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 후버의 『All your perfects』를 읽었다. 콜린 후버의 다른 책들과 마찬가지로 이 책 역시 NowThen의 두 개의 다른 시간 속에서 변화하는 두 사람의 사랑을 그려내는데, Then이 두 사람의 연애가 시작될 때의 알콩달콩 사랑의 모습이라면, Now는 몇 년의 결혼생활 뒤 부부간의 갈등과 실망이 쌓여가는 지점을 보여준다. 당연히 Then 파트가 훨씬 더 재미있고 신난다.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두 사람, 어느 날 이런 대화를 나누게 된다.

 


"Have you always wanted to be a mom?"

"Yes. It's kind of embarrassing how excited I am to be a mother. Most girls grow up dreaming of a successful career. I was always too embarrassed to admit that I wanted to work from home and have a bunch of babies."

"That's not embarrassing."

"Yes it is. Women nowadays are supposed to want to amount to more than just being a mother. Feminism and all that."

… “A mom isn’t the only thing I want to be. I want to write a book someday.” (193)

 


이 부분은 작가의 심정이 그대로 드러난 것처럼 여겨진다. 텍사스에 사는 작가는 남자아이 셋을 낳아 기르던 전업주부였는데, 책을 쓰고 싶어 했다. 2012 1월 아마존에서 자비출판으로 낸 책내가 너의 시를 노래할게(Slammed)』가 크게 히트 치며, 자비출판으로는 드물게 그해 아마존 이달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이후의 책들도 모두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둬, 최근에 유럽 여행을 다녀온 친구들의 서점 투어 증언에 의하면, 유럽 서점도 콜린 후버 세상이라고 한다. 그녀는 자신의 꿈을 이뤘다.

 


페미니즘은 그런 게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지만, 콜린이 느꼈던 미국의 페미니즘은 그랬던 것 같다. 자신의 일을 가진 여성만이 자주적이고 독립적인 여성으로 인정받는 흐름, 경제적 자유를 가지지 못한 채 집안에서 육아와 가사에 매여있는 여성에 대한 폄하, 엄마가 되고 싶다고 말할 때 부끄러워하는 분위기. 그건 미국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고, 페미니즘의 거센 물결이 요동친 후에, 다양한 직종으로 여성의 진출이 활발해진 이후, 특히 신자유주의 시대에는 그런 분위기가 압도적인 건 사실인 것 같다.






 













『당신 엄마 맞아?』의 앨리슨 벡델은 자신의 엄마가여성성의 신화』를 읽은 후에 짜증 내는 모습을 그려냈는데(역시 책은 구입해 읽어야 한다. 두 번이나 읽었지만 책이 없어 그 모습을 여기에 올릴 수 없어 아쉽다. 책책책! 책을 삽시다!), 재클린 로즈는 『숭배와 혐오』에서 이 장면을 이렇게 쓰고 있다.

 


벡델의 어머니는 젊은 시절 우울증을 앓았다. 정신분석은 그에게 가능한 선택지가 아니었다. 정신분석은 페미니즘과 마찬가지로 ㅡ 벡델은 두 흐름에서 모두 영향을 받았다 ㅡ 한발 늦게 왔다고 할 수 있다. "1963년 『여성의 신비 The Feminine Mystique 가 출판되었을 때, 엄마는 어린 두 아이와 집 안에 꼼짝없이 갇혀 있었다." 벡델의 어머니 세대에서는 - 나의 어머니도 같은 세대다 - 무엇보다 어머니가 되는 것이 여성에게 주어진 운명이었고, 파괴적인 세계대전이 종료된 후 여성은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이에 만족할 것을 의무로 강요당했다. (158)

 



나 역시 전업주부다 보니 주변에 가까운 사람 중에도 전업주부가 많은데, 이른바 천생 여자라고 불리는 사람들을 많이 알고 있다. 아이를 돌보는 내내 큰 소리 한 번 안 내고 지극정성으로 아이를 돌보는 친구가 있다. 잠깐만 기다려 보세요, 라고 말하고, 뒤 한 번 돌아볼 정도의 시간에(물론 과장법입니다) 따뜻한 밥, 두부김치찌게, 스팸 구이를 내놓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고 있다. 청소와 정리 정돈은 물론이요, 실내 인테리어 꾸미는 솜씨도 수준급에, 아이들 공부까지 착실히 챙기는 분들이 있다. 그런 삶을 사랑하고, 또 즐거워하는 분들이다. 나는 그런 삶을 응원한다. 내 삶은 없었다고, 나는 망했다고, 나는 화석 같은 존재가 되었다고, 내가 바친 희생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그렇게 말하고 싶지 않다. ‘부모됨의 절망과 회환 너머의 기쁨과 환희를 모른 척하고 싶지 않다. 그 삶 속의 어려움과 외로움 혹은 후회와는 상관없이 본인이 그러한 삶을 선택했고, 그리고 만족한다면, 그 삶은 있는 그대로, 칭찬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나는 그런 엄마/그런 housewife는 아니지만.  

 


콜린 후버는 그런 삶을 살았다. 원하는 대로 엄마가 되었고 아들을 셋 낳았고 남편을 사랑하며 행복하게 살았다. 틈틈이 써 두었던 소설을 용기 내어 출판했고, 그리고 문학적으로 의미 있다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상업적 성공이 전부라고 말하는 게 아니다. 멈추지 않고 도전했고, 그래서 자신의 소설이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읽히는장면을 목격했다는 점에서, 후버는 자랑스러워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엄마의 고급 표현을 빌리자면, ‘살림에 취미가 없는어떤 전업주부는 이렇게 생각한다. 노트북 고치러 나갔다가 전혀 멀쩡한 노트북을 들고 돌아오는 길에 우리 동네 최고의 핫플레이스 반찬 가게에 들러 계란찜, 청포묵, 새우튀김을 사고, 근처 커피숍에서 바닐라라떼 아이스를 사가지고 돌아왔다. 원래 콜린 후버 책은 지금 마시고 있는 바닐라라떼 아이스보다 훨씬, 훨씬 더 달콤한데 그 이야기는 하나도 못 썼다. 계란찜처럼 말캉말캉하고 달달하면서도 뜨거운 이야기를. 쓸까 말까. 쓸까말까 쓸까말까. 쓸쓸쓸. 말말말. 쓸쓸쓸말말말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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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8-30 14:2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님..
쓰셔야죠.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거예요.
쓰셔야죠.
쓰세요!

단발머리 2022-08-30 14:29   좋아요 1 | URL
쓸쓸쓸 말말말 / 쓸말쓸말 쓸쓸쓸

건수하 2022-08-30 15:18   좋아요 1 | URL
쓸이 하나 남은거 맞죠? :)

단발머리 2022-08-30 15:20   좋아요 1 | URL
쓸로 끝나서요 ㅋㅋㅋㅋ 쓸까 생각중입니다. 이상 쓸쓸쓸 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2-08-30 15:20   좋아요 1 | URL
아 저는 하나씩 상쇄된다고 생각을 ㅋㅋ 쓸이 하나 더 많길래 쓰실건가보다 하고! (결론은 같네요 ㅋㅋ)

단발머리 2022-08-30 15:25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 그니까요. 근데 수하님 추측도 맞습니다. 쓸이 하나 더 많아요.
말랑말랑 예쁜 사랑 희석되기 전에 어여 서둘러야 하는데 ㅋㅋㅋ 오늘은 일단 쉬고요. 내일 써볼까요? 쓸쓸쓸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8-30 14: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읽히는 소설을 썼다는 거 심지어 아주 많은 사람들에게 전 세계적으로 읽히는 소설을 썼다는 건 얼마나 대단합니까. 그건 그야말로 대단한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콜린 후버의 책이 제가 좋아할만한 책은 아니지만, 그러나 콜린 후버가 대단한건 사실이죠. 글을 써서 부자가 되는 건 쉬운일이 결코 아니니까요. 제게도 오래전부터 글 써서 유명해져가지고 타임지 표지모델이 되고 싶은 꿈이 있었는데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아니죠.

단발머리 2022-08-30 14:39   좋아요 2 | URL
저는... 책을 쓰겠다는 꿈과 좋은 엄마가 되고 싶다는 꿈을 동시에 이뤘다는 점에서 콜린 후버가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그니까 상업적 성공도 엄청난 일이기는 합니다만. 엄마가 되고 싶어, 라고 말하는게 저어되는 분위기에서 그래도 자신이 원하는 바 한 가지를 이루고 그 다음에 마음 속에 품었던 일을 이어갔다는 점에서요. 콜린 후버는.... 부지런한 사람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 보았어요.

콜린 후버처럼 마음에 품은 꿈 계속 간직하시기 바랍니다. 타임지 표지모델이 안 될 것이 무엇입니까!

단발머리 2022-08-30 14:4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참... 페란테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알려드려요. <숭배와 혐오>에 3챕터의 반 이상이 페란테에 관한 글입니다. 페란테 현상 설명하고 작품 연결지어서 설명합니다. 당연히 레누, 릴라 나옵니다. 혹 관심있으신 분들 있을까봐요^^

- 2022-08-30 15:19   좋아요 2 | URL
저요 저요 ㅠㅠㅠㅠㅠ 앍 나 페란테 앓이 시작되었다 3권 별 다섯 때립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 아직 자 안읽었는데 레누가 자기 이야기하기 시작하니까 자꾸 눈물이 나요 ㅠㅠㅠ

건수하 2022-08-30 15:19   좋아요 2 | URL
오 오늘 숭배와 혐오 샀는데 (어제 8월 마지막이라고 하고선) 페란테 가물가물하지만 반갑네요 ^^

단발머리 2022-08-30 15:22   좋아요 0 | URL
쟝쟝님 / 알라딘에서 다들 페란테 읽으며 팔목 이야기 할 때 어디 가셨던 이 분 ㅋㅋㅋㅋㅋ 이제야 오셨구려 ㅋㅋㅋ 욕하면서 읽는 즐거움… 모두 당신의 것 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2-08-30 15:23   좋아요 2 | URL
수하님 / 저는요 ㅋㅋㅋㅋ 무슨 알라딘 굿즈 받으러 샀거든요. 책도 이쁘고 기분도 좋고 해서요. 책이 참 괜찮더라구요. 수하님은 심사숙고해서 좋은 결정하셨네요^^

수이 2022-08-31 09:19   좋아요 1 | URL
안 사려고 했건만 그랬건만 아아아아아아

- 2022-08-30 15:1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다 맞아요… 정말 그래요 ㅠㅠ… 이말도 맞고 저말도 맞아요 ㅠㅠ 그런데 절대 재생산 출산 육아가 여성의 문제가 아니라는 거예요! 나 혼자 골싸매야할 문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한쪽 성이 고민할 문제가 아닌… 다른쪽 성이 너무도 책임 안지는 문제란 말입니다 ㅠㅜㅜㅜ 달고 태어난 권리로 ㅠㅠㅠㅠ 가정주부들의 페미니즘에 대한 양가감정… 그건 페미니즘이 부족한 탓이지 페미니즘이 많아서가 아닙니다… ㅠㅠㅠㅠ 물론 다 아시는 내용이겠지만, 그래도 댓글을 답니다.

단발머리 2022-08-30 15:39   좋아요 3 | URL
제가 <카불의 신부>를 읽고 있잖아요 (느닷없이 체슬러 얹기). 경제적인 무능력과 사회적 지위의 박탈이 여성의 지위를 얼마나 무력하게 하는지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있어요. 자본주의는 여성의 무보수 노동에 기대어 돌아가고 있고요. 일하는 여성들의 이중, 삼중의 노동 역시 페미니즘이 계속 논의의 중심으로 끌어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저는 ‘기존의 세계로의 안착‘ 혹은 ‘안착하려는 여성‘에 대한 비난에 대해 관심이 있습니다. 그 상태에 만족하지 않지만 제 처지/제 위치와도 관련이 있으니까요. 페미니즘이 더 많이, 더 깊이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해요.
당연합니다. 쟝쟝님 말대로 페미니즘은 더 많아져야 합니다.

- 2022-08-30 16:09   좋아요 4 | URL
💕💕 맞습니다. 논의의 중심에 끌어져와야 되고 반드시 자본주의 비판과 함께가야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일정정도의 재생산이라는 것을 담보물(?)로 만들지 않으면 ㅋㅋㅋ (출산 육아 파업??!!) 절대 기득권(남성중심 자본주의)은 바뀌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의식적인 행동이 아니라 자연적(?)인 원리로 (신자유주의 덕분에 라고 제가 표현하죠) 이미 젊은 여성들이 파업 태업 상태인 듯 하고요. ㅋㅋㅋ 얼마안가 인류 멸망 ㅋㅋㅋ (느닷없이 또 인류 끼얹기)
아 참 저는 비난하지 않지만 못마땅한 마음이 없지는 않습니다, 왜냐면…. 페이퍼에 쓰도록 하죠… ㅋㅋㅋ

단발머리 2022-08-30 17:30   좋아요 3 | URL
쟝쟝님 의견에 동의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출산 육아 파업으로 출산률 0.8을 자체적으로 이룩한 대한민국의 여성들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종의 일부로서가 아니라 개인으로서 살겠다는... 그 처절함에서 느껴지는 결의 같은 거.... 넘나 존경합니다. 문제는 남자들이, 이 세계가 여성들의 스트라이크를 도대체 ‘이해‘ 할 수 있느냐인데... 영 모르는 것 같기는 해요, 현재로서는.

비난하지 않으면서도 못마땅한 마음 이해합니다. 하지만 소리내지 못하고 눈치 보는 여성들도 있다는 것 기억하시고.
페이퍼 얼른 써 보아요! 쓸까말까. 쓸쓸쓸쓸쓸쓸쓸쓸쓸!

책읽는나무 2022-08-30 16: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 반찬 가게가 어딘가요?
여기서도 메모를 해야 할 일이 생겼네요ㅋㅋㅋ
이번 여름 방학은 넘 습도가 높고, 주방이 서향이라 오후되면 햇살이 쫘악 들어오니 더워서 음식 할 맛이 안나서 방학동안 애들한테 반찬을 잘 안해줘서 좀 미안하더군요. 남편한테 그 얘길 했더니 얼른 핫플 반찬가게를 찾으라고!! 핫플 반찬가게엔 맛있는 반찬들 진짜 많다고~~자기도 거제에서 핫플 반찬가게 찾았는데 정말 밥 먹을 맛이 난다고....????
반찬가게가 잘 안보여서 어쩌나? 그러고 있었는데 마지막 문단에서 눈이 번쩍!!! 여적 읽었던 앞의 글들 싹 다 날아갔네요ㅋㅋㅋ
아이에게 큰 소리 한 번 안내고 예쁘게 키우기! 참 쉽지 않은데 그런 분들을 지인으로 많이 두고 계시군요? 지켜보며 자괴감도 드시겠지만, 뭐랄까? 대리만족도 얻을 수 있기도 한 귀한 시간이시겠습니다. 좋은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어쩌면 복된 기회일지도??^^
올리신 책 중 저 <여성성의 신화> 책은 단발님 서재에서 50 번은 본 것 같은데도 왜 자꾸 미루고 있었는지 모르겠네요??ㅋㅋㅋ
다음 번엔 꼭 기억할 수 있기를!!!

반찬가게 찾으러 나서려고 했더니 비가 오네요?
아뿔싸!!! 오늘도 김치볶음밥으로~~ㅋㅋㅋ

단발머리 2022-08-30 17:15   좋아요 3 | URL
그 반찬가게 저희 동네라서요. 책나무님 오시려면 KTX 타고 오셔야 할 듯요 ㅋㅋㅋㅋㅋㅋㅋ
저도 반찬 영 제로라서 여기 이용하는데요. 이용할 때마다 좀 미안한 마음이 들기는 합니다. 그러나 반찬 가게 전후 100미터 전방에서 하나, 두개 아니고 6-7개씩 반찬 사가시는 분들을 자주 만나다 보면 ㅋㅋㅋㅋㅋ 아, 괜찮겠다, 혼자 생각합니다.
제 주위에는 득도의 경지로 육아했던/육아하는 친구들이 있어서요. 친구들 만나고 오면 우리집 아이들한테 미안해서 한 3-4일은 저도 착한 엄마 되곤 했습니다. 좋은 친구들이 가까이 있어서 항상 감사합니다^^

김치볶음밥 저도 엄청 좋아하거든요. 먹고 싶네요, 김치볶음밥이요. 헤헤

청아 2022-08-30 18: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계란찜처럼 말캉말캉하고 달달하면서도 뜨거운 이야기 저도 기대해봅니다. 단발머리님 글을 읽다보면 늘 배우게 됩니다.
성품이 어떠신지 물씬 풍기는 글이라 제 마음도 덩달아 온화해지는 기분이예요. 원서읽기 게을러지는 요즘인데 그래도 콜린 후버를 담지 않을 수가 없네요.ㅎㅎ*^^*

단발머리 2022-09-01 17:05   좋아요 2 | URL
저... 말캉한 글 썼는데 너무 12금인 것입니다. 사실 이 책 엄청 뜨거운 책이라서요. 참... 그렇거든요. 제가 많이 부족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런 일이 ㅋㅋㅋㅋㅋ 콜린 후버, 한 권 정도는 괜찮은 거 같아요. 소심한 추천 ㅋ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2-08-31 12: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집 주변에 맛있는 반찬가게가 있는 행운아가 접니다. ㅎㅎ 요즘은 요리는 하루에 한번, 한가지만.... 나머지 반찬은 사서 먹는걸로.... 내가 하면 많이 하게 되고 그러면 다 못먹고 버리고, 그럴바에야 사서 먹는게 낫다고 늘 주장하면서 말이죠.
콜린 후버의 소설도 읽어봐야 할까요? 단발머리님이 말캉말캉, 달달, 뜨거운 이야기를 써주시면 아마 읽게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

단발머리 2022-09-01 17:06   좋아요 2 | URL
저는 이사오면서부터 여기 단골인데요. 특히 신김치 안 먹고 생김치 좋아하는 1인과 엄마가 안 해주는 비엔나 소시지 볶음 사겠다는 1인 때문에 자주 갑니다. 사실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콜린 후버... 전 한 권 정도는 괜찮을거 같아요. 근데 저는 왜 이렇게 12금인거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2-09-03 2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now와 then… 이게 콜린 후버 스타일이군요!

단발머리 2022-09-03 22:34   좋아요 1 | URL
아님 말하는 화자를 바꾸기도 하고요 ㅋㅋㅋㅋㅋ 오늘 <어글리 러브> 타임이셨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 🥵🥵🥵

건수하 2022-09-03 23:18   좋아요 0 | URL
네 아침먹고 곧 다 읽었지요! :) 재밌었어요~
 





 













페미니스트로 자신을 규정하는 여성에게 가장 강력한 심리적 장애물은 무엇일까. ‘성적으로 난잡하다는 평판과 이기적이다라는 평가 아닐까, 라고 생각한다.

 


사유 재산의 축적, 여성의 노예화가 가속화된 시점에, 한 여성을 소유한 남성이 점유하게 된 것은 여성과 더불어 그녀의 재생산력이다. 아이를 낳을 수는 없지만, 자신의 초월을 대상화할 대상으로 자식(대부분의 경우 아들)’을 상정할 경우, 그 아들은 나의 분신, 나의 현신으로서 반드시 나의, ‘나의자식이어야만 했다. 자녀가 나의 후손임을 확실히 하는 방법은 어머니인 여성을 다른 남성과의 접촉이 불가능하도록 완벽하게 고립시키는 것이다. 이는 인류 역사 속에서 지속적으로 공고화되었으며, 성적으로 방종하다’, ‘난잡하다’, ‘적극적이다는 평가는 그 무엇보다 여성의 평판에 파괴적이어서, 특정한 상황에서는 여성의 생존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들기도 했다.

 


나머지 한 가지는 이기적이라는 평가. 모든 인간은 생존을 위해 일정 정도 이기적이다. ‘이기적이라는 평가가 이루어지는 현장은 생존을 위협할 만한 이슈가 문제인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남을 배려하지 않는 여성, 자신의 안위를 먼저 살피는 여성, 희생하지 않는 여성, 사회가 요구하는 여성상에 순응하지 않는 여성은 모두 이기적이다라는 평가를 받게 되고, 이는 여성의 직업적 성공과 가정생활, 자녀 양육 전반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양보하는 여성, 희생하는 여성, 가족과 공동체의 필요를 자신의 안위보다 우선시하는 여성만이 숭배받으며, 이 중 단 한 가지에도 소극적이라면 그 여성은 이기적이라는 비난에 직면하게 된다.


 


성적 방종이기적이라는 평가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여성 그룹은 어머니. 성 해방의 흐름 속에서 성관계는 더 이상 결혼제도 내에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결혼이 아니라 연애와 동거 생활 중에도 성적 관계는 충분히 가능하다. 하지만, 어머니가 결혼 생활 중에 배우자 이외의 다른 성적 관계를 모색하거나 그 관계를 지속했을 때, 그녀는 명백히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된다. 안나 까레리나의 경우처럼 남편만 분노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가 그녀의 성적 일탈을 한목소리로 비난한다. 기혼 남성의 불륜이 한시적 문화 코드의 일종 즉, ‘바람으로 가볍게 다루어지는 데 반해, 여성의 불륜은 절대 돌이킬 수 없는 일생일대의 반역으로 여겨진다.

 


'이기적인 임신중지 여성'이라는 전형은 적어도 20세기에 들어설 무렵부터 존재했다. 1970년대 여성해방론자들이 주장하길, 임신중지 여성에게는 '이기적'이라는 꼬리표가 붙는데 왜냐하면 '여성을 타인에 의해 결정되는 존재로 규정하는 문화적 정의’에 비추어 그들은 실패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페미니스트들은 여성의 자기 결정권을 주장했다는 이유로 대중문화에서 급속히 '이기적’이라는 전형성을 얻었다. (91)



 

임신중지의 이유가 어쩔 수 없는경우에 한해서는 합의가 훨씬 간단하다. 근친상간, 성폭행과 강간으로 임신, 기형아 출산 위험, 태아와 산모의 건강이 심각하게 위협받는 경우의 임신중지는 받아들여진다. , 어쩔 수 없음은 임신 중지 논의를 훨씬 더 부드럽게 이끌어간다. 하지만, 자율적 동의에 의한 성관계 혹은 연인/부부 관계 속 합의에 의한 성관계로 인한 임신의 경우, 임신중지를 결정하는 여성은 자신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여성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된다. 가장 큰 피해자는 역시 어머니인 여성들이다. 이미 돌봐야 할 자녀가 여럿인 상황에서 새로 태어날 아이로 인한 부담을 질 수 없는 여성들의 선택은 어쩔 수 없는것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비난은 오롯이 여성만의 것이다.  


 

여성은 죽는 그날까지 완벽한 성녀 마리아가 되어야 하고, 그중 한 가지 임무에서라도 실패한다면 그녀의 모든 성취는 무위로 돌아간다. 완벽하지 않으면 존재할 수 없다. 완전한 인간은 존재하지 않으니, 여성은 존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정당하는 존재다. 여성은 인간으로서는 존재할 수 없고 오직 여성으로만 존재하기 때문이다.


 


모성은 여성의 자율성에 대한 도전인 동시에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통제 불가능한 지점에 접근할 기회이기도 하다. 여성은 어머니가 되면서 자유를 잃는다. (『숭배와 혐오』, 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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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8-26 09:18   좋아요 8 | 댓글달기 | URL
숭배와 혐오 에서 ‘여성은 어머니가 되면서 자유를 잃는다‘고 하는데, 어머니 되기를 포기하는 임신중지 여성들은 이기적인 여성이 되죠. 결과적으로 ‘자유를 선택하면‘ 이기적이 되는거잖아요. 세상은 미쳐 돌아가는 것 같아요.
이기적이 되지 않으려면 어떡해야 하냐? 한 남자에게 속해 아이를 낳고 그 아이를 잘 키워나가야 하는거죠. 이것은 여성 자체에게는 커다란 구속이고 희생이지만, 그러나 세상에서는 당연한 여성의 모습이고 어머니 상이죠. 세상은 증말 미쳐 돌아가는 것 같아요. 후아-

단발머리 2022-08-27 10:49   좋아요 2 | URL
임신과 출산이 이렇게 여성에게 강요되는 건, 결국 여성의 제일 중요한 존재 이유를 개인으로서의 여성이 아니라 ‘종‘의 구성원, ‘종의 연속성을 위한 도구‘로만 보기 때문인거 같아요. 인류 역사의 아주 오랜 기간동안 아들을 낳지 못 한 여성이 수치를 당했던 것이 바로 이 이유 때문이었겠지요.
세상이 미쳐 돌아가고 있는 건 확실한 거 같아요. 요즘 부쩍 그런 생각이 자주 들어요.

프레이야 2022-08-26 13:11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어제 eidf 보다가 어느 무슬림 가정의 부부가 나오는데 분노가 부글부글. 남자는 장난이라도 툭하면 손이 여자 머리를 때릴 듯 올라가고 약속대로 대학 가고 싶은 여자에게 아이만 잘 키우면 된다고 하고 시어머니는 집안일 할 일 많다하고. 여자는 그래도 참고 웃으며 계속 자기주장을 하더군요. 그점이 마음에 들었어요. 계속 이야기해야된다고 생각합니다. 조금씩이나마 나아지려면. 에효~ 여러 분이 함께 읽고 각자 올려주시는 페이퍼 좋습니다. 잘 읽었어요 단발머리 님.

단발머리 2022-08-27 10:51   좋아요 2 | URL
참고 웃으며 자기 주장을 하는 그 여성 참 대단하네요. 어떤 방식으로든 그녀가 자기가 원하는 바를 성취했으면 좋겠습니다.
같은 책을 읽어도 각자 생각이 다르고 느낌이 달라서 이웃님들의 글을 읽다보면 여러 권을 읽은 느낌이 듭니다.
감사해요, 프레이야님!

수이 2022-08-26 12:32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시대가 달라져도 아직까지 여자가 바람 피우는 게 ‘바람‘이 아니라 ‘반역‘으로 느껴진다는 건 저는 별로 찬성하고 싶지 않아요. 제가 알기론 바람 피우는 여성들 많습니다. (네?!) 저는 그냥 성별과 무관하게 바람은 바람인 거 같아요. 단발님 말씀하시는 바가 뭔지도 잘 알구요. 통념;; 그게 반역으로 느껴지는 지점들은 성별로 좀 차이가 있다고 느껴지는데 남성은 바람 피우고 아내랑 자식 버리는 케이스가 역사적으로 어마무시하게 많아서 그러려니 하는데 여성이 바람 피우고 남편이랑 자식 버리는 케이스는 극히 적은 거 같아요. 저 어렸을 때 들었던 이야기로 거슬러 올라가보면 바람 피우는 아줌마들도 정말 많았는데 (엄마가 친구들이랑 이야기할때 귀 솔깃) 그중에서도 정말 반역자로 여겨지는 경우는 남편은 버릴 수 있어, 근데 자식 버리고 남자 따라가는 케이스에서 엄마랑 엄마 친구분들이 미친듯 욕설을 내뱉은 게 참 신선했어요. 완전 독한 년 중의 독한 년이라고, 바람피워도 자식 새끼는 데리고 가야 하는 거 아니냐고. 어쩌다 제가 얼마 전에 남자사람친구들이랑 이야기 할 기회가 있어서 이야기해보았는데 자식 버리는 여자들을 세상에서 제일 독하고 사악하게 바라보더라구요. 그럼 그 자식은 뭐가 돼? 그 자식 인생은 뭐가 돼? 막 흥분을 하는 모습을 잠자코 지켜보면서 으흠 좀 생각해봐야겠다 싶었어요. 물론 이성적으로는 저도 다 이해 가능하고 용납 가능한데 이게 제 무의식인지 어릴 때부터 주입받아서 그런건지 어떤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자식 버리고 남자 따라가는 여자에 대한 마음이 쉬이 용납되지 않더라구요. 저한테 그걸 덧씌워봤는데 저는 진짜 사랑하는 새로운 찐연인이 나타났다고 해도 자식은 데리고 같이 떠날 거 같아요. 그 남자가 아니, 싫어, 너만 와, 네 딸은 같이 못가 나랑, 이러면 찐사랑 포기 가능할 거 같아요. 뭐냐 내 딸이 내 찐연인이 되어버리는 건가요;;; 저는요 요즘 갈등이 진짜 크거든요 단발님, 더 못된 사람이 되기가 힘들 거 같아요. 그래서 진지하게 페미니즘 계속 읽어도 괜찮은건가 갈등해요.

단발머리 2022-08-27 11:01   좋아요 3 | URL
지역이 달라서 그럴 수도 있겠고요. 또 주위의 사람들이 다른 경우도 있겠지요.
제가 들었던 제 주위의 경우는 이랬습니다. 남자들은 바람 피우고 가정으로 돌아옵니다. 물론 제 주위에도 바람 나서 가정 버린 남자들이 있긴 했습니다만 그런 경우보다는 바람 피우고 다시 가정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훨씬 더 많았어요. 여자들은 어쩔 수 없이 남편을 받아주고는 했고요. 근데 제 주위의 바람 난 여성들은 가정을 버리고 갑니다. 그러니까 가정을, 아이들을 버리고 갈 정도의 바람이 아니라면, 그렇게 모든 것을 다 걸고 사랑에 인생 걸지 않고는 바람 피우거나 바람 피우는 게 걸리는 일이 아예 일어나지 않았다는...

이혼이 인생의 흠결이었고 특히 여성에게는 더욱 그러했던 시절에 이혼하면서까지 사랑하게 된 새로운 남자 따라가는데 자식이 웬말입니까. 제 생각은 그래요. 자식 버리고 갑니다, 그런 사랑이라면요. 나머지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쩜쩜쩜.

- 2022-09-10 14:51   좋아요 0 | URL
레누는 바람을 피우고 니노한테 갑니다. 니노는 ㅋㅋㅋ 마누라랑도 자고 레누랑도 잡니다 ㅋㅋㅋ 이것을 우리는 가부장제라 부릅니다 ㅋㅋㅋ

수이 2022-09-10 14:55   좋아요 1 | URL
이리저리 자는 건 가부장제 영역이랑 딱 겹치는 걸까? 68혁명 동시에 성 혁명이라고 불리우는 건 여자들도 동시에 여러 남성들이랑 자는 게 유행이었자나요. 전 이리저리 자는 건 뭐 괜찮은 거 같아요, 다만 공개적으로 이 사람 저 사람이랑 자는 걸 스스로 떠벌이는 건 여자들이나 남자들이나 좀 없어보이더라구요. 전 술 마십니다 이제 ㅋㅋ 메리 추석! 이왕 잔소리 들을 거 실컷 즐기고 와요!

- 2022-09-10 15:14   좋아요 1 | URL
이리저리 자는 건 그냥 개인의 취향이죠 ㅋㅋㅋ 다만 남자들은 막 뿌려도 되는 데 여자들은 막 뿌림 받으면 몸에 애 생기니까 좀 조심하는 거고 ㅋㅋ 요는 같은 섹스를 나눠도 결론은 남자에게 더 좋다는 것 남자들은 그걸 권력이라고 생각 자체를 못한다는 섯ㅋㅋ 역시 파이어스톤을 읽어야겠어요 ㅋㅋㅋ 메리 추석 !

수이 2022-09-10 15:14   좋아요 0 | URL
언니가 얘기를 안해줬군요 다음에 만납시다 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08-26 22:2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이기적이다‘라는 단어 앞에서 여성들은 한없이 무너지게 되는 것 같아요.
여자는 여자다워야 한다는 목줄(아까 미미님 리뷰에서 보고 인용합니다ㅋㅋ)로 인해 그 범주안에 이기적이지 않은 헌신적인 여자의 상을 원하고 있으니, 정치적으로 엮어버리기 참 편한 게 여성들의 구속이 아닌가 싶어요.
어쨌든 여성의 삶의 주체는 여성이 되는 것!!
그것을 바라봅니다^^

단발머리 2022-08-27 10:54   좋아요 4 | URL
여자가 ‘이기적‘이 되면 그 희생의 댓가로 편안함을 누리는 사람들에게는 불편함이 가중되겠죠. 도덕적으로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이, 착해야 한다는 강박이 여성들에게는 강하게 작용하는 거 같아요.
이건 정치적인 투쟁 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영역에서도 그런 거 같고요.
책나무님 말처럼 우리 삶의 주체는 우리가 되어야겠죠! 그게 미안하지 않을 그 날까지, 화이팅!!

얄라알라 2022-08-27 01:1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제서야, (낮과 밤에 마신 커피 힘으로) [임신 중지] 서문부터 다시 읽다가 단발머리님 글 읽고 다시 돌아가려고요

˝이기심˝에 대한 분석이 특히 흥미롭습니다.
마치 이기심이 크면, 다른 속성이 결여되었거나 부족하다는 듯 이기심 과잉을 비난하면서 동시에 적정 수준(?) 이기심 있어야 사회적 성취 이룬다는 식의 압박. 압박은 분열, 자기 비난, 자기 비하...
그러면 하강의 스파이럴 모양새가 되니 안타깝습니다.

이기심이라느 키워드를 책 읽으며 계속 대입해보겠습니다. 단발머리님 안내를 감사한 마음으로 따라서^^

단발머리 2022-08-27 10:52   좋아요 4 | URL
저는 아직도 앞쪽이기는 한데요. 어쩔 수 없는 임신중지와 이기적인 임신중지로의 구별이 여성들의 투쟁을 훨씬 더 어렵게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이 임신중지의 문제가 아니어도 여성들의 ‘이기심‘은 여러가지로 사회의 공격 대상이 되겠지요.

댓글 감사해요, 알라님! 같이 읽어서 참 좋네요^^
 


















이 책을 한 번 더 읽었다. 원래 읽으려고 해서 읽은 건 아니다. 소박하지만 나도 진도라는 게 있는데 이번 달에 진도가 지지부진한 관계로 생각 없이 빨리 읽을 수 있는 책이 필요했다. 오디오북을 틀어놓고 눈으로 빠르게 따라 읽었다. 단어는 찾지 않았고, 당연히 구문 확인도 하지 않았다는 안타까운 이야기.

 


주인공 올리브의 베프 과 올리브가 잠깐 만났던 제레미는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고 있다. 올리브는 제레미와 이미 헤어졌기 때문에 전혀 상관없는데 안은 그럴 수 없다며 제레미를 만나지 않으려 한다. 아무리 설득해도 안이 올리브의 말을 듣지 않자 올리브는 안에게 다른 사람을 만나고 있다고 거짓말을 하고. 그 남자를 만나러 간다고 말하고서 실험실에 갔는데 저기 복도 끝에서 안이 걸어오고 있는 걸 보게 됐다. 어머, 이를 어쩌나. 올리브는 지나가는 남자 애덤을 붙잡고 작은 소리로 묻는다. ‘, 키스해도 되나요?’ 그리곤 대답할 1초의 시간도 주지 않은 채 애덤에게 키스해 버린다. No, no, no. 라는 소리를 키스하면서 듣게 된 올리브. 그때의 상황이 바로 책 표지.

 


여차여차 사정으로 애덤은 올리브의 가짜 연애극에 동조해 주기로 하고. 커피를 주고받고, 고민을 주고받고, 추억을 주고받는 사이 올리브는 애덤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러다 결국 (당연히!) 가짜 연애극의 전말이 밝혀지는데, 처음부터 이런 상황을 알고 있던 올리브의 룸메이트 말콤이 안에게 상황을 설명한다. 안은 말콤의 말을 믿지 못한다.

 


"Nuh-uh. This is a Hallmark movie. Or a poorly written adult novel. That will not sell well. Olive, tell Malcolm to keep his day job, he'll never make it as a writer."

Olive made herself look up, and Anh's frown was the deepest she'd ever seen. "It's true, Anh. I am so sorry I lied to you. I didn't want to, but-"

"You fake-dated Adam Carlsen?"

Olive nodded.  (314)

 


저자 Ali Hazelwood는 신경 과학자로 자신이 겪은 일들을 썼다. 실험실을 지키는 새벽, 주말에도 쉼 없이 이어지는 실험, 논문 심사와 탈락, 다음 학기 연구비를 위한 비즈니스 프리젠테이션까지. 끝까지 공부하고 쉼 없이 연구하는 학자, 하얀 가운을 입은 근사해 보이는 과학자의 삶 이면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한편, 이 문단에서 저자는 스스로에게 했던 말을 보여준다. 엉망진창 로맨스 소설이야. 잘 팔리지도 않을 테고. (이 이야기/소설을 지어낸) 말콤(작가 자신)에게 하던 일이나 계속하라고 해. 작가로서 성공하지 못할 거야. 그런데 이 소설은 그 어려운 일을 해냈고. 그래서 바다 건너의 내가 읽게 되었으며. 쩜쩜쩜.  

 


엔딩에서 올리브는 해피하게도 애덤이 예전부터 자기의 존재를 알고 있었고, 먼저 자기를 좋아했던 사실을 알게 된다. 애덤의 입장에서 보면 짝사랑이 이루어진 셈이고, 올리브의 입장에서 보면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하게 된 셈이다. 누구나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슬픈 짝사랑의 기억을 나 역시 한 조각 가지고 있어서, 나는 이런 사랑의 결실에 좀 과하게 감동하는 편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한다는 것. 내가 좋아하는 사람'도' 나를 좋아한다는 것. 이것처럼 어렵고 힘들고 놀라우며 감격스러운 일이, 세상 어디에 또 있을까.

 



5-6년 전쯤 일이다. 교회에서는 구역의 형태로 소모임을 권장하는데, 나도 몇 년 동안 작은 구역을 맡고 있었다. 보통은 근거리에 사는 비슷한 연령대의 교회 식구들을 하나의 구역으로 묶어주는데, 우리 구역은 내가 사는 라인에 몇 분이 이사 오고, 몇 분이 전도되면서 우리 라인에 우리 구역 식구들이 꽤 되었다. 하루는 우리 라인에 사는 구역 식구 한 분이 우리집에 오게 되었다. 집사님! 커피 한 잔 드릴까요? (이때는 원두가 없어 카누였음) 아니에요, 괜찮아요, 구역장님. 도대체 서운해 내가 다시 물었다. 아니면, 집사님! 다른 차 드릴까요? (지금은 설록의 제주 난꽃향 티, 스윗부케향 티 등 각종 차를 가지고 있지만 그때는 현미녹차뿐이었음) 아니에요, 진짜 괜찮아요. 그러면서 이 집사님이 이렇게 말한다. 저는요, 이렇게 구역장님을 보고만 있어도 좋아요. 어머나. 나를 보고만 있어도 좋다니. 내가 사랑하는 남자에게서든, 나를 사랑했던 남자에게서든, 나는 이런 말을 들어 보지 못했다. 보기만 해도 좋다니. 보고 있기만 해도 좋다니.

 


이 집사님은 착하고 성실하고 부지런하기가 국가대표급이다. 나도 예전부터 이 집사님을 좋아하고 있었는데, 집사님에게 이런 고백 아닌 고백을 듣고 나니 너무나 황홀한 기분에 가족들에게 10회 자랑의 시간을 갖게 되었고. 그 후 며칠 동안, 응답 받은 내 사랑은 그렇게나 찬란하고 눈부시게 아름다웠던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이 사람도 나를 좋아하고 있었다니. 세상에, 이럴 수가.

 


 

도서관 책을 대출해 읽을 때는 반납이 제일 중요한데, 가까운 친구 한 명은 도서관에서 책을 대출해 오면 얼른 그 책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에, 그리고 반납일이 다가온다는 생각에 조바심이 난다고 말했던 적이 있다. 나는 그 친구와 정반대인데, 나는 일단 책을 대출해오면 목차를 살펴보고는 대개 책 보관 장소에 책을 잘 보관한다. 그다음 날이나, 그 다음다음 날 반납 연기를 해두면 총 21일 동안 이 책은 내 책이 된다. 한껏 여유를 부린다. 그리고 반납일이 3-4일 정도 남았을 때쯤 보관장소에 가서 책을 꺼내 온다. 대출해 주신 정성(대부분 상호대차임)에 감사한 마음으로 한 번은 훑어봐야지. 더한 경우는 반납일 전날 도서관에서 보낸 문자 메시지를 보고 책을 찾으러(?) 간다. 그리고 읽기 시작. 오늘 반납해야 하는페미니즘 철학』은 나름 선택 받은 책이라 일주일 전부터 김치냉장고 위에 올려 두었는데, 다른 책들에 밀려 당최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오늘 반납일을 맞이하여 스르륵 넘겨보다가, 이런 문단을 만난다

 















리치는 많은 여성이 사실상 이성애적 관계를 강요받게 되면서 "이중생활을 하게 되는데 다른 여성과 맺는 우정이나 유대야말로 여성이 가장 가치있게 여기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리치는 여성이 서로에게 품는 깊은 감정은 언제나 명확하게 성적인 것은 아니지만 모두 레즈비언 연속체lesbian continuum에 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감정이 때로는 명확하게 성적인 경우도 있고, 때로는 여성이 다른 여성과 가깝지만 성적이지 않은 신체적 접촉을 원하는 경우도 있고, 때로는 서로에 대한 애정을 느끼기만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여기서 그 차이점은 명확하지 않다. (『페미니즘 철학』, 160)

 


저자 앨리슨 스톤에 따르면, 에이드리언 리치는 레즈비언 연속체 lesbian continuum’의 개념을 통해 레즈비언의 범위를 크게 확대했다. 나의 감정이 레즈비언 연속체의 범위 안에 있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녀의 말과 행동, 그리고 눈빛이 내게 전해준 사랑과 기쁨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있다.  


 

좋아하는 마음의 응답은 이렇게나 감사하고 뜨겁고 감동적인 것이며, 사랑의 화살표가 양방향이 되는 것은 새삼 세상 이루어지기 어려운 일로서, 그 어려운 일을 해내시는 모든 분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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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8-23 15: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좋아해도 될만한 사람인 것도 기적😆 그런데 그 좋아함과 우정이 오해되지 않기가 참 어렵죠… 그러네요…

단발머리 2022-08-23 15:30   좋아요 2 | URL
나는 나 좋다는 사람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더 좋아요 ㅋㅋㅋ 나 아직 더 자라야 하죠? ㅋㅋㅋㅋㅋㅋ

- 2022-08-23 15:33   좋아요 2 | URL
저는 저 좋다는 사람을 쉽게 좋아해요 ㅋㅋㅋ 이런 이상한(?) 나를 좋아해주다니 ㅋㅋㅋㅋㅋ (제가 더 자라야 하지 않을까요?)

단발머리 2022-08-23 15:35   좋아요 1 | URL
저 사실........ 쟝쟝님 좋아하는데요.
보고 있기만 해도 좋아요. 이상하고 야릇하고 뇌섹시 매력 터져서 그래서 좋아해요.
그만 자라요, 성장기 끝났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22-08-23 15:38   좋아요 1 | URL
어후 ㅋㅋㅋ 어쩐지 나 좋아하시는 것 같더라 ㅋㅋㅋ 왜냐면 제가 단발머리님이 좋더라고요 ㅋㅋㅋㅋ

단발머리 2022-08-23 15:39   좋아요 1 | URL
들켰다 ㅋㅋㅋㅋㅋㅋ 새삼 그렇게 조심했는데 ㅋㅋㅋㅋㅋㅋ 짝사랑은 넘나 외로운 일 ㅋㅋㅋㅋㅋㅋ 티가 났군요, 이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수이 2022-08-23 16:17   좋아요 1 | URL
알아듣게 이야기해주세요 잘 모르겠는데요 으흥?!

단발머리 2022-08-23 16:19   좋아요 1 | URL
제가 쟝쟝님을 몰래몰래 살금살금 좋아하고 있었더랬죠. 근데 쟝쟝님이 저를 좋아하게 된 거에요. 그래서 쟝쟝님이 생각했죠. 어? 나는 나 좋다는 사람을 쉽게 좋아하는데... 혹시? 단발님이 나를 좋아하시나?
그래서 제가 말했죠 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들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8-23 15:3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나를 좋아하다니, 보는 눈이 대단한데?‘ 라고 생각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2-08-23 15:40   좋아요 1 | URL
아무렴요. 그렇고 말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22-08-23 15:44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 내 눈 어쩔 ㅋㅋㅋ 🫣 안본 눈 삽니다!!

수이 2022-08-23 16:16   좋아요 1 | URL
우리 이토록 다르다니 ㅋㅋㅋㅋㅋㅋㅋ 전 정말 단 한 번도 이런 생각 해본 적 없는데 역시 그대!

다락방 2022-08-23 16:37   좋아요 1 | URL
저는 저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매우 높이 평가합니다. 제대로 된 사람을 볼 줄 아는 눈을 가진 사람들이니까요. 현명하고 지혜로운 사람들입니다. 흠흠.

다락방 2022-08-23 15:4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그나저나 단발머리 님, 이 페이퍼 너무 좋고요, 제가 며칠전에 저에게 있었던 일 때문에 약간 좀 복잡한 어떤 생각이 마음 속에 있어가지고 오늘 인용해주신 에이드리언 리치의 말이 아주 그냥 쏙 들어오네요. 그러니까, 음, 내가 나를 아직 레즈비언으로 정체화하지 않았어도 레즈비언적 끌림은 있을 수 있고, 그 끌림 때문에 레즈비언일 수도 있겠구나 생각할 수도 있고 말이지요? 그렇다면 제가 그동안 이성애자로 살면서 이성에게 반하기도 하고 또 오래 혼자 좋아하기도 했던 것처럼 동성에게도 그런게 생길 수 있을 것인데, 그 모든 것을 그렇다면 동성애로 퉁칠 수 있는 것이냐.. 스킨십이 없어도 좋아하는 마음 같은게 무럭무럭 자랄 수도 있고 반하기도 하는데..

아무튼 조만간 만나서 이 이야기는 계속 하도록 합시다.

그리고 제가 예전에도 얘기했던 것 같지만 제가 단발머리 님을 좋아하고 있습니다. 잊지마세요.

단발머리 2022-08-23 15:50   좋아요 2 | URL
리치는 우리가 사는 세계의 ‘강제적 이성애‘에 대해서 말했고요. 그런 레즈비언적 끌림을 넓은 의미로 ‘레즈비언적 연속체‘로 설명했는데요. 결과적으로 리치는 이성애 여성을 포함하도록 ‘레즈비언‘의 범주를 확장시킵니다. 이 책의 저자는 리치의 입장을 야무지게 세 가지로 반박합니다. 그것은 161쪽에 나오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다음에 우리가 함께 읽었던 모니크 위티그가 나옵니다. 165쪽이죠. 레즈비언은 여성인가?의 질문인데요. 참 좋은 책인데, 저는 반납했습니다^^

다락방님이 절 좋아하시는 거 제가 잘 알고 있지만요, 제가 다락방님을 먼저 좋아했던 거.... 잊지마세요.

다락방 2022-08-23 15: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그리고 저도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더 좋고 내가 좋아할 때 더 행복합니다. 대체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아주 괜찮은 사람일 확률이 매우 높아서, 좀처럼 싫어질 일도 없습니다. 그럼 이만.

- 2022-08-23 15:45   좋아요 1 | URL
쿨내 진동 🤦‍♀️

단발머리 2022-08-23 15:54   좋아요 1 | URL
제일 좋은 경우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하는 경우죠. 이른바 성덕. 나를 좋아하는 사람도 물론 제게 기쁨을 줍니다. 하지만... 아....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더 좋죠. 너무..... 나 중심적인가 ㅋㅋㅋㅋㅋㅋㅋㅋ그러나 그것은 사실인걸 ㅋㅋㅋㅋ
쿨내가 여기 강북까지 밀려오는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22-08-23 16: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8-23 16: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8-23 16: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8-23 16: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건수하 2022-08-23 17: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한다는 감정, 정말 기쁜 일이지요.
꼭 좋아하지 않아도 뭔가 반응이 돌아온다는 것만으로 ^^ (그래서 서재에서 노는게 신이나는 것 같아요)

레즈비언 연속체.. 음 사랑과 우정을 구별하기 어려웠던 건 이성애에서만은 아니겠죠. 책은 못 읽었지만 공감이 될 것 같아요.
사실 요즘은 이성애자/동성애자의 구분도 명확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계기가 있고 없음이 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요..

<페미니즘 철학> 좋다는 글을 여기저기서 보고 있는데, 여기서도 보이니 반갑습니다 :)

단발머리 2022-08-23 20:57   좋아요 1 | URL
저도 그래서 서재를 엄청 사랑하고 아낍니다. 제가 좋아하는 분들이, 책을 사랑하고 읽고 쓰는 분들이, 사랑에 대해 쫌 아시는 분들이 많아서요.

<페미니즘 철학>을 앞에서부터 좀 진득하게 읽었어야 했는데 늦게 시작해서 반납했어요. 그러나 이 책은 제가 희망도서로 신청한 책으로서, 거의 저의 책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수하님, 편안한 저녁 되시길요!

바람돌이 2022-08-23 21: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나는 별로 안 좋아하는데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제일 난감합니다
자주 있어요. 제가 워낙에 좋은 사람이라.... 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2-08-26 07:38   좋아요 0 | URL
항상 명심하겠습니다, 바람돌이님!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그 마음이요.
워낙 좋은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08-24 12: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단발님 , 혹시 모르실까봐 말씀드리는데,
제가 사실 단발님을 좋아하거든요..? 이렇게 단발님 글을 보고만 있어도 좋네요? ㅎㅎㅎ

단발머리 2022-08-26 07:39   좋아요 1 | URL
완전 완전 제가 독서괭님 좋아하는 거 아시지요? 저는 특히 독서괭님 글을 보고 있을 때 너무 좋아요.
글고 저는 독서괭님도 저를 좋아하신다는 거 알고 있었어요 헤헤! 우리 사랑 이루어졌습니다, 마침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An American Bride in Kabul』를 계속 읽고 있다.

 


재미있는 책이던, 재미없는 책이던 읽고 있는 책에 대해 말하는 건 내 습관이다. 그때 가족을 만났으면 가족에게 말하고, 독서모임 언니들을 만났으면 언니들에게 말한다. 친구들에게는 책 이야기 너무 길게 하면 싫어하니까 눈치 보면서 말하고, 친구랑 카톡하고 있으면 친구에게 말한다. 아무튼 그런 식이다.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치려고말하는 게 아니다. 나는 그런 교육적인엄마가 아니다. 내가 알게 된 것, 내가 발견한 신기한 지점을 말하고 싶어서 말한다. 주요 대상 혹은 희생양은 가족이다. 아롱이가 6살 때 <포트노이의 불평>을 듣게 된 것도 바로 이런 맥락에서다.

 


어제는 『An American Bride in Kabul』의 페이퍼에 썼던 장면을 남편에게 말했다. 제일 한가해 보였다. 소파에 기대있던 아롱이는 핸드폰 보면서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그다음에 아롱이 간식 차려 주면서 한 번 더 말했다. 필리스 체슬러라는 사람이 대학에서 유학 온 아프가니스탄 남자를 만났어. 사귈 때 왕자처럼 행동해서 왕자인 줄 알았는데, 왕자는 아니었고. 아무튼 엄청 부잣집 아들이었대. 유럽 여행가는 길에 인사차 들렀다가 공항에서 여권을 뺏기고 억류되었거든. 근데 그 시아버지 되는 사람이 딱 나타나니까 온 가족이, 특히 자녀들이 아버지에게 인사를 하면서 손에 키스를 하려고 그러는 거야. 서른이나 되고 이런 사람들이. 그래서, 체슬러가 충격을 받았지. 왜 그랬겠어. 이 사회에서는 아버지가 왕이야. 가장, 생사를 결정하는 사람이야. 그래서 온 가족이 아버지한테 잘 보이려고 하고, 아버지에게 매달리고.

 


이러고 있는데 딸롱이가 방에서 나왔다. 처음부터 시작. 미국에 사는 필리스 체슬러라는 사람이 대학에서 유학 온 아프가니스탄 남자를 만났어. 사귈 때 왕자처럼 행동해서 왕자인 줄 알았는데, 왕자는 아니었고 아무튼 엄청 부잣집 아들이었대. 유럽 여행가는 길에 인사차 아프가니스탄에 들렀다가 공항에서 여권을 뺏기고 억류되었거든. 분위기가 좋은 듯해 이야기 길어진다. 근데, 체슬러는 헝가리계 유대인이거든. 그래서 남편 가족들은 미국으로 유학 간 아들이 외국 신부데려온다 해서 엄청 기대를 했던 거야. 금발에 파란 눈의 신부일거라고 추측하면서. 근데 신부 데리고 왔다고 해서 다들 구경 왔는데, 검은 눈에 검은 머리카락이잖아. 친척들이 그러는 거야. ? 이런 애들은 우리 주위에도 많은데?

 


체슬러가 도착해서 보니까, 시아버지한테는 아내가 셋이야. 체슬러 남편은 첫 번째 아내의 아들이었고. 근데 그 시아버지 되는 사람이 딱 나타나니까 온 가족이, 특히 자녀들이 아버지에게 인사를 하면서 손에 키스를 하려고 그러는 거야. 나이가 서른이나 되고 이런 사람들이. 그래서, 체슬러가 충격을 받았지. 왜 그랬겠어. 이 사회에서는 아버지가 왕이야. 가장, 생사를 결정하는 사람인 거지. 그래서 온 가족이 아버지한테 잘 보이려고 하고, 아버지에게 매달리고 그랬대. 똑같은 이야기를 세 번째 하고 있다. 이런 경우 세 번째 듣는 사람은 필경 짜증을 내기 마련인데. 웬일일까. 아롱이는 내가 자기 누나한테 하는 이야기를 진지하게 듣고 있다. 그러면서 한마디 보탠다. 재미있는 거 뒤에 나와. 아롱이가 생각하는 재미있는 지점은 바로 여기다. 막강하고 절대적인 권력을 소유한 아버지. 아버지의 권위, 재산, 권력이 자녀들에게 미치는 영향. 아버지 손에 키스하려 애쓰는 나이 서른이 넘는 자녀들. 아버지에게 잘 보이려고 대놓고 경쟁하는 그의 자식들.

 

















『그림자 노동』의 저자 이반 일리치는 상업적 영농이 자급농을 대체하고생활 임금을 버는 일이 상례가 되었던 1830년을 여성 예속의 중요한 기점으로 본다, 사고파는 행위의 중심이 물물교환이던 자급자족 경제 시대에는 남성이나 여성이나 집에 가져오는 수입이 비슷했고, 경제적으로 여성은 여전히 남성의 동반자로서 식량 생산이나 의복과 도구를 만드는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는 점을 지적한다하지만, 1830년 이후, 여성은 가정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던 안주인에서 남편과 자녀가 일하기 전에 머무는 장소의 관리인으로 전락했다고 보았다. 앤 더글러스는 여성의 이러한 변형을 지위 박탈 (disestablishment)’이라고 불렀다. (199)

 


카불의 아내들이, 그의 성년 자녀들이 아버지인 가장에게 절대적으로 순종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척박한 환경에서 아버지의 말 한마디는 생명과 죽음을 가를 수 있다. 아버지는 생산 수단을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남은 아버지에게 키스하면서 아버지가 죽을 을 기다린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장남은 아버지가 가졌던 절대적인 권위와 재산을 승계하게 된다. 차남, 삼남은 큰형만큼은 아니지만, 아버지의 죽음으로 얻게 된 유산 상속을 통해 자신만의 가정에서 가장으로 등극한다. 작은 왕국을 물려받았으나 그 역시 이다. 남편을 잃은 부인의 처우는 아들의 손에 달려있으며, 이는 그 집 하인들의 운명과 별반 다르지 않다. 주인이 바뀌었을 뿐이다.

 


아프가니스탄만 그런 것은 아니라는 걸, 우리는 역사를 통해 알고 있다. 이모부가 갑자기 돌아가셨을 때, 3살 된 사촌 동생이 그 집의 호주가 되었고, 이모와 그 애의 누나는 그의 가족이 되었다. 그 동생은 남자였다. 한국의 호주제는 2008 1 1일에 폐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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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8-21 20: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닛 그러니까 저는 그 키스하고 난 다음이 궁금하다니까욧!!!! ㅋㅋ
호주제 폐지될때만큼이나 간절하게 기다리겠습니다.

읽은 책 내용 마구 얘기해대는 풍경은 저희집과 똑같습니다. ㅎㅎ

단발머리 2022-08-21 20:58   좋아요 2 | URL
체슬러는 지금 먹는 문제로 고생하고 있습니다. 제가 다른 책이랑 돌려가며 읽다보니 ㅋㅋㅋㅋㅋ 진도가 아주 세월아, 네월아 하고 있습니다. 다른 책 읽으면서 기다리고 계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님 가정의 풍경이 저희 집보다 훨씬 풍성하고 아름다울 거 같아요. 저의 예감은 반드시 옳습니다!!

바람돌이 2022-08-21 22:18   좋아요 0 | URL
먹을건 항상 풍성합니다. ㅎㅎ

단발머리 2022-08-21 22:23   좋아요 0 | URL
사시는 곳이 어디라 하셨었었죠? 저는 ㅂㅅ으로 기억하는데요 ㅎㅎㅎㅎ

책읽는나무 2022-08-21 22:55   좋아요 0 | URL
저는 두리번거리다 여기에 붙습니다.ㅋㅋㅋ
위 아래 댓글 중 어느 편에 붙을까요? 하다가....^^;;;;;

저도 책을 읽거나 드라마를 보거나 심지어 예능을 봤는데 아주 인상적이거나 재밌는 부분이 있으면 내 옆에 귀를 가진 이가 있으면 막~~쏟아내는 습관이 있어요.
식구들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도 그러거나 말거나 막~~내가 읽은 장면들을 얘기하고 나면 속이 후련하던데...전 내가 얘기하고 있으면서도 나 좀 이상한 거 아닌가? 그런 생각을 많이 했거든요.
근데...근데.....저 아주 정상적이었군요???ㅋㅋㅋㅋ

근데 울집 식구들은 또 시작이군!!!! 그런 표정이던데...두 분의 가족들은 아름다운 풍경이군요!!! 울 집은 내 말이 끝날 때까지 내가 막 식구들을 따라다니면서 얘기하는데ㅜㅜ
이건 뭔가 정상적이지 않은 풍경이에요ㅋㅋㅋㅋ

근데 그래서 그 뒤편 저도 궁금합니다.
어서 읽어 오세요^^

- 2022-08-21 21: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여성 억압은 노예제보다 먼저 일어나 노예제를 가능하게 만든다. -거다 러너-

단발머리 2022-08-21 21:13   좋아요 2 | URL
여성은 어떤 집단보다 가장 먼저 노예화되었다. -거다 러너-

다락방 2022-08-21 21:49   좋아요 2 | URL
이 사람들 멋짐 터지는 거 어쩌면 좋아 진짜…..
 
















『An American Bride in Kabul』을 읽고 있다.

 


저자 필리스 체슬러는 1940년 미국 브루클린의 정통 유대교 가정에서 태어났다. 바드 대학 재학 시절 만난 아프가니스탄 출신 남성과 결혼해 카불에 갔다가 여권을 빼앗기고 억류되었으며, 카불에서 돌아온 후 페미니스트로 살면서 여성참정권을 위해 싸운 이들의 뒤를 이어 2세대 페미니즘의 문을 열었다. 뉴욕 사회과학대학원을 거쳐 뉴욕 의과대학에서 신경생리학 펠로우십을 취득했으며, <사이언스>에 논문을 발표한 후 1969년에 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70년에 뉴욕시립대학 리치먼드 칼리지에 최초로 여성학 과정을 개설했다. 『여성과 광기』는 그녀의 첫 책으로, 1972년 출간 당시 <뉴욕타임스 북 리뷰> 첫 페이지에 실린 최초의 페미니스트 작품으로 기록되었으며, 그 후 전 세계적으로 300만 부 이상 팔리면서 페미니즘의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꼽히고 있다. 현재 뉴욕시립대 산하 스테튼 아일랜드 칼리지 심리학 및 여성학 명예교수로 재직 중이며, ‘명예살인으로 위협받는 이슬람 여성들을 대신해 법정 진술서를 제출하고 있다. (알라딘 책소개)

 
















『여성과 광기』는 작년 12월의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도서이다. 부지런하고 성실하며 눈 밝은 페미니즘 선배님들이 2000년에 번역해 놓았던 책이 대한민국의 페미니즘 열풍을 타고 작년 9월에 개정판으로 다시 나왔다. 읽는 내내 뜨거웠다.

 

















올 초에는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은 페미니스트』를 읽었다. 페미니즘의 선구자들의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자료로써, 자매애가 만들어지는 과정 그것이 파괴되는 과정의 기록으로서 정말 의미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특히여성과 광기』의 탄생과 영광에 관련된 이 부분이 오래오래 기억에 남았다.   

 


한 달쯤 지날 무렵《여성과 광기》에 대한 에이드리언 리치의 극찬이 담긴 긴 서평이 《뉴욕 타임스 북 리뷰》 표지에 실렸다내 세대에 그토록 화려한 칭찬을 받은 페미니즘 작품은 처음이었을 것이다. 판매 부수가 급증했고 담당 편집자는 승리의 냄새를 맡았다. 그렇다. 신문 하나가 그 정도의 결정권과 영향력을 지니고 있었다그건 지금도 마찬가지다그런 이유로 나는 에이드리언에게 이 말을 꼭 전하고 싶다.


에이드리언당신이 어디에 있든나는 당신에게 빚을 지고 있습니다삶이 변화된 수백만 명의 여성들이 그렇듯이요. 당신이 쓴 서평 때문에 그들은 내 책을 읽게 됐을 테니까요.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은 페미니스트』, 163)

 

 


열여덟의 체슬러는 미지의 나라에서 온 왕자님(실제로 체슬러의 첫 번째 남편은 자신이 왕자인 것처럼 행동했다)을 만나 사랑에 빠졌다. 그녀는 남편을 따라 그의 나라 아프가니스탄으로 간다. 물론 그곳에서 살려는 계획이 있었던 건 아니고, 유럽을 여행하는 도중에 가족들에게 인사하는 차원에서 가지게 된 일시적인 방문이었다. 하지만, 공항 직원에게 여권을 빼앗기고, 체슬러는 감옥아닌 곳에서 감옥 생활을 하게 된다.

 








유한 체슬러의 시아버지는 아내 셋과 자녀들과 함께 신혼부부를 반갑게 맞이한다. 이제 체슬러는 이 곳에서 Abdul-Karrem의 아내로서살아야 한다. 시아버지의 손을 잡으려고 애쓰는 가족들. 그가 바로 가부장, 그들의 리더이며, 아버지이고, 족장이다. 잘못이 없는 사람. 실수하지 않는 사람. 그들을 죽일 수도 있고 살릴 수도 있는 사람.


체슬러의 회고를 따라 읽으며 문화에 대해 생각한다. 당시의 아프가니스탄에서는 경제력 있는 남자가 여러 명의 아내를 두는 것이 능력 있는 남성의 당연한 권리라고 여겨졌다. 여자 혼자 외출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었다. 실제로 그랬다. 장보기는 남자 하인의 일이었다. 피부를 보이는 모든 옷이 여자들에게 엄격하게 금지되었고, 여자들은 평생을 집과 살고 있는 동네 이상을 벗어나지 못했다.



문화는 비록 그것이 강압적 형태가 아니더라도 처럼 강력하게 사람들의 삶을 규제한다. 하지만 문화는 고정적이지 않다. 사람들의 생각은 바뀐다. 아들을 낳으면 좋아하고 딸을 낳으면 눈물 흘리던 시대는 지나갔다. 딸인데 무슨 대학까지 보내려 하냐, 는 말을 하는 사람이, 이제는 없다. 순기능과 역기능이 영향을 미치는 범위에 상관없이 일부일처제에 반하는 로맨스는 이유와 상황이 어찌 되었든 불륜이라고 불린다. 아프가니스탄의 문화,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생각, 인식, 통념, 고정 관념은 바뀔 수 있다.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문제는 법이다. 사람들의 인식은 큰 폭으로 변화했는데도 법은 사람들의 인식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친딸을 성폭행하고도 10년 남짓의 처벌을 받을 뿐이고, 초범이라는 것이 양형의 이유가 되는 법 환경. 판사들은 소극적이다. 법의 테두리 안에서 최대한 소극적으로 판결한다. 그렇다면, 적어도 법이 우리의 인식, 상식에 수준에 맞춰질 정도로 바뀌어야 한다. 중학교 사회 교과서에서 배운 대로 입법 기관은 국회. 국회가 일해야 한다. 일할 수 있도록 압박을 넣어야 한다. 물론 여론의 힘도 무시할 수 없다. 대중의 관심, 여론의 향방은 그 자체만으로도 폭발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챕터 2까지 읽고 말이 많았다. 더 읽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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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22-08-20 18: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자북으로 읽으시는 건가요? 단발님. 저는 종이책 읽기도 벅차네요. 아 읽고 싶은데 아 읽고 싶은데 눈이 뻑뻑해서 오늘은 더 이상 아무것도 읽지 못하겠습니다. 어글리 러브 읽느라 밤 지새웠는데 단발님의 필리스 체슬러 읽기 페이퍼를 읽으니 어글리 러브 읽느라 눈이 뻑뻑한 제가 아휴 부끄러워지네요 -_-;;;;;

단발머리 2022-08-20 20:08   좋아요 1 | URL
네, 전자북으로 읽고 있어요. 글씨 아주 크게 만들어서요 헤헤헤. 비타님 어제밤 늦게까지 달리시느라 아주 고생 많으셨습니다.
제가 어글리 러브 좋아한다고 몇 번이나 말씀드렸던가요. 저도 3일 연속으로 달려서 어글리 러브 읽었더랬죠. 행복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현재 시점의 다정한 마일스, 그 마일스를, 그 지점의 마일스를 저는 좋아합니다 (저도 부끄)

바람돌이 2022-08-20 20: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분 진짜 독특한 인생여정이군요. 삶이 스펙터클해지겠다는..... ㅎㅎ 용감한분이네요. 언젠가는 저도 이분의 책을 읽겠죠? 근데 요즘 워낙 여러곳에서 에이드리언 리치에 대한 언급이 나와 저는 에이드리언 리치를 먼저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앗 저는 원서는 못읽으니 체슬러가 카불의 그 암담한 상황에서 어떻게 빠져나왔는지 알려주셔야 합니다. ^^

단발머리 2022-08-21 20:46   좋아요 1 | URL
전 에이드리언 리치 책 딱 한 권 읽었는데요. 우주처럼 넓은 분이시더라구요. 앨리슨 벡델도 큰 영향을 받은듯 한게 <당신 엄마 맞아?>에서 딱 보이더라구요. 체슬러는 지금 먹는 것 때문에 죽을 지경입니다. 초반 몇 일은 파티 음식이라 괜찮았는데 그게 끝나니 아프가니스탄 전통식을 먹어야 해서요. 탈출기도 곧 이어집니다. 기대해 주세요^^

- 2022-08-21 18: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이페이퍼 읽고 너무 놀랐어요. 당발님! ㅋㅋㅋㅋㅋ 구하기 어려울 수도 있는데, 제가 몇년 전에 여성 영화제에서 봤던 <노래하는 여자, 노래하지 않는 여자>라는 아녜스 바르다 감독의 영화가 있어요. 아마도 68이후의 낙태폐지 운동하던 시기의 유럽 페미니스트 여성들의 연대가 주되는 골자였는 데, 거기서 막 여주인공이 암스테르담 운하 타고 낙태하러 가기도 하고 그런데.....

대빵 뜽금없이 페미니즘 시위하다 만난 남자랑 사랑에 빠져가지고 근데 그 사람이 이슬람 부자였던겨?!? 막 부르카 쓰고 그 나라 가서 애낳고, 근데 주인공은 거기서는 못살 겠고 남자가 애 데리고 가면 어떡하냐고, 그래? 그럼 하나 더 낳아줄 게 나눠 가지자 ㅋㅋㅋㅋ 막 그래서 애 하나 더 만듬... 응?!... 무튼 나중엔 돌아와서 여성의 재생산권으로서의 임신을 찬양하는 노래 만들어서 부르고 다니는 의식고양 하는 운동하면서 사세요ㅋㅋㅋ (이렇게 쓰니까 너무 혼란의 도가니인데...)

낙태권과 임신 찬양을 동시에 하는 게 너무 이상하잖아요?! 그런데 그게 되게 무리 없이 꿰어졌어요. 심지어 유쾌함. 그때는 아, 프랑스 페미니즘은 어나더레벨인가부다 이러고 말았는데요......... 뭐여, 필리스 체슬러가 그렇게 살았네?ㅋㅋㅋ 역시 영화가 현실이고 현실이 영화네요 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2-08-21 20:51   좋아요 1 | URL
페미니즘 시위하다가 사랑에 빠지는 거는 이해되는데 ㅋㅋㅋㅋㅋㅋㅋ 애 하나 더 만들어 나눠 가지자는 뭘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낙태권과 임신 찬양을 동시에 하는게 어떻게 가능한지는 그 영화를 봐야 알겠는데, 우아... 이 영화 쉽지는 않을 거 같아요. 프랑스 페미니즘은 진짜 어너더 레벨인가. 암튼 난 프랑스 쪽은 뭐든지 다 어렵더라구요.

필리스 체슬러는 나중에 탈출해서 미국에서 공부하고 박사되고 정신과와 여성학 쪽에서 일가를 이루시고 제2 페미니즘 운동의 선봉에 서시고 ㅋㅋㅋㅋㅋㅋ 막 그럽니다. 저 책 맨앞에 나오거든요. 나는 열 여덟 살, 왕자를 만났고 사랑에 빠졌다 ㅋㅋㅋㅋㅋㅋㅋ

- 2022-08-21 21:04   좋아요 1 | URL
저도 한번 더 보고 싶고 구해드리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겠어요 ㅋㅋㅋㅋㅋㅋ 근데 진짜 좋은 영화였어요 ㅋㅋㅋ!! 그리고 지금은 그래도 옛날보다는 똑똑해졌으니까 다시 보면 더 잘 보일 것 같고 그래요!!! 필리스 체슬러 정말 좋네요. 으하하하. 왕자... 왕자님........ ㅋㅋㅋㅋㅋㅋ 너무 좋습니다. 참, 저 파친코 듣기 시작했습니다. ㅋㅋㅋㅋㅋ 이탈리남과 한남의 대환장 파티 대결!

단발머리 2022-08-21 21:26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이제 좀 달라졌으니까 (우리는 매일매일 달라짐 ㅋㅋㅋㅋㅋㅋ) 다르게 보일거 같기는 해요. 왕자님 만나서 좋았는데 왕자는 아니었고 ㅋㅋㅋㅋ 쫌 부잣집 남자였는데 그렇게나 똑똑하고 함께 문학과 영화를 이야기하던 남자가 자기 나라/자기 집에 가니까 딴 사람 되어 버리더라는 슬프고 뻔한 이야기.
이탈리남과 한남의 대환장 파티ㅋㅋㅋㅋㅋㅋ 한수는 나름의, 뭐랄까 묘한 책임감 같은 거 있어요. 이기는 편 우리편!
아, 주워 가지 말아야지. 조나단만 챙기기도 넘 바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8-22 0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불의 신부 살까요? ( ˝)

단발머리 2022-08-22 09:01   좋아요 0 | URL
저 챕터 3, 2쪽 읽은 사람이라 뭐라 더하기 어렵습니다만 저는 재미있게(?) 읽고 있어요. 2013년 책인데 그냥 제 생각으로는 금방 번역되지 않을 거 같고요. 그럼 원서를 구입하는게 나을 거 같기는 한데요. 하드커버는 품절이고 페이퍼백은 POD라고 하대요.
어떻게요? 제가 예~~~ 라고 답을 드려야 하는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8-22 09:51   좋아요 0 | URL
POD 는 뭔가여.....

단발머리 2022-08-22 13:25   좋아요 0 | URL
파일로 가지고 있다가 주문 들어오면 제작하는 서비스인가봐요. 판매 많이 안 되는 원서들은 이렇게 표기된 경우가 많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