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꽃의 멜랑콜리 3
코모리 밋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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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꽃의 멜랑콜리>는 어려서 친하게 지냈던 하나와 유즈루가 고등학생이 되어 재회한 이후의 이야기를 그린 만화다. 하나는 어머니를 여의고 고아가 된 유즈루의 소식을 쭉 궁금해했는데, 오랜만에 만난 유즈루는 어린 시절의 천진난만했던 모습은 사라지고, 걸핏하면 싸움질을 하고 세상에 대한 원망을 늘어놓는 거친 남학생이 되어있다. 하나는 그런 유즈루를 자신의 사랑으로 감싸고 돌보려 하지만, 유즈루는 하나를 자꾸만 피한다. 





하나는 천사처럼 착하다. 하나 역시 어린 나이에 친어머니를 잃었지만, 아버지와 새어머니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부족함 없이 자라서 그런지 매사에 긍정적이고 성격도 밝다. 하지만 착한 여자가 부담스러운 사람도 있다. 더욱이 유즈루처럼 어려서부터 부모 없이 힘든 생활을 했고 지금도 아르바이트를 몇 개씩 하면서 자립을 목표로 살아가는 사람한테 어린 시절의 추억, 사랑 어쩌고저쩌고 하는 말이 들어올까. 적어도 나한테는 하나가 하는 말이나 행동이 너무나 '어리게' 느껴졌다. 





"영원 같은 건 없어. 나도 변해. 너도 변하고." 하나가 좋은 집에서 부족함 없이 생활하며 유즈루를 기다리는 동안, 유즈루는 가난과 편견, 차별과 폭력에 맞서 싸우며 예전과는 전혀 다른 사람으로 '성장했다'. 사랑 좋다. 영원한 사랑 더 좋다. 하지만 서로 다른 세상을 경험하며 서로 다른 사람이 돼버린 두 사람이 고작 어린 시절의 추억을 공유한다는 사실만으로 예전 같은 사이로 돌아갈 수 있을까. 그런 두 사람이 연인이 되는 건 과연 성장일까 퇴행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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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끝은 사랑의 시작 3
타아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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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좋아하지 마. 날 좋아하면 지구가 멸망해버릴지도 몰라." <지구의 끝은 사랑의 시작>의 주인공 마히루는 자존감이 낮아도 너무 낮다. 남몰래 좋아해온 근사한 남학생이 자신을 좋아한다고 고백해도 그럴 리가 없다고 거절할 만큼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다. 


그럴만한 게, 마히루한테는 외모도 성격도 완벽 그 자체인 쌍둥이 여동생 마요가 있다. 어릴 때 유치원에서 연극 발표를 하면 마요는 공주, 마히루는 미운 오리 새끼 역할을 맡았다. 마히루가 좋아하는 남자아이들은 전부 마요를 좋아했다. 마히루는 사사건건 마요와 비교당했고 매번 '평범한 애', '못생긴 애', '성격 나쁜 애' 취급을 당했다. 이 정도면 자존감이 낮은 것도 이해가 된다.





그런 마히루에게 첫사랑이 시작된다. 상대는 학교 최고의 꽃미남 사토미 아오이. 아오이가 마히루를 좋아한다고 고백했을 때, 실은 마히루도 남몰래 아오이를 짝사랑하고 있었기에 고백을 받아들이고 싶었지만, 마히루의 마음에 자리 잡은 깊은 어둠이 마히루를 말렸다. '아오이가 좋아하는 건 사실 내가 아니라 마요야. 아오이 같은 꽃미남이 날 좋아할 리 없어.' 


우여곡절 끝에 마히루와 아오이는 교제를 시작하고, 첫 데이트 이후 처음으로 아오이는 마히루를 자신의 집에 초대한다. 일찍이 부모님을 여의고 아르바이트와 가사 일을 병행하면서 어린 동생들을 키우는 아오이. 마히루는 아오이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고, 아오이가 어깨에 짊어진 짐을 조금이라도 나누어 지고 싶다.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배려심 많은 아오이는 마히루를 집까지 데려다준다. 헤어지기 아쉬운 마음에 첫 키스를 하려고 하는데, 하필 이때 마히루의 쌍둥이 여동생 마요가 나타나 두 사람에게 인사를 한다. 눈치 빠른 마요는 마히루한테 방해가 되지 않도록 얼른 자리를 피하지만, 마히루는 아오이가 마요를 보고 반했을까 봐 전전긍긍한다. 


설상가상으로 아오이가 아르바이트를 하는 카페에 새 아르바이트생이 들어오는데 하필이면 그게 마요다. 마히루는 마요와 아오이가 아르바이트를 같이 하든 말든 신경 쓰지 않는 척하지만, 실은 하루 종일 그 생각을 하느라 아무 일도 못할 만큼 신경을 많이 쓴다. 마요도 언니와 같은 사람을 좋아하지 않을 거라고 안심시키지만, 자매가 사이가 좋으면 이성 취향도 비슷한 경우가 많은데 과연 어떨지. 


마히루와 마요가 한 지붕 아래 사는 쌍둥이인데도 서로에 대해 모르는 게 많은 것 같다. 언제 한 번 터놓고 속 시원하게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다. 답답해 답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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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스릴러 - 스릴러는 풍토병과 닮았다 아무튼 시리즈 10
이다혜 지음 / 코난북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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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목록 포함 140쪽에 불과한 얇은 책인데도 내용이 실하고 알차다. 스릴러뿐 아니라 여러 장르를 다루어서 문학, 특히 장르 소설 좋아하는 독자라면 즐겁게 읽을 수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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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스릴러 - 스릴러는 풍토병과 닮았다 아무튼 시리즈 10
이다혜 지음 / 코난북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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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한 사건을 두고 "소설 같아요."라며 감탄하는 일은 현실의 강력범죄를 비현실로 소비하게 일조하는 것은 아닐까.' 


북 칼럼니스트 이다혜 기자의 책 <아무튼, 스릴러>를 읽다가 밑줄을 쭉 그었다. 저자와 마찬가지로 '겁이 많아 치밀한 범죄와 그것을 반드시 해결하는' 스릴러 장르에 매력을 느낀 나는 언제부터인가 허구 속 악의 세계와 현실의 악의 세계가 그리 멀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고 허구보다 현실에 더 매력을 느끼고 있다. '당신은 결국 논픽션을 읽게 되리라'는 저자의 경고(!)는 나를 위한 것인지도. 


이 책은 저자 자신이 스릴러 장르에 입문하게 된 계기로 시작해 스릴러의 정의와 특징, 반전 강박증과 스포일러 포비아, 코지 미스터리와 이야미스, 여성 스릴러 소설의 계보학, 흉악범죄와 추리소설의 관계, 픽션과 논픽션의 차이 등을 다룬다. 참고문헌 목록 포함 140쪽에 불과한 얇은 책인데도 내용이 실하고 알차다(<아무튼> 시리즈는 명성만 많이 들었지 직접 읽어본 건 처음인데 이 책 덕분에 믿음이 생겼다. 다른 책도 사봐야지). 


스릴러는 추리소설과 달리 범인 찾기에만 집중하지 않고, 범죄소설과 달리 형사나 탐정이 아닌 일반 시민도 주인공이 될 수 있다. 덕분에 <다빈치 코드>부터 <트와일라잇>,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미나토 가나에의 <고백>, 와카타케 나나미의 <나의 미스터리한 일상>까지 전부 스릴러라는 한 장르로 묶인다. 나처럼 책이라면 손에 잡히는 대로 읽어치우고 관심사가 일관되지 않은 잡식성 독자에게는 아주 고마운 장르다. 


저자는 최근 들어 일상이 무대인 코지 미스터리와 이야미스 소설이 유행하고 있고, 여성이 쓰고 여성이 읽는 여성 소설이 점점 늘고 있다고 소개한다. 여성이 쓰고 여성이 읽는 여성 소설이 하도 인기를 끌다 보니 2017년 7월 17일 <월스트리트저널>에는 남성 작가들이 (성별이) 모모한 필명을 찾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가 실리기도 했다. 불과 20여 년 전 조앤 롤링이 여성의 이름으로 책을 내면 안 팔린다는 출판사의 만류 때문에 남성적인 필명으로 출판을 했던 걸 떠올리면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흉악범죄가 늘어나 더 이상 스릴러 소설을 '소설'로만 읽을 수 없게 된 현실도 지적한다. '한국 여자들에게 대한민국은 언제 무슨 일을 당해도 이상할 게 없는 무법천지다. (중략) 옷이 발가벗겨지고, 피칠갑이 되어 발견되는 여성으로 시작하는 범죄물은 셀 수도 없이 많다. 여자가 죽는 게 장르적 관습이라고, 그래서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기에는 어딘가 찜찜한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105쪽) 똑같은 스릴러 소설을 읽고 특정 성별은 쾌락을, 특정 성별은 공포를 느낀다면 과연 그 사회는 정상일까. 


픽션에 대한 관심을 논픽션으로 돌려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는다. 스릴러 소설을 좋아하는 까닭은 대체로 소설 속에서 일어나는 범죄와 자신이 무관하다는 데에서 비롯된 안전함이지만, 현실에서 우리는 결코 범죄와 무관하지 않다. 언제든 범죄의 피해자가 될 수 있고 가해자 또한 될 수 있다. 소설과 달리 현실에선 범죄가 일어나면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거나 정신적인 존엄을 잃는다. 스릴러 독자가 걱정해야 하는 건 스릴러 소설에 나오는 인물의 안위보다도 지금 여기, 같은 하늘 아래, 같은 땅 위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다. 소설은 소설일 뿐. 현실을 그보다 낫게 만들어야 할 책임은 우리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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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본 살인사건 스코틀랜드 책방
페이지 셸턴 지음, 이수영 옮김 / 나무옆의자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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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같은 비블리아 미스터리 물은 아니지만, 책 좋아하는 여성이 영국 고서점에 취직해 일하고 사랑하고 틈틈이(!) 추리하는 이야기를 지켜보는 건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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