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담하건대, 그렇게 못생긴 아기는 여태 본 적이 없었다. 얼마나 못생겼는지 뭐라고 할말이 없었다. 내 입에서는 어떤 말도 나오지 않았다. 병이 있다거나 기형이라는 뜻이 아니다. 그런 건 하나도 없었다. 그냥 못생겼을 뿐이었다. 엄청나게 큰 붉은 얼굴에 툭 튀어나온 눈, 널따란 이마와 비대한 입술, 목이라고 부를 만한 것은 없었고 살찐 턱은 서너 겹에 달했다. 턱의 주름은 귀밑까지 이어졌고 두 귀는 민둥머리에 툭 튀어나와 있었다. 손목도 온통 살투성이였다. 팔과 손가락에도 피둥피둥 살이 붙어 있었다. 못생겼다는 말조차 녀석에게 영예로울 정도였다. (34쪽)

 

그제는 맥도날드에서, 어제는 Kevin's Pie에서, 그리고 오늘은 스타벅스에서 책을 읽는다.

 

 

 

 

 

 

방학에는 교직원 자녀를 대상으로 한 English Camp가 있다. 말은 Camp지만 그냥 하루에 한 시간씩 이루어지는 영어 수업이다. 남편은 우리가 오는 게 귀찮은건지, 아니면 지겨운건지, 아니면 싫은건지 모르겠지만, 생각보다 수업이 별로라고 말했다. 하지만, 나는 무조건 참석하겠다고 했다. 수영과 로봇토리 그리고 우주항공이 아롱이 과외 수업의 전부인데, 공짜로 영어 배우는 기회를 왜 놓치느냐 했다. 남편은 농구, 도서관 투어, 요리수업 등이 맘에 안 든다고 계속 얘기했지만, 나는 원어민에게 “Hi!"나 원 없이 해봐야한다며 강하게 밀어붙였다.

아침을 먹고, 설거지를 하고, 청소기를 한 번 돌린다. 빛의 속도로 돌린다. 머리감고 화장하고 옷을 입는다. 아이들과 함께 학교로 간다. 아롱이는 수업 보내고, 딸롱이와 맥도날드로 향한다. 밀크쉐이크와 컬리후라이를 시키고, 넉달째 읽고 있는 The Giver Quartet을 읽어준다. 짬이 나면 내 책을 잠깐 읽는다. 아롱이와 남편이 나오면 점심을 먹는다. 학교 앞 도서관에 들어간다. 1시간 자유시간을 주고 나서, 아롱이 방학 숙제를 도와준다. 3시 반에 문화센터로 간다. 수영을 하고, 발레를 한다. 집으로 돌아온다.

저번주와 이번주의 생활이다. 아이들 방학이라 점심 차리기 싫어서 나가는거냐,고 말하지 말아 달라,고 누구에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렇게 지내고 있다. 즐거운 시간이다.

모두 다 행복한 시간이지만, 맥도날드에서의 시간이 즐겁다. 너희들은 공부를 하거라, 엄마는 책을 읽으마, 하는 이런 시간 말이다.

정말 못생긴 아기였다.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버드와 올라에게는 그렇게 중요한 문제는 아니었을 것이다. 설령 그렇다 치더라도, 아마 그들은 못생겼다고 해도 어쨌든 괜찮아, 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우리 아기니까. 지금은 이런 시기를 거치는 것뿐이지. 조만간 다른 시기가 찾아올 거야. 이런 시기도 있고 다른 시기도 있는 것이니까. 결국에는, 그러니까 모든 시기가 지나가고 나면, 모두 괜찮아질 거야. 그들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게 틀림없었다. (39쪽) 

 

첫 번째 단편 <깃털들>은 한 달 전쯤 읽었는데도, 기억에 오래 남았다. 나와 아내는 직장에서 알게 된 버드의 집에 초대를 받아 저녁식사를 함께 하게 된다. 그날 저녁, 나와 아내는 집안을 걸어 다니는 조이라는 이름의 공작을 보고, 흉측한 치열 석고본을 보관하고 있는 버드의 아내 올라를 보고, 그리고 너무나도 못생긴 그들의 아기를 보게 된다. 할 말이 없어지는 상황이 이어진다. 그리고 나는 생각한다.

그 날 저녁, 나는 내 인생이 여러모로 썩 괜찮다고 느꼈다. 내가 느낀 걸 프랜에게 말하고 싶어서라도 나는 어서 둘만 있고 싶었다. 그 저녁에 내게는 소원 하나가 생겼다. 식탁에 앉아서 나는 잠시 두 눈을 감고 열심히 생각했다. 소원이란 그날 저녁을 절대 잊지 않겠다는 것, 혹은 다시 말해 그날 저녁을 놓아버리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40쪽)

 

좋은 시간도, 나쁜 시간도 결국에는 지나가게 되어 있다. 내가 기억하는, 내 인생의 행복한 순간이란 대부분 극적인 경우일 테다. 대학에 붙었을 때나, 회사에 취업했을 때, 그 사람도 나를 좋아하고 있음을 확인하게 되었을 때처럼 말이다.

하지만, 내 인생의 어느 순간, 덜 재미있고, 덜 활기찬 순간이 다가왔을 때, 나는 그제를, 어제를, 그리고 오늘을 기억하고 싶다.

아이들은 제법 자라 스스로 옷을 챙겨입고, 양치하고, 혼자 신발을 신을 수 있고, 걸을 때 손을 잡아줄 필요가 없다. 하지만, 아이들은 아직 어려 밥을 차려줘야 하고, 옷을 사 줘야 하고, 차들이 빨리 다니는 교차로에서는 잘 보이지 않을 게 분명한 키 작은 아이의 손을 잡아 줘야한다.

나는 향수 뿌리고 멋내고 집을 나서는 딸애에게 백화점 같이 가자고 조르지 않을 예정이다. 나는 말끔하게 차려입고 친구 만나러 간다는 아롱이에게 영화 보러 가자고 매달리지 않을 예정이다.

하지만, 바로 지금, 그 날의 할 일을 모두 마치고 엄마랑 숨겨둔 과자를 꺼내먹으며 <반지의 제왕> 복습하는 걸 제일 좋아라 하는 이 아이들하고 사이좋게 지내려 한다. 그리고 <깃털들>의 나처럼 열심히 생각하려 한다.

지금 이 순간을 잊지 말아야지.

행복하고 즐거운 이 시간을 잊지 말아야지.

오래 오래 기억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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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aru 2015-01-15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만 보고,, 오늘 무슨 기념비적인 일이 있으셨던갈까 함서~ 들어왔어요!!
소소한 행복들~~,, 상큼상큼 고소고소~해요.. ㅋㅋ
아이들이 자기들의 행복을 찾아 가느라,,, 더이상 곁을 맴돌지 않을 때까지,,
그대들(아이들)과 행복하게 지내겠다고,, 저도 조그맣게 속으로 외쳐 보아요! ㅎㅎ

단발머리 2015-01-17 10:01   좋아요 0 | URL
소소한 행복이 가득한 한 주였어요.
다음주는 별다른 계획이 없어 아이들과 싸우지 않고 삼시세끼 밥 차려먹는게 목표입니다^^

아직은 아이들이 어리니까요, 모든 면에서 엄마를 찾네요.
찾아주니, 좋아요. 아직은요~~ 헤헤
icaru님도 외치신 그대로 행복하게 지내시기를요~~~

2015-01-22 15: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1-22 17: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에세이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000 작가님, 000 감독님, 추운데 같이 고생한 스탭분들, 000 대표님, 그리고 항상 힘을 주는 사랑하는 가족들과 이 기쁨을 함께 하고 싶습니다, 라고 연말시상식에서는 다들 이야기하더니만.

나는 뭐라, 해야 하나.

3번의 도전 끝에 드. 디. 어. 신간 평가단이 되었습니다. 이 기쁨을 가족들과(가족만?)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잘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성실하게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1.

 

 

 

 

 

첫 번째 책은 빨간책방에서 다루어졌던 책들 중 외국소설 7권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 놓은 책이다.

<출판사 책소개>

숭고하고 윤리적인 속죄―《속죄》, 이언 매큐언

우연과 운명, 권태와 허무, 그 가볍지 않은 무게―《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마지막, 당신이 만나게 되는 진실은―《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줄리언 반스

 

7권의 소설에 대한 즐거운 책수다는 아직 읽지 않은 책에 대한 흥미로운 ‘맛보기’의 시간이며, 이미 읽었던 책들은 다시 읽게 만드는 놀라운 책선전의 장이다. 읽지 않은 책에 대해서는 ‘핑크빛 미래’를 약속하고, 이미 읽은 책에 대해서는 옛 애인을 기억하는 듯한 즐거운 추억의 시간을 제공한다.

 

2.

 

 

 

 

 

시인 이성복의 아포리즘을 모아 엮은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2001)가 새로 나왔다. 이성복 시인의 시집을 하나씩 사모아 읽고 있는데 이 귀한 산문집의 개정판이 아주 반갑다. 나는 새 책을 좋아한다.

 

3.

<출판사 책소개>

고발 뉴스 객원 사진기자 이동호가 유가족의 동의를 얻어 초상권을 허락받고, 세월호를 영원히 기억하자는 사진집을 펴냈다. 유시민 작가, 국민 TV 김용민 PD, 대한 성공회 김현호 신부, 방송인 김미화 등 많은 사람들이 글로서 이 책에 참여했는데, 이 책의 처음과 끝은 하나다. '세월호'를 영원히 잊지 않겠다는 '세월호의 새로운 기록'인 것이다.

 

 

세월호에 대한 책이다. 앞으로도 세월호에 대한 이야기는 계속될거라 생각한다. ‘거위의 꿈’을 가졌으나 그 꿈을 이루지 못하고 떠나버린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끝이 없을 테고, 파도 파도 계속되는 업계의 비리와 무능한 정부의 비호와 그것을 밝히려는 노력 또한 끝이 없을테니 말이다.

 

4.

데뷔때의 동영상 속에서도 신해철은 20대 초반의 풋풋함과 함께, 뭐라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당찬’ 이면을 보여준다. 이제 우리 곁을 떠나버린 마왕의 마지막 이야기다. 그렇게, 그렇게도 신해철을 좋아하던 친구가 자꾸만 생각난다.

 

 

 

 

5.

 

이 책에 대해서는 저자 소개가 필요할 듯 싶다.

<출판사 책소개 >

저자 임헌우는 교수라는 직과 디자이너라는 업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레드닷 커뮤니케이션 어워드에서 2011년과 2012년 연속으로 본상을 수상하였으며, iF커뮤니케이션어워드 2013과 그래픽디자인 USA에서도 본상을 수상했다. 계명대학교 최고의 명강의에 선정되기도 하였고, 탁월한 강의평가 결과로 ‘우수교육상’을 받기도 하였다. 하지만 학생들로부터 장난삼아 받은 ‘선생니므상’을 가장 자랑스러워한다.

 

‘버리는 것’이 어떤 것이냐에 대해선 금방 이해가 되지만, ‘스티브’가 무엇인지에 대해선 책을 읽어봐야 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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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5-01-05 0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간평가단 되신것 축하드려요, 자주 뵐 수 있을 것 같아 기대할게요^^

단발머리 2015-01-05 07:24   좋아요 1 | URL
아, 감사합니다.

신간평가단 꼭 되고 싶었거든요. 계속 미끄러졌는데, 이번에 성공해서 무척 기뻐요.
격려해 주셔서 감사해요, 열심히 해 볼께요.^^

아무개 2015-01-05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단평가단 축하축하요!! *^^*

우리가 사랑한 소설들에서 줌파 라히리의 축복받은 집이 없는게 좀 놀라웠어요.
소설을 읽은건 아니지만 두 사람이 얼마나 침을 튀겨가며 칭찬을 하던지..

엄청나게 피곤한 월요일 오전입니다.
졸다가 상사한테 들켰어요 아우.......



단발머리 2015-01-06 19:31   좋아요 0 | URL
감사해요.... 사실, 저 아주 많이 기뻐요.
줌파 라히리의 소설은 아주 최근에 다루었는데, 그 편은 책을 읽고 듣고 싶어서 1부만 들었어요.
역시나 두 사람이 침을 튀기면서.... ㅋㅎㅎ

졸다가 상사한테 들키지 않던 화요일이었기를.... 바랍니다.

자성지 2015-01-05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간 평가단 활동으로 책을 읽고 서평하는 가운데 행복한 생활 이으시길 바랍니다.

단발머리 2015-01-06 19:32   좋아요 0 | URL
네, 감사해요. 자성지님.
신간 평가단 활동 기대하고 있는데, 처음부터 마감일 간당간당하게 추천신간 페이퍼를 작성했네요.
열심히 해 볼께요, 불끈!

기억의집 2015-01-07 0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이성복 시인은 대학 시절에 엄청 좋아했던 작가였는데, 지금은 감성이 무뎌져서 그런가, 크게 와 닿지 않더라구요. 아직까지 황동규시인이나 최승자는(이상하게 최승자시인은 최승자라고 쓰게 돼요) 40이 휠씬 넘은 나이에도 읽어도 좋은데, 이성복 시인의 시는 딱 이십대 초반 그 때 읽었을 그 때 멈추고 더 이상 동반자같은 시인이 안 되더라구요.

단발머리 2015-01-12 07:52   좋아요 0 | URL
저는 사실 이제서야 이성복 시인을 읽고 있어요. 저는 20대엔 뭐 했을까요?
아직 시는 많이 어렵고 그래서, 앞으로도 많이 노력해야될거 같아요.

2015-01-12 07: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1-12 08: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장소] 2015-01-13 1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놔드리고 갑니다.^^

단발머리 2015-01-14 19:26   좋아요 0 | URL
첫책 기다리고 있는데 이 마음으로 쭈욱~~ 해야될텐데.
사실 조금 걱정도 됩니다.
놓아두신 축하, 감사합니다.

[그장소] 2015-01-14 2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뭘..걱정까지야.지금처럼 하시면 되실텐데..!^^ 무리하고 욕심 내니 스트레쓰에 자연스런 글도 안나오고..뻣뻣하기까지..그러니.늘 하시던대로..저는 단말머리님..오래뵌것은 아녀도 내공이 있으시리라 믿어요.^^
응원할게요..언제나!!

단발머리 2015-01-17 10:04   좋아요 0 | URL
지금처럼보다 조금은 더 성실하게 해야될것 같아요. 내공은 없지만서도 조금 열심히 해보려고 합니다.
만약 열심히가 안 되면, 보통으로라도요.
응원, 감사해요, 그장소님^^

[그장소] 2015-01-17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저도 어젠 쓴것 수정하느라 한권도 못올렸어요.
한번 날려먹고는 좀채 글맥을 못잡는 소년이온다..편..소녀가 와야..올려나?
한 살이라도 어릴때 쓰는건데..조금 후회.하기도..ㅎㅎㅎ

단발머리 2015-01-17 10:09   좋아요 0 | URL
내년보다는 올해 한살 어리시니, 지금도 늦지 않으셨어요,
라고 말하면 제가 나이 많아 보이지만, 사실 저도,,,,, 어립니다. ㅋㅎㅎㅎ

[그장소] 2015-01-17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은근 억담이십니당..^^ 내년까지.소년이..
그 녀석 오라고 한편을...끄응..:-*
힘내야징..!!
 

 

 

 

 

 

 

1. 구매가 자랑스러운 책

나쓰메 소세키 시리즈는 8권까지 구매했다. [풀베개]만 다 읽은 상태인데, 현재 읽고 있는 [산시로]만 빼고, 책장 가운데에 7권이 나란히 모여 있는 모습이 얼마나 뿌듯한지.. 이제 한가로이 ‘소세키’를 읽을 일만 남았다. 읽자, 이제는...  

 

 

 

 

2. 아껴읽은 책 [신중한 사람]

이승우 작가님의 신작 [신중한 사람]을 아껴가며 읽었다. 주옥같은 단편들이다.

 

 

 

 

 

3. 빨리 읽은 책 [소설가의 일]

다음장이 궁금해 뒤로 미룰 수 없는 책이었다. 빠르게 읽었다. 읽으면서 웃었고, 읽고 나서도 많이 웃었다. 제대로 공부(?)하기 위해 다시 읽을 참이다.

 

 

 

 

 

4. Thanks to를 가장 많이 받은 책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하얗게 빛나는 종이에 비치는 글자의 검은 줄에 자신을 던지는 일, 그 일의 즐거움에 대해, 그 일의 위대함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Thanks to의 즐거움도 함께한다.

Thanks to여, 영원하라!

 

 

 

5. 자주 써먹은 문단이 있는 책 [책으로 가는 문]

친구들과 이야기할 때, 아이들 책읽기에 대해 이야기할 때 자주 써먹는 문단이다. 맥락에 맞춰 제대로 써먹고 있는지 다시 한 번 돌아본다.

책을 읽으면 이러저러한 효과가 있다고 말하지 말자. 책을 많이 읽는다고 생각이 깊어진다거나 훌륭해지는 게 아니다. “태어나길 정말 잘했구나.” 아이들에게 이런 응원을 보내는 것이 어린이문학의 출발점이다. 자신에게 아주 중요한 한 권을 만나는 일이 더 소중하다.

 

 

6. 기억되었으면 하는 책 [종횡무진 한국사 상, 하]

 

 

 

 

 

남경태님의 책 [종횡무진 한국사]는 역사 읽기의 새로운 진면목을 보여주었을 뿐만 아니라, 작가 특유의 숨결이 그대로 살아있는 명작 중의 명작이다. 남경태 작가님의 책을 읽으며 역사책의 책장을 넘기는 일이 이렇게 즐거울 수 있나, 행복해하며 읽었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고맙다고, 감사하다고 인사도 못 했는데, 안타까운 부고 소식에 암담한 마음이다. 그 분의 다른 책들도 찾아봐야겠다. 

  

7. 가장 가슴 두근거렸던 책 [초조한 마음]

많이 두꺼운 책은 아니지만, 그렇게 얇은 책도 아닌데, 술술 넘어가는 책장에, 작중 인물 뿐만 아니라, 작가도 좋아하게 만들었던 놀라운 소설이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츠바이크의 작품은 모두 읽어야하지 않겠나, 그런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다.

 

 

 

 

8. 2014년, 내가 뽑은 올해의 책 [눈먼 자들의 국가]

 

 

 

 

 

진심으로 대통령께 고하건대 아직 당신이 모르는 사실이 있다. 당신도 분명 그 꽃다운 아이들을 구하고 싶었을 것이다. 선실 구석구석을 수색해 단 한 사람도 빠뜨리지 말고 구하라는 명령을 내린 것도 그런 이유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럴 기회가 당신에게 주어지지 않았다. 비서실장의 말 그대로, 누가 보기에도 생각보다 배는 너무 일찍 넘어갔다. 그러나 아직 기회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진심으로 진심으로 바라건대 각하, 지금 당신에겐

 

저 불쌍한 유가족들을

구조할 기회가

아직은

 

아직은 남아 있다는 말을 진심으로 하고 싶다. 그리고 이것은 마지막 기회이다. 역사가 당신에게 주는 마지막 기회인 것이다. 단 한 번도 진실이 밝혀진 적 없는 나라에서 이 글을 쓴다. 아프다. 너무 아프다. 한 아이의 아버지이기 때문이고 이곳에 발붙인 인간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가 모두 한 배를 탔기 때문이다.

내릴 수 없는 배다. (62-3쪽)

                                                                                               <눈먼 자들의 국가> - 박민규

 

 

 

지난 11월 마지막 주는 아롱이네 반 녹색 어머니회 담당주간이었다. 8시부터 8시 40분까지 등교지도를 했는데, 첫 번째날은 학교 정문 앞에 서게 되었다. 초등학교 정문 바로 위에 중학교 정문이 있는데, 초등학교 아이들은 대부분 후문으로 등교하기에 정확히는 초등학교 등교 지도가 아니라, 중학교 등교 지도였다.

8시 25분, 삼삼오오 짝을 이루어 언덕길을 오르는 아이들의 얼굴이 최대치인 시간, 가끔 신호를 무시하고 길을 건너려는 아이들도 있어, 내 긴~~ 팔을 이용해 제지하며 말했다.

“얘들아, 저 차 지나고 나서, 다음에 건너자.”

그러면 아이들은 금방 자리에 멈청서곤 했다. 햇빛처럼 빛나는 아이들, 젊음이라 하기에는 이르지만, 세상의 온갖 싱그러움을 간직한 아이들, 귀엽고 예쁜 아이들이 그렇게 언덕을 올라온다.

교복을 입은 그 아이들을 볼 때, 그 또래의 아이들을 볼 때마다 뒤돌아볼, 눈물 지을 사람들이 생각나, 또 한 번 마음이 침울해졌다.

이제 세월호 이야기는 그만하라고, 카톡 노란 리본도 그만 내리라고 말하던 요가 강사는 나쁜 사람이 아니다. 난 요가강사를 이해한다. 요가강사의 아이가 죽은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요가강사의 조카가 죽은 게 아니기 때문이다.

보통 사람들은 그 일이 정말 ‘운 나쁜’ 저 사람들에게 일어난 일이고, 그 일은 나에게는, 내 가족에게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말할 수 있는 거다. 저 운 나쁜 사람들이 ‘극성스럽다’고 말이다. 자식이 죽었는데, 자식이 눈 앞에서 죽었는데, 극성스럽지 않을 사람이, 그런 부모가 어디에 있겠는가.

다른 작가의 글도 읽었지만, 특히 박민규의 글은 꼼꼼히 2번을 읽었다. 그의 애절한 호소가, 간절한 바램이 이루어질지는 모르겠지만, 그러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세월호 사건의 진상이 제대로 밝혀지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에서다.

 

9. 2014년, 올해의 문단 [독서의 즐거움]

 

 

 

 

 

 

하지만 우리는 일로만 평가받기를 거부해야 합니다. 우리는 사유, 즉 성찰, 계몽, 이해가 똑같이 가치 있다고 고집해야 합니다. 고전을 스스로의 힘으로 읽어 나가는 프로젝트, 즉 하루에 일정 시간 동안 앉아서 책 한 권을 읽는 행위는 생산물과 축적물로만 우리의 가치를 재는 세상에 맞서는 저항의 행위입니다. 뭔가 ‘생산적’인 다른 일 대신에 아침에 혼자서 책을 읽는 행위는, 가치 있는 존재가 되려면 구체적인 뭔가를 생산해야 한다는 명령을 거부하는 행위입니다.

자, 저항하십시오. 앉아서 성찰하는 기쁨을 느끼십시오. 인간이란 생산력만이 아니라 이해력으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고집하십시오. 아침에 눈을 떠서 부엌을 청소하고 서류를 정돈하기 전에, 무엇보다 고전을 한 권 집어 들고 읽는 시간을 가지기 바랍니다. (한국의 독자들에게, 5-6쪽)

 

부엌을 청소하고, 설거지를 하고, 빨래를 널고 개고 하는 것이 싫어 고전을 읽는 것은 아니다, 라고 말하기엔 부끄러운 삶이지만, 일단 이 모든 가정사보다 고전을 한 권 집어들어 읽는 시간을 가지라는 그녀의 말은 내게 너무나도 달콤해, 나는 그녀의 말을 따르려 한다. 문제는 어떤 고전이냐는 것인데, 일단 처음은 쉽고 가볍게 가는 게 좋지 않겠나 싶다. 아직 정하지는 않은 상태다. 

 

10. 2014년, 올해의 작가

 

 

 

 

 

필립 로스. 그의 책 [미국의 목가 1, 2]를 읽었고, [유령퇴장]을 읽었고, [휴먼스테인 1, 2]를 읽었고, 지금은 [굿바이, 콜럼버스]를 읽고 있다. 다음으로는 [나는 공산주의자와 결혼했다]와 [에브리맨]을 읽으려 하고 있고, [울분]과 [전락]도 눈여겨 보고 있다.  

 

11. 2014년, 올해의 문장 [유령퇴장]

 

 

 

 

 

그     자넨 겨우 서른 살이야. 남자를 많이 수집했나?

그녀  몇 명이면 많은 건지 모르겠는데요. (다시 웃는다)

그     대학을 떠난 이후로. 그러니까 졸업식 이후부터, 자네의 남자를 유혹하는 힘으로 날 수집한 오늘 오후까지 말일세…… 그런데 지금 자네는 그런 능력이 전혀 없는 것처럼, 어린애처럼 행동하는군. 자네의 그런 힘에 대해 언급한 사람이 아무도 없었나?

그녀   그런 얘길 듣긴 했어요. 제가 웃은 건, 선생님이 선생님 당신을 수집된 남자에 포함시키신다면, 제가 수집한 남자를 어떤 식으로 계산해야 할지 몰라서였어요.

그     자넨 날 수집했네. (190-191쪽)

 

 

 

올해의 문장은 ‘자넨 날 수집했네.’이다. 사실 수집된 건 나다. 그래서 이 문장은 이렇게 바뀔 수도 있겠다.

필립로스, 당신은 날 수집했어요.

이제 앞으로 어떻게 할 건가요? @@

올해의 문장에 필립 로스의 문장이 뽑힘으로 해서, 필립 로스는 당당한 2관왕이 되었다. 축하드립니다, 필립 로스씨! 축하선물을 보내드리겠사오니, 비밀댓글로 주소 3종세트 보내주세요. 꼭이요~~

한 일 없이, 한 해가 다 가버렸다고, 또 한 살 먹었다고, 새치 아닌 흰머리라고 울적해했는데, 아주 많이는 아니지만 예상보다는 더 많은 책을 읽었다. 읽은 내용을 많이 기억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기억하지 못했다 해도 뭐가 대수인가. 책과 함께 보냈던 행복한 순간만 기억하면 될 것을.

무엇보다 책을 읽고, 책에 대한 감상을 적을 수 있는 ‘알라딘서재’가 있어서 너무 기쁘다. 그 책 참 좋지요? 저도 그 책 읽어야겠어요, 알라딘 이웃들의 반가운 댓글이 있어 더 신나게 감상을 적을 수 있었다. ‘공감’과 ‘좋아요’. 물론 나는 ‘좋아요’ 보다는 ‘공감’을 더 좋아하지만, ‘좋아요’가 더 많아지는 그런 세상도 금방 좋아하게 될 것 같다. 이 자리를 빌려, 허접한 방에 찾아와 부족한 글을 읽고,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남겨주신 모든 알라딘서재 이웃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꾸.벅.  

더 많이 읽고, 더 많이 쓰고, 더 멋지게 변해가는 나 자신을 상상해 본다.

그렇게 많이는 아니더라도, 조금, 아주 조금이라도 말이다.

갑자기 기대된다. 흥분도 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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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혜윰 2015-01-01 1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승우 단편집. . . 읽고 싶네요!! 다른 책들도 찜~♥

단발머리 2015-01-01 19:44   좋아요 0 | URL
전, [칼]이랑 [딥 오리진], [리모컨이 필요해] 좋았어요. 읽으신 후에 알려주세요~~
그렇게혜윰님은 어떤 작품을 좋아하실까, 궁금해요:)

cyrus 2015-01-01 1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리즈로 구매할 때가 책 좋아하는 사람 입장에서 가장 뿌듯할 때인 것 같습니다. 그냥 책장에 꽂힌 것만 봐도 기분이 좋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좋은 책 많이 소개해주세요. ^^

단발머리 2015-01-01 19:52   좋아요 1 | URL
네, 맞아요. cyrus님. 나란히 꽂힌 애들 덕분에 밥 안 먹어도 든든합니다^^ 이제 읽는 즐거움을 누릴 때가 되었네요. 헤헤
cyrus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부탁은 제가 드려야죠. 좋은 책 많이 소개해 주세요~~~~~

icaru 2015-01-01 2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태그마저도 깨알같이 성실합니다! ^^
단발머리 님 페이퍼 덕에 좋은 책들 많이 만난 한 해였어요.. 최근에만 해도 불황10년. 소설가의 일.. 유머를 사랑하는 사람은 재치기처럼 숨기려해조 숨길 수 없나봐요.. ㅎㅎ;;
참참.. 단발머리님은 단발머리시죠? 아님 조용필 님 팬 ㅎㅎ;;

단발머리 2015-01-01 20:15   좋아요 0 | URL
아, 감사합니다. icaru님~~~ 새해에는 더욱 정제된 유머로 찾아뵈어야 할텐데.... 가능할까요?
새해 인사 주고 받으니 이제서야 새해 느낌이 나네요. 올해도 자주 뵈어요^^

참, 저는 이 닉네임 만들때는 딸롱이가 단발이라서 아무 생각 없이 만들었고요.
지금은 제가 단발머리네요. 마음에 안 들지만서도...

2015-01-01 21: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1-05 07: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보슬비 2015-01-01 2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제나 정성 가득한 단발머리님의 페이퍼를 볼때면 글 잘쓰시는 분들이 부러워요. ^-^ 그리고 2014년 올해의 책 분류도 참 좋아요. 특히 `구매가 자랑스러운 책`은 너무 부러운데요. 진짜 `나쓰메 소세키` 전집 멋지긴해서 갈등했었어요. 저 진짜 사리 나올것 같아요. ㅎㅎ

단발머리 2015-01-05 07:30   좋아요 0 | URL
네~~~ `구매가 자랑스러운 책`이 1번이지요.
외적으로 너무 이뻐요. 책 중 책, 책 중의 김태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슬비님, 새해에 좋은 영어책 많이 부탁드려요.
물론 제가 많이는 못 읽겠지만, 보슬비님 방에서 표지만 많이 봐도 웬지 영어랑 친해지는 기분이~~~ ^^

서니데이 2015-01-01 2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지난해에도 단발머리님의 서재에서 좋은 글 많이 읽었는데, 올해도 기대 많이 하고 있을게요.
항상 건강하고 행복한 시간 되셨으면 해요.

단발머리 2015-01-05 07:31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구요.
좋은 일 많이 생기시고 사업 번창^^ 하시는 한 해 되시기를 바래요.
앞으로도 자주 뵈어요~~~

기억의집 2015-01-07 0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미야자키 하야오의 책에 대한 생각에 전적으로 공감해요. 책이 사유의 폭이 넓혀지거나 사고의 질이 더 좋아지는 건 아니건 같아요. 예전엔 책을 읽으면 뭔가 다른 사람으로 짜짠~ 탈바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인생사 여러 사람을 거쳐보니 아니더라구요. 단지 전 아이들에게 책을 읽게 하고 싶은 이유가 타인의 상상력에 재미를 느꼈으면 해요. 제가 아들냄 영어를 가르치는데, 어휴.... 진짜 평소 독서부족이라 이해력이 떨어지는데, 그런 거 보면 책이 일부분 간접체험같은 거라 요즘은 강요해요. 예전에 미야자키 하야오와 같은 생각이라 전혀 애들한테 책에 대한 강요을 안 했는데 요즘은 하게 되더라구요~

필립 로스의 휴먼 스테인은 읽었는데, 어떤 내용인지 기억이 안 나요. ㅠㅠ

단발머리 2015-01-12 08:00   좋아요 0 | URL
저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이야기에 완전 공감해요. 책 많이 읽는다고 훌륭한 사람 되는 것 아닌 거 같아요.
다만, 한 권의 책, 그 한 권을 찾고 있어요. 딸롱이는 대략 찾아가는 것 같은데, 아롱이는 아직도 다이나포스만 사랑하네요. ^^
아들 영어 가르치신다니 정말 대단하세요. 아들을 가르치는 것도 어려운데 영어라니요... 응원합니다!

전, 아직 필립 로스에게 빠져 있답니다. ㅎㅎㅎ

기억의집 2015-01-12 08:03   좋아요 0 | URL
휴먼 스테인 재밌게 읽은 거 같은데 에브리맨도 읽었고... 근데 기억이 안 나요. ㅠㅠ 이래서 리뷰나 페이퍼라도 써야하나봐요. 영어 실력 안 되는데 학원비 절약해야해서...

mira 2015-03-09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권도 읽은 책이 없네요. ㅠㅠ 아, 소설가의 일은 읽다가 말았어요. 좀 천천히 읽으려구요

단발머리 2015-03-12 11:39   좋아요 0 | URL
mira님은 다른 분야를 많이 읽으시니까요. 저는 아무래도 소설 쪽을 많이 읽게 되더라구요.
[소설가의 일]은 정말 좋았어요. 천천히 읽으셔도 좋으실 거예요. *^^*
 
체스 이야기.낯선 여인의 편지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1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김연수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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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언 반스의 책이었는지, 폴 오스터의 책이었는지, 아니면 다른 책이었는지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는데, 이런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

“요즘엔 뭐 읽어?”

“응, 지금은 츠바이크 읽고 있어.”

“세계 문학 알파벳 순으로 읽는 거야? 츠바이크(Zweig)면 거의 다 끝나가네.”

이런 식이다. 나는 Stefan Zweig면 S 아닌가, 하는 쓸데없는 생각을 하며, 키득키득 웃었다. 이 이야기라도 안 한다면, 이 슬픈 이야기를 시작할 수 없을 것 같아, 하릴없이 적어 보았다.

짧은 소설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편지를 읽기 직전에 여유로운 남자의 모습과 알 수 없는 사람으로부터 온 의문의 편지, 그리고 편지를 다 읽은 후에 충격을 받은 남자의 모습. 물론 소설의 대부분은 편지 내용 속에 들어 있다.

여기 한 남자를 사랑하는, 한 여자가 있다.

당신이 지금도 여전히 저를 사로잡는 특유의 성마르면서도 경쾌한 동작으로 차 발판에서 뛰어내려 집으로 들어가려 했지요. 무의식적으로 당신에게 문을 열어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당신이 오는 쪽으로 다가서다 하마터면 당신과 부딪칠 뻔 했습니다. 당신은 따뜻하고 부드럽고 감싸는 듯한 눈빛으로, 그래요, 다정한 듯한 눈빛으로 저를 바라보았고 제게 미소 지었습니다. 네, 다정했다는 것 외에는 달리 표현할 말이 없네요. 그때 당신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허물없는 사이처럼 말했지요. “정말 고마워요, 아가씨.”

그것이 전부였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여, 하지만 전 바로 그 순간 당신의 부드럽고 다정한 눈빛을 느낀 그 순간부터 당신에게 빠져버렸습니다. (99쪽)

<별그대>에서 만화방을 운영하던 홍진경은 또래 여자아이를 좋아하는 남자애에게 말한다.

“그래, 그렇다니까. 예고 같은 건 없어. 그렇게 훅 들어오는 거야. 사랑이란 게 그래.”

드라마를 보여 제일 집중했던 건, 그리고 오롯이 집중하고 싶었던 건 단연 독보적 남주 김씨의 말과 행동이었지만, 가장 오래 기억에 남는 건 홍진경의 대사였다. 사랑은 그렇게, 훅 들어오는 거라는 것.

자신에게 편지를 보내는 사람이 누구인지 전혀 짐작도 못하는 사람, 자신이 사랑하는 그 사람에게 그녀는 말한다. 당신의 부드럽고 다정한 눈빛을 느낀 그 순간부터 당신에게 빠져버렸습니다. 그녀를 행복하게 했는지, 아니면 그녀를 불행에 빠뜨렸는지, 사랑에 빠지지 않은 모든 제3자들의 판단을 거부하는 이 아름다운 사랑은 이렇게, 이렇게 쉽게, 이렇게 짧은 순간에 시작되었다.

당신은 놀란 듯이 바라보았지요. 전 당신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습니다. 나를 알아봐, 제발 나를 알아보라고. 저의 눈빛은 절규했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아무것도 모르는 듯 친절하게 미소 지었습니다. 당신이 저에게 다시 한 번 키스했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저를 알아보지 못했지요. 전 황급히 문 쪽으로 갔습니다. (144쪽)

이 소설 전체를 다섯 음절로 줄이면 이렇게 된다. 나를 알아봐.

이 소설 전체를 아홉 음절로 줄이면 이렇게 된다. 제발 나를 알아보라고.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지 난 잘 모르겠다. 자신이 귀여워한 예쁜 아이를, 자신이 유혹한 순결한 처녀를, 갖고 싶어 안달 났던 화려한 창부를, 어쩌면 그렇게 쉽게 잊을 수 있나.

아, 그럴 수도 있겠다. 열 셋, 어린 소녀가 열 여덟의 어여쁜 숙녀가 되어 나타났을 때, 그녀를 알아보지 못할 수도 있다. 어린 소녀가 희망 없고 헌신적이며, 너무나 굴종적이고 애타게 기다리는 열정적 사랑(101쪽)으로 그를 사랑했다 할찌라도 한창의 나이, 청년의 그는 소녀의 순수한 사랑을 알아채지 못 했을 수도 있다. 열 세 살의 여자아이가 열 여덟살의 아가씨가 되어 나타났을 때, 그래, 못 알아볼 수도 있다. 그런 그를 이해한다.

하지만, 긴 여행에서 돌아온 그는 그녀를 잊어버린다. 그녀를 잊어버리고 그녀를 찾지 않는다. 사랑하는 이로부터 버림받은 그녀가 말한다.

전 당신을 원망하지 않습니다. 전 당신을 그 모습 그대로 사랑합니다. 뜨겁게 달아오르는 동시에 금방 망각하고, 열중하는 동시에 이내 불성실한 모습 그대로 전 당신을 사랑합니다. 늘 그래왔고 지금도 그런 당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합니다. (123쪽)

열 여덟 어여쁜 숙녀에게서 열 세 살 소녀의 모습을 찾아내지 못한 그를 이해한다. 하지만, 열 여덟의 숙녀가 스물 아홉의 아름다운 여인이 되어 나타났을 때, 그녀를 알아보지 못하는 그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도대체, 그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뜨겁게 사랑하지만 금방 망각하고, 열중하는 동시에 이내 불성실한 그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당신은 바깥 출입문에 못 미쳐, 외투 보관소에서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제가 나오자 당신의 눈이 밝게 빛났습니다. 미소 지으며 서둘러 저를 맞아주셨지요. 그때 전 금방 알아차렸습니다. 당신이 저를 알아보지 못했다는 것을. 예전의 그 아이, 그 소녀를 알아보지 못했다는 것을 말이지요. 당신은 저를 낯모르는, 처음 보는 여인으로 다시금 붙잡은 셈이지요. (138쪽)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고 처음 보는 여인으로서 자신을 붙잡는 걸 알았을 때, 그녀의 절망은 이루 다 말할 수 없다. 하지만,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이미 그의 노예 다름 아닌 그녀는, 그녀를 청하는 그에게 이렇게 말한다.

“그럼 언제 만날 수 있을까요?”

“당신이 원할 때 언제든지요.”

“혹시 지금도 가능할까요?”

“네, 가시지요.” (139쪽)

끝까지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남자, 자신의 말을 기억하지 못하는 남자, 자신을 거리의 여자로 대하는 남자, 지난 밤 사랑을 고액지폐로 계산하려는 남자. 평생을 바쳐 사랑한 남자가 자신을 그렇게 대한다는 걸 알았을 때, 참담한 그녀는 서둘러 방을 나선다. 나는, 어떻게, 그녀가 눈물을 머금은 채로 그대로 그의 방에서 나올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 그에게 소리치지 않고, 그의 뺨을 때리지 않고, 어떻게 그 방을 나올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 그녀는 사랑하는 사람이 남아 있는 그 방을 나선다.

서둘러 나가다가 현관 앞에서 하마터면 당신의 하인 요한과 부딪칠 뻔했습니다. 그는 부끄러운 듯 황급히 옆으로 비켜서더니 제가 나갈 수 있도록 문을 열어주었어요. 그 일 초 동안의 짧은 순간에 - 당신 듣고 계신가요 - 제가 눈물이 글썽이는 눈으로, 그를, 나이 드신 그분을 바라보았습니다. 그 순간 갑자기 그의 눈길에 움찔하는 광채가 비쳤습니다. 그 짧은 순간 - 당신 듣고 계신가요 - 그 일 초의 순간에 그가 저를 알아보았던 겁니다. 어린 시절 이후로 한 번도 저를 본 적이 없는 그분이 말입니다. 저는 하마터면 그에게 무릎을 굽혀 인사하고 그의 손에 입을 맞출 뻔했습니다. 전 당신이 저에게 채찍처럼 휘두른 그 지폐를 얼른 머프에서 빼내어 그분께 슬쩍 쥐어주었습니다. 그는 놀라 떨면서 저를 쳐다보았습니다. 그 순간 그는 저에 대해, 어쩌면 당신이 평생 해온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감지했을 것입니다. 모두가 저를 떠받들고, 모두가 저에게 잘해주었는데 ...... 오로지 당신, 오직 당신만이 저를 잊어버렸습니다. 오직 당신만이, 당신만이 저를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144-5쪽)

나는, 이런 사랑이 어떤 사랑인지 잘 모르겠다. 자신을 잊어버린 그를 원망하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사랑을 한결 같이 지켜가는 이런 사랑을 말이다.

나는, 잘 모르겠다.

나는 이런 사랑은 모른다. 나는 모른다.

내 결혼식에 꼭 와라, 니 결혼식에 꼭 갈게, 그래, 꼭 와, 어차피 넌, 내 결혼식에 오게 될 테니까. 시답잖은 농담. 연애편지를 손에 들고 무조건 찾아갔던 그 애가 다닌다는 교회. 불 꺼진 교회를 뒤로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천 번도 더 돌려보았을 그 애의 전화번호. 백번은 들었음직한 그 애의 ‘여보세요’. 그 애를 생각하며 지켜본 수많은 저녁 놀. 그 애를 만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항상 설레었던 00서적에서의 몇 시간. 베이지색 바지에 청자켓. 여기저기서 보이는 그 애. 그 애의 모습.

나는 잘 모르겠다. 내게는 사랑이라고, 사랑이었다고, 말할 만한 사건이, 추억이 없다. 하지만, 같은 공간에 숨쉬고 있었던 그 모든 시간을 백번, 천 번 다시 되새긴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는 알고 있다. 마지막 순간까지 그를 사랑한 그녀가 이해된다. 그리고, 도저히 그녀를 이해할 수 없다. 자신을 잊어버린 왜 그를 사랑했는지, 왜 아직도 그를 사랑하고 있는지.

 

 

 

 

당신을 사랑합니다. 당신을 사랑해요. ………… 행복하세요.

끝까지 자신의 사랑을 지킨 그녀의 편지는 이렇게 끝난다. 그녀의 삶과 함께 말이다.

끝까지 그녀의 순수한 사랑을 알아채지 못한 그만 남았다.

낯선 여인으로부터 온 편지와 함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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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4-12-12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얼마전에 이 작가의 다른 책을 샀는데, 이 책은 잊어버리고 못 찾았어요. 슈테판 츠바이크도 찾아보면 책이 많겠죠.
단발머리님이 쓰신 정성가득한 리뷰를 읽고나면, 저는 그냥 읽는 것만으로 만족하려구요.

단발머리 2014-12-16 08:59   좋아요 0 | URL
슈테판 츠바이크 책도 사실, 다 찾아 읽고 싶은데, 여기 저기 출몰하는 책들이 많네요^^
그래도 이 짧은 단편은 읽으시기를 추천드려요. 제 리뷰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감동을....
예약해드립니다 :)

icaru 2014-12-16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 애를 생각하며 지켜본 수많은 저녁놀까지 와서,, 넙죽 업드려요~ 울대가 멍멍... 어깨가 시큰~
생각해보니,, 저도 있어요... 만날지 모른다고 생각하면서 보낸 장소, ㅎ 근데,,누구였을까 그이는요~ 단발머리님의 그... ㅎ

앗 근데,, 체스이야기, 부분에서 시선을 확,, ㅋ 체홉의 단편에도 있다던데,, 츠바이크의 작품에도 있었나봅니다... 체스..
저는 츠바이크 제트로 시작하는 작가 중에 유일하네 싶네요~ ㅎ 또 누가...있더라요?

icaru 2014-12-16 15:11   좋아요 0 | URL
체홉 단편에 있는 게 아니라, 츠바이크만 있네요 ㅎㅎ 또 제가 잘못알고 있던 정보를 확인하게 되는 계기..ㅋㅋ

단발머리 2014-12-17 09:22   좋아요 0 | URL
잘 살고 있는 것 같더라구요. 전해오는 소식에는.... 잘 됐어요. 잘 됐다고 생각해요. 진심으로요.

icaru님은 아는 게 많으셔서 헷갈리시기도 하네요. 저는 체홉 단편은 아직 시작도 안 해봐서요.
츠바이크를 처음 읽고 흥분했던 시간이 떠오르네요.
아직 많이 읽어보지도 않았지만 참, 세상에 좋은 작가가 많아요. 그쵸?

icaru 2014-12-17 09:34   좋아요 0 | URL
아는 게 많긴요,, 단발머리 님이 읽고 풀어놓으신 유려한 글들 중에서 제가 알법한 것들,, 빙산의 일각만 아주 그냥 열정적으로 아는 척 하고 있으니,, 겉으로는 그렇게 보이는 것 뿐이죠~~
저는 이 글, 책은 논외로 하더라도,, 단발머리 님 글쓴 의도와는 무관할지 모르지만, 몹시 짜르르 한게.. 가을도 다 가고,, 겨울의 맹위를 떨치는 이 마당에, 마치 가을을 타는 것처럼 그리운 사람들도 호명하고 싶고,, 마음이 그냥그냥 .. 막 그냥.. 그러하였었네요.. ㅎ;;

단발머리 2014-12-17 09:38   좋아요 0 | URL
아니, 진짜예요.
저는 무식함을 양식으로 유머를 날릴 뿐입니다. ㅎㅎ
체홉의 단편도 읽고는 싶어요.
사실, 저 <체스이야기>도 아직 안 읽었다는... 단편도 일단 하나만 읽고, 리뷰씁니다.^^

가을도 다 가고, 겨울이 매섭네요. 오늘 아롱이 알림장을 다 써서 아침 일찍 문방구 다녀왔는데, 완전 춥더라구요. 아롱이에게 말했죠. 추운데, 고생해라~~
그리운 사람, 여기 알라딘서재에서 호명하시면 안 될까요? icaru님 이야기 듣고 싶어용~~~

2014-12-17 10: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2-18 09: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14-12-17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나를 읽더라도요 ^^ 그렇게 하는 게 멋지다는 생각입니다~~ㅎ

단발머리 2014-12-18 09:11   좋아요 0 | URL
헤헤... 너무 안 읽고 살았던 저에게 큰 위로가 되는 말씀이예요.

- 갈 길이 멀어서 조금 숨찬 단발머리가

2014-12-24 21: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2-26 08: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안녕반짝 2015-03-22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와 같네요^^ 저도 줄리언 반스의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를 읽다가 그 안에서 츠바이크에 대해 나오기에 이 책을꺼내서 읽었답니다^^

단발머리 2015-03-23 09:33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안녕반짝님~~~
오늘 리뷰책에도 `츠바이크` 이야기가 많아서요, 저도 츠바이크 책 여러 권 찾아 읽고 싶어요*^^*
앞으로 자주 뵈어요~~
 

 

 

간신히 찾았는데, 나도 짱이닷!라고 말할 만하지는 못하고.

 

역시, 다락방님이 쫌 짱이닷!라고 할 수 있겠다.

 

 

 

 

강신주 1, 2, 3번째 마니아님, 찾습니다~~~~~

 

요런것도 있어요.

 

 

 

 

 

 

움핫핫하하하하하하하. 위로가 되는 화면이다.

 

앞으로 바뀔 수 있으니, 이 곳에 영구저장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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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09 10: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2-09 10: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4-12-09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응? 강신주의 첫번째 마니아가 아니란 말입니까?
분발하세욧!!

단발머리 2014-12-09 12:51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저도 조금 놀라기는 했어요. 제가 많이 부족했네요. 어어어어어어엉....
도와주세요~~~ 도와주세요, 다락방님:)

icaru 2014-12-09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움마,, 저도 궁금한데요 첫째 둘째 분들 누규??
속죄 8번째시구나,, 제가 9번입니다 ㅎㅎㅎㅎㅎ 재밌넹~

단발머리 2014-12-10 08:43   좋아요 0 | URL
다른 것들도 막 찾아보고 싶네요.
근데, 제 홈에서 `마니아` 누르면 아무 화면도 안 떠서요.
위의 화면은 어째 저째 하다가 찾은 화면이예요.
재밌어요^^

순오기 2014-12-09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신주 마니아 1~3위 중 한분은 글샘님이 아닐까 짐작해봅니다!^^

단발머리 2014-12-10 08:44   좋아요 0 | URL
아아, 글샘님이요. 맞는 것 같아요, 순오기님.

일단 글샘님, 접수되셨구요.
다른 분들도 찾아나섭니다. 휘리릭~~~

appletreeje 2014-12-09 2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은 모르겠지만 제 추측으로는, 강신주 마니아 1~2위 중 한 분은
드림모노로그님이 아니실까,하는~ㅎㅎ

단발머리 2014-12-10 08:50   좋아요 0 | URL
헉, 드리모노로그님이요.
맞아요, 드림모노로그님....
그 방에 찾아가 보겠어요. 축하드립니다, 메시지와 함께^^

나무늘보님, 잘 지내시죠?^^
오늘은 많이 안 춥네요. 겨울 건강 조심하세요~~~

2014-12-10 09: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2-10 12: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1-13 12: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1-14 19: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장소] 2015-01-14 2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앞으로 쓸날이 많으니..부지런히..옮겨야겠어요..일단 써놓은것부터 옮길까하는데..북플은 신간위주라 저하고는 당분간 지향점이 안맞을 듯! ㅎㅎㅎ저는 제 길을 가렵니다.

단발머리 2015-01-17 10:03   좋아요 0 | URL
옮기실 거 많으시면 제가 좀 도와드릴까요? ㅎㅎㅎ
자신의 길을 가게 될 그장소님, 응원해 드립니다. 파이팅!!!

[그장소] 2015-01-17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그럼.다락방님을..제게..양도?..하시면.ㅎㅎㅎ

단발머리 2015-01-17 10:07   좋아요 0 | URL
그분이....
알라딘서재 공공재이십니다.
누가 누구에게 양도할 수 있는게 아니예요. 팬덤이 장난이 아닙니다.
그러니, 애정넘치는 하트만 날리는 걸로....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그장소] 2015-01-17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공재..들었어요.저같은 신입은 아직 그림자 닿기도 어려운 공공재..하핳ㅎ

단발머리 2015-01-17 10:11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이 너무 좋은건 신입에게도 똑같이 사랑의 언행을 해주신다는거예요.
마음 변치마시고, 하트 뿅뿅 계속 날리시면, 곧 좋은 날이 올 거예요.(으잉?!!!)

[그장소] 2015-01-17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나...이성적이고시프다..흐흐흐!
왜이러는 걸까요? 넘 책만 팠나봐요..?!^^ 애정을 갈구하는 대상이...
애매모호..ㅋ 웃픈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