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 머릿속은 다 한강 뿐이라 무슨 이야기를 하던지 다 한강으로 갈무리된다. 일편단심 사랑의 작대기.







한강 작가님과의 동문수학은 진즉에 밝혀져 많은 이들이 나의 모교를 파묘여고로 알고 계시던데, 김고은 배우님 많이 좋아하지만, 초성이 맞긴 하지만 파묘여고는 아니다. 아니란 걸 굳이 밝혀 드린다. 친구가 사진 보내줬다.








행복한 금요일, 집에 오는 길에는 스벅에 들려 사이렌 오더로 주문한 케잌과 쁘띠 카눌레, 자바 칩 프라푸치노를 픽업했다. 1+1 쿠폰을 사용해 음료는 두 잔이었다. 파티를 해야지! 신나게 집으로 돌아와 우리집 최신간 책이랑 사진을 한 잔 찍고, 한강 작가 아버님의 인터뷰를 큰애랑 같이 보는데 한승원 작가님이 그러시는거다. "... 하룻밤 만에 글로벌적인, 전 세계적인 감각으로 바뀌어 있더라구요. 러시아, 우크라이나, 또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전쟁이 치열해갔고, 날마다 주검이 실려나가고 그러는데, 무슨 잔치를 하고, 그, 즐거워서 기자 회견을 할 것이냐고..." 어머, 저는 초코케익 가운데 놓고 파티하고 있는데... 파티를 하지 말라고 하셨다고요?







그리고 이건 퇴근 전에 찍은 우리 학교 복도 사진. 저기 저, 저 멀리 보이는게 도서관이다. 도서관쪽 들어가는 벽에 붙어있는 걸로 봐서 도서관 사서님이 붙이신 걸로 예상되기는 하는데, 아...한강 작가님 수상에 기뻐하는 사람, 누구세요? 나랑 만나요! 저랑 만나자구요!!





이번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에 한강 작가님 인터뷰는 없는데, 나는 한승원 작가님의 인터뷰로도 참 기뻤다. 물론 『채식주의자』를 『초식주의라』라고 하셨을 때는 어쩔 수 없이 웃었지만(죄송해요. 많이 웃었습니다), 인터뷰 뒷부분에 한강 작가의 작품 세계를 평해주시는데, "3세대-4세대 문학의 차이는 환상적 리얼리즘 여부", "젊은 소설가들은 '신화적 요소'를 장점으로 생각" 이런 부분이 좋았다. 모두가 기뻐하고 즐거울테지만 한승원 작가님 만할까 싶다.




청출어람 청어람. 부전자전 만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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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 2024-10-13 00:4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교보문고에 한강 작가님 책은 다 팔려 없고 ˝한강 작가 그의 아버지 한승원 작가 모음전˝ 을 하고 있다는 사진 보고 많이 웃었어요ㅋㅋㅋㅋㅋ빈 손으로 가지 말고 이거라도 사가라는 거냐고ㅋㅋㅋㅋㅋㅋ
사실 저도 한승원 작가님 책도 궁금하긴 해요 노벨상 받은 작가의 아버님 작품은 과연 어떤가하고. 먼저 한강 작가님 책을 몽땅 읽어 보고요^^

독서괭 2024-10-13 08:28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 재밌네요~ 저도 한승원작가님도 궁금해지더라구요~

아시마 2024-10-13 19:30   좋아요 2 | URL
아 움… 궁금해 마시라고 권하고 싶은데, 그럼 또 더 궁금해지는 게 사람이긴 하죠. ㅎㅎ 1980-90 년대를 풍미한 작가고, 그만큼 고전적이고 정석적이기도 한 글쓰기를 구사하는 작가예요. 대표작 중 하나가 <아제아제 바라아제> 일 정도로 불교적 색채가 가미된 글을 쓰시고요. 한강과는 약간 음 궤가 달라요. 소설 작법의 차원에서요. 그 시대 작법에 충실하시고요, 그래서 2020 년대에 읽기엔 호불호가 좀 많이 갈릴겁니다.

망고 2024-10-13 20:50   좋아요 2 | URL
아시마님 댓글 보니 진짜 더 궁금해집니다ㅋㅋㅋㅋ아제아제 바라아제도 모르는 저ㅠㅠ 도서관에서 빌려서 한번 봐보겠습니다🙄

단발머리 2024-10-13 21:43   좋아요 1 | URL
망고님/ 망고님처럼 저도 한승원 작가님 책도 궁금하기는 한데, 한강 작가님 책이 많네요. 허허허. 일단은 한강 작가님에게 ㅋㅋㅋ

독서괭님/ 한승원 작가님 궁금한 독서괭님~~ 곧 바빠질 예정ㅋㅋㅋㅋㅋㅋ

아시마님/ 저는 한승원 작가님 기자회견 보면서 뭐랄까. 아, 다른 세대구나.... 연세도 있으시니깐... 그 생각했었거든요. 아시마님 댓글 읽고 나니 아~~ 그럴 수 있겠다,의 확신이 ㅋㅋㅋㅋㅋㅋㅋㅋ

- 2024-10-13 07: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아빠!!! ㅋㅋㅋㅋㅋㅋㅋㅋ 초식주의자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승원 작가님은 원조 초식남이실 거 같다능 ㅋㅋㅋㅋ 저는 쪼기 조 자바 칩 프라프치노 당스파이크 파티에는 스리슬쩍 염려를 올리오며…. 동문수학 정말… 크게 자랑하시기를 바라요. 으하하하하. 파묘여고… 미안합니다! 알고도 드립친거 아시죵?

단발머리 2024-10-13 21:37   좋아요 0 | URL
당스파이크 파티에 가져주신 관심과 사랑 감사드립니다. 제 뱃살의 훌륭한 조력자들이오며 ㅋㅋㅋㅋㅋㅋㅋㅋ
동문수학 더 자랑해야 하는데 ㅋㅋㅋㅋㅋㅋ 시간이 부족합니다. 알아요, 알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4-10-13 08: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초식주의자요? 진짜? 🤣🤣🤣🤣🤣
그 파티, 달달함으로 가득한 그 파티 찬성이요~~

단발머리 2024-10-13 21:38   좋아요 1 | URL
성대한 파티였는데 생각보다 빨리 끝났다고 합니다. 왜 그랬을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서곡 2024-10-13 10: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야 모교 사진 멋집니다 ㄷㄷㄷ 평생 자랑스러우시겠어요 사진 잘 봤습니다!!

단발머리 2024-10-13 21:38   좋아요 1 | URL
평생 자랑해도 부족합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자랑할 거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괜찮겠죠?

바람돌이 2024-10-13 11: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파묘여고 ㅋㅋㅋ 이거 저만 몰랐던 이야기인가요? ㅎㅎ
어쨌든 동문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자랑거리 맞아요?
접점이 하나도 없어서 자랑거리가 없는데 어디서부터 파봐야 하나 고민하고 있습니다. ㅎㅎ

단발머리 2024-10-13 21:40   좋아요 1 | URL
지금 온 세상이 한강과 접점 찾기에 빠져있어서 저도 토요일 하루 종일 고민에 고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파묘여고는 시장통에 떠도는 소문으로서 ㅋㅋㅋㅋㅋㅋ ㅍㅁ을 유추하다가 생긴 일이오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24-10-13 15: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24-10-13 21:41   좋아요 0 | URL
이거 진짜 자랑하시면 안 돼요? ㅋㅋㅋㅋ 왜요~~ 왜요~~~ 왜 안되나요? ㅋㅋㅋㅋㅋㅋ 얼른 자랑해 주세요!!

hnine 2024-10-13 18: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강 작가 수상 후에 이런 글 읽는 깨알재미가 있어요^^

채식주의자와 초식주의자, 결국 같은 뜻 아닐까…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요.

단발머리 2024-10-13 21:42   좋아요 0 | URL
뉴스도 포털도 온 종일 한강 뉴스네요. 그 분의 책으로 스르르 관심이 옮겨가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채식주의자와 초식주의자.... 맞아요, 같은 뜻 같기도 해요. 근데 한승원 작가님이 ˝에... [초식주의자], 맞죠?˝ 하실 때 웃긴 건 또 사실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잘잘라 2024-10-14 20: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노벨문학상 원서로 읽기 원조 찾아왔습니다. 단발머리님 짱^^

단발머리 2024-10-15 10:42   좋아요 0 | URL
원조 알아봐주시는 잘잘라님께 감사와 영광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온 세계에 좀 알려주세요!! ㅋㅋㅋㅋㅋㅋㅋ 여기가 원조입니다!

그레이스 2024-10-16 19: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
세곡동으로 이사한 이제는 남녀공학이 된 그 ㅍㅁ고등학교는 또 시끌한가봅니다.

단발머리 2024-10-17 10:01   좋아요 1 | URL
네 그렇습니다. 제가 다닌 학교는 교문 열어젖히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멀리 이사갔다고 하더라구요. 그 곳도 다른 곳처럼 경사 났네요!!
 



너무 속이 탑니다.


노벨문학상, 원서로 읽어요.


이 표현 2024년 10월 10일 8시 13분에 제가 썼어요.


제가 제일 먼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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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4-10-11 18: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글게요 ㅋㅋㅋㅋㅋㅋ 저도 포털에서 저 기사 제목 보고 바로 아앗 외마디 소리를 질렀습니다 ㄷㄷㄷㄷ

단발머리 2024-10-12 15:19   좋아요 2 | URL
계속 소리 좀 질러주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24-10-11 18: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알아요! 출처 쾅! 알라디너 단발머리. 한강작가와 동문 수학. 파묘!천재!

단발머리 2024-10-12 15:20   좋아요 3 | URL
쟝님, 나 어디 플랜카드라도 걸까 봐요.

노벨문학상, 원서로 읽어요. 출처 - 알라딘, 단발머리

유수 2024-10-12 09: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맞어!!
저도 봤어요!

단발머리 2024-10-14 08:43   좋아요 2 | URL
봤죠? 유수님, 봤죠? ㅋㅋㅋㅋㅋㅋ 유수님 일단 증인으로 제가 3찜! 위에 1찜, 2찜 분들 계세요~~~~~~~~~

그레이스 2024-10-16 19: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도 봤습니다.
원서 꺼내서 보는데,,, 제가 읽었더라구요.^^
형광펜으로 그은 표시가 바래져 있는걸 보고!
읽었었네 했습니다.^^

단발머리 2024-10-19 19:20   좋아요 1 | URL
원서 꺼내서 보는 그 마음ㅋㅋㅋㅋㅋㅋ 얼마나 자랑스러우십니까. 게다가 형광펜까지........!!!
저는 안목 없는 저를 탓하며ㅋㅋㅋ다음주에 주문하려고 합니다. 다음주면 주문하자마자 바로 받을 수 있을 거 같아서요.
 













오늘 바쁜데... 뭐라도 쓸 수 밖에 없는 아침이다. 진짜 너무너무 기쁘고 너무너무 신난다. 아... 나의 최애가 한강이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그것은 사실이 아니고, 아닌 것은 아닌 것이다.

많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나도 한강이 어렵고 힘들었다. 진입 장벽이 높은 작가라는 이야기(정희진 매거진 10월호)에 얼마나 좋아했던지. 그렇죠? 제가 낮은 거 아니죠? 한강 작가가 높은 거죠? 막 이러고 그랬다.

나는 『희랍어 시간』을 반 정도 읽었고, 『채식주의자』를 읽었다. 만약 5.18에 대한 책을 한 권만 읽게 된다면 그 책은 꼭 『소년이 온다』여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읽기를 내내 미뤄두었다. 그니깐 직면, 고통에 대한 응시가 내게는 아직도 버거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들은 어쩐지 모르겠다. 나는 광주를 귀히 여긴다. 나는 민주당의 대표 경선, 총선 득표 상황등을 볼 때 광주를 주목해서 본다. 광주 관련 기사는 찾아서 본다. 그러니까, 내게 광주는 선생님, 지시어, 화살표 그런 의미다. 광주는, 꼴등 노무현을 대선 후보 1위로 만든 곳이다. 죽음의 고통과 상처가 아직 아물지 않은 사람들, 아니 아직도 그 상처를 후벼파는 사람들이 정권을 잡는, 지지율 30에서 50프로에 육박하는 나라에서, 광주 사람들은 경상도 남자를 대선 후보로 올려주었다. 그러니까, 광주 사람들은 지역 구도를 넘어서는 것 뿐만 아니라, 김대중을 이어갈 만한 사람, 김대중 정신을 계승할 사람을 알아봤던 것이다. 피해자가 이런 스탠스를 갖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나는 광주, 광주가 의미하는 그 모든 것을 존경한다. 지금 내가 '민주주의'라는 공기 속에 살 수 있는 건 오로지 광주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광주에 대한 부채의식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그런 광주를 알고 있다.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쓰는 건 다른 일이다. 쓰는 건, 다른 일이다. 깊은 밤, 아니면 이른 새벽에, 혼자 깨어 글자와 글자를 만지고 또 만졌을 그 시간들은, 고통에 정면으로 응시하는 그 시간들은, 얼마나 고되었을까. 얼마나 외로웠을까. 그런 생각이 들면, 나는 한강 작가가 이 수상을 크게 기뻐하지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그니깐, 그 강을, 그 바다를, 그 암흑을 건너온 사람에게 노벨상 수상이라는 건 뭐랄까. 너무 작은,이 아니고, 너무 사소한,도 아니고, 너무 세속의,도 아니고, 너무............................ 가벼운? 가벼운 일일 수도 있겠다. 심연을 봐버렸으니까. 5.18도 무거운데 4.3.을... 아.... 한강 작가에게 존경과 사랑을 바친다.

『채식주의자』를 읽고 나서, 다시는 한강을 읽지 않아야겠다,고 한 내 결심은 어디까지나 나를 지키기 위한 것이었다. 우리 사회가 가졌던, 경험했던 역사에 대해 나는 사실로서만 알고 싶었다. 신문 기사같은 정보로만. 그 속으로, 그 이야기 속으로, 그 삶 속으로 들어가는 일은 너무 두려웠던 거 같다. 하지만, 힘을 내서 다시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까, 쓴 사람도 있는데, 왜 읽지를 못할까, 이런 마음.

필립 로스에 한참 빠져 로스만 읽던 시절이 있었다. 이번에도 로스 사진 검색하면서 『포트노이의 불평』에 대한 기사를 봤는데, 뭐, 기사 제목부터 장난 아니다. 밥 먹으면서 그 책 아이들에게 읽어준 사람이 있다고 한다. 그 사람이 나다. 나는 아이들 밥 먹이면서 그 책을 읽어줬다. 로스 덕분에 아이들이 웃었고, 덕분에 남은 밥을 다 먹었다.

로스를 읽을 때 느끼는 감정을 두 어절로 표현하자면. "뭐, 이렇게까지..."라고 할 수 있겠다. 아이구. 뭐 거기까지 가세요. 아이구, 이제 그만... 그 정도면 됐는데... 그런 생각이 들 때가 많았다. 다른 사람 책을 읽다가도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었다. 그러니까 빅토르 위고의 『레 미제라블』을 읽을 때나, 버지니아 울프의 『댈러웨이 부인』, 그리고 비교적 최근에는 주제 사라마구의 『눈먼 자들의 도시』가 그랬다. 아이구, 뭐 이렇게까지... 이런 생각. 나는 그게 예술가의 본질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끝까지 파고 들어가는, 더 깊이, 더 아래로. 더더.

나는 한강의 작품을 1.5개 밖에 안 읽어봤지만, 내게 한강은 그랬다. 깊이, 더 깊이. 아래로, 더 아래로. 게다가 한강의 문장은 아름답다. 장담하건대, 빅토르 위고와 버지니아 울프, 주제 사라마구의 문장보다 훨씬 더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노벨문학상의 일희일비하지 않으실거라는 거 알지만, 건강 잘 챙기시고, 앞으로도 오래오래 좋은 작품을 써내시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학교 다닐 때 선생님들이 맨날 기억에 남는 학생으로 강수연님을 말씀하셨고, 한 분이 한강 작가님을 언급하셨던 거 같은데, 학교에서 플랜카드 준비중인지 모르겠다. (플랜카드 좋아하는 편/대학동문 아님)

한강 작가님! 노벨문학상 수상 축하드려요!

제가 얼마나 많이 축하받았는지 모르겠어요.

알라딘 친구들 댓글도 많이 받았고 다른 친구들도 단톡방에서 저한테 축하한다고 그래요 ㅋㅋㅋㅋㅋㅋㅋ

감사합니다. 우리의 자랑이에요, 한강 작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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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4-10-11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강을 읽겠다 하시는 분들이 어떤 작품부터 읽으면 좋을까, 하실텐데 ㅋㅋㅋㅋㅋㅋㅋ 오늘 아침 라디오에서 소개해준 최근(노벨문학상 수상 전)의 인터뷰에서 ㅋㅋㅋㅋㅋㅋ 작가님께서는............

˝작가는 자신의 최신작을 제일 사랑한다. [작별하지 않는다]부터 읽어주시길 바란다.˝고 하셨고, [소년이 온다]와 [흰], [채식주의자]를 언급하셨다고..........

다락방 2024-10-11 11:28   좋아요 1 | URL
네 단발머리 님. 그런데 작별하지 않는다 읽기 너무 힘듭니다. 그 점을 제가 미리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평에도 썼잖아요. 악몽 꿉니다. 휴... 각오 단단히 하시고 읽으시길 바랍니다.

이만 총총.

단발머리 2024-10-11 11:32   좋아요 0 | URL
악몽 꿉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니, 무슨 우리 작가님은 얼마나 치열하신지....
글도 쓰고 우리 꿈에도 나오시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터덜터덜)

서곡 2024-10-11 11: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앗 동문이면 ㅍㅁ 출신이신가요? ㅋㅋㅋㅋㅋ (신상털기) 학교 입장에선 자랑거리 맞죠 그것도 엄청난 ㄷㄷㄷ 이게 자랑거리 아니면 뭐가 자랑거리겠습니까

단발머리 2024-10-11 11:56   좋아요 3 | URL
아니 ㅋㅋㅋㅋㅋㅋㅋ 신상털어 주시는 마음. 네 맞습니다. 제가 다닐 때 여고였고 지금은 남녀공학입니다.
이제 오픈되어서 제가 거닐던 때처럼 금남의 장소 아니구요. 은행나무 그대로이고, 교실 그대로이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습니다^^

건수하 2024-10-11 15:01   좋아요 2 | URL
오 ㅍㅁ! 이전한 줄은 알았는데 공예박물관이 그 건물인 줄은 오늘 알았네요 ^^

단발머리 2024-10-11 18:23   좋아요 0 | URL
거기 맞아요 ㅋㅋ 바로 거기입니다 ㅋㅋ

- 2024-10-11 18:41   좋아요 2 | URL
파묘? ㅋㅋㅋ

서곡 2024-10-11 18:51   좋아요 2 | URL
알라디너 단발머리님 파묘여고 출신으로 밝혀지다 ㄷㄷㄷㄷㄷㄷ

햇살과함께 2024-10-11 11: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단발님 무려 ㅍㅁ!! 동문이시라니 자랑 막 하셔도 됩니다!!

단발머리 2024-10-11 12:29   좋아요 3 | URL
진짜요? 햇살과함께님이 하셔도 된다고 하시니깐 ㅋㅋㅋㅋㅋㅋ

제가 동문인데 연차는 조금 차이나서 작가님과 같은 시간에 교정을 거닐지는 않았을거 같아요. 근데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님과 같은 국어 선생님한테 국어 배웠ㅋㅋㅋㅋㅋㅋㅋㅋ 배웠다는 게 아니라 배웠을 확률이 완전 높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넘넘 후련합니다. 자랑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24-10-11 12: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10-11 12: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24-10-11 12: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근데... 저 흰 여백 어쩌면 좋아요. 다른데서 쓴 글 옮길 때 3번의 1번 꼴로.......... 나를 탓합니다. 에구....

- 2024-10-11 18:41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개의치 마세요 ㅋㅋㅋㅋㅋ 매력이십니다 ㅋㅋㅋㅋ

라파엘 2024-10-11 15: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한강 작가님의 노벨상 수상을 축하합니다! 🥳🎉🎉 단발님은 고교 동문이시군요! 저는 대학 동문! 저도 연차는 차이 나지만, 한강 작가님과 같은 교수님께 배웠습니다! 😆 🤣

단발머리 2024-10-11 15:48   좋아요 1 | URL
아... 제가 진 거 같아요ㅋㅋㅋㅋㅋㅋ 전 한강 작가님을 가르치셨을(아마도) 국어 선생님께 배웠을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만 라파엘님은 같은 교수님께 배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졌구요 ㅋㅋㅋㅋㅋㅋㅋ
한강 작가님 노벨 문학상 타신 걸로 제가 대승적으로 ㅋㅋㅋㅋㅋ 저의 패배를 인정합니다!
너무너무 신나요! 그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라파엘 2024-10-11 15:53   좋아요 1 | URL
상대에게 져줄 수 있을 만큼 마음의 여유가 있는 사람이 진정한 승리자!! 👍👍 친애하는 자매님과 좋은 소식에 함께 기뻐할 수 있어서, 저도 정말 기쁘고 영광입니다!! 😆 🎉🎉

단발머리 2024-10-11 15:59   좋아요 2 | URL
네, 그렇습니다. 그래서 저는 진정한 승리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기쁨을 만방에 전하고 알리고 자랑하고 그랬으면 좋겠네요. 아.... 서점에 사람들 많겠죠?
주말에는 나가지 말아야지 싶긴 한데, 대형 서점들 얼마나 오두방정일지 기대됩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4-10-11 16:22   좋아요 3 | URL
라파엘과 단발머리 한강 동문인 것으로 밝혀져.....

단발머리 2024-10-11 18:24   좋아요 2 | URL
노벨문학상 수상에 신상 털기 감행한 이유… 큰 동요는 전혀 없을 것으로 예상돼…

- 2024-10-11 18:42   좋아요 3 | URL
자랑해도 되겟다! 넘나 부럽고 함께 자랑스럽다!!!
 



노벨문학상 수상 축하드립니다!! 한강 작가님, 너무 멋져요!! 


딸롱이가 소리 질러서 무슨 일인가 했네요. 

노벨문학상, 이제 우린 원서로 읽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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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kang1001 2024-10-11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강 작가님! 노벨문학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 드립니다.앞으로도 계속 좋은 작품을 많이 써 주시기를 부탁 드립니다. 항상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단발머리 2024-10-11 15:49   좋아요 0 | URL
한강 작가님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같이 기뻐하며 축하드립니다!

2024-10-15 22: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10-16 12: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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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건수하님의 댓글을 보고 깜짝 놀랐다. 다음 글의 제목을 '유대인의 코'로 정해 놓았고, 인종적 구분이 불가능한 인종 범주로서의 유대인에 대해 써야겠다고 생각하고, 필립 로스와 바버라 스트라이샌드의 사진을 골라두었기 때문이다. 세상에, 이럴 수가. 이 놀라운 예지력이여! 기립박수, 짝짝짝!

유대인의 외양에 대한 것이라면 '코'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필립 로스의 책에서 '코'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긴 했던 거 같은데 무슨 책이었는지 기억이 안 난다. (『포트노이의 불평』이라고 예상되기는 하다) 찾아보려 했으나, 찾을 수가 없다. 집에 책이 없ㅠㅠ 원서만 있ㅠㅠ 코 이야기 길게 써야 하는데 넘넘 아쉽다. '코'는 유대인성을 표현하는 중요한 특징 중의 하나다. 물론 '코'만 그런것은 아니다. 우치다는 유대인의 신체적 특징에 대한 유럽인의 집착을 이렇게 표현했다.

중세의 회화에는 '매부리코'나 '물갈퀴가 달린 발'이나 '뿔'이 유대인의 생물학적 특징으로 반복되어 그려졌다. 이는 누구나 알고 있는 악마의 도상학적 징후이다. (35쪽)

필립 로스는 폴란드계 유대인이다. 나는 로스를 좋아하고, 그래서 그런 거지 어쩐지 모르겠지만, 그의 외모도 멋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좋아하는 로스의 사진은 이러하고, 또 이러하다.





유대인의 '코'를 이야기하려면, 바버라 스트라이샌드를 빼놓을 수 없겠는데, 처음 봤을 그때부터 지금까지 한결같다. 평생 성형 수술을 권유받았던 당대 최고의 스타. 하지만, 그 제안을 거절했던 당대 최고의 스타. 사진은 로버트 레드포드랑 같이 있는 걸로 골라보았다.













『가라앉은 자와 살아남은 자』에서 제일 충격적이었던 것은 '독일에 살던 유대인들이 왜 저항하지 않고 순순히 독일 정부의 지시에 따라 이동하고 집결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독일인이라고 생각했다. 유대인들은 자신들이 '독일인'이라고 생각했다. 독일에서 태어났고, 독일에서 자랐고, 모국어가 독일어지만, 어떻게 스스로를 '독일인'이라고 생각했던 거지? 이에 대해선 우치다가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유대인을 다른 민족 집단과 구분할 수 있는 유의미한 생물학적 특징은 존재하지 않는다(28쪽). 일반적으로 유대인 사이에서는 이베리아 반도, 북아프리카계 유대인을 '세파르딤', 프랑스, 독일, 동유럽게 유대인을 '아슈케나짐'으로 나누는 구별이 12세기 이후 행해지는데 이는 종교 교의와 언어의 차이에 기초한 것이라고 한다.(29쪽) 유대인을 인종 개념으로 의미화하려는 조직적 시도는 20세기 나치 독일의 '뉘른베르크 법'이 최초라고 할 수 있는데, '비아리아인'을 세 종류의 카테고리로 나누었다고 한다.

본인이 믿는 종교와 상관없이 '조부모 대에 3명 이상이 유대교도인 자'는 '유대인', '조부모 두 사람이 유대교도'인 사람은 '제1종 혼혈자', '조부모 중 한 사람이 유대교도'인 사람은 '제2종 혼혈자'. 이러한 분류로 1939년 국세 조사에서 독일에는 신앙 종교에 근거한 '유대교도'인이 22만 명, 법률이 정한 '인종적 유대인'이 2만 명 병존하게 되었다.

법률상의 '유대인'과 종교상의 '유대인'이 다른 카테고리로 취급되면서, 그 결과 자기 자신은 '기독교도 독일인'으로서 강고한 민족적 정체성을 가지면서도 유대인으로 구분되어 차별의 대상이 된 사람들이 당시 만 명 단위로 출현했다. (30쪽)


자기 자신은 '기독교도 독일인'이라고 믿고 있는데, 유대인으로 분류된 사람들. 모범적이고 체체 순응적인 이 사람들은 국가의 안내와 지시에 따라 집합하고, 설명을 듣고, 이사(이동)를 하게 된다. 자신의 조국이 자신에게 그럴 줄 몰랐던 것이다.












흑인들 역시 '혈통'에 근거한 분류와 차별에 오랜 시간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다. 미국의 '한 방울 법칙'이 그토록 강고하게 어쩌면 지금까지도 강력하게 작동하는 이유일 수도 있겠다. 이와 관련해서는 김승섭님의 <우리 몸이 세계라면>에 잘 서술되어 있다. 미국 루이지애나에 살고 있던 수지 길로리 핍스라는 여성이 여권을 만드는 과정에서 자신의 출생증명서에 흑인이라고 적혀 있는 것을 발견했다. 평생을 백인으로 살아왔던 수지는 큰 충격을 받고, 자신의 인종 구분을 바꿔 달라는 청원을 주정부에 접수한다. 5년간의 재판의 결과는 수지 핍스의 패소.


당시 루이지애나에서는 흑인 피가 32분의 1(1/32) 이상이 섞이면 흑인으로 분류되었는데, 계보학자에 따르면 220년 전 만남으로 인해 그녀의 몸에는 32분의 3(3/32)에 해당하는 흑인 피가 흐르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몸이 세계라면』, 152/355)


32분의 29에 해당하는 백인 피와는 상관없이 흑인 피의 비율만을 기준으로 삼아서 수지 핍스는 '흑인'으로 분류되었다. 평생을 백인으로 살아올 만큼 그녀의 피부색이 하얗다 하더라도, 그녀의 조상 중에 '흑인'이 존재했다는 이유만으로 '흑인'으로 분류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판단은 두 가지 측면에서 이루어진다. 한 가지는 외양. 또 한 가지는 추적 가능한 범위 내에서의 혈통. 외관과 추적 가능한 범위 내에서의 혈통을 근거로 그 사람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정체성' 중의 하나가 결정되는 것이다.











이를 여성의 문제와 관련지으면 이러하다. 『여자다운 게 어딨어』의 저자 에머 오툴는 펜슬로 가볍게 수염을 그리고 모자를 썼다. 품이 큰 옷을 입었다. 이렇게 간단한 변신만으로 그녀는 진짜 ‘남자’가 되었다. 사람들은 그녀를 남자로 대해주었고, 그녀는 이전에 느끼지 못했던 자유로움을 만끽했다. 다른 책(책 제목이 기억이 안 남)에서는 성별이 모호한 복장으로 레스토랑에 들어갔을 때 사람들의 반응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서빙을 해주는 직원들이 자꾸 그녀/그를 '의식적으로', 그리고 의도적으로 '마담'이라고 부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성을 짐작할 수 없는 사람을 대할 때의 불편함이 구체화된다. 이 사람이 돈이 많다거나 혹은 적다거나, 이 사람이 직업이 어떤 것인가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 사람들은 그런 것을 가지고 불편해하지 않는다. 하지만 '성'을 짐작할 수 없을 때 사람들은 그걸 받아들이지 못한다. 긴 머리카락, 짧은 치마, 하이힐, 짙은 화장 혹은 연한 화장이 드러내는 것은 한 가지다. 내가 여성이라는 사실. 이는 '편리한' 구별이 가능한 빨리 이루어지도록 만들어준다.


여성의 탈코르셋은 외부에 대한 것이 아니다. 그저 꾸미기 노동을 중단하는 것 뿐이다. 이는 누군가를 해하는 일도, 누군가를 불편하게 하는 일도 아니다. 내 머리 길이가 짧은 것이 도대체 누구에게 해가 된단 말인가. 내가 펑퍼짐하고 편안한 바지를 입는 게 누구에게 불편을 준단 말인가. 하지만, 여성의 탈코르셋은 외부에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효과를 지닌다. 나는 더 이상 '여성으로만' 인식되지는 않을 것이다, 라는 메시지. 여성들의 탈코르셋에 남성들이 미치도록 분개하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남성이어야만 이득을 볼 수 있는 사회, 여성을 억압함으로써 이득을 볼 수 있는 사회에서 피억압자인 '여성'이 사라져 버리려 하기에. 사라지겠다고 하기에.


다시 여성, 흑인, 유대인으로 돌아오자면. 인간은 영장류학, 오리엔탈리즘, 젠더 등의 방법을 통해 위계와 지배의 질서를 구축하고 그 가장 높은 자리에 스스로를 가져다 놓는다. 그 시선은 누구의 것인가.










해러웨이가 보기에 그 시선은 백인, 서양 과학자의 시선이며, 원숭이와 유인원을 '거의 (남성)인간' 혹은 더 나아가 '기원적인’, '문화 이전의’, 혹은 '자연의’ 인간이라 부를 수 있는 것으로 조명한다. 다시 말하지만, 따라서 이 모든 것이 지식의 대상으로서 기입된다/만들어진다. 각 경우에 후자인 타자는, 자아이자 빛과 시각의 원천인 전자보다 열등하지는 않더라도 그것과 완전히 구별되며 부차적이라고 서술되지만, 두 쌍의 형상은 그와 연관된 이원론의 목록 전체와 마찬가지로 오직 상호의존적 위치로서만 의미를 만들거나 작동시킨다.

섹스/젠더, 자연/문화가 그런 이원론에 포함된다. 한쪽을 특정하거나 이해하는 일은 다른 쪽을 규정하는 매우 세부적인 사항과의 차이에 의존한다. 다른 것과 구별되며 우월하다고 여겨지는 위치 혹은 대상은 독특함과 우월성이라는 의미의 측면에서 부차적인것에 의존한다. 예를 들어 보다 열등한 것, 즉 자원으로 낙인찍힌 쪽 없이는, 보다 위대한 것, 문화의 비범한 특질인 쪽도 자신이 이야기하고 규정하는 것, 자신이 체현하고자 하는 것이 될 수 없다.(『도나 해러웨이』, 61-2쪽)


인간/동물, 문명/자연, 남성/여성, 서양/동양, 정신/육체, 백인/유색인, 비유대인/유대인. 서구 백인 남성들의 자리는 왼쪽이다. 하지만, 그들을 위대하고 비범하게 만드는 쪽은 오른쪽이다. 동물, 자연, 여성, 동양, 유색인, 유대인이 존재함으로써만 서구 백인 남성은 위대해질 수 있다. 박수 쳐주는 관객이 있어야만 무대 위의 배우들이 빛날 수 있는 것처럼. 열등하고, 부차적이며, 자연적인 그 누군가가 존재해야만이 우월하고, 근원적이고, 필수적인 그 누군가의 존재가 가능한 것이다. 역사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동물성이 여성, 흑인, 유대인에게 강제될 때도 여러 개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동한다. 여성은 남성보다 더 감정적이라고 여겨진다. 개인차보다 성차가 중시된다. 흑인 남성은 백인 남성보다 성욕이 강하다고 여겨진다. 그걸 도대체 어떤 과정을 통해 유추해 냈는지 도대체 알 수가 없지만. 하지만 멸시하고하 하는 의도 속에 백인 남성의 두려움이 엿보이기는 하다. 유대인은 보통의 남자보다 여성적이라고 여겨진다. 수전 팔루디의 『다크룸』에 나오는 유대인의 편견에 관한 이야기 중 하나는 '유대인 남자들은 생리를 한다'는 소문이었다. 누가 그 이야기를, 그 허황된 소문을 믿을까. 사람들은 믿지 않는다. 믿지 않지만, 그 속에 담긴 경멸의 의미는 모두 다 알아챌 수 있다. 그만큼 유대인들을 경멸한다는, 경멸하겠다는 의도 말이다. 한 가지 더 있다. 남자를 모욕하고 능멸하는 모든 양식의 끝에는 여성이 있다는 것. 남성의 최종적 타락, 그건 바로 여자다. 남자만이 인간이라고 생각하는 어떤 인간, 일군의 인간들의 생각이 그렇다는 것이다.

결국 이 모든 것은 대상화의 문제이다. 상대가 있지 않고서야 나는, 총체로서의 자아는 구성되지 않는다. 뒷담화를 나누는 우리들은 결국 죄를 나누어 가진 한편이 되고, 전쟁과 폭격을 통해 외부의 적을 구체화하며 내부는 결속된다. 미움 없이 사랑할 수는 없는 걸까. 없단다. 없다고 한다.













남자는 하녀이자 반려자인 여자가 또한 자기의 관중이자 심판자이기를 기대하고, 자기를 자기 존재 속에서 긍정해 주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여자는 무관심과 조소와 비웃음으로 남자에게 이의를 제기한다. 남자는 자기가 욕망하는 것, 두려워하는 것,사랑하는 것과 증오하는 것을 여자 속에 투사한다. 그래서 남자가 여자에 대해서 무언가를 말하기가 어려운 것은 여자에게서 자신의 전부를 추구하며, 여자는 모든 것이기 때문이다. (『제2의 성』, 1417/5245)Keep 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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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자 2024-10-09 16:2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하아...두번째 후기를 이렇게 빨리 써주실 줄이야...첫번째로 댓글을 다는게 영광일 정도...어쩜 이렇게 여러 책을 자연스럽게 넘나들면서도 이걸 하나로 아우르는 멋진 글을 쓰실 수 있으시죠? 서구1세계 나라에 사는 유색인종 외국인 여성으로서 제 정체성은 100미터 저 멀리 지나가는 누군가도 알아볼 수 있을 만큼 뚜렷하고 숨길 수도 숨을 수도 없죠. 저는 그냥 여자였는데 이곳에 오면서 황인종여자가 되었으니까요. 나름 PC하다고 하는 백인 사회에서조차 내 존재가 백인 사회의 다양성과 인터네셔널리즘을 강조하기 위한 향신료 정도로 취급될 때는, 조금 더 나은 삶을 찾기 위해 온 곳에서 오히려 단단한 벽이 하나가 아닌 두개를 얻은 것 같은 절망과 막막함이 들어요. 이럴 때일 수록 더 읽고 더 알아야 하는데, 우리가 이렇게 공부할 때 정작 깨우쳐야 할 대상은 공부는 커녕..갱생의 여지가 없는 그들을 볼 때 또 무력감을 느끼다가... 이럴 때 일 수록 더 공부를 해야한다, 이 두가지의 반복인 것 같아요. 평생 이런 고민과 절망조차 하지 않을, 아니 애초에 이런 고민같은 게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서구사회 백인 남성들. 제 기준 사회악...

단발머리 2024-10-09 19:40   좋아요 3 | URL
에구... 달자님~~ 역시나 찾아주시는 반가운 마음~~ 감사감사감사링! 제가 내일은 바쁜 날이거든요. 아침부터 오후까지... 그래서 오늘 써보자 해서 오전에 쓱삭쓱삭. 다른 건 아니고요, 달자님~ 제가 읽고 쓰는 커뮤니티는 알라딘이 유일하거든요. 제가 책마다 태그를 정리해두어서 필요할 때 책 제목이 생각나면 태그를 중심으로 기억을 거슬러 찾아가는게 가능합니다. 달자님도 계속 읽고 쓰실 테니, 태그 정리를 잘해두시면 나중에 필요한 책 찾을때 도움이 되시리라 생각해요^^

서구1세계에서 살아가는 유색인종 외국인 여성에 대한 이야기 참 마음에 와닿네요. 저는 외국에 가도 관광 목적이고 또 패키지로 여행할 때가 많아서 그런 경험이 거의 없지만, 백인이 보는 유색 인종에 대한 부분이라면 아무래도 큰 벽이 느껴질 거 같아요. 달자님 말씀대로 결국 더 공부하고 공부해야겠지만.... 맞아요, 그들은 그런 필요를 느끼지 않을테니... 서구 백인 남성들이 그런 존재인 건 맞는 것 같아요. 나쁜 일을 내내 제일 많이 저질렀죠. 이웃에게, 지구에게...

- 2024-10-10 19: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크으.... 단발님..... 천재.................
박수쳐! 짝 박수쳐! 짝 (관객 1)

우에노 지즈코가 오리엔탈리즘(탈식민의 고전) 책 읽으면서 여성을 대입해서 읽기 시작하자 이해하는 게 하나도 어렵지 않았다고 감탄하는 장면이 문득 생각나요. 한번에 쫙 꿰어주신 *대상화의 문제*와 결국 우리 안의 혐오와 배제, 자아 중심성, 또 유대인에 관한 문제까지도... 이토록 명료하게 볼 수 있으시게 된 것은 (희진샘 왈 빼어난 관점이며 꾸준히 공부 업데이트해야하는) 페미니즘 공부 덕분인 것이겠지요? 탈식민에 관해서라면... 아직은 문외한인 저도 단발님의 공부 겨누면서 천천히 엉금엉금 따라가볼게요.

하지만 오늘은 어쩐지 한동안 재워뒀던 책. 페미니즘 책들을 뒤적이고 싶은 그런 페이퍼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런 공부를 돈도 안받고 나눠주시다니... 투비에라도 올려두고 팔으셔야겠어요....!! ㅋㅋㅋ

단발머리 2024-10-12 19:05   좋아요 2 | URL
천재 이야기 이제 그만해요 ㅋㅋㅋㅋㅋㅋ 너무 많이 들었다. 용량초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에노 지즈코님 말씀 참말로 맞죠. 저는 흑인의 위치, 자리, 이런 것에 대한 글 읽을 때 여성을 넣어서 읽을 때 있어요. 딱딱 맞아요. 특히 동물성, 감정적인, 비이성적인.... 이런 수사를 흑인, 여성들이 맡아서 처리하곤 하죠.
저 역시 페미니즘 공부가 이런 공부와 이해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아니 도움이 아니라 그 거대한 기둥 ㅋㅋㅋ저는 아직 갈길이 멀고 (자꾸 구조주의랑 포스트구조주의 비교 설명해주는 친구 있음 - 이해 어려움, 진도 팍팍함) 또 여전히 가야할 테지만, 같이 갈 친구가 있다면 언제든 차근히 가볼 생각입니다. 저는 시간이 많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