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벌레와 메모광
정민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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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 박지원과 다산 정약용에 대한 다채로운 연구로 여러 권의 책을 저술하고, 『미쳐야 미친다』, 『오직 독서 뿐』, 『삶을 바꾼 만남』등의 책으로 익숙한 이 책의 저자는 한양대 국문과 정민 교수다. 이 책은 ‘책벌레’와 ‘메모광’이라는 접근이 쉬운 편안한 주제로 책을 좋아하고 사랑했던 선인들의 삶을 운치 있는 한시와 함께 보여준다.

먼저, 책벌레. 책벌레라 함은 두 가지를 떠올리게 하는데, 하나는 책을 갉아먹고 사는 책 속 벌레를 말하고, 또 하나는 생업을 위한 다른 일을 제쳐두고 오직 책읽기만을 그 업으로 하는 ‘책바보’를 말한다.

먼저 진짜 책벌레 이야기. 책벌레 중에 특별한 것으로 맥망이라는 벌레가 있다고 한다. 당나라 고사에 따르면, 두어 즉 책벌레가 책 속에 있는 신선이란 글자를 세 차례 이상 갉아먹으면 변화해서 맥망이란 벌레가 되는데, 변화한 책벌레 맥망은 하늘 별에 쬐어 비추면 환골탈태하여 하늘로 날아오른다는 것이다. 조금 허무맹랑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이 이야기를 사람 ‘책벌레’에 적용하면 일면 이해가 된다.

책만 읽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밖에 나가 돈벌이를 하기에 어려운 형편이거나, 아니면 책을 너무 좋아해서 다른 일을 하기 싫어하는 경우도 있겠다. 책만 읽는 이 ‘책벌레’는 ‘신선’이란 글자, 즉 자신에게 깨달음을 주고, 배고픔을 잊게 하고, 인간으로서의 도리에 대해 알려주는 진리를 찾아 책 속을 헤매이고 헤매다가 결국에는 자신이 원하는 궁극에 다다른다. 진리를 찾은 후에는, 깨달음을 얻은 후에는 그는 단순한 책벌레 두어가 아니다. 별빛을 받아 환골탈태하여 하늘로 오를 수 있는 맥망이 된 것이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해도, 세상의 인정과 박수가 없다 해도, 이제 그는 책만 보는 ‘책바보’가 아니다. 하늘로 오를 만한 ‘책신선’으로 환골탈태한 것이다.

책벌레 이외에도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다. 조선, 중국, 일본의 장서인 처리법 비교와 책벌레로부터 책을 수호하기 위한 은행잎과 운초이야기, 책갈피에 압사당해 연구자들에 의해 발견되기를 기다리는 청나라 모기 이야기, 칼라인쇄 투인본 이야기, 작가만 볼 수 있는 빨간 책 이야기와 요술처럼 사라지는 오징어먹물 이야기 등 책을 사랑하며 살았던 선인들의 지혜와 생활을 자세히 알 수 있는 이야기들이 보기 좋은 사진과 함께 자세히 소개되고 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메모 관리법에 대한 것이다. 메모의 중요성을 강조한 책이라면, 『메모의 기술』, 『메모 습관의 힘』, 『뇌를 움직이는 메모』등 여러 권의 책이 이미 출간되어 있다. 연말이라 그렇겠지만, 인터넷서점, 커피숍, 의류점을 넘어 이제는 치킨집에서도 선물로 다이어리를 제공한다. 산뜻한 색상과 다양한 디자인의 수첩이 차고 넘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수첩은 고흐가 사용했다고 전해지는 수첩계의 명품, ‘몰스킨. 이 뿐이랴. 핸드폰에는 메모 기능이 기본으로 설치되어 있고, 메모앱 또한 다양하다. 떠오르는 생각, 지나가는 생각, 단상, 느낌을 메모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 메모했다고 치자. 하지만, 그 다음은?

다이어리나 수첩을 잘 정리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나는 그러지 못한 축에 든다. 메모를 했다. 하지만, 그래서? 그 다음은 어떻게 하자는 거야? 작은 수첩에 적은 메모는 그냥 그대로 가볍게 흩어지기 쉽다. 애지중지 예쁜 다이어리도 몇 년 지나고 나면 먼지와 함께 퇴색한다. 메모를 어떻게 적고, 어떻게 관리해야 하나? 나도 책을 읽고 리뷰를 쓰기 전, 메모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주로 책 속의 키워드를 간단히 적는 정도다.

 

책 속의 구절을 그대로 옮기는 경우도 있다. 이런 식이다.

저자가 소개하는 메모 관리법은 ‘책상 옆의 상자들’이라는 글에 나온다.

나무 궤짝에는 경전에 관한 메모를 담고, 옹기에는 역사에 관한 메모를 담았다. 메모가 쌓이면 편차를 정한다. 같은 크기의 낱장에 한 장 한 장 써서 던져놓았으므로, 엮을 때 순서만 정해 묶으면 거의 가제본 형태의 책이 된다. (145쪽)

 

맞다. 바로 이거다. 같은 크기의 종이, 한 장씩 나뉘어지는 종이로 된 수첩을 준비하는 거다. 메모를 적은 후에 주제별로 정해진 곳(나무궤짝 혹은 옹기가 없으신 분은 플라스틱 통)에 넣어두었다가 많이 모였을 경우, 꺼내서 분리한다. 자주 언급되는 내용이 있는지, 중요한 생각은 없는지, 살펴보고 또 분류해본다. 이 방법은 저자가 지하철 자리에 앉아, 소파에서 TV를 보며, 화장실에서 앉아 번역하고 메모한 것을 모아 책으로 엮은 방법 그대로이다. 아주 효율적인 메모법이라 나도 실천해보리라 생각하며, 바로 검색. 알록달록 인덱스 수첩을 이용하면 되겠다. 몰스킨에게 한없이 뒤지는 외모의 부족함을 효율성으로 이겨내리라.

리뷰를 작성할 때, 나의 염려 아닌 염려는 ‘인용’이 너무 많다는 거다. 지나칠 수 없는 좋은 구절이라 아쉬운 마음에 줄을 긋고 메모를 하고, 리뷰에 인용하는데, 가끔은 인용구의 수가 너무 많고 인용할 내용 또한 하염없이 길어져, 나의 작업이란 건 ‘베끼기’로 시작해 ‘베끼기’로 끝나는 건가, 허무해질 때가 많다. 그런 내게 눈이 번쩍 뜨이는 구절이 있다. 인용해본다.

무엇보다 다산이 강조한 공부법은 초서다. 초서란 책을 베껴 쓰는 것을 말한다. 한 권을 통째로 베끼기도 하고, 필요한 부분만 발췌해 옮겨 적기도 했다. 그렇게 베껴 쓴 책은 수초 또는 총서란 이름으로 묶어 정리시켰다. (105쪽) ... 총서란 초서집의 다른 이름이다. 자기 말은 하나도 없고 자기가 읽은 책을 베껴 쓴 것들이다. 여기에 자신의 호를 붙이고 총서라는 이름을 붙였다. 책 묶음 정도의 의미다. ... 주견이 없는 아이들에게 이런 방식은 인내심도 길러주고 베껴 쓰는 과정에서 공부의 안목이 열리는 희한한 경험을 하게 해주었다. (109쪽)

 

다산이 자신의 아들들과 제자들에게 강력 추천한 공부법은 ‘초서법’인데, 초서란 책을 베껴 쓰는 것을 말한다. 자기 말은 하나도 없고 자기가 읽은 책을 베끼기만 한 것이다. 그런데도 거기에 자신의 호를 붙여, 『치원총서』, 『양포총서』, 『유암총서』, 『순암총서』, 『춘각총서』라고 이름을 정해 책으로 만들고 이것이 어엿이 후대에까지 전해지고 있다.

책을 읽다 보면 여러 가지 느낌에 사로잡히게 되고, 전에는 하지 못했던 새로운 생각에 빠져들 때도 있다. 하지만, 내 느낌과 생각이라는 건 어디까지나 ‘훌륭한 텍스트’를 만났기에 얻어지는 것이지, 나에게서 스스로 ‘만들어진 것’, 내가 중심이 되어 ‘창조한 것’은 아니다. 책을 읽고 리뷰를 쓰는 일이 즐겁기 때문에 아무도 강제하지 않음에도 스스로 책을 찾아 읽고 또 쓰는 것이다. 늘어가는 인용구에, 아무것도 스스로는 창조하지 못한다는 누추함에 울적해지려는 찰나, 읽고 베낀 책에 자신의 이름을 달아 후대에까지 전하는 다산의 제자들을 만나게 됐다. 그래, 베낀 책에도 이름을 다는데, 인용구 많다고 낙심할 필요 없다.

나의 인용은 계속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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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e 2015-11-30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리뷰가 쏙쏙 들어와서 꼭 읽고싶어집니다.

단발머리 2015-12-01 08:38   좋아요 1 | URL
아... potato님, 반가워요.
많이 부족한 글인데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서니데이 2015-11-30 1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글씨를 잘 쓰시는군요,^^
저도 손글씨 빠르고 깨끗하게 잘 쓰고 싶은데 잘 안되어서, 단발머리님의 메모속 글씨가 너무 부러워요,^^
오늘은 조금 날이 풀렸다고 하는데, 따뜻하고 편안한 하루 되세요^^

단발머리 2015-12-01 08:39   좋아요 0 | URL
위의 사진은 미리 생각하고 적은게 아니라서, 제 마음에는 안 들어요.
그럴 줄 알았으면 연습할껄...하고 있습니다. ㅎㅎ

아무개 2015-11-30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잠시 독서를 미루고 있는 상황이나 마찬가지인데요.
얼마전까지 리뷰나 페이퍼를 쓰면서 내 생각은 없고 인용구만 가득한 글을 보면서
이게 뭐하는 짓인가 하고 힘이 쭉~빠졌었는데
마지막 `인용구`를 보니 힘이 불끈! 납니다.

늘 좋은 리뷰 감사해요*^^*

단발머리 2015-12-01 08:40   좋아요 0 | URL
네... 그 마지막 인용구가 힘을 주지요. 저도 그랬거든요.
그걸 소설로만 안 옮기면 되겠다,싶습니다.
출처만 정확히 밝히면 될것 같구요.

제가 더 감사합니다. *^^+

책읽는나무 2015-11-30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용구!
저도 베껴 옮기기 시작하면 하염없이 길어져 아예 인용구를 안적어요ㅜ
하지만,남들이 쓴 인용구를 읽으면 그책에 대한 이미지가 증폭되어 더읽어보고 싶은 욕구가 생기긴 합니다

님의 손글씨도 이쁘군요?^^

단발머리 2015-12-01 08:42   좋아요 0 | URL
저는 인용구를 빼고 나면 뭐.. 쓸게 없어서요.
짜증날 때도 많았는데, 다산의 제자들 보고서는 힘을 내게 되네요.

제, 손글씨는 부끄러워요. T.T

cyrus 2015-11-30 2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읽으니까 서평쓰기를 잠시 귀찮아했던 제 모습이 부끄러웠어요.

단발머리 2015-12-01 09:36   좋아요 0 | URL
ㅎㅎㅎ 부끄러워하지 마시고, 계속 정진해 주세요.
cyrus님의 리뷰 <책 읽는 여자>를 제가 얼마나 재미있게, 신나게 읽었는지요.....
 

 

 

 

 

 

나는 시가 어렵다. 학교 다닐 때는 어려웠고, 직장 다닐때는 안 읽었고, 지금은 어렵다. 좋은 시가 따로 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어떤 시가 좋은 시인지 잘 모르겠다. 솔직히 이성복 시인의 『남해 금산』도 읽어봤지만, 내가 좋아하는 시를 발견하지는 못 했다. 시는 그냥 느끼는 거라고 하던데 읽어도 느껴지지 않으니 난감할 뿐이다. 나는 기형도의 <엄마 걱정>, 김이듬의 <겨울 휴관>, 박준의 <슬픔은 자랑이 될 수 있다>, 이런 시를 좋아한다. 이런 유사성 없음이란... 앞으로도 여기에서 더 진도가 나가기는 어려울 것 같다.

 

<알라딘 책소개>

시인들이 사랑하는 첫번째 이름, 이성복. 생의 날것 앞에 선 인간을 향한 응시, 깊고 오랜 공부에서 비롯한 사유와 감각의 깊이로 거듭나는 힘 있는 언어로 40년 가까이 우리를 매혹해온 이성복 시의 모든 것, 그 내밀히 자리한 말과 언어를 한데 모은 시론집.

 

위 설명은 세 권 시론집에 대한 설명이고, 이 중 『극지의 시』는 2014년 후반기와 2015년 초반의 강의, 대담, 수상 소감 등을 시간 순서대로 엮은 '산문집'이다.

사실 저는 문학잡지나 시집에서보다, 시와는 상관없는데서 시를 느끼는 경우가 더 많아요. 가령 시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제가 드는 예는 80년대 민해경이라는 가수가 부른 노래 가사예요. “인생의 반은 그대에게 있어요. 나머지도 나의 것은 아니죠.” 이게 딱 시예요. 보세요. 허를 찌르고, 칼끝이 정확히 자기를 향해 있잖아요. 다시 말해, 이 노래의 화자가 자기를 불리한 구석으로 몰아넣는 거지요. 살면서 우리는 늘 자기한테 유리하게 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그렇게 하려고 해야 계산이 맞아요. (39쪽)

 

나는, 특정 분야에서 일정수준 이상, 즉 마스터의 경지에 도달한 사람을 판별하는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있는데, 그건 바로 ‘자연스러움’이다.

언제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노유진의 정치까페 테라스에 신영복 선생님이 출연하신 적이 있다. 신간 『담론』이 출간된 직후였는데, 선생님이 감옥에 계실 때, 재소자 축구회 주전선수였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웃으면서 이런 저런 말이 오갔는데, 선생님이 조목조목 자신의 축구 실력을 자랑하시는거다. 전체 재소자가 몇 명이고, 그 중에 몇 명은 실력 아닌 실력(조폭?)덕에 선수로 뽑힌거라 실제로 선수자리는 5-6자리 밖에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제 실력을 예상할 수 있으시겠지요?“

같이 출연했던 패널들도 빵터지고, 방송을 듣고 있던 나도 크흐흐 웃음을 터뜨렸다. 내가 생각하는 훌륭한 사람은 이런 류다. 똑똑하고, 말 잘하고, 글 잘 쓰고, 인물도 좋고, 명예도 있고 그리고 어깨에 힘 들어간 사람들과 정반대의 사람들. 더 유식한 척, 더 많이 배운 척 하느라 애쓰는 사람들과 정반대에 있는 사람들. 다시 말해, 하는 말이 자연스러운 사람. 쉬운 말로 이야기하는 사람. 사실 그대로를 편안하게 이야기하는 사람. 나는 그런 사람을 좋아한다.

이성복 시인을 실제로 만나보지 못했기 때문에 실제로 이 분이 어떤 분이신지는 알 수 없다. 다만 그의 대답을 통해 그가 어떤 사람인지 조금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시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우리는, 나는 얼마나 근사한 대답을 하고 싶어 하는가. 문학잡지, 문학 계간지의 해설에서는 한국어이기는 하되, 이해할 수 없는 말들이 얼마나 많은가. 하지만, 이 세대 시인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시인 중의 시인 이성복 시인이 말한다.

“인생의 반은 그대에게 있어요. 나머지도 나의 것은 아니죠. 이게 딱 시예요." (39쪽)

이렇게 설명하면 이해하지 못할 사람이 어디 있을까. 나를 불리하게 하는 게 시예요. 이것만큼 시 자체를 명쾌하게 설명해주는 말이 어디 또 있을까.

가령 사진기를 받치는 다리도 세 개잖아요. 그처럼 이 세 가지는 늘 함께 가는 것 같아요. 이 셋 중에서 어떤 사람은 진지함은 넘치는데 자비심이 없다든지, 자비심은 있는데 장난기가 없다든지, 장난기는 있는데 측은지심이 없다면, 예술로서나 인생으로서나 만족스러울 수 없겠지요. 결국 인생과 예술에서 문제 되는 것은 이 세 가지 축이 아닐까 해요. (90쪽)

 

‘진지함-자비심-장난기’가 인생과 예술에서 문제가 되는 세 개의 축이라는 이 말씀처럼 마음에 와닿는 이야기가 어디 있을까. 예술가들이 걸어가는 길을 이보다 더 잘 보여주는 말이 어디 또 있을까.

가령 이 벽에 공을 던진다고 해보세요. 수평으로 던지면 수평으로 돌아와요. 또 가파르게 던지면 가파르게 돌아오지요. 어떤 사물이나 사건에는 반드시 반환하는 지점이 있는데, 그 지검은 내가 만드는 것이 아니고, 이미 내재해 있는 거예요. 그 지점을 발견하지 않고도 발견한 것처럼 속임수를 쓰면 안 돼요. 글을 쓰기 위해서는 대상에 구멍이 뚫릴 때까지 들여다봐야 한다잖아요. 그래야 자기에게 이득이 있고 남에게도 이득이 있는 글을 쓰게 되는 거지요. (94쪽)

 

자기에게 이득이 있고 남에게도 이득이 있는 글을 쓰기 위해서는 대상에 구멍이 뚫릴 때까지 들여다봐야 한다,는 이해하기도 실천하기도 조금 어렵다. 어떤 식으로 어떻게 들여다봐야 하는지 알려 주시면 좋을텐데. 그래, 어려운 것도 있어야지. 이 말을, 대상에 구멍이 뚫릴 때까지 들여다봐야한다는 이 말을, 구멍이 뚫릴 때까지 들여다보고 있으리라.

밤늦게 과자먹으면서 유투브 돌아다니다가 이 노래를 알게 됐을 때는 원곡자가 누구인지도 몰랐다. 처음 가사를 들었을 때도 각별한 느낌이 전해졌는데, 이성복 시인의 “이게 딱 시예요.“ 이야기를 듣고 나니 더 근사하게 느껴진다.

윤민수가 부릅니다. <어느 소녀의 사랑이야기>

유투브 영상은 여기... https://www.youtube.com/watch?v=NMNBYw2m0m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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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미 2015-11-24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멋진 비유네요!! 이 노래 제가 정말 좋아하는 곡인데, 제가 가장 좋아하는 가사가 시를 설명한 거라니요!!

단발머리 2015-11-24 14:10   좋아요 0 | URL
그렇지요. 저도 이 노래 정말 좋아해요.
가사가.... 캬햐~~~~~~~~~~
유투브 버전으로 퍼오고 싶었는데, 소스제공을 차단해서 다른데서 퍼왔더니, 화면이 정지하고 있네요.

가사를 음미하시는 걸로.....^^

내 인생의 반은 그대에게 있어요.
그 나머지도 나의 것은 아니죠.
그대를, 그대를, 그리워하며,
살아야 하니까...

icaru 2015-11-24 1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밤늦게 과자먹으면서 유투브 돌아다니다가, 라니 단발머리님 너무 친근하잖아욧!!! ㅋㅋ

단발머리 2015-11-24 16:19   좋아요 0 | URL
이 때, 가족은 모두 재워야 한다는 사실, icaru님도 실천하고 계신건가요? ㅎㅎ

icaru 2015-11-24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천하다뿐인가요, 엄청 즐깁니당 ^^

단발머리 2015-11-24 17:31   좋아요 0 | URL
ㅎㅎㅎ 깊은 밤, 모두가 잠든 이 때에...
나는 과자를 아삭거리며 유투브를 헤메인다.. 우하하...

2015-11-24 21: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26 13: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무개 2015-11-25 0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시가 너무 어렵다고 어느분 서재에 댓글을 남긴적이 있어요.

저는 김수영과 윤동주의 시중에서 제가 알아 먹을수 있는 한두편을 좋아합니다.
그냥 느끼라고 하는데, 뭘 느껴야 하는지 조차도 모르겠는 시들은 정말 난감해서.....

단발머리님의 글은 참 뭐랄까....단발머리님 같아요. *^^*

단발머리 2015-11-26 13:49   좋아요 1 | URL
저는 항상 시가 어렵고. 그리고 이건 비밀인데.
저는 사람들이 막.... 좋다고 하는 시를 좋아하는, 그런 어린이 취향입니다.
스스로 시인을 찾아내고, 시집을 찾아읽고 싶은데,
그런 안목이 언제쯤 생길지는....

제 글이, 참.... 저 같군요.
어떻게, 웃어요? 울어요? ㅎㅎㅎㅎ

에이바 2015-11-26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극지의 시 보고싶은데 너무 어려울 것 같아 미뤄뒀어요. 단발머리님 글을 보니 왠지 용기내도 될 것 같아요.^^

단발머리 2015-11-26 13:46   좋아요 1 | URL
저기 위에 시론집이 세 권이 세트잖아요. 그 중에 <극지의 시>가 강연을 엮은 거라 제일 쉬워 보여 저도 시작했구요. 인용하고 싶은 좋은 구절이 아주 많아요.
기독교, 불교, 도교에 대한 이야기가 골고루 나옵니다. ㅎㅎ

서니데이 2015-11-26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인천도 눈오고 날씨가 좋지는 않더라구요.
낮에 외출했는데, 많이 추웠습니다.
저는 예전에 남해금산을 보고 온 적이 있는데, 이 시집의 사진을 보다보니 그 생각이 나네요.
단발머리님, 오늘도 편안한 밤 되세요.^^

단발머리 2015-11-26 23:12   좋아요 1 | URL
내일은 더 춥다고 하더라고요. 진짜 겨울이 성큼 다가온 것 같아요.
서니데이님도 편안한 밤, 좋은 꿈 꾸는 밤 되시기를요^^

서니데이 2015-11-27 2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오늘 저녁에도 엄청 추워요. 감기 걸리지 않게 조심하셔야 될 것 같아요.
11월도 오늘이 마지막 금요일이라 좀 아쉬운 마음이에요.
오늘도 편안하고 좋은 저녁 되세요.^^

단발머리 2015-11-28 12:30   좋아요 1 | URL
네, 서니데이님 안부 물어주셔 감사해요.
불금 지나 이제 토요일이네요.
날이 춥긴 하지만 오늘은 외출해보려구요.
서니데이님도 즐건 주말 되세요~

서니데이 2015-11-28 1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오늘도 날이 꽤 추웠지요. 바깥에 나가기가 싫은 날이예요.
잘 다녀오셨나요.
감기 조심하시고, 주말 잘 보내세요.^^

단발머리 2015-12-01 15:26   좋아요 1 | URL
다른 댓글에 밀려 이제야 봤네요.
오늘은 좀 따뜻한데, 재활용 하러 나가야 해서, 추워요..... ㅎㅎㅎ

프레이야 2015-11-28 19: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참 맞다싶은 비유네요. 글 쓰는 사람, 살아 가는 사람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일 거 같아요. ^^

단발머리 2015-12-01 15:25   좋아요 1 | URL
네, 맞아요.
시인들은 정말 다른 종의 사람들인가봐요.
그냥 말을 풀어 놓아도 다, 시 같아요. *^^+
 
현암사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 9
나쓰메 소세키 지음, 송태욱 옮김 / 현암사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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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았습니다, 라고 끝나면 동화다. 요즘에는 동화도 이렇게 끝나지 않은 경우가 많이 있지만, 대부분은 이렇다. 어떤 사람이 문학에서 희망을 찾겠다고 했을 때, 희망만을 맞딱뜨리는 건 아니라고 조언할 수는 있겠지만, 꼭 못 찾게 하고야 말겠다는 것도 지나치다 생각하면서, 소세키의 소스케 이야기를 읽어나간다.

소스케와 오요네는 부부 사이다. 6년을 함께 살았는데, 말다툼으로 얼굴을 붉힌 일이 없다.둘의 사랑은 세상이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어서, 두 사람은 생사를 걸고 싸워야 했다(189쪽).

소스케 부부는 세상의 햇빛을 보지 못하는 사람이 견딜 수 없는 추위에 서로 껴안아 몸을 녹이는 식으로 서로를 의지하며 살았다. 어려울 때에는 언제든지 오요네가 소스케에게,

“하지만 어쩔 수 없어요”하고 말했다. 소스케는 오요네에게,

“참아야지 뭐”하고 말했다. (50쪽)

그들은 자업자득으로 자신들의 미래를 덧칠해버렸다. 그러므로 자신들이 걷고 있는 앞길에서는 화려한 색채를 볼 일이 없을 거라며 체념하고, 오직 둘이서 손을 잡고 나아갈 생각이었다. (51쪽)

그들은 부모를 버렸다. 친척을 버렸다. 친구를 버렸다. 크게 보면 일반 사회를 버렸다. (190쪽)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이 좋은 이유는 역시나 매력적인 주인공이다. 이렇게 하려고 했으나, 아무렴, 안 되면 말고. 오늘 누구를 만나려 했으나, 비 오면 말고. 오늘 이 이야기를 하려고 했으나, 입이 안 떨어지니 안 하고 말고. 나는 이런 주인공이 좋아, 소세키의 소설을 읽는데, 『그 후』에서는 남성성 폭발, 사랑에 모든 것을 거는 남자주인공을 만나게 됐고, 적극적인 그 남자에 반해 소세키가 더 좋아졌다.

『문』은 대체로 『그 후』의 다음이야기로 많이 읽힌다고 하던데, 나는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의 『문』의 남자주인공도 좋아하게 됐다.

소스케와 오요네. 두 사람이 행복했으면 참 좋았을 것이다. 두 사람이 아들 하나, 딸 하나 낳고 담너머 웃음소리 넘겨가며 행복하게 살았으면 참 좋았을 것이다. 경제적으로도 윤택하게 살았으면 참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두 사람은 그러지 못했다. 문 아래에 옴짝달싹 못하고 서서 해가 지는 것을 바라봐야 하고(253쪽), 자신들은 좋은 일을 예상할 수 없는 사람들이라 믿으면서, 이제 자신들의 인생에서 화려한 색채를 기대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 살아가야 한다. 그렇게 살아가기로 결정한 것이고, 그 결정을 받아들인 것이다. 그 결정으로 인한 결과에 체념한 것이다.

“정말 다행이에요, 드디어 봄이 돼서”하며 눈썹을 환하게 폈다. 소스케는 툇마루로 나가 길게 자란 손톱을 자르면서,

“응, 하지만 또 금방 겨울이 오겠지”하고 대답하며 고개를 숙인 채 가위를 움직였다. (264쪽)

이게 이 책의 마지막 문장이다. 봄이 와서 다행이라 생각하지만, 또 금방 겨울이 올 것임을 받아들이는 것, 내일없는 절망에 빠져있지는 않지만, 어설픈 희망 또한 기대하지 않는 것. 봄만큼 겨울을 느끼며 사는 것.

이게 소스케가 사는 법이다. 소스케가 이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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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5-11-25 0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둘이 서로 아끼는 마음이 번지르하게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이 두사람 정말 행복해졌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이 간절해 지더라구요.

단발머리 2015-11-26 13:50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그게 참 신기했어요.
처음에 두 사람이 같이 지내는 걸 볼때는 서로 그렇게 아끼는 줄 몰랐는데,
알고 보니, 세상에... 딱 서로만 보고 반대와 무시, 질시를 이겨냈더라구요.
오직 사랑의 힘으로...

둘이 같이 있으니 행복할꺼예요. ㅎㅎ
 

 

1. 지난 화요일, 샤브샤브집

둘째 아롱이반 엄마 두 사람과 샤브샤브 집에 갔다. 예전부터 만나자했는데, 내가 워낙 엄마들 모임에 안 나가다 보니 2학기 중간이 지난 이제야 만나게 됐다. 샤브샤브집은 처음 가본 곳이었는데, 샤브샤브를 주문하면 월남쌈을 무한대로 먹을 수 있는 곳이라 했다. 샤브샤브를 먹고, 월남쌈을 먹었다.

C엄마가 그랬다. “언니, 주말에 그 농민분 많이 안 됐어요. 의식이 없다는 것 같던데... 그 분이 보성사람이래요.” 가까운 마을사람의 일처럼 백남기씨의 일을 이야기하며 마음 아파했다.

집게와 가위를 들고 야채를 잘게 잘라 샤브샤브 냄비에 넣고 있던 S엄마가 물었다. “으응, 그래요? 근데, 언니, 그 분은 왜 거기 가신 거예요? 그 분은 왜 시위를 하신 거예요?”

냄비에서 건진 소고기를 호호 불고 있던 나는 고개를 들었다.

“어...” 목소리가 안 나왔다. 목이 메여서가 아니라, 순간 사리에 걸려서.

“농민, 농민 운동하시던 분이야.”

나는 다시 고개를 접시에 처박았다. 고기를 먹었다.

 

 

2. 2002년 겨울, 사무실

점심을 먹고 들어왔더니, 부서 막내가 작은 플라스틱 저금통 두 개를 흔들며 웃고 있었다.

“언니, 나 이거 받아왔다.”

“어, 그거, 노무현 후보 후원금 모으는 희망돼지네. 어디서 받았어? 나도 받고 싶은데...”

“아니, 나 그냥 잔돈 모으려고 받아왔지.”

“잔돈 모으려고?”

꼭지가 확 돌았다. 그 때부터 10분간 귀여운 부서 막내에게 할 소리, 못할 소리를 퍼부었다. 나는 그 애가 선거 때마다 엄마에게 만원을 받고 여당후보, 1번에게 표를 준다는 걸 알고 있었다. 나는 그 애가 정치에 대해 아무런 생각이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 순간, 그런 모든 사실들이 내 분노의 원인 중 하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예전에도, 지금도, 나의 사랑, 내가 존경하는 노무현 대통령님의 그 애절하고도 불쌍한 선거운동을 그런 방식으로 방해하는 그애의 무심함을 나는 참아낼 수가 없었다.

 

 

3. 다시 샤브샤브집

처음에 보성이야기를 꺼낸 C엄마도, “언니, 그런데 그 아저씨는 왜 거기 가신 거예요?”하고 묻던 S엄마도 모두 착하고 좋은 사람들이다. S엄마는 부서막내처럼 정말 몰랐을 수도 있다. 그래서 물어본거다. 그 사람들이 거기에 왜 갔는지, 살인기구라 할 만한 물대포에 왜 맞서 있었는지. 알고 싶어서, 정말 그냥 알고 싶어서.

그 분들은 용감한 사람들이라고, 농민이 노동의 대가를 정당히 받을 수 있도록 싸우는 분들이라고, 해고가 쉬워지는 노동개악에 반대하기 위해 그 자리에 있었던 거라고, 편향된 단 하나의 생각을 강요하는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기 위해 겨울바람에 맞서 있던 거라고, 그런 분들이 있어서 우리 사회가 조금씩 나아지는 거라고, 나는 말하지 못 했다.

정치 이야기가 나오면, 나도 모르게 흥분하게 된다. 더 많은 사람이 더 잘 살게 하기 위한, 더 많은 사람이 행복하기 살기 위한 방법이 있는데, 사람들은 정확히 그 일에 반대하는 정당에 투표를 한다. 국회의원으로 만들어 주고, 대통령으로 만들어 준다. 세월호 침몰사건과 같은 비정상적 상황에서도 새누리당은 건재하다. 국정화 시도 같은 비상식적 상황에서도 37% 지지자들은 자신들의 지지를 철회하지 않는다. 우리가 사는 세상, 나라가 그렇다.

그렇다면, 모르는 사람, 몰라서 묻는 사람, 몰라서 희망돼지에 동전 모으겠다는 사람에게 이야기해줘야 한다. 더 많은 사람이 더 행복하게 사는 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해, 17세, 18세, 19세까지의 학력이 평생을 결정하는 제도를 어떻게 하면 무력화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 자신의 힘으로, 손으로 애쓰는 사람들이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말이다. 개인의 힘으로 할 수 없다면, 그런 정당을 지지해야 한다고, 그렇게 말해야 한다.

그런데, 나는 흥분해서 부서막내에게 얼굴 빨개지도록 소리를 지르던가 아니면, 샤브샤브집 앞접시에 얼굴을 파묻고 있다. 발끈하지 않으면서도, 비판적인 자세가 아니면서도, 정확한 사실 그대로를 전해줄 수는 없을까. 내 입장을 강요하지 않으면서도, 내 입장을 주장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는 없을까.

“그 아저씨는 왜 거기 간 거예요?”라는 S엄마의 물음이 계속 생각나서, 나는 일주일이 불편했다.

아무 말도 못 하고, 고개 처박고 샤브샤브 먹던 내 모습 때문에 일주일이 미안했다.

용감하고 의연한 시민이자 농민, 백남기님의 쾌차를 간절히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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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미 2015-11-24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슷한 일 어제 저도 겪었어요. 엄마들 모임 하는데 같이 술 한잔씩들 하다가, 한 엄마가 그날 광화문 집회에 자기 아들이 나가려는 것을 말렸는데 이제 생각하면 정말 잘했다고 그러더라고요. 전 ˝광화문 집회에 갈 생각을 했다니 정말 대견하네˝ 하고 이야기를 계속 듣는데, 그 엄마가 말을 이어요. ˝ 말리기를 잘했지, 그게 역사교과서 문제가 아니라 민주노총이 나선 집회였더라고요. 우리 애들 이용만 당할뻔 했잖아요.˝
순간 저는 할 말을 잃고 깊은 빡침이 와서 ˝원래 민주노총이랑 농민회랑 모두 같이 총궐기 하자고 집회신고 한거야, 갑자기 불법으로 시위 선동을 한게 아니구.˝ 라고 했는데, 그 엄마는 제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한건지 여전히 민주노총이 애들 선의를 이용해서 시위한다고 믿는 눈치였어요.
거기서 더이상 따지기 시작하면 분위기가 싸해질 것이므로, 집회에 참석하더라도 안전에 크게 위협받지는 않는다, 시위대 앞에 서있는 사람들이 위험하긴 하지만 그날 많은 시민들 모두 안전하게 귀가했다고, 사실 문제는 민주 노총이 아니라 정당한 집회를 막고 물대포를 뿌려대는 사람들이 아니겠냐고 하고 말았어요. 화제는 다른 것으로 급 전환되고 계속 앉아서 술을 마시고는 있었지만 그 자리가 제겐 너무나 불편해서 일찍 집에 오고만 싶었답니다 ㅠㅠ

단발머리 2015-11-24 15:31   좋아요 0 | URL
민주노총,만 듣고도 불법시위일거라 생각하는 분들 많죠.
저희집은 텔레비전 안 봐서 모르지만, 종편만 보게 되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생각이 들더라구요.
조선일보 보면서 종편 보는 집은, ˝서울 중심 무법천지, 불법 행위 근절해야˝에 공감할 수 있겠더라구요.

아주 친한 사람이 아닌 경우에는 정치이야기는 분위기 싸해지게 하기 쉽죠. 괜히 나서는것 같기도 하구요.
오로라님 자리가 많이 불편하셨을것 같아요. 집에 오고 싶죠, 진짜.
그렇다고 마음 맞는 사람하고만 만날수도 없구요.
다른 의견이라 생각하면서, 엄한 곳에 투표하는 사람들에게도 말하기는 해야하는데...
창조적인 내용을, 진지하면서도 부드러운 어조로 전달해야할텐데... 그게 어려워요, 그쵸? ㅎㅎㅎ

살리미 2015-11-24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그게 참.... 어려운 일이더라고요.ㅎㅎ 사실 마음 맞는 사람들 보다 저와는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더욱 설득할 수 있어야 하는데, 아직 더 수양을 해서 더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하나봐요 ㅎㅎ
사람들은 옳은 사람을 따르지 않고 좋은 사람을 따른다는 `송곳`의 메시지를 새기면서요!!

단발머리 2015-11-24 17:36   좋아요 0 | URL
저는 위의 글처럼 석유 부은 기름통마냥 활활 타올랐던때가 많아, 요즘에 좀 자중해야지,했더니,
아무말도 못 했더라지요. 그 엄마들은 참 착한 사람들인데, 내가 차분히 이야기했으면,
내 얘기를 잘 들어줬을텐데.... 아쉬워요.

송곳의 메시지는 옳지요.
그게 진보가 욕먹었던 이유구요.
그래, 니말이 맞아. 너 잘났어! 그래도 니 말대로는 안 해!

좋은 사람이 되야겠어요. 좋은 사람 되기 캠페인!!!

icaru 2015-11-24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아이들 통해서 사귐을 하게 된 지인들(아들들 친구엄마라고 쉽게 말하면 되는데 ㅋㅋ)하고 이야기할 때는 특히 비판적이 되어야할지 방관자적인 모습이 되어야 할지 혼란스러울 때가 발생하더라고요. 직장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대부분 정치에 대한 생각이 많이 다르지 않은데, 내 지역 카테고리에서 사람들을 만나면 종종 놀랄 만큼 다른 생각을 갖고 있더라고요.
정치적인 경향성이 많이 다르면, 그 사람에게 호감을 갖기가 어렵더라고요. ㅠ,ㅜ 애석하게도..

그나저나
`송곳`에서 그런 메시지를 전달하는군요, 좋은 드라마 같아요 ㅎ

단발머리 2015-11-24 17:38   좋아요 0 | URL
저는 진짜 궁금한게, 아이들 학교에는 네군데의 아파트에서 아이들이 오거든요.
박근혜 지지하는 엄마들을 본 적이 없어요.
그런데, 왜!!!

우리나라 대통령은 박근혜인거지요? 네? icaru님?!!!??!!???

아무개 2015-11-25 0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광우병도 노무현이가 만든거라고, 내가 알고 있는게 세뇌된거라고
저를 들떨어진 좌빨기집년으로 보는 곳에서 일을 합니다.
제 나이에 막내. 그만큼 고령화되어있고 직업상 우경화 되어 있어요.

가끔 참석하는 회식자리에서 정치이야기가 나오면
피가 거꾸로 솟아버려요.
그래서 더 회식자리를 피하게 되기도 하구요.

지난번에 광우병 이야기 할땐
저도 모르게 50이 넘은 분께
제발 종편만 쳐 보지 말고 책도 좀 읽으라고 말을 할뻔 했으나,
못했죠 하아...........

단발머리 2015-11-26 13:54   좋아요 0 | URL
아... 정말 아무개님이 제일 어려울것 같아요.
제가 만나는 아줌마들은 박근혜를 외부적으로 지지하는 사람이 없고, 설사 있다하더라도 밖으로는 안 하니까 잘 모르거든요. 서울시장 뽑을 때, 엄마들이 그러더라구요. 이번엔 바꿔야지, 그런 엄마들 대부분 박원순 찍었다고 전 생각해요.

아무개님은.... 으이... 어째요.
진짜 앉아있는게 바늘방석이겠어요. 말 한 마디만 했다간 완전 공중폭격전이겠어요.
흥분하지 마시고.... 그 분들은 안 바뀌실 분들이니까, 그냥 두세요.
괜히 아무개님만 열불 나니까요. T.T
 
마션 - 어느 괴짜 과학자의 화성판 어드벤처 생존기
앤디 위어 지음, 박아람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극한의 낙천성을 온 몸에 철갑으로 두른 그를 만나는 시간.

Anyway. That's a problem for tomorr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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