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게 늙은 절집 - 근심 풀고 마음 놓는 호젓한 산사
심인보 글 사진 / 지안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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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 속 근심이 가득한 채, 이 책을 만나다. 그리고 무작정 떠난 여행.
      


    사람들과의 관계에 치일때가 있다. 누가 나에게 뭔가를 바라는 것도 아닌데,
혼자 앞선 마음에 조급해지고, 불안해하고 미워하고 원망하고 애정을 쏟기도 한다. 머리로는 이래선 안되지 라며 냉철한 신호를 계속 보내지만, 발길과 마음은 그에 따르지 않고 어디를 가야 할지 막막해지는 순간이 있었다.
  
  '곱게 늙은 모습이 아름답다는 말이 있다.' 아름답게 세월의 흐름을 겪은 숨어있는 작은 터를 알고 싶은 마음에 고른 책이였다. 하지만 지쳐있는 사람들과 여러가지 꼬인 상황에 막막해 하고 있을 때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첫 페이지를 넘기며 나오는 잔잔한 이야기들. 어두운 밤 갑자기 뒤통수를 맞았을 때의 별이 반짝이는 충격이라 할까, 물리적 통증은 없었지만 마음속에서는 전율로 움직일 수가 없었다. 어쩌면 이 답답한 마음을 해결해 줄 작은 인연이라 생각하고 다른 일들을 제쳐두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가 갈 수 곳을 추려서 부안 내소사를 보기 위해 떠났다.
처음 계획은 개암사까지 둘러볼 계획이였지만 초행의 아무런 준비없는 준비로 인해 내소사를 보고, 지인들을 만나고, 차 시간을 놓쳐서 대구 팔공산 은해사 부운암까지 다녀오게 되었다.

  마음이 힘들지 않았다면, 그때 이 책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그리고 지인이 곁에 없었더라면.. 무박 3일의 긴 여행을 할 수 있었을까?

 

  묘한 인연의 소중함과 그로 인해 또 얻은 소중한 인연들 덕에 얻은 것이 너무 많았다. 책을 읽을 때와 책을 읽은 후 내내 행복햇던 책과의 만남이었다. 
     
       
# 직접 소개된 곳을 경험한 느낌, 생생히 느낄 수 있었던 책에 대한 저자의 애정.
   
             
  많이 알려진, 때론 잘 알려지지 않은 곱게 세월에 흐름을 이어온 25곳의 공간. 책으로만 읽어도 실제 그 곳을 본 듯한 느낌이 생생하다. 하지만, 직접 그 곳에 가서 책이 알려주는 이야기도 다시 한 번 보는것을 추천한다. 내소사에 갔을 때, 처음에는 심호흡을 하고 책에 관한 내용을 다 잊어버린 채 천천히 둘러 보았다.

 

  전나무 숲의 알찬 피톤치드도 좋았고, 익숙하지 않은 전나무 숲이 이뤄내는 풍경이 너무 예뻤다. 그리고 대장금의 촬영 장소로 유명해진 단풍나무 길, 벚꽃이 아주 예쁘게 다른 나무들과 어울려서 피어 있었다. 그리고 들어선 대웅전, 예쁜 꽃창살 무늬와 대웅전내의 모습은 매우 새로웠다. 주변의 건물들도 천천히 둘러본 후 마침 템플스테이로 오케스트라 연주가 있어 관람의자가 보였다.
         

  책을 꺼내어 내소사 부분을 다시 읽기 시작했다. 소리내어 읽었을 때의 묘한 기분과 자연과 어울러지는 풍경. 그리고 책 속에 있는 사진과 실제 건물을 다시 보는 즐거움,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이매창과 허균이 정신적 열애를 한 장소였다는, 그들의 아픈 사랑도 알지 못했을 것이고, 대웅전 내의 10가지 악기 단청도 세세히 살펴보지 못했을 것이며, 내부 공포가 하나 빠진 미완성의 울림도 들을 수 없었을 것이다.
         

  미처 보지 못한 부분을 새롭게 볼 수 있게 해 주는 실용적 현장학습 참고서,  실제 사원에서 제공하는 단편적인 제공보다 더 풍부하고 깊이있고 저자의 애정을 흠뻑 느낄 수 있었다.
           
         

# 4개로 나누고, 다시 크게 하나로 모인 공간의 특색.

 

  저자는 25곳의 공간을 제목 그래도 잘 세월의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곱게 늙은 절'과 근심어린 마음들을 쉽게 비울 수 있게 비움의 미학이 잘 드러나는 '해우하시지요',
절을 보다가 또 발견하게 되는 또하나의 매력, 그안의 숨겨진 아름다운 풍경을 소개한 '풍경속의 풍경',  오랜 세월동안 지내오면서 내려오는 사연이 담겨있는 '이야기가 그리우면'까지 네 가지 특색에 맞게 나누어 두었다.

  모든 공간은.. 곱게(아름답게) 늙은(세월의 흐름을 이어온) 절(공간)이라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꼼꼼하게 준비한 노력과 정성이 담겨 있는 책은 쉽게 글을 남기기 어렵다. 고민하고 고민하고 글을 적지만 글솜씨가 부족한 한계는 책의 매력을 잘 보이지 못한다. 쉽게 다가설 수 있는 글과 숨겨져 있는 비움의 미학, 그리고 생생한 사진과 함께 저자의 노력이 잘 스며든 책이었다.

   개인적으로 책에 적힌 여행을 하면서 담겨진 아름다운 추억들로 행복한 순간이었다. 지독하게 힘겨워하고 애증까지 느꼈던 인간관계와 많은 일들이 내 안에서 내가 만들어낸 기대와 욕심이라는 것을 여행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그리고 사람으로 상처 받은 마음은 사람으로 치유받는 다는 것도 직접 느낄 수 있었다. 책을 통해서 소중한 '인연'과 평소 보기 힘들었던 많은 분들을 만날 수 있어서 행복한 시간이었다.

            
  마음에 지쳐있을때, 때로 혼자라고 느껴질 때  함께 할 책으로 찜했다.

  언제든 함께 할 수 있게 내 서가에 오랫동안 함께 할 동무를 만나서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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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페포포 안단테
심승현 지음 / 홍익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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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과 함께 있는 책에 대한 단상.

 

    가끔 책으로만 읽기에 눈이 피로할 때가 있다. 그럴때면 마음속에 그림 하나를 그리는 상상력을 잠시 멈추고 쉬게 된다. 그림이나 사진을 통해서 많이 연상하지 않고 글을 보고 싶을 때가 있다. 그림과 함께 있는 글은 잘 조합이 되면 글의 표현의 한계를 드러내 주는 매력적인 요소이지만 자칫 잘못하면 상상할 수 있는 자격을 빼앗아 버린다.

   마린블루스, 포엠툰 등의 소소한 일상과 그림이 잘 결합된 글과 함께 파페포포 메모리즈를 만나게 되었다. 삶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나 또한 겪어보았던 일들에 대한 튀지 않는 따스한 캐릭터와 함께 흘러나오는 따스한 이야기들.. 내용들에 공감하면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던 기억이 난다. 두번째 투게더라는 제목이 주는 함께라는 좋은 이야기거리와 함께 다가온 즐거웠던 추억.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잘 구매하려 하지 않는 나이지만, 파페포포에 대한 저자의 신뢰도 때문에 세 번째 파페포포 안단테도 꺼내들게 되었다.

  부끄럽지만, 한정판으로 나오는 미니북 파페포포 메모리즈와 투게더를 받고 싶은 마음도 들어 있었다.

 

#  조금은 천천히.. 파페포포 안단테.

 

파페포포 투게더에서 한 문장에서 Chpter의 제목짓기는 안단테에서도 이어진다.

투게더에서는 외로움에/ 지쳐있을때 / 언제든 달려와 /

                   나를 위로해 주었던 / 친구들에게 이였다면

 

안단테에서는 내게 허락된 삶의 길이만큼/ 내게 허용된 삶의 넓이만큼/ 

             조금은 느리게, 느리게.../ 이렇게 살고 싶습니다./ 라고 표현되어 있다.

  누구에게나 주어진 시간, 어떤이는 높은 목표를 향해 열심히 시간을 쪼개가면서 자신의 길을 걷고, 다른 어떤이는 거북이처럼 천천히 자신의 목표를 향해 주변을 둘러보면서 발걸음을 내 딛는다. 또 다른이는 걷는 것을 멈추고 주변을 돌아보기도 하고, 누군가는 함정에 빠졌다고 생각하고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막막해 한다.

   주어진 시간이라는 건 시작이 있고 끝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내 삶의 시작은 내가 원해서 선택한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 의해 태어나버렸다. 그리고 모든 이에게 똑같은 시간이 흐른다. 길이는 조절할 수 없지만(-때론 누군가는 조정하지만) 삶의 깊이는 자신이 선택해서 조절할 수 있다.

   피천득님의 '인연'이란 제목의 수필집 안에 담겨있는 '서영이에게' 에  한 부분이 생각났다.

  

아빠가 부탁이 있는데 잘 들어주어
 
밥은 천천히 먹고
 
길은 천천히 걷고
 
말은 천천히 하고
 
네 책상 위에 '천천히' 라고 써 붙여라.
  
눈 잠깐만 감아봐요. 아빠가 안아 줄게.
  
자 눈떠!
  
              
             11월 1일 서영이가 사랑하는 아빠.


   

  사랑하는 딸에게 주는 따듯한 마음이 좋아서 항상 간직하고 있었는데, 의도는 다르지만 조금 느리게 삶을 바라보는 그 시선이 마음에 들어 더 빠져버린 책이였다. 나 또한 길이에 연연하지 않고, 내 삶의 폭을 넓이면서 천천히 천천히 그렇게 걸어갈 계획이다.

 

# 파페포포 시리즈 조금 더 즐겁게 보고 읽기.
   
   
 그림으로 이어지는 짧은 이야기 형식의 매력은, 긴 시간을 뺐기지 않고 편하게 읽을 수 있다는 점이다.
짧은 시간에 읽어진다고 하루에 빠르게 읽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주제를 정해서 아침에 시작할 때 본다면 하루를 즐겁게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달콤한 인생에 나오는 스승과 제자 1,2의 내용이 만화에도 담겨있다.

잔잔한 여운이 남는 내용, 기분을 즐겁게 하고 싶으면 코믹버전으로 바꾸어 보면 어떨까? 다른 이에게 내용을 전달할 때 어떻게 각색할 수 있을까? 등등 깊이를 만들어 보는 것도 조금 더 책을 재밌게 읽을 수 있을거라 생각해 보았다.

   
  근심의 신이 인간을 흙으로 빚었기 때문에 항상 인간은 근심에 빠져 생활하 수 밖에 없다고 한다. 어차피 일생을 살 동안 해야 할 근심이라면, 자신의 일에만 근심을 하지 말고

타인의 작은 일에 근심을 해 주는 건 어떨까? 타인의 일에 하나하나 근심해 주고

걱정해 주는 마음이 하나씩 모여 따뜻한 마음의 세상이 이루어질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책에 나오는 사랑, 이별, 상실, 아픔.. 등 여러가지 주제들은 내가 살면서 항상 고민해 보는 문제이다. 만약 사랑을 한다면, 추억이 남지 않는 사랑을 해서는 안된다는 걸 배웠다. 배려라는 이름의 뒤에 생긴 상처받지 싫은 마음.. 조금 더 용기내서 상처를 받는데에도 상처를 주는데에도 겁내지 않아야 겠다. 아마 솔직해 진다는 것이 그런게 아닌가 하고 생각해 보았다.

    사랑과 인생에 서툰 나에게는 읽는 내내 많은 걸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작은 마음을 지닌 이에게, 10000원 이내로 선물을 하고 싶지만 마땅한 것이 없는 이에게 가벼운 마음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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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 신드롬 - 세상을 움직이는 1% 리더의 열정과 기질
케이트 루드먼.에디 얼랜슨 지음, 안진환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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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 Style에 대한 단상과 성공에 대한 열정.
   
   
  준사회생활인 대학생활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모임을 준비하고 사람들과의 관계를 생각하고 목표를 정하게 된다. 처음에 친근하게 다가오지만, 자기만의 벽을 두고 더 이상 틈을 주지 않는 사람도 만나보았고, 처음에는 답답하게 수동적으로 마음을 열지 않지만 한 번 열리고 나면 너무나 마음을 열어 때론 부담감을 느끼는 사람도 겪어 보았다.
 
  예전에는 그 사람이 어는 정도의 위치를 기준으로 해서 그에 미치지 못하는 건 자신의 부족한
점이라고 생각하고 그 사람이 바뀌려고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일회적으로 통일된 사람들이 사회를 만들어 가는것이 아니라, 각자 개성을 가진 사람들이 잘 어울리면서 아름다운 무언가를 만들어 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성공하고 싶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삶을 정리한 책을 보며 그들의 성공 비법과 성공 마인드, 성공하기 위한 신념들을 알고 싶어했고 많이 찾아보기도 했다. 뜨거운 열정과 대담한 리더쉽 강력한 추진력으로 위대한 업적을 이루는 인물을 알파형 인간이라고 책에서는 정의 내린다.
 
  리더를 초점으로 한 그의 능력과 그 능력이 어떻게 발휘되는지 4가지 유형으로 나누어서 설명을 하였다. 내가 어떤 존재인가 하는 걸 알고, 다른 사람이 어떤 존재인지 안다면,  모든 일을 할 때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 나는 어떤 유형인지 알고 싶어서 책을 꺼내들게 되었다.
  
    
# 책에서 말하는 4가지 유형과 책 빠르면서 필요하게 보는 방법.
  
 
  책은 강렬한 알파형 리더쉽을 지닌 인물을  알파형 지휘관, 알파형 몽상가, 알파형 전략가, 알파형 실천가로 나누었다.
 
  상황이 힘들면 더 거칠게 밀고나가는 알파형 지휘관은 자칫 잘못하면 싸움꾼으로 전략할 수 있다.
 
  건축가는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드는 환상을 믿는 꿈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지금 이루어지지 않고 불가능해 보이지만 사람들이 믿을 수 있게 꿈꾸게 하는 알파형 몽상가는 사람들을 '호기심'을 불러일으켜 창의적으로 만들지만 자칫 잘못하면 사실을 왜곡해서 '망상'으로 끝나버리게 한다.
 
  명석한 두뇌와 기민한 판단력, 지적 자신감과 최선의 방법을 찾는데 열정적인  알파형 전략가는 데이터에 의지하게 되어 통찰력과 아이디어를 무시할 수 있고 편협한 사고와 성급한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책임강이 강하고 세세하게 잘 챙기는 알파형 실천가는 자칫 잘못하면 상대를 끊임없이 재촉해서 노이로제에 걸리게 하고, 분노와 반발, 지루함과 간섭,  불가능한 결과를 기대하기도 한다.
   
   
책을 빠르게 읽으려면. 처음에 알파형 인간이 온다를 읽고 어느정도 내용을 수긍한 후 바로 401Page의 알파성향평가를 보고 사이트에서 테스트를 해 보기를 권한다. 그래서 자신의 성향을 본 후에 거기에 맞는 내용만 본다면 보다 수월하게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 
  마지막에 액션플렌을 통해, 각 파트별 알파형 리더와 함께 업무를 추진할 때, 내가 알파형 리더일때 어떻게 해야하는지도 조언을 해 주고 있다.   시간이 너무 없을때는 그 내용과 도표만 보아도 간명하게 이해 할 수 있다.

 
# 대부분의 자기계발서가 말하는 건...
   
 
  개인적으로 자기계발서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모두가 다 아는 이야기를
되풀이 이야기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풍부한 사례와 깔끔한 분석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을 개별적으로 중요성을 부각하게 만들어 내가 모르는 부분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준다.
  개인적으로 4가지 전략, 지휘, 몽상, 전략, 실천 이 모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자신에게 부족한 것은 그것을 갖추고 있는 사람과 친해져서 내 사람으로 만들면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이 어떤 성향인지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오늘 보았던 나의 성향이 5년 후에도 그대로일거라는 보장은 없다. 내가 어떻게 준비해가느냐에 따라 완전히 바뀌지는 않지만 점점 더 나아질거라고 믿는다. 명상을 통한 성찰이나 진지한 사유와 사색으로 자신을 발견하고 완성하는 건 가장 이상적이지만, 나날이 일상에 쫓기는 직장인에게는 간명한 테스트를 통해서 문제의식을 떠올리게 하는데에 괜찮은 책은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하지만 중요한 건 개인의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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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부마을 이야기 2
제임스 캐넌 지음, 이경아 옮김 / 뿔(웅진)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 지긋지긋한 전쟁.. 누구를 위한 전쟁일까?

 

  전쟁의 정의란 무엇일까? 많은 정의들이 있겠지만, 나만의 사전안에서는 싸움을 통해서 자신의 이익을 관철하려는 마지막 시도라고 정의된다. 대화, 협상, 회유등의 여러가지 비물리적 수단을 최대한 관철하려고 노력한 후에도 처리되지 않았을때 내려지는 최후의 선택이다.

  누구를 위해서 하는 전쟁일까?

처음에는 술이 좋아서 마시기 시작하다가 나중에 과도하게 되면 술이 사람을 마신다. 좋은 생각으로 만들어진 이념이 고립되다 보면, 이념을 위해 사람의 생명을 희생하게 된다. 그 어떤 좋은 명분으로도 폭력과 살인은 정당화 될 수 없다. 감추어진 마성마저 합리화 시켜버리는 전쟁. 타국과의 전쟁은 민족성을 고취시키고, 편협된 국수주의를 조장한다.

  더 슬픈 건 같은 민족끼리의 이념에 대한 분쟁은 서로에 대한 미움을 증가시켜
다시 하나됨을 어렵게 만든다. 6.25를 시작된 체제와의 갈등, 그리고 이념에 대한 차이와 부자와 가난한 사람들의 갈등 등 세계의 모순들이 한국의 곳에서 모조리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이 느껴지는 이 때. 50년 전의 아픔과 5.18의 비극이 아직 서려있어서 콜롬비아의 내전이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 남자들이 사라졌다. 곤란한 사람들과 힘든 나날들.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해 준다는 이념을 가지고 게릴라들이 또 찾아왔다. 30년이 넘는 지긋지긋한 전쟁은 사람들을 피폐하게 만든다. 게릴라들이 찾아오지만 도와주지 않지 않는다.

화가 난 마음에, 폭도로 변신해서 사람들을 사살하고 약탈하는 게릴라들은 단지 게릴라의 문제가 아닌, 전쟁에 물들여버려 이성을 점점 잃어가는 불쌍한 영혼의 마지막 몸부림이다.
남자들은 다 사라지고 12세 미만의 아이만 남게 된다. 공동체 였을때 이루었던 다리,수도,전기등의 많은 일들은 불가능하게 되고, 홍등가의 포주인 여성부터 몰락을 시작하면서 변화가 시작되고 어려움은 점점 진행되어 진다. 종교가 종교답지 못하면 어떻게 되는가는 라파엘 신부의 자기합리화와 미친짓들에 의해서 알 수 있었다.

  새롭게 시대가 바뀌려면 말세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한다. 8년이라는 시간동안 지치고 힘든 시기를 겪은 후 치안판사 로살바는 클리오틸테와 함께 생리주기를 기준으로한 28일 13단의 달력과  거꾸로 달이 지나가는 흐름으로 지금의 체제를 비꼬고 전복시킨다. 집단 경제체제로의 전환, 사유재산을 가진 많은 여성들이 동물들을 데리고 마을을 떠나려 한다. 진실된 설득을 해 보지만, 성공하지 못한다. 흐린날씨에 쏟아지는 비로, 동물들이 다시 마을로 돌아온다는
설정은 비현실적이지만, 이해해 줄만 했다.

 

 

# 누군가의 차별을 부당하다고 당연하게 느낄 수 있는 사회를 꿈꾼다.

 

  세상은 많이 부유해졌다. 사람들의 의식수준은 많이 향상되었고, 부정부패가 만연한건 사실이지만, 사람들의 청결에 대한 기대또한 그에 못지 않게 상승하였다. 하지만 아직도 뿌리깊게 남아있는 동성애에 대한 편견은 여전하다. 과부마을 이야기가 진행될 때마다 마지막에 따라오는 우익병사, 게릴라 병사, 농부, 등의 이야기는 모두 전쟁으로 인한 피해와 상처 그리고 비현실성을 고발한다.

 

  상대가 죽여야 내가 사는 죽음의 게임이지만, 모두가 냉철한 현실 인식이 아닌 끌려나와서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결국 부유한 애들은 좋은데서 편안히 살지만, 가난한 이들은 목숨을 담보로 하기 싫은 일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 지속된다. 아무것도 모르는 무지한 상태에서 모두가 이해하는 평화로운 마을을 만들어야 하기에 군데 군데 작위적인 설정이 수긍하기 힘들었지만, 상황자체가 독창적이기 때문에 감내해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하였다.

  동성애에 대한 따뜻한 시각과, 여성주도의 남성 협조의 사회가 마지막으로 끝나는 점도 인상적이였다. 그만큼 콜롬비아의 현실이 사람들의 마음에 여유를 주지 않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굶주리고 내전의 상처로 집을 잃고 기본적인 생활을 하기 힘들어진다.
북한과의 우호적인 관계가 유지되고 있다고 하지만 우리 또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또한 현실이다. 빨리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고 통일에 대한 한 걸음을 평화적으로 점진적으로 나가지 않으면. 우리 마을또한 과부, 홀아비 마을이 되지 말라는 법이 없지 않을까?

  여러가지 피하고 싶은 여러 숙제들을 한 번에 받은 소설이었다. 천천히 고민하고 잊지 말아야 할 숙제, 피하지 말고 고민하며 아파해 나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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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셋 - 시간을 초월해 나를 만나다
기타무라 가오루 지음, 고주영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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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 RESET, 제목을 보고서 떠올린 생각.
 

    
  살다보면 시간을 되돌리고 싶을 때가 많다. 엄밀히 말하자면 조금 더 알아버진 지금의 마음을 가진 채, 예전의 후회스런 순간들로 되돌아가 그때 그 순간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은 순간이 많다. '지금 알고 있던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이라는 시가 유명한 이유도 사람들 마음에 항상 미련이란 존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딱딱 구별지어서 초등학교가 끝나면 중학교를 가듯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지만, 초등학교의 실력이 중학교 실력에 기반이 되듯이, 과거는 분절적인 듯 보이지만 연속적이다. 

  현실을 인정하기 싫은 사람들일수록 RESET을 갈망하게 되는건 아닌가 생각을 하게 되었다. SET은 무언가를 설정하는 것이고, RE는 다시 무언가를 하는 것이다. 지금의 상황은 상황인데, 자신의 미련을 만화하기 위한 RESET... 하지만 현실을 자신의 의지대로 되지 않는다.

  세상 일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부터, 욕심을 줄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시간을 되돌린다고 해서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때 그 순간으로 되돌아가더라도 난 여전히 그런 선택을 했으리라는, 그 순간 순간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조금 내 삶을 따뜻하게 바라보게 되었다. 

  '괜찮아, 이제부터 잘 하면 되잖아. 잊지 않으면 되는거야!' 이렇게 자신을 합리화 시키는 나였다.

  막상 책을 읽기 시작하니, 책의 내용은 나의 생각과 많이 달랐다. 
 

     
# 33년 주기로 찾아오는 별, 그리고 되풀이 되는 사건들..
 
 
1912년 러,일 전쟁때 떨어지는 사자자리 유성군,
1945년 전쟁의 혼란 속에서 떨어지는 사자자리 유성군.
1978년 테라스 앞에서 보이는 사자자리 유성군.
 
  변하지 않은 건, 33년을 주기로 사자자리 유성군이 떨어졌다는 사실이고,
그 동안 러,일전쟁의 격변의 시대, 패전직전까지 혼란스러운 상황, 전쟁이 지난 후 발전한 일본의 모습까지.. 매일 아침 해가 뜨고, 지고, 3개월을 주기로 계절이 바뀌어 가고, 일년을 마디로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된다. 

   자연의 흐름은 변하지 않지만, 그 흐름속에서 사는 우리의 삶과 모습은 항상 다채롭고 새롭게 시작을 한다. 'RESET'이라는 이름에서 매일 같은 시스템에 설정된 하루 24시간, 세달, 일년의 일상을 살지만,  그 안에 새롭게 디자인된 우리는 매번 새롭게 시작을 해 나가야 한다는 걸 생각하게 되었다.
 

   
# 환생을 믿으시나요? 내 전생의 기억을 가진 채 다시 태어난다면 어떨까요?
   
   
  소설의 전체적 흐름의 가장 큰 핵심은 사자자리 유성군을 통한 이야기와 애틋했지만 고백하지 못했던 미완의 사랑을 가진 두 남녀의 환생이다. 처음부터 예전 기억을 간직하지는 못하지만, 데자뷰처럼 그 둘만의 추억의 매개를 통해서 다시 예전 기억을 떠올려 낸다는 것, 그리고 엇갈리는 사랑 이야기가 있다.
  환생을 한다고 해서 그 둘의 사랑이 이어지지는 않는다. 띠지에 나오는 작가의 이야기처럼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태어난 환경을 선택할 수가 없다.' 그리고 부조리한 현실내에서 다시 살아낼 수 밖에 없는 것이 인간이다. 은유적으로 지금 일본의 세대들에게 잊고 있던 전쟁의 모습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담겨있었다는 작가의 말은 오래전 솔직하지 못한, 보기에 따라 배려가 깊은, 경우에 따라 소심했던 연애스토리와 찬란한 역사만이 우리가 받아들어야 하는 역사가 아니라, 부끄러운 역사 역시 우리가 짊어지고 가야 할 숙제라는 사실이구나 등 여러가지를 생각나게 한다.
 
  '내가 의도하지 않게 너무 많은 미련을 남기고 죽어버리게 된다면,
난 다시 시작되는 현실을 부정하고 과거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돌아갈 수 있다면 지금의 관계는 다 정리하고 예전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일까?'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가지 생각해 볼 거리가 많이 있었다.
   

   
# 섬세한 표현, 애틋한 사랑, 그리고 문화적 이질감에 의한 어쩔 수 없는 차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한 번 몰입하기 시작하면 끝까지 쉽게 넘어가는 가독성이다. 첫사랑의 풋풋한 사랑처럼 피어나지 못하고 가슴속에 담겨둔 사랑이, 생을 반복하면서도 이어지는 모습과 그들의 순수한 모습들은 인생의 아름다운 순간 따뜻한 마음을 간직하는 예쁜 그림처럼 마음이 따뜻해졌다.

     그리고 작은 것 하나, 하나 섬세하게 표현한 이야기는 좀 더 그때 당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해 준다. 같은 장면을 보고 누구나 글로 표현할 수 있지만, 아무나 섬세한 표현을 할 수 없다고 점을 알고 있다. 작가가 이 작품을 쓰기위해 공들인 시간들과 고민한 흔적을 느낄 수 있기에 더 정성들여 읽지 않을 수 없었다. 애틋한 사랑을 좋아하지 않지만 쉽게 빠져들었던 것도 작가의 표현능력이 세련되면서 쉽게 감화되도록 의도되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생각해 보았다.

   내가 일본인이었다면, 더 열정적으로 작품에 빠져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처음 읽는 건 쉽지 않았다. '반딧불의 묘'처럼 패전된 일본의 모습을 그렸다는 모습 하나만으로도 책을 올바른 시선으로 읽는 건 쉽지 않았다. 위안부 사건과 과거의 행위를 부정하는 일본 지도부의 모습들이 계속해서 이슈화되고 있는 순간속에서 그냥 작품만으로 책을 읽는다는 게 쉽지 않다. 혹자는 세습된 컴플렉스라고 하지만, 혹시나 과거의 잘못을 부정하고 자신들 또한 피해자 였을 뿐이었다고 이야기하는 건 아닐까 걱정이 들면서 냉정하게 책을 보기도 했었던것 같다.
그래서 일까 이 주정도는 책을 들였다 놓았다 참 힘들었다.

  여행을 떠나면서 마음을 비우고 책을 보았을 때, 일본인이라는 사실에 관계없이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안의 작품에 담겨있는 모습들이 그렇게 나쁘지 않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마음속에 걸려있는 안경을 벗고 맑은 눈으로 책을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해 준 시간이었다.

   일본에 대한 문제제기에 분노하는 것 만큼, 한국사람으로서 가져야할 '라이따이한'에 대한 이야기와  우리의 '슬픈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중요한 건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잊지 않고 있다는 것. 그리고 앞으로 그걸 반성하면서 더 좋은 방향으로 나갈 수 있게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마음속 짐과 아픔은 부정한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는다.  부정이 아니라 인정하고 꾸준히 노력해야 할 때 해결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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