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진 선생님을 두 번 만났다. 처음에는 주말 도서관 강좌에서, 두번째는 평일 저녁 도서관 강좌에서. 최근 알라딘 최고의 핫플레이스였던 <한겨레21: 페미니즘*민주주의 특강>에 참석하고 싶었으나, 수요일 저녁에는 시간내기가 어려워 포기하고 말았다. 두번째 평일 저녁 강의에는 2-30대의 젊은 여성들이 많이 참석했다. 사진으로만 봤던 한겨레 특강과 비슷한 풍경이었다.

 


주말 오후의 첫번째 강의에는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참석했다. 정희진 선생님은 강의 주제였던 엄마, 페미니즘, 인문학의 단어 하나하나가 얼마나 방대한 주제인지, 왜 나에게는 이렇게 어려운 강연만 주어지는지에 대해 잠깐 언급하시고는, 어떤 이야기를 듣고 싶은지 참석자들에게 물어보셨다. 한 분이 손을 드시고는, 나는 그냥 정희진이라는 사람 때문에 왔다. 그냥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시라고 말씀하셨다. 앳되 보이는 학생은 페미니즘에 대해 더 알고 싶어 참석했다고 했다. 적극적이지만 소심한 나는, 크게 말하지 않는 나는, 3년치의 용기를 싹싹 긁어 모아 손을 들었다. 옆자리에 앉아있던 큰애가 깜짝 놀라 나를 쳐다보는 게 느껴졌다. 전업주부인데요. 최근에 페미니즘을 공부하고 있습니다(부끄럽다, 이 말이공부한다 말하기에는 너무 공부하지 않는 나). 공부를 하면 할수록 전업주부와 페미니즘이 만나지지 않아요. 시간 많은 여자들의 한가한 소리로 들리지 않을까 해서 자꾸 위축됩니다. 이런 말을 하는데, 전업주부와 페미니즘이 만나지지 않는다,에서 울컥하고 말았다. 많은 사람들이 집중한 가운데 무언가를 말한다는 데서 긴장했기 때문이라고, 그렇게 생각한다. 전업주부와 페미니즘 때문이라고는, 그 둘이 갈등하기 때문이라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

 


열정적이고 시원한 강의였다. Meta gender가 젠더에 기반하되 어떻게 젠더를 넘어설 수 있는지에 대해 설명하셨다. 2-300년 정도 계속되어 온 인종, 계급의 문제보다 더 근원적이고 역사가 오래된(?) 성별의 문제가 어떻게 갑을관계의 모델이 되었는지에 대해서도 말씀하셨다. 구체적으로 혹은 이성적으로 설명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자신이 처한 여성이라는 위치 때문에 여성이 성별 이데올로기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도 하셨다. 앎은 위치성에 의해 결정되기에 그러하다고 말씀하셨다. 강의 도중 몇 개의 책을 추천해 주셨는데, 한 권, 한 권 아름다울 뿐더러 두껍고 어려워 보인다. 일단 도서관에서 한 권 빌려왔는데 외모가 후덜덜하다.



 























<괴델, 에셔, 바흐> <천재를 키운 여자들>, <세계 문제와 자본주의 문화>

<문명과 전쟁>, <파시즘의 대중 심리>  





 


마지막으로 페미니즘의 두 기둥은 마르크스와 프로이드라고 하셨는데, 이 부분에서는 절망조차 사치였다. 언젠가 만나야 할 것을 알고 있지만, 아직은 미루고 싶은, 그리고 못 본 척 하는 이름들. 마르크스와 프로이드.

 


마침 주말에 읽었던 책에는 프로이드가 등장했다.



 

As the eminent psychoanalyst Clara Thompson put it : Freud never became free from the Victorian attitude toward women. He accepted as an inevitable part of the fate of being a woman the limitation of outlook and life of the Victorian era. … The castration complex and penis envy concepts, two of the most basic ideas in his whole thinking, are postulated on the assumption that women are biologically inferior to men.” (125p)

 





결국 만나게 되어 있고, 언젠가 만나야 한다면 (어쩔 수 없이) 만나게 될 것이다. 만나면 반가울지 괴로울지, 지금은 알 수 없다. 일단  『양성평등에 반대한다』 5번 정도 읽고 나서 생각해 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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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7-12-06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자본론보다 괴델에셔바흐가 더 어렵던데요.....

단발머리 2017-12-06 13:40   좋아요 0 | URL
syo님은 좋으시겠어요. 마르크스는 이미 훑으셨잖아요.
많이 읽으셨잖아요. 좀 아시잖아요~~~
전 마르크스도 해야 하고 프로이드도 해야 하고 또, 또, 또. ㅠㅠㅠ

그나저나 만난김에^^
syo님~~ 프로이드책 기본으로다가 쉬운걸로 입문편으로 저 하나만 추천해주세요~~

syo 2017-12-06 14:50   좋아요 0 | URL
음, 프로이트 전반을 다룬 걸로는 파멜라 투르슈웰의 《지그문트 프로이트 컴플렉스》랑 맹정현의 《프로이트 패러다임》 이 추천할만 해요. 맹정현 책은 저도 사 놓고 읽는 책입니다.

2017-12-06 14: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17-12-06 15:25   좋아요 0 | URL
아하.... 지금 검색해 볼께요. 두 권 다 읽을꺼에요. 올해 안에~~ 는 아니구요.
일단 얼른 찾아서 읽어볼께요. 너무너무너무 감사해요.

역시!! syo님한테 물어보길 잘했어요.
로쟈님도 많이 아시겠지만, 그럼 뭐하나요?
나는 로쟈님을 직접 만나 싸인도 받았지만, 그럼 뭐하나요?
로쟈님은 댓글을 막아두셨고, 열어 두셨어도 물어볼 수가 없는데요. 어려워서... ㅠㅠ

고로 로쟈님보다 syo님!!!
(걱정 마세요, 로쟈님은 바쁘셔서 제 글 안 읽으세요~~~ ㅎㅎㅎㅎㅎㅎㅎ)

2017-12-06 15: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2-06 16: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2-06 17: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2-07 16: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2-07 19: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7-12-06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휴...
저도 양성평등에 반대한다 다섯 번 읽은 다음에 이 페이퍼 다시 읽고 추천도서 하나씩 읽어야겠네요.
갈 길이 멀다, 멀어요. 멉니다 단발머리님. ㅠㅠ

단발머리 2017-12-06 14:03   좋아요 0 | URL
우리의 갈 길은 멀죠. 정말 멀고 머나먼 길입니다.

<천재를 키운 여자들>부터 읽으려고 했는데요. 좀 멀리 있는 도서관에 가야해서 <괴델,에셔, 바흐>를 먼저 빌렸어요.
syo님 댓글처럼 무지 어려울 듯 해요. 일단 저는 펴보지도 않았습니다. 외모에서 풍기는 ‘나는 어려운 책이다‘의 압력 때문이죠.

<세계문제와 자본주의 문화>는 선생님이 말씀하셨던 제목이랑 똑같지는 않은데 제가 검색해보니 이것 같아서 올렸구요.
<문명과 전쟁>은 <전쟁과 문명>이라 하셨는데, 이 책이 맞는지 확실하지 않다는 걸 알려 드려요.

우리 같이 가요. 같이 한 번.... 가 보자구요~~~~~~~~~~~~~~~~~

졔졔 2017-12-06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정희진작가 도서관 강연 들었는데 단발머리님과 같이 들었네요! 단발머리님 질문이 저에겐 도끼같았어요. 저는 미혼이고 페미니즘 입문의 입문자여서;; 그런고민을 해본적이 없더라구요ㅠ 전업주부와 페미니즘....님 질문 덕분에 더 좋은 강연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용기내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단발머리 2017-12-06 18:58   좋아요 1 | URL
어머~~~ 최졔님 정말 반가워요. 우리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있었군요.
저 질문하다가 울컥해서 약간 멈짓하기도 했잖아요. 많이 부끄러웠는데, 최졔님 댓글 보니 용기내기 잘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최졔님도 용기내어 제 글에 댓글 달아 주셔서 너무 감사하고요~~
앞으로도 자주 자주 뵈어요~~~

에이바 2017-12-06 14: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The castration complex and penis envy concepts, two of the most basic ideas in his whole thinking, are postulated on the assumption that women are biologically inferior to men. 이거 핵심이네요. 그래서 프로이트 읽기가 영 끌리진 않는데 언제까지나 외면하긴 힘들겠죠. 호프스태터 책 개정판인가요? 저 책이 추천도서가 될 줄이야~ 눈이 돌아갑니다 ㅠㅠ 모녀가 함께 듣는 강연, 따님의 페미니즘이 어떤 역사로 적혀 나갈지^^ 우리보다는 좀 더 명쾌했으면 좋겠어요. 단발머리님의 고민하시는 만큼 곁에서 지켜보며 자기 주관을 세울 좋은 계기가 되지 않을까요. 그건 그렇고 엄마가 발언하는 걸 보고 의외라 생각했을까요? 반응이 귀여워요. 단발머리님 멋있습니다.

단발머리 2017-12-08 11:29   좋아요 0 | URL
저는 프로이드의 ‘프‘도 모른 시절부터 (물론 지금도 이름밖에 모르지만,,,) 인간 이해의 중심에 ‘성‘을 둔다는 것에 약간 의문이 들었어요. 물론 인간은 성적이고, 성적인 존재죠. 하지만 성이라는 측면에서 집착한 인간 이해는, 뭐랄까 뭔가 빠진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결국 프로이드 이론도 자신이 속했던 사회적, 문화적 틀 속에서 ‘여성‘을 어떤 식으로 이해했느냐를 반영할 수 밖에 없을 테니까요. 이젠 한 발짝 떨어져서 읽고 판단할 수 있겠다, 그런 생각도 들고요.

호프스태터 책도 에이바님은 알고 계시는군요. 역시나~~~~!!! 링크한 책은 개정판이구요. 두 권이 한 권으로 나왔어요. 제가 사진 찍어 올린 책은 예전 책의 포스를 풍깁니다. 어떤 사람이 말하길, 헌 책방에 아주 많이 있을 거라고. 예전에 유행했었나봐요.

제 아이는 엄마는 진정한 페미니스트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똑똑하고 야무진 친구 두 명과 함께하는 페미니즘 커뮤니티는 저로서는 사실... 좀 감당하기 어려운 측면이.... ㅠㅠ

전 멋있는 사람은 아니지만, 제가 좋아하고 동경하는 에이바님이 멋있다고 하셔서 진짜 진지하게 멋있는 사람이 되어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에이바님^^
 






, 어떻게 생각하니?

 

아버지는 여든이 넘도록, 오른쪽 눈의 시력을 거의 잃은 것을 빼면 그 나이의 남자치고는 경이로울 만큼 건강해 보였지만 여든여섯에 안면신경마비에 걸렸는데 결과적으로 이것은 플로리다 의사의 오진이었다. 본래 이 병은 바이러스 감염으로 발생하며 보통 일시적으로 얼굴 반쪽이 마비된다. (9)

 

 



이렇게 다섯 줄, 두 문장을 읽고는 나도 모르게 하아… ” 깊은 탄식을 내뱉었다. 나는 얼마나 그를 사랑하는가. 나는 필립 로스, 필립 로스를 얼마나 사랑하는가. 그러니까, 아침부터 저녁까지, 늦은 오후부터 그 다음날 아침까지 나는 필립 로스를 읽었다. 웃으면서 읽었고, 책을 덮고 나서는 다시 펴서 한번 더 읽었다. 그를 읽을 때 내가 느꼈던 불편함은 한 켠에 쌓아 두었다. 오랫동안 치우지 않아 정체 모를 다용도실 상자 속 그 물건처럼. 긴 시간 숨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청소 타임은 생각보다 빨리 왔다. 레베카 솔닛은 그녀의 책여자들은 자꾸 같은 질문을 받는다』에서 두 번이나 그의 이름을 언급했다. 보내야 하는가. 나는 필립 로스, 필립 로스를.

 


장소는 부엌 및 거실. 식탁에 앉아 러스크를 먹는 딸아이를 쳐다보며 이 부분을 읽는다.

 들어봐아. 이게 무슨 말인지.

 


나이가 들어갈수록 아버지는 자신에게 돈을 쓰는 것에는 옆에서 보기에 짜증이 날 정도로 인색했다. 두 손자가 돈이 필요하다 할 때는 망설임 없이 활수하게 내어주었음에도 자신이 좋아하거나 자신에게 필요한 것은 사지 않고 몇 푼 되지도 않는 돈을 계속 절약했다. (25)

 


무슨 뜻인지는 알겠지? 근데, ‘활수하게. 활수하게!!

처음 듣는 단어인데. 그러게, 엄마도 그래. 활수하게, 활수하게!!라니

 

활수하다 : 무엇이든지 아끼지 않고 쓰는 솜씨가 시원스럽다. (네이버 국어사전)

 

필립 로스를 사랑하는 나는, 그의 책을 번역해 주신 정영목님도 사랑하게 되고, 그렇게 우리는 삼각관계가 된다. 마음을 가득 채우는 황홀한 행복감에 유일한 홍일점인 나는 기뻐 어쩔 줄을 모른다. 그 때, 저 쪽 구석에서 조용히 자전거를 타고 있던 둘째가 말한다계속 읽어봐 봐, 엄마. 계속 읽어줘.

 

그러니까, 듣고 있었던 것이다. 무심한 듯 페달을 돌리는 이 깜찍한 초딩도 필립 로스, 정영목님에게 빠져들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이 작품이 필립 로스꺼야. 필립 로스!

~~ 로스 (네 친구니ㅠㅠ)

, 필립 로스 알아?

알지, 엄마가 하도 필립 로스, 필립 로스 했으니까. 알지~~.  

 

그랬던 것이다. 나는 필립 로스, 필립 로스 하면서 살았던 거다. 미국의 생존 작가 중 최초로 라이브러리 오브 아메리카 (Library of America, 미국 문학의 고전을 펴내는 비영리 출판사)에서 출간한 완전 결정판(9)을 다 구매할 수는 없으니(구입하지 않아도 된다. 구입해도 읽기 어렵다), 화면 속의 사진을 닳도록 보고 또 보았던 것이다. 그의 작품에도 나오는 유대인의 코’, 얼굴 전체를 가늠하는 유대인의 코를 말이다.


 














하도 들고 다니며 읽어, 두어 군데 뜯겨져 나간 <유령퇴장>을 제외하고는 완벽하게 깨끗한 필립 로스와 필립 로스들. 나는 이렇게 필립 로스, 필립 로스 하며 살았다.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들릴 때마다 필립 로스자리에 가서는 한 권씩, 한 권씩 구입해 모아두었다. 물론 읽는 것보다 구입하는 데에 방점을 찍었기에 이 아름다운 컬렉션이 가능할 테다. 읽지 않아도 좋아, 나는 필립 로스의 색감마저 사랑한다. 보라색의 그와 분홍색의 그를, 주황색과 노란색의 그를, 나는 사랑한다.





 


그렇게 사랑하는, 사랑했고 그리고 사랑하는 필립 로스를 읽는다.

필립 로스. , 나의 필립 로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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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7-12-05 14: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활수하게, 저도 처음 보는 단어인데 원문엔 뭐라고 되어 있었을까 궁금해져요.
필립 로스를 좋아하시는군요 ^^

단발머리 2017-12-05 14:18   좋아요 0 | URL
그래서, 어제..... 원서 <Patrimony>를 주문했습니다.
활수하게,를 위해서만은 아니지만, 활수하게,가 궁금한 건 사실입니다. ㅎㅎㅎㅎㅎㅎ

사랑합니다, 필립 로스를^^

다락방 2017-12-05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활수하게..

이건 그러니까... 뭐지, 저도 며칠전에 찾아본 단어.... 그새 까먹었네 ㅠㅠ
찾아보고 왔어요. 그러니까 제가 얼마전에 찾아본 ‘수꿀하다‘ 처럼, 제가 알지 못했던 단어로군요!!

필립 로스...
가슴 아픈 이름이죠 ㅠㅠ

단발머리 2017-12-05 14:34   좋아요 0 | URL
수꿀하다,는 몸서리치다,와 좀 비슷한 것 같아요. 그쵸?
새로운 단어를 알게 될 때의 즐거움은 참 색다른 것 같아요.ㅎㅎㅎㅎㅎㅎ

필립 로스라는 이름에 대해서라면.....
전 마음이 아프고,
다락방님은 가슴이 아프고.

근육통 같은 아픔과 애잔한 슬픔을 동시에 주는 이름이죠.
필립 로스... ㅠㅠ

blanca 2017-12-05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 책 마지막 장 읽고 그냥 울어버렸어요. 번역되기 전에 원서로 도전했는데 모르는 단어가 충격적으로 많아 그냥 던져버리고 싶었는데 참고 참고 또 참고 찾고 또 찾고 하며 다다른 그 마지막에 젊은 아버지와 어린 필립 형제가 함께 찍은 사진 묘사 부분에서 정말 이 사람의 글은 어떤 인간의 묘사력의 정점에 도달했구나, 싶더라고요. 그런데 이제는 쓰지도 않고 대중앞에도 나타나지 않는 그의 모습이 그답기도 하고 너무 아쉽기도 하고 그래요.

단발머리 2017-12-05 15:37   좋아요 0 | URL
전... 전에 blanca님 <Patrimony> 리뷰 읽었던 것 기억이 나요. 작가를, 한 작가를 너무 너무 좋아해서, 그가 쓴 말에 그 말에, 그 말 그대로에 닿고 싶어서 사전 찾아가며 읽는 그 마음이 기억나요.
전 단어도 함정이지만, 구조가 어렵더라구요. 마구 꼬여있어서요. 풀다가 제가 그만 이렇게... @@

저도 부지런히 읽고 나서, blanca님이 말씀하신 그 마지막 장에 얼른 도착하고 싶어요.

쓸 얘기를 다 썼다고 하는 그의 말이 일면 이해되면서도, 아쉬운 마음은 사실.... 아쉬워요. ㅠㅠ

blanca 2017-12-05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단발머리님 필립로스 컬렉션... 나도 사고 싶다.... ㅋㅋ

단발머리 2017-12-05 15:40   좋아요 0 | URL
알라딘에서는 좀 다른 표지더라구요. 전 처음 산 책이 <유령퇴장>인데 교보에서 사기 시작해서, 필립 로스 책은 다 교보에서 깔마춤으로다가 (알라딘 미안^^) 어제 주문한 <Patrimony>도 역시 교보에서 주문했어요.

필립 로스 컬렉션은 얼마 안 되는 제 자랑거리 중에 가장 빛나는 것입니다. ㅋㅋㅋㅋㅋ

2017-12-05 18: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2-06 09: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에이바 2017-12-05 1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의 따님은 이런 뜻이 아녔을까요 아~~ 로스 당연히 알지 생쥐 인간 아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필립 로스는 언제나 제게 단발머리님의 쥐야 인간이야로 남아 있답니다. 에브리맨이랑 포트노이 사놨는데 아유 읽을 엄두가 안 나네요 흑흑 원제도 좋네요.

단발머리 2017-12-06 10:13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 그러게요. 우리에게 필립 로스는 ˝인간이야? 쥐야?˝의 필립 로스죠.
그 우스운 상황과 글을 기억해주시는 에이바님이 계셔서 너무 행복해요.
오래오래 기억하고 이야기해 주세요~~~

에브리맨이랑 포트노이 중에 에브리맨이 더 많이, 더 쉽게 읽히는거 같아요.
포트노이는 미국에서도 너무 야한 거 아니냐고~~ 물론 저는 ˝인간이야 쥐야?˝ 때문에
시원하고 명랑한 소설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2017-12-05 23: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2-06 10: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기억은 어디까지나 편집이다. 자신에게 유리한 면을 기억하고, 자신에게 불리한 면을 잊어버린다.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얼마나 많은 엄마들이 순수의 상징인 아이들의 정직한 이중성에 절망하는가. 자기한테 불리한 거는 쏙 빼놓고 이야기 하는 거 있죠? 아이에게까지 갈 필요도 없다. 바로 내가 그렇지 않은가. 다른 사람과의 갈등을 제3자에게 이야기할 때, 기억 속의 는 얼마나 침착한 사람인가. 얼마나 이성적이고, 얼마나 예의 바른 사람인가. 내가 말하는 기억 속의 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사람이다. 오로지 좋은 사람. 실제와는 다르게.


기억에 관한 책이라면 제일 먼저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가 생각난다. 눈으로 보면서도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쌍욕과 저주를 애인과 친구에게 퍼부었던 과거의 나와 만난다면 어떨까. 책을 읽었던 사람 10명 중의 8명은 첫번째 페이지로 되돌아 갔다는 데 500원을 건다. 기억이라면 모디아노를 빼놓을 수 없다.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를 읽었던 M도서관 어린이실의 뜨뜻한 방바닥을 확실히 기억하지만, 자신이 누구인지 잊어버린 주인공에 대해서는 잊어버렸다.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연쇄살인범이 자신의 기억과 싸우는 <살인자의 기억법>도 기억난다. 70대 노인이 화자로 등장하는 <에브리맨> <유령 퇴장>도 함께.

















캐나다는 물론 미국, 유럽까지 충격에 휩싸이게 했던 토머스 키니어 씨와 그의 가정부 낸시 몽고메리 피살 사건의 주범 제임스 맥더모트는 교수형을 당했다. 공범으로 지목되었던 그레이스 마크스, 일명 메리 휘트니라고 불렸던 그녀는 혐의를 부인한다.


그레이스 마크스 그녀는 피고석에 서서,

모든 걸 부인했지.

저는 그녀가 목 졸리는 걸 보지 못했습니다.

저는 그가 쓰러지는 소리도 듣지 못했습니다. (28)


질문은 하나다. 그레이스는 영악하고 잔인한 살인마일까? 아니면 가혹한 누명을 뒤집어쓴 순결한 희생양일까? 당시에 만들어졌던 수많은 문서를 수집하고 분석하며 이 책을 집필한 마거릿 애트우드는 <작가의 말>에서 확실하지 않으면 가장 확률이 높은 안을 선택하되 그럴듯한 모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으며, 기록상에서 단순한 암시에 그치고 누가 봐도 분명한 빈틈이 발견될 때는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고 적었다.(677) 소설은 정신과 의사 사이먼 조던 박사와의 대화를 통해 그녀의 인생을 돌아보고, 비극이 벌어졌던 바로 그 날, 그 장소, 그 시간의 기억으로 점점 좁혀져 간다.


나로 말하자면, 나는 정확히 471쪽까지 단 한 번도 그녀를 의심하지 않았다. 나는 술주정뱅이 무능한 아버지 밑에서 동생 다섯을 돌보며, 캐나다로 건너오는 배에서 엄마를 잃고 엄마를 바다에 장사 지내야 했던 그레이스가, 이집 저집 하녀로 떠돌며 자신의 일을 억척스럽게 그리고 성실하게 해내는 그레이스가 마냥 불쌍했다. 나는 언제고 그녀 편이었다. 그런데 471쪽을 읽고 나서는, 작은 의심이 고개를 들었다.

 

제이미 월시의 증언에 따르면 8시쯤, 그러니까 당신이 쓰러진 직후에 마당으로 찾아 갔다고 합니다. 맥더모트는 그때까지 총을 들고 있었는데, 새를 쏘았다고 우겼다더군요.”

저도 알아요, 선생님.”

당신은 펌프 옆에 서 있었다고 했고요. 당신이 제이미에게 말하길 나리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고, 낸시는 라이츠 부인네 집에 놀러 갔다고 했답니다.”

저는 그 부분에 대해서 뭐라고 딱 잘라 말할 수가 없어요. ” (472)


애트우드는 사건의 조각을 맞추기 위해 최선과 최고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결국 진실은 아무도 알지 못 한 채로 남겨졌다. 30년 동안 교도소와 정신 병원을 옮겨가며 지냈던 그레이스는 1872년에 사면되었다. “거처가 마련된뉴욕 주로 건너갔다고 하는데, 이후의 행적은 모호하다. 진실은 정말 수수께끼가 되어 버렸다(683).


페미니즘 소설이라고 불린다고 하던데, 여자 이야기라고 무시하고 싶어서 붙이는 말이라면 동의하지 않지만, 남자가 모르는 세상을 조롱하기 위함이라면 받아줄 만하다.


그때쯤 우리 아버지는 지긋지긋해했어요. 뭐하러 자식새끼를 또 낳아 놓느냐,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느냐, 그런데 멈출 줄 모르고 먹여 살려야 할 입을 또 하나 더하느냐, 이렇게 말했어요. 자기하고는 전혀 상관없는 일인 것처럼 말이에요. (162)


메리가 너는 이제 여자가 된 거라고 말했을 때 저는 다시 눈물이 났어요. 메리는 저를 감싸 안고 다독여 주었어요. 늘 바쁘거나 지치거나 아팠던 우리 어머니라도 그렇게 다독여 주지는 못했을 거예요. 그러더니 제 것을 살 때까지 쓰라고 빨간색 플란넬 페티코트를 빌려 주면서 어떤 식으로 옷을 접어서 핀을 꽂으면 되는지 가르쳐 주고, 어떤 사람들은 이걸 이브의 저주라고도 부르는데 자기가 보기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이브에게 주어진 진짜 저주는 무슨 문제가 생기자마자 그녀 탓으로 돌렸던 바보 같은 아담을 참고 견뎌야 했던 거라고 말했어요. (245)


그는 길거리에 험악한 남자들이랑 떠돌이들이 많으니 보호 차원에서 자기도 같이 가겠다고 했어요. 내가 아는 중에서 유일하게 그런 남자가 지금 여기 이 부엌에 나와 앉아 있다는 말이 제 입에서 튀어나오려고 했죠. 하지만 맥더모트가 예의를 갖추려고 하고 있었으니 입술을 꾹 깨물고 고맙지만 그럴 필요 없다고 했어요. (381)



퀼트 이불을 연상시키는 파란색 표지를 한 장 넘기고는 한 달음에 읽었다. 그레이스가, 예쁜 용모에 손이 야무진 하녀 그레이스가 자꾸만 생각난다. 그녀를 본다. 그녀를 다시 쳐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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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4 07: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2-04 13: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제 11월이 20분 정도 남았고
이 책은 470 페이지 정도 남았다.


바람 부는 겨울밤
나는 차분하게 그리고 진지하게
책을 읽어 나간다. 그런데
이런 대목에서는 어찌할 도리가 없다.


모두 잠들어 고요한 밤에
나 혼자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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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7-12-01 12: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맨스플레인이 ‘내 앞에 꿇어‘ 심산이겠으나 요즘은 ‘나랑 싸우자!‘ 이꼴...뭐, 싸워도 자신이 이길 수 있다는 계산이겠지만 이런 정신 상태인 사람과 바람직한 대화가 이뤄지기 쉽지 않죠.

단발머리 2017-12-01 12:19   좋아요 1 | URL
으흠... 그러게요. 레베카의 실화가 증명하듯이 여자가 말해도 말이예요. 지금 맨스플레인할 타임이 아니예요~ 해도 그냥 직진이죠.
바람직한 대화 어려워요. 쉽지 않죠~~^^

다락방 2017-12-01 08: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아....좋네요. 전 아직 사지도 않았는데 단발님은 또 벌써! 저보다 먼저! 읽으시네요. 아아. 왜이리 갈 길이 먼겁니까!

그나저나 남자들이 맨스플레인하는 걸 여자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어요. 그쵸?

단발머리 2017-12-01 12:25   좋아요 1 | URL
좋죠좋죠~~~162쪽, 235쪽 가히 압권입니다.
우리의 갈길은 멀지만 함께 가니까 좋아요.

저는 제인 오스틴이 작품에서 맨스플레인 은근하게 까는 거 보고서 깜놀했던 때가 아직도 생생해요. 여자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더라구요. ㅎㅎㅎㅎㅎㅎㅎ 웃어야지요 ㅎㅎㅎ

stella.K 2017-12-01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자들은 대체로 쌍방향소통이란 걸 잘 못하는 경우가 많죠.
맨스플래인이 곧 소통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대화 좀 하려고 하면 싸우자고 덤비는 걸로 오해하는 경우도 많고.
그런데 여자들도 그것을 묵인 방조해왔던 건 아닌가 싶기도 해요.
대화의 기술을 좀 배우면 좋을텐데.ㅠ

단발머리 2017-12-03 22:35   좋아요 0 | URL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남자 중에도 쌍방향소통을 할 수 있는, 할 만한 남성도 있을 거라는 희망^^

진지한 대화를 시도할 때 많은 경우, 남자들은 화를 내더라구요.
여자들이 그걸 묵인방조했다 볼 수도 있겠지만,
그 정도로 상황이 별로였다는 생각도 드네요.
 

 




나는 포도가 새겨진 거울을 청소할 때 쓸데없는 짓이라는 걸 알면서도 가끔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쳐다본다. 응접실의 오후 햇살에 비친 내 피부는 희미해져 가는 멍 자국처럼 옅은 자주색이고, 이는 푸르스름하다. 나는 나에 대해 오갔던 이야기들을 모조리 떠올려본다. 나는 잔인한 악마이고, 불한당에게 끌려가 목숨이 위험했던 순진한 희생양이고, 나를 교수형에 처하면 사법 당국이 살인을 저지르는 게 될 만큼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이고, 동물을 좋아하고, 안색이 밝은 미녀이고, 눈은 파란색인데 어디서 말하기로는 초록색이고, 머리는 적갈색인 동시에 갈색이고, 키는 크거나 작은 편이고, 옷차림이 단정하고 깔끔한데 죽은 여자를 털어서 그렇게 꾸민 거고, 일에 관한 한 싹싹하며 영리하고, 신경질적이며 뚱한 성격이고, 미천한 신분인 것에 비해 조금 교양이 있어 보이고, 말 잘 듣고 착한 아이라 나를 나쁘게 말하는 사람이 없고, 교활하며 비딱하고, 머리가 멍청해서 바보 천치와 다를 바 없다. 나는 궁금하다. 내가 어떻게 각기 다른 이 모든 사항들의 조합일 수 있을까? (38)


여기 38쪽까지 읽고 잠깐 멈췄다. 그리고는2의 성』을 펼쳤다. 밑줄을 긋고 포스트잇 플래그를 해둔 페이지들을 훑었다. 생각보다는 금방 찾았다.




신화를 설명하기란 언제나 어려운 일이다. 신화는 손쉽게 파악되지도 이해되지도 않는다. 신화는 사람들의 의식과 밀접한 관계가 있지만, 결코 고정된 대상으로서 의식의 정면에 놓이는 일이 없다. 너무나도 변덕스럽고 모순 투성이라 그 통일성을 파악할 수 없다. 데릴라(삼손을 유혹한 여자)와 유디트(적장을 죽인 열녀의 전형), 아스파지아(고대의 탕녀)와 루크레티아(정숙한 여자의 전형), 판도라(미녀의 상징)와 아테네(제우스의 딸, 지혜의 여신)처럼, 여자는 이브인 동시에 성모 마리아이다. 여자는 우상이고, 하녀이며, 생명의 원천이고, 암흑의 세력이다. 진리의 소박한 침묵인가 하면 기교이고, 수다이면서 거짓말이기도 하다. 여자는 의사이며 마술사이고, 남자의 먹이이며 파멸의 씨앗이다. 여자는 남자에게 없으나 남자가 갖고 싶어하는 전부이며, 남자의 부정이고 남자의 존재이유이다. (192)


우상이며 하녀, 생명의 원천이며 암흑의 세력. 침묵이며 수다이고 의사이며 마술사. 남자가 아닌 것 그리고 남자가 원하는 전부.

여성이 현실이 아닌 신화의 자리에 있을 때, 여성은 추앙의 대상이 되거나 혹은 혐오의 대상이 된다. ‘순결한 성녀가 아니면 몸을 막 굴리는 년이고, 위대한 어머니가 되어 자식의 영광을 함께 누리지 못한다면, 천성이(라고 믿어지는) 분명한 모성을 거부한 매정한 어머니가 되어 모두에게 버림받는다.

시몬 드 보부와르의 글은 김이설에게까지 닿는다.




윤서 엄마의 논리대로라면 성적에 목숨 건 여자아이는 되바라진 여자애였고, 성적에 관심 없는 여자애들은 아이돌이나 따라다니면서 화장이나 하는 골빈 여자애였다. 윤서도 내 딸아이도 요즘 여자애들이라는 것을 잊은 사람 같았다. <「경년」, 김이설>

 





여자에게는 중간이 없다. 여자는 미녀이거나 추녀이며, 성녀이거나 마녀이다. 그 중간은 없다. 어떤 사람이 인간답다고 말할 때, 그 사람은 여자가 아니다. 여자는 인간의 범주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인간이라는 개념 속에 여자는 포함되지 않는다. 여자는 인간이 될 수 없기에, 인간 표준 중의 하나가 될 수 없다. 인간의 기준이 되는 남자 앞에서 여자는 항상 모자란 사람으로, 무언가 부족한 사람으로 해석된다. 게다가 이렇게 말하고 생각하는 사람, 나는, 여자가 아닌가.


38쪽까지 읽고 너무 길었다.

다시 그레이스에게로 간다. 그녀가 왜 괴물이 됐는지 아니, 그녀가 정말 괴물이 맞는지 확인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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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7-11-29 14: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여러분 빨리빨리~~ 페이퍼로 <현남오빠에게> ebook 특별이벤트 알려줘서 고마워요.
한참 후에나 찾아 읽었을텐데, 다락방님 덕분에 ‘손 안의 책‘이 됐어요. 땡큐요~~*^^*

다락방 2017-11-29 15:33   좋아요 1 | URL
우앙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잘되었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짱이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 참 잘했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으쓱으쓱)

단발머리 2017-11-29 15:46   좋아요 1 | URL
참 잘했어요~~~ 다락방님^^
언제나처럼, 어김없이, 여전히...
참 잘했어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