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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맛집 산책 - 일본 유명 푸드저널리스트와 고독한 미식가의 저자가 함께하는
히라마츠 요코 지음, 타니구치 지로 그림, 김대환 옮김 / 하루(haru) / 2018년 2월
평점 :
일본의 푸드 저널리스트 히라마츠 요코가 글을 쓰고, <고독한 미식가>로 유명한 만화가 다니구치 지로가 그림을 그린 책이다. 올요미모노에 연재한 칼럼 12회 분량을 책으로 엮었다.
자기 전에 달아오른 머리를 식힐 겸 읽기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수첩을 꺼내 놓고 메모를 했다. 방금 만든 봄나물 튀김, 바삭바삭하게 구운 교자, 길거리에서 먹는 오코노미야키, 130년 전통의 메밀 소바, 말고기 나베, 과일 샌드위치 등등 먹어본 적 없는 음식, 살면서 꼭 한 번은 먹어보고 싶은 음식이 나올 때마다 꼼꼼히 적었다(책 뒤에 맛집의 주소와 연락처가 부록으로 실려 있다. 이런 배려 좋다!).
이 책에 나온 음식 중에 기필코 먹어보고 싶은 음식은 니혼바시 '타이메이켄'과 오사카 '메이지켄'에서 파는 옛날식 오므라이스다. 1931년에 창업한 타이메이켄의 오므라이스 가격은 무려 1650엔. 통통하게 부푼 오믈렛과 밥, 새빨간 케첩을 동시에 떠서 입안에 넣으면 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하니 그 맛이 궁금하다. 반면 1926년에 창업한 메이지켄의 오므라이스 가격은 불과 650엔. 값싸고 양 많은 음식을 선호하는 오사카 사람들의 취향에 맞췄다는데 그 맛은 일품이라고 하니 이 또한 궁금하다.
개혁개방 이후 일본으로 건너온 중국인들이 터전을 잡고 새롭게 차이나타운을 형성하고 있는 이케부쿠로의 맛집들도 궁금하다. 직원과 학생은 물론 외부인도 이용할 수 있는, 값싸고 영양 만점인 직원 식당, 학생 식당 정보도 유용하다. 지금은 없어진 우에노의 대중식당 '쥬라쿠다이'와 오사카 '쿠이다오레'에 관한 이야기도 인상적이었다. 일본 맛집은 몇 대에 걸쳐 백 년, 이백 년 씩 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부러웠는데, 이런 노포(시니세)도 점점 사라지고 있다니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