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24시간 어떻게 살 것인가
아널드 베넷 지음, 이은순 옮김 / 범우사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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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무줄처럼 길게도 짧게도 느껴지는 시간들.
 
 
  마음이 통하는 지인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얼마 지나지 않았다 생각했는데, 훌쩍 지나버린 시간을 확인하곤 한다. 피하고 싶은 상대와 어쩔 수 없이 함께 있어야 하는 상황에서는 1분, 1초가 하루처럼 느껴진다. 하루, 24시간 째깍째깍 초침이 매순간 흘러가듯, 시간은 일정하게 흘러간다. 마음이 느끼는 시간은, 상황과 기분에 따라 그때그때 변한다. 경제적 압박이 심해지는 지금, 책을 더 읽고싶은 마음과 취업전선에 대한 고민때문에 하루가 매우 짧게 느껴진다. 이제 내가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거의 바닥난 듯한 기분이 들었다.
 
  하루하루, 나름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지만, 돌이켜보니, 시간을 효과적으로 사용하지 못했다. 내키는대로 많은 걸 시도하였다, 실패하는 과정을 반복했었다. 규칙적으로 시간을 활용하고 싶은데, 학창시절 시간표처럼 일정하게 정해서 하고 싶지는 않다. 큰 부담을 느끼지 않으면서, 가볍게 시간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을 찾던 중, 『아가씨, 대중문화의 숲에서 희망을 보다 』라는 책에서 정여울이라는 작가를 알게 되었다. 그녀의 서평을 통해, 아놀드 베넷을 알게 되었다. '나중에 이걸 해 봐야지' 하는 행복한 상상 뒤에, 지금 할 수 없는 일은 그때에도 할 수 없다는 이성의 날카로운 외침에 마음이 끌려 책장을 넘긴다.
 
 
# 하루라는 큰 상자 속의 2시간의 작은 상자 발견하기. 
 
 
  저자의 솔직한 목소리가 마음에 들었다. ’... 때문에’를 연발하는 독자의 목소리를 모두 핑계라 말하며, 하루라는 상자 속의 자기만을 위한 작은 시간 상자를 발견하기를 권한다. 직장인이 일하는 8시간을 제외한 16시간은 생계를 위해 일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이라며, 이 중 아침 30분, 격일로 저녁시간 1시간 반 만이라도 자신이 하고 목표를 정해 매진할 것을 권한다. 특별한 비법은 없다고 이야기하며, 찬 수영장에 뛰어들기 위해서는 정신만 번쩍 차리고 뛰어들면 된다고 외친다. 여러가지 생각하고, 오랜 시간 기다린다고 해서 수영장 물이 따뜻해지지 않는다는 비유가 마음에 와 닿았다.
 
  매일 보내는 자투리 시간들을 재발견하여, 자신을 위한 시간으로 인식하게 하는 통찰력에 감탄하였다. 운동을 하기 위해서 운동기구가 필요하지만, 집중력을 단련하기 위해서는 아무런 도구가 필요없다 주장한다. 신문은 점심시간의 남은 시간 등 자투리시간에 집중해서 읽고, 출퇴근 시간에 집중력을 기르는 훈련을 하라는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버스정류장에서 언제 버스가 오려나 기다리던 시간에 집중력과 생각 기르기를 집중했더라면, 일상의 시간들도 더욱 활기차게 보낼 수 있다는 저자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 성공을 위한 자기계발서보다 훨씬 더 삶에 많은 것을 제시해 주는 책.
 
 
  성공과 경쟁에서 승리하는 비법을 전해주는 실용서와 자기계발서보다 일상의 남은 시간을 활용하는 방법과 자기 자신에 대해 성찰하는 방법, 시간의 소중함을 제시하는 법, 여가시간에 독서와 예술활동을 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이 책이 삶에 더욱  유용할 것이라 생각한다. 무언가 할 수 있다는 건, 꿈을 꾸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한계를 인식하고, 자신의 범위 내에서 작은 성공을 통해 조금씩 자신을 단련해 내는 이 방법만 잘 활용하더라도, 회사생활을 제외한 하루의 16시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며, 성장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부유함에 관계없이, 지구에 태어난 모두 이들에게 하루는 똑같이 주어진다. 미래의 시간을 미리 낭비할 수 있는 이는 아무도 없다. 모두에게 공평한 시간이지만,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는 가는 개인의 능력 문제이다. 하루에 두 시간씩, 20년을 꾸준히 하면 전문가가 된다고 한다. 중요한 것은 내가 하고 싶은 일과 할 수 있는 일을 아는 자기 객관화와 새로운 습관이 익숙해지는 과정에 오는 금단현상을 이겨내는 인내력, 쉽게 달성되지 않는다고 불평하는 마음을 견딜 수 있는 능력이다. 
 
  저자의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해낸다면, 지나온 시간을 돌이켜 보았을 때, 후회하지 않은 삶을 살 수 있을거라 믿는다.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이와 시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싶은 이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짧은 내용에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많기에 어렵지 않다. 지인들에게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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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글쟁이들 - 대한민국 대표 작가 18인의 ‘나만의 집필 세계’
구본준 지음 / 한겨레출판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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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 반 걸음 앞서 걷는 저술자가 있기에, 독자는 행복하다.
 
 
  가끔 책을 읽다 보면 저자의 메시지는 이해되지만, 표현이 어려워 문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쉽게 말해도 좋으련만, 어려운 용어로 독자와의 거리감을 두는 모습에서 저자의 우월감을 나타내는 것 같아 언짢은 경우가 있다. 대화를 할 때 잘난체 하는 사람의 이야기는 아무리 유용한 이야기라도 듣기 싫어지는 것처럼, 남에게 추천도 꺼리게 되고, 저자를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딱 반걸음 위에서 독자와 함께 호흡하면서 걷는 저술가가 이상적인 저자라고 생각한다. 높고 잘 알지 못해 어려워 보이는 집을, 따스한 표정과 적확하고 쉬운 설명으로 안내해주는 가이드 같은 존재인 저술가를 만나면, 그와의 다음 동행도 즐거워진다. 
 
  한국의 대표 '글쟁이'가 불러도 손색이 없는, 18인의 저술가를 만난 기록이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졌다. 교수로서 안정된 생활을 바탕에서 책으로 대중과 소통하는 저술가도 있고, 프리랜서처럼, 저술가에 전부를 걸고 올인하는 이도 있다. 각양각색, 다양한 분야의 '글쟁이'들을 만나다 보니, 읽어보고 싶은 책이 한 아름 쌓여간다. 
 
 
# 그들의 매력을 찬찬히 살피다.
 
 
  문학가인 글쟁이를 만나려고 했다면, 이 책은 답을 제시할 수 없다. 소설가로 대표되는 문학가를 제외한 인문, 미술, 경영, 역사, 과학, 만화작가, 만화가 등 다양한 분야의 저술가 18인과의 만남이 책에 담겨있다. 18인의 저술가들이 한결같이 이야기한 책을 내기 위해 가장 중요시하는 부분은 '전달력', 독자와의 소통할 수 있는 눈높이를 맞추는 점이었다. 독자를 가르치려들지 않고,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해서, 대중들이 궁금해 할 부분을 풀어주는, 마음자세를 지녔기에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음을 알 수 있었다.
 
  한 편의 책을 쓰기 위해 준비하는 자료수집과정과 주제선택의 과정을 살펴보면 쉽게 빠르게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준비한 후에 만들어진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저술가로 뛰어드는 일 역시, 3-5년, 어떤 이는 어려서부터 꾸준히 글을 쓰는 연습을 통해 내공을 기르고, 자신이 오래 활동할 수 있는 '블루오션'을 찾아낸 후, 저술가의 길에 들어섰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저자가 낸 책의 또다른 에피소드와 자신이 생각하는 책의 방향과 앞으로의 계획 등이 꼼꼼하게 한 권의 책에 담겨있다.
 
  셋으로 나누어, 하나의 그룹은 이미 잘 알고 있던 좋아하는 작가이고, 한 그룹은 많이 이름을 들어본 작가 그룹, 나머지 한 그룹은 문외한인 분야라 처음 듣는 작가그룹이었다. 피땀 흘리는 노력은 결과를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처럼, 한 편의 책을 쓰기위해 노고하는 그 모습과 과정을 책으로 살펴보니, 읽고 싶은 책 목록과 소장하고 싶은 책 목록이 수첩 한 장이 넘어간다. 쉽게 저술가의 길을 결정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일대 승부를 걸고 도전했기에 지금의 높은 자리를 지키고 오래 사랑받는 저술가가 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 열악한 한국 출판 현실이 선명히 드러나다.
 
 
  글쟁이와의 인터뷰를 읽다보면, 열악한 한국 출판 현실이 드러난다. 인문학의 위기이지만, 인문학자 교수들은 독자의 눈높이에 책을 내려하지 않는 풍토, 좋은 인문학 책이 부족하고 팔리지 않는 현실, 미술, 건축 분야의 저작권료를 해결할 수 있는 정부의 지원이 없는 상황, 저술가를 천대해서 저서를 논문으로 포함시켜 주지 않는 대학교수들의 방어논리까지, 베일을 벗은 한국 출판계의 모습은 앙상하게 몸을 가리며 생계를 유지하는 모습이었다. 스스로의 자생력만으로도 생계를 유지하는 모습이 기특해보인다고 할 정도였다.
 
  다치바나 다카시와 같은 오랜기간 취재를 통해 기획으로 승부하는 논픽션작가가 나오려면 높은 인기를 가지고, 오래 취재를 허용해주는 출판사가 있어야 한다. 출판사가 존재하려면 독자의 충분한 관심이 있어야 한다. 출판업도 제조업의 일종인데, 건설업에 투지하는 양의 천분의 1만 출판계에 지원해서, 좋은 양서들이 번역되고, 좋은 저술가들이 나올 수 있는 토양을 지원하는 시스템이 만들어지고, 많은 도서관이 생겨, 일정량 이상 출간된 책을 소화해 준다면 좀 더 좋은 책들이 세상에 더 많이 빛을 발할 수 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컸다. 책은 억지로 읽는다고 읽어지는 것이 아니기에, 편하게 다가설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이 형성되어야 하는데, 학교교육 등의 많은 부분에서 책과 함께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마음이 커진다. 어설픈 도서인증제와 같은 의무적인 사항 말고, 자연스럽게 참여하고 싶게 만다는 프로그램들, 독서콘서트 등 다양한 예술, 미술 분야와 연계해서 문화컨텐츠가 발전하는 방향으로 지원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개성 넘치는 저술가의 책들을 많이 알게 되어, 앞으로 만나볼 책들이 많아졌다. 일년에 많아야 한 권 쓰기도 힘든 책, 책의 가격의 헤아릴 수 없는 정성을 곱해야 책의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마음을 움직이는 책들을 많이 만나 좋았다. 저술가의 꿈을 지니고 있는 이에게는 소장을, 정성이 담긴 책의 목록을 얻고 싶은 이에게도 소장을, 책을 읽고 싶지만,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막막한 이들에게는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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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인 7색 - 일곱 개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일곱 개의 세상
지승호 지음 / 북라인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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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 척박한 땅에서 피어나는 야생초를 닮은 저자.
 
   
  외국의 출판시장은 독자도 넓을 뿐 아니라, 저자가 글을 쓰는 범위가 넓다. 논픽션의 대가 다치바나 다카시나 외국의 유명한 인터뷰 기자와 전문학자들이 내는 책들을 보면 부럽기만 하다. 우리나라도 그랬으면 좋으련만, 출판시장이 여의치 않다고 할까. 척박한 한국 출판의 현실에서 묵묵히 살아버티는 야생초와 같은 저자를 보면, 열심히 응원을 하고 싶어진다.
 
  몇 안되는 인터뷰만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저자가 만난 7가지 빛깔을 지닌 인물에 대한 이야기이다. 많은 이들이 지지하는 건 아니지만, 자신만의 글을 찾아 묵묵히 길을 걷는 7인이라고 할까.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이도 있지만, 자기만의 신념을 가지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개척하면서 사회에 비타민이 되는 존재를 만나게 되는 일은 흔치 않다. 비타민은 많은 양이 필요한 건 아니지만, 부족하게 되면 몸 전체가 병들어 버린다. 많은 이들은 아니지만, 사회의 건강함과 다채로움에 빛을 발한다고 할까. 왼쪽, 오른쪽으로 나누기 쉬운 현실에서 갈래의 연속을 보는 일은 새로운 경험이다.
 
   
# 조금 더 깊이, 그들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
 
   
  책은 주제가 정해져있는 텍스트이기에, 저자의 생각을 명확히 알 수 있지만, 그를 깊이 이해할 수 있진 않다. 한 개인이 가지고 있는 사회에 대한 관점이라거나, 여러가지 현안에 대한 개별적인 생각을 잘 알 수 있는 좋은 방법은 인터뷰로 그를 이해하는 일이라 생각한다. 좋은 생각을 가진 이도, 좋은 질문을 받았을 때 좋은 답변을 할 수 있다. 책의 매력적인 목소리의 뒤에는 인터뷰 대상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할 수 있게 뒤에서 풍부한 배경조사와 정보를 수집해서, 효과적인 질문을 적절히 한 인터뷰이의 정성이 담겨있다. 척박한 현실에서 살기위해 많은 양의 인터뷰를 진행하지만, 일정 이상의 수준을 유지하는 그의 글뒤에는 숨은 노고가 보여 마음이 아프다.
 
  박노자를 보면 ’권위’에 자유로운 그가 부럽기도 하고, 그만큼 우리 사회에 상식이라 불리는 많은 부분이 ’권위’에 물들여있다는 점을 느끼게 된다. 보고 싶지 않은 부분을 더욱 더 세밀하고 보여주는 거울처럼 불편하지만, 그를 통해 우리사회를 비춰보는 일은 얼굴의 먼지를 제거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 만화가 이우일의 인터뷰에서는 시간이 지나게 되면, 그 사람이 생각하는 작은 부분이 변하기도 하지만, 전체적인 큰 틀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세속화 되었다는 비판 뒤에 숨겨진 고뇌와 자기만의 확신이, 글을 통해 전해진다. 『빨간 스타킹의 반란』과 소개된 작품들이 궁금해 졌지만, 이제 서점에서 구할 수 없다. 작품마다 만날 수 있는 때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유시민과 진중권, 노회찬, 토론프로그램에 많이 보였던 세 사람의 입장차를 통해, 왼쪽에서도 다양한 관점이 있다는 배웠다. 하종강씨의 인터뷰에서는 천대받는 노동운동의 힘겨움을 느낄 수 있었다. 왼쪽과 오른쪽의 대결이 아니라, 다양한 관점 속에서 합종연횡할 수 있게 다양한 정당이 만들어지고, 노동자에 대한 편협된 시각이 유지되는 한, 양극화를 해소하는 길은 멀다는 사실을 배웠다. 이 모든 건 뛰어난 지도자나 누군가가 해 주는것이 아니라,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연대를 통해 이루어진다는 사실까지 알게 되었다.
 
  김규항씨의 글 속에 숨겨진 어두움의 의미를 인터뷰를 통해 알 수 있었다. 그의 글을 읽으면 매우 절망적으로 보이는데, 그 절망 속에 희망이 숨겨져있다는 것도 인터뷰를 통해 알게 되었다. 진보 언론은 대중을 선동한다고 하면서 끝없이 대중을 배제한다는 말과 세상에 좋은 성공은 없다는 말, ’사랑의 매? 사랑하면 때리지 말아야지’라는 말이 기억에 오래 남는다. 무엇보다 많이 이들이 관심갖지 않는 아이들의 인권에 대해 많은 노력을 들인 점이 인상적이었다. 그의 견해가 사회가 주류가 되는일은 멀어 보이지만, 그런 그의 외침은 사회의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의 견해에 모두 동의하는 건 아니지만 말이다.
 
   
# 어두운 현실이지만, 희망은 있다.
 
   
  비판할 때는 그의 행동에 대해 비판해야지, 그의 인격을 걸고 넘어지는 건 부당하는 점을 알게 되었다. 거짓말을 햇다고, 작은 실수를 저질렀다고 그 사람의 모든 행동이나 앞으로의 행동까지 비난하는 총체적인 비판은 발전적이지 못하다고 할까. 범죄사고가 났을 때, 지탄받은 일을 했을 때, 그의 출신에 대해 이야기하는 일에 아직도 우리 사회가 지역이라는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알게되었다. 자본이 모든 걸 결정하는 게임에 섰을 때, 그 사람의 청렴함이나 좋고 나쁨이 아닌, 정책의 방향성의 차이를 통해 지지 방향을 설정하고 지식인에 의지하다가는 그 지식인이 변하게 되었을 때 많은 실망을 하게 된다는 점도 알게 되었다.
 
  사회에 대해 많은 걸 알 수 있는 기대를 가지고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알게 되면 알수록 더욱 우울해진다. 알고 나서도, 부조리함을 보고서도 난 얼마나 당당하게 발언하고 행동할 수 있는 것일까, 그들이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버리는 많은 것들을 보니, 안타깝고 답답하다. 10년 전, 전혀 변하지 않을 것 같은 지역주의의 정서도 많이 깨어지고, 불가능해 보이던 정권교체도 이뤄진것처럼, 이성으로 절망하고, 감성으로 희망을 지키려 노력하는 일이 필요하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마음은 아프지만, 아무것도 모른 채, 좋은 세상이다라고 웃는 것보다 슬프더라도 아픈 현실의 부분을 인식하는 일이 중요하다 생각한다. 내 의식이 바뀌었다고 세상은 바꿔지는 게 아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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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의 경제학 - 웹2.0시대의 새로운 영향세력들, 그들은 어떻게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가
폴 길린 지음, 최규형 옮김, 세이하쿠 감수 / 해냄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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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릭 한 번의 힘, 세상을 바꾸다.
 
 
  정말 몰랐다. 어렸을 때, ’보글보글’이나 ’노란 셔츠 입은 사나이’등의 비디오게임을 컴퓨터로 할 수 있다는 데에 시작된 컴퓨터에서 인터넷이 만들어지고, 클릭 하나로 전 세계가 소통하는 세상이 올 줄은. 너무나 짧은 시간동안, 너무나 빠르게 세상이 변화하고 있다. TV가 나온 후와 TV가 나오기 전 세상의 흐름이 완전히 달라졌듯이, ’클릭’을 통해 소통하는 인터넷을 통해 세상을 너무나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시청률이 높은 드라마 시작과 후에는 많은 광고들이 나온다. 기업들이 많은 돈을 들여, TV 광고비를 내는 이유는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제품을 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기업들은 ’인터넷 광고’에 주목해야 한다 생각한다. 인터넷의 시장은 넓을 뿐 아니라, 원하지 않으면 삭제할 수도 있는 개인의 참여가 극대화되는 매체이기 때문이다.
 
  그리스의 작은 광장에서 많은 이들이 자신의 의견을 개진했을 때는 소수의 시민들이 참여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인터넷은 많은 이들이 참여하는 직접민주주의의 희망도 보여주고 있다. WEB 2.0이 대세라는 건 대학에 입학했을 때도 강조되었지만, 그때는 시기상조였다. 지금은 조금씩 링크의 힘이 느껴지고 있다. 칼이나, 불처럼 잘 사용하면 인류에게 큰 도움이 되지만, 잘못 이용하면 큰 피해를 당할 수 있는 인터넷, 마케팅의 관점에서 웹을 통해 큰 수익과 영향력을 남긴 책이 세상에 나왔다.
 
 
# 변화하는 시대에 맞게, 마케팅도, 기업도 변해야 산다.
 
 
  "블로그 열풍은 벌써 수그러들었다. 이제 온라인상에서 일기를 쓰는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읽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인터넷이 활동화시기 시작하던 즈음, 저자가 쓴 글의 내용이라 한다. 저자는 자신의 예측이 틀렸음을 인정하며, 롱테일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작지만 큰 영향력을 끼치는 방법으로서 마케팅에 주목한다. 정말 세상은 많이 변했다. 라디오가 큰 매체였던 시대에는 사람들은 엽서에 사연을 담아 보내고, 그 사연을 채택되면 엽서의 주소로 선물을 보냈지만, 지금은 엽서보다 인터넷으로 사연을 받고,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S 방송사의 일반인 참여의 프로그램이나, 생활의 달인 등의 생활밀착형 소재는 사람들의 제보로 이루어지고, 또다른 스타를 만들어낸다. UCC의 열풍 등 이제 인터넷은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수단이 되어버렸음을 인정한다.
 
  무엇보다 A급 영향력있는 블로거에 주목한 점이 인상적이다. 전문가나 기업의 노력을 통해 광고의 효과가 일어나는 이전미디어와 달리, 인터넷은 누구의 글이냐에 따라 영향력이 크게 달라진다. ’미네르바’가 대표적이라고 할까. 신뢰성있고 예측과 영향력이 큰 블로거의 말 한마디는 의도하지 않더라도 큰 효과를 나타낸다. 저자는 기업과 마케팅 종사자들에게 ’숨어있는 영향세력’에 주목할 것을 권한다. 스캇이 쓴 전자책이 블로거의 반향을 일으켜 미디어에 영향력을 끼친 사례라던가, 소개되는 많은 기업들은 큰 의도 없이 ’소셜미디어’를 마케팅의 수단으로 활용했고, 놀라운 효과가 나타났다. 실력이 있다면, 그 실력을 인터넷 공간에 잘 표출해 낼 수 있다면 얼마든지 자신을 잘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할까. 광고를 기획하는 실제 마케터들이 충분히 고려해야 할 사항임을 알게 되었다.
 
  웹 2.0이 사람들을, 기업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어떤 기업이 잘 살아남았는지 알 수 있는 책이다. 오프라인 시대에서는 화가나면 안보면 그만이거나, 담당자에게만 화풀이 할 수 있지만, 지금은 인터넷의 소통의 시대라서, 글 하나에 그 기업의 이미지까지 결정되는 시대에 이르렀다. 소수의 영향력 있는 매체가 발생했다고 할까. 그에 따른 단점으로, 알바마케팅이나, 명예훼손 등의 문제들은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고려해야 할 사안이라 생각한다. 복제, 저작권 논란등의 문제를 효과적으로 잘 대처한다면, 구글의 아이팟처럼 발상의 역이용으로 더 큰 매출을 남길 수도 있다고 할까. 마케팅 관련 사람들에게는 변화의 세태를, 일반인에게는 웹 2.0의 흐름과 기업들의 변화에 대해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작은 나비의 날개짓 하나에 지구 반대편에는 태풍이 발생한다는 ’나비효과’처럼 ’링크’의 시대는 작은 클릭 하나가 세상에 큰 영향을 끼치는 시대이다. 그것을 잘 발견하고, 긍정적으로 이용하는 사람이, 시대를 앞서가는 사람일 것이다. 트렌드의 큰 흐름을 발견할 수 있어 좋았던 책이다. 재능은 있지만, 꿈은 있지만 펼칠 무대가 없는 이라면, 소셜 미디어를 잘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모든 변화는 작은 것에서 시작된다. 시작을 잘 잡는 자가, 그것을 잘 실천하는 자가 기회를 잡는다. 변화의 씨앗을 발견할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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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토리아 대논쟁 3 - 민주주의 & 시민 불복종 히스토리아 대논쟁 3
박홍순 지음 / 서해문집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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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용'이 강조되는 시기, 그래서 더욱 절실한 토론과 논쟁.  

  
   경제가 힘들다. 앞으로 적어도 일년은 힘들다고 한다. 그렇다고 일년 뒤에 꼭 좋아진다는 보장도 없다. 불안의 시대, 생존과 힘겨움은 더욱 '실용'을 강조하게 만든다. 무엇이 옳고 좋은지 따지는 시간을 줄이고, 무엇이 이익이 되는가에 초점을 맞추는 '실용'은 보기에는 매혹적이지만, 씨없는 수박처럼, 먹고난 후의 미래는 존재하지 않는다. 나라가 힘들고, 어려울수록, 국민통합을 강조한다. 취직을 못하면 힘드니까, 힘들어도 '비정규직'으로 버티면, 나중에 경제상황이 좋아지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바꿀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고 한다. 니가 조금만 참으면, 다 잘되는거야. 지금의 문제의 원인도, 니가 참고 견디면 돼. 옛날처럼 말이야.   

  박정희 정부가 주도하던 '경제성장'의 시대, 중화학공업과 제조업 발전은 중앙집중적인 선택으로 재벌이 만들어지고, 지금의 경제발전력의 원동력이 되었다. 빛의 강렬한 만큼, 인권침해와 정치적자유의 한계, 무엇보다 소수자들의 권리와 이익의 침해가 너무나 심했다. 힘들어지면, 그때의 힘겨웠던 잔인했던 기억들은 뭉개버리고, 그때는 취직이 잘되었는데, 경제로 걱정을 하지 않았는데 하며, 뛰어난 지도자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지금은 뛰어난 지도자가 중요한 시대가 아니라, 모두가 함께 세상을 행복하게 바라보면서 살 수 있는 시대로 가야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지금 현재를 돌이켜 봐야 한다. 현재 우리사회를 유지하는 체제의 장점과 문제점을 알아야 한다. 좋은 사회는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점검하고, 그것을 최소화 한다. 후진사회일수록,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많고, 그것도 대충 눈가림일 뿐, 다시 똑같이 문제가 되풀이 되기 일쑤이다. 

  '용산 참사' , '화재' '전국적인 가뭄', '실업 대란' 문제는 많이 발생하지만, 모두가 만족하는 해법은 잘 도출되지 않는다. 이런 때일수록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고, 소외받는 사람들에게 힘이 주는 대책이 많아지고, 토론이 활성화되어야 하는데, 그것보다는 일방통행식, 나를 따르라가 만연하고 있다. '믿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말'이 무능력해서 설득할 능력이 없다는 말로 들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토론을 하려고 보니, 많이 모르고 놓쳐가고 있다는 것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민주주의, 직접행동, 불복종, 기본적인 단어는 알고 있지만, 사회현상에서 이것이 어떻게 해석되는 것이 바른것인지에 대한 논쟁은 분분하다. 촛불시위와 대의민주주의 혐오와 촛불시위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불복종 운동을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 이야기하려고 보니, 좋은 게 좋은것이다 라는 말 밖에 나오지 않는다, 문제점을 발견하기에는 논쟁보다 좋은 것이 없다. 저자가 문제제기한 논쟁에 푹 빠져버렸다.  

 
# 지적사고를 높여주는 흥미로운 논쟁.  

  
  민주주의, 직접행동이 낯선 이들이 용어의 개념부터 이해하기에 좋은 책이다. 논쟁이라는 형식을 빌어, 민주주의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생각과 비판, 그리고 대안 등이 민주주의 논쟁을 주도했던 학자들의 이름을 통해 전개되고 있다. 저자가 사회자로 등장해서, 양측의 입장에 대한 장점과 단점, 토론을 잘 주도해내고 있다고 할까. 투표를 통해, 주권을 행사하는 대의민주주의가 다수결의 횡포에 빠지지 않으려는 노력을 하더라도, 사회적 강자에 의해 유리한 제도라는 한계와 직접 민주주의를 통해서는 권력의 집중현상이 지속될 수 밖에 없는 문제 등 어느 한쪽의 편이 아닌, 양쪽에 담긴 깊이있는 주장과 반례를 들을 수 있었다.  

  왼쪽과 오른쪽, 각 사안에 찬성인지 반대인지 자연스럽게 결정을 하게 되고, 그것을 통해 나의 위치가 진보인지 보수인지, 왼쪽인지 오른쪽인지 자신의 정치적 위치의 방향을 확인 할 수 있다. 논쟁으로 각 사안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지식 넓히기를 통해, 논쟁의 주제와 관련된 이야기를 깊이 들을 수 있고, 원문 읽기를 통해 좀 더 각자의 주장의 내용을 깊이있게 이해할 수 있다. 한 사안에 대한 깊이있는 내용을 기대하는 이 보다는, TV나 전문가들이 이야기하는 내용을 그대로 따라하는 앵무새가 아닌, 스스로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방법을 알고 싶어하는 이가, 입문서로 읽어보면 좋은 책이라 생각한다.  

  좋은 책은 내용을 세세히 말하지 않아도 사람들에 의해 많이 알려지기 마련이다. 내가 선택하지 않았지만, 한국의 정치상황으로 되어있는 '민주주의'를 이해하고, 그 한계를 어떻게 극복하게 해결해 갈 것인가, 깊은 고민에 빠지게 한 책이었다. 사회의 성숙도에 맞게 그 사회의 정체가 구성되어진다고 믿는다. 따스한 감성이 풍부하고, 정치에 대한 열망이 크면서도, 정치인들을 혐오하는 지금 현 상황에서 어떻게 모두가 함께 서로를 미워하지 않으면서 살 수 있는 사회가 될 수 있을지 깊이 고민해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촛불 시위'의 한계와 의미를 어떻게 이어갈 것인가, 모바일과 인터넷을 어떻게 의도를 왜곡하지 않고, 좋은 대안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것인가. 제도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었다. 생각을 좀 더 많이 하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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