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페미니스트는 (남성에게) 무해한 개념녀라는 천사의 날개를 스스로 부러뜨리고 헬조선이라는 진창으로 추락한 존재입니다 자신을 짓누르는 자기검열과 자기혐오의 족쇄였던 날개를 폐기해 버린 이들은 더는 가부장제 천당에 머무는 착한 천사를 꿈꾸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이들은 진창과도 같은 현실과 거리를 두고 관념적 자기만족에 머물던 페미니즘의 타성으로부터도 깨어났습니다. 스스로지옥Hell 페미니스트라는 이름을 붙인 순간부터 그렇습니다. (28) 



나는 헬조선에서 가장 극렬한 전투 가운데 있는 헬페미니스트들을 지지하고 응원한다. 가장 앞장 있는 그녀들에게, 그녀들의 용기와 헌신에 박수를 보낸다. 그녀들의 희생이 있음으로 해서, 많은 여성, 나를 포함한 많은 여성들의 삶이 1센티라도 전진하고 있다고 믿는다. 



페미니즘 모먼트 사람마다 다르다. 나는, 결혼하기 전까지, 아이를 낳기 전까지, 내가 여자라는 이유로 제약 받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했다. 내게 강요된 제약의 일부를 ‘82년생 김지영처럼 무의식적으로 수용했고, 다른 일부는 내게 와서 닿지 않았다. 지금에 와서야 생각한다. 그것이 얼마나 기적같은 일이었는지. 나는 결혼하고 나서야, 결혼 후에 남편과 나에게 주어진 역할과 위치가 완벽하게 다르다는 인식했다. 9 넘게 동거하다가 아이를 갖게 자신에게 일어난 변화를 말하던 퀘백의 소설가 니콜 브로사르처럼 말이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깨달으면 물론 화가 나고, 그것에 저항하고, 현실을 바꾸는 일에 활발히 참여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서 저는 어머니가 되고 나서야 내가 여자임을, 대부분의 여자들에게 요구되는 것을 하도록 요구받고 있음을 갑자기 깨달았어요. , 저는 임신을 했을 페미니즘 책을 읽기 시작했지요. 시몬 보부아르의 『제2 성』, 필리스 체슬러의 『여성과 광기』, 버지니아 울프의 3기니』, 슐라미스 파이어스톤의 『성의 변증법』, 케이트 밀레트의 『성 정치학』 읽었어요. 물론 많은 여자들처럼 저는 페미니즘이 인생을 바꾸었다고 생각합니다. (207) 

















『여성의 신비』 내게 특별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책이 지닌 한계, 책의 저자가 가진 한계에도 불구하고, 책은 안의 고민을 밖으로 꺼내어 주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갖고, 아이를 낳고, 아이를 키우는, 행복하고 즐거운 일상 속에서, 나는 만족하지 하는가. 다른 사람들은, 다른 여자들은, 다른 엄마들은 다들 그렇게 적응하고 사는데, 나는 그게 되는가. 계속 무언가를 잃어버린 같은 기분이 드는가. 다른 책들은, 내가 읽었던 다른 책들은 설명해 주지 했다. 




침대를 정리하면서, 식품점에서 물건을 사면서, 의자 커버를 씌우면서, 아이들과 땅콩버터 샌드위치를 먹으면서, 아이들을 소년단과 소녀단으로 태우고 다니면서, 그리고 밤에 남편 옆에 누워 있으면서 조용한 물음 – “이것이 과연 전부일까” – 자신에게조차 던지기 두려워했다. (54) 




가사노동에 대한 깨달음은 실비아 페데리치에게서 왔다. 『캘리번과 마녀』, 『혁명의 영점』 각별한 이유다. 재료를 준비해 음식을 차리고, 차린 음식을 먹고, 먹이고, 치우고, 정리하고. 빨고 널고 개고 정리하고. 털고 밀고 닦고 정리해도,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아니다. 내가 하는 일은 아무 일도 아니다. 전업주부. 전업으로 주부. 주부의 말고는 하는 일이 없는 사람. 하는 일의 대부분이 가사노동인 사람. 일하고 있는데도 사회적으로 나는노는사람이다. 나의 노동은 사회적으로 문화적으로 인정받지 한다. 나는 일하지 않고 먹는 사람이다. 힘들다고 말할 없었다. 한가한 소리, 배부른 소리라는 말을 들을 뻔했다. 일을 하겠다고 말하는게 두려웠다. 돈을 버는 일과 돈이 되지 않지만 살아가는데 필요한 일을 동시에 만한 체력이 나에게는 없었다.  




정희진 선생님이 말씀하셨던앎의 위치성 대해서 생각한다. 앎은 위치에 의해 결정된다. 나는, 나의 욕망과 현실, 그리고 나의 사회적 위치가 정해준 영역 안에서 사고하고 판단한다. 서울에 사는 비장애인. 가부장제에 편입한 기혼 여성. 이성애자이며 기독교인. 그리고 전업 주부. 나는 내가 있는 위치에서 보이는 만큼 이해할 있을 뿐이다.



페미니즘이 워낙 스펙트럼이 넓고 방대한 학문이기도 하지만, 나의 주된 관심사는가내부불노동’, ‘노동으로서 가사 활동이다. 아이 출산 현재까지 전업 주부로 살고 있는 현재의 나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분야를 깊이 있게 공부할 있다면 분야를 공부하고 싶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는 이런 기사를 보게 됐다. 



잠갔는데 뚫렸다여자 화장실구멍 진실 


<http://news.mt.co.kr/mtview.php?no=2018052308303973371, 머니투데이 2018. 5. 27>



여자화장실 문짝 안쪽으로 의심스러운 구멍들이 있는데 남자화장실은깨끗하다는 기사다. 새로 지어져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유독 여자화장실에만 구멍이 있다. 신촌의 편입학원, 여행사가 밀집한 종로 빌딩, 컴퓨터 학원이 위치한 강남 빌딩. 시공업자들도 이유를 없는 백여개의 구멍들.  










내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문단은 여기인데 차마 옮길 수가 없어 사진으로 대신한다. ‘여자에게 기눌릴 화장실 몰카를 봐라 일부다. 









방향 없이, 목표 없이 이리저리 헤매는 페미니즘 공부이지만, 복수 전공해도 된다면, ‘자본주의 발전 과정에 있어 여성의 가사 노동 대한 연구에 더해, 여자에게 기눌릴  '화장실 몰카 보며 자신감을 회복'한다는 심리를, 해괴한 심리를 추적하고 싶다. 




인간은 언제 인간인가. 


가장 사적이며 가장 내밀한 공간에 침투해, 배설의 순간을 엿보며 내면을 안위하려는 심리는, 그러한 인간의 심리는 도대체 무엇인가. 도대체 뭔가. 



언제 인간인가. 

언제 인간이었던가.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18-05-28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지하철역 화장실에서 옆칸에 들어가 저를, 정확히는 제 항문을 훔쳐보려돈 놈과 눈이 마주친 경험이 있지요. 거기서 뭐하느냐, 당장 나가라고 소리를 질러놓고, 밤이었기에, 정작 저는 나가지 못하고 화장실 안에서 벌벌 떨던 적이 있었어요.

얼마전에 sns 에서 한 남자사람이 ‘기술적으로 화장실 문에 나있는 구멍안에 카메라 설치 안된다는 걸 모르나, 그걸 왜 두려워하나‘고 하더라고요.... 여자들은 몰카의 공포에 떨고 있는데 ‘그건 불가능해!‘라고 말하는 사람이라니.... 미쳐 날뛰는 세상이죠. 저는 심지어 실제의 남자와 마주치기도 했는데요. 뭘 더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가르치고 싶은걸까요? 어디다대고 무얼 가르치려는건지....

계속 갑시다. 함께 계속 갑시다, 단발머리님.

단발머리 2018-05-28 16:27   좋아요 0 | URL
아..... 눈 마주치는 상황이라니.... 여자들은 잘못한 게 없는데도 두려움에 떨고, 남자들은 아무것도 무섭지 않고 아무것도 두렵지 않은 이런 상황을 도대체 뭐라하면 좋을까요.
오늘 아침에 이 기사를 보고는 참.. 답이 없는 이 미친 세상을 어쩌면 좋을까요.

그냥 길게 말할 게 아니라 간단히, 더 간단히 가면 어떨까 싶어요.
화장실 몰카 설치, 유통, 판매, 구매자 모두 강력 처벌.... 이런 것도 말해야 하는 입이 아파요.

힘내요, 우리.
다락방님, 우리 뚜벅뚜벅 걸어서... 같이 가요.

비로그인 2018-05-29 0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저 기사 봤어요... 돌겠더라고요. 거기다 무고죄 특별법 청원이 10만이 넘었다는 기사는 제목만 보고도 소름이 끼쳤어요.
이 모든 게 과정이라고 되뇌이면서도, 기가 차네요. 페미니즘 책은 거의 안 읽었는데 하나하나 또박또박 읽어가려고요. 좋은 책들 많이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단발머리 2018-05-29 12:41   좋아요 0 | URL
가끔은 우리가 사는 세상이 맞나, 이건 정말 상상 속의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idahofish님 댓글 읽다 보니, <백래시>도 생각나고요. 시소처럼 앞으로 뒤로 가는 것 같지만,
읽기로 연대하고 같이 말하고 소리치면 조금은, 아주 조금은 나아질 거라 생각해요.
전... 그렇게 믿어요. 자주 뵈어요^^
 

  


















놀이터 감독 캔터 선생님이 가장 아끼던 아이 앨런이 죽었다. 앨런 마이클스. 



곳에도 폴리오를 퍼뜨려야지라며 놀이터에 나타나 한가득 침을 뱉고 돌아간 이탈리아인들 때문인지, 시드 가게의 핫도그 때문인지, 원인이 무엇인지도 정확히 알지 못한 채로 앨런은 목이 뻣뻣해지고 열이 오르더니 사흘 만에 그렇게 가버렸다. 



바랄 있는 가장 훌륭한 아이. 숙제를 하고, 자기 엄마를 돕고, 안에 이기적인 뼈라고는 하나도 없었던 아이. 그런 아이가 죽었다. 내가 아니라 그애가 죽었냐는 앨런 아버지의 물음에 캔터 선생님은 답을 없다. 장례식 , 앨런의 삼촌 아이사도어 마이클스가 울음을 참으며 추도 연설을 한다. 







앨런의 삶은 끝났지만,” 그는 말을 되풀이했다. “그렇지만 우리는 슬픔 속에서도 아이가 살아 있는 동안은 삶이 무한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호기심 때문에 앨런에게는 하루하루가 무한했습니다. 다정함 때문에 앨런에게는 하루하루가 무한했습니다. 앨런은 사는 동안 행복한 아이였고, 무슨 일을 하든 일에 자신의 최선을 다했습니다. 세상에는 그보다 훨씬 나쁜 운명도 있습니다.” (72)




앨런이 자꾸로스 읽힌다. 


그의 삶은 끝났지만, 그의 호기심, 그의 열정, 그의 다정함은 그를 아는 모든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었다. 그의 삶은 끝났지만, 그의 작품은 남아 무한의 시간을 산다. 


계속해서네메시스』 읽는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blanca 2018-05-26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스의 죽음을 이틀 뒤에 알고 너무 놀랐어요. 아직 마지막 작품을 쓰지 않았다 여겼는데... 필립 로스도 죽는구나, 생각하니 삶이 더 허무하게 느껴집니다. 저는 이런 사람은 불멸이라고 생각했나 봐요. 네메시스 인용해 주신 대목 너무 좋네요.

단발머리 2018-05-26 14:43   좋아요 0 | URL
저도 그래요, blanca님~~
저 역시 필립 로스님의 책 한 권 또는 두 권 정도 더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필립 로스는.... 늙어감에 대해서, 죽음의 대해서, 세월 앞에서 인간의 무력함에 대해 그렇게 많이 말하고 썼는데...
저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필립 로스는 오래 살 것이다. 그는 오래오래 살 것이다 ㅠㅠ
 



어제 오후에, 문자를 받았다. 필립 로스가 타계했다고, 단발머리가 생각난다고, 알라딘 친구는 썼다. 필립 로스가 노인이라는 , 80 넘는 노인이라는 처음 알게 사람처럼, 나는 멍하니 있었다. 이런 






그의 어머니는 여든에 죽었고, 아버지는 아흔에 죽었다. 그는 소리 내어 말했다. “저는 일흔하나예요. 당신네 아들이 일흔하나라고요.” “좋구나, 네가 살아 있구나.” 그의 어머니가 대답했다. 그의 아버지는 이렇게 말했다. “되돌아보고 네가 속죄할 있는 것은 속죄하고, 남은 인생을 최대한 활용해봐라.” (177) 








『포트노이의 불평』 우리나라에 2014년에 출간되었는데, 한참 동안이나 알라딘 블로거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해 표지가 눈에 익었는데도, 좀처럼 관심이 생기지 않았더랬다. 나는포트노이의 불평』 통해 필립 로스라는 이름을 알게 됐다. 



















처음 읽은 필립 로스의 책은미국의 목가』이다. 2014년이었는데, 기억으로는 읽었던 그의 책들 중에 제일 어려웠다. 『미국의 목가』 출발점으로 해서 필립 로스 읽기를 시작했고, 하나 읽고 하나 , 하나 읽고 하나를 더했다. 구할 없는 단편집 모음세상에서 제일 잘생긴 익사체』 제외하고는 한국에 소개된 필립 로스의 책을 전부 읽었다. 



『포트노이의 불평』에서는 쉼없이 몰아치는 주인공의 목소리가 사실은 그의 부모에게서 비롯된 것임을 확인할 있다. 아무 것도 먹지 않겠다는 주인공에게 그의 엄마가 말한다. “어느 쪽이 되고 싶니? 인간이야 쥐야?”




왜 이러니! 너처럼 잠재력 많은 아이가! 너의 소양! 너의 미래! 하느님이 너에게 아낌없이 주신 모든 선물. 아름다움, 두뇌라는 선물. 그런데도 이렇다 이유도 없이 그냥 굶어죽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어디 가당키나 ?

평생 사람들이 비썩 마른 아이로 멸시하며 내려다보기를 원하니, 아니면 당당한 어른으로 우러러보기를 원하니? 

사람들이 너를 마구 밀치고 놀려대는 꼴을 당하고 싶은 거야? 다른 사람들이 재채기만 해도 자빠지는, 뼈하고 가죽만 남은 사람이 되고 싶어? 아니면 존경을 받고 싶니? 

커서 어느 쪽이 되고 싶니? 약한 사람이야 강한 사람이야? 성공한 사람이야 실패한 사람이야? 인간이야 쥐야? (28)






가장 최근에 읽은 필립 로스의 책은아버지의 유산』이다. 거부할 없는 힘을 가진 아버지, 죽도록 미워하지만 도망칠 없는 지독한 그의 아버지가 육체적, 정신적으로 완전히 쇠약해졌을 , 나이 아버지를 향한 필립 로스의 따스한 애정에 나는 한없이 부끄러웠다. 










2016 책의 기념 설문 조사에 이런 질문이 있었다. 



Q7. 고인이 되거나 살아 있는 작가들 누구라도 만날 있다면 누구를 만나고 싶습니까? 만나면 무엇을 알고 싶습니까?



필립 로스요. 만날 있을 거라는 상상만으로도 흥분됩니다.

무엇을 알고 싶냐고요? 나는 그에 대해 없습니다. 그가 말한 것만 있으니까요.

이야기를 나눌 있다면.... 만난 아침에 드셨는지, 그걸 묻고 싶습니다.



















2015, “절필을 선언한 필립 로스의 마지막 작품!”이라는 띠지와 함께네메시스』 번역되었을 때만 해도 여유로웠다. 읽지 않은 필립 로스의 작품이 아직 많이 남아있었고, 내게는 시간도 많이 남아있었기 때문에. 이상 것이 없다, 그의 말에 새로운 소설은 어렵겠지만, 『작가란 무엇인가』 비슷한 종류의 인터뷰집 정도는 가능하지 않을까 싶었다. 딜런이 2016년에 노벨문학상을 탔을 때는 작가님은 3-4 기다릴 있으시겠지 생각했다. 그렇게 여유를 부리고 있었다. 

















『유령 퇴장』 내가 가장 좋아하는 책이다. 『Exit Ghost』 시작으로 필립 로스 컬렉션을 시작했다. 읽지도 않는 원서로 필립 로스의 책을 사냐고, 꽂아만 두는 책을 사냐고 묻는다면 말이 없다. 그가 단어, 그가 문장을 원한다고 말할 밖에. 필립 로스를 읽느냐고, 필립 로스를 사랑하냐고 묻는다면 역시 똑같이 대답하고야 만다

그를 사랑할 밖에 없다고, 그를 원한다고. 




『유령 퇴장』  그녀의 질문에 나는 주커먼이 되어 답한다.  



그녀        제 어떤 점에 그토록 끌리시는 거예요? 


            그            자네의 젊음과 아름다움, 우리가 소통에 들어선 속도, 자네가 말로 만들어내는 에로틱한 분위기 (178)




당신의 , 아름다움, 우리가 소통에 들어선 속도, 당신이 말로 만들어내는 에로틱한 분위기 때문에

나는 당신을 사랑했어요. 


당신의 소설을 읽을 때마다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많이 고마웠어요. 


이제 쉬세요. 


이제, 편히 쉬세요 






   『울분』




































댓글(6) 먼댓글(0) 좋아요(4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oonnight 2018-05-24 1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문에서 부고를 접하고 서운했어요. 사놓고 아직 못 읽은 책들이 있어서 다행인건지ㅜㅜ;

단발머리 2018-05-24 16:58   좋아요 0 | URL
사 놓고 아직 못 읽은 책들이 있으시다면 전 moonnight님이 부러운대요.
전, 다시 읽기에 돌입했어요.
슬프고 아쉬운 마음을 모아서요. ㅠㅠ

psyche 2018-05-25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필립 로스 책 ‘에브리맨‘만 읽었는데요. 좋아하시는 책 많겠지만 제게 한권만 추천해주세요.

단발머리 2018-05-25 16:53   좋아요 1 | URL
저는 <유령 퇴장>을 제일 좋아합니다. 저의 최애 작품이예요.
화제성에서는 <포트노이의 불평>을 추천합니다. 색다른 세계가 열렸습니다^^
<아버지의 유산>은 에세이집이구요.
저는 <네메시스>부터 다시 읽고 있어요.
한국에는 필립 로스 작품이 다 번역되어 있지 않아서요. 또 다른 작품들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북극곰 2018-05-25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좋아하는 작가인데... 이제야 소식을 접했어요. 단발머리 님 글을 쭉 읽다보니 왠지 더 슬퍼요. ㅠ.ㅠ

단발머리 2018-05-25 16:55   좋아요 0 | URL
네....
저도 좋아하는 작가님이라 많이 아쉽고, 또 쓸쓸하기도 하구요.
사랑하고 존경하는 작가와 동시대를 산다는 게 참 행운이라고 자주 생각하곤 했는데.... 슬픕니다...
 
버스데이 걸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카트 멘쉬크 그림, 양윤옥 옮김 / 비채 / 2018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욕하면서 사고, 읽고 나서 (!)한다는 하루키 신작을 읽었다. 같이 작업했던 카트 멘쉬크의 작품을 음미하며 최대한 천천히 읽으려 했지만 그래도 금방 읽었다. 



그렇게나특별하다 나의 스무 생일은 도통 기억나는 일이 없다. 학교에 갔을 수도 있고, 가족들과 그렇게 두리뭉실, 평범하게 보냈던 같다. , 조용하고 지루했던 나의 이십대여 



소원,이라고 쓰고 보니 산골 마을 혹은 어촌 마을의 노부부 동화가 생각난다. 소원 가지를 들어주겠다는 요정의 말에 소시지가 등장하고, 할머니 코에 붙었다가 다시 떨어지는데, 아뿔싸! 시작이 잘못되니 소중한 소원 3개가 한꺼번에 사라져 버린다. 



소원은 뭘까. 내가 바라는 소원 가지는 뭘까.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아무것도 부러워하지 않는 경지에 이르고 싶지만, , 속에는 내가 너무 많고, 속엔 욕심이 너무 많고, 속엔 소원이 너무 많아 개로는 되겠다. 죄송한대요, 소원 개로는 되겠어요. 그러니까 소원은 하나, , , 아니다 다섯. 가능해요?!?  



다른 모르겠지만 책은 선물용으로 괜찮을 같다. 선물 받은 , 특히 주는 사람의 취향을 반영한 책은 끝까지 읽기 어려운데, 정도 두께, 정도 표지라면 책에 별로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즐겁게 일독 있지 않을까 싶다. 



하루키만 짧게 쓰나.

 

나도 그렇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8-05-21 09: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18-05-22 16:39   좋아요 0 | URL
네, 제게도 한 개, 두 개, 세 개 너머의 욕심과 욕망이 있어, 누구에게 뭐랄 것도 없이 좀 부끄럽기는 합니다.
끝없는 인간의 욕심이란... ㅠㅠ
 





















아무런 정보 없이눈먼 암살자』 읽고 싶다면 앞에서 뒤로 읽으면 된다. 1권을 읽고 나서 2권을 읽으면 된다. 약간의 설명이 필요하다면 뒷면의 소개가 딱이다. 



20세기 캐나다의 명망 있는 가문에서 태어난 아이리스는 아버지가 도산 위기에 처하자 정략결혼을 통해 탈출구를 마련한다. 소녀는 여동생과 함께 남편의 집으로 들어가지만, 그곳에서 자매를 기다린 것은 타락한 욕망과 비극적인 운명의 예감이다. 병들고 쇠락한 아이리스의 노년과 과거 회상이 교차하는 가운데, 죽은 여동생의 이름으로 출간된 소설 <눈먼 암살자> 곳곳에 삽입된다. 명망 있는 집안의 젊은 여인과 과격한 노동 운동가가 밀회를 즐기며 자이크론이라는 행성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는 소설은 점차 현실과 얽히며 비극적인 결말을 향해 나아간다. <책소개>  



노년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비교적 젊은 지금 읽을 있어서 행운이라는 생각이 든다. 필립 로스가 그려내는 노년은 어디까지나선택한삶이다. 일체의 사회활동을 중지하고 사람들을 만나지 않고, 세상에 대한 모든 소식을 끊고, 오로지 읽고 쓰는 삶은 깊은 수도사의 삶을 연상시킨다. 『유령 퇴장』에서 네이션이, 나는 사람들을 거의 만나지 않는다고 말할 (13), 나는 그런 삶을 원했다. 고독 그리고 고립



마거릿 애트우드의 노년은 이와 다르다. 설정된 노년의 나이가 다르기 때문에 약해져 버린 육체를 가지고 있다. 마거릿 애트우드의 노년은 도움 받아야 하는 노년이다. 혼자 있을 때는 손가락으로 땅콩잼을 퍼먹고, 빨래감을 가지고 계단을 내려가다가 빨래통을 놓치는 . 죽음에 가깝고 무기력한 삶이다. 



일상 생활에서 다른 사람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아이리스가 남아 있는 힘을 그러모아 하는 일은 글을 쓰는 일이다. 이야기를 만드는 일이다. , 그녀는 이야기를 남기려 할까. 



나는 누구를 위해 글을 쓰고 있는가? 자신을 위해서? 그건 아니다. 나중에 이것을 읽고 있는 모습을 상상할 없다. ‘나중이라는 시간 자체가 불확실한 상황이니까. 미래에, 내가 죽은 이후, 어떤 낯선 사람을 위하여 쓰는 것인가? 내겐 그런 야심, 그런 소망이 없다. 

어쩌면 누군가를 위해 이것을 쓰고 있는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아이들이 위에 자신의 이름을 갈겨 때처럼. 

나는 예전처럼 민첩하지 못하다. 손가락은 뻣뻣하고 서투르며, 펜은 흔들리면서 두서없이 흘러가고, 글자를 쓰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나는 달빛 아래서 바느질을 하는 것처럼 구부린 자세로 앉아서 계속해서 쓴다. (1권, 76) 



작가와 화자를 등치시키는 순진한 소설읽기법이겠지만, 나는 자꾸 아이리스와 마거릿 애트우드를 동일시한다. 그녀는 쓰는가.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쓰는가. 전하려는 이야기는 무엇을 위한 것인가. 그녀는, 우리는 전하려 하는가. 무얼 말하고 싶은가. 




두번째 이야기 액자 속의 연인은 사람의 관계가 탄로났을 때의 위험을 무릅쓰고 만남을 계속한다. 보고 싶었다, 사랑한다, 말을 하지 않지만, 사람은 서로 안다. 그들은 자신이 가진 모든 , 자신이 가진 가장 소중한 것을 포기하고서라도 마주 사람을 보기 위해 여기에 왔다. 연락을 취하고, 만날 장소를 정하고, 그리고 장소로 간다. , 그녀를 만나기 위해. 보기 위해. 안기 위해. 사랑하기 위해.  




<Friends> 내가 좋아하는, 혹은 좋아했던 유일한 미드다. 시즈 9 이야기다. 로스와 레이첼은 연인이었는데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던 , 뜨거운 아이를 갖게 되고, 아이를 키우는 동안 함께 살기로 한다. 집에 살고 있지만 사이는 정리되지 않은 묘한 부분이 있었는데, 레이첼이 로스에게 아이를 맡기고 외출했던 , 바에서 레이첼의 번호를 받은 남자가 전화를 한다. 메시지를 남기겠다고 했지만, 서로의 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레이첼이 다른 남자를 찾고 있다고 생각한 로스는 여러가지 복잡한 생각에 다른 여자를 만나려고 노력한다. 로스가 데려온 여자 때문에 다툼이 생겼을 , 레이첼에게 왔던 전화 메시지를 로스가 전하지 않았던 사실이 밝혀지고. 화가 난 레이첼이 말한다. 


“Why didn’t I get the message?” 




문단을 읽을 , 레이첼의 말이 겹쳐졌다. 



아버지께서 돌아가셨어요. 전보 다섯 통을 보냈대요. 당신은 나에게 아무 말도 주지 않았어요. 나는 말했다. 


메아 쿨파(‘나의 잘못이라는 뜻의 라틴어). 말해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당신의 걱정을 덜어 주고 싶었어, 여보. 그에 대해 아무 일도 없었고, 장례식에 시간을 맞춰 돌아갈 길도 없었잖아. 그리고 당신을 위해 계획한 일이 어긋나는 것도 원하지 않았고. 내가 이기적인 탓도 있었지. 잠시만이라도 당신을 혼자 독점하고 싶었던 거야. 이제 앉아서 기운 내고 이걸 마셔. 그리고 나를 용서해 . 아침이 되면 모든 일을 처리할 거야.” (2, 55) 




참고로 레이첼은 로스와 대판 싸우고 조이의 집으로 이사한다. 그녀에게는 직업과 친구가 있었다. 

가엾은 아이리스는 



걱정.’ ‘시간.’ ‘어긋나는.’ ‘이기적.’ ‘용서해 .’ 


거기에 대고 내가 무슨 말을 있었겠는가? (2, 5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