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유쾌한 우울증의 세계 / 한낮의 우울

 


작년에 『한낮의 우울』을 시작했지만 다 읽지 못했다. 300쪽 정도 읽었으니까 3분의 1 정도 읽은 셈이다. 우울에 대한 책을 찾아 읽게 된 건, ‘우울함이 밀려와라고 자주 말하는 친구 때문이었다. 우리의 삶은 각자 외롭고 쓸쓸하다. 그리고, 종종 우울한 기분이 우리를 사로잡기도 한다. 하지만, 우울증은 그것과는 다르다. (다르다고 생각한다)   

 


난 태생적으로 명랑하고 낙천적이다. 그냥 그렇게 생겨먹었다. 잘 웃고, 남을 웃기는 데에 최선을 다하고, 가끔은 근처에서 내가 제일 웃긴 사람이라는 걸 확인받기 위해 주위 사람들(가족)을 협박하기도 한다. 나는 그런 사람이다. 하지만, 내가 그런 사람일 수 있는 건, 내가 처한 조건에 영향을 받는다. 남편이 투털이 스머프에 잔소리꾼이라면, 아이들 학교에서 나를 찾는 전화가 시도 때도 없이 온다면, 아이들의 감정 롤러코스터가 360도 회전이라면, 부모님이 편찮으셔서 내가 직접 그분들을 돌봐야 한다면, 무릎이 시리다면, 일 년 내내 신경성 장염에 시달린다면. 그렇다고 하면, 명랑하고 낙천적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 반대라 했을 때, 그렇다면 우울은 그 흔적도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인가. 만약남편이 어마어마한 돈을 벌어다 주면서 친절하고 다정하다면, 아이들이 모범생에 공부도 잘하고 친구들과의 관계도 원만하다면, 부모님이 때마다 내게 용돈을 주신다면, 수영, 요가, 필라테스 강사급의 실력을 갖출 정도로 건강하다면, 그렇다면 나는 행복할 것인가. 그러한 인생에 우울이라는 단어는 존재하지 않는가. 그건 아닐 테다.

 


그래서 읽는다, 『유쾌한 우울증의 세계』. 미국 최고 인기 팟캐스트의 진행자인 존 모의 책이다. 그 역시 우울증을 앓았던 사람으로서 본인의 경험과 출연자들의 경험을 따라가며 우울증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그려낸다. 100쪽 정도 읽었는데 흥미롭고 재미있다. 재미있다고 말하기 미안하기는 한데, 저자가 우울을 풀어내는 방식이 그러하다. 재미있다.

 



트라우마는 늑대고 우리의 정신은 집이다. 우리는 생각한다. '이젠 안전해. 늑대가 날 해치기 전에 집 안에 가뒀으니까.' 하지만 조금만 지나면 그게 아니란 걸 알게 된다. '안 돼! 내 집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가구가 죄다 박박 긁혔고, 사방에 늑대 똥 천지잖아!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거야? 어어, 내 몸도 찢어발기고 있네.(24)

 


문제는 한번 울음보가 터지자 멈출 수 없었다는 것이었다. 몇 달 전부터 그랬다. 무언가 속상한 일이 일어나고 눈물이 흐르기 시작하면, 나는 울고 있다는 걸 숨겼다. 눈을 비비는 척 눈물을 닦아 냈고 어디가 간지러워서 긁는 척하며 셔츠에 물기를 닦았다. 물론 눈물은 감정의 장소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것이나, 내 눈물은 멍청할 정도로 양이 많았다. 몸의 배관에 문제가 생긴 것 같았다. 눈물이 코피처럼 줄줄 흘렀다. 하도 울어서 어지럽고 정신을 못 차릴 정도였다. (33)

 


우울증은 병이다. 모든 환자에게서 비슷한 병리적 증상이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이런저런 특징, 사건, 반응들이 많은 이들에게서 거듭 되풀이하여 나타나는 건, 우리가 알고 보면 서로 그다지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당신이 세상에서 유일무이하며 특별하고도 고유한 빛나는 별이라고 생각했다면, 미안하지만 틀렸다. 믿기 어렵겠으나 당신이 겪고 있는 일 가운데 다른 사람에게 일어나지 않았던 일은 없다. 이건 좋은 소식이다. 입증된 치료가 혹은 적어도 동료들이 준비되어 있다는 뜻이니까. 안녕하세요. 환영합니다. (41)

 


 
















2. Book Lovers / People on the vacation / Beach Read

 


에밀리 헨리의 세 번째 책이다. 욕하면서 읽는 로맨스. 『People on the vacation』이 우정과 사랑 사이라면, 『Beach Read』는 작가들의 삶(쓰기의 괴로움)을 보여준다. 여남 주인공이 편집자와 출판 에이전트이니 이 책 역시 책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의 삶을 그려낸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장면은 여기. 남주(Charlie) 가족이 운영하는 서점에서 남주의 어머니(Sally)가 우연히 여주를 본다. 현재 여주는 한적한 시골 동네에 휴가를 온 상태.



 

 




나는 어렸을 때부터 키가 컸고, 키가 크다는 건, 곱슬머리나 여드름처럼 그냥 내 일부였다. 키가 커서 좋을 때(만원 버스에서 맨 위 봉 잡을 때)도 있었지만, 나쁠 때(초등학교에서 창문 청소 전담일 때)도 있었다. 오히려 요즘에야 키가 크다는 게 장점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좋아하는 배우 시몬 애슐리의 키가 178센티미터라서 키가 180센티미터인 남주(조나단)랑 눈싸움할 때 특히 그랬다. 더 크고 싶은데 그건 안 될 거 같다.  

 

 














3. 박시백의 고려사

 


<조선왕조실록>을 그려내었던 박시백이 고려사로 돌아왔다. 통일신라 말기에서 후삼국 시대, 그리고 고려 초기까지를 그려내는데, 견훤과 왕건에 대한 평가가 특히 대조적이다.



 




자신의 힘으로 나라를 일으킬 정도의 능력이 오히려 지나친 자신감으로 변질되었기에 견훤이 실패했다고 보고 있다. 반면에, 자수성가한 지도자가 아니었던 왕건은 장수, 호족들과 협력하면서 오히려 경쟁자들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는 친화력이 있었기에 삼국통일의 주인이 되었다고 보았다. 개인적인 매력이라면 견훤이 훨씬 나은 것 같은데 주인공은 왕건이 된 셈이다.  



 

 














4. 더 이상 어머니는 없다

 


딸로서, 우리는 어머니 자신의 자유와 우리의 자유를 원하는 어머니가 필요하다. 우리는 다른 여성의 자기 부정과 좌절을 담는 그릇일 필요가 없다. 어머니의 인생이야말로 아무리 곤경에 처하고 보호받지 못한다 할지라도 - 딸에게 물려주는 가장 중요한 유산이다. 왜냐하면,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간직한 어머니, 투쟁을 하는 어머니, 그리고 계속해서 그녀 주위에 살만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어머니는 딸에게 이러한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282)

 


우리 엄마는 그랬다. 엄마는 내게 그런 모델이 되어 주셨다. 아빠랑 동갑이어서 툭하면(정확히는 대부분의 경우) 아빠에게 반말을 하셨고, 아빠가 작은 사업을 하실 때는 직원 중의 한 명이 되어 아빠를 도우셨다. 평생 일을 하셨다. 내 돈, 이라고 말할 만한 돈을 항상 수중에 가지고 있었다. 엄마는 그랬는데. 나는 그러지 못한다. 그러지 못했다. 엄마가 나에게 그랬던 것처럼, 나도 큰아이에게 좋은 모델이 되어, 내 인생을 아이의 가장 중요한 유산으로 물려주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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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7-15 09: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많은 책들을 읽고 이런 글을 쓰시는 단발머리 님을, 따님은 설사 (단발님의 알라딘 서재글을)읽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미 충분히 자랑스러워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따님이 좀 더 자란다면, 더 자랑스러워 할거고요. 제 경우도 저희 엄마가 특별하다는 사실을 좀 늦게 알았거든요. 단발머리 님의 따님은 이미 자랑스러워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혹여 아직 그렇지 않다면, 늦지 않게 그걸 느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전 좀.. 늦게 알았던 것 같아요. 뭐, 안다고 해도 엄마한테 특별히 더 잘하는 건 아니지만요. 엄마랑 딸의 관계는 항상 후회가 좀 있는 것 같아요. 극진한 사랑과 후회. 제일 잘해드리고 싶은 사람도 엄마인데 제일 짜증내게 되는 것도 엄마고, 그렇습니다. 저는 저희 엄마가 배움이 짧으신 분이었고 가진 자원이 별로 없는 사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게다가 신랑이 무능력했음에도 불구하고 악착같이 저희를 먹여 살리려고 하고 가진 것 내에서 뭐든 다 해주려고 했다는 것을 알아요. 무엇보다, 공부 시켜야 된다고 생각했던 사람이라는 게, 번 돈을 자기가 관리하게끔 해야 한다며 존중해줬다는 게, 아주 어른이 되고 나서 대단하다고, 정말 감사하다고 생각했어요. (눈물 금지!!)

아, 키.. 저는 키가 작은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크지도 않아서, 딱히 키 크고 싶다는 생각은 해본 적은 없는데, 이 페이퍼 읽고 시몬 애슐리의 키가 178 이라니, 그게 제 키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크지도 않은 제 키가 나이 들면서 줄어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슬퍼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저도 180 이상의 사람과 눈 맞추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뭐, 꼭 키가 같아야 눈 맞출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남자는 막 덩치가 엄청 큰데 여자는 너무 작고 그러면 어쩐지 화가 나잖아요? 흠흠.

단발머리 2022-07-18 13:37   좋아요 0 | URL
귀한 말씀 감사합니다, 다락방님! 저희 큰애는 제 글을 잘 읽지 않고 또 저를 자랑스러워하지도 않습니다. 아롱이가 가끔 제 글을 읽는데 ‘로맨스 소설 속 남주 분석‘ 이런 글을 읽네요. 양자역학과 우주와 삶과 죽음에 관한 글을 읽으면 참 좋으련만 ‘조나단을 주세요‘ 이런 글만 읽어요. 저의 기쁨이며 또한 슬픔입니다.
딸애와의 관계는 참 오묘하고 그래요. 체질이나 성격, 기질이 작은애가 저랑 똑같은데 저는 항상 큰애를 저의 분신으로 느낍니다. 가끔은 정말 나라고 느껴지고요.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걸 잘 아니까, 그걸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 애쓰고 있어요. 제 글을 안 읽고 저를 자랑스러워하지 않아도, 그냥 사이좋게 지냈으면 하는 생각이 제게는 강합니다. 저희 사이가 좀 좋은 편이기는 한데, 그 이상을 전 바라지는 않고요. 딸애에게 인간적으로 좋아할 만한 사람이고 싶지만, 저는 엄마여서 그건 불가능할 거 같기도 하고요. 다락방님의 귀한 말씀만 마음에 깊이 새기겠습니다. (부디 제게 이루어지길)

저희 엄마가 저를 생각하는 마음에 대해서는 정말 최근에서야 더 절절히 알게 됐는데, 제가 딸애를 좋아하는 것보다 엄마가 저를 더 좋아하시더라구요. 물론 딸애가 저를 좋아하는 마음과는 차이가 많이 나겠죠 ㅎㅎ 저를 더 좋아하는 엄마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겠다 그런 생각도 들고요.

저는 키가 더 크고 싶기는 한대 그게 불가능하다면 스트레칭을 꾸준히 해서 작아지지 않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언제 저랑 같이 만나서 스트레칭 강하게 한 판 땡기실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것은 계급 장벽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양호한 사례지요. 제 글에서 언급하는 계급 아파르트헤이트는 제가 살던 서벵골주에서 목격한 것입니다. 계급 아파르트헤이트는 제가 다닌 농촌 학교들에만 있던 것이 아니에요. 그것은 농촌의 하층 계급 전부와 이들보다 상위의 모든 것 사이에 있지요. 제가 살던 주에서 거의 30년 전에 목격한 교육에서의 이러한 계급 아파르트헤이트가, 원컨대 인도의 모든 주에서 반복되지 않았으면 싶지만, 아무래도 그럴 것 같아 두렵군요. 그것은 인도의 수치 중 하나인 1,000년 된 카스트 장벽의 치환이지요. 물론 이 모든 것은 우리가 나머지 인류와 공유하는 젠더 장벽들로 인해 복잡해져요. 그렇게 카스트 장벽은 인종, 계급, 젠더와 교차합니다. - P18

서발터니티를 자기 것으로 삼는 건 자신을 모두라고 생각하기의 특징이지요. 그런 일이 메트로폴리스의 급진주의자들 사이에서는 아주 흔하다는 점을 부언해 둡시다. 그런 치들에게 저는 늘 이렇게 말하지요. "당신들이 저 더 낮은 곳과 구별되는 방식을 알려면 위가 아니라 아래를 보세요." 훈련받은 지식인으로 존재하기의 책임을 회피하지 맙시다. 지적 노동의 권리를 박탈당한 사람들이 생각하는 방식으로 우리가 생각하지는 않잖아요. - P59

저는 학창 시절에 『제인 에어』를 여러 번 읽었어요. 이런식으로 읽은 적은 전혀 없었지만요. 제가 (당시 겪은 것은 미국의 메트로폴리스에 온 양심적인 교육 이주자에게 해당하는 전형적인 자전적 계기였어요. 이는 파농의 숭고한 불쾌에 비견할 만한 감정이지요. 그런 욕구 자체는 미국적 신조American Creed에 의해 생산되었고요. 인도에서 하인을거느리는 자라면 누구든 제인 에어가 버사에게 한 짓을 똑같이 합니다. 이 한 편의 소설이 인도에 있는 우리를 계급너머로 회심케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 것은 전적으로 비현실주의적이지요. 제가 텍스트에서 암시한 것은 우리가 샬럿 브론테를 인종주의자라 부를 수는 없다는 겁니다. - P96

어두운 색의 토착 물소 괴물을 상징적으로 살해하는 것을 주류 종교가 대제일 의례로 경축하는 이 나라에서 우리가 어찌 『제인 에어』에 잘못된 게 있노라 말할 수 있겠어요? 이것이 우리의 ‘전통’인데요. 이것을 우리는 에세이의 필자에게 다가가는 맥락에 놓아야 합니다. 그 맥락이란 정형화된 저 자신인 이 필자가 미국을 겪으면서 이렇게 정형화되었다는 것이에요. 계급 없음과 피부색-맹목에 대한 미국의 철학은 타협된 것이고, 이 사실이 이주자 학생에게는 훨씬 뚜렷하지요. 벵골로부터 발화되는 제국주의 스토리는 또한 바드랄로크bhadralok (영국 식민 통치기에 등장한 벵골신사층) 계급의 부역 스토리입니다. - P97

우리가 이와 같은 글을 읽을 때 정말로 생각해야만 하는것이 있어요. 백인에게 사랑받는 이주자에게 파농이 보낸 경고에 해당하는 사례가 바로 저라는 거예요. 그래도 제게는 최소한의 분별력이 있어 우리가 그 스토리를 분석할 때 생각해야 할 사실을 언급했지요. 브론테의 것과 같은 바로 그러한 상상력조차 그러한 문화적 자기 - 재현의 그러한 희생물일 수 있을진대 우리는 얼마나 우리 자신의 것의 희생물일 수밖에 없겠는가라는 사실 말입니다. 이것은 경쟁적 민족주의를 향한 경고지요. 이런 민족주의의 ‘발흥’으로 인도는 큰 고통을 겪고 있어요. 브론테 소설의 교훈은 우리를 향한 경고지, 백인 여성에게 반대하는 진단이 아니에요. 52년간 미국에서 살고 있고 48년간 교편을 잡은 제가 서양 페미니스트가 되려면 과연 얼마나 오래 걸릴지를 자문해 봐요. 서양 비평에서 유래하는 비평이라면 그것이 무엇이든간에 지적질과는 매우 달라요. 비평을 허가해 주는 계급 접근을 고려한다면 특히 그렇지요. - P98

대부분의 사회는 지각되는 성차에 의해 추상적으로 구축됩니다. 이것은 사람들이 지각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물질적 차이예요. 묵시적으로 글로벌한 것이기도 하지요. 남성 학자들이 글로벌한 것을 상상하기도 전에 말입니다. 쿳시는 전체 스토리를 이러한 차이 안에서, 어미 찾기 질문들과 처녀에 의한 잉태를 중심으로 연출해요. - P144

‘글로벌 영어가 나를 죽여!‘라고 말하느니 차라리 그것을 잡고 움직여 보세요. 그러면 여러분이 돌파하는 저 장벽들을 그대로 둔 채로 여타 인도 언어-여러분의 모어가 아니라ㅡ에 들어갈 수 있어요. 무장벽성에 대해 생각만 한다면 부적합한 영어 번역들 안에서 맴돌 테니까요. - P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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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7-14 12: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려운 거 싫다면서 맨날 제일 어려운 거 읽으시는 분!!!!

단발머리 2022-07-14 13:34   좋아요 1 | URL
나 아니고 쟝쟝님 ㅋㅋㅋㅋㅋ 아, 생각보다 어렵군요. 번역 탓이라 하기엔 넘 어려운 것이었던 것이다 ㅋㅋㅋㅋㅋ

- 2022-07-14 14:18   좋아요 1 | URL
제가 지금까지 읽으려고 덤벼본 책 중에 가장 겸손해진 책이 바로 <서발턴은 말할 수 있는가?> 였다… 어렵다 수준이 아니었음… 그건..

다락방 2022-07-14 14:31   좋아요 2 | URL
서발턴.. 그 책 나도 있는데.........(없는 책이 없는 사람)

- 2022-07-14 14:35   좋아요 3 | URL
저기 다락방님 집이 혹시 국립 도서관이세요?

청아 2022-07-14 15:16   좋아요 2 | URL
쟝쟝님 너무 웃김요!ㅋ 똑똑한데 웃기기까지...욕심쟁이! 그러지마요ㅋㅋㅋㅋㅋ
ㅡ둘 다 안되는 광녀미미

- 2022-07-14 16:09   좋아요 2 | URL
이 미친 똑똑함을 알아보는 광녀 미미 ㅋㅋㅋ 광녀란말 왤케 웃기냨ㅋㅋㅋㅋㅋㅋ ㅠㅠㅠ 아앙대 ㅠㅠㅠㅠ

다락방 2022-07-14 13: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젠 스피박까지!! 대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22-07-14 14:19   좋아요 2 | URL
광박..피박… 독박…(워워) 피박온냐..
 




















저번주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이 책이 ‘김영하 북클럽 7월 선정 도서’라고 한다. 이름 걸고 책을 선정한다는 건 어떤 걸까. 근데 7월의 도서로 선정한 건 제가 먼저예요.



죠리퐁 나옵니다. 옆에 노란 죠리퐁 세워줘야 하는데 아까 은행 다녀오면서 비 피하느라 서둘러 오는 바람에. 죠리퐁은 다음 기회에…






I think about the time Mom showed me how to fold the little plastic card that came inside bags of Jolly Pong, how to use it as a spoon to shovel caramel puffed rice into my mouth, and how it inevitably fell down my shirt and spread all over the car. Iremember the snacks Mom told me she ate when she was a kid and how I tried to imagine her at my age. I wanted to like all the things she did, to embody her completely. - P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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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7-13 12: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앗 집에 갈 때 죠리퐁 사가야겠어요. ㅎㅎㅎㅎㅎ
저도 이 책 번역본 진작 사뒀는데 아직... 하하하하하하하하하

단발머리 2022-07-13 12:48   좋아요 2 | URL
우리 다락방님은 그 바쁜 와중에도 ㅋㅋㅋㅋㅋㅋ 엑셀로 정리한 거 아닌데도 사 둔 책을 다 기억하는 그 기억력을 칭찬합니다.
쪼리뽕 우유에 타서 먹으면.... 맛있어요. 그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2-07-13 12:35   좋아요 1 | URL
쪼리뽕 아니고 ㅋㅋㅋㅋㅋㅋㅋㅋ 죠리퐁이네요, 다락방님? ㅋㅋㅋㅋㅋㅋ
아, 바꿔야겠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7-13 12:35   좋아요 1 | URL
1. 사둔 책 다 기억하지 못합니다. 다만 이 책은 읽으려고 침대 헤드에 갖다둔 채로 오래 되었으므로 기억합니다. ㅋㅋㅋ 저 에이드리언 리치 우리 죽은자들이 깨어날 때? 그거 사려고 장바구니에 넣어뒀는데, 엊그제 책장에서 다른 책 찾다가 그 책 있는거 보고 화들짝 놀랐어요.

2. 저는 죠리퐁 우유에 타먹는 거 매우 싫어합니다. 우유에 기름 뜨잖아요. 그거 못견디겠어요. 죠리퐁은 그냥 먹습니다. 엣헴-

그럼 이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2-07-13 12:39   좋아요 1 | URL
1. 아.... 이 책은 오래전부터 선택을 기다려 왔었군요. 가여워라, 조리푱 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최근에 <우리 죽은 자들이 깨어날 때> 샀어요. (급자랑ㅋㅋ) 저 도서관 책으로 200페이지 넘게 읽었더라구요. 다시 첨부터 읽어야 함 ㅋㅋㅋㅋ

2. 죠리퐁 우유에 탄 거 못 드신다니 유감이네요. 전, 정말 세상에 이렇게나 맛난 음식이 했지요 ㅋㅋㅋㅋㅋ

왜 요즘에 ‘이만총총‘ 안 하시고 ‘그럼 이만‘ 하시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22-07-13 13: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22-07-13 13:17   좋아요 1 | URL
어머머머머머! 이런 자랑스러운 거를 ㅋㅋㅋㅋㅋ 왜 비댓으로 하셨나요? 저 같으면 세계 만방에 자랑하리!!!

2022-07-13 13: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22-07-13 13:27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실 겁니다. 아마 ㅋㅋㅋㅋㅋㅋ 글고 그 분은 명예의 전당 오르신 분이라 혹 명예 실추되고 그래도 금방 회복되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7-13 13:53   좋아요 2 | URL
아 진짜 제가 싫어지네요. 아놔. 저 비댓님 댓글 읽고 기프티북 내역 들어가서 쫙 한번 훑었는데 하아- 기억 안나는 거 왜이렇게 많죠 ㅠㅠ 저는 정녕 산 책도 기억 못하고 선물받은 책도 기억 못하는 그런 사람인 겁니까.
일전에 한 친구가 정리를 안하고 살아서 기억을 못하는거라 했는데 ㅠㅠ 제 잘못입니다 비댓님 ㅠㅠㅠ

단발머리 2022-07-13 13:56   좋아요 2 | URL
괜찮아요, 괜찮아요, 다락방님!! 비댓님도 괜찮으실 거에요? 괜찮죠?
책이 많아서 그런 겁니다. 이건 다락방님 잘못 아니에요. 택배 아저씨가 자꾸 박스를, 알라딘 박스를 가져다 주셔서 생긴 일이라니까요. 근데 우리 담에 만날 때 엑셀로 목록 작성하는 거 같이 배워봐요. 저도 정리 좀 해야겠어요. 근데 ㅋㅋㅋ 누가 우리 가르쳐 줄거에요? 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7-13 14:01   좋아요 2 | URL
제가 엑셀로 목록 정리할거란 생각은 한 지 몇 년 된 것 같은데 아직도 이러고 있네요 ㅠㅠ

독서괭 2022-07-13 14:43   좋아요 1 | URL
그러믄요. 그것이 다락방님의 하고많은 매력중의 하나이지요! 뒤메질러!😘

다락방 2022-07-13 15:13   좋아요 2 | URL
흑흑 감사합니다 ㅠㅠ

독서괭 2022-07-13 15:21   좋아요 1 | URL
근데, 알라딘에서 구매내역 엑셀로 쫙 받을 수 있지 않나요?

다락방 2022-07-13 15:32   좋아요 1 | URL
뭐라고요? 그런게 된다고요???

다락방 2022-07-13 15:35   좋아요 1 | URL
헐.. 되네요. 헐... 아니, 이게 무슨 일입니까. 아니.. 이게 대체... 와.. 아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알라딘 겁나 오래 했는데 왜 이걸 몰랐을까요? 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2-07-13 15:39   좋아요 1 | URL
우아 ㅋㅋㅋㅋㅋㅋㅋ 신나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못 하니까 알라딘이 해주네요. 장하다 알라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07-13 15:54   좋아요 1 | URL
모르셨군요… 충격…🫢

독서괭 2022-07-13 13: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 7월 선정 도서!!

단발머리 2022-07-13 13:19   좋아요 1 | URL
일단 이 책은 <외국 에세이> 부문입니다 ㅋㅋㅋㅋ 제가 좀 선정하는 거를 남발하는 경우가 있어서 분야를 나눠줘야 하구요 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07-13 13:21   좋아요 1 | URL
앗 부문이 몇개나 있는 건가요? ㅋㅋㅋ

단발머리 2022-07-13 13:25   좋아요 2 | URL
정치/경제/사회/문화/인문/예술에다가ㅋㅋㅋ 에세이도 국가별로 나누고요 ㅋㅋㅋㅋㅋ 페미니즘은 따로 카운트하고요.
로맨스 소설도 따로 ㅋㅋㅋㅋㅋ 어쩌죠?

독서괭 2022-07-13 13:28   좋아요 2 | URL
알겠네요. 부문이 너무 많아서 김영하 북클럽만큼 홍보되지 못했다는 것을요 ㅋㅋㅋㅋ 에세이 국가별에서 빵 터졌습니다 ㅋㅋㅋ

단발머리 2022-07-13 13:42   좋아요 3 | URL
저도 김영하처럼 선택과 집중하면 말이지요 ㅋㅋㅋㅋ 그 정도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건 아닐텐데요.
일단 이달의 작가 에이드리언 리치 했거든요. 왜 아무도 몰라가지고 ㅋㅋㅋㅋ 저만 좋아하는 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07-13 15:42   좋아요 2 | URL
국가별로 나눌 수 있는 섬세한 능력!!!!
발탁되어야 하는데....직원으로ㅋㅋㅋ

단발머리 2022-07-13 15:46   좋아요 2 | URL
보고 있나, 알라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07-13 15:49   좋아요 3 | URL
알라딘에서 안된다면 다락방님 미래의 작업실이라도!!!^^

단발머리 2022-07-13 15:59   좋아요 3 | URL
알라딘 바쁘네요. 채용도 해야하고 작업실도 내줘야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알라딘 서재 글쓰기 양식부터 좀 바꿔줘요.
난 잘 모르지만 암튼 우리 좀 후진거 쓰고 있다면서요. 뭐라더라, html 아직도 이거 쓰나요? 보고 있나, 알라딘?

단발머리 2022-07-13 13:5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쩔 ㅋㅋㅋㅋㅋㅋㅋㅋ 28쪽에 똥침 나오고, 29쪽에 화투 나옵니다. 우앗 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07-13 15:37   좋아요 2 | URL
진짜요??ㅋㅋㅋ
영어로 어떻게 되는 거에요?

단발머리 2022-07-13 15:40   좋아요 2 | URL
똥침은 ddongchim이고 화투는 Hwatu에요 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07-13 15:42   좋아요 1 | URL
아....ㅋㅋㅋ

독서괭 2022-07-13 15:56   좋아요 2 | URL
대체 어떤 맥락에서 그 단어들이 ㅋㅋㅋㅋ

단발머리 2022-07-13 15:58   좋아요 1 | URL
지은이가 한국에 놀러 왔을 때, 외할머니와의 추억 떠올리다가 나옵니다. 아주 포근하고 재밌고 그러네요 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07-13 15:58   좋아요 1 | URL
저도 도대체 H 마트에서 저 두 단어가 나오는 것인가?? 궁금해집니다^^

책읽는나무 2022-07-13 15:59   좋아요 1 | URL
아....^^;;;;
외할머니!!!
그럼 좀 이해가 갑니다ㅋㅋㅋ

단발머리 2022-07-13 16:01   좋아요 2 | URL
자서전이니까요. H 마트에서 시작해서 한국과 미국에서의 삶이 막 교차되서 나옵니다. 근데 한국에서 많이 읽어야겠어요. 아마존 베스트셀러였지만. 노량진 수산시장, 산낙지 그런거 나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07-13 16:32   좋아요 1 | URL
아...그런 책이군요?
일단 또 보관해 놓겠어요.
도서관을 가보고 없음...또???
단발님 말씀 침착하게 잘 듣는 나무에요.ㅋㅋㅋ

단발머리 2022-07-13 17:17   좋아요 2 | URL
진짜 우리 책나무님 항상 진지하시고 다정하시고 침착하셔서 제가 많이 애정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도서관에서는 많이 기다려야 될 거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22-07-13 17: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나무님과 단발님 주고 받는 댓글들이 다정하셔서 제 맘이 막 흐뭇하고요… 근데 제갠 H마트 재미읍ㅆ…. 얄미운 캐릭터….. 챕터1만 좋았더랬지요. (도망치기)

단발머리 2022-07-13 18:52   좋아요 1 | URL
저 일단 챕터 4에요 ㅎㅎㅎ 눈 부릅뜨고 살펴보겠어요!! @@

그레이스 2022-07-13 2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거기도 카드를 접어서 숟가락을 만드는군요^^

단발머리 2022-07-13 23:11   좋아요 1 | URL
네, 그렇더라구요. H 마트에서 판매하는 죠리퐁이 한국 제품과 똑같나봐요^^
 
모성





 












<장면 1>


아롱이가 반바지를 찾는다. 엄마, 서랍에 반바지가 없어요. , 건조기 안에 있나 보다. 내가 가까운 데 있으니까 꺼내 주려 일어선다. 가져다주면서 말한다. 근데, 아롱아. 이거 봐봐, 앞으로 명심해. ‘더 이상 어머니는 없다’. 책을 들고 일어서면서 아롱이가 말한다. 엄마, 이거 그거네요. ‘애초에 어머니는 없었다’.

 


<장면 2>


친구가 그랬다. 여름에는 실론티를 쌓아놓고 마셔야 한다고. 그래서 나도 샀다. 마트에 갔을 때 6개들이 묶음을. 얼음을 너무 많이 넣어서 색이 좀 흐리게 나왔다. 주인공은 책이니까, 하면서 한 컷 찍는다.



 



<장면 3>


주말에 아이들이 먹고 싶다는 탄탄면을 먹으러 갔다. 역시 손에 들고 있던 책과 사진 한 장을 찍는다. <작품 제목 : 더 이상 어머니는 없다. 그래서 외식이다.>



 

 


몇 월이던가. 아무튼 연초에 필리스 체슬러의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은 페미니스트』를 상반기의 책으로 고르자 알라딘 친구는 너무 성급한 거 아니냐며 하하 웃었다. 7월의 둘째 주, 나는 아무런 망설임 없이 이 책을 하반기의 책으로 꼽는다. 아직 신에게는 7, 8, 9, 10, 11, 12월이 남아있습니다만, 그 어느 누구도 에이드리언 리치를 이길 수는 없을 것이옵니다.

 


이 책의 한 문장을 가지고 글 한 편을 쓸 수 있다. 이 책은 그런 힘을 가진 책이다.

 


여성 수장의 위대한 어머니는 원래 어둠과 빛, 바다의 심연과 하늘의 지고함으로 의인화되었다. 바로 가부장적 우주 생성론이 발달하면서부터 비로소 여성은 순전한 의 존재로 한정되었고 어둠, 무의식, 잠으로 표현되었다. (124)

 


레이첼 레비에 의하면 가부장제 이전의 의식은 처음에는 여성적이라고 느껴지는 본질적인 단일 통일체로 시작하여 계속 발전하면서 여성적 존재가 변천의 유동성을 주재한다고 생각했다. “… 신석기 시대 유물에는 남성을 신성시하는 어떤 숭배도 발견되지 않는다. … 여성의 힘이 그 당시 조각의 가장 큰 주제였다. “(131)

 













가부장제의 창조에서는 여신의 몰락과 일신교의 확립 과정이 자세하게 다루어진다. 현재 남겨진 기록의 대부분이 이 시대의 것이다. 에이드리언 리치는 어머니 여신의 평가 절하와 그와 동시에 일어났던 인간 여성의 권위의 축소를 추적한다. 어머니 여신이 남신의 아내가 된 순간, 이제 아이는 그녀의 아이가 아니라, 그녀의 남편인 그의자식이다.

 

 

여성은 항상 기다리고 있다고 여겨진다. 질문해 주기를 기다리고, 월경이 찾아올까봐 기다리고 혹은 찾아오지 않을까봐 걱정을 하며 월경을 기다리고, 남자들이 전쟁이나 일터에서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아이가 자라기를 기다리고, 새로운 출산을, 폐경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라고 여겨져 왔다. (41)

 


이 문단을 읽으면 자연스레 아니 에르노의 『얼어붙은 여자』가 생각난다.


 













그는,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면서 조심스럽게 길거리의 사람들을 밀치면서 안시를 돌아다닌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벤치에 앉아서, 오후가 흘러가기를, 아이가 어서 자라기를, 기다려본 적도 절대 없었다. 그는 일이 끝난 후, 두 손을 호주머니에 찔러넣고, 조용히 안시를 구경했고, 그에게는 모든 공간이 자유로웠다. (223)

 


기다리는 여성의 삶. 남편을, 아이를 기다리는 삶. 기다리는 시간은 쪼개져서 온다. 남겨진 건 모두 자투리 시간.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오기를, 수영 수업이 끝나기를, 아이가 자라기를 기다리는 시간과 시간들.  

 


이런 문장도 있다.

 


가끔 나는 내가 여성으로서 자격이 없는 것은 아닐까하고 반신반의하는 원인이 세 번이나 마취상태에서 아이를 분만한 때문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진정한어머니는 분만 과정 내내 깨어 있었던사람들일 것이다. (196)

 


만약 그런 의미에서 진정한어머니를 찾는다면 내가 바로 그런 어머니다. 나는 두 아이를 모두 자연분만으로 낳았다. 새벽 1시에 양수가 터져 (임산부 카페 출산기를 기억하며) 머리만 얼른 감고 병원으로 이동, 새벽 4시부터 아이를 기다렸다. 그렇게도 힘들다는 마른 아이’(양수가 미리 터진 상태의 분만)를 낳기 위해 14시간의 진통을 견뎠다. 오후 6시가 넘어 이제 분만실로 들어가자는 간호사의 말에, 나는 천장을 쳐다보며 형광등이 정말 노란색으로 변했는지 확인해 보았다. 하얀색이었다. 제정신 체크. 출산 직후에는 뒷처리를 하느라 이리저리 바쁜 간호사들을 불러서는, ‘그래서, 지금 정확한 시간이 몇 시, 몇 분이죠?’라고 묻는 여유. 나는 완벽한 제정신, 분만 과정 내내 깨어 있던 사람이다. 둘째 아이 때는 더해서, 아이의 어깨가 내 몸에서 나가던 순간도 기억난다. 완벽하게 제정신, 나는 진정한 어머니인가.

 



페미니즘은 인간 사회의 여러 부분을 다루고 있다. 철학과 정치에도, 과학과 문학에도 페미니즘의 언어가 필요하고 페미니즘적 해석이 필요하다. 자본주의, 신자유주의, 임금 노동과 가사 노동에 관한 문제도 그렇고, 교육과 보육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에서 다양한 주제의 책들을 골고루 읽고 있고, 나 혼자 읽는 책들이 있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모성에 대한 책에는 손이 가지 않았다.

 


내게 모성이란, 어머니란, 엄마와 시어머니를 상징한다. 자식을 위한 삶, 완벽한 헌신과 희생이 내가 아는 모성이고, 엄마와 시어머니는 그러한 모성의 현신이다. 나는 모성이 부족한 사람이다, 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분들이 모성에 대한 기준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야무진 요즘 엄마도 아닌 나는, 작년 10월에야 수능 표준 점수가 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들었는데, 지금까지도 그 의미를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나는 모성이 부족한 사람이고 그런 채로 이렇게 살아왔다.


 

전업주부이니 다른 사회적 일이 없고 그래서 결국 나는 누구의 엄마로 불리기가 가장 쉬운데, 나는 그러기가 싫어서 오랫동안 그걸 거부해 왔다. 모른 척 해왔다. 에이드리언 리치를 읽으면서, 나 자신을 그대로 받아들여도 되겠다, 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의 엄마, 여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출산을 하고, 그래서 딸과 아들을 낳고, 그들의 하나밖에 없는 엄마인 나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엄마로서의 나를 부정하지 않고, 그것 역시 나의 일부임을 받아들이는 것. 에이드리언 리치에게서 그런 자세를 배웠다. 하반기의, 아니 올해의 작가가 될 만하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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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7-13 08:4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엄마라는 거 모성애라는거에 대해 타인이 만들어놓은 기준이나 잣대가 우울하게 만들때가 있어요 . 나쁜엄마? 모성애가 모자란가? 단발머리님 글 읽으니 뭔가 명쾌해집니다. 실론티 마시고 싶은 글입니다 *^^*

단발머리 2022-07-18 13:39   좋아요 1 | URL
모성이라는 게 상당히 제도화된 감정인데, 그걸 인간 본성이라고 믿고 살아왔던 거 같아요. 아이들에게 잘못한 엄마에게 천륜을 거스렸다 하는데, 사실 자연스러운 건 생존이잖아요. 참 슬픈 현실입니다.
제가 실론티 다 마셨다고 말씀드렸던가요? 오늘 또 사야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7-13 08:5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안그래도 이 책 읽어봐야지 싶어 저도 보관함에 넣어둔 책이었어요. 내년 여성주의 책 읽기 리스트에도 올릴까 했던 책이기도 했고요. 그렇지만 내년은..
저는 열심히 책을 읽고 있는데 에이드리언 리치를 안읽어본 것 같아요. 물론 책은 집에 있습니다. 일단 준비된 에이드리언 리치를 읽고 그 후엔 이 책도 읽고 단발님이 하반기의 책으로 정하신 이유를 저도 같이 들여다보고 싶습니다.

저도 탄탄면 참 좋아하는데... 먹은지 오래되었네요.
그리고 사무실 제 책상에도 실론티가 있습니다. 집에 가면 냉장고에도 있고요. 후훗.

우리 이 여름에 좋은 책 읽으면서 잘 지냅시다.

단발머리 2022-07-18 13:41   좋아요 1 | URL
에이드리언 리치는 저도 다 읽고 싶은데 이게 잘 정리가 안 된 있는 거 같아요. 일단 <분노와 애정>의 짧은 글은 <더 이상 어머니는 없다>에 수록되어 있구요. <우리 죽은 자들이 깨어날 때>는 어쩐지 잘 모르겠네요. 에이드리언 리치는 뭐, 커다란 산 같은 사람이죠. 어마어마합니다.

실론티 다 마셔서 오늘 또 사러갑니다. 탄탄면은 드셨나 모르겠네요. 이 여름, 우리 맛난 거 먹으면서 잘 지내봐요!!

- 2022-07-13 11: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내가 가장 사랑했던 존재, 내가 되고 싶어했던 존재, 비로소 마침내 자기 목소리로 말하는 것이 그래서 누구보다 중요한 존재, 엄마! 사랑합니다.

단발머리 2022-07-18 13:42   좋아요 2 | URL
쟝쟝이의 엄마로 살아온지 어언..... 몇 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 목소리는 너무 크더라구요. 더덕집에서 밥 먹다가 한 마디 했을 때 제지 당했어요. 내가 그런 사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07-13 12:2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될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페이퍼는 이달의 페이퍼가 될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부정했던 ‘엄마로서의 나‘를 받아들이는 것, 뭔가 인생과 화해하는 느낌이 드는데, 제가 다 알 수는 없지만, 단발님 조금 후련하실 것 같습니다^^
분만 과정에서 깨어 있었느냐로 진정한 어머니인지를 가린다는 생각은 재미있네요. ㅋㅋ 저도 자연분만 하긴 했습니다만, 무통천국 속에서 낳아서 진통은 많이 안 느꼈고.. 무통이 안 들어서 생으로 고통을 다 겪은 친구야말로 진정한 어머니인 걸까요? 이런 식으로 위계를 세워서 여성들에게 죄책감을 얹어주는 생각들이 안타깝네 느껴집니다. 우리 모두 그냥 엄마인 나이지요! 저도 엄마로서의 나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살아보겠습니다.

단발머리 2022-07-18 13:48   좋아요 2 | URL
독서괭님, 댓글 감사해요!!
저는 오랫동안 (물론 지금도) 엄마이기를 부정하고 싶기는 해요. 오늘 아침도 넘 대충 차려줘서 아침밥 스트라이크를 제가 받게 될 형편입니다. 무통천국에서 분만하셨다니 그건 정말 부럽습니다.

저는 이게 에이드리언 리치 같은 여성에게 해당된다고 생각해요. 그니까, 일단 천재이고 그리고 시인이요. 천재 시인인데 여자로서의 삶, 의무를 받아들여야 하니까. 에이드리언 리치는 청소년기 때부터 그에 대한 압박이 컸고 결혼해서도 여성답게, 엄마답게, 주부답게 살려고 엄청 노력을 했으니까요. 그러지 못한 자기를 바라볼 때의 절망, 비탄 같은게 묻어 있다고 생각해요. 잘은 모르지만 전 그렇게 느꼈어요^^
 
















독서 모임 언니님들 두 달 만에 만나고 왔다. 큰아이 5살 겨울, 발레 수업(그래요. , 발레 수업 보내고 그런 엄마예요. 지역 문화 센터/3개월/18,000. 발레복이 더 비싸요 ㅎㅎ할 때 만난 언니님들이고, 큰아이들 일곱 살 무렵부터 책읽기를 같이 했다. 같은 책 읽기도 하고, 다른 책 읽기도 했다. 첫 책이 로알드 달의멍청씨 부부 이야기』. 『어린이 사자소학』을 같이 읽었고, 『Harry Potter』도 같이 읽었다. 나란히 앉아 독서록 쓰기도 하고, 써온 독서록 발표하기도 했다. 감자를 먹고, 떡을 먹고, 소시지를 먹고, 카스타드를 먹고, 냉오미자차를 마시고, 요구르트를 마시고, 주스를 나눠 마셨다. 생일 파티를 했고, 박물관을 함께 다녔고, 과학관도 같이 갔다. 이제 아이들은 다 자라 일상이 바쁘고. 어디, 한가롭게 책 읽을 시간이나 있으시겠어요? 우리들만 남았다.





 






























언니님들이 가져오신 책이랑 내 책 꺼내놓고 사진 한 장 찍는다.

 




 


J언니가 울프 책을 집어 드시고 집 안의 천사가 누구야? 그게 뭐야? 물으셔서 짧게 대답했는데, 제대로 말했나 모르겠어서 집에 와서 다시 펼쳐본다. 공부의 최대 묘미는 복습에 있다.

 

 


말하자면 내가 어느 유명한 남자의 소설을 평하려고 손에 펜을 들라치면, 그녀가 내 등 뒤에 살며시 나타나 소곤대는 것이었습니다. <이봐요, 당신은 젊은 여성이에요. 그런데 지금 당신은 남자가 쓴 책에 대해 글을 쓰려 하는군요. 다정하고 상냥하게 굴어요. 아첨하고 적당히 비위를 맞추는 거예요. 우리 여성의 모든 술수와 책략을 쓰도록 해요. 당신에게 당신만의 생각이 있다는 것을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해요. 무엇보다도, 정숙하세요.> (『집 안의 천사 죽이기』,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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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7-08 18: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 읽는 언니들이라 넘 부럽습니다. 아는 언니들과 만나 먹은건 비슷한데ㅎㅎㅎ 그나저나 로얄드달 책 넘 반갑네요. 집안의 천사죽이시 발췌문 무섭게 확 와닿습니다 ㅠㅠ

단발머리 2022-07-09 08:45   좋아요 2 | URL
첨에 만났을 때 애들 실내놀이터 겸 휴게실에서 엄청 두꺼운 검은 책 ㅋㅋㅋㅋㅋ 읽고 계셔서 제가 다가가서 말 시켰습니다 ㅋㅋㅋㅋ 제가 그런 사람이에요 로알드달 참 반갑지요. 저도 꽤나 많이 읽었네요^^

수이 2022-07-08 19: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 읽는 언니들이 죽죽 집 안의 천사 죽이기 작업에 착수하시면 좋겠습니다. 저도 얼른 읽어야겠네요. 울프 언니 책.

단발머리 2022-07-09 08:46   좋아요 2 | URL
그 언니들도 집 안의 천사 죽이기에 적극 가담하셔야 합니다. 어제도 그런 이야기 많이 나눴네요. 울프 언니가 저기서 ㅋㅋㅋㅋㅋㅋ 비타님 기다린다고 나한테 그랬어요, 진짜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기억의집 2022-07-08 19: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리들만 남았다.. 무한 공감 워딩입니다. 저도 엄마들 모임이 더 이상 애들은 안 모이고 엄마들만 만나네요….

단발머리 2022-07-09 08:47   좋아요 2 | URL
네, 저는 첨부터 언니들이 책을 많이 읽는 분들이라 좋아하고 또 도서관을 엄청 애정하셔서 더 가까워지고 그랬어요.
애들은 이제 멀리멀리 가고요. 우리들만 남았습니다 ㅋㅋㅋㅋㅋㅋ 전 이것도 좋네요^^

책읽는나무 2022-07-09 11: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멍청씨 부부, 어린이 사자소학, 해리포터...혹시 우리 아이도 참석했었던 건가? 착각이 드네요.ㅋㅋㅋ 앞의 두 권은 읽혔던 것 같은데 해리 포터는 한글 번역책도 안 읽었어서...참석 안 한게 맞네요ㅋㅋㅋ
지적이신 단발님이 직접 가서 말을 거실만큼 언니님들이 들고 오신 현재의 책들도 여전하십니다!!!
각자 들고 온 책들이 도스토옙스키, 수전 손택, 발자크라니.....죄다 제가 도전했다가 포기한 책이네요!!ㅋㅋㅋ
그래도 그 중에서 가장 빛나는 우리 단발님의 울프 책!! 가장 예뻐요ㅋㅋㅋ
언니님들과 같이 나이 먹어 가면서 북클럽 쭉쭉 하시면 단발님이 더 빛나실 것 같아요.
아이들이 없어 아쉽겠지만, 추억도 되새기고, 이젠 더 편하게 그리고 자유롭게 집 안의 천사를 죽이고 계실 듯 합니다.
아름다운 모임입니다^^

단발머리 2022-07-18 13:56   좋아요 1 | URL
어린이 독서모임이 다들 이렇게 책 리스트가 비슷한가 봐요 ㅋㅋㅋㅋㅋㅋㅋㅋ 해리 포터는 저희집 큰애가 완전 열광적이어서 읽기 시작했는데 그리 큰 반향을 일으키진 못했지만 다들 한 번씩은 도전해 보고 그랬네요.
언니들은 진짜 독서력이 만랩이시라서 ㅋㅋㅋㅋㅋㅋ 저는 따라가기 버거울 뿐이에요. 울프책이 젤 이쁘다 해주셔서 감사해요.
제 책 아니고 도서관책인데 ㅋㅋㅋㅋㅋㅋ 신간이라 역시 반짝반짝하네요.

바람돌이 2022-07-09 17: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이들 책을 같이 읽다가 이제 자신의 책을 읽는 모임이라니.... 그 역사와 유대가 너무 부러운걸요. 앞으로도 오래오래 책과 함께 하시길요. 맛난것도 더 많이 드시고요. 아이들 입맛 생각안해줘도 되는 것도 너무 좋지 않나요? ㅎㅎ
버지니아 울프의 문장은 아 진짜 여기저기서 튀어나올 때마나 찌릿찌릿 전율입니다. ^^

단발머리 2022-07-18 13:50   좋아요 0 | URL
바람돌이님 감사합니다. 오래오래 언니들과 책읽고 이야기 나누고 삶을 나누고 그랬으면 좋겠어요. 저번에는 닭갈비 먹고 이번에는 샤브샤브집 갔는데 정말 기쁘기 그지없었습니다.
버지니아 울프의 문장을 이야기는 시간이어서 물론 좋았지만 샤브샤브도 맛있었습니다^^

독서괭 2022-07-13 12: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이들 독서모임으로 시작해서 엄마들 독서모임으로 이어진 건가요! 정말 좋네요^^

단발머리 2022-07-18 13:49   좋아요 1 | URL
너무 좋아요. 제가 원래 좋아하는 언니들이고, 언니들이 절 귀여워해주신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