 개의 입장을 전유하고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 어쩌면, 저자의 이런 훈수(?)를 메갈은 한가한 꼰대의 잔소리쯤으로 여길 수도 있겠다. 메갈이 어느 길로 가는지, 어느 길로 가게 될 건지는 누구도 모르는 일이다.



비합리적 모욕과 차별에 대해 비폭력으로 저항할 수 있다. 저항해야 한다.  1955-6년 미국의 로자 파크스와 몽고메리 버스 보이콧 운동은 흑인과 백인을 차별을 당연시했던 몽고메리시 조례에 저항했다. 버스 보이콧에 대해 앨라버마주는 주동 인물들을 체포하고 참가자들을 탄압하며, 주동자들을 직장에서 해고시켰지만, 그럼에도 흑인들은 보이콧 운동을 이어나갔고, 결국 버스에서의 흑백분리는 위헌이라는 판결을 얻어 내기에 이른다. 하지만, 다른 방식의 저항도 있다. 여성참정권 운동을 주도했던 에멀린 팽크허스트는 시위와 가두 연설, 의회 방문, 수상 면접과 국왕 알현 요구 방식 등 여러가지 방법으로 투쟁했지만, 효과가 가장 빠른 것은 재산 파괴 방식이었다고 말한다. 폭력의 언어만을 이해하는 남성들에게 폭력의 언어로 말을 걸었다는 것이고, 그녀의 이런 전략은 성공했다. 센 여자, 몸으로 대항했던 여자, 돌을 던져 창문을 깨고, 우체국에 불을 지르고, 감옥에 갇혔던 그녀, 그녀들 덕분에, 나는 올해 조기대선에서 투표 수 있게 되었다.


타자에 대한 연민으로서의 동정심을 넘어, 자아와 타자의 동일성에 기반한 동감을 지나, 자아와 타자의 결합과 상호의존성을 흔쾌히 인정하는 공감에까지 이를 수 있을까. 서로에게 정서적으로 반응하는 상호감응에까지 도달할 수 있을까. 비체, 비체들은 즐겁게 소란스럽게 연대할 수 있을까. 남성은 여성과, 여성은 남성과 동등한 권리를 인정받을 수 있을까. 남자 또는 여자가 아니라 사람, 둘 다 똑같은 사람,이라고 인식될 수 있을까. 그럴 수 있을까. 페미니즘 책을 읽고 난 후의 글은 항상 물음표로 끝난다.


그럴 수 있을까. 그게 가능할까?



`

안티고네가 크레온의 목소리를 모방함으로써 크레온의 목소리가 가진 폭력성을 드러내 보여주었듯이, 메갈리안인들은 남성들의 목소리를 그대로 모방함으로써 여성혐오를 일삼는 남성들이 어떤 폭력적 배제의 논리를 사용하고 있는지를 볼 수 있게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사용하는 메갈리안들의 거울은 단순히 남성의 주체성을 확인시키는 착한 대상의 거울이 아니다. 그녀들의 미러링은 남성들만큼 여성들이 남성들을 모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여성이자 남성인, 젠더의 경계를 넘나드는 비체의 거울이다. (40쪽)

비체 되기의 전략들은 바로 그 비체성 때문에 혐오의 타깃이 된다. 기존의 인식틀에서 볼 수 없었던 여성 행위자의 등장은 기존의 젠더 경계를 교란한다는 점에서 공포의 대상으로 간주된다. 정도와 방법의 차이는 있겠으나 이러한 전략들은 모두 손에 잡히는 착한 타자로서의 여성성을 벗어나기 위한 것들이다. 비체는 주체에 의해 인식될 수 있는 ‘상대적 타자’가 아니라, 주체의 인식틀을 벗어나는 ‘급진적 타자’이다. (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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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7-02-14 0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페미니즘 서적 읽을때마다
많은 순간 물음표로 끝이나요.
정말 이게 가능해? 뭐 이런 질문들이요.
불가능해 보이는 것을
꿈꾸어야 그 목표의 반이라도
이룰수 있는거겠죠?
말하고. 싸우고. 연대하고.
그리고 꿈꾸고!

단발머리 2017-02-14 10:33   좋아요 0 | URL
불가능해 보였던 일들이 가능해지는 사회를 기대해요.
아주 옛날일이죠. 출산 휴가 3개월이라 했더니, 친구가 그러더라구요
야, 너희 회사 좋다~~ ㅠㅠ
출산 휴가 사용하면 책상 치운다는 농담 아닌 농담이 들렸던 때가 있었죠.
더 좋아질거라 생각해요. 그렇게 꿈꿔요.

cyrus 2017-02-14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합리한 세상을 극복할 수 있는 낙관적인 희망을 제시해주는 것보다 독자가 불합리한 세상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반성할 수 있도록 요구하는 페미니즘으로 발전되어야 합니다.

단발머리 2017-02-15 12:07   좋아요 0 | URL
저 역시 불합리한 세상에 의문을 제기하는 페미니즘의 목소리가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희망을 말하고 싶네요. 낙관이 아니라 희망이요. 희망마저 기대할 수 없다면 암울한 현실에 더 울적해질것 같아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2-14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체 개념이 줄리아 크레스테바의 << 공포의... >> 아, 갑자기 까먹었네요....
하여튼 이 책에서 비체 개념을 처음 들었는데 꽤 흥미진진한 개념이었습니다.

단발머리 2017-02-15 12:32   좋아요 0 | URL
페미니즘 개념들은 사실 읽다가 길 헤맬때가 대부분인데 ‘비체‘ 개념은 그래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어요. 내가 비체라서 그런가... 그런 생각을 조금 했어요. 말씀하신 책은 검색해 보니 <공포의 권력>이네요. 전 처음 본 책인데 함 찾아봐야겠어요^^

AgalmA 2017-02-14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러링은 양날의 검 같은 성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남성의 폭력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이상을 보여줘야 정당성을 얻을 수 있죠. ‘김치녀‘에 ‘한남충‘으로 맞받아치는 건 한때의 전쟁일 뿐이죠. ‘일베랑 똑같다‘는 말은 반목과 문제점이 발견될 때 늘 발생하는 프레임이기도 하지만(정치하는 놈들은 다 똑같다는 말처럼), 남성 중심적 사회에서 폄하하려는 의도도 있었을 것이며, 일반 다수를 설득할 정도까지는 안 되는 그들의 부족함과 한계도 보여 준다고 생각합니다.
사회 문제는 늘 대결 구도로 판이 짜여져 참 어려운 거 같아요.

단발머리 2017-02-15 12:40   좋아요 0 | URL
아갈마님 댓글을 제 페이퍼 뒤에 붙이고 싶습니다. ㅎㅎㅎ 아갈마님 의견에 동의합니다.

여아살해 및 유기처럼 출생부터 불리한 여성들이 사회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차지해야 하는게 여전히 힘든 일이니까요. 대결을 넘어 공존과 화합의 자리로 나아가야 할텐데... 남성들 스스로가 그렇게 할지는... ㅠㅠ 저는 그러지 않는다,에 500원을 걸고 싶네요.

Nebula 2017-09-25 2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성들이 왜 출생부터 불리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