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내 인생을 위한 아름다운 반항 생 텍쥐페리의 행복어 사전 2
최복현 지음 / 이른아침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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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숙하지 않는 화두, 자유와 반항.
 
     
  소중한 것은 그것이 떠난 후에야 알게 된다. 소중한 친구, 애인, 후배 등 나에게 소중했던 사람들은 그 사람의 빈자리를 발견했을 때 절실히 느끼게 된다. 매번 보던 익숙함에서 결별되었을 때, '길들여진' 상태에서 불편한 관계로 되었을 때, 다시 한 번 그와 나의 관계를 돌이켜 보기 때문이다.

  군대를 다녀오고 난 뒤, 내가 군대가기 전에 많은 걸 누리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침에 내 마음대로 일어날 수 있는 권리, 식사를 내가 원할때 할 수 있는 권리, 이동 지역을 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권리 등의 당연하다고 느꼈던 자유의 소중함을 느끼게 되었다. 

시간을 통제당한 후에야, 그제서야 시간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자유를 느끼는 난 그리 현명하지 않다.

반항의 사전적 의미는 다음과 같다.

반항 [명사] 다른 사람이나 대상에 맞서 대들거나 반대함.

   저자는 반항의 의미를 저자는 사회에서 암묵적으로, 관습적으로 인식되어 있는 편안함의 인습을 알아차리고, 그것에서 벗어났을 때 생기는 불편함을 기꺼이 감내함으로써, 특별한 내 인생을 위한 아름다운 반항을 시도해 보기를 권유하고 있다.

  저자의 '어린왕자에게서 배우는 삶을 사랑하는 지혜'라는 책을 매년 초에 즐겁게 읽고,
지인들에게 많이 선물했던 좋은 추억이 있었기에 생떽쥐페리의 행복어 사전 2라는 부제를 보고도 1권을 읽지 않았지만 선뜻 책을 선택했다.
    
  편식과 내가 보고 싶은 이야기만을 보는 선입견에서 벗어나려는 작은 반항에서 시작된 책이였다. '저자의 말'에서 나온 '스갱씨의 염소이야기'를 읽으면서 '책 읽는 일이 내 머리로는 만만치 않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 쉽지 않은 책, 하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  
  
  인간의 대지, 생텍쥐페리의 편지 모음들, 인생의 의미, 사색노트 4부로 이루어진 구성은 인간, 사랑, 인생, 깊은 사색에 나온 이야기들로 나누어져 자연스럽게 자신의 생각을 독자들에게 이야기 한다. 

생떽쥐베리가 작품에서 남긴 글들에서 나오는 저자의 의견이 개진되는 부분에서는 어떤 부분에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수첩에 적기도 하고, 어떤 부분에서는 고개를 젓고 반대되는 이야기를 메모하기도 했고, 때론 그 의견들에서 나만의 생각을 해 보기도 하였다.
    
  보통의 책들은 2-3번 정도 보면 어느정도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는데, 이 책은 시간에 쫓겨 5번밖에 보지 못했지만 글들이 하나 하나 쉽게 넘어가는 책이 아니었다.
   
  50개의 꼭지로 책이 구성되어 있다. 일주일에 하나씩 1년을 정해서 천천히 읽는다면 일년 뒤에 자신의 모습과 많이 달라진 스스로를 느낄 수 있다. 꼭 그 생각이 저자의 생각과 일치하지는 않을 것이다.

  매번 쉽고 편하게 읽을 수 있거나 좋아하는 부분만 좋아하는 내게, 이 책을 읽는것이 특별한 반항이다. 읽다가 책을 덮고, 안보는 곳에 치워버리기도 하겠지만, 지금의 마음에 지지 않고, 천천히 차분하게 하기 싫은일도 해 보는 익숙하지 않는 불편한 일들에 도전해 보아야 겠다.
비타민이 될지, 노이로제가 될지 모르겠다. 하루 하루 삶이 흘러가는데로, 습관처럼 매번 그랬으니까, 익숙해진 삶 그대로 살아서는 안된다는 걸 느끼게 해 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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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험은 우리에게 사랑한다는 것은 둘이 서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함께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것임을 알게 해준다.

그들이 서로 만나는 같은 정상을 향해 같은 줄로 연결되어 있지 않으면 동료가 아니다.

인간은 장애물과 맞설 때 스스로를 발견한다. 하지만 그 단계에 이르기 위해서는 어떤 도구가 필요하다. 인간에게는 대패 또는 쟁기가 필요하다.

단조로운 풍경은 승객을 지루하게 하지만 승무원에게는 이미 다른 풍경이다.

완전이란 것은 아무것도 덧붙일 것이 없을 때가 아니라, 떼어낼 것이 아무것도 없을 때 달성되는 것 같다.
 
30년 후면 어쩌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사람의 기쁨을 망치지는 않는다.
30년이나 사흘이나, 그것은 관점의 문제이다. 그러나 어떤 영상들은 잊어야만 한다.
     
삶에 의미를 주는 것은 죽음에도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그 눈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그 시선을 좋아한다.
그 가슴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그 부드러운 바다의 움직임을 좋아한다.

폭격은 사람들을 흩뜨리는 것이 아니라 뭉치게 만든다. 공포는 사람들에게 주먹을 쥐게 하고,
사람들은 그와 같은 공포 속에 서로 단합한다.

사람들은 자연히 그 발전소가 이 전등을 밝히게 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수많은 손들이 이 빛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인식이란 진리를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논리적인 언어를 소유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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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매번 책을 읽는 장소에서 벗어나 소쇄원에서 책을 읽어보았다.

다른 곳에서 무언가를 해 보는 색다른 느낌도 공유할 수 있어서 좋았던 기억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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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속의 서울 - 한국문학이 스케치한 서울로의 산책 서울문화예술총서 2
김재관.장두식 지음 / 생각의나무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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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벅저벅, 문학속에 담겨진 서울의 모습의 주제의 전시장 안으로 들어서다.

  해방 이후, 6.25 전쟁을 마치고 난 후 개발독재와 독재정권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의 땀과 피가 어울려서, GDP 20,000불을 바라보는 대한민국이 되었다. 대한민국은 모르더라도 서울은 안다고 이야기할 만큼 서울은 특별한 곳이 되어버렸다. 전체 인구의 4분의 1이 살고있고, 정치, 경제, 문화, 교육, 모든것의 중심지이다. 
한때는 아메리카 드림처럼 서울에서 살기위한 도시로의 발걸음이 집중되어 인구폭발까지 이루어졌다.

  정사, 그러니까 정부 공식기록에서는 수치와 있었던 사실들의 나열만 볼 수 있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문학속에 구성된 픽션아래 감추어져 있는 사실과 진실들을 바라봄으로써, 서울의 어두운 모습과 희망을 함께 보았다고
서두에서 이야기한다. 유명한, 때로는 아직 읽어보지 못한 책들의 목록을 알 수 있다는 기대로 읽기 시작한 문학속의 서울, 알 수 없는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있는 기대와 함께 책을 펼치기 시작했다.
 
 
# 40년 서울의 모습안에 담겨진 우리들의 일그러진 모습들..
  
  이 책은 서울의 밝고 휘황찬 발전의 모습을 드러낸 책이 아니다. 서울의 찬가라던지, IT 왕국, 경제발전의 신화, 한강의 기적 등 짧은 시간안에 서울과 한국의 발전을 모습을 보고 싶은 이에게는 맞지 않은 책이다. 

  대신 우리가 달려오면서 지나쳐버린, 모습들이 하나 둘 담겨있다. 경제발전의 미명아래, 개인과 개인을 무한경쟁으로 만들어버린 경제와 사회의 여러 뒷 모습들. 경쟁할 수 있는 기회조차 받지 못하고 뒷골목에서 우울하게 전전하는 일상의 모습들. 미래를 잃은 한국의 중산층을 비쳐낸 김훈의 <배웅>에서,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에서 문제 제기한 모순들이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모습들을 보면서 따뜻한 마음은 아니지만, 슬퍼하고 분노하고 우울해 했다.
 
 아침에 깨끗한 보도와 길을 거닐고, 우유를 마시고, 신문을 집에서 편하게 본다.
하지만 새벽 일찍 마음을 청소하듯 거리를 쓰는 환경미화원 분들의 손길과 추운 바람을 호호 불어가면서 집집마다 돌아다니는 우유배달원과 신문배달원의 손길과 그 수고를 기억하려하지 않고, 구매자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라고 생각한다.
 

  핸드폰 하나를 쓰는데, TV를 하나 사용하는데에서 사람들이 얼마나 수고가 들어가는지 알지 못한다. 미처 알지 못하고, 일을 통해서 돈을 벌려 애쓰고, 소비하려고 하는 모습을 보여 그 과정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문명의 이기를 통해서 생활을 점점 편해져 가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에 나누는 따뜻한 마음은 잊어버린 채,
사회에 소외된 사람들을 능력과 노력 부족으로 몰아가는 걸 당연히 여기게 되는건 아닌지,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 그래도 희망은 있다.

 어두운 모습들이 많이 보인다고 해서, 이 책 자체가 우울한 것은 아니다. 어둡고 외면한 부분이 많이 있긴 하지만, 수많은 땀과 노력, '기적'처럼 만들어 낸 힘의 원동력에 관한 이야기도 살펴볼 수 있다. 가난한지만 서로를 이해하고 격려하는 따뜻한 모습, 애증과 지긋지긋한 현실에 대해 때로는 항거하고 때로는 편승하는 여러가지 군상들, 문화를 향유하고 풀어내는 소득격차에 따른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과 문화적인 삶 또한 책을 통해 볼 수 있다.

  어두운 부분 아래 살짝 보이는 희망을 통해, 앞으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을 볼 수 있었던 건 나에게 소중한 경험이었다.
 
# 풍부한 흑백그림과 자료 사진들
  
  책만 소개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두 장에 하니씩 나오는 참고 그림들은 글로만 읽는게 아닌 그림과 함께 그 시대를 함께 생각해 볼 수 있게 한다. 조금만 더 주의를 기울이면, 책 표지들이 시대별로 변화하는 모습도 찾을 수 있다.
  실제 있지 않은 일이지만, 더 현실과 비슷한 모습들을 보여주는 것이 문학의 하나의 역활이라고 한다면, 사진과 함께 보는 문학의 모습들은 많은 걸 보면서 생각할 수 있게 해 준다. 세심한 자료와 자료수집의 과정까지 생각해 볼 수 있어 즐거웠던 시간이었다.
 
 
# 문학이 보여준 서울의 모습 전시회를 나오며...
        
  가볍게 읽기 보다는 천천히 한권씩 고민하면서 읽기를 권하는 책이다. 다양한 삶의 변화와, 우리의 뒷 모습들을 잘 알 수 있는 시, 소설,영화, 연극 등. 다양한 작품들이 나와있다. 4부에 52개의 꼭지로 이루어져 있다. 나중에 기한을 정해서 일주일에 한 권씩 읽어볼 계획이다. 일년이 지나면 한 꼭지에 있는 책을 마칠 수 있다.
 

 한 권의 책안에 52개의 꼭지와 그 이상의 참고문헌들. 그 책들을 보면서 우리의 모습을 잊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이 책이 나온 이후의 우리의 변화된 삶에 관한 문학작품을 하나씩 이어 나간다면, 자신의 문학과 함께 하는 일상사를 정리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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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전쟁 - 불륜, 성적 갈등, 침실의 각축전
로빈 베이커 지음, 이민아 옮김 / 이학사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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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덕의 가면을 벗어버린, 진화생물학 관점에서의 책
        
  책에 나오는 내용을 도덕적이나, 윤리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면 안된다. 책의 저자는 성생물학에 관한 글을 쓰는 작가이고, 동물학을 전공한 교수이다. 동물적 존재로서의 남성과 여성의 관계, 그리고 사회적 제도인 일부일처제의 내용이 아니라, 연애할때라던지, 불륜관계에서 두개의 정자가 서로 만났을 때 하나의 정자를 만나기 위해서 어떤 전쟁을 벌이는지, 하나의 정자군단이 여성의 자궁에 들어가기까지 어떤 과정들이 일어나는지, 우리가 막연히 생각했던 일들에 대해서 과학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한 픽션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생각은 하지만 여러가지 굴레로 인해 하지 못하는 일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좀처럼 없어지지 않는 불륜의 과정에서 수태가 어떻게 일어나는지에 대한 내용이 들어있다.
       
# 미처 알지 못한 사실들에 대한 생물학적 정보의 습득.
       
  책의 픽션에 나오는 대상들의 대부분 우울한 결과에 빠지게 된다. 불륜과 부도덕한 관계사이에서 일어난 관계들, 이성적 사고보다 본능적과 안정적으로 아이를 기를 수 있는 관계를 면밀하게 이성적으로 본능적으로 행동하는 여성의 몸의 변화가 여성 스스로의 의식이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고 한다. 불과 몇 백년전만 하더라도 일부다처제가 용인화되던 시절을 생각하면서 선조들이 프로그램화 시킨 남, 여의 몸의 구조와 지향성을 저자는 이렇게 이야기 한다.
    
남성과 여성의 몸은 상대와의 성관계를 원하도록 유전적으로 설정되어 있다.
남자의 몸이 원하는 것은 상대의 몸 안에 많은 정자를 존속시키는 것이다.
여자의 몸은 의식/ 무의식적으로 언제 자신에게 사정하는 것이 좋은지 헷갈리게 만드는 것이다.
    
그에대한 교란작전의 예로,
 
1. 여자의 몸은 자신의 몸 속에 주입된 정자의 번식력을 5일동안 허락하지 않는다.
2. 정자가 수태절정기를 맞기 위해서는 여자의 몸 속에 약 이틀간 머물러야 한다.
3. 여자는 월경주기 당 단 1개의 난자를 생산하는데, 이 난자는 배란일 당일로 죽는다.
   
여자가 배란하기 위해서는 5일전부터 배란 후 12시간 이내에 1회의 사정이 필요하다.
월경주기는 14 - 40일까지 일정한 것이 아니라, 불규칙하다.
그리고 이 모든것을 여성 스스로 의식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알 수 없다.
   
이것외에도 생물학적으로 필요하지 않지만 알아두면 좋을 내용들이 적절하게 설명되어 있고, 이해하는 데 어려운 용어가 많이 사용되지 않았다. 사진으로 된 자료가 첨부되었더라면 보다 용이하게 이해할 수 있었을 텐데, 그 점이 하나도 없었던 점은 아쉬운 부분이지만 글자로 내용을 이해하는데는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 불편한 사실에 대한 설명과 체제 긍정적인 내용의 책, 그리고 일반화 오류에 빠지지 말아야 할 책.


  불륜과 강간, 전시강간 등 비위가 약하거나 도덕적 관념이 강한 사람에게는 피하고 싶은 부분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그 생물학적 과정이 설명되어 있다. 자위행위와 몽정, 남성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은 여성의 두 행위에 대해서도 임신과 관련되어 선택적 정자의 선택에 어떻게 관여하는지에 대해서 이해하기 쉽게 설명되어 있다.  하지만 불륜과 부도덕적인 내용을 한 픽션들의 대상자들은 우울한 결말에 처하게 되고, 외도와 유혹을 벗어난 남성이 마지막 장면에 최종결론에 등장해서 일부일처제가 종족보존에 더 효과적이라는 늬앙스를 느낄 수 있었다. 강간이나 부도덕적인 부분에서 수태확률이 왜 높은지 알 수 있었던 점도 도덕적 판단을 벗어나서 정보의 습득이라는 관점에서는 유용하다고 생각한다.


단지 염려스러운 건 책의 내용을 보고 모든 여성이나 남성이 그런 행위를 한다고 생각하는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다. 책의 내용이 지나치게 사실적으로 느껴질 만큼 그럴듯하게 잘 묘사되어 있어서 왠지 책을 읽으면 정말 그렇게 할 것 처럼 느껴질 만큼 책에 쉽게 몰입할 수 있게 쓰여져 있다. 하지만, 도덕의 가면을 벗어던지고 그런 과정이 일어났을때의 변화가 이렇다는 것이지 모든 사람이 그렇게 행동한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인간은 동물이지도 하지만, 이성적 사고와 도덕적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사회적 존재이다.
더 사회적인 행동을 하기 위해서 비사회적인 행동에 대한 인지를 하는 것은 추천할 만한 내용이지만, 뉴스에 반 인륜적인 사건이 하나 나왔다고 해서, 지금의 세상이 말세이고, 말세에 사는 사람들 모두가 비 도덕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으면 한다.

  개인적으로 사랑에 대한, 결혼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는 남성들에게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은 책인다. 자신의 몸에 대해서 도덕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도 한 번 도전해 보기를 권하고 싶다. 불륜을 하는 사람의 보편적 행동에 대해서 눈치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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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답게 산다는 것
안대회 지음 / 푸른역사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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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이.. 자기 색깔을 지닌, 진짜 '선비'를 만나다.

  
  내 머리속에 관념적으로 남아있는 선비의 모습을 생각해 보았다.

'딸깍발이'에 나오는 신이 없어 맑은 날에도 나막신을 신지만, 곁불은 절대 쬐지않은 신념을 가진 이가 먼저 생각났다. '양반전'에 나오는 무능한 인물도 떠올랐다. 벼슬에 오르기 위해서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이 보인다. 갓과 서당에서, 또는 자신만의 공간에서 등잔에 불을 켜서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도 스쳐갔다. 기생을 끼고, 좋은 정자에서 풍류를 즐기는 모습, 탐욕과 권력에 눈이 멀어 다른 사람들이 고생하는 건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만의 부를 챙기는 탐관오리의 모습, 그런 탐관오리를 잡는 암행어사의 모습까지.. 선비에 대한 좋은 이미지와 나쁜 이미지를 함께 가지고 있었다. 생각해 보니, 난 개화기 이전의 옛 공부하는 양반의 모습을 선비로 생각하고 있었던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옛 사람이 모두 '선비'는 아닐텐데... 그래서 사전을 찾아보았다.

1 예전에, 학식은 있으나 벼슬하지 않은 사람을 이르던 말.
2 학문을 닦는 사람을 예스럽게 이르는 말.
3 학식이 있고 행동과 예절이 바르며 의리와 원칙을 지키고
  관직과 재물을 탐내지 않는 고결한 인품을 지닌 사람을 이르는 말.

  역사서에 단편적으로 나오는 전형적인 인물이 아닌, 인간미와 자기 색깔을 가진 선비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비답게 산다는 것'이라는 책을 골랐던 데에는 '선비'에 대한 무지에서 조금은 벗어나고 싶은 마음도 들어있었다. 그래서 선택한 이 책, 자기 색깔을 지닌 '진짜' 선비를 만나게 되었다.

# 4부로 드러난 인물과 에피소드..

   책은 총 4부로 이루어져 있다.

  1부인 '인생과 내면'에서는 스스로 쓴 묘지명과 13년간 꾸준히 쓴 일기 <흠영>, 한가한 삶의 여유를 느낄 줄 아는 이경전과 김정국식 여유, 절식의 철학을 가진 이익의 글, 권세가와 선비를 갈라지게 만든, 역사가 평가한 두 문인, 김안로와 유몽인에 대해 나와있다. 묘비에 새겨진 비문을 스스로 짓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오늘날의 유서의 다른 형식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자화자찬묘와, 조선시대의 꾸준한 기록정신에 빛나는 공식문서에 못지않는 그 당시 생활사를 잘 알 수 있는 13년간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한 삶의 기록 <흠영>, 자신의 신념을 가지고, 일상생활의 여러가지 모습을 잘 포착한 유만주를 만날 수 있어 행복했다. 일하지 않는 자는 먹지도 말아야 한다는 철학을 몸써 생각하고 밥을 조금씩 덜어 십시일반으로 배불러 먹지 못하는 이들에게 주자고 주장한 이익의 글에서 선비의 따뜻한 마음을, 신념을 지키는 자는 역사가 다시 재평가해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던 김안로와 유몽인의 생애를 보면서 선비들이 지켰던 절개에 대해서, 그리고 어떻게 사는 것이 중요한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2부에서는 '취미와 열정'으로 오늘날로 말하면 매니아,에 해당하는 어느 하나에 푹 빠진 '치'들을 만날 수 있고, 예술가와 후원가의 멋진 모습, 벼루와 시전지에 빠진 선비들의 우아한 열정과 산수의 멋을 지닌 선비, 신분의 벽을 뛰어넘은 시인 삼대와 천민시인의 모습도 함께 살펴볼 수 있었다.

  3부에서는 글이 전하는 마음의 울림인, '글과 영혼'으로 자신의 불우한 삶을 위로한 나에게 부치는 편지와 선비들의 척독, 재능이 있고 꾸준히 문학에 면려하여도, 권세가의 졸필이 인정받고 가난하고 이름없는 작가의 솜씨는 인정받지 못하는 이옥이 문학의 신에게 바친 제문,
연애편지와 팬레터 처럼 그리운 이에게 부쳤던 박제가와 조희룡의 회인시, 어린아이의 순수한 마음이 그대로 글에 드러난 동몽시, 글에 도덕적 재단으로 필화사건을 일으켰던 피비린내 나는 검열과 글을 통한 권력의 횡포를 알 수 있는 '필화사건', 동북공정과 함께 생각나는 중국의 역사 바로잡기에 힘쓴 종계변정과 조선역사 뒤집어보기, 야사를 다듬어 역사를 구성한 어숙권과 김려와 김택영을 만날 수 있다.

  4부 공부와 서책에서는 글을 통한 세대를 초월한 스승과의 만남이 기록된 옛글 읽기,
선비라면 반드시 읽어야 했던 그 당시의 베스트셀러들, 공부하는 법과 글쓰는 법, 지식에 앞서
학문하는 자세를 배웠던 퇴계 이황과 다산 정약용이 남긴 글들, 과거를 포기하고 금강산으로 떠난 신념있는 선비 신광하도 만날 수 있다.

  단편처럼, 주제 별 짧은 모음이기 때문에, 마음에 드는 부분부터 골라 읽어도 좋고,
사소한 일상사에 관심있는 성향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글을 읽어도 흥미 있는 도입부로 인해 글을 읽는데 지루하지 않았다.  다양한 삶을 살았던 그들의 방식와 지금의 현실과 예전의 같았던 점과 달랐던 점들을 비교하면서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에피소드와 철저한 고증으로 나오는 산문 글의 묘미를 느낄 수 있던 따스한 글이 모인 책이다.

# 잊혀지고 잘 보이지 않던 우리 선비들의 개성을 잘 드러낸 책..


  개인적으로 마이너리티를 좋아한다. 모든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 일상화 되던지 보편적인 된 것이 아닌, 조용히 한적한 곳에 자신만의 뜻을 세우고, 세상이 알아주지 않아도 스스로 자신을 인정하면서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온 사람들을 존경한다. 글을 배운 후, 3700여일동안 일상을 기록하지 않다가 21살 되던해부터 13년간 삶의 원칙을 세우고, 일상과 사건, 그리고 여러가지 생활사를 기록한 유만주와 시전지를 만드면서 글을 담았을때 그 편지를 보는 이의 기분까지 배려한 이덕무의 시전지 탄호전의 정성은 내가 배워야 할 모습이라는 생각을 하였다. 자기 색깔을 지닌 멋진 '선비'를 일상에서 만날 수 있기를, 그런 이를 볼 수 있는 안목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한 멋진 책이었다. 정민 선생님의 '책읽는 소리'에 비추어 못지 않게 구성과 글에 공을 들인 흔적을 느낄 수 있었던 책이었다.

  저자의 다음 책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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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열차 - 꿈꾸는 여행자의 산책로
에릭 파이 지음, 김민정 옮김 / 푸른숲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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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 덜컹거리기도 하고 연착하기도 하는 열차, 그 추억의 향수속으로..

  버스보다 더 빠르게 집에 도착하는 KTX, 세계에서 제일 객석 사이가 넓은 쾌적한 환경의 새마을호,
덜컹거리지만, 스쳐지나가는 역 하나 하나를 살펴볼 수 있는 무궁화호. 그보다 더 오랜, 비둘기호, 통일호로 기억되는 통근 열차 및 아주 천천히 가는 열차가 있다. 작가가 경험한 열차는 불면의 행복을 간직하고 있는 야간열차이다.  때로는 정부의 검문과 열차의 우연치 않은 사고, 기관차에서 떨어져 버린 열차가 되어버리고
국경을 넘자 열차 바퀴의 간격이 달라져 바퀴 교환 작업을 해야 해서, 제시간에 가지 못한다. 빨리, 그리고 정확한 시간에 도착하기 위해서 타는 열차라는 관념을 넘어선, 천천히 그리고 풍경과 함께 호흡하는 통근열차의 추억을 생각나게 하는 매력을 야간열차에서 느낄 수 있었다.


# '작가' 자신의 이야기와 지나친 인용.

  야간열차를 타면서, 몽골, 베이징, 알바니아, 모스크바 등 작가는 여러 곳을 여행한다. 베를린 장벽의 붕괴의 흔적과 자신의 느낌을 이야기 하기도 하고, 체코에서는 프라하의 매력과 카프카에 관한 이야기를 나열하기도 한다. 어린시절 할아버지에게 들었던 추억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열차 이야기를 하면서 자주 엿볼 수 있는 작가 자신의 생각과 이야기들. 많은 문학작품과 인용되는 영화제목들에서 작가가 많은 작품을 읽고 영화를 보고 문화를 느끼며 살아오고 작가의 생각도 알 수 있었지만, 때론 많이 불편하기도 하였다. 읽는 흐름이 끊어지는 느낌, 외국문화에 낯설기 때문에 겪는 문화의 차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더 불편했던 느낌은 아쉬었다.
 
  
# 그림을 통해 상상력 높이기.
 
  끊어지는 흐름을 살려준 것은 각 장마다 나오는 그림이었다. 비슷하면서도 다른 각 열차의 모습과 관계되어진  그림들은 여러가지 상상을 하게 해 주었다. 오리엔트 특급열차의 모습을 생각해 보기도 하고,
너무나 세련되어 조금은 답답한 열차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때로는 여행가방의 모습을 보면서 그 안을 채우는 모습과 끌고 가는 모습 등 여러가지 다른 모습들도 떠올릴 수 있었다. 그림이 상상력을 제한한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때론 막연한 느낌을 그림이 채워주기도 한다는 것을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 통일이 되면 해보고 싶은 열차로 떠나는 여행.
 
 
  통일이 되면 한국에서 유럽 끝까지 이어지는 열차가 생긴다고 한다. 물론 화물열차가 그 위주가 된다고 하지만, 열차만으로 여러 곳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버스에서 보는 야경의 모습과 기차에서 보는 야경의 느낌은 사뭇 달랐다. 피곤함에 잠을 청했다가 눈을 떴더니 창 밖에 해가 뜨는 모습이 보인다. 해도 천천히 서쪽을 향해서 움직이기 시작하고 나 또한 열차의 바퀴에 기대어 정해진 곳으로 이동해 간다.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우등버스의 매력이 있지만 버스에서는 발을 쫙 펴고 누울수는 없다. 기차만의 매력을 잘 살릴 수 있는 야간열차를 해 볼 수 있는 경제력이 되는 그날에, 열차만으로 세계곳곳을 다닐 수 있게 세상이 조금 더 평화로워지기를 꿈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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