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인어공주>를 검색했다. 내가 찾는 건 '인어공주'를 각색한 책 아니고, 안데르센판 '인어공주'. 제일 판매가 많이 된 책이 있어 책 소개를 따라 내려가는데, 헐. 여기에서 만나는 <시크릿가든>.












재벌 총각과 가난한 집(혹은 평범한 집) 처자의 만남은 '신데렐라 스토리'의 변용이 일반적이었던 때에, 김은숙 작가는 인어공주 서사를 가지고 온다. 백화점 재벌(현빈)은 가난한 스턴트우먼(하지원)에게 네가 마음에 든다고, 사귀자고 말한다. 그렇게 신나게(?) 사귀고 난 뒤에는 인어공주가 그랬듯 거품처럼 사라져 달라는 조건을 앞세우면서 말이다. 하지원이 그렇게 못하겠다고 하자, 현빈은 그럼 자기가 인어공주가 되겠다고 말한다. 네 곁에 머물다가 거품처럼 사라져 버리겠다고, 인어공주처럼.

갑자기 인어공주를 찾아보게 된 건, 그 밤에 보았던 발레 <인어공주> 때문이었다.





사랑하는 사람, 왕자를 만나기 위해 인어공주는 다른 세계로 넘어온다. 물이 아닌 땅의 세계, 물고기가 아닌 인간의 세계, 지느러미가 아닌 다리의 세계. 걸을 때마다 칼로 베이는 듯한 고통을 겪게 되지만, 인간 세상에 동화되기 위해 그들 중 일부가 되기 위해 무던히도 애를 쓴다. 하지만, 인어공주의 어색함은 어린아이의 행동으로 이해되고, 다른 사람들에게 웃음거리가 된다. 그 모든 것은 왕자에게 다가가기 위한 것인데, 왕자 역시 인어공주를 그런 식으로 밖에 이해하지 못한다. '언어 없이' 표정, 몸짓 그리고 음악으로 전달되는 인어공주의 애달픔. 왕자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처절한 노력. 이 모든 것은 수포로 돌아가고, 결국 왕자는 이웃나라 공주, 그를 구해준 사람이라 짐작하는 사람과 결혼한다.

인어공주는 바다에 몸을 던져 물거품이 된다. 인어로 돌아가기 위해 왕자를 죽이느니, 차라리 자신이 죽기로 선택한 것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을 때 사람마다 대응하는 방식이 다르다. 어떤 사람은 고통의 원인을 자신이 아닌 외부에서 찾는다. 생명의 은인인 인어공주를 알아보지 못하는 눈썰미 없는 왕자를 원망하거나, 왕자를 구하지 않았음을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은 이웃나라 공주를 원망하는 것이다. 외부에 대한 미움이 강고해질 때, 이는 폭력적인 방법으로 발현될 수 있다. 반대로 그 원인을 외부가 아닌 내부에서 찾을 수도 있다. 왕자를 구해 주었던 그 순간에 자리를 비웠던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거나, 바닷속 마녀와 잘못된 계약을 맺은 자기 자신을 원망할 수도 있다. 내부로 향하는 원망과 후회는 우울로 수렴될 수 있다.

희생 말고 다른 답은 없을까. 자기희생 말고 다른 방식은 없을까. 나 자신을 다 불태우지 않고 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는 없을까. 내가 없어지지 않으면서, 그에 대한 내 사랑을 완성할 수는 없을까. 무위의 삶 이면에 사랑을 품고 있을 수는 없을까.


우리 동네, 우리나라가 아니라, 전 세계가 난리라는 <KPop Demon Hunters>(케데헌)의 마지막 장면도 그렇다. 진우는 루미에게 '미안해'라고 말한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에서, 마지막의 그 마지막 순간에 사람들은 뭐라 말할까. 그 말은 '사랑해'가 아니라, '미안해'일 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할 수 있는 마지막 말은 '사랑해' 혹은 '고마워'가 아니라 '미안해'일 거라고.

루미를 보호하기 위해 귀마의 공격을 자신의 몸으로 막아내고, 자신의 영혼을 희생해 루미의 꿈을 완성한 진우의 최후는 희생일 수밖에 없는가. 완벽한 소멸 이외에 이 사랑을 완성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은 정말, 없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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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5-08-17 19: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어 공주도 슬픈데 단발머리님 글도 슬퍼요. 저는 죽을 때 제가 먼저 죽는다면 남편한테 미안해 말고 고마워 하고 죽을래요. 그러려면 지금부터라도 남편이 저한테 잘하게 채찍질을 야물딱지게 막 해야겠어요
ㅎㅎ

단발머리 2025-08-19 20:36   좋아요 1 | URL
바람돌이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저도 고마워~~ 하고 싶거든요. 하지만, 더 오래사는 거 어떠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님, 우리 오래오래 살아요! 천세만세 만만세!!!

다락방 2025-08-17 22: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유명한 애니메이션을 제가 아직 보지 않았다는 소식 전해드립니다. 그런데 끝장면이 저렇다고요? 반드시 봐야겠어요! 그러나 싱가폴에서 저의 넷플릭스가 재생되지 않는다는 슬픈 사실.. 저거 보러 한국 좀 다녀와야겠습니다.

때로 어떤 선택은 딱 두 가지에서 주어지잖아요. 이거 할래, 저거 할래? 인어공주의 선택도 그래요. 왕자를 죽거나 내가 죽이거나. 꼭 그 방법 밖에 없는 걸까요? 왕자도 안죽이고 나도 살아가는 그런 방법은 없는걸까요? 저는 왕자를 죽이기도 싫지만 저도 죽기 싫거든요. 다른 방법은 정말 없는걸까요? 그걸 좀 찾아보면 되지 않을까요? 찾아보면, 열심히 찾아보면... 방법이 있지 않을까요?

단발머리 2025-08-19 20:57   좋아요 0 | URL
저도 일부러 찾아봤어요. 외국에서 하도 난리라고 해서요. 저는 재미있게 잘 보기는 했는데 외국 사람들이 그렇게 좋아한다는 지점에서 ㅋㅋㅋㅋㅋㅋㅋ 이 현상이 참 신기하게 느껴지기는 합니다.

저도 왕자도 안 죽이고 저도 안 죽고 싶기는 한데... 만약 그렇다면... 그런 상황에 빠지지 않으려면, 인어공주가 왕자를 안 사랑했으면 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왕자를 구해줬다 해도 안 사랑했으면 되는데..... 그를 만나기 위해 인간 세계로 오지 않았으면 되잖아요. 바닷속 마녀와 다리와 목소리 교환하는 비합리적 계약을 맺을 필요도 없구요. 그러니깐 이 모든 괴로움의 시작은 사랑인 것입니다.

아...... 사랑.... 러브...

망고 2025-08-17 22: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진우는 오백살 넘게 살았으니 호상. 루미는 잘생긴 또래 만나서 다시 예쁜 사랑하길...ㅋㅋㅋㅋㅋ
죄송해요 이 아름다운 글에서 이런 몹쓸 댓글만 달아서요🤣

단발머리 2025-08-19 20:57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망고님의 귀한 말씀 참으로 옳습니다!
그럼요. 갈 사람은 가야하죠. 진우씨 잘 가~~ 인사하고, 루미는 새로운 인생 시작하는 걸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페넬로페 2025-08-18 00: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최근에 초등학생들이 캐더헌에 나오는 노래를 떼창하는 장면(그것도 영어로) 을 보고 허걱했는데~~
그 내용은 다음에 페이퍼로 적을 예정입니다.
시크릿 가든, 내용은 좀 그랬지만 재미는 있었습니다^^
저는 마지막에 절대 미안해라고 말하지는 않겠습니다.
미안한 일이 없어요 ㅎㅎ
아마 고마워라고 할 것 같아요^^

단발머리 2025-08-19 20:59   좋아요 1 | URL
저도 그 동영상 본 거 같아요. 시카고 버스 동영상 보셨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아주 난리입니다. 흡사 분위기가 엘사 열풍과 비슷해요. 4세에서 8세까지의 모든 여자 아이들이 엘사였던 때가 있었잖아요.

미안한 일이 없어서 고마워~~ 라고 하실거라니 페넬로페님 너무 근사합니다. 저도 더 노력(?)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고마워 파로 가보겠습니다.

책읽는나무 2025-08-18 13: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케데헌 봤었는데 ‘미안해‘라고 말 했었는지 전혀 기억에 없어 조금 당황스럽습니다.ㅋㅋ
안데르센 동화집 저 책 가지고 있는데 시크릿 가든에 저렇게 인용됐었다는 것도 금시초문이구요. 고백 대사를 읽으니 기억 날 듯, 말 듯 하긴 합니다만…ㅋㅋㅋ
헌데 단발 님 마지막 두 문단을 읽으며 잊고 있었던 기억은 정확히 떠오릅니다.
마지막 말 ‘미안해‘ 말 맞는 것 같아요.
저는 부모님 두 분의 임종을 지키지 못해 직접 듣진 못했지만 엄마가 아빠한테 그동안 섭섭하게 했던 일들 있었다면 다 잊어달라고 미안했다고…그리고 고맙다고 말을 남기셨다고 아빠한테 전해들었어요.
아빠는 저한테 고맙다고 한 번씩 말씀을 하셨어서 그게 마지막 말이라고 생각을 하곤 합니다.
아마도 사랑해라는 말은 떠나보내는 사람이 하게 되는 말이 아닐까 싶어요.
떠올려 보건대 가장 많이 하게 되는 말은 고맙다, 미안하다 그 말이 맞아요. 단발 님의 통찰에 존경심이 이네요.^^

단발머리 2025-08-19 21:17   좋아요 1 | URL
예전에 제가 어디선가(출처가 기억이 안 나요ㅋㅋㅋㅋㅋㅋㅋㅋ) 들었던 말인데요. 식물에게 좋은 말, 나쁜 말 하는 실험을 했는데 ‘사랑해‘라는 말보다 ‘고마워‘라는 말을 들었을 때 식물의 긍정적인 반응이 더 확연하게 나타났다...... 라고 그랬던 거 같아요.
사랑해‘보다는 ‘고마워‘가 나은 것 같고요. ‘미안해‘ 보다는 ‘사랑해‘가 나을 것 같습니다. 미안해 / 사랑해 / 고마워

책나무님, 미안해요. 책나무님, 사랑해요. 책나무님~~~~~~ 고마워요!!!

책읽는나무 2025-08-19 22:18   좋아요 0 | URL
미툽니다.^^🤭😍

단발머리 2025-08-19 22:22   좋아요 1 | URL
책나무님~~ 😘😍🥰
 
작은 일기
황정은 지음 / 창비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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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에도 수험생에게 냉동밥 먹인 엄마니, 말 다 했다. 엄마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할 때, 주눅 드는 건 1인분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른 면에서가 아니라, 엄마를 기능하는 나를 돌아볼 때, 나는 1인분이 못 된다. 중간치에도 도달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데, 툭하면 미안한 일들이 생기고, 가슴 철렁한 일들이 자주 벌어진다.

12월 3일 계엄의 밤에서부터 이어진 일기장에서 나는 여기 황정은의 문장이 너무 애달팠다.

'한강진 대첩'과 '키세스단'이라는 이름이 생겼다. 아침뉴스를 통해 그들을 보았다. 서울 지역에 대설주의보가 내린 날 사람들 몸을 덮은 은박 담요 위로 눈이 쌓여 있었다. 전날처럼 또 누군가는 남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렇게 많은 이들이 그런 모습으로 밤을 보낼 줄은 몰랐다. 그렇게 다시 서로를 돕고 살피며 밤을 보낼 줄은.

남태령 이후로도 이런 사건을 목격했다는 것은 이 나라 구성원으로서 내가 누리는 복일까.

도대체 이 마음을 어떻게 글이나 말로 정리해야 할지 모르겠다.

너무 미안하고.

놀랍고.

고맙고.

그리고 미안하고.

고맙고. (87쪽)

나 역시 남태령의 소식을 그다음 날이 되어서야 들었다. 체념과 탄식을 넘어서서 눈앞의 벽과 같은 장애물에 강인하게 맞서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다시 한번 놀랐다. 대단한 사람들,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다.

계엄의 밤이 지나고 그다음 날 아침, 전날처럼 출근을 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시간마다 종이 울리고,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평소와 똑같았다. 종이접기와 오리기를 도와주고,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도 그랬다. 일상은 조용하고 편안했다.

계엄 이후 식구들이 모여 앉아 그 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때면, 황당함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제일 심각한 사람은 학교에 자주 가지 않는 큰애였다. 계엄이 해제되지 않았더라면 학교를 다니지 못했을 거라고 큰애가 말했다. 당연히, 당연히 그렇게 되었을 거라 말했다. 민주주의에 대한 기대가 높은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불법적인 계엄에 저항할 것이고, 국민에 대한 통제와 억압의 시작점은 대학이 될 게 분명하니까. 대학에 다니던 아이는 학교를 마치지 못할 것이 뻔했고, 대학에 가려고 공부하고 있는 아이는 어느 대학에든 갈 수 없을 수도 있었다. 예상하고 계획했던 모든 일들이 멈춰버리는 상황. 그런 상황이 몇 년이나 지속될 수도 있었다. 어쩌면 몇십 년을.

비상계엄 뉴스를 듣고 집에서 입던 옷에 슬리퍼를 신고 패딩을 걸치고 여의도로 달려 나간 사람들이 대략 오천 명에서 만 명 정도라고 들었다. 그 사람들이 역행하려는 이 나라의 운명을 돌려세웠다고 생각한다. 남태령의 바람을 몸으로 막아낸 사람들이야말로 이 나라가 가진 혁명의 기운을 현실로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은박지로 어깨를 두르고서도 활짝 웃는 그 사람들이야말로 이 나라의 지도자라고 생각한다. 출근을 하고, 아이들 밥을 먹이고, 아픈 친구를 만나 위로하는 이 모든 일상이 가능할 수 있었던 건 그들이 자신의 일상을 넘어 기능했기 때문이다. 그들이 일했기 때문이다.

1인분이 넘는 사람들.

3인분을 감당한 사람들.

50인분을 어깨에 맨 사람들.

100인분에도 불평하지 않는 사람들이

이 나라를 지켜냈다.

황정은의 일기에는 원고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내가 해야 할 일, 해야만 하는 일을 어떻게든 이루려 애쓰는 것이야말로 어른의 자세이다. 그 와중에 표현되는 미안함과 고마움. 미안한 마음 그리고 고마운 마음.

그러한 미안함과 고마움이 충분히 표현될 때, 오래오래 기억될 때 우리 사회가 더 나은 사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개발 지상주의자의 말처럼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결국 세상은 이렇게 자신의 몫에 더해 조금 더 일하는 사람들에 의해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들어져 간다고 생각한다. 춥고, 불편하고, 아프고, 괴롭지만. 그 일을 감당해 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이 일상을 지킬 수 있게 되었다. 희망이라는 걸 다시 말할 수 있게 되었다.

단어를 쓰고, 문장을 다듬는 소설가 황정은의 이 일기 역시 그런 일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고마워하고 미안해하고. 다시 고마워하는 순간들의 기록. 이 순간을 고맙다고, 미안하다고 기록한 작가 황정은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식구들 아침을 간단히 차려주며 어제 있었던 '광복 80주년 전야제'를 듣고 보았다. 나는 이 노래를 처음 들었는데, 가사나 그 장중함 때문에도 놀랐지만 멜로디가 특히 놀라웠다. 단어로, 문장으로, 투쟁으로, 긴 밤의 고뇌로 기록하는 순간들. 가사로, 멜로디로, 오케스트라로, 그리고 목소리로 모아지는 한 가지.

대한이 살았다

대한이 살았다

산천이 동하고 바다가 끓는다

에헤이 데헤이 에헤이 데헤이

대한이 살았다

대한이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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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5-08-15 15: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작은 일기 읽으면서 수많은 고마움을 다시 느꼈습니다. 그리고 작은 소리지만 이렇게 놓치지 않고 기록하고 기억하고 또한 아직인것들을 살피는 작가도 고마웠구요. 전 어젰밤에 광복절 전야제를 tv생중계로 봤는데요. 드론이 독립운동가들 얼굴을 만들어낼 때 좀 울컥했어요. 그리고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여성독립군인 남자현님이 나올 때는 조금 더 감격했고요.
얼마 안되는 시간에 이 정도 준비를 한 사람들의 노고와 광복절이 진짜 국민의 축제에 장이 될수 있게 해준 지난 시간에도 감사했습니다

단발머리 2025-08-15 15:56   좋아요 1 | URL
네, 맞아요. 저는 황정은 작가의 고맙고, 그리고 미안하고, 고맙고..... 이 부분 읽는데 딱 제 마음이랑 같은 거에요. 이 순간을 기록한 작가가 있어서 참 감사했습니다. 매일 우리를 경악하게 했던 뉴스들이 일기에 나올 때, 와... 우리가 이런 시간을 겪어왔구나. 체포 영장 가지고 가서도 범인을 잡아오지 못할 정도록 법치가 무너졌구나... 그런 순간들이 기억나더라구요.
저는 아침에 다 보지는 못하고(중간에 광복절 경축식 보느라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전야제 돌아보는데 참 좋더라구요. 카메라에 잡히는 사람들이 너무 행복해 보여서 그것도 좋았구요.

책읽는나무 2025-08-15 15: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샀답니다.
며칠 전에 받았어요.
띠지 문구를 읽고서 그날 내가 뭐하고 있었나. 를 떠올리며 조금 부끄러웠었어요.
다음 날 뒤늦게 알고서 며칠 잠을 못 잤었던 기억도 났었구요.
지금 이 시간. 그때 그 사람들 덕분에 내가 편하게 앉아 있구나! 그런 생각이 들어 한없이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단발머리 2025-08-15 15:58   좋아요 2 | URL
저는 그 밤에 계엄이 해제되고 나서 바로 잠들었는데, 나중에서야..... 한참 시간이 지나서야 제가 얼마나 안일하게 생각했는지 알게 됐어요. 그 날 밤의 수많은 우연과 도움, 하늘의 도움에 대해서, 저는 요즘도 자주 생각합니다.
그 날의 기록을 책으로 쓰는 것만큼 그 기록을 읽는 것도 우리 사회에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읽어야 기억할 수 있을 테니까요. 감사한 마음을 담아서 우리 같이 읽어요, 책나무님^^

감은빛 2025-08-17 09: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 밤에 수많은 사람들이 잠을 이루지 못하고 거리에서 또 각자의 집에서 이게 착오나 거짓이기를 바랐었죠.

당시 국회가 일터였던 한 지인은 공교롭게도 그날 밤에 술에 취해 저에게 연락을 했었는데, 제가 피곤하다고 나가지 않았었고, 그는 다른 사람들과 술을 더 마셨는데, 계엄 소식에 그 취한 상태로도 택시를 타고 국회로 가서 담을 넘었다고 무용담을 들려주더군요. 특공대원들이 건물로 진입하는 장면들이 뉴스에 반복해서 나오면, 저기 뒤쪽에 자신이 있었다고 말하면서요.

누군가는 국회로 바로 달려갔지만, 또 누군가는 위험하니 나가지 말라고 말리는 가족 때문에 차마 뿌리치고 나가지 못하고 집에서 다른 사람들의 소식을 보느라 폰을 손에서 놓지 못했다고 하더라구요.

말씀하신 것처럼 그렇게 수많은 사람들의 의지와 마음이 계엄을 무너뜨린 것이겠죠.

단발머리 2025-08-19 21:21   좋아요 0 | URL
네, 감은빛님! 그 밤에 많은 사람들이 잠을 이루지 못하고 걱정하고 염려했죠.

저는 ‘에휴~~‘하면서 잠이 들었는데, 나중에 뉴스를 통해 그 밤이 얼마나 위험했던지 듣게 되었습니다. 비상 계엄이 해제된 뒤에도 군에서는 여전히 비상 경계 근무를 서면서 계엄 관련 인사 조치가 있었다고 하더라구요. 얼마나 큰 위기를 우리가 지나쳐 왔는지 생각할 때마다 다시 가슴을 휴.... 쓸어내리게 됩니다.

사람들의 마음이 모여 다행히 그 위기를 지나온 것에 항상 감사한 마음입니다.
 
Never Lie (Paperback)
Anonymous / Poisoned Pen Press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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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다 맥파든의 8번째 책이다. 한글책은 원서와 같은 제목 『네버 라이』이고, 소개와 줄거리는 <알라딘 책소개>에 자세히 나와 있다. 줄거리와 그 전개, 범인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서 이 이야기를 써 보자.

기본 구성은 과거와 현재, 두 개의 이야기가 교차되면서 서술된다. 화자는 트리샤와 에이드리엔, 두 사람이다. 트리샤와 이선이 커플이고, 에이드리엔과 루크가 다른 커플이다.

화자 중 한 명인 에이드리엔은 현직 의사인 작가의 생각과 감정이 깊이 투영된 인물처럼 보인다. 특별히 정신과 상담과 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의사와 환자 사이의 이해와 교감, 갈등과 감정의 대립이 대화 속에서 실감 나게 표현된다. 응, 맞아~ 응, 그랬구나~ 정도의 적당한 응대와 이해가 아니라, 사건에 대한 추적, 그에 대한 판단과 이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의사가 수련된 사람이어야겠구나 싶다. 진지하게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말하는 사람의 슬픔과 절망, 분노와 후회의 감정이 일정 정도 해소될 수 있겠지만, 심각한 성격 장애와 트라우마에 대해서라면 전문적인 치료와 처치가 필요하겠구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책을 읽다가 중간 중간 멈춰서 '범인이 누구일까' 생각한다. 나는 스릴러를 좋아하지 않는 편이고, 무서운 책, 무서운 영화를 '무조건적으로' 꺼리는 사람이다. 범인이 누구일까. 여러 번 멈춰서 생각해 봤지만, 내가 예상한 사람(들)은 범인이 아니었다. 지난 책에서도 범인을 맞추지 못했던 나는 이번에도 예상이 '틀렸다'는 점에서 그 원인을 차근히 찾아보려 했다. 추리 능력의 부족함이 가장 큰 이유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내가 고정적인 '피해자상'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하게 되었다.





여성에게 잠재적인 가장 큰 위협은 남성이다. (정확히는 '가까운' 남성). 남성에게 잠재적인 가장 큰 위협 역시 남성이다.("강도, 방화, 폭행 등으로 사망한 사건을 제외하고 살인 사건 피해자만 따지면 여성이 남성보다 많다. 또한 살인을 저지른 범죄자에서 남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78%에 이른다" - <한겨레 21>, 1393호) 단순한 통계조차 믿지 않는 특정 성별(남성), 특정 연령대(2, 30대)에게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일 테지만, 프리단의 문장은 사실이다. 남자 친구를 갖게 된다는 건 인생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는 것과 동시에 삶의 위협 요소일 수도 있다.

동시에 젠더만을 고려해서는 안 된다고, 말해야만 한다. 젠더가 인간 사회를 지배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이자 자원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젠더는 전부가 아니고, 전부일 수도 없다. 여성을 피해자의 자리에만 위치시킨다면, 지난 3년간 이 나라를 실제적으로 지배했던 김건희를 어떻게 비판할 수 있겠는가. 그간의 과정에서 김건희가 보여줬던 적극성, 능동성, 그 폭발적인 활동성조차 무능력한 윤석열 때문이라 말해야 하는가. 여성은 항상 피해자인가. 약자는 항상 선한 존재인가. 범인을 맞추지 못한 스릴러 입문자의 머릿속에는 질문이 계속 맴돈다.

여성 집단에 대한 정치적, 경제적 압박과 가정, 학교, 직장 등에서 일어나는 여성에 대한 성적 억압, 외모에 대한 통제, 출산 강요, 엄마의 역할에 대한 강제가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여성이라는 이름'으로 수렴되는 이 불합리함은 여성을 남성과 동등한 인간으로 인정하지 않는 '신념'의 실천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을 '성별'의 문제로만 이해하면 그 본위(?)을 벗어난 여성과 남성을 설명할 수 있는 길을 놓쳐버리게 된다. 개별적 존재를 집단의 일부로만 치환하지 않으면서도 개별적 존재의 특별함을 구분하는 섬세함과 정밀함이 필요하다.

이제 진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 도착했다. 에이드리엔의 말이다.


사랑을 생각할 때 내가 자주 떠올리는 지점은 사랑에 빠진 사람이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느끼는 '무력감'에 대한 부분이다. '사랑에 빠졌다'라거나 '마법 같은 사랑' 혹은 '열병 같은 사랑'이라는 문구가 쉽게 허용되는 이유가, 나는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밀당'은 '사랑'이라는 복잡하고 다면적인 감정의 변화와 의지의 변환, 행동의 추동에 정면으로 반한다고 본다. 사랑에 빠진 사람이라면, 그 격동의 진폭을 스스로 조정하거나 결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랑에 빠진 사람의 유일한 구원은, 그녀가, 그가, 내가 사랑하는 그 사람이, 나의 사랑에 응답해 주는 것이다. 이건 강제할 수 없다. 강요할 수 없고, 청원할 수 없다. 혹 어떤 사람이 그러한 방식으로 사랑을, 마음을, 열정을 획득했다면 그는 계속해서 그 진실성을 의심할 것이다. 원하는 건, 자발적 사랑이다. 그녀의 선택, 그의 확언. 그것만이 필요하다.

환자들에게 '아이 러브 유'라는 말을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하는 에이드리엔에게 루크가 말한다. 당신을 사랑한다고.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고. 울음을 터뜨린 에이드리엔에게 루크가 말한다. 내게 똑같이 말해주지 않아도 돼.

나는 이 장면이 좋았다. 루크가 에이드리엔에게 'I love you.'라고 말해줘서가 아니라, 'You don't have to say it back.'이라고 말해줘서 좋았다. 그녀 앞에 자신이 무력한 존재임을 인정해서 좋았다. 사랑으로 보답받지 못하더라도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겠다고 해서 좋았다. 부담 갖지 말라고..... (그렇게 말하지는 않았지만) 그렇게 느껴져서 좋았다. 진지한 사랑을 부담감 없이 표현하려고 해서 좋았다. 심장을 내놓고서 내 사랑은 죽을 때까지 너밖에 없어,의 사랑이 아니라, 내 마음이 그렇다고, 내 마음이 그래, 그렇게 말해서 좋았다.

어제는 말복이라 시어머니랑 오리 백숙을 먹고, 백화점에 가서 엄마 양산을 사고, 딸롱이가 신청한 왕김말이 어묵과 악어 떡볶이를 샀다. 휴가 가지 않는 여름이 오히려 더 시원한 건 아닐까,라는 생각을 팥빙수를 먹으며 1초간 했다.

(잭 리처, 귀 막아주세요.)

프리다 맥파든이 내겐 휴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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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5-08-11 07: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프리다 맥파든의 책을 이렇게 멋지게 분석하여 글을 써주셔 감사하네요. 잠시 출타 중이신 그 분을? 대신하여 제가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ㅋㅋㅋ
프리다 책 세 권을 읽고 듣고 했는데요. 그 중 유일하게 범인을 못 맞춘 책이 이 책이었네요.
단발 님의 글을 읽다 보니 저도 너무 젠더에 빠져 있었구나. 깨달았답니다. 그래서 범인을 확인한 순간 정말 깜짝놀랐던 것 같아요. 그리고 또 프리다 맥파든 이 작가 뭐야?!가 되어가지구선…ㅋㅋㅋ
여름엔 프리다 맥파든을 읽어야 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ㅋㅋㅋ (잭 리처 님 표정.🥺ㅋㅋ)
오리 백숙도 신의 한 수네요.
그리고 악어 떡볶이는 뭘까? 생각하다가…
빙수 사진 보고 헙! 했네요.
속이 시원해집니다.
휴가를 몇 년째 가지 않은 제가 공감 많이 하고 있어요.ㅋㅋㅋ

단발머리 2025-08-11 10:32   좋아요 1 | URL
책나무님 감사의 말씀에 심오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책나무님 범인 너무 잘 맞추시는 거 아니에요? 저는 딱 한 권 맞췄단 말입니다! 저 앞으로도 계속 이런 식이면 진짜 저 자신에 대해 진지하게 의심해볼 예정입니다 ㅋㅋㅋ 오리 백숙은 아이들은 같이 안 먹으려고 해서요. 어른들만 먹게 되네요. 전 커피와 쿠키만으로도 만족하는데 아… 팥빙수는 참을 수가 없네요. 리처한테 미안하지만 저도 어쩔 수가 없어요.
이번 여름은 맥파든과 함께! 😍

바람돌이 2025-08-11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맥파든 책 중에서도 결이 좀 다른 책인거 같아요. 사건의 전개야 식상할정도로 클리세 투성이인데 등장인물의 캐릭터를 완전히 반대로 비틀어버리니까 어 이거 뭐야 이러게 된다죠. 너무 생뚱맞아서 저는 좀 별로였는데 앞으로 프리다 맥파든이 이런 캐릭터도 좀 더 다듬으면 완전 다른 추리소설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도 하게 됐어요. 뭐 지금 나오고 있는 소설도 신선하긴 했지만요. ㅎㅎ
원서로 읽는데 속도가 장난 아니신데요. 얼마전에 핸디맨 읽으셨잖아요. 와 이건 한국어 속도랑 비슷한 거 같은데 능력자셨군요. ^^

단발머리 2025-08-11 10:24   좋아요 1 | URL
저는 범인을 잘 못 맞추거든요. <하우스 메이드> 한 번, 그 때 딱 한 번 맞췄습니다. 이번에는 혹시 이 사람, 혹시 저 남자? 이러면서 머리 굴려 봤는데 틀렸구요. 저는 프리다가 너무 과하지 않아서 좋거든요. 많이 폭력적이지도 않구요. 킨들 연장해서 더 읽어볼 용의가 ㅋㅋㅋ용의가 있습니다.

핸디맨은 조금 전에 읽었던 내용을 정리해서 올린 거라서요. 속도가 빠르지도 않을 뿐더러 전자책이라 휙휙 넘겨버리네요 ㅋㅋㅋ자세한 내용 토크 금지입니다🫣

헬가 2025-08-11 19: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글 멋져요 집중한 포인트가 콱 들어오네요 인사한번 안드렸지만 님의 글이 올라오면 늘 눈 빤짝이며 읽기시작하는 1인 애독자예요 글 너무 가끔말고 자주 써주셔요~~~~

단발머리 2025-08-11 21:51   좋아요 0 | URL
헬가님! 반갑습니다^^
눈 빤짝이며 읽는다고 해주시니 더욱 정진해야겠다는 기특한 결심을 하게 되네요ㅎㅎ 저도 자주 쓸테니 앞으로 자주 뵈어요!

건수하 2025-08-11 21: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프리다 맥파든이 점점 궁금해지는 중입니다.

얼마 전 제가 재미있게 읽은 <Love Hypothesis> 에는 이런 문장이 나오더군요.
You don’t owe me anything :)

팥빙수가 맛있어보입니다-

단발머리 2025-08-11 21:58   좋아요 1 | URL
프리다 맥파든이, 제게는 전혀 새로운 세계라 신나게 읽고 있습니다.

같은 책을 읽는다는게 이런 걸까요? 건수하님? 저 문장은 챕터 17에 나온 문장인데 ㅋㅋㅋㅋㅋㅋㅋ이런 이야기를 건수하님과 나눌 수 있어서 마냥 즐겁구요. 제가 예전에 이 책의 보너스 챕터 이야기 페이퍼로 썼는데 기억나실지 모르겠어요. 제가 이 책 사서 읽었을 때는 없었구요, 최근에 발간된 책에는 보너스 챕터가 들어가 있는데, 그건 애덤 버전에서 쓴 에피소드잖아요. 거기에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위의 문장과 어울린다고 생각해 한 번 적어 보겠습니다.

He doesn‘t want anything in return.
She doesn‘t need to fall for him, because he loves her enough for the both of them.

올해 저의 발견과도 같은 폴바셋 팥빙수, 맛있습니다^^

건수하 2025-08-11 23:14   좋아요 1 | URL
앗 제가 읽은 책에는 그 보너스 챕터가 없던데… 궁금해집니다. 한국어 번역본에도 그 보너스 챕터는 없겠죠? 전 보답이 없는 사랑에 별로 관심이 없었습니다만 애덤은 그래서 오래 표현하지 않고도 잘 버틸 수 있었나봐요.

단발머리 2025-08-12 07:39   좋아요 1 | URL
건수하님, 굿모닝! 아, 건수하님과 이 책 토크 계속 하고 싶네요..... 자중하려 했으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 오른쪽 분홍색 동그라미 속에 ‘Now with Bonus Chapter‘라고 쓰인 책에 들어 있더라구요. 저도 예전에 산 거라 보너스 챕터가 없습니다. 한국어 번역본도 제가 읽었을 때는 없었고요. 근데 지금쯤은 들어가 있지 않을까 싶어요.

제가 이 책을 반복해서 읽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오디오북이에요. 오더블의 그 성우, 특히 올리브를 맡은 여성분의 목소리와 그 톤이 저는 참 좋더라구요. 운전할 때랑, 수건 접을 때 틀어놓기도 하구요.
제가 요기 이 페이퍼, https://blog.aladin.co.kr/798187174/16407979 에 자세히 적었는데요. 이 책의 오디오북을 사고 이북을 사고 킨들앱에서 플레이를 누르면, 두 가지가 연동되어서, ‘집중듣기‘ 방식으로 영어 텍스트를 들을 수 있더라구요.
오더블은 예전에 한 달 무료가 있었거든요. 혹 저처럼 애덤을 좋아하신다면 이런 방법으로 애덤을 가까이 하실 수 있습니다^^

건수하 2025-08-12 08:18   좋아요 1 | URL
전 애덤보다 올리브가 좋더라고요. 집중듣기… 리스닝에 무척 약하지만 올리브 목소리가 좋다니 시도해보고 싶네요 ^^

icaru 2025-08-28 17: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톰 크루즈가 나오는 잭 리처 시리즈 영화들도 단발머리님 페이퍼에서 슬쩍 보고 골랐더랬는데 ㅋㅋ 저 단발머리님 발자국 찾기 하는 중

단발머리 2025-08-28 17:20   좋아요 0 | URL
저 여기 있어요 ㅋㅋㅋ발자국 찾지 마시고 ㅋㅋㅋㅋㅋ어디 가지 마세요 ㅋㅋㅋ
 












프리다 맥파든의 일곱 번째 책이다. 원제는 『The Locked Door』이고, 한글책은 『핸디맨』이라는 이름으로 출간됐다. 제목과 깔마춤으로 원서는 빨간 문이 표지이고, 『핸디맨』은 조금 자극적인 손 모양, 손의 모습을 정중앙에 배치했다.

희대의 살인마 애런 니어링의 딸, 노라 니어링은 이름을 노라 데이비스로 바꾸고 과거를 감추고 살아간다. 실력을 인정받는 의사가 되었지만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극도로 경계하며 혼자 살아간다. 단출하고 반복적인 생활에서 노라가 기쁨을 얻는 장소는 퇴근길에 들리는 작은 바이다. 그녀가 좋아하는 'Old Fashined'를 그녀의 취향에 딱 맞게 만들어내는 바텐더가 있는데, 몇 번의 마주침이 있고 나서야 노라는 그가 대학 때 잠깐 사귀었던 브래디라는 걸 알게 된다.

다른 사람과의 접촉에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외톨이로 살아가는 노라. 그녀의 작은 즐거움인 Old Fashined. 그 음료 한 잔을 마시기 위해 오가는 길에 그녀의 삶을 위협하는 새로운 위험이 다가온다. 그 위험은 전혀 다른 두 명의 남자로부터 온다.

프리다 소설 속 남자들은 완벽하다. 대다수가 그렇다. '완벽한'이라는 단어가 주는 불편함을 밀어내고 밀어내도, 다시 끌어안고 싶을 정도로 '완벽하다'. 사회적으로 능력을 인정받은 남자, 다정한 남자, 압도적인 외모의 어떤 남자가 다른 여성들의 무수한 플러팅을 뒤로하고 그녀에게 다가온다. 그녀들에게 접근한다. 그녀들과 사랑에 빠졌다고 말한다.


노라의 차가 정체를 모르는 사람의 공격으로 타이어가 펑크 난 상황에서 브래디는 자신이 노라를 대신해 차를 수리해 주겠다고 제안한다. 정신적으로도 혼란했던 시기에 시간마저 부족했던 노라는 그 일을 브래디에게 부탁한다. 브래디가 노라의 차를 수리한 이후에 그녀를 찾아온다. 바로 이 장면.




나는 브래디가 좋았다. 과하지 않아서 좋았다. 노라를 압박하지 않으면서도 그녀에게 다가가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좋았다. 그 어느 때보다도 간절히, 나는 브래디가 범인이 아니기를 바랐다. 그가 나쁜 사람이 아니기를 바랐다. 자신의 목적을 위해 노라에게 접근한 게 아니기를 바랐다. 복수를 위해 노라를 노린 게 아니기를 바랐다. 나는 그가 좋은 사람이었으면 했다. 외롭고 쓸쓸한 노라의 삶의 단 하나의 가능성으로서의 그가 부디, 성공하기를 바랐다. 노라가 한 사람을, 그를 이해하는 한 사람을 찾아내길 바랐다.

하지만, 노라의 비밀을 알게 된 이후 뒤로 한 걸음 아니 두 걸음 물러서는 그의 모습에 나는 크게 실망하고 말았다. 바로 '그 사람'이 될 수 없다 하더라도, 어깨를 토닥여주는 한 사람이 되어주길 바랐는데. 괜찮을 거야,라는 틀에 박힌 말이라도 그녀의 편에 서서 해주는 사람이길 바랐는데....

반전과 그다음의 반전에 대해서라면 여기에 쓰지 않는 게 좋겠다. 무해한 듯 보이는 사람의 내면에 자리 잡은 악마성과 허울 좋은 웃음이 사실은 진심이었음을 확인하는 순간이 이 책에는 있다.


킨들을 구매하니 킨들 언리미티드가 한 달간 무료라고 해서 프리다 책을 계속해서 읽고 있다. 책의 물성을 사랑하는 1인으로서 손에 책을 탁! 잡아보는 그 순간이 한없이 그립기도 하지만, 그래도 굳이 꾸준히 사진은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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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5-08-08 17: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프리다의 책 중에서도 이책은 반전의 반전이랄까? 인물에 대한 기대를 여러번 뒤집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그래서 저는 하우스 메이드가 처음이라 깜놀한 효과가 아니었다면 핸디맨이 제일 좋았을거 같아요. 표지는 영문판이 훨씬 좋네요. 한국어판 약간 싸구려스럽지 않나요? ㅠㅠ
킨들과 쿠키와 커피 사진으로 힐링합니다

단발머리 2025-08-08 19:05   좋아요 1 | URL
네, 맞아요~~ 저도 여러 권 중에 이 책이 조금 더 좋았던 거 같아요. 그래도 저는 하우스 메이드에 1등을 ㅋㅋㅋㅋㅋ 주고요. 둘이 경합이 심하군요.
저는 한국어판 표지가 언뜻 보아도 자세히 보아도 별로인지라 왜 이렇게 표지를 만들었는지 좀 궁금하기까지 합니다. 시선을 끌었다는 점에서는 성공한 것 같고요.
쿠키와 커피는 다 먹고, 이제 킨들만 남았습니다. 또 먹고 싶네요^^

망고 2025-08-08 19: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술은 모르지만 미드 매드맨에서 주인공이 즐겨 먹는 칵테일이 올드 패션드라 저건 무슨 맛일까 궁금하긴 했어요 분명 쓰겠지만😆
프리다 맥파든 소설을 계속 쭈욱 읽어 나가시는 군요 저는 한권도 읽은게 없어 궁금하긴해요 얼마전에 도서관에서 빌려읽을까 했는데 대출중이더라고요 인기소설이란걸 실감했어요
커피랑 쿠키 사진 따스하고 좋아요

단발머리 2025-08-09 21:30   좋아요 1 | URL
아~~ 그렇다면 올드 패션드라는 건.... 칵테일을 마시는 사람들이라면 잘 알만한, 널리 알려진 그런 맛이 아닐까 싶어요. 저도 그 세계는 잘 몰라서 추측할 뿐이지만요.
맥파든 소설은 영어책 같이 읽는 모임에서 <하우스 메이드>로 시작했는데, 쉽게 책장이 넘어가는 스타일이라서 여러 권 읽게 되었어요. 설정이 비슷한 면이 많은데도 작품마다 조금씩 달라서 아직은 지루함을 느끼지 않고 읽어가고 있습니다.
커피랑 쿠키 사진 찍을 때 협조적인 사람과 비협조적인 사람이 있거든요ㅋㅋㅋㅋㅋㅋ망고님이 좋게 봐주시니 협조적인 사람과 함께 기뻐하겠습니다^^

책읽는나무 2025-08-10 09: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프리다 맥파든을 킨들로 읽는 여자!
그리고 멋진 디저트와 함께 카페에서 읽으니 제가 저 군중 속에 있었다면 몰래 훔쳐 보며 하트 뿅뿅을 날렸을 것 같아요.ㅋㅋㅋ
맥파든 이 작가는 도대체 어떤 작가일까요? 늘 핸섬가이가 등장하고 멋진 여성도 등장시키는 걸 보면 외모 지상주의인가? 싶지만 그 인물들에게 반전을 취하게 만들어 버리니 또 그건 아닌 것 같고…책을 읽을 수록 묘한 느낌을 받아요. 인물들의 심리전은 페이지 훅훅 넘어가구요. 아. 물론 전 번역서를 읽고 있기에..ㅋㅋ
더코워커를 오디오북으로 듣고 있는데 지금 후반부 막바지거든요. 근데 낭독 목소리 속도가 넘 느리게 들려 뒷내용들이 궁금해 죽겠는 거에요. 내털리가…돈이…갈수록 헉! 했네요. 뒤에 또 반전이 더 있을까봐 계속 듣는 중입니다.
네버라이는 답답해서 글로 읽는 중이구요.ㅋㅋ
다음엔 핸디맨을 읽던가 듣던가 해야겠습니다.
책 표지를 보구선 건너띄려고 했었는데 그러면 안되겠군요.ㅋㅋㅋ

단발머리 2025-08-11 19:24   좋아요 1 | URL
책나무님의 하트뿅뿅은 거기서 보내셔도 제가 여기에서 샤사삭 잘 받을 수 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언제 어디서든 마음껏 날려 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외모에 대한 묘사가 좋기는 합니다ㅋㅋ 사람에 대한 호감에서 시각적 부분이 차지하는 걸 모른척 할 수 없고요 ㅋㅋㅋㅋ그런 극호감의 외모 뒤에 숨겨진 그 무엇을 찾아가는 과정이 제게는 재미있습니다.
<네버 라이> 다 읽으시면 어떠셨는지 페이퍼를 꼬옥~~ 부탁드립니다. 범인 못 맞추는 사람 저 뿐인가 하노라^^
<핸디맨>이 저의 맥파든 랭킹 2위입니다. 1위는 역시나 파란책이구요. 표지를 살포시 감추시고 1독 하시기를 권해드립니다.

다락방 2025-08-17 22:53   좋아요 1 | URL
오 핸디맨은 제가 프리다 맥파든의 소설 중 가장 먼저 읽은 책이었는데, 단발머리 님께 그 책이 랭킹 2위란 말입니까? 저는 사실 지금 아주 굵직한 줄거리 말고는 잘 기억나지 않아서 하우스메이드 바로 다음이다! 하지는 못하겠거든요. 그러면 다음은 무엇이냐, 하면 그것도 사실 잘... 흠흠.
 




















2층의 아내. 위층의 아내. 2층에 살고 있는. 살고 있는? 혹은 감금된? 제목에서부터 느껴지는 제인 에어의 기운. 제인 에어라면 역시나 같이 떠오르는 다락방의 미친 여자. 여전히 미쳐 있는 바로 그 여자.

의문의 저택, 날씨에 따라 자주 접근이 거부되는 외딴 저택에 젊고 아름다운 여성이 the wife를 돌보기 위해 온다. 2층의 wife를 지극 정성으로 간호하는 그녀의 남편은 프리다의 다른 소설 속 남자 주인공들처럼 완벽한 hot guy이다. 잘생겼고 다정하며 사회적으로도 능력을 인정받는 유능한 남자이다. 글 쓰는 사람, 소설가. 그는 베스트셀러 작가이다.

화자의 상대 남자는 F와 A이고, the wife upstairs의 상대 남자는 A와 M이다. A는 같은 사람이니깐, 실제로는 남자 3명이 등장한다고 할 수 있겠다. 몸을 죄어오는 찜찜한 느낌에 더해 하나둘 비밀이 드러날수록 남자 3명 중 어느 한 사람도 믿을 수 없는 상황이 계속해서 펼쳐진다. 그녀가 의지하는 사람은 the wife. 위층의 아내, 바로 그 사람뿐이다.



말할 수 없는 사람, 말하지 못하는 사람. 자신의 몸조차 자신의 의지대로 가눌 수 없는 사람. 진실을 종이에 적어두었던 사람. 진실을 묻는 질문에 답조차 할 수 없는 사람. 화자가 진실에 다가가기 위해 질문하는 사람은 바로 그 사람이다. 말하기를 부정당한 어떤 사람. 말할 권리를 빼앗긴 사람.

말할 수 없는 이 여성의 말을 들어야 할 때가 다가오고 있다. 아직 구매 전이기는 한데, 결제하자마자 집에 달려올 것이 확실한 어떤 책이 다가오고 있다. 그 책은 바로 바람돌이님의 고급스러운 리뷰에 등장했던 바로 이 책인 것이며.










7월의 주제는 탈식민주의였고, 7월의 인물은 스피박이었다. 아는 것을 비워가는 것에 대해 나는 곰곰이, 찬찬히, 천천히 많이도 생각했는데, 여전히 내 답은, 내 물음은 같은 자리를 반복하고 있다. 가진 게 없는데 어떻게 비울 수 있는가. 소유한 적이 없는데 어떻게 포기할 수 있는가. 언어가 없는데 어떻게 쓸 수 있는가. 물음은 차곡차곡 쌓여가고, 쌓인 물음에 답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나는 끝내 물어야 하고, 그리고 답해야 한다. 답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한 사람뿐이다. 질문한 사람은 알고 있다, 이미 그 답을.

내가 질문하면 답해줄 수 있는 분이지만, 질문할 수 없는 분이 한국에 오셨다. 집안 분이시다, 나랑 돌림자.

스피박. 가야트리 스피박.







내게 가야트리 스피박은 『생각하는 여자는 괴물과 함께 잠을 잔다』의 스피박이다. 델리의 거리를 달리는 스피박에게 상류계급 남자들이 다가와 침을 뱉는다. 그들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마주 침을 뱉는 40대 후반의 스피박. 내게 스피박은 그런 사람이다. 눈앞의 그녀는 이제 지팡이를 든 83세의 노인이다. 귀에 딱 떨어지는 딕션과 청량한 웃음소리. 오래오래 가르침을 받고픈 스승의 모습이, 눈앞에 있다. 현재를 넘어 미래를, 미래를 다시 상상하라는 명령을 들었다.

질문은 종이에 적었다. 언제 답을 쓸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질문은 적어 두었다. 질문은 현재의 일이니까. 미래를 상상하며 현재를 살기 위해. 질문을 적어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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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5-08-03 10: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제까지 에밀 졸라의 아소무아르 그러니까 그 유명한 목로주점을 읽었어요. 제인에어의 버사가 말할 권리를 빼앗긴 사람이라면 이 소설의 주인공 제르베즈는 말할 수 있는 언어를 가지지 못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남자의 언어로 사고하고 말하다 결국 자신의 삶을 진창에 처박아버리게 되는 주인공의 삶을 따라가면서 진짜 여러가지 생각이 들더라구요.

저는 가야트리 스피박님 이름만 들어봤는데 단발머리님 글 읽으면서 궁금증이 확 커지네요. 책을 직접 읽을 엄두는 안 나서 생긱하는 여자는 괴물과 함께 잠을 잔다 저 책이라도 읽어야겠어요. 사진 속 스피박님 포스가 너무 멋져요. 거기다 단발머리님 집안분이니까 허감이 더 쑥쑥... ^^

단발머리 2025-08-03 22:44   좋아요 1 | URL
그 유명한 목로주점을 읽고 계시는군요. 주인공은 제르베즈이고요. 저도 좋은 날에 에밀 졸라의 책 도전하고 싶어요.

가야트리 스피박의 책은 학계에서도 어렵다고 정평이 났다고 해서 읽는데 부담 갖지 않으셔도 좋을거 같아요. 저는 <생각하는 여자는 괴물과 함께 잠을 잔다>를 참 좋게 읽어서 그 책으로 스피박 여행을 시작하셔도 좋을 거 같아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책을 준비해 갔는데, 부끄러워 가까이 가지 못했습니다. 같은 돌림자, 집안분인데 말입니다. 하하하!

다락방 2025-08-04 00: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오랜만에 알라딘에 들어와서 스피박이 온 것도 단발머리 님 덕에 지금 알았고 그 분을 직접 만나고 음성을 듣기 위해 단발머리 님이 가셨다는 것도 처음 알았습니다. 게다가 프리다 맥파든의 윗층 여자 라니요. 저는 읽지 못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읽고 쓰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저에게 기쁨입니다. 단발머리 님덕에 오늘 알라딘 들어온 기쁨이 큽니다!

단발머리 2025-08-04 13:55   좋아요 0 | URL
진짜 오랜만에 글을 썼는데 다락방님이 반겨주셔서 너무 좋네요 ㅎㅎ 스피박이 한국에 오셨답니다. 스피박을 안 읽었지만 제가 스피박을 좋아한다는 걸 알고 있는 큰애가 알려줘서 가게 됐어요.
준비할 거 많으셔서 읽지 못하는 시간을 보내고 계신거라 예상되기는 하는데, 다락방님 안 계시니 많이 적적하네요. 읽고 쓰는 즐거움을 제가 다락방님께 쬐금 드렸다면, 다락방님도 얼른 그 기쁨을 돌려주세요~~ 거대한 군단들이 같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다락방 2025-08-04 20:14   좋아요 1 | URL
스피박을 알려주는 큰 애 라니요. 스피박을 알 수 있는 엄마라니요. 너무 멋진 거 아닙니까!!

단발머리 2025-08-04 21:05   좋아요 0 | URL
이게 다 저희 집안 분이기 때문이구요. 돌림자라서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님이 멋지다고 해주셔서 해피 포인트 급상승!! 🥳😍😎

독서괭 2025-08-04 18: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스피박 강의를 들으셨군요!! 얘기만 듣고 내용은 모르지만 ㅠㅠ 멋집니다...
그사이 프리다맥파든 책을 또 한권 읽으셨군요. 진정한 맥파든 마니아! 저는 이번달은 다락방님 추천 책 읽으려고 주문해놨습니다 ㅎㅎ

단발머리 2025-08-04 20:14   좋아요 1 | URL
네, 제가 스피박님 실물 영접의 영광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프리단 맥파든을 열심히 읽고 있어요. 제가 킨들 샀다고 자랑했던가요? 킨들 리미티드 한 달 무료라서 많이 읽어야하는데, 생각보다 더디게 그러나 진지하게 ㅋㅋㅋㅋㅋㅋㅋ 맥파든을 읽고 있습니다.

다락방 2025-08-04 20:15   좋아요 2 | URL
제가 짬이 나면 같이읽기 페이퍼를 쓰겠습니다. 제가 알라딘에 들어오지도 못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ㅠㅠ

단발머리 2025-08-04 21:07   좋아요 1 | URL
아.... 100년만에 한 번 있을까 말까한 상황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서두르지 않으셔도 됩니다. 다만.... 잊지 말아주세요~~~~~~
이것저것 챙길 일들이 많아 바쁘신거는 예상하고 있으니까요. 다락방님, 뽜야!!

독서괭 2025-08-05 18:00   좋아요 1 | URL
크흑 다락방님 너무 바쁘시군요 ㅠㅠ 제가 올렸습니다!

책읽는나무 2025-08-05 11: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노느라 책 읽을 시간이 없다.라는 문구는 음…제 상상력의 대반전을 이루는 페이퍼가 바로 이것이로군요.
전 진짜 재미나게 놀고 계시는 줄?ㅋㅋㅋ
암튼 각설하고…
스피박. 와 스피박 그 유명하신 분이 집안분이셨군요?ㅋㅋㅋㅋ
집안 사람 다 찾아 보면 어쩌면 우린 정말 어깨 힘 주고 다녀도 될 것 같아요.
와 스피박 님이 내한 하신 것도 놀랍고 생각보다 연세가 많으셔서 놀랐으며 그럼에도 눈이 너무 초롱초롱 똘망하시어 놀랐습니다. 뭔가로 이름을 떨치신 분들은 뭐랄까요? 눈에서 뿜어져 나오는 아우라가 있는 것 같아요. 스피박 님도 그러시군요.
비록 저 분의 책을 읽지 못해 정확한 활동을 알고 있는 게 없지만 <생각하는 여자는 괴물과..>그 책은 제가 읽었었기에 괜한 친근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조금씩 찾아 읽어보고 싶긴 합니다.
현재를 넘어 미래를 상상하라는 명령도 좋네요. 제자리에서 맴도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 앞서 지혜롭게 살아가신 분들이 한 마디, 한 마디 일침을 가해주신다는 건 참 좋은 일입니다. 알아들어 소화를 잘 해내야 하는 게 큰 숙제이긴 합니다만…요즘 나이 먹어갈수록 이해력이 딸려 조금 위축되어가고 있어서.ㅋㅋㅋ
근데 단발 님께는 똑똑한 따님을 두고 계셔 저런 좋은 시간도 보내시고 참 좋으시겠어요.^^

단발머리 2025-08-05 22:56   좋아요 1 | URL
네, 맞아요. 걸음이 조금 불편하신지 강의실에 입장하실 때는 휠체어를 타고 들어오셨구요. 강의는 서서 하시기는 했는데, 연단에 기대서 하셨어요. 지금 보니깐 위에는 그 사진이 없네요. 안경도 썼다 벗었다 하셨구요. <생각하는 여자는...>으로 친근감을 느끼셨다니 더욱 반갑구요.

큰애가 똑똑하기 보다는 ㅋㅋㅋㅋ 제가 스피박 좋아하는 걸 알고 있다는데 저도 놀랐어요. 제가 많이 이야기했나봐요. 호호호.
좋은 시간 감사하고, 이 사진을 올릴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이런 다정한 댓글을 써주시는 분이 계셔서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