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구슬나무
꽃 필 무렵이면 이곳저곳 기웃거리며 찾는 나무다. 어린시절 학교에서 봤던 기억 때문인지 아니면 또다른 이유가 있는지는 모른다. 근처에 한곳을 알아두고 몇해를 보았다.

뜰에 심을까도 싶었지만 그것은 또 망설여저서 들어지는 못했다. 작은 뜰에 이미 많은 나무가 들어왔기도 했지만 몇몇 종류는 일부러 거리를 두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연한 자주색 꽃이 가지 끝에 모여 핀다. 색감도 좋지만 멀리서 나무가 눈에 들어오기도 전에 향기부터 먼저 접할 정도로 강한 향기 또한 매력적이다.

멀구슬나무, 꽃보다 열매로부터 얻은 이름이다. 열매의 생김새가 마치 멀건 빛의 구슬과 같다고 하여 ‘멀구슬나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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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삭줄
차를 멈추고 내려서 다가갔다. 멀리선 본 모습 그대로 꽃이 만발하다. 긴 시간을 함께 했을 집주인도 여전히 그대로일까. 꽃을 심고 가꾼 이의 마음을 보는듯 정다운 모습이다.

흰색으로 피는 자잘한 꽃이 가득이다. 줄기 따라 촘촘하게 달린 꽃에서는 은근한 향기가 베어나오며 코끝을 자극한다. 흡사 바람개비를 연상케하는 꽃 모양도 이쁘기만 하다.

남부지방에 자라는 마삭줄이다. 마삭줄이라는 이름은 가늘고 길게 뻗은 줄기가 마치 마 섬유를 꼬아 만든 줄을 연상시킨다고 하여 붙여진 것이다.

유사종으로는 민마삭줄과 백화등이 있다. 민마삭줄은 줄기와 잎에 털이 없고 백화등은 꽃과 잎이 마삭줄보다 크고 둥글다는 점에서 구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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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대으아리
정원을 가꾸며 들어온 식물들이 시간이 쌓여 꽃밭이 풍성해진다. 나무는 키를 키우고 풀은 품을 넓힌다. 묵을수록 풍성해지는 것은 식물만이 아니라 뜰을 가꾼이의 마음도 덩달아 따라간다.

그중 하나가 이 외대으아리다. 봄 새 줄기를 내더니 곁에 있는 나무를 타고 올라 적당하게 자리를 잡았다. 한두개씩 꽃이 보이는가 싶더니 어느새 풍성한 꽃을 피워 뜰의 한때를 밝혀주었다.

외대으아리는 으아리에 비해 꽃이 1-3개씩 달리며, 열매의 가장자리에 날개가 있고 끝이 깃털 모양이 아닌 돌기 모양의 짧은 암술대 흔적이 있는 점이 특징이다. 우리나라 특산종이다.

뜰을 정성껏 가꾸는 이유를 알게해주는 식물중 하나로 한번 심어 놓으면 매년 꽃을 피우니 권장하고 싶은 품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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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심붓꽃
유독 강한 이미지로 다가오는 꽃이 있다. 현실의 모습과 사진이 주는 간격에 차이가 있다지만 그것을 단숨에 뛰어넘는다. 먼 곳에서만 들리던 꽃소식이 눈앞에 펼쳐지니 그야말로 황홀한 세상이다.

작디작은 것이 많은 것을 담았다. 가냘픈 모양도 온기 가득한 색깔도 색감의 차이가 주는 깊이도 무엇하나 빼놓을 수 없다. 여리여리함이 주는 유혹이 강하여 손에 쥐고 싶은 욕망을 불러온다.

사진으로만 보다가 어떤이의 결혼식에서 첫눈맞춤 하고 제주도에서 보다가 법정스님이 머물렀던 불일암에서 다시 만나고 내 뜰에서도 본다.

자명등自明燈일까. 마음자리의 본 바탕이 이와같다는 듯 스스로 밝다. 하룻만에 피고 지는 꽃의 절정을 고스란히 표현하고 있어 더 주목받는다. '기쁜소식'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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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
길지 않은 숲길을 걷고자 길을 나섰다. 나무 품에 깃들어 노래하는 새를 볼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나선 길이다. 사연이 많은 사찰이 있는 곳이기에 가끔 찾아가는 곳이기도 하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숲길로 들어서다마자 눈앞에 펼쳐진 풍경에 가던 길을 멈추었다. 일찍 핀 꽃들이 반긴다. 크지 않은 연못에는 꽃이 품은 햇살로 가득하다. 수련이다.

수련은 개화초기에 흐리거나 해가 지면 꽃을 오므리고 해가 뜨면 꽃잎을 연다. 그래서 수련은 잠자는 연으로 '수'가 '물 水'가 아니라 '잠잘 睡'다.

새소리를 쫒아 고개가 위로만 따라가는 짧은 시간을 뒤로 하고 다시 꽃 앞에 멈췄다. 꽃이 전하는 맑은 기운이 가득한다. 깨끗한 마음, 청순한 마음이라는 꽃말이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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