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의 영점 - 가사노동, 재생산, 여성주의 투쟁 아우또노미아총서 44
실비아 페데리치 지음, 황성원 옮김 / 갈무리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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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실비아 페데리치는 여성주의 저술가이자 교사이며 투사이다. 1972 <국제여성주의공동체> 공동으로 설립하고 <가사노동에 대한 임금 캠페인> 국제적으로 펼쳤다. 자본주의에서 여성의 착취를 정의하는 있어서 가사노동이 핵심요소라는 사고는 책에 실린 논문 대부분을 관통하는 주제다.(24) 1972, <국제여성주의 집단> 캠페인에서는 가사노동이노동이며, 다른 형태의 생산이 일어날 있게 만든다는 점에서 보상이 이루어져야 하는 활동임을 인정하라는 압력을 국가에 행사하고자 했다. 여성들은 남편이 아닌 집합적 자본의 대표체로서 국가에게 가사노동에 대한 임금지불을 요구했는데, 이는 국가가 가사노동을 통해 이윤을 획득하는 진정한남성Man”이기 때문이다. (27)  



<1 가사노동의 이론화와 정치화> 



사랑의 노동이라 불리는 가사노동이 다른 노동과 구별되는 것은 1) 그것이 여성에게 강요되고 있으며 2) 내면 깊이 자리한 여성 특유의 기질에서 비롯된 자연적 속성, 내적 욕구, 열망(에서 기인한 행위)으로 변신했다는 점에 있다.(38) 여성의 역할은 임금을 받지 않으면서도 행복한,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랑스러운노동계급 하녀가 되는 것이다.(40) 


가사노동은 단순한 청소가 아니다. 가사노동은 임금노동자에게 육체적, 정신적, 성적 서비스를 제공하여 매일 같이 일터로 나갈 있도록 돕는 일이다.(65) 가사노동은 아이들이 태어날 때부터 학교 다닐 때까지 시중을 들어 주어 미래의 노동자로 준비시키고, 하루 종일 일에 지친 남성을 육체적, 정서적으로 위로해 주어, 현재의 노동자가 내일 기꺼이 자신의 일터로 향하게 한다. 


가족이 사랑의 공동체이기보다 본질적으로 여성부불노동의 제도화이자, 무임금으로 인한 남성에 대한 종속의 제도화이며, 결과적으로 남성 뿐만 아니라 여성을 규율해 불평등한 권력분배의 제도화(69)라는 사실은 여성에게 무임금상태를 강요하는 배경이 된다. 또한 임금이 없는 상태에서 주어지는 가사노동을 지속적으로 사랑의 행위로 그려냄으로써핵가족 조직 통해 자본주의 이데올로기가 더욱 강력한 위력을 발휘하게 했다. 가사노동에 대한 보상이 언제나 임금이 아니라사랑이었다는 점은 여성의 노동과 가족, 남성에 대한 여성의 의존도를 가장 강력하게 제도화하는 지점이다.(77)  


가사노동에 대한 임금 요구가 혁명적일 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가사노동에 대한 임금 요구는 가사노동이 여성 본성의 표현이라는 인식에 반대하는 것이며(43), 여성의 노동을 생물학적 운명으로 받아들이기를 거부하는 것이다.(77) 또한 가사노동이 노동(노동력을 생산하고 재생산하는 노동)임을 인식하고, 눈에 보이지 않은 채로 버려져 있던 막대한 양의 부불노동을 드러냈다는 점에서도 의미있다. 이는 가사노동을 모두가 공유하는 문제로 인식하게 함으로 여성들이 규합하고 투쟁할 있는 가능성을 제공했다.(108)  




<2 세계화와 사회적 재생산>



자본주의적 축적은 무엇보다 노동자의 축적이며, 이는 주로 이민을 통해 발생한다.(130) 해외 부채 지불로 인한 자본이전을 따라에서으로 막대한 이민의 움직임이 촉발되었으며(128), 그리 많지 않은 정도의 급료에 집을 청소하고 아이를 돌보며 음식을 만들고 노인들을 보살피는 필리핀 또는 멕시코 여성들이 가사노동의 많은 부분을 담당하게 되었다. 하지만 같은해법 여성 내에하녀-주인여성관계를 만들어내고, 가사노동은 진정한 노동이 아니기 때문에 최대한 돈을 적게 지불하게 한다.(131) 국제적인 어린이 밀매, 수출용으로 만들어내는 아기농장, 3세계 여성들을 대리모로 채용하는 , 우편주문 신부 밀매 등은 신국제노동분업이 여성 해방의 수단이 되기는커녕 여성착취를 강화하는 역할을 수행했음을 확인시킨다.(133) 가사노동의 조건을 개선하고 여성들간의 연대를 구축하는 상당한 효과를 발휘할 있는 방법은 국가가 재생산노동에 임금을 지불하도록 강제하는 것이다.(134) 


세계화가 가장 먼저 앞세우는 가장 가시적인 무기는 구조조정 프로그램, 무역자유화, 사유화, 지적재산권이다. 모든 정책들은 어마어마한 양의 부가식민지에서선진국(대도시)’으로 영토 점령 없이 이동하는 합법적인 방법이다.(139) 세계화전쟁의 대다수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이루어지고 있는데, 아프리카의 여러 나라들은 토지사유화, 무역자유화, 통화거래에 대한 규제완화, 공공부문의 축소, 사회적 서비스에 대한 자금지원 철회 등을 요구 받는다. 이로 인해 국가의 힘은 약화되고, 사병의 구성에 기여하며 마약거래의 확산에 오히려 도움이 되었다. 식량원조는 전쟁-경제의 핵심 구성요소가 되는데, 전쟁장기화로 인한 자급농업 붕괴와 수입식품에 대한 의존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세계국가로통합되기 위한 조건이 되어 식량원조에 대한 의존도를 강화시킨다. (146)   




<3 공유재의 재생산>  



구조조정과 경제의 재전환 이후 재생산노동의 재구조화가 세계적으로 일어나게 되었을 , [선진국] 대도시 노동력 재생산의 많은 부분, 특히 어린이와 노인을 돌보는 노동과 남성 노동자를 성적으로 재생산하는 일이 이제는 남반구 출신의 여성이민자를 통해 수행되고 있다. 이는 여성 이민자 개인에게뿐만 아니라 이들의 출신공동체에 막대한 사회적 희생을 요구한다.(189) 이민자들은 장시간 노동, 무급휴가, 인종주의적인 처우와 성범죄 엄청난 학대와 협박에 취약하다.(201) 맑스는 자본 축적을 위해서나 새로운 공산주의 사회의 건설을 위해서나 재생산노동이 핵심이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고(205), 재생산과정을 거의 당연시 하다시피 했다. 맑스는 기계가 모든 노동을 대신하고, 인간은 기계의 감독관으로서 기계를 돌보는 것으로 가능한 세상을 그리고 있지만 재생산노동이 모두 기계화로 환원될 없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207) 여성주의 경제학에서 바라보는 노인돌봄의 대책은 노동의 사회적/성적 분업 방식의 전환이며, 무엇보다 재생산노동을 노동으로 인정하여 재생산노동을 수행하는 이들에게 보수를 지급하는 것이다. (211) 재생산/돌봄노동의공유재화”, “돌봄의 공동체또한 우리의 일상생활을 재조직하고, 비착취적인 사회적 관계를 창조하는 반드시 필요하다. (213)  


세계은행은 어느 곳에서든 자급농업의 파괴와 토지상업화의 촉진을 구조조정 프로그램의 핵심사업으로 삼고 있는데(224), 여성들은 이에 계속 반항함으로써 신자유주의 체제 하에서 세계프롤레타리아트가 굶어 죽지 않을 있게 하는 완충장치 역할을 한다.(225) 여성들은 지역자급시스템을 마련하고, 상업적인 벌목을 저지하고 삼림을 지키거나 복원하기 위한 투쟁을 이끌어왔다.(231) 또한 도시텃밭운동을 통해 공동체 투쟁의 초석을 마련했다.(233) 자급형 농업은 여성들에게 자신들의 건강과 가족들의 건강 생활에 대한 요긴한 통제수단이 되어 주었다. (234) 



자본주의 발전 과정에서 창조된가사노동 여성의 일로, 여성 내면에 부합하는 열망 혹은 본능의 발현으로 강요되었다. 가사노동의 원천이사랑이고, 가사노동의 보상 또한사랑이라는 기묘한 부조화는 남성에 대한 여성의 의존도를 극대화하는 수단이 되었다. 가사노동이 노동임을 인식할 , 눈에 보이지 않는 가려지고 버려졌던 막대한 양의 다른 부불노동 또한 드러나게 것이다. 저자는 진정한 남성인 국가가 가사부불노동을 재생산노동으로 인정하고, 이에 대해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품에 안은 아이에게 노래를 불러주고, 소리내 책을 읽어주는게 하찮은 일이라 말하지 않는다면, 함께 하고픈 가족과 같이 있어주는 일이 쓸데없다 말하지 않는다면, 무모할지 몰라도 자신이 하고 싶은 것에 도전하는 일이 무의미하다 말하지 않는다면, 해결방법은 오히려 쉽게 찾을 있지 않을까 싶다. 아니, 어쩌면 우리는 답을 알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나은 삶을 원한다. 가족과의 많은 시간을 원한다. 친구들과 자유로운 시간을 원한다. 이야기하고, 여행하고, 꿈꾸기를 원한다. 공부하고 말하고 토론하기를 원한다. 멀리 떨어져 있는 나라의 말을 배우고, 번도 다루지 못했던 악기를 배우기 원한다. 몸을 땀으로 가득 채우도록 마음껏 달리고, 처음 들어본 요리법으로 근사한 요리를 만들기 원한다. 좋은 사람, 나은 되기를 원한다. 


많은 학자들의 예상처럼, 생각보다 가까운 시기에, 우리가 하던 많은 양의 노동을 기계들이 대신하고, 그리고 인간이 /해야할 일이 없어진다면, 우리 인간은 스스로의 기쁨을 위해 무슨 일을 있겠는가. 생산성 또는 효율성만으로 평가한다면, 지구에 인간이 자리는 어디인가. 인간으로서, 인간이 대우받는 방법은 존재하는가. 많은 노동, 높은 효율의 대상으로서가 아니라, 인간 자체로서 존중 받을 수는 없는가. 




우리가 자주 강조해 왔지만 필요한 것은 많은 노동이 아니라 많은 시간과 돈이다. 또한 단지 많은 노동으로 해방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산책을 하고 친구들과 이야기하며, 여성들의 모임에 참여할 있기 위해 어린이집이 필요하다. (110) 



Revolution at Point Zero. 책의 부제는가사노동, 재생산, 여성주의 투쟁이다. 하지만 이것은 여성만의 투쟁이 아니다. 여성만의 고민 또한 아니다. 인간답게 살기 위해 우리는 어떤 선택을 것인가. 인간답게 대우받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우리는 어떻게 것인가. 



어떤 경우든 성적인 관계의 정신분열적 성격 때문에 가장 고통을 받는 사람은 항상 여성이다. (54쪽)

"성적 해방"은 우리의 노동을 강화했다. 옛날 여성들은 그저 아이들만 키우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오늘날의 여성들은 일자리를 가지면서 동시에 집안을 청소하고 아이들을 키우며, 두 배에 달하는 노동일의 마지막에는 언제든 침대에 뛰어들어 성적으로 매혹적이어야 한다는 기대까지 받고 있다. 여성에게 섹스를 할 권리는 섹스를 해야 할 의무이자 그것을 즐기기까지 해야 할 의무이다. (56쪽)

"취업"을 남성으로부터 독립하기 위한 주요 조건으로 상정할 경우 집 밖에서 일하기를 원치 않는 여성들을 소외시킬 수 있다. 이들은 가족들을 돌보느라 충분히 힘들게 일하고 있고, 만일 이들이 취업을 한다면 이것이 해방의 경험이라고 생각해서가 아니라 돈이 필요한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왜냐하면 일자리를 갖는다고 해서 결코 가사노동에서 자유로워질 수 없기 때문이다. (109쪽)

재생산노동이 노동집약적인 과정이라는 사실은 어린이와 노인을 돌보는 일에서 가장 분명하게 드러난다. 어린이와 노인을 돌볼 때는 가장 육체적인 일을 할 때조차 공포와 욕구를 내다보며 안정감과 위로를 제공해야 한다. 그 어떤 일도 순수하게 "물질적"이지도 "비물질적"이지도 않고, 가상의 온라인소통으로 대체하거나 기계화할 수 있도록 분해할 수도 없다. (187쪽)

가장 중요한 점은 우리가 우리의 재생산을 더 협력적인 방식으로 재규정하지 않고, 사적인 것을 정치적인 것과, 정치적 행동주의를 일상생활의 재생산과 분리하기를 그만두지 않으면 대안사회와 자기재생산이 가능한 강력한 운동을 구축할 수 없다는 점이다. (250쪽)

가사노동은 산업화가 절정에 달한 19세기 말 자본주의 시기에 남성노동자들을 유화시키는 한편, 섬유산업에서 더욱 강도 높은 노동착취를 요하는, 따라서 노동의 재생산에 대한 투자를 증대시켜야 하는 중공업으로 (맑스의 용어로 절대적 잉여에서 상대적 잉여로) 원활하게 이행하기 위해 창조된 것이다. 가사노동의 창조는 가족임금의 제도화를 낳고 포드주의에서 절정에 달한 자본주의 전략과 동일한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 (26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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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8-03-19 11: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건 또 제가 있는지도 알지 못하는 책이었는데 단발머리님 댁에 좋은 책을 소개받고 또 이렇게 좋은 리뷰도 읽게 되네요. 갈 길도 멀고 공부할 것도 아주 많아요. 그렇지만 단발머리님이 항상 이렇게 지치지 않고 책 읽고 글을 써주셔서 정말 좋아요. 힘이 됩니다!

단발머리 2018-03-19 12:02   좋아요 2 | URL
전 미네님을 통해 이 책을 알게 되었어요.
전 날라리 전업주부라서 부불가사노동에 대한 논의가 아주 가깝게 느껴져요.
얌전히 책만 읽는 페미라 항상 부끄럽습니다.
전면에 서 있는.... 용기 있는 다락방님에게 힘이 된다니 기쁩니다.
우리 지치지 말고, 서로에게 힘을 주면서 계속 전진해요. 영미! 영미영미영~~~~~미!
 



여전히 사랑과 우정을 갈구했지만 계속 거절당했다. 그런데 이것이 부당하지 않은가? 인류가 내게 죄를 지었는데, 나만 유일한 범죄자라는 멍에를 써야 하는가? 인류가 내게 죄를 었는데, 나만 유일한 범죄자라는 멍에를 써야 하는가? 어째서 당신은 자기 친구를 경멸하며 문간에서 몰아낸 펠릭스를 미워하지 않는가? 어째서 자기 아이를 구해준 은인을 죽이려 했던 시골 사람을 비난하지 않는가? 아니, 사람들은 덕스럽고 없는 존재들이겠지! 불행하고 버려진 내가 추물이니, 당연히 면박당하고 발길에 차이고 짓밟혀 마땅하겠지. 심지어 지금도 이런 불의를 생각하면 피가 끓어오른다. (302) 






프랑켄슈타인은 과학에 대한 기이한 열정으로 괴물을 만들었다. 괴물은 자신의 선택과는 상관없이 창조자의 의도대로 만들어졌다. 흉측한 외모 때문에 그를 사람들은 공포에 휩싸인다. 여자들은 혼절하고 남자들은 물러서고 아이들은 도망치려 한다. 그의 창조자마저 그를 유기해 버렸고 모든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아 괴물은 세계에 홀로 남겨졌다. 그는 시골 오두막집 식구들의 삶을 엿보며 그들과 친구가 되기를 원했고, 인간의 미덕을 향한 열망에 사로잡혔다.(173) 그들이라면 흉측한 모습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주지 않을까 하는 실낱같은 희망을 가졌다. 앞을 보지 하는 노인과의 격의 없는 대화를 통해 친절한 그들의 이웃이 되는 자애를 갈망했다. 하지만, 괴물을 오두막집 식구들은 공포와 경악을 감추지 했다. 그의 외모 때문이었다. 



서로 다른 외모와 외양 자체는 해가 되지 않는다. 조선인의 눈에 비친 서양인들은파란 눈의 도깨비였고, 서양인들에게 조선인은더러운 야만인이었다. 얼굴 중앙에 높이 솟아난 , 몸을 뒤덮는 검고 두터운 털이 이상해 보인 것처럼, 찢어놓은 듯한 눈이나 밑에 장난처럼 흩날리는 줌의 턱수염 역시 이상한 마찬가지다. 서로 다른 외양을 갖고 있다는 , 서로 다르게 생겼다는 , 서로 다르다는 , 자체로는 이상한 것이 아니다. 문제는 다음이다. 






보부아르는 근대의 인간 중심주의가 주체와 타자의 구분에 의해 작동하는 현실임을 간파했다. 인간 개념이 실제로는 백인 남성을 의미한다는 사실과 이들에 의해 세계가 구성되는 현실을 비판했다. 백인 중산층 남성이 아닌 여성과 흑인은 인간이 아니라 인간(the one)과는 다른 존재, 타자(the others)였다. (37) 








서구인이 동양인의 외양을 의아해 하는 , 동양인이 서구인의 외모를 이상하게 생각하는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문제는 서구인이, 중에서도백인 중산층 남성 인간의 표준으로 확정되었다는 있다. 고정된 표준이 존재할 , 기준이 매우 협소할 , 기준 밖의 존재, 표준 이외의 인간은비정상으로 취급된다. 



괴물이 자신의 비참한 상태를 벗어날 있을까. 그는 인간이 또박또박 끊어지는 소리를 사용해 서로의 경험과 감정을 소통하고 있음을 알게 됐다. 엄청난 노력을 쏟아 부어 인간의 언어를 배웠다.(148) 『실낙원』과플루타르코스 영웅전』 그리고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읽었다.(171) 마음 속에 요동치는 전혀 새로운 심상과 감정에 황홀해 했다. 밤마다 펠릭스(오두막집 주인의 아들) 연장을 들고 나가 오두막집 식구들이 며칠 동안 쓰고도 남을 만큼의 땔감을 해오기도 했다.(148) 하지만 그는 축사에서 나와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기까지 오랜 시간 고민한다. 




무수한 계획을 마음속에서 떠올려보았지만, 결국 눈이 노인이 혼자 집에 있을 들어가기로 했다. 예전에 나를 보았던 사람들이 경악한 주된 이유는 바로 부자연스럽게 흉측한 외모 때문이라는 파악할 정도의 눈치는 있었다. (177) 




거칠긴 해도 우악스럽지 않은 자신의 목소리를 이용해 오두막집 식구들에게 접근하려던 괴물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이전의 경우와 같이, 명의 여자는 기절하고, 명은 친구를 돌보지도 못한 오두막 밖으로 뛰쳐 나가버렸다. 괴물이 자신의 아버지에게 해를 가하는 것으로 오해한 펠릭스만이 초인적인 힘으로 그에게 맞서 괴물로부터 자신의 아버지를 떼어내고 지팡이로 그를 심하게 내리쳤다.(181) 




안락한 가정을 동경하면서도 번도 가족에 정착하지 못했고, 보수적인 19세기 사회에서 전형적인 여성의 역할을 중시하면서도 비범한 지성과 작가로서의 야망 때문에 거기서 만족하지 못했으며, 그렇다고 전적으로 남성들의 세계에 투신할 수도 없었던 셸리에게 타자로서의 자아인식, 그리고 무소속의 불안감은 삶의 조건이었다. (옮긴이의 , 310)     




타자로서의 자아 인식, 무소속의 불안감은 작품 전체를 통해 괴물의 고백을 통해 전해진다. 그는 인간의 언어를 배우고, 인간의 문화에 익숙해졌으며, 인간 누구에게든 받아들여지길 원했다. 사회의 구성원이 되어 그들의 친구가 되고 싶어했다. 그들을 도와주고자 했다. 하지만, 그의 바램은 수포로 돌아가고, 괴물은 자신의 존재를 인식했던 때부터 감는 순간까지 철저히 혼자였다. 목소리로 존재할 있었던, 목소리로 받아들여졌던 괴물이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 순간, 그는 공포와 혐오의 대상이 되었다. 타자에 대한 배척과 홀로 남겨짐에 따르는 고독이 그를 사로잡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의 흉측한 외모가 그의 존재를 가늠했다. 그가 선택하지 않은 조건이 그를 규정했다. 차이가 차별을 확증하는 순간, 그는 괴물이 되었다. 되고야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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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강의를 들으러 걸어가는 , 알라딘 이웃이었다가 알라딘 친구가 씩씩한 알라딘 친구와 페미니즘 이야기를 나누던 , 씩씩한 알라딘 친구는버틀러, 읽지 않아도 되겠다 의견을 말했다. 나는버틀러는 읽어야 되지 않겠나답했고, 씩씩한 알라딘 친구는 읽어도 되겠더라 말했다. 나는그래도 버틀러는 읽어야 된다, 권이라도 읽어야 된다, 적어도 권이라도라며 나도 모르게 소리를 높였고, 씩씩한 알라딘 친구는 물러서그럼 읽으시라 답했다. 이렇게 나는, 씩씩한 알라딘 친구에게서 버틀러 읽기를허락받았다. 권만 읽을 있으니 신중을 기해 고른 버틀러 책은젠더 트러블』이다. 




발치 알라딘 이웃이었다가 알라딘 친구가 , 모르는 없는 알라딘 친구는 이사를 준비하며 책을 정리하고 버리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를 토로했다. 이제는 책을 많이 살거라는, 알라딘에서는 자주 듣는 일상적인 고백이 이어졌다. 그래서 앞으로는 ( 사고) 어떻게 거예요?라고 물었더니, ebook 읽는데 습관을 들일 거라 했다. 나는 올해 , 크레마 사운드를 구입했는데, 생각보다 친해지지 않아 꿀꿀하다고 했다. 이전에 아이패드로 이북 읽던 거랑 비교하니 아무래도 떨림현상이 거슬린다고도 말했다. 모르는 없는 알라딘 친구는 자신의 크레마 카르타+ 꺼내 페이지를 넘기며 보여주었는데, 원래 떡은 남의 떡이 커보이고, 크레마는 친구 크레마가 좋은 건지(사실 친구 크레마가 나중 모델이다), 깨끗한 화면에 떨림 현상이 거의 없었다. 모르는 없는 알라딘 친구는 먼저 재미있는 책을 읽으며 습관을 들이는 좋을 같다고 말해서, 이북으로백래시』를 읽고 있다고 했더니, 친구는백래시』를 이북과 종이책을 번갈아가며 읽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오늘, 『백래시』 종이책을 대출했다. 









『백래시』로 말하자면, 역시 알라딘 이웃이었다가 알라딘 친구가 다정한 알라딘 친구가 페이퍼를 통해 ebook 10 대여 특가 사실을 알려줘 구입하기는 했다. 다정한 알라딘 친구가 말하기를, 다른 사람은 사도 단발머리님은 알았어요, 라고 말해주는 덕에, 적절한 나의 구매와 다정한 알라딘 친구의 정확한 예측에 나름 뿌듯하기는 했으나, 아직까지 진도가 지지부진하다. 인기를 반영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광화문 교보문고 페미니즘 판매대에 원서도 입장한 상태다. 











요즘 읽고 있는 책은나는 당당한 페미니스트로 살기로 했다』이다. 10 대여 반값에 30% 쿠폰을 사용하면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크레마에 장착 가능하다. 흥미로운 내용으로 가득 있어서 이북 습관 들이기에 최적이다. 어제 제일 인상깊었던 구절은 여기. 



나는 자신이 똑똑하고 재미있고 타고난 재능이 많으며 사교적이고 친절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어째서 그것만으로 충분치 않다는 걸까?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점들을 기준으로 봤을 나는 홈런이었다. 








눈길을 끄는 페미니즘 신간은우리의 의지에 반하여』이다.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나 대학을 졸업한 기자로 일하다 흑인 민권운동을 경험한 급진 페미니스트 운동에 가담한 활동가였던 저자 수전 브라운밀러가 35살이던 1970, 미국의 고교 강단에서 여성들이 자신의 성폭행 경험을 공개적으로 말하는 자리에 참석했다가계시의 순간 경험하고, 도서관들을 수없이 드나들며 성폭행의 뿌리 깊은 역사와 이데올로기를 해부한 . (뉴욕 공립 도서관이 선정한) ‘20세기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100으로 꼽히는 책이 바로 책이다. (한겨레신문책과 생각’, 2018. 3. 9. 금요일)    








아이들 개학만 하면, 페미니즘 책도 부지런히 읽고, 고전도 두루두루 읽고, 읽은 내용도 정리해 보리라 굳게 다짐했건만, 산들산들 봄바람 때문인가 춘곤증 때문인가 생각만큼 잘 안 된. 운동을 해야할 실제적 계절과 운동을 해야만 하는 인생의 계절이 겹쳐져 가는 요즘이다.  




그래서 오늘의 해시태그는 



#알라딘 친구들 #크레마 #페미니즘 #버틀러 #젠더 트러블 #백래시

#나는 당당한 페미니스트로 살기로 했다 #우리의 의지에 반하여 #봄바람 #운동의 계절

#다스는 누구 겁니까 #질문의 #MB 포토라인 #국민께 죄송 

#민생 경제가 어렵고 #한반도 안보 환경이 매우 엄중할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 #한반도는 평화 모드 


#말을 아껴야 한다 

#그래 

#말 아껴야겠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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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14 23: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3-17 09: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8-03-15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버틀러 사뒀어요. 음... 제목은 기억이 안나요. 그리고 저 역시 버틀러를 읽을 겁니다. 그런데 제목이 뭐더라... ?
저도 [우리의 의지에 반하여] 찜해두고 있어요. 으아앗.

정희진을 두 권이나 연달아 읽었더니 뭔가 똑똑해지는 기분이에요. 좋아요. 후훗.

아 그리고 ... 저 아직 백래시 못읽고 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 언제읽죠?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단발머리 2018-03-17 09:36   좋아요 0 | URL
저의 버틀러와 다락방님의 버틀러가 만나는 그 시간, 기대되네요.
정희진님 책은 그렇죠. 어쩔때는 책을 들고만 있어도 똑똑해지는 기분이 드는 ^^

저, 백래시 종이책 빌려와서는 <래미컬 페미니즘>을 읽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우리 다시, 같이 읽기 할까요?
앗! 잠깐만요, 시몬 드 보부와르 언니가 부르시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녀올께요~~~~

다락방 2018-03-17 09:48   좋아요 0 | URL
네? 보부와르요?? 그게 뭐죠???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네 저도 언니가 자꾸 부르는데..... 우앙 ㅜㅜㅜㅜㅜ

단발머리 2018-03-17 21:36   좋아요 0 | URL
우리는 정희진쌤과 보부아르 언니 두 분 다 포기할수 없습니다.
암요, 그렇고말고요~~ 우리 불끈할까요?
불끈!!!

블랙겟타 2018-03-15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에 리더기를 사려고 하는데 고민이 많아요..
사운드가 가격대도 괜찮고 물리키가 있어 좋은거 같은데.. 꼭 이럴 때 품절이더라구요.. 4월초에 입고된다고 하더라구요. ^^;;
그냥 그랑데나 카르타를 살까..ㅜㅜ (고민고민..)

단발머리 2018-03-17 09:37   좋아요 0 | URL
블랙겟타님, 제가 1월에 살때도 품절이라서요.
저는 전화해보고 중고서점을 직접 방문해서 구입했습니다.
참고하세요~~~~^^

chaeg 2018-03-15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친구.. 중요하죠^^

단발머리 2018-03-17 09:37   좋아요 0 | URL
네, 알라딘 친구 중요합니다.
알라딘 이웃도 중요하구요.
알라딘도.... 저는 알라딘도 좋아라 합니다.^^

아무개 2018-03-15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전에 팔책정리하면서 버틀러책을 넣었다 뺐어요.
읽기는 싫지만 버리지도 못하겠. . . .

씩씩한 알라디너가 좀 무례했던듯 싶네요. ㅜㅜ

단발머리 2018-03-17 09:40   좋아요 0 | URL
읽기 싫어도 버리지 못하는.... 에 저도 동감이예요.
현재 상황으로는 버틀러가 쉴라 제프리스에 밀렸다는 소식입니다.

전혀 무례하지 않았어요~~~~~
씩씩한 알라디너는 버틀러 읽기를 허용해준 고마운 사람이예요.
게다가 제가 좋아하는 캐릭터의 알라디너예요~~~~~~~~~~~^^
 





























평일에는 외식하지 않는 편인데, 화요일에는 원하는 식당에서 원하는 요리를 원하는 1인이 있어 식구들과 외출했다

식사를 마치고 맞은편에 위치한 알라딘 중고서점에 들어갔다. 『프랑켄슈타인』. 

『프랑켄슈타인』이라면 책애호가이자 인기 알라디너가 일년간 한 권의 소설만 읽을 수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하겠다, 바로  아닌가. 간만에 득템이다, 외치며 결제를 마치고, 집에 와서는 인증샷을 찍고 즐거운 독서에 들어가려는 찰나. 










어머나. 『프랑켄슈타인』 특별판이 출판된거다. 인생은 역시 타이밍인가. 아니다. 인생은 진정한 나를 발견하는 시간

내가 정말 원하는 알라딘 중고서점 득템이 아니라, 산뜻한 리커버였음을. 나는 마침내 알아버린다. 



  

최초의 여성주의 이론서여성의 권리 옹호』 저자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의 , 

메리 셸리의프랑켄슈타인』, 

오늘 

세계 여성의 날에

여성의 축하 커피를 마시며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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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18-03-08 1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머나 그 알라디너님 추천 때문에 저도 보관함에 담아두고 있었는데 특별판으로 교체해야겠습니다^^
앗 메리 셸리가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의 딸인가요?? 몰랐습니다!

단발머리 2018-03-08 16:07   좋아요 1 | URL
독서괭님~~~ 좋으시겠어요.
독서괭님은 특별판을, 출간 200주년 기념판을 구입하실 수 있잖아요.
저는 (철퍼덕....) 그냥 문학동네 반양장판일 뿐입니다. ㅠㅠ

그리고.....
메리 셸리는 엄마가, 그 훌륭한 여성이, 바로 자기 엄마인데,
엄마 메리가 산욕열로 출산 직후 사망한 바람에 엄마 얼굴도 모르고 자랐다고 합니다.
슬픈 이야기죠....

다락방 2018-03-08 1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특별판 보고 혹해서 살까..를 망설였지만, 이미 집에 있으므로 참기로 하였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18-03-08 19:57   좋아요 0 | URL
저는 어제, 오늘 구판을 읽을 수 있다는 점에 위안을 삼고....
그래도 참기는 어렵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

수이 2018-03-09 0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구판이 없으니 그럼 이번 기회에!!! ^^

단발머리 2018-03-10 10:01   좋아요 0 | URL
지금 이 순간, 난 야나님이 부럽군요~~~ 부러워요^^

2018-03-09 09: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3-10 10: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3-12 09: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3-12 13: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정찬은, 내가 존경하는 그녀가 찬탄해 마지 않는 소설가다. 그녀는 그를여성이라고 말한다. “그가여성 이유는 고통을 분석하는 예술가, 현실을 진단하는 평론가, 뮤즈를 필요로 하는 예술가와 거리가 윤리적인 인간이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한다. 정찬을 읽는다. 




정찬 소설집 생애』 세번째 단편 <희생>에서 민호는 20 홀연히 사라져버린 어떤 소식도 없었던 애인에게서 편지를 받는다.(80) 그리운 당신으로, 시작한 편지는 민호를 자신의 집으로 간절히 초대하며 끝을 맺는다. 그녀의 정릉 옛집에서 민호는 그녀가 남긴 편지를 통해 그녀가 떠나야만 했던 이유를 알게 된다. 그녀의 아픔은 야만의 시대가 만들어낸 비극 자체이다.  



누가 영서의 아버지죠? 남성이에요. 단순하고 막연한 대답이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저에겐 단순하지도 않고 막연하지도 않아요. 생명의 문제에서 여성은 가해자가 없어요. 신은 여성에게 남성의 발기된 성기와 같은 폭력의 무기를 주지 않았어요. 이런 점에서 여성은 숙명적으로 희생자예요. 저는 영서가 여성이었음을 알았을 기쁨과 슬픔을 동시에 느꼈어요. 기쁨의 이유는 가해자적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 때문이며, 슬픔의 이유는 희생자적 존재라는 사실 때문이었어요. 모든 남성이 가해자라는 뜻은 아니에요. 가해자가 가능성을 갖고 있다는 뜻이죠. 마찬가지로 모든 여성이 희생자가 가능성을 갖고 있지요. (<희생>, 115)  







『제2 성』 1운명에서 시몬 보부아르는 개미, 꿀벌, 나비, 사마귀 등의 곤충과 동물들의 생식과 교미를 관찰한다. 몇몇 포유동물들의 암컷은 일단의 조류들처럼 울음소리, 교태, 노출 등으로 수컷을 부르는데, 거기 까지다. 암컷은 교미를 강요할 없으며, 주도권은 수컷에게 돌아간다.(49)   



비록 암컷이 도발적이고 동의적으로 나오더라도 결국 암컷을 꼼짝 못하게 하는 것은 수컷이다. 그러므로 당하는 것은 암컷이다. 말은 대개 아주 정확한 의미를 갖는다. 수컷이 특수한 기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지 또는 매우 강하기 때문인지, 수컷은 암컷을 잡아 꼼짝 못하게 한다. 이와 같이 교미행위를 능동적으로 행하는 것은 수컷이다. 많은 곤충이나 조류, 포유동물들은 수컷이 암컷에게 성기를 삽입한다. 그래서 암컷의 내적 본질은 침범당하는 것처럼 보인다. (49) 




대부분의 수컷은 특수한 기관과 물리적 힘을 사용해 교미를 주도한다. 암컷의 내적 본질은 침범당하는 것처럼 보인다. 정찬의 표현을 빌리자면, 여성에게는 남성의 발기된 성기와 같은 폭력의 무기가 없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여성은 숙명적으로 희생자다. 희생자가 되는 어디까지나 여성이다.


남자가 여자일 있을까. 남자가 여자를 이해할 있을까. 남자가, 여자 편에서 생각할 있을까. 모든 남성이 가해자라는 뜻은 아니지만, 가해자가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말을, 남자들은 이해할 있을까. 받아들일 있을까. 티끌같은 여건만 마련되어도 쉽게 가해자가 되어 버리는 남자 스스로를, 남자들은 이해할 있을까. 내게는 이해되지 않는 어려운 문제를, 남자들은 이해할 있을까. 



타들어가는 마른 입술을 간신히 움직여 그녀는국민들이 저를 지켜주세요.’라고 말했다. 어렵게 질문하는 손석희 앵커에게 몸을 바들바들 떨며 힘겹게 대답하는 그녀를 보고 있을 , 입에서는 오히려 야멸찬 저주의 말이 나오지 했다. 그녀의 절망이 보였다. 쉽게 가해자가 되어버린 그를 향한 나의 실망과 분노는 그녀의 아픔 앞에 아무것도 아니다. 버릴 사람은 버리면 된다. 이제는 그녀를 보호해 줘야한다. 실명과 얼굴, 자신의 존재를 걸어야만 믿어주는 이런 방식의 폭로, 그녀들의 희생을 담보로 하는 이런 방식의 폭로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많이 그녀들을 믿어줘야 한다. 희생자들의 말에 많이 귀기울여야 한다. 

그녀들을, 보호해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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