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운 님이 선물해주신 당신이라는 안정제의 한 구절이다.

내가 생각하는 행복에 대해 말했던 것 같습니다. 나는 모든 행복은 그럼에도 불구하고찾아오는 것이라고 믿어요. 불안하고 우울하다고 해서 행복해지지 않는 것이 아니라, 우울해서 죽을 것 같아도 행복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우울하지 않고 불안하지 않아야만 행복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죽을 만큼 우울하고 불안해도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행복해질 수 있는 기준자와 불안을 가늠하는 기준자는, 서로 다른 방향으로 겹치지 않게 움직여요. (14)

마주보며 같이 눈물 흘리는 것도, 등을 쓰다듬는 것도 따뜻한 마음과 함께라면 모두 위로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위로, ‘위로 받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지만, 너무 달콤한 위로는 사양하는 편이다. 내가 좋아하는 위로는 담백한 종류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주는 부드러운 마음을 가진 사람의 담백한 위로가 내가 좋아하는 위로다.

당신이라는 안정제는 드럼연주자이고 작곡가이며, 음악작가이며 소설과 산문집을 낸 작가 김동영씨와 서울아산병원 정신과 전문의 김병수씨가 나눈 이야기를 엮은 책이다. 매달 한 두 번씩 꼬박 7년간 이루어졌던 두 사람의 만남과 고백들을 옮겨 적었다.

 

김병수씨가 말한다.

나는 모든 행복은 그럼에도 불구하고찾아오는 것이라고 믿어요.

인생의 모든 고통, 슬픔, 아픔이 끝이 있다는 그의 말은 위로라기보다는 오히려 선언처럼 들린다. 그의 이런 말, “끝이 없는 고통은 없습니다.”이야말로 내가 바라는 위로, 내가 원하는 담백한 위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찾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해지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해질 수 있는 기준자를 이리저리 만져보는 것. 설사 그것이 현재로서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라 여겨져도 말이다. 내가 찾는 행복은 그럼에도 불구하고와 함께 온다.

 

 

 

 

 

 

 

 

 

멀고도 가까운에서 리베카 솔닛은 백조왕자를 이야기한다. 공주가 한 마디의 말도 하지 않고 쐐기풀을 꼬아 옷을 지었는데, 이것만이 계모이자 왕비의 저주, 왕자들을 낮에는 백조로 밤에는 인간으로 살게 하는 저주를 끊을 수 있다. 화형장으로 끌려가는 공주, 하늘 위로 쐐기풀 옷을 던진다. 하지만 아직 열 한 번째 오빠의 옷을 완성되지 못 했다. 결국 팔 한 쪽이 미완성인 쐐기풀 옷을 입게 된 막내오빠의 한 쪽 팔은 백조의 날개 상태로 남게 된다. 그의 남은 인생은 백조인간으로서의 삶이 될 것이다. 아픔을 그대로 간직한 채, 인간이자 백조로 살게 될 것이다. 환경은 변하지 않을 것이고, 그가 느끼는 절망의 깊이와 상관없이, 그의 한 쪽 팔은 백조의 날개 그대로일 것이다.

결국 문학이란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어설픈 희망이나 내일을 말하지 않는 것.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 백조의 것임이 분명한 한 쪽 팔을 그냥 그렇게 물끄러미 바라보는 것. 그런 게 아닐까.

 

 

 

마틴 로이드 죤즈의 그럼에도 불구하고에서는 기독교에서 이해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소상히 보여준다.

우리가 복음을 알고 있는지 판별하는 좋은 방법은, 더 나아가 우리가 참된 그리스도인인지 판별하는 좋은 방법은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말을 할 수 있는지 자문해 보는 것이다. .... 그리스도인은 절망의 가장 밑바닥에서일지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말과 함께 다시 일어설 수가 있다. 이는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은 것으로 여기에 믿음의 신비, 복음의 신비가 있는 것이다.”

무조건적 무한 긍정이 사람들을 얼마나 힘들게 하는지, 소리 높여 외치는 할 수 있다의 구호가 사람들을 얼마나 외롭게 하는지, 이제는 나도 알만한 나이가 됐다. 나이를 먹는다고 해서 삶에 대한 통찰이나 이해, 연민을 갖게 되는 건 아닌 것 같다. 오히려 더 회의적이고 비관적으로 변한 나 자신을 본다. 더 쉽게 믿지 못하고, 더 자주 의심하는 나를 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는 내가 놓치고 싶지 않는 마지막 한 마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믿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찾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다리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해지기로 결정하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웃기로 선택하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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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즈라엘 2016-03-21 22: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렇기 때문에가 아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행복하리라.

단발머리 2016-03-22 10:48   좋아요 1 | URL
네, 저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행복하리라.
 

 

 

 

 

 

 

 

 

저자 타니아 슐리의 작가 선정에 대한 설명은 의외로 간단하다. 18세기에 활동했던 작가부터 현재 활동 중인 작가까지, 마흔 명 좀 덜 되는 작가들, 이중 대부분은 영어로 작품을 쓴 영미권 작가들이며 몇몇은 프랑스 출신의 작가들이다. 가장 큰 공통점은 이 작가들이 모두 여성이라는 것이다.

작품을 한 권도 읽어보지 않은 작가에게는 호기심이 생기지 않아 아무래도 알고 있는 작가에 대한 글이 쉽게 읽힌다. 다행히 이 책은 여성작가들이 글을 쓰는 공간을 보여줘야 하기에 많은 사진이 포함되어 있어 편안하게 읽을 수 있다.

 

다른 것을 차치하고 외모만으로 제일 관심을 끄는 작가는 뉴욕 리뷰 오브 북스에서 유머와 매력까지 갖춘 여자 도스토옙스키라 평했던 퍼트리샤 하이스미스다.

 

 

흑인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빌러비드의 토니 모리슨은 새벽 4시에 일어나 글을 쓴다

 

 

온실을 꾸밀 돈을 벌기 위해 글을 썼다는 애거사 크리스티는 부엌 식탁 혹은 자그마한 책상에서 70여 편의 장편소설을 썼다.

 

전부,라고는 할 수 없지만 대부분의 작가들이 결혼했고 그리고 이혼했다. 자신의 이름으로 작품을 발표하지 못 했고, 격려와 지원 없이, 더 정확히는 편견과 반대에 맞서 글을 쓰고 또 발표했다.

가장 마음을 끌었던 건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의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이야기다.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던 린드그렌은 열여덟 살이었던 1926, 자신이 일하던 신문사 편집장의 아이를 갖게 된다. 그는 청혼했지만 린드그렌은 자기보다 서른 살 연상이던 이 남자의 청혼을 거절한다. 가족들을 욕되게 하지 않기 위해 스톡홀름으로 떠났고, 거기서 여비서로 일하는데 필요한 타자기와 속기 등을 배웠다. 아들을 낳았고, 다른 집에 아이를 맡기고는 3년간 아들을 보러 코펜하겐에 열네 번이나 다녀왔다. 거의 굶다시피 하며 기차 요금을 모았다. 열네 시간이 걸리는 야간열차의 삼등석 표를 얻기 위해서였다

나중에 그녀는 스투레 린드그렌과 결혼해 딸 카린을 낳고 그후 거의 10년간은 평범한 가정주부로 지냈다. 그러던 어느 날, 딸이 병에 걸려 앓아 눕자, 붉은색 땋은 머리를 한 당당한 소녀의 이야기를 지어 딸에게 들려주었다. 1944, 이번엔 그녀 자신이 다리를 다쳐 병상에 눕게 되어 예전에 딸에게 들려주었던 그 이야기를 글로 쓰기 시작했다. 그렇게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이 탄생한 것이다.(236)

혀를 쭉 내민 장난기 어린 그녀의 모습은 삐삐가 할머니가 되었을 때의 모습이라 여겨져 더욱 친근하게 느껴진다. 쉽지 않은 삶, 계속되는 어려움 속에서도 어린 시절의 이상을 그대로 간직했던 린드그렌 덕분에 실제 인물 같은 말괄량이 삐삐를 만날 수 있게 됐다.

 

 

이번엔 삐삐다. 말괄량이 삐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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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6-03-19 21: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글을 쓰는 사람은 감옥 속에서도 글을 쓰지요. 시인 김남주는
우유 팩에 못으로 긁어서 시를 써서 밖으로 유출시켰다고 합니다.

단발머리 2016-03-22 10:49   좋아요 0 | URL
아하... 그렇군요.
글을 쓰고 싶은 사람에게 펜과 종이를 빼았을때, 절박한 마음에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얼마나 애절하게 적어갔을까요.
우유팩에 못이라면....

순오기 2016-03-20 0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쓰는 여자의 공간>이라니...급호감이 갑니다.
공간이 없어서 글을 못 쓰는 건 아닐텐데~ 공간이 없다는 투정이 하고 싶어지는 건 뭘까요?^^

단발머리 2016-03-22 10:52   좋아요 0 | URL
공간이라면, 독립된 공간, 자유로운 공간이니까요.
지금 저는 부엌식탁에서 아무도 없는 집 안에서 이렇게 댓글을 달고 있지만,
그 공간 자체가 집이니까요. 저에게는 노동의 장소죠.
빨래 돌리면서 책 읽을까, 뭐 이런 생각을 하고 있어요. ㅎㅎㅎ

순오기님, 잘 지내시죠? 서울은 미세먼지가 심해서, 어제오늘 환기도 못 하고 청소도 못 하고 이러고 있어요.
요즘에 일교차가 크던데 건강 조심하세요~~~
 
멀고도 가까운 - 읽기, 쓰기, 고독, 연대에 관하여
리베카 솔닛 지음, 김현우 옮김 / 반비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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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공주를 죽이려했던 왕비는 새엄마가 아니라 친엄마일거라 확신한다. 경험에서 온 말이라고 생각해도 상관없다. 매번 질투하지는 않지만 부러울 때가 많다. 내가 갖지 못한 것에 대한 부러움, 내가 이미 잃어버린 것에 대한 아쉬움이 얼마 되지도 않는 모성을 압도할 때가 많다는 뜻이다.  

어머니는 금발이 거의 초자연적인 선물이라고 여겼다. 당신이 금발이 아니므로 나 역시 금발이라는 선물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던 어머니는 오랫동안 셀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고 불행한 방식으로 나의 머리를 길들이려 했다. (38)

시작은 저자의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다. 딸이 가진 금발을 질투하는 어머니, 딸의 둥근 눈썹을 시기하는 어머니. 아들이 잘생겼다는 사실을 자랑스러워하지만 딸도 그런대로 봐줄만하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어머니. 자신의 병을 아들에게는 비밀로 하지만 자신의 시중을 드는 딸에게는 불평하는 어머니. 그 어머니가 알츠하이머병에 걸렸다. 길을 잃어버리고, 열쇠를 잃어버리고, 결국에는 자신을 잃어버린다.

어머니가 행복했는가 아니면 불행했는가라는 질문 앞에서, 다른 사람들은 아주 잘 다듬어진, 꽃들이 만개한 평원에서 어머니를 만났던 반면(이것이 가짜라고는 할 수 없다), 나는 어머니의 불행이라는 진짜 늪에 머물렀던 것이라 생각한다. 어머니의 정신이라는 풍경의 또 다른 부분에 아주 멀찍이 자리 잡고 있던, 어머니 본인도 애써 알려 하지 않던 그 불행의 늪에 말이다. (45)

사람은 언제나 스스로를 옹호하려 든다. 거짓말은 아이들만 하는 게 아니다. 누구나 자신의 입장에서 보고 말한다. 그럼에도 이 사람, 오랫동안 어머니에게서 사랑 대신 미움을, 안전에 대한 약속 대신 뜻모를 불안감만을 전달받았던 그녀가, 스스로를 잃어버린 어머니를 돌보는 모습은 마음에 큰 감동을 준다. 그녀는 어머니를 이해하기 위해, 불행의 늪으로만 보였던 어머니를 이해하기 위해 그녀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간다. 어머니를 이해하고, 자기 자신을 이해하려 한다.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그 사람이 되고, 그 사람의 감정을 같이 느끼고, 그리고 같은 고통 속에 침잠하고, 그리고 같이 쉬려 한다. 기억을 잃어버린, 이야기를 잃어버린 그녀의 어머니와 함께 말이다.

어머니의 집을 처분하기 전, 남동생은 집 앞 살구나무의 살구를 모두 따서 그녀에게 보내온다. 100파운드, 40킬로그램이 넘는 살구가 세 개의 커다란 상자에 담겨온다. 무게에 짓눌리거나 좁은 곳에서 썩는 것을 막기 위해 침실의 평평한 바닥에 종이를 펼치고 살구를 넓게 깐다. 온 집안 가득한 달콤한 살구 냄새, 여기저기 썩어가며 진물을 내는 살구. 살구 때문에, 침대 바닥에 놓인 그 과일 덕분에 그녀는 다시 동화를 읽기 시작한다. (26)

백조왕자이야기. 계모의 미움을 받아 낮에는 백조로 밤에만 사람이 되는 열한명의 오빠들을 위해 맨손으로 쐐기풀 윗도리 열한 개를 지은 공주. 모두 완성될 때까지 말을 할 수 없는 공주는 마녀로 몰려 화형을 당할 위기에 처했다. 위험천만한 바로 그 순간, 윗도리가 완성되고 백조들이 그녀를 구하기 위해 날아오른다. 백조왕자들은 공주가 던져준 윗도리를 입고 사람의 모습을 되찾지만, 막내오빠는 한쪽 팔이 완성되지 않은 윗도리를 입는 바람에 한쪽 팔은 여전히 백조의 날개인 채로, 그렇게 영원히 백조 인간으로 살게 된다.

남자들의 마법을 푸는 데 무덤가에서 손에 피를 묻혀 가며 모은 쐐기풀과 침묵으로 지은 윗도리가 왜 있어야 하는가 하는 질문에 대해, 이 이야기는 대답할 필요가 없다. 이야기는 그저 추방과 외로움, 애정과 변신에 대한 이미지, 자신의 이야기를 입 밖에 낼 수 없어 거의 죽음 직전까지 갔던 여주인공의 이미지를 설득력 있게 전해 줄 뿐이다. (30)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어머니의 상태를, 그녀는 동화 속 저주를 받아들이듯 그렇게 받아들인다. 받아들일 수 밖에 없기에 그렇게 받아들인다. 그녀의 이야기는 이어진다.

어머니의 동화, 어머니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신데렐라 이야기, 신혼 첫날밤이 지나기 전 신부를 죽여 배신을 피하려는 술탄에게서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셰에라자드의 이야기, 프랑켄슈타인보다 더 극적인 메리 셸리와 울스턴크래프트 모녀의 인생 이야기, 그림 속에 작은 동굴을 하나 그리고는 그 안으로 걸어 들어가 그대로 사라져 버렸다는 당나라의 화가 우다오쯔의 이야기, 다른 세상으로 이어지는 옷장이 나오는 나니아 연대기’,

그녀는 말한다.

모든 이야기는 실제로는 하나의 이야기, 바로 변신 이야기의 조각들이다. 자신을 안으려는 아폴로를 피해 월계수로 변해 버린 다프네처럼 그 운명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이도 있고, 자신의 남은 생을 극저온 상태로 보존하려고 애쓰는 부자들처럼 격렬하게 저항하는 이도 있지만, 수용이냐 저항이냐를 선택할 수 있을 뿐, 변신 자체는 피할 수 없다. 위험으로부터 누군가를 구해 낼 수는 있지만, 변화나 죽음으로부터 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전투에서 살아남은 병사는 그 후엔 다른 사람, 다른 무언가, 다른 장소가 된다. 전쟁은 잠잠해지고, 기억은 희미해지고, 국가도 사라지고, 가장 근본적인 구조를 제외하고는 모두 썩어 간다. 한때 서로 전쟁을 벌이던, 육체들을 구성하는 원소들이 이제는 흙이 되고, 나무가 되고, 연인이 되고, 새가 된다. 모든 훈장은 낯선 이의 장난감이 된다. 대포를 녹여 만든 교회의 종이, 다시 녹아 대포가 되어 다른 전쟁에서 사용된다. (122)

어제의 저녁 하늘, 사랑의 밤, 산속에 흐르는 시냇물 소리, 내 정신에 불을 댕겼던 어떤 깨달음, , 조화로웠던 어느 날, 근사한 구름이 있었던 수천의 나날, 결국 사라져 버릴, 다시 볼 수 없을 그 순간들을 후손을 위해 유리병에 차곡차곡 담아둘 수 있으면 좋겠다. ... 하지만 역사가로서 나는 이 모든 것이 나타났다 사라진다는 사실이 쓸쓸하다. (126)

그녀의 이 긴 이야기에서 가장 인상적인 건 사라짐에 대한 것이다. 나타났다 사라지는 것, 무엇인가가 다른 그 무엇이 된다는 것, 그렇게 변하고 없어지고 사라져 간다는 건 너무 두려운 일이라 여겨지면서 동시에 아름답게 느껴졌다. 사라지기에, 사라질 것이기에 더 소중하다는 생각, 언젠가는 헤어질 것을 알기에 더 사랑할 수 있다는 생각, 아주 많이 늙어버릴 것이기에 지금 이 순간을 더 느낄 수 있다는 생각, 또는 그러할 것이라는 생각이 계속 머리를 맴돌았다.

감각을 잃어버린 나병 환자들의 이야기, 체 게바라의 전설적인 이야기 또한 아주 흥미로웠다. 그녀에 따르면, 무감각이 자아의 경계를 수축시키는 것이라면, 감정이입은 그 경계를 확장(161)하는 것이다. 감정이입을 통해 우리는 다른 사람이 된다는 것이 어떤 기분일지에 대해 배우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늘 슬픔을 먹고 산다. 그것이 아름다운 서정시와 대중가요의 본질이며, 슬픔과 상심이 그렇게 달콤한 이유는 그것이 우리 안에서 불러일으키는 감정, 즉 타인의 고통에 대한 감정이입과 혼자가 아니라는 작은 위안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173)

아슈바고샤의 불소행찬속 싯다르타의 이야기, 유한함, 덧없음, 불확실성, 고통, 변화의 가능성이 찾아와 삶을 그 전과 후로 나누어 버린, 변화를 강요하는 위기에 대한 이야기. 덴마크 작가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의 걸작 동화 눈의 여왕, 대상을 왜곡하는 거울 이야기. 얼어 죽은 남편과 아이들의 사체를 먹고 살아난 이누이트 여인 아타구타룩의 이야기, 프로이켄의 북극 모험. 블루스 음악가 찰리 머슬화이트가 알콜 중독으로 죽음의 위기에 몰렸다가 아이가 우물에 빠진 사고 소식을 듣고 술을 끊은 이야기, 아이를 성공적으로 구해낸 소방대원이 자살한 이야기. 그 모든 이야기는 새로운 이야기다. 다른 세계에서 온, 다른 이야기.

무엇이든 말로 바꾸어 놓았을 때 그것은 온전한 것이 되었다.”라고 버지니아 울프는 적었다. 그녀는 이어서 이렇게 적고 있다. “여기서 온전함이란 그것이 나를 다치게 할 힘을 잃었음을 의미한다. 갈라진 조각을 하나로 묶어 내는 일이 커다란 즐거움을 주는 이유는, 아마 그렇게 함으로써 내가 고통에서 벗어나기 때문일 것이다. 이것이 나의 가장 큰 즐거움이다. 글을 쓰다가 무엇이 무엇에 속하는지를 발견할 때 느끼는 희열도 그렇다. 여기서 나는 내가 철학이라고 부르는 어떤 것에 도달한다. 어찌되었든, 원단의 뒷면에는 하나의 패턴이 있게 마련이라고 나는 늘 생각해 왔다. 우리는, 그러니까 모든 인간은 그 패턴과 관련이 있다는 생각, 세계 전체가 하나의 예술 작품이며 우리는 그 예술 작품의 일부라는 생각 말이다.” (350)

아직 3월밖에 되지 않았고, 사실 올해에는 그렇게 많은 책을 읽지 않았지만, 어쩌면 그랬기 때문에 더더욱 이 책을 올해의 책으로 꼽고 싶다. 책 소개 그대로다. 읽는다는 것, 쓴다는 것, 변해가는 것에 맞선다는 것, 그리고 받아들인다는 것, 질투하는 어머니로 산다는 것, 어머니를 돌보는 딸로 산다는 것, 그리고 함께한다는 것에 대해 이 책만큼 진솔하게, 담담하게 말할 수 있는 책이 있을까 싶다. 내게는 그렇다.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따라가며, 그녀 자신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그 실타래를 풀어가며 내내 생각했다. 내 이야기는 무엇일까. 내 인생의 유리병 속, 절인 살구는 어떤 맛을 낼까. 어떤 모양을 하고 있을까, 어떤 냄새를 품고 있을까,라고 말이다.

그녀가 다시 묻는다.

당신의 이야기는 무엇인가?’

    

경계심과 의무감의 목소리, 미지의 것에 대한 두려움이 내는, 세상은 위험하고 언제나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말하는 목소리, 즐거움과 위험을 종종 혼동하는 목소리. 내가 처음 도시로 이사를 하자 그 도시에서 강간, 살해당한 젊은 여성들의 기사를 오려서 보내 주었던 어머니의 목소리, 본인에게 평생 한 번도 일어나지 않은 막연한 시련과 손해를 늘 생각하던 어머니, 아무리 하찮은 것이라 해도 실수 자체를 두려워했던 어머니의 목소리. 그 목소리는 이렇게 말했다. "아직 설거지를 마치지도 못했는데 어떻게 천국으로 가니? 지전분한 접시가 부딪히는 소리가 천국의 소리보다 더 크게 들리면 어떡하니? (57쪽)

어린 시절의 나는 쉬지 않고 책을 읽으며 말은 거의 하지 않았다. 의사소통의 가치를 회의했고 무시당하거나 벌을 받을까 봐, 무언가를 들킬까 봐 늘 두려워했다. 이해를 받고, 용기를 얻고, 다른 사람에게 나를 알리고, 확신을 얻어야겠다는 생각은 좀처럼 들지 않았고, 내가 다른 사람에게 줄 만한 걸 가지고 있지도 않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책을 읽고, 많은 양의 글을 쓸어 담았다. 어린이용 이야기책을 읽고, 나중엔 소설을, 하루에 한 권씩 일주일에 일곱 권을 읽었다. 게걸스럽게 책을 파고들고, 말을 줄이고, 도서관에서 빌친 책 꾸러미를 집으로 날랐다. (100쪽)

우리는 습기와 건조함 자체가 신앙심을 형성하는 힘일지도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습도가 높은 지역 대부분에서는 윤회, 즉 삶과 세상의 끊임없는 재생에 대한 믿음이 있다. 이는 물론 끊임없는 죽음이기도 하다. 따뜻하고 습한 지역에서는 모든 것이 분해되고 다시 태어나며, 다시 세워져야만 한다. ... 건조한 세계에서는 변하지 않는 영속성이나 영원에대해 적어도 환상은 가질 수 있다. 사체를 미라로 만드는 것도 가능하고, 건조시켜 보관할 수도 있다. (136쪽)

우리가 보기에 다리에는 아무 문제가 없어 보였지만 걷기에 필요한 기술과 확신, 그리고 걸으려는 의지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나는 어머니가 그렇게 천천히 알려지지 않는 존재로, 알 수 없는 존재로 변해가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그리고 기술이나 사실들을 잃어버렸음에도 자아를 구성하는 것은 무엇인지, 기능을 잃어버린 자아의 가치란 무엇인지 생각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3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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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lmo 2016-03-18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이책도 좋아보여요.
보관함에 담습니다. 제 장바구니를 늘 부풀려 주시는 님, 고마워해야 할까요, 미워해야 할까요?^^

단발머리 2016-03-18 14:34   좋아요 1 | URL
ㅎㅎㅎ 저는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는데 너무 좋아 제것도 사고 친구에게도 선물하려고요.

사랑해주세요~~~ ㅎㅎ
 

 

 

 

 

 

 

 

 

 

 

 

인간이 기계라는 사실을 받아들인다면, 세상을 보는 관점도 크게 달라질 것이다. 브룩스는 자신의 저서에 다음과 같이 적어놓았다. “자신이 특별한 존재라는 생각을 떨쳐버리기란 결코 쉽지 않다. 그래서 로봇이 감정을 가지고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로봇이 인간과 같아지면 사람은 더 이상 특별한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류는 앞으로 50년 안에 이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388)

 

 

1국면 : 이세돌 vs 알파고

 

 

 

 

알파고는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컴퓨터 바둑 프로그램이다. 201510, 유럽 바둑 챔피언 판 후이 2단과의 경기에서 50으로 이겼을 때만 해도 알파고가 이정도의 실력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는 예상되지 않았다. 이세돌도 한 번 질까말까라며 큰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인간대표이세돌은 인공지능알파고와의 대결에서 39일 제1국에서는 어이없게, 310일 제2국에서는 안타깝게 지고 말았다. 2국에 패한 직후 인터뷰에서는 한 번만이라도 이기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세돌과 알파고의 제2국을 살펴보자면 이런 모습이다.

  

  

바둑을 전혀 모르는 내가 알 수 있는 것이라고는 흰 돌은 이세돌 돌이고, 검은돌은 알파고 돌이라는 것뿐이다. 어느 수가 인간이 둘 수 없는 기막힌 수인지 당최 이해할 수가 없다. 정말 놀라운 지점은 기본적으로 한 가지 일밖에 할 수 없다는 알파고가 스스로 공략법을 찾아내는 딥러닝 기법을 적용해 실력을 향상시켰다는 것이다. 다른 부문에서도 인간에 대한 인공지능 AI의 도전은 계속될 것이며, 지금의 경우처럼 인공지능 AI가 승리하고 인간이 패배할 경우가 많아지리라 예상된다. 이세돌의 모든 경기 기록을 가지고 있는 알파고와의 대결은 <이세돌 vs 이세돌>의 격돌일 수 있겠지만, 알파고가 다른 바둑 기사들의 기록까지 가지고 있는 것을 감안한다면 정확히는 <이세돌 vs 지금까지의 모든 바둑기사들>과의 대결이다. 불리한 위치에서 시작한 이세돌, 도전을 받아들이던 자리에서 어느새 도전자의 자리로 옮겨앉고 말았다.

 

2국면 : 이세돌 바둑학원

1997년 세계 체스 챔피언 가리 카스파로프와 슈퍼 컴퓨터 딥블루(Deep Blue)’와의 대결에서 딥블루가 승리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바둑 경기에서는 인간이 단연 우세했고, 경우의 수가 우주의 원자수보다 많다는 바둑에 대해서만은 오랫동안 인간우위를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알파고를 프로그램했던 사람들조차 이세돌과의 격돌에서 50 : 50의 승부를 예측했다. 하지만, 현재 제2국까지는 알파고의 연승. 이세돌 9단은 남은 경기를 모두 이겨야하는 부담까지 안게 됐다.

체스경기에서 슈퍼컴퓨터가 인간과의 경기에서 이긴 후에 체스에 대한 열기와 관심이 확연하게 줄어들었다는 기사를 보았다. 이것은 이세돌과만 연관된 문제가 아니다. 이것은 아롱이가 다니는 이세돌 바둑 학원의 미래와도 직접적으로 연결된 문제라 할 수 있다. 물론 아롱이가 다니는 이세돌 바둑 학원이세돌과는 특별한 연관성을 찾아볼 수 없지만, 이름만은 확실히 이세돌 바둑 학원이다. 이세돌의 분패로 바둑 학원의 미래가 암울해진 이 찰나, jtbc에서는 이세돌과 알파고의 5번기 4국 촬영을 위해 바둑학원을 방문한다고 하니, 아롱이와 나는 이번주 초등부 예배를 마치자마자 바둑학원으로 달려갈 것임을 굳게 다짐했다

 

3국면 : 남동생 vs 누나

이 국면은 너무 안타깝고 슬픈 사연이라 미리 손수건을 준비해야만 하겠다. 아롱이는 지난 11월부터 바둑학원을 다니기 시작했다. 3년 이상 다녔던 수영을 그만두고 나서, 넘쳐나는 시간과 활화산같은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하던 차에, 이전부터 다니고 싶다던 바둑학원에 상담을 받으러 간 날, 바로 그날 등록을 했다. 다른 사교육을 해보지 않아 결제하러 카드를 건네는 손이 심하게 떨렸다. 근처에 어린이만을 위해 바둑학원이 없기도 하고, 원장님이 현재 활동중인 프로 7단의 실력자이기도 해서 바둑학원은 6세에서 9세의 남자 아이들로 앉을 자리조차 부족해 보였다. 11살의 아롱이는 조금이 아니라 많이 늦은 편이었는데, 방과후 26급에서 시작해 현재는 19급으로 실력이 향상됐고, 바둑학원에서의 1분도 소중히 여기며 열심히, 정말 열심히 바둑학원을 다니고 있다. 바둑이야말로 아롱이의 특기 없음을 상쇄해준 특기 중의 특기.

키도, 몸무게도, 공부도, 수영도, 피아노도, 바이올린도, 플릇도, 중국어도, 맙소사, 이탈리아어, 심지어 식사량까지. 넘사벽 누나를 넘어서는 유일한 종목이 바둑이다. 그저께 이세돌 9단의 2국패 소식을 접하고 상심한 우리 세 사람을 보면서 딸롱이는 '알파고스럽게' (‘알파고스럽게란 내가 만든 신조어인데, 냉철한 판단에 감정을 배제한 어조로 말하는 것을 뜻한다) 이렇게 툭 던지고는 자기 방으로 들어간다.

그러게, 왜 바둑학원에 보내요? 바둑 배우면 뭐해? 알파고가 사람보다 잘 두네, .”

아롱이는 고개를 떨구고 남편과 나의 낯빛은 흙빛으로 변했다.

1국면, 인공지능 AI에 추월당한 인류의 미래가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 없어 심히 안타깝고, 2국면, 우리가 사랑하는 이세돌 바둑학원또한 잘 되기를 바라지만, 3국면의 실제는 정말 암담하다. 이게 우리가 이세돌을 응원하는 진짜 이유다.

이세돌 힘내라! 인간 대표로서의 부담이 클 것이다. 자신의 실력을 믿고 당황하지 말고 알파고에 당당히 맞서라. 이세돌 학원의 미래가 네게 달렸다. 우리 문원장님과 이세돌 바둑학원 어린이들이 진심으로 너를 응원한다.

이세돌, 힘내라! 아롱이의 상심을 오늘에는 멈춰주어라!

이세돌 파이팅! 이세돌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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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12 14: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12 14: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oren 2016-03-12 1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간이 만든 도구들이 인간을 능가하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단 생각도 듭니다. 이미 인류가 그동안 숱하게 발명해낸 `도구들`이 대체로 `인간이 도저히 해낼 수 없는 능력들`을 충분히 보여왔으니 말이지요. 이번 `알파고 대국`을 지켜본 어떤 인공지능 전문가가 했던 말인 즉슨, ˝인간이 발명해낸 자동차가 인간보다 훨씬 더 빨리 달린지가 이미 100년도 넘었는데, 무얼 그리 놀라나?˝ 라던 얘기가 제게는 `가장 정곡을 찌르는 말`처럼 들리더군요.

단발머리 2016-03-19 09:15   좋아요 0 | URL
인공지능 전문가가 했던 말이 저에게도 가깝게 느껴지네요.

제가 특히 관심을 갖는 건, 인간이 만든 도구 중에 하나인 인공지능이 `직관`, 인간의 영역이라 할 수 있는 직관을 가질 수 있느냐,하는 거예요. 좀 더 알고 싶기도 하구요.
배움의 길은 끝이 없네요. ㅎㅎ

서니데이 2016-03-12 2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도 어제와 같은 결과였어요.^^;
단발머리님, 즐거운 주말 되세요.^^

단발머리 2016-03-19 09:16   좋아요 0 | URL
서니데이님, 댓글이 늦었어요.
서니데이님도 오늘 즐거운 주말 되시기 바래요~~ *^^*

순오기 2016-03-13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딸롱이를 만나봐서 `알파고스럽게` 대사를 던진 모습이 막 그려지네요~^^
이세돌을 응원했지만 처음부터... 이기긴 힘들겠다 생각했어요.ㅠ

단발머리 2016-03-19 09:16   좋아요 0 | URL
ㅎㅎ 아침에는 `알파고`이고 저녁에는 딸롱이로 돌아옵니다.
이세돌 한 번이라도 이긴거 잘 한거라 생각해요.
1대 1200이니까요. ㅎㅎ

2016-03-13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롱이에게 힘을 주세요~ 전 아롱이 편~게임 덜하고 책을 더 읽으면. . .이런 말이 먹힐까요? ^^;;

단발머리 2016-03-19 09:17   좋아요 0 | URL
아롱이는 뭐, 항상 즐겁습니다.
낯빛 흙빛은 저랑 신랑이죠.
게임은 많이 하고 책은 안 읽으려고 해요. T.T
 

 

 

Meanwhile, he was saying to me, “I turn sentences around. That’s my life. I write a sentence and then I turn it around. Then I look at it and I turn it around again. Then I have lunch. Then I come back in and write another sentence. Then I have tea and turn the new sentence around. Then I read the two sentences over and turn them both around. Then I lie down on my sofa and think. Then I get up and throw them out and start from the beginning. (18)

  

  

 

그가 알건 모르건, 그가 좋아하건 싫어하건, 그는 내 사람이다.

내가 사랑하는 작가이고, 내가 아는 유일한 작가이고, 내가 읽는 작가이다.

읽었던, 읽고픈, 그리고 계속해서 읽는, 읽고 또 읽는 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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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16-03-10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단발머리님, 저 이것 옆에 있는데 지금 완독은 못했어요. 필립 로스! 정말 생전에 한번 만나보고 싶은 작가랍니다. 이 대목 저도 기억해요.

단발머리 2016-03-10 13:40   좋아요 0 | URL
ㅎㅎ 안녕하세요, blanca님~~

저도 아직 끝까지 못 읽었어요. 전에 blanca님 필립 로스의 다른 책 원서로 읽고 리뷰 남기신 것 보았어요.
저는 책 제목도 기억이 안 나네요....

필립 로스님이 오래 오래 사셔야 저도 만나고, blanca님도 만나고, 노벨문학상도 타시고 할텐데요. ^^

책읽는나무 2016-03-10 12: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오~~멋지십니다
단발머리님!!♡♡

단발머리 2016-03-10 13:41   좋아요 1 | URL
멋지지 않아요. 요 위의 문장은 하도 쉬워서요.

I write a sentence.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cyrus 2016-03-10 19: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문장 마음에 듭니다. 애서가들이 특정 작가를 좋아할 수밖에 없는 진짜 이유이기도 하죠. ^^

단발머리 2016-03-12 11:59   좋아요 0 | URL
이 작품에서는 주인공이 동경하는 작가의 말인데요.
저에게는, 필립 로스의 말로 들리네요.

I write a sentence. ㅎㅎㅎㅎ

2016-03-13 1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 아롱이게 기쁨을 선사했네요. 이세돌 9단이..
단발머리님~가족 회식하시겠네요~~ ㅎㅎ

단발머리 2016-03-19 09:18   좋아요 0 | URL
저랑 남편이 완전 좋아했구요.
오히려 아롱이랑 딸은 그냥저냥.
저는 무척이나 기뻤어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