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무서운 건 아픈 게 아니라 죽는 거다, 라고 생각한다. 생각했다. 아파보니 다르다. 진짜 무서운 건 아프다가 죽는 거다. 죽을 만큼 아픈 것. 아픈 데도 죽지 않는 것. 그런 게 진짜 무서운 일이다.

마지막 주에 너무 바쁘기도 했지만, 그간 피로가 쌓여서 그런것 같기도 하다. 마지막 출근하는 날, 퇴근 인사를 할 때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아, 아, 아.... 안녕히 계세요!"를 말할 수밖에 없었으며. 그래도 그날만은 아플 수 없어서 알약 털어먹고, 물약 마시고, 뜨거운 물 마시고, 입안이 화~안 사탕을 세 개 물고, 마스크 쓰고, 네발로 기어서 교회에 갔다. 그렇게 송구영신예배를 무사히 마치고 와서는 계속 밥-잠-밥-잠-병원-밥-잠의 시간을 보냈다. 다시 주일이 한 번 지나가고, 정신을 차리니, 그러니까 달력을 쳐다보니 1월 6일이었다. 1월 6일? 그렇게 나의 새해는 1월 6일이었다. 그렇게 1월 6일을 1월 1일처럼 보내고 화요일이 돼서야 책을 펼쳤으나 갈 길이 멀었고. 친구가 보내준 라떼와 스트로베리 초콜릿케이크(사실 친구가 보내준건 아메리카노와 아이스박스)와 함께 즐거운 독서 시간을 마침내 보냈다.








그리고 그 길고 어려운 책을 읽는 사이사이, 쉬는 시간마다 이 책을 읽었다.


진짜 무서운 건 아픈 게 아니라 죽는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아픔이 죽음으로까지 가는 과정이 괴로운 일이고, 그게 바로 노화라고 했을 때, '세월의 무게를 덜어주는 경이로운 노화 과학(부제)'이 궁금해서가 아니고. 아니고! 이 책을 번역하신 배동근 님이 정희진쌤의 매거진에 출연하셨을 때 너무 인상적이어서 이 책을 찾아보게 된 거다. 어떤 글에서, 그 책을 '어떻게' 해서 읽게 됐는지 쓰는 건 초보 리뷰어가 하는 일이라고 쓰였던데, 이렇게 나는 초보 리뷰어다.

과학과 관련된 새로운 용어가 많이 나온다. 신기하고 재미있다. 외워야 할 필요도 없고, 외울 생각도 없지만, 그래도 한 번 써 본다.

전장유전체 연관성 분석genome-wide association study(GWAS): 어떤 사람의 성향에 대해서 유전적으로 판단하기 위해서 작은 효과들을 총체적으로 고려하는 것 (49쪽)

적대적 다면발현antagonistic pleiotropy: 어떤 유전적 변이가 생애 초반에는 유익하게 작용하지만 후반이 되면 해롭게 작용한다고 가정하는 것. (63쪽)

호르메시스 효과hormesis effect: 역경을 통해 오히려 더 강인해지는 생물학적 현상(77쪽). '스트레스는 생명체를 강건하게 만든다.'

헤이플릭 한계Hayflick's limit: 인간의 세포도 정해진 횟수만큼 분열하고 나면 죽는다는 것. 레너드 헤이플릭이 입증해 냄.(122쪽)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노화'의 열쇠를 찾는 데에 골몰한다. 키와 수명과의 연관성뿐만 아니라, 항노화 약물을 향한 인간의 끝없는 노력. 늙지 않는 혹은 늙지 않게 하는 혹은 생체시계를 뒤로 감을 수 있는 세포를 찾기 위한 분주한 움직임과 노화와 '피'와의 과학적 연관성을 찾으려는 노력이 200페이지까지 계속된다. 눈길을 끄는 건 세포자살과 좀비 세포에 대한 부분이다.

일반적으로 세포는 자신의 상태를 세심하게 점검한다고 한다. 뭔가 잘못되었다는 걸 감지했을 때, 수정하거나 보완하지 않고, 세포는 말 그대로 '팍' 죽어버린다. 아폽토시스라 불리는 세포자살인데, 이는 암을 예방하고 감염에 맞서기 위한 메커니즘이라고 한다.(132쪽) 몸 전체를 구하기 위해 사심 없이 자살. 만약 손상된 세포가 자멸하지 않고 세포노화라 불리는 상태로 진입하게 되었다면, 이런 상태의 세포를 좀비세포라고 부른다고 한다. 좀비세포가 되면 세포는 일상적인 활동을 중지하고 당연히 세포분열도 멈춘다고 한다. 다음 단계인 자살을 결행하지 않고 미적거리며 뭉개기만 한다고. 문제는 그다음이다. 몸에 해로운 잡다한 분자를 사방으로 뿜어내며 노화를 촉진하는 역할을 하게 되는데. 이 모든 일의 사단은 아폽토시스 없음 때문에 일어난다. 제때 일어나야 할 일이 일어나지 않아서. 생로병사,의 흐름이 막혀버려서.


전문적이고 구체적인 과학 정보들의 향연인지라, 그쪽으로 관심이 있거나 이미 가진 정보가 많은 사람이라면 훨씬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천생 문과인 나는, '아~~ 그렇군요. 그런 거군요~.'하면서 따라 읽을 뿐이다. 진짜 궁금한 건 뒷부분에 나온다.

<파트 3. 유용한 충고>


취미 삼아 굶어보기, 단식, 식이요법, 콜레스테롤. 그리고 마지막으로 노화를 대하는 마음가짐.

결국 부자들, 그냥 부자말고 진짜 어마어마하게 돈이 많은 부자들은 과거의 권력자들이 그러했듯이 불사의 길을 찾아낼 것이고, 만약 그게 불가능하다면 천문학적인 비용을 지불하고 '냉동 상태'에 들어가는 모험을 감행할 것이다. 돈 없는 나는 내 몸의 생체시계를 거스를 수 없기에 일단은 오늘의 생체시계만이라도.

정시에 맞춰보려고 한다.

친구의 가르침대로 아침에 일어나면 따뜻한 물을 한 잔 마신다. 그득 마셔야 하는데 그건 안 되고 반 잔 마신다.

기상 후 따뜻한 물 한 잔 마시기. 지금의 생체시계 제대로 맞추기.


호르메시스 효과는 결국 정도의 문제다. 아예 운동을 전폐하는 것보다는 조깅으로 몸에 자극을 가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지나친 운동은 금물이다. 과훈련 증후군에 시달리게 될지도 모른다. 같은 논리로 바람에 노출된 나무가 더 튼튼하게 자란다. 그러나 바람이 지나치게 강하면 튼튼하게 만드는 건 고사하고 나무를 거꾸러뜨리거나 부러뜨릴 것이다. 우리는 스트레스가 유발한 손상에서 자신의 몸을 회복시킬 수 있는 정도 내에서만 호르메시스 효과를 누릴 수 있을 뿐이다. - P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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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25-01-10 09: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조깅 미친듯 하는 교수님이 떠오릅니다. 안 늙으려고 하는 건가. 우리도 본받자!!!

단발머리 2025-01-10 09:38   좋아요 1 | URL
태그 보세요 ㅋㅋㅋ 미친듯 하면 오히려 부작용 납니다 ㅋㅋㅋ 그거 모르시네요, 그 분은ㅋㅋㅋㅋㅋㅋ

수이 2025-01-10 09:31   좋아요 0 | URL
폰이라서 안 보여요 태그🫢

단발머리 2025-01-10 09:38   좋아요 1 | URL
응 그럼 ㅋㅋㅋㅋ 요기 위에 인용문ㅋㅋㅋ지난친 운동은 몸에 해롭대요 ㅋㅋ미친듯 조깅은 건강에는 엑스!! ㅋㅋㅋㅋㅋㅋ

수이 2025-01-10 09:43   좋아요 0 | URL
우린 그런데 그렇게 잠깐 해야 돼, 너무 안 움직여 ㅋㅋㅋ

2025-01-10 09: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1-10 09: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 2025-01-10 20: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좀비세포 🧟 나의 세포들아 어서 죽어라! 새로 태어나라! 뿅뿅

단발머리 2025-01-11 10:45   좋아요 1 | URL
필사즉생 필생즉사 ㅋㅋㅋㅋㅋㅋ 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노화의 포인트는 좀비세포의 창궐과 면역세포들의 초과근무 ㅋㅋㅋㅋㅋ 좀비세포들이 사고 치고 다닐 때 면역세포들이 따라다니며 해결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면역세포들 왕피곤. 하여 나이들수록 면역력이 떨어지고, 질병에 취약해지며...
이거 재미나요. 다 읽고 노화에 대항하는 비법 나오면 또 제가 페이퍼로 정리를.... (사사키가 울고 있다) ㅋㅋㅋㅋㅋㅋ메롱!

그레이스 2025-01-12 22: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아픈거 그리고 치료과정이 무서워요.

단발머리 2025-01-15 09:56   좋아요 1 | URL
네 맞아요. 아픈것이 무섭고 주사도 무섭고 약은 쓰고요. 안 아픈게 최고입니다^^
 
토니 모리슨의 말 -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의 생애 처음과 마지막 인터뷰 마음산책의 '말' 시리즈
토니 모리슨 지음, 이다희 옮김 / 마음산책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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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모리슨 뽐뿌의 제 1요소는 바로 이 사진. 출처는 수이님.



토니 모리슨 뽐뿌의 제2요소는 바로 이 100자평. 출처는 유수님.


모리슨의 소설을 읽으면서 가장 빗발치는 궁금증은 적나라한 응시와 동시에 어떻게 이런 거리를 유지하는지, 에 대한 것이었고 이 책을 읽으면서 일정 부분 해소되었다. 다만 인간적으로 여전히 궁금하다. 극단을 다루면서도 그에 시달리지 않고 의연하게 지켜내는 인간애에 대해서. 내가 오독한 게 아니라면 작가는 그것이야말로 예술의 영역이라 내내 힘주어 말하고 있다. (출처: 유수님 100자평)

나도 그게 궁금했다. 유수님의 표현을 그대로 빌리자면 '적나라한 응시와 동시에 거리를 유지하는 것', 그게 어떻게 가능한지 그게 궁금했다.

온 세상이 다 아는 아프리칸-아메리칸 여성의 삶. 흑인 남성과 백인 여성, 그리고 그 위에 백인 남성을 지배자로 두고 살아야 했던 삶. 역사 속에 아로새겨진 고통과 슬픔을. 그 억울함을, 토니 모리슨은 어떻게 잊었던 걸까. 어떻게 이겨낸 걸까.

젠더, 계급, 인종은 복합적으로 작동한다. 어느 한 가지 요소가 다른 한 가지를 압도하는 환경이 조성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교차해 작용한다. 젠더와 인종이라는 측면, 특별히 흑인 여성의 입장에 대해서는 『여성, 인종, 계급』을 읽고 정리한 적이 있다. (흑인 여성과 선택의 문제: https://blog.aladin.co.kr/798187174/14364842)

토니 모리슨의 말을 따라 읽다가, 그녀가 예술의 영역에서 이루어낸 바로 그것을 자신의 삶에서 이미 완성했음을 확인하게 된다.


우리는 우리의 의지로 여기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의지로 여기 있고 떠나기 전에 존중받을 만한 일, 남을 돌보는 일을 해야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합니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 누군가를 돌보는 일, 타인의 기분을 좋게 만드는 일은 아주 흥미롭고 까다로우며 지적으로, 그리고 도덕적으로 무척 힘든 일입니다.

한편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은 자신을 희생자의 위치에 놓는 위험에 빠질 수 있습니다.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위험한 생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 (45쪽)


그러니깐, 토니 모리슨은 어떻게 그 일을 할 수 있었을까. 순수한 피해자라는 옷을 과감히 벗어 던지고, 자신의 맨얼굴만으로 나설 수 있었을까. 원망하지 않으면서. 아무도 원망하지 않으면서도 고결하게 그리고 당당하게 아픔과 고통에 직면할 수 있었을까. 그러니깐, 어떻게. 어떻게 그녀에게는 그 일이 가능했을까.


이런 인용이, 이런 접합이 적당한지 잘 모르겠다. 최근에 읽고 있는 책이라 이 책의 구절이 떠오르기도 했지만, 나는 미국에서 아프리칸-아메리칸의 삶을 이해하는데 이것만큼 적절한 이론이 없을거라 생각한다.


권력은 획득할 수 있는, 손에 넣을 수 있는, 소유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무수한 지점에서 진행되는 게임 속에서 행사되는 것이다. 권력관계는 다른 여러 관계에 내재해 있다. 경제 과정, 지식의 전수 관계, 성적 관계의 모든 요소에 그것은 존재한다. 권력은 그때마다 그것이 발생하는 장소에서 작용하고, 직접적으로 무엇인가를 산출한다. 권력은 아래로부터 온다. 위로부터만 오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사회체의 모든 곳에서 작동하는 다양한 "역학 관계" 그 자체다. (『야전과 영원』, 621쪽)


백인은 흑인을 지배했고, 이는 노예제도라는 가장 비인간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말하는 가축쯤으로 여겼기에 흑인에 대한 정신적, 육체적 강탈이 가능했다. 하지만, 백인은 흑인을 지배함과 동시에, 흑인의 영향 아래에 있었다. 백인은 가능한 모든 물리적 수단을 동원해 흑인을 억압했지만, 동시에 흑인을 무서워했고, 두려워했다. 흑인은 백인이 자신들의 노동력에 기대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능력자라는 걸 알았고, 협상과 타협을 통해 자신들만의 독자적인 문화를 만들어냈다. 권력은 위로부터 오지만, 아래로부터'도' 온다.

그래서 내가 찾은 해답은 이거다. 그녀가 자유로울 수 있었던 이유는 스스로를 '승리한 사람'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라는 것. 자신들이, 흑인들이 승리했다고 믿었기에, 자신들만의 독자적인 세계 문화를 만들어 내는 데 성공했기 때문에 그녀는 자유로울 수 있었다. 고통을 밟고 일어설 수 있었다. 피해자라는 위치에 멈춰있지 않았다. 누구에게든, 무언가를 더 이상 설명하지 않았다. 설명할 필요가 없었다.


요점은 우리가 매우 특별한 방식으로 마침내 승리한 아주 흥미로운 사람들이라는 사실입니다. 수세기 동안 이곳에서 일어난 일들을 겪고도 살아남을 수 있는 사람들이 또 있을까요? 우리가 다 죽어 없어졌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아요. 우리의 이야기는 단지 생존의 이야기가 아닌, 상상을 초월하는 번영의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그 모든 고초를 겪지 않았다면 어땠을지 생각해 보세요. 그 결과 우리는 지금의 아주 특별한 문화를 갖게 되었고 이것은 토착의 문화입니다. 우리는 이 나라에서 새로운 세계 문화를 만들어낸 것입니다. (138쪽)


그녀가 말하는 '우리'에 흑인 남성이 포함된다는 점이 눈에 띈다. 당연하다. 흑인 여성은 그 모든 고통의 시간 속에 흑인 남성들과 함께했다. 아들을 둘 낳아 혼자서 기른 싱글맘의 위치에서, 모성에 대해 비관적이었던 제2물결 페미니즘에 대한 저어되는 마음을, 아이 둘의 엄마인 나도 100퍼센트 이해한다.

식민지 경험, 전쟁 폐허의 땅에서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이룩한 한국의 발전 이면에 강요되어왔던 '억척스런 어머니상'이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 모성의 신비화에 한결같이 반대한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항상 흑인 남성을 보호해야만 했던(167쪽) 흑인 여성에게 모성이 작동된 방식은 우리의 그것과는 또 다른 역사이고, 그림자일 것이다. 나를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만드는 그 아이가 내게 주는 기쁨에 대해서. 두 사람만의 사랑과 숨겨둔 비밀 이야기에 대해서. 알고 있는 사람은 그것이 아무것도 아니라고는 말할 수 없을 테니. 언제나, 한결같이. 모성은 어려운 문제다. 해답으로서의 사진을 여기에 남겨둔다.



왜 앞에 서서 사진을 찍으신지는 모르겠다. 듬직한 토니 모리슨과 보호해 주고 싶은 그녀의 두 아들이다.




흑인 페미니스트는 스스로를 ‘우머니스트‘라고 불렀습니다. 간극이 있었죠. 둘은 달랐습니다. 역사적으로 흑인 여성은 언제나 남성을 보호했어요. 남자들이 일선에 나가 있었고 죽을 확률이 더 높았거든요. 실제로 저는 이것이 흥미롭다고 생각했습니다. 출판계에 처음 발을 들였을 때 많은 여성이 대학을 가기 위해 가족을 설득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웠는지 이야기했습니다. 아들은 당연히 공부를 시켰지만 딸은 공부를 하려면 몹시 애를 써야 했어요. - P167

아프리카게 미국인 사회에서는 정반대였습니다. 딸은 공부를 시켰지만 아들은 시키지 않았어요. 딸은 언제든 돌봄노동을 하는 직업을 가질 수 있었거든요. 교사라든가, 간호사라든가. 하지만 아들에게 공부를 시키면 갈등에 직면하거나 꼼짝하지 못하는 상태가 될 수 있었어요. 결코 쉽게 성공할 수가 없었어요. 여러 가지 면에서 그런상황은 이제 바뀌었지만 당시에 우리는 자기를 보존하려는 하나의 유기체 같았어요. - P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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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09 13: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1-09 20: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 2025-01-09 14: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우, 유수님 백자평 찰진 거…

헤헤. 저는요. 토니 모리슨을 읽어보진 않았지만요, 저 잘못 읽으면 ‘정신 승리’로 읽힐 저 승리의 지점이요…, 언어를 (텍스트..! 르장드르식 텍스트!! 춤, 음악, 랩, 그림, 생산, 또…) 가졌다는 지점과도 매우 공명할 거라고 여겨집니다. 설명할 필요가 없는 스스로가 스스로를 규정하는 방식과 그 반복… 그러면서 삶을 삶으로 살아가는 것. 허튼 소리에 피식 비웃어버리는 것. 나는 거기에 사랑과 경외를 담습니다. 저 강인한 작가님과 그를 알아보는 안목있는 독자님께 박수를 치고 싶어지는 글였다요.

단발머리 2025-01-09 20:40   좋아요 0 | URL
찰진 백자평 아주 야무져요. 너무 좋죠~~~~

그러고 보니 흑인들은, 승리라고 불릴만한 것을 가진 흑인들은 그 모든 걸 가졌네요. 언어, 춤, 음악, 그리고 음식 문화. 이 책 읽으면서 그냥 제가 느낀 부분이에요. 오바마를 정말 친족처럼 생각해요. 거의 내 아들급.... 각 개인은 특별하고, 또 개인의 특성이라는 걸 무시할 수 없겠지요. 근데 흑인이 서로에 대해 느끼는 ‘공동체 의식‘에 대해서 저는 여러 번 생각했습니다. 삶을 삶으로 살아가는 것, 살아내는 건 모리슨님처럼 열심히 사신 분에게는 어쩌면 당연한 일.... (이쯤에서 베짱이 눈물 한 번 닦고요)
안목 있는 독자가 될거에요. 제 꿈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25-01-11 11: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1-11 12: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교회에서는 원래 나라를 위해 기도한다.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고, 교회를 위해 기도하고, 가정을 위해 기도하고, 자녀를 위해 기도한다. 저번 주 금요일에도 똑같은 순서를 따랐는데, 나는 <1번> 나라를 위한 기도에서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었으니. 사실 나도 내 코가 석 자다. 갈 길을 모르는, 갈 바를 알지 못하는 귀한 영혼이 우리 집에도 있다. 근데 나는 내 자식을 위해, 내 아들을 위해 기도할 수가 없다. 당최. 엄청난 패악질을 일삼던 1인이 계엄을 선포해 놓고는, 찬바람에 국민들 아스팔트에 앉게 한 것도 부족해, 자기는 잘못한 게 없다고 이러는 형국이라서. 그래서 나는 나라를 위해 기도하는데, 그다음 기도로 넘어갈 수가 없다. 찬찬히, 진지하게 나도 내 일상을 돌보고 싶다. 내 아들을 위한 기도를 올리고 싶다.

지난달에는 크리스마스 카드를 샀다. 크리스마스 카드 받아본 사람만 안다. 아! 크리스마스 카드구나~ 봉투를 열 때의 두근거림, 단정한 글씨. 따뜻한 인사와 전해지는 사랑. 받아본 사람만 안다. 그래서 결심을 했더란다. 나도 올해는 크리스마스 카드를 써야지. 카드를 샀다. 심사숙고했다. 내용과 글씨가 자신이 없으니까, 외모로 승부를 보자 해서 숙고를 거듭했다. 그러나 이놈의 패악질(현재로서는, 다 나라 탓입니다) 때문에 차분히 앉아 카드를 쓸 시간이 없었다. 고맙다는 말을, 올해 내내 고마웠다는 말을 결국 쓰지 못했다. 내년에는 꼭!을 3회 복창하였고. 올해 산 카드 내년에 보내도 되나요? 누군가에게인지 모르게 혼잣말로 물어본다.

근데 올해는 크리스마스 카드를 많이도 만들었다. 1년 내내 너무 빡빡한 선생님 아니었나 싶어 1학년 아이들 공부 마치고 짬짬이 카드 만드는 시간을 가졌다. 인터넷에서 트리 이미지 찾아보고, 학습준비물실에서 검은 도화지랑 색종이, 별 스티커를 가져와서 이렇게 저렇게 만들었다. 아이들이 하트 만들어 달라 하면 검색해서 하트 접어주고, 흰색 바탕 카드 만들고 싶다고 하면 도화지를 접어 건네주었다. 그렇게 카드를, 크리스마스 카드를 만들었다.

우리 학교는 알라딘이 아니라 그래24를 애용한다. 거래 업체를 바꾸기에는 나는 너무 힘이 없... 아이들 선물로 줄 책을 샀다. 내 돈으로 산 거 아니지만, 내가 고른 책이라 흐믓하고. 무엇보다 책이 너무 이쁘다. 책은 자고로, 예뻐야 한다.



아기 예수님의 사랑과 평안이 알라딘 이웃님들 가정 가운데도 충만하시기를 바란다.

삶은 엉망이고, 꼬이고, 이상한 인간들을 종종 만나게도 되지만,

그래도 오늘만큼은, 그리고 내일만큼은 크리스마스의 기쁨으로 가득하게 되시기를 바란다.

내가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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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24-12-24 11: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상한 인간들…… 나? 🙄

단발머리 2024-12-24 12:08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수이님은 귀여운 인간! 사랑스러운 인간!

유수 2024-12-24 15: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꺄꺄아 발구르게 되는 포인트가 너무 많은 페이퍼예요. 단발머리님께도 메리 크리스마스입니다❤️❤️

단발머리 2024-12-24 15:51   좋아요 1 | URL
ㅋㅋㅋ 그 포인트 중에 최고는 <해피버쓰데이>라고 생각합니다. 노란 원피스, 저도 필요하고요.
유수님과 유수님 가정도 깜찍하고 포근한 메리 크리스마스 되시길요!

독서괭 2024-12-24 16: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해피버쓰데이 샀습니다! 아직 못 읽었지만요 ㅎㅎ 단발님이 가정을 위해 기도할 수 있는 새해가 되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단발머리 2024-12-26 09:03   좋아요 1 | URL
독서괭님도 메리 크리스마스 즐거운 시간 보내셨기를 바래요~
저, 해피버쓰데이 제 꺼는 안 샀는데, 제브리나 컬렉션 맘에 쏙 들어서 저도 사고 싶어요^^

blueyonder 2024-12-24 19: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 님, 메리 크리스마스입니다!
예수님의 사랑과 평안이 단발머리 님 가정에도 충만하시길 바랍니다~

단발머리 2024-12-26 09:05   좋아요 1 | URL
blueyonder님~ 따뜻한 성탄 인사 감사해요.
예수님의 사랑과 평안이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시절인거 같아요.
그 특별한 은혜가 blueyonder님 가정에도 가득하시기를 바래요!!
 
























1. 무지의 즐거움/ 유대문화론 / 어떤 글이 살아남는가 / 푸코, 바르트, 레비스트로스, 라캉 쉽게 읽기

우치다의 책을 몇 권 읽었는지 모르겠어서 세어 봤다. 이 책까지 3권(찾아보니 4권)이기는 한데, 최근에 레비나스를 다룬 책도 한 권 대출해 두어서 그 책도 읽게 될 예정이다.

싱글맘의 독박육아와 싱글대디의 독박육아가 얼마나 다른지에 대해 친구(참고 사항:미혼)는 매우 흥분해서 설파했는데, 친구의 말이 대부분 맞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싱글대디로 12년을 주양육자로 살아간다는 건 엄청 힘든 일이라는 점을 꼭! 인정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러운 지점은 12년을 주양육자로 살아낸 뒤에 자기 일을 찾았다는 것. 그게 제일 부럽다. 대부분의 사람이 그러지 못하고, 나도 그렇다. 그 시간이 헛된 시간이라 생각하지 않지만, 아쉬움이 전혀 없다고 하면 그건 거짓말일 수도.


<밀리의 서재> 구독이 끝나서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이런 문장들을 캡처해 두었더랜다.



앎이라는 건 결국 내가 모르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 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진다. 안다는 것보다 중요한 건 알아 가는 과정일 테고. '목적 없이 걷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목표를 정해두고 걸었을 때 동기부여도 쉽고 동력을 잃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삶의 어느 순간에는 안다는 사실 보다 중요한 건 '이게 뭔지 모르겠다'는 사실 같기도 하고. 그럴 때도 멈추지 않고 '걷는 일'이 중요한 것 같기는 하다. 나는 잘 쉬는 사람이고 잘 멈추는 사람이기는 한데, 그래도 이 문장이 맘에 와닿는다. 오로지 길은 걷는 것만이 중요하다.











2. 한나 아렌트

바로 지금 읽어야 할 철학자는 한나 아렌트. 상부의 지시에 따라 착착 계엄 작전을 실행했던 방첩사, 수방사, 정보사, 경찰들의 규모가 예상보다 훨씬 더 거대하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매일의 뉴스가 새롭고 놀랍고 공포스럽다. 금기어라 여겨지는 계엄이라는 단어가 사용되었던 맥락. '북한 돌발 상황'에 출동 명령을 받은 줄 알았던 군인들이 자신들의 업무가 국회에서, 대한민국의 국민을 대상으로 하여 이루어져야 함을 확인했을 때의 감정. 그 머뭇거림.

한없이 냉정하게 자신에게 내려진 명령, 자신의 업무에 충실하려는 군인이 있었는가 하면, 부당하고 이해되지 않는 명령 앞에서 뒤로 물러서는 군인이 있었다. 윤가와 ㄱ용현의 닦달전화에도 현장 지휘관들은 움직이지 않았다. 자신들의 부하들을 밀어붙이지 않았다. 오래오래 생각하고 또 연구해 봐야 할 주제임이 분명하다.

이 책에서 높이 사고 싶은 부분은 '권위주의 체제', '폭정(독재)'와 '전체주의'를 비교한 부분이다. 아직 정확하게 그것들 사이를 구별하지 못하겠는데, 도표로 설명하니 훨씬 더 명확하게 이해되는 부분이 있다. 이 시리즈의 다른 책을 찾아볼까 싶다.
















3. 고통을 말하지 않는 법

겁 없이 두 쪽을 읽고, 내가 읽은 것이 맞는 것인가 놀라 다시 읽었다. 맞았다. 그래서 한 번 더 놀라고. 고통은 말할 수 없다, 혹은 누구든 다른 사람의 고통을 100% 이해할 수 없다,를 예상하면서 읽고 있는데, 글은 나를 전혀 다른 곳으로 데려간다. 크게 소리를 높이거나 앞뒤 가리지 않고 화를 내거나 이런 성정이 아니라서(그러기엔 나는 기 자체가 약하다. 다른 말로 에너지가 딸린다), 잊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어보니 사춘기 시절이 살짝 떠오른다. 질풍노도라 왜 이름 붙였는지 알 수 있는 시절들. 언제 지나갔나 싶을 정도로 무난하게 그 시절을 보냈다고 기억하지만, 수직 낙하하는 감정의 동요, 잊고 싶은 말실수, 후회와 한탄, 부끄러운 기억들이 선명하게 소환된다. 읽기 어려운 책이라 한 챕터를 끝낸 후에 그만 읽을까,를 2번 정도 고민했다. 2번째 챕터를 읽고 있다.













4. 읽고 있어요

『미국 공산주의라는 로맨스』는 요즘 마리아 미즈님 덕분에 약간 밀린 형국이다. 비비언 고닉을 다 읽을 테다,의 나의 계획은 일단 2025년으로 미루기로 한다. 『마을과 세계』에서 이제 막 마리아는 여성 운동에 눈떴다. 곧 종교를 버리는 상황에 대한 이야기도 펼쳐질 거라 궁금한 마음인데, 책을 학교에 두고 왔다. 얼른 내일이 왔으면 좋겠다. (지금은 내일이다)


『Nexus』는 영어라서 좀처럼 진도가 나가지 않아 한글책으로 갈아탈까 진지하게 고민 중이다. 밤마다 읽는 책은 『야전과 영원』이다. 온 가족이 이 책을 알고 있는데, 책을 펴기만 하면 고개를 떨궈대니 들고 있던 책을 한 번은 큰애가, 한 번은 작은애가 빼앗아 갔다. 나름대로 조심했는데도 두꺼운 책인지라 밑부분이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찢어졌다. 테이프로 붙이고 다시 독서대 위에 올려둔다.


고개는 자꾸 떨어지지만.... 읽고 있다. 읽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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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4-12-23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번 고쳤는데도, 처음 책 2권이 이미지로만 나오고 책이 안 담기네요. 북플에서가 아니고 서재에서 했는데도 왜 그런지 나는 잘 모르겠어요. 아시는 분, 있나요? 허허허.

2024-12-23 11: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24-12-23 11:39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근데 제가 그렇게 ㅋㅋㅋㅋㅋㅋㅋㅋ 3번 해보았거든요. 지금 한 번만 더 해볼까 합니다.

다락방 2024-12-23 12: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마리아 미즈 왜이렇게 좋죠? 저는 마음 맞는 사람들과 더 연구하기 위해 각자 연구할 나라로 떠나는 장면에서 진짜 너무 짜릿해서요! 그렇게 다시, 마리아 미즈는 인도로 떠납니다. 다시!! 진짜 마리아 미즈 너무 좋아요 단발머리 님 ㅠㅠ 최고야 ㅠㅠ

단발머리 2024-12-23 12:43   좋아요 1 | URL
걸음걸음마다 박수갈채 쏟아집니다! 저도 마리아 미즈 너무 좋구요.
마리아 제일 먼저 좋아한 사람 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라는 거 좀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런 의미에서, 다락방님 마리아 미즈 엄청 좋아하기를 제가 승인합니다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4-12-23 13: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야전과 영원은 그런 책이군요.... 수면용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4-12-23 14:12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생긴 것도 두께도 내용도 모두 수면용이지요. 담주에는 수면용 독서를 풀어볼까 합니다. 여성의 향략, 죽음 ㅋㅋㅋㅋㅋㅋ 막 이런 것들인데... 재미있다는 함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4-12-23 14: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넥서스 한글책은 잘 읽힙니다! 갈아타시죠 ㅎㅎㅎ
<야전과 영원>은 뭐길래 고개가 떨어지실까 하고 표지 확대해서 소개글 보고 납득했습니다.. ㅋㅋㅋ😴😴😴

단발머리 2024-12-23 14:09   좋아요 1 | URL
넥서스 갈아타야겠네요. 일단 독서괭님 안내 따라가는 것이 정석이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야전과 영원>, 꿀잠과 수면 공격, 고개 뚝!의 세계로 독서괭님을 초대합니다!!

- 2024-12-24 06: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왜 모 왜 왜 왜 뭐 뭐! ‘ㅇㅑ전과 영원‘ 읽으면서 한번도 졸아본 적 없는 자 올림 ㅋㅋㅋ

단발머리 2024-12-24 11:00   좋아요 1 | URL
어제는 좀 일찍 시작했더랬죠. 9시가 되기 전에 고개를 떨구니 득달같이 달려와 책을 빼앗고 나는 힘없이 빼앗기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번도 졸아본 적 없음!이라니 완전 짱입니다.

- 2024-12-24 11:40   좋아요 0 | URL
그 가족드라마 넘나 탐나네요. 책 앞에서 조는 엄마를 준엄하게 꾸짖는 아들과 딸ㅋㅋㅋㅋ 저는 푸코 읽는 중이고요, 사사키가 말아주는 푸코는 좀 덜 매력적이네요. 원체 푸코가 매력적이라서 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4-12-24 12:10   좋아요 1 | URL
제가 그저께 ‘성관계는 없다‘를 물었거든요ㅋㅋㅋㅋㅋㅋㅋ 알려주더라구요. 지난 학기에 라캉 수업 들은 아이가 ㅋㅋㅋㅋㅋㅋㅋ 역시 강의를 들어야 하나. 나 올해 관련책 2권 읽었는데 나는 아직도 오리무중 ㅋㅋㅋㅋㅋ
매력적인 푸코, 가지세요~~

- 2024-12-25 11:48   좋아요 0 | URL
우와... 딸롱이 리스펙..... ㅠ..ㅜ 딸롱씨 넘나 멋진 거예여... 으힝힝.
나는 푸코 좋아하고 갖고 싶지만, 푸코는 나한테 관심없고.. 죽었습ㄴ다..

건수하 2024-12-25 04: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치다 타츠루가 독박육아 싱글대디인건가요? 우와-

이 호감으로 (언젠가) 그의 책을
시작해봐야겠습니다.

- 2024-12-25 11:49   좋아요 2 | URL
그쵸그쵸. 수하님. 바로 그 독박육아싱글대디 부분에서 그동안 이퀄리스트라고 팼던 저는 가드를 내리기로 해버린 것입니다. 물론. 저는 육아는 남자에게 더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만은 그것은 pass하고...ㅋㅋㅋ

메리크리스마스에요. 수하님. 뿅뿅.

단발머리 2024-12-26 10:54   좋아요 0 | URL
건수하님 / 독박육아 싱글대디에게 제가 후한 점수 줬습니다. 그 자세한 이야기는 <무지의 즐거움>에서 펼쳐지구요. 이 분 전문가가 한국에 있더라구요ㅋㅋㅋㅋㅋㅋ 번역자인데 이 분에 관해 책도 쓰셨다는 ㅋㅋㅋㅋㅋㅋ<우치다 선생에게 배우는 법>. 책이 많으니깐 취향대로 골라 읽으시면 좋습니다.

쟝쟝님 / 저희 교회에 아주 활달한 아이가 있어요. 무대 난입하고 소리 지르고 진짜 온 교인들의 귀염둥이인데, 그 아빠가 헬스장을 운영하실 것 같은 체형과 외모에요 ㅋㅋㅋㅋㅋㅋ 저는 잘 모르는 분인데. 그 분이 딱 그래요.
육아는 남자에게 더 적합하다의 실사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번 계엄 사태 때(아직도 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1인), 보았던 인터뷰 중에 제일 인상 깊었던 건, 특수무대 요원의 것이었다. "우리는 1티어다. (난 이 단어를 이때 처음 보았다). 우리의 목표물은 북한의 김정은이나 빈 라덴 정도다. 국회에서 비무장 민간인들을 만나 순간 당황했다." 나는 그날 밤의 그 모든 우연과 사람들의 헌신, 그 절묘함에 대해 자주 생각한다. 수방사 고위층은 비상 계엄 보안을 유지하는 데 힘을 쏟았기 때문에 헬기가 서울 항공, 그것도 국회 쪽으로 진입하자 현장의 다른 수도방위 지휘관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너, 뭐야? 부터 시작해서 그때부터 설명해야 하는, '지금 비상 상황이야. 계엄 상태라고...' 물론 날씨도 큰 도움을 주었다고 들었다. 하느님이 보우하사,라고 오천만이 불러대는 그 노래가 현실이 되었던 것이다.

그날 밤, 국회에 진입한 계엄군들이 국회 사무처 직원들과 국회 보좌관들에게 맞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우리는 다 사람이다. 중년의 여성들, 엄마 또래의 여성들이 "야, 우리 아들도 군대에 있어! 너, 정신 차려!" 하면서 뺨을 딱 때려치니 최고 수준의 무예를 영화 못지않게 시연가능한 최정예 전투원들은 어떻게 할 줄을 모르겠는 거다. 마리아 미즈의 표현을 빌려 '행복한 우연'은 그들 중 누구도 흥분해 총을 발사하지 않았다는 것. 20대의 혈기 왕성한 군인들이 패딩 입고 욕하면서 밀어대는 민간인들에게 밀려갔다는 것. 지휘관들 역시 무리하지 말라고 말해서 그런 상황을 무력으로 진압하지 않으려 했다는 것. 방방 뛰었던 건 윤가와 ㄱ용현이. 다수의 지휘관들이 증언했음에도, 온 국민이 봤는데도, 국회 진입이나 국회의원 체포를 명령한 적이 없다고 말하는 인간들. 이 거짓말쟁이들.

어제는 사물함 앞에 서서 수익책 채점을 하고 있었다. 동그랗고 예쁘고 귀여운 J가 자기 책을 내밀고 기다리고 있다가, 내 필통을 보게 됐다. 어, 이거 뭐지? 하면서 열린 필통 사이에서 지우개를 꺼낸다. 지우개네, 그러더니.



"이중 하나는 거짓말?"

J야! 어? 그거 어떻게 알았어? 우리 엄마가 읽는 책이에요. 우리 엄마도 그 책 사고 지우개 받았어요. 아, 그래? 고쳐야 할 것이 있는 아이에게 고칠 부분을 일러주고 다시 J에게 말을 건다. (수업 시간에 말걸면 안 되는데, 좀 어수선한 분위기였으니 괜찮다고 생각하면서) J야! 부모님이 책 좋아하셔? 네, 엄마는 책 좋아하세요. 아빠는, 아빠는 핸드폰. 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J를 좋아하다 못해 나는 이제 J엄마까지 좋아할 태세다. J야, 선생님이 왜 놀랐냐면, 일단 요즘에 책 읽는 사람이 별로 없어. 주위에 별로 없거든. 근데 그 사람이 읽는 책이 선생님이 아는 책일 확률은 엄청 엄청 낮은 거거든. 너무 반갑다, 하하하. 선생님은 김애란 책 사기만 하고 아직 읽지는 않았어. 근데 곧 읽을 거야. 아~~ 고개를 크게 끄덕이고 J는 자기 자리로 간다.

『이중 하나는 거짓말』을 읽는 시대를 나는 사랑한다. 김애란이 더 많이 팔렸으면 좋겠는데, 오늘 가서 확인해 보니 이 책이 <2024 올해의 책>이라고 한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한강 작가를 이겼던가. 놀랍다, 김애란. 『이중 하나는 거짓말』을 편안히 읽는 시대를, 나는 원한다.











어제는 상호대차된 책을 찾아 오는 길에 3층 카페에 들렸다. 내게는 도서관에 관한 추억이 많고 많은데 자주 가는 도서관은 4개 정도이다. 이 도서관은 2번째로 만난 도서관이다. 높이 살다가 조금 아래쪽으로 급작스레 이사를 하게 되었는데, 그때 이 도서관이 막 신축을 마쳤다. 1층에는 주민 센터, 2층은 주민 복지 시설, 그리고 3층과 4층에 어린이 전용 도서관이 들어왔는데, 그쯤에 우리 집에 어린이는 없었고, 그래도 상호대차 서비스가 있어서 자주 이용했다. 일전에 게일 루빌의 『일탈』을 상호대차로 빌린 적이 있었다. 도서관 사서쌤이 책을 건네주시면서 그러셨다. "참, 책을 많이 읽으시네요." 사실 나는 그런 편은 아니고, 정확히는 많이 대출하는 편이기는 했는데, 사실 그 책도 다 읽지 못한 채(좀 두껍습니다) 반납한 책이기는 했다. 아니에요. 그냥 많이 빌리는... (말 흐림). 아니에요, 진짜. 이 도서관에서 제일 많이 빌리시는 거 같아요. 그럼, 저 1등인가요? (는 속마음 토크)

겨울 방학, 아이들이 잠들어 깨지 않으면 살포시 집을 나와 도서관으로 향했다. 1층에서부터 걸어서 3분. 뛰어가면 1분에 주파 가능한 거리의 도서관. 눈 사이사이로 사뿐히 걸어가 상호대차한 책을 대출하고 3층 카페에 들르곤 했다. 그때는 진한 커피를 못 마시던 때라 사장님은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로 연하게 커피를 만들어 주셨다. 커피를 기다리며 책장을 넘겨볼 때의 마음. 하지만 아무도 피하지 못했던 코로나 위기가 닥쳐왔다. 커피에 샌드위치, 쿠키까지 내가 많이도 먹었으나 카페는 코로나 이후 문을 닫고 말았다. 다시 카페가 문을 열었다는 안내를 보고도 그냥 지나쳤는데, 어제는 한 번 가볼까 하는 마음에 3층에서 내렸다. 새로운 사장님, 아주 젊은 사장님이 카운터를 지키고 계셨다.













커피를 주문하고 앉아 첫 장을 넘긴다. 『고통을 말하지 않는 법』. 저, 요즘 고통스러웠어요. 우리나라가 정치적으로 상당히 불안하거든요. 이 책이 이렇게 작은 책이었네. 책이 한 손에... 아...

한 페이지를 읽고 바로 책을 덮는다. 이거 무서운 책이었어요? 잠깐만요, 지은이 소개 다시 읽고 올게요.



김애란을 읽는 시대를, 마리아 투마킨의 문장 속으로 들어가는 시대를, 그런 시간을 바란다. 한강의 소설을 읽는 시간을, 잭 리처를 읽는 시간을, 그런 시간을 되찾고 싶다. 나라 걱정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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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4-12-20 19: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우, 1등할 만한 책탑입니다!! 진짜 나라 걱정 안 하고 싶네요.. ㅜㅜ
그런데, 채점하는 “수익책”은 뭔가요? … 라고 적고 깨달았네요. 수학익힘책 ㅋㅋㅋ 학부모라서 알아챌 수 있는 줄임말이군요 ㅋㅋ

단발머리 2024-12-21 12:58   좋아요 1 | URL
나라 걱정에 수척해질것 같은데 오히려 스트레스 때문에 뭐든 자꾸 먹게 되네요 ㅠㅠ
수익책은 생각하신 바로 그것 맞습니다. 익숙하시리라 생각합니다^^
눈이 조금 내렸는데 금방 녹았네요. 편안한 주말 되시길요!

다락방 2024-12-23 10: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하철안에서 언제나 책을 읽는 여성을 늘 같은 지하철이라 마주칠 수밖에 없는데요, 정말 말걸고 싶지만 꾹 참습니다.
우리 단발머리 님이 얼른 재미있게 잭 리처 읽는 시간이 돌아오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정말 간절하게 말이지요.
대한민국은 단발머리 님에게 잭 리처 읽는 시간을 허하라!!

단발머리 2024-12-23 11:32   좋아요 0 | URL
정말 말걸고 싶지만 꾹 참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마음에 와닿고요. 저도 말걸고 싶을 때 많아요. 책 읽는 분들 워낙 희귀종이신지라~~~
잭 리처 읽는 시간까지 가려면 아직도 오래 기다려야할까요? 너무 아쉽고 안타깝고 그러네요.

- 2024-12-24 06: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리아 투마킨을 사랑합니다.. J엄마도요. 전해주세요. 헤헷

단발머리 2024-12-24 11:00   좋아요 1 | URL
오늘도 J가 의미 있는 문장 썼더랍니다. 일기쓰기에서요. 넌 왜케 잘하니~~ 칭찬해 줬어요. 사랑은 어떻게 전해주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