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
길지 않은 숲길을 걷고자 길을 나섰다. 나무 품에 깃들어 노래하는 새를 볼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나선 길이다. 사연이 많은 사찰이 있는 곳이기에 가끔 찾아가는 곳이기도 하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숲길로 들어서다마자 눈앞에 펼쳐진 풍경에 가던 길을 멈추었다. 일찍 핀 꽃들이 반긴다. 크지 않은 연못에는 꽃이 품은 햇살로 가득하다. 수련이다.
수련은 개화초기에 흐리거나 해가 지면 꽃을 오므리고 해가 뜨면 꽃잎을 연다. 그래서 수련은 잠자는 연으로 '수'가 '물 水'가 아니라 '잠잘 睡'다.
새소리를 쫒아 고개가 위로만 따라가는 짧은 시간을 뒤로 하고 다시 꽃 앞에 멈췄다. 꽃이 전하는 맑은 기운이 가득한다. 깨끗한 마음, 청순한 마음이라는 꽃말이 잘 어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