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아이 드림 1
타네무라 아리나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5년 12월
평점 :
절판


남편은커녕 남친도 없이 일만 하며 살고 있는 서른한 살 여성이 어느 날 갑자기 열다섯 살 외모로 변신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게다가 연예계에 스카우트를 받고 인기 최고의 남자 아이돌의 눈에 띈다면? 

  타네무라 아리나의 신작 <31 아이드림>은 이런 황당하지만 달콤한 상상을 그린다. 31세 여성 데구치 치카게는 한눈팔지 않고 열심히 살았지만 직장에선 인정 못 받고 이대로라면 모태 솔로로 늙어갈 게 확실한 현실에 좌절해 자살을 결심한다. 그런 치카게를 본 옛 친구 토키타는 15세 외모로 변신할 수 있는 비약 '아이드림'을 치카게에게 준다. 아이드림을 먹고 15세 외모로 돌아간 치카게는 우연히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게 되고, 인기 아이돌 히비키의 마음까지 사로잡는다. 과연 그녀는 어떻게 될까...

   <31 아이드림>을 같이 읽은 동생이 '언니 이야기네'라고 했다. 그도 그럴 게 나이가 같고, (현재) 남친 없이 일만 하면서 사는 것도 같고, 화려하게 꾸미지 않고 수수한 차림으로 다니는 것도 같고... 같은 점을 찾을수록 한숨만 나온다. 이렇게 암울한 현실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젊어지는 약을 먹는 것(뿐?)이라니... 이 또한 한숨만 나온다. 

  한숨과는 별개로 만화 자체는 재미있다. 한숨이 나올 만큼 치카게의 캐릭터나 상황에 감정이입이 잘 되는 것이 사실이고, 아이드림을 먹고 어려진 치카게가 연예계에 스카우트되거나 인기 아이돌의 호감을 사는 설정이 머리로는 황당하다고 생각해도 마음은 재미있다, 좋겠다고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아이드림의 효력이 떨어져 원래의 나이로 돌아왔을 때 느끼는 복잡한 감정도 이해가 된다. 

  무엇보다 어릴 때는 쉽게 이룰 수 있을 것 같았던 사랑이나 성공 같은 꿈들을 여간해서는 이룰 수 없다는 사실을 주인공이 이미 잘 알고 있다는 설정이 좋다. 원하는 모습으로 변신할 수 있다거나 연예인이 된다거나 인기 아이돌과 사랑에 빠진다는 설정은 이미 수많은 순정만화에 나온 바 있지만, 그러한 것들이 허무맹랑하고 얼토당토 없어 보여도 소녀 시절에나 꿀 수 있는 꿈이고 그래서 더 도전해볼 가치가 있다는 걸 주인공이 잘 알고 있다는 점이 좋다.

  순정만화는 보통 10대 소녀들이 보지만  <31 아이드림>은 30대 이상의 여성이 봐도 공감할 것이다. 나만 해도 치카게가 어떻게 될지, 어떤 선택을 할지 너무나도 궁금하다. 31세인 내가 15세의 나로 돌아간다면 과연 어떤 삶을 살까. 그때(나 지금이나) 얼굴이 썩 예쁘지 않아서 연예계에 스카우트될 리 없거니와 지금 인기 있는 아이돌이 누군지도 모르니 치카게처럼 되기는 틀렸다. 그저 이런 만화를 보며 공상할밖에. 

 

 

위 글은 대원씨아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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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07 14: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키치 2016-02-07 22:47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 이 만화도 주인공이 삼십 대임에도 불구하고 소녀만화의 장점이 잘 살아 있어서 좋더라구요. 저도 다음 이야기가 매우 궁금합니다 ^^
 
봄이 돌아오다 1
오바타 유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5년 12월
평점 :
품절


만화를 즐겨 보는 편은 아니지만 일본 대중문화 전반에 관심이 있어서 어떤 만화가 유행인지는 영화화, 드라마화되는 작품 위주로 대강 파악하고 있다. 오바타 유키의 <우리들이 있었다>는 2011년 영화화 소식 소식을 듣고 인기를 짐작하고 있었다. 주연이 인기 배우 이쿠타 토마, 요시타카 유리코인 데다가 흥행 성적도 좋아 원작 만화도 좋겠거니 싶었다. 


  오바타 유키의 최신작 <봄이 돌아왔다> 1권을 읽었다. 소재나 줄거리에 대한 정보 없이 작가와 전작의 명성만 알고 읽었는데 명불허전이란 말이 입에서 절로 나올 만큼 좋았다. 배경이 소아암 병동인 데다가 왕따나 소아암, 죽음 같은 어둡고 우울한 소재가 이어서 나오는 데도 불쾌하지 않고, 남자 주인공 유세이가 병을 앓고 있어 자칫 신파조로 흐를 수 있는 내용인데도 분위기가 처지지 않는다. 그림체도 부드럽고 편안하다. 


  무엇보다도 저마다 다른 개성과 사연을 지닌 소녀들의 시선을 통해 '유세이'란 소년의 이야기를 그려내는 구성이 훌륭하다. 처음엔 여느 만화를 읽을 때처럼 누가 주인공일까, 어떤 내용일까만 신경 썼는데, 한 소녀에서 다른 소녀로, 또 다른 소녀로 시점이 바뀔 때마다 이야기를 하는 소녀보다도 그 소녀의 눈에 비친 유세이란 소년의 이야기에 집중하게 되었다. 과연 이 소년은 어떻게 될까. 소녀들은 이 소년과 어떤 미래를 맞이할까. 이래서 오바타 유키가 인기구나 싶었다.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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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빛 : 바닷마을 다이어리 5 바닷마을 다이어리 5
요시다 아키미 지음, 이정원 옮김 / 애니북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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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바닷마을 다이어리> 시리즈 5권 <남빛>에는 가마쿠라 사람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아온 우미네코 식당의 주인 아주머니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기 전후의 일들이 나온다. 자매들은 각각 우미네코 식당의 주인 아주머니와 인연이 있는데, 간호사인 첫째 사치는 아주머니의 어머니가 돌아가실 때 간병한 경험이 있고, 마을은행 직원인 둘째 요시노는 아주머니의 재산을 관리하는 일을 맡고 있으며, 막내 스즈는 아주머니와 친구인 아저씨가 운영하는 야마네코 카페의 새로운 단골이 되었다. 그런 자매들이 아주머니의 죽음을 겪으며 삶으로부터 결코 멀지 않은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모습이 잘 그려져 있다.


  스즈는 여전히 타로와 알콩달콩 잘 지내고, 언니들은 새로운 사랑을 찾고 있는 중이다. 첫째 언니 사치는 소아과 의사와의 불륜 관계를 정리하고 스즈가 속한 축구 클럽의 코치인 야스유키와 가까워지고 있다. 둘째 언니 요시노는 은행에서 열심히 일을 하는 동안 상사인 사카시타 계장을 다시 보게 된다. 가까운 곳에서 사랑을 잧아가는 언니들의 모습을 보면서 엉뚱하게도 <달과 6펜스>라는 제목의 뜻이 생각났다. 달만 보면 발 밑에 떨어져 있는 6펜스의 동전을 볼 수 없다고 했던가. 멀리 있는 사랑을 좇다가 자기 곁에 있는 사랑을 보지 못했던, 그러나 결국엔 그 사랑을 찾을 것 같은 그녀들의 모습이 참 좋아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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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갈 수 없는 두 사람 : 바닷마을 다이어리 4 바닷마을 다이어리 4
요시다 아키미 지음, 조은하 옮김 / 애니북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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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마을 다이어리> 시리즈 4권 <돌아갈 수 없는 두 사람>은 스즈의 마음 속에서 후타의 존재가 커져가는 과정이 그려진다. 동네 혼성 축구 클럽에서 활약하고 있는 스즈는 클럽 내에서 꽤 복잡한(!) 연애 사정을 가지고 있다. 처음엔 유야를 좋아했는데 축구 클럽의 골키퍼이자 스즈와 단 둘 뿐인 여자 팀원인 미호가 유야를 짝사랑한다는 것을 알고나서 마음을 정리한다. 그런 스즈를 처음부터 좋아해온 게 후타다. 후타는 축구도 잘하고 외모도 멋지고 성격도 좋은 유야에 비하면 딸리는(?) 게 많지만, 알고 보면 속 깊고 정 많고 성실한 아이다. 그런 후타가 스즈와 가마쿠라 이곳저곳을 누비며 사랑을 키워나가는 과정이 참 보기 좋고 예뻤다.


  중학생 스즈를 보고 있자니 자연히 나의 중학교 시절이 떠올랐다. 생각해 보면 중학교 때가 참 즐거웠다. 중학교 졸업 후 여고, 여대를 갔기 때문에 남학생들과 어울려 학교 생활을 한 건 중학교 때가 마지막이었다. 생일이나 화이트 데이 같은 기념일이면 남자 친구들이 수줍게 선물을 건네주었던 기억이나, 추운 겨울 용돈을 모아 맛있는 걸 사주었던 기억이 난다. 그 땐 그게 별 일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 애들은 무척 큰 용기를 냈겠구나 싶다. 그걸 별 일 아니라고 여긴 죄로 이 나이 먹도록 솔로로, 혼자 몸으로 추운 겨울을 나야 할 처지가 된 걸까...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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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 울음소리 그칠 무렵 : 바닷마을 다이어리 1 바닷마을 다이어리 1
요시다 아키미 지음, 조은하 옮김 / 애니북스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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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인기 여배우 아야세 하루카, 나가사와 마사미, 카호, 히로세 스즈가 자매로 나오는 영화가 있다. 제목은 <바닷마을 다이어리>. 감독은 무려 <걸어도 걸어도>,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등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고레에다 히로카즈다. 올 여름 일본 개봉 당시 일본 언론을 통해 소식을 접하고 꼭 보리라 마음 먹었는데 드디어 국내에서도 개봉을 앞두고 있다. 그 전에 원작 만화가 있다고 해서 읽어보았다. 제목은 영화와 같은 <바닷마을 다이어리>. 올해로 6권까지 출간된 상태다.


  1권 <매미 울음소리 그칠 무렵>은 해안의 경치가 아름답기로 유명한 가마쿠라에 사는 코다 가의 세 자매가 어릴 적 자신들을 버리고 떠난 아버지의 부고를 듣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간호사인 큰 언니 대신 둘째와 셋째가 아버지의 장례를 보러 가지만, 아버지에 대한 추억이 없어 아무런 감정이 일지 않아 당황스럽다. 아버지는 세 자매 말고도 두 번째 부인과의 사이에 딸 하나를 두고 있었다. 이름은 스즈. 아버지가 죽고 피가 섞이지 않은 가족과 살게된 스즈에게 코다 가의 세 자매는 묘한 감정을 느낀다.


  세 번 결혼한 아버지, 한 지붕 아래 살게 된 배다른 딸들, 미성년자 고등학생과의 연애 등 보는 각도에 따라 자극적이고 무거울 수 있는 소재들이 줄지어 등장하지만, 이야기 자체는 네 자매의 잔잔하고도 소소한 일상을 중심으로 흘러가기 때문에 부담스럽지 않고 오히려 유쾌하다. 원망하고자 하면 얼마든지 원망할 수 있고, 비관하자고 하면 얼마든지 비관할 수 있는 상황인데도, 똘똘 뭉쳐 오순도순 살아가는 자매들의 모습이 보기 좋고 참 예뻤다. (아, 그리고 얼마전까지 본 일본드라마 <최후로부터 두 번째 사랑>과 같은 가마쿠라시 '고쿠라쿠지'가 배경인 것도 신기했다.)


  이제 겨우 1권을 읽은 참이라 이어지는 2권부터 6권까지의 이야기가 무척 궁금하다. 영화에서는 이 이야기가 어떻게 표현되었을까. 아야세 하루카, 나가사와 마사미, 카호, 히로세 스즈라는, 하나같이 예쁘고 아름다운 배우들이 만화 속의 인물들을 어떻게 연기했을까. 이번 주말에 영화를 보러 갈 예정인데 벌써부터 궁금하고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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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라디오 2015-12-15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이 영화 광고영상봤는데 재미있으려나요ㅎㅎ??

키치 2015-12-15 23:40   좋아요 0 | URL
전 좋아하는 배우들이 많이 나와서 기대하고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