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 놀랐는데, 첫번째는 열린책들 책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 놀랐고, 두번째로는 다 모으고 보니 생각보다 책이 별로 없어서 놀랐다.

 

열린책들,하면 <도스토예프스키 전집>이 생각나는데, 누군지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어떤 신문의 필자가, 제발, 제발~ 도스토예프스키는 젊어서 읽어라, 하는 말에, 전집을 사야된다는 내게, 남편은 제발, 제발~ 하나만 읽고 사라, 하는 통에 제일 먼저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을 구입했는데, 거기서 그대로 멈쳐버렸다는 슬픈 이야기가 떠오른다.

 

 

 

 

 

 

 

 

 

 

 

 

 

 

 

 

 

 

일단은 책사진을 올려 이벤트에 응모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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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6-02-10 17: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런 이벤트가 있군요~얼른 책 모아 봐야지 ㅎㅎ

단발머리 2016-02-10 18:07   좋아요 2 | URL
저도 알라딘서재 돌아다니다 알게됐어요.
책 모으셔서 멋진 인증샷~~~ ㅎㅎ

다락방 2016-02-10 2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단발머리님 덕에 이 이벤트 있는 거 알고 부랴부랴 사진 찍었습니다. 헷

단발머리 2016-02-10 20:53   좋아요 0 | URL
지금 보고 왔어요. 우아~~~
수키시리즈 겁나 멋있던데요*^^*

수이 2016-02-10 2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후다다닥 사진 찍으러 :)

단발머리 2016-02-10 20:54   좋아요 0 | URL
아이고야, 또 야나님의 사진은 또 얼마나 근사할까요.
얌전히 뉴스피드 보면서 기다려볼까나요~~~~

수이 2016-02-10 20:58   좋아요 0 | URL
근사하게 찍고싶지만 열린책들 책이 심히 쪼금이라 좌절하면서 ㅎㅎㅎㅎㅎㅎ
그냥 참여하는데 의의를;;;;;;

단발머리 2016-02-10 22:00   좋아요 0 | URL
야나님은 멘트가 좋아서.... 당첨되는걸로^^ 축하합니다, 당첨금 5000원 ㅎㅎ

CREBBP 2016-02-11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때 사뒀으면 책장이 더 빛났을텐데요. 저는 너무 흩어져있어서 엄두가..

단발머리 2016-02-13 08:36   좋아요 0 | URL
ㅎㅎㅎ 다 모으시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저는 워낙 몇 권 안 됐지만서도 다 모으지는 못했거든요.
대여섯권이라도 모아서 도전해보심이....^^
책 많이 있나 이벤트가 아니라 집에 열린책들이 있어요~~ 하는 이벤트니까요.
해보세요, 추첨이지만, 당첨되면 5000원입니다. ㅎㅎㅎ

cyrus 2016-02-11 1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적립금이 1000, 2000원이었으면 이벤트 무시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5000원이면... 그냥 지나칠 수 없어요. ㅎㅎㅎ

단발머리 2016-02-12 07:43   좋아요 0 | URL
네, 네, 아무렴요~~~
안내에는 추첨 30명이라 하던데 아직까지는 응모한 사람들이 30명 안 되는것 같더라구요. 덕분에 열린책들 구경도 하고 좋네요~ cyrus님 서재도 보여주시어요^^
 
한국이 싫어서 오늘의 젊은 작가 7
장강명 지음 / 민음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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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국이 싫은 이유, 지금 한국을 떠나고 싶은 이유, 지금의 한국을 헬조선이라고 부르는 이유를 말해보라고 한다면, 한국사람이라고 한다면 세 가지 혹은 네 가지의 이유를 댈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조건에서 불리한, 기울어진 판 위에서 시작하는 20대라고 한다면, 적어도 7개 아니, 8개 정도는 댈 수 있지 않을까. 한국이 싫은 이유, 한국을 떠나고 싶은 이유를 말이다.

장강명의 소설은 댓글부대이후 두 번째인데, 우리 모두를 울적하게 만드는 무거운 주제인데 반해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독자에게 쉽다고 인식되면서 빠르게 읽을 수 있도록 만드는 것 역시 작가의 역량이다,라고 생각하면서, 나 역시 빠르게 책장을 넘긴다.

 

애국가 가사 알지? 거기서 뭐라고 해? 하느님이 보우하는 건 내가 아니라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야. 만세를 누리는 것도 내가 아니라 대한민국이고. 나는 그 나라를 길이 보전하기 위해 있는 사람이야. 호주 국가는 안 그래. 호주 국가는 호주 사람들이여, 기뻐하세요. 우리들은 젊고 자유로우니까요.”라고 시작해. 그리고 우리는 빛나는 남십자성 아래서 마음과 손을 모아 일한다.”, “끝없는 땅을 나눠 가진다.”고 해. 가사가 비교가 안 돼. (171)

몇 년 사이에 이렇게 빠른 속도로 국가, 나라에 대한 신뢰가 실종될 수 있다는 게 신기하기는 하다. 좋은 시절, 일테면 근로자 우대 비과세 적금이율이 10%였던 때를 별 생각 없이 당연하게 살았던 사람으로서는 더 어리둥절한 일이다. 있는 집 자식들은 군대를 가지 않는다,는 믿지 못할 이야기를 장관 내정자들의 청문회에서 속속들이 확인하면서도 이런 게 바로 금수저-흙수저의 적용편이라는 걸 바로 믿지 못 했다. 부모의 경제력과 자녀들의 명문대 진학률 사이의 연관관계도 아무래도 그렇겠지,하고 그냥저냥 넘겨 버렸다. 하지만, 상황은 생각보다 훨씬 더 심각한 것 같다. 한국이라는 나라는, ‘헬조선은 떠나고 싶은 나라가 됐다.

한국이 싫어서, 라기보다는, 한국에 살 수 없어서, 한국이 살지 못하게 해서 떠나려하는, 떠날 수밖에 없는 청춘들, 한 해에 호주 이민을 신청한 젊은이들이 이만 오천명을 넘어 삼만 명에 가깝다는 이야기가 아무래도 가깝게 다가오지 않는다. 한 해에 이만 오천명. 아니, 삼만명.

종횡무진 한국사에서던가, 고 남경태님은 정조 이후 몇몇 가문에 의한 세도정치가 왕을 좌지우지하고, 백성들은 탐욕스런 지방관들에게 끊임없이 수탈을 당하고, 더 이상의 강탈을 감당하지 못해 집을 버리고 유랑하는 백성들의 이야기, 즉 삼정의 문란과 홍경래의 난, 진주민란 봉기를 전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 때, 이미 조선은 망한 상태였다. 나라가 망한 거나 마찬가지였다.”

조선은 망한 상태로 100년을 갔다. 열강의 침략과 일본에 의한 국권피탈은 망한 나라 조선에게는 당연한 수순이었을 수도 있다. 놀라운 건 조선이 일본에게 어떤 방식으로 당했다는 게 아니라, 나라가 망한 상태로 100년을 갈 수 있었던 것 아닐까. 그 망할 놈의 100년 동안 그 모든 고통과 괴로움은 민중의 몫이다. 무식하고, 가진 게 없고, 힘이 없는 민중들에게 그 100년은 참으로 끈덕지게 길다. 물론 일본의 침략 뒤에는 더 고단한 삶이 이어진다.

밑줄은 좀 다른 문장에 긋는다. 나 역시 강남 출신이 아니고, 집도 그냥 그렇고, 그리고 여자니까, 나도 2등 시민이라는데 껄끄럽게 동의한다. 여자는 자기의 꿈을 이루려는 남자를 따라가야 하지만, 남자는 자기의 꿈을 이루려는 여자를 따라 갈 수는 없다는 걸 슬프게 확인한다. 그리고 마지막.

나도 전업주부로 살고 싶지는 않다. 원래부터 전업주부로 살려고 했던 것도 아니고. 원래부터 그렇게 똑똑한 여자애는 아니었지만, 집 안에 틀어박혀 있으면서 바보 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많이 드는 건 사실이다. 밖에 나가서 다른 사람을 만나는 일은 사실 좀 귀찮기는 하다. 게을러진 것 또한 사실이고, 사고의 폭 또한 좁아진 걸 느낀다. 다른 사람 입장에서 생각하는 건, 나는 참 잘 하는 사람이라 생각하지만, 아무튼 작가가 그려낸 전업주부의 그림은 나 역시 싫어하는 모습이라는 걸 일부러 밝혀둔다.

오늘의 결론은 한국이 싫어서-헬조선-2등시민-페미니즘-전업주부인가.

한국이 싫어요. 여긴 헬조선이라 2등시민인 제가 살기 힘들어요. 페미니즘이라니요. 그런 얘기 했다간 대쎈 여자라고 따돌림 당해요. 저요? .... 전업주부인데요

    

"어차피 난 여기서도 2등 시민이야. 강남 출신이고 집도 잘 살고 남자인 너는 결코 이해 못해." (61쪽)

실제로 걔는 좀 졸렬하게 굴었지. 사랑을 인질로 삼았어.

"너 나 사랑한다며. 나를 사랑하면 그냥 내 옆에서 한국에 있어 주면 안 돼? 호주에 가는 게 그렇게 중요해?"

난 그 말을 이렇게 받았지.

"너도 나 사랑한다며. 나 사랑하면 날 따라서 호주에 가면 안 돼? 기자가 되는 게 그렇게 중요해?"

지명이 한참 동안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울 것 같은 표정으로 그건 안 되겠다고 하더라. 자기는 기자가 되는 게 꿈이라고. 이제 내 마음을 이해할 것 같다고도 했어. "호주에 가는 게 너의 꿈이구나."라고 그는 맥없이 중얼거렸어. (62-3쪽)

한국에서 살아도 그냥 전업주부로 살고 싶지는 않았거든. 딱히 어떤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고 한국의 구직 시장이 어떤지도 몰랐어. 그래도 일은 하고 싶었어. 은혜도 그렇고 학생 때는 똑똑하던 여자애들이 집 안에 틀어박혀 있으면서 바보 되는 거 많이 봤거든. 밖에 나가서 다른 사람을 만나고 부딪치고 그러지 않으면 되게 사람이 게을러지고 사고의 폭이 좁아져. 다른 사람 입장에서 생각할 줄 모르게 되고. 난 그렇게 되기 싫었어. (14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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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6-02-10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직활동에 자신감 상실돼서 다시 일할 수 없을 거라는 비관적인 생각이 강해요.ㅜㅜ
전업주부 11년새 정말 바보된 것도 같고 세상을 보는 시야도 좁고 얕고 꽉 막히기까지한 저를 느껴요. 막막하고 답답해요. 나 자신은 없고 가족을 위해 사는 느낌요.ㅜㅡ

단발머리 2016-02-10 17:44   좋아요 0 | URL
생각하면 할수록 그런 생각이 더 많아져서 될 수 있으면 생각지 않으려고 하는데, 이런 글을 읽게 되면 정말 그런가 싶어, 조금 울적해지기는 해요.
그래도 꿈꾸는 섬님은 아이들이랑 건강하게 잘 지내시는 것 같아 보기 좋아요.
책도 많이 챙겨주시고, 책도 같이 읽고요.
저한테는 어려운.... T.T
 
놈이었습니다 문학동네 시인선 77
이덕규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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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이덕규는 1961년 화성에서 태어났다. 1998현대시학을 통해 등단했다. 시집으로 다국적 구름공장 안을 엿보다, 밥그릇 경전등이 있다. <알라딘 저자소개>

처음 읽는 이덕규 시인의 시집이다. 마음을 건드린 2개의 시 중에, 죽자 죽자 죽어버리자을 옮겨본다.

 

죽자 죽자 죽어버리자

 

코밑이 거뭇해지던 늦은 겨울 이야긴데요 산속으로 솔방

울 주우러 갔을 때 일인데요

인근 야산엔 겨우내 사람들 발길이 잦아서 좀더 깊은 산

속으로 들어가다가 한순간

나도 모르게 그만 털썩 주저앉고 말았는데요

저걸 봐야 되나 말아야 되나, 그러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보아버리고 말았는데요

양지바른 산소 풀 위에 낯선 남자하고 이웃 마을 혼자 사

는 친구네 엄마하고 꼬옥 부둥켜안고 있었는데요

한동안 나는 거기서 꼼짝 못하고 뜨거운 손에 쥔 솔방울

하나를 다 부숴버리고 말았는데요

그런데요 친구 엄마는 울고 남자는 달래느라 나지막이 속

삭이는 소리가 생솔나무 가지를 타고 내려와

내 귓속에까지 생생하게 흘러들어왔는데요

마침내는 서로 흐느끼면서 죽자 죽자, 우리 같이 죽자,

염없이 울고 또는 소리가 들려왔는데요

그날 늦은 저녁까지 나는 산속을 헤매다니며 죽자 죽자 솔

방울을 마구 주워댔는데요

땅이 푹푹 꺼지듯, 무겁고 긴 한숨이 흘러내려와 내 작은

가슴을 짓누르며 두방망이질 치던 그 말,

죽자 죽자, 우리 같이 죽자는 그 말을 부대 자루 가득 담

아 메고 이미 어둑해진

겨울 산을 으슬으슬 내려섰는데요

그러니까, 그날이후 며칠 동안 깊은 신열을 앓으며 깜박

깜박 죽었다가 깨어나서는

비몽사몽 관자놀이에 검지를 대고 수없이 방아쇠를 당겼

는데요 누군지도 모를 먼 사람에게

속삭이듯, 나지막이

죽자 죽자 죽자, 우리 같이 죽어버리자는 것이었는데요

 

여성의 순결만큼 중요한게 여성의 정조이다. 여성의 정조보다 더 우위에 있는 건 어머니의 정조이다. 그래야만 하는 당위를 깨뜨려버린 장면을 목격한 는 털썩 주저앉는다. 손이 뜨거워지고 들고 있던 솔방울을 한 손에 부숴버리는 이유도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여성은 그래서는 안 된다. 어머니는 더더욱 그래서는 안 되고, 친구의 어머니도 그래서는 안 된다. 하지만, 함께 있으면 안 되는 두 사람이 깊은 산 속에서 서로 부둥켜 안고 있는 것을 목격한 는 며칠 동안 깊은 신열을 앓게 되는데, 그건 두 사람이 나눈 말 때문이었다.

죽자 죽자 죽어버리자.

만약 그 말이 사랑한다,였으면 어땠을까.

만약 그 말이 도망가자,였으면 어땠을까.

사랑한다,였다면 두 사람을 미워할 수 있었으리라. 짐승처럼 이끌린대로 이끌려버린 사랑놀음이라고 욕할 수 있었으리라. 더러운 사랑이라고 조소하고 두 사람의 사랑을 경멸했으리라.

도망가자,였다면 두 사람을 멸시할 수 있었으리라. 무책임하게 인간의 도리를 버렸다고 비웃을수 있었으리라. 도망가서 시작하게 될 두 사람의 사랑을 저주할 수 있었으리라.

그런데 울고 있는 여자를 달래던 남자의 말은 사랑한다,도 도망가자,도 아니다.

서로 부둥켜안고 흐느끼며 두 사람은 말한다.

죽자 죽자, 우리 같이 죽어버리자.

이제 여기서, 이 곳에서 두 사람의 사랑은 이루어갈 방법을 찾지 못한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고 도망가서 새롭게 시작하고 싶지만, 이것 또한 두 사람에게는 허락되지 않는다. 두 사람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고, 그렇다고 이 사랑을, 찾아온 사랑을 포기할 수도 없다. 사랑할 수도, 도망갈 수도 없는 상황에서 두 사람은 죽음을 이야기한다. 죽음으로만이 이 사랑을 이길 수 있고, 죽음으로만이 이 사랑을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코밑이 거뭇해 사랑에 눈뜨기 시작했지만, 아직도 뜨거워 솔방울을 다 부숴버리던 는 누군지도 모를 먼 사람에게 자꾸만 이렇게 말한다.

속삭이듯, 나지막이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죽자 죽자 죽자, 우리 같이 죽어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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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aru 2016-02-04 15: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전기현 씨네뮤직 깔대기 같아요. 이 시를 읽으며, 다르긴 하지만, 결말이 딱 엘비라 마디간(몇일전 씨네뮤직으로 봄이요,,)이라고 생각했네요.. 사랑하는 사람들이 결국엔 동반 죽음을 선택하려 한다는 점에서,,
죽자죽자죽어버리자 하는 마음이었겠지만, 중년의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각자의 현실로 돌아갔을 법하긴 해요 ㅎ,ㅎ;;

단발머리 2016-02-05 08:58   좋아요 1 | URL
저는 이 다음은 상상하기가 싫더라구요.
힘없이 각자의 집으로 돌아서는 장면이요.
그래서 시의 마지막이 두 사람을 바라보던 `나`로 끝나나봐요.

저는 엘비라 마디간은 잘 몰라서, 또 바로 폭풍검색^^
icaru님 설연휴네요. 즐거운(?) 연휴 되세요~~~ ㅎㅎ

cyrus 2016-02-04 18: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내용이 긴 시는 안 좋아하는데, 이런 이야기가 있는 시는 좋아해요. 특히 슬픈 사연이 있는 거요.

단발머리 2016-02-05 08:59   좋아요 1 | URL
네, 저도 사실 시가 어려워서 많이는 못 읽는데, 이야기가 있는 이런 시는 너무 좋네요.
슬픈 사연에 마음이 좀 아프지만요...

서니데이 2016-02-04 18: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오늘도 편안한 저녁 되세요.^^

단발머리 2016-02-05 08:59   좋아요 2 | URL
네, 서니데이님~
설연휴 첫날이네요.
맛난거 많이 드시고, 즐거운 연휴 되세요~~

서니데이 2016-02-05 20: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설연휴도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단발머리 2016-02-10 12:48   좋아요 2 | URL
서니데이님, 저는 즐거운 설연휴 보내고 있어요~~~

서니데이 2016-02-07 18: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오늘도 많이 바쁘셨지요.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단발머리 2016-02-10 12:48   좋아요 2 | URL
많이 바쁘지는 않았구요. ㅎㅎ
올해는 시어머니께서 음식을 많이 안 하셨거든요.
서니데이님도 연휴 마지막 날 즐겁게 보내시기를요~~~~

[그장소] 2016-03-17 20: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혼자 되서 사는 친구의 엄마인데 ㅡ정조라니 ㅡ왜...열녀문이라도 세워주어야 해서인가요? 친구만 크면, 아니 어린 아들이 있어도 우리 여자는 오로지 일부종사를 펴~엉~새~앵~해야하는가요...오죽하면 답답하여 죽으려 하나 ㅡ저 들의 사랑이 안타까워요...그러지 않았다면 좋았겠지만 ㅡ어떤 이유로 친구는 홀어머니가 된 걸까요..이땅의 깊이 박힌 강제적 모성을 저는 슬퍼해요...부제한 부성을 서글퍼해요...사랑이 뭔지 몰랐을 코밑 수염 돋기 시작 하는 화자의 심정은 ㅡ보지 말아야 할 것 ㅡ이란 것 보다 ㅡ처참한 마음의 사랑 ㅡ을 말하려 했을 텐데 ...마음이 아닌데 몸만 순결하면 순결일까 ㅡ단발머리님 ㅡ어머니의 지고한 순결보단 ...늦게 온 사랑에 절망하는 이들을 봐주셨으면 더 좋았을 것만 같아요...
그저 ㅡ제 생각일뿐 ㅡ옳다거나 틀리다는 문제는 아니니 불쾌하지 않으셨음 좋겠어요...
 

사피엔스의 봄


현재기온 서울 -3
내일 최저기온 -8


찬바람,
찬바람이 불어도
봄은 온다.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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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16-02-02 23: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유~~~이쁜 꽃이에요^^
봄이 이곳엔 진짜 조금씩 오고 있답니다
영하라는 날씨라는데두요!

저 며칠 전에 울동네 도서관 앞에 매화꽃이 활짝 핀 매화나무를 보고 순간 놀랐거든요
비가 와서 바람이 찬데도 매화꽃은 활짝!!
소리도 없이 곁에 다가 와 있었어요^^

단발머리 2016-02-02 23:16   좋아요 1 | URL
아주 예쁜 꽃이지요.
저 뒷면에는 또 꽃다운 사연이...^^

책읽는나무 2016-02-02 23:19   좋아요 0 | URL
댓글 수정하고 있는데 댓글이 바로 달렸군요?
신기해요
동시간대의 댓글^^

안그려도 엽서같은 카드같단 생각을 했었어요

단발머리 2016-02-02 23:22   좋아요 0 | URL
그 곳에서는 매화가 꽃을 피웠군요. 아하... 저는 오늘 외출했다가 추워서, 겨울인데 추워서 깜짝 놀랐답니다.^^

책읽는나무 2016-02-02 23:30   좋아요 0 | URL
저는 매화꽃이 핀 것을 본 이후로 봄이 다가왔는데 춥다고 엄살떠나?싶어 찬바람 부는데 머리도 안말리고 돌아댕기다가 그냥 바로 콧물이 줄줄~~ㅜ
그래서 깜짝 놀랐어요
도대체 어느 계절 장단에 춤을 춰져야하는건지?ㅋ
내일 희망도서 얼른 대출해가라고 문자 왔던데 도서관 다시 가게 되면 매화꽃을 찍어 알라딘에 봄소식을 전해야겠다고 책임감을 불끈!!!
크~~~~

매화꽃 보여드릴테니 그때까지 안녕히^^

단발머리 2016-02-03 08:39   좋아요 0 | URL
오늘도 아이들한테 바이바이~~ 하러 문 열었더니 바람이 많이 차네요.
그럼요.... 매화는 피었어도 아직 겨울이예요.
봄이 오고 있지만, 현재는 겨울이랍니다. 목이랑 따뜻하게 하시고 얼른 나으시기를요~~

희망도서 문자 이야기 너무 반가운걸요. 저도 그 문자를 자주 받습니다. ^^
도서관 가는 길에 매화가 피었군요.
매화꽃 사진 잊지 마세요~~ ㅎㅎㅎ

아무개 2016-02-03 0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책 읽으시는군요.
저는 계속 장바구니에 넣었다 뺐다만 무한반복중인데요 ㅜ..ㅜ

단발머리님의 멋진 리뷰 읽고나서
사도록 하겠습니다.
땡투를 단발머리님께 휘날리면서요 ㅎㅎㅎ

단발머리 2016-02-03 09:14   좋아요 0 | URL
네... 지금 반을 읽었구요. 앞으로 반이 남았어요. ㅎㅎㅎ
멋진 리뷰는 아니어도 보통 리뷰는 어떻게... 남기는 쪽으로^^

다락방 2016-02-03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잉 저는 단발머리님이 좋아용 ♡

단발머리 2016-02-03 09:34   좋아요 0 | URL
하하하호호호히히히!!! 바로 캡처예요!
내가 다락방님 더 좋아하지만,
이 맘 변하면 안 되요~~~~*^^

해피북 2016-02-07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은 센스쟁이^~^

단발머리 2016-02-08 20:42   좋아요 0 | URL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ㅎㅎ
저는 가족들이랑 쉬고 있어요.
해피북님도 편안한 저녁 되시기를요*^^
 

 

   

 

 

 

 

 

 

이 세상 모든 책이 육아서로 읽히던 때가 있었다. 정확히는 읽고 있는모든 책이 육아서로 읽히던 때였다. 아이는 작았고 눈망울은 초롱초롱했다. 나는 3살 아이의 엄마이자 엄마나이 3살의 초짜였고, 무슨 일을 해도 조바심만 앞섰지 제대로 하는 게 하나도 없었다. 내 엄마 같은 어머니가 될 수 없으리라는 예감이 항상 나를 억눌렀고, 유행을 선도하는 세련되고 근사한 요즘 엄마도 되지 못할 것 같았다. 이 세상 모든 책이 육아서로 읽히던 때였다.

초대형 베스트셀러 미움받을 용기의 저자이자 아들러 심리학의 대가 기시미 이치로는 말한다.

책을 읽어나가다 보면 독자들도 느끼게 되겠지만, 아들러 심리학은 아이를 키우고 교육시키는 데 매우 유익한 통찰을 준다. 타인의 기대에 얽매이지 않고 아이가 삶에 자기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며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키우는 데 있어서 아들러 심리학만큼 도움이 되는 이론도 드물다. (8)

그렇다. 나는 잘못 읽고 있는 게 아니다. 이 세상 모든 책을 육아서로 읽고 있는 게 아니다. 아들러 심리학은 아이를 교육시키는 데 매우 유익한 통찰을 준다고 하지 않나. 나는 그 지혜를 약간 빌리고자 한다.

다른 아이도 아니고 자기 속으로 낳은 자기 자식에 대한 폭력이 극에 달해 살인으로까지 이어졌다는 암울한 뉴스가 전해지는 요즈음, 가정에서 보호받지 못하고 오히려 법망 밖에서 고통받는 아이들이 있다는 사실에 마음 한 쪽이 아련하다.

아이를 유기하고 학대하고 폭력을 가하는 것 못지않게 아이-부모 관계에 치명적인 것은 아이를 지나치게 사랑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덜 사랑해서가 아니라, 너무 사랑해서 생긴다. 우리 아이는 수학이 약해,가 아니라, 우리 아이는 혼합 계산에 약해, 우리 아이는 분수를 어려워해, 라고 말하는 시대다. 터닝메카드를 사기 위해 마트 앞에서 몇 시간 줄을 서는 것쯤이야 특별한 내 아이를 위한 일이기에 아주 작은 각오조차 필요하지 않은 당연한 일이다. 분단위로 시간을 쪼개 아이의 스케쥴을 짠다. 돌리고 돌리고 돌린다. 이 모든 게 다 너를 위해서다. 너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이 사랑의 종착역은 의외로 가까운데, 아이가 이 진실한(?) 사랑을 거부할 때, 그야말로 초신성 폭발과 같은 어마어마한 일들이 벌어진다.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네가 나한테 그러느냐. 내가 너한테 들인 돈이 얼마인데, 네가 그걸 싫다고 하느냐.

그래서 여기에 밑줄을 긋는다.

 

 

사실, 문제는 사랑받고 있는가, 그렇지 않은가에 있지 않다. 보통 아이를 사랑하지 않는 부모는 없다. 그러나 아이를 사랑한다는 것만으로 금방 아이와의 관계가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사랑이 있기에 좋은 커뮤니케이션이 성립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좋은 커뮤니케이션이 있기에 사랑이라는 감정이 태어난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원활한 대인관계를 통해 얻어지는 결과라고 나는 생각한다. (97)

내가 아이를 사랑한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이 아이와 제대로 된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는 게 중요하다는 걸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긴다. 내 사랑이 크다고 강요하지 말고, 내 말만 주장하지 말고, 내가 부모라는 걸 앞세우지 말고. 같은 언어로 말하자. 서로 통하는 말을 하자. 의사소통을 하자. 커뮤니케이션 하자. 이것이야말로 성숙한 부모까지는 아니더라도 보통의 부모가 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요건인지도 몰라,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물론 사랑도 필요하다. 사랑의 도움 없이는... 오전 내내 일기 1.5편을 어찌 감당하랴. 아하...

벌주거나 꾸짖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행동에 주목한다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칭찬을 생각한다. 그러나 칭찬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 (아이가) 칭찬받는 동안에는 부모를 자신의 친구라고 느낄지는 모르지만, 부모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얻으면 곧 부모는 자신의 친구가 아니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부모의 칭찬이 꾸중으로 바뀔 테니까. 설사 그렇지 않더라도 부모가 기대했던 것에 미치지 못하는 실패를 겪을 경우, 아이는 자신에게는 능력이 없다고 생각하게 된다. (104)

그러니까 여기 오전 내내 일기 1.5편을 쓰는 어린이가 있다고 하자. 이 아이의 부적절한 행동, 이를테면 일기를 쓰다말고 이스라엘에서 보물찾기』를 넘겨본다거나, 샤프에서 샤프심을 뽑아내고 있는 현장을 목격할 경우, 아이의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서는 일절 주목해서는 안 된다. 대신 아이의 적절한 행동에 주목해야 하는데, 그것은 칭찬이 되어서는 안 된다. 칭찬은 좋은 방법이 아니기 때문이다. 부적절한 행동을 중지시키고, 칭찬하지 않으면서 적절한 행동을 하게 하는 것, 그것이 오늘 나의 미션인데... 책과 현실은 왜 이렇게도 상이한가. 알라딘굿즈 배트맨 마그넷 이어폰 와인더를 손가락에 끼고 좌우로 돌리며 책장을 넘기는 저 어린이에게 진지하게 물어보고 싶다.

왜 그런거니, 아이야.

왜 책과 현실은 다른거니.

도대체 왜 그런거니.

 

 

 

 

 

 

(사진출처 : 알라딘굿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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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16-01-30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초반부를 읽는데 그냥 갑자기 울컥하네요?
그러다가 후반부에선 그냥 또 갑자기 웃음이!!!
아~~저를 울렸다,웃겼다,
들었다,놨다!!!^^
아이들 아가시절 저 또한 어떻게 키우는게 맞는지 잘몰라 헤매던 시간들이 떠올랐어요
물론 지금도 그렇지만요!

우리집엔 지금 낼모레 개학인 초등생 두 명은 열심히 밀린 방학숙제를 하더니만 또 열심히 수다를 또 열심히 고자질을 또 열심히 춤을 추고 또 열심히 세배까지 정말이지 열심히,심히,심히~~~ㅜㅜ


단발머리 2016-01-30 17:07   좋아요 0 | URL
하하하...
저는 지금도 어떻게 아이를 키우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아이가 저를 키우고 있는 게 맞기는 한것 같은데, 더 나은 엄마는 아니더라도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은데, 생각보다 많이 어렵네요. T.T

이 많은 일, 이 중요한 일, 이 깜찍한 일을 하면서 이 귀여운 초등생 둘은 싸우지 않는단 말입니까!!
너무너무 장한 것 아닙니까!!!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2016-01-30 21: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2-01 09: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16-02-04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다지 아이와 커뮤니케이션이 잘 이루어지는 케이스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어제는 음, 그게 아닐지도 몰라 우리는 꽤 통하는 사이일지도 했어요.
학교에서 요즘 진도 안 나가고, 아이들에게 애니메이션이나 아동관람가 영화를 틀어주는 모양이어요~ 어그제는 오세암을 보고 와서는 줄거리 이야기를 들려줘요. 엄마 아직 안 봤으면, 엄마가 꼭 봤으면 좋겠다고. 너무 슬펐다고.

단발머리 2016-02-05 09:02   좋아요 0 | URL
으흠....

저는 아이와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고 있다고 생각하고 여지껏 살았는데, 어쩌면 아닌것 같기도 하구요.
아이가 권하는 걸 저도 읽어보고, 아이가 좋다는 음악도 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예요.
내 꺼만 권하지 말구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