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대으아리
정원을 가꾸며 들어온 식물들이 시간이 쌓여 꽃밭이 풍성해진다. 나무는 키를 키우고 풀은 품을 넓힌다. 묵을수록 풍성해지는 것은 식물만이 아니라 뜰을 가꾼이의 마음도 덩달아 따라간다.

그중 하나가 이 외대으아리다. 봄 새 줄기를 내더니 곁에 있는 나무를 타고 올라 적당하게 자리를 잡았다. 한두개씩 꽃이 보이는가 싶더니 어느새 풍성한 꽃을 피워 뜰의 한때를 밝혀주었다.

외대으아리는 으아리에 비해 꽃이 1-3개씩 달리며, 열매의 가장자리에 날개가 있고 끝이 깃털 모양이 아닌 돌기 모양의 짧은 암술대 흔적이 있는 점이 특징이다. 우리나라 특산종이다.

뜰을 정성껏 가꾸는 이유를 알게해주는 식물중 하나로 한번 심어 놓으면 매년 꽃을 피우니 권장하고 싶은 품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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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심붓꽃
유독 강한 이미지로 다가오는 꽃이 있다. 현실의 모습과 사진이 주는 간격에 차이가 있다지만 그것을 단숨에 뛰어넘는다. 먼 곳에서만 들리던 꽃소식이 눈앞에 펼쳐지니 그야말로 황홀한 세상이다.

작디작은 것이 많은 것을 담았다. 가냘픈 모양도 온기 가득한 색깔도 색감의 차이가 주는 깊이도 무엇하나 빼놓을 수 없다. 여리여리함이 주는 유혹이 강하여 손에 쥐고 싶은 욕망을 불러온다.

사진으로만 보다가 어떤이의 결혼식에서 첫눈맞춤 하고 제주도에서 보다가 법정스님이 머물렀던 불일암에서 다시 만나고 내 뜰에서도 본다.

자명등自明燈일까. 마음자리의 본 바탕이 이와같다는 듯 스스로 밝다. 하룻만에 피고 지는 꽃의 절정을 고스란히 표현하고 있어 더 주목받는다. '기쁜소식'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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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
길지 않은 숲길을 걷고자 길을 나섰다. 나무 품에 깃들어 노래하는 새를 볼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나선 길이다. 사연이 많은 사찰이 있는 곳이기에 가끔 찾아가는 곳이기도 하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숲길로 들어서다마자 눈앞에 펼쳐진 풍경에 가던 길을 멈추었다. 일찍 핀 꽃들이 반긴다. 크지 않은 연못에는 꽃이 품은 햇살로 가득하다. 수련이다.

수련은 개화초기에 흐리거나 해가 지면 꽃을 오므리고 해가 뜨면 꽃잎을 연다. 그래서 수련은 잠자는 연으로 '수'가 '물 水'가 아니라 '잠잘 睡'다.

새소리를 쫒아 고개가 위로만 따라가는 짧은 시간을 뒤로 하고 다시 꽃 앞에 멈췄다. 꽃이 전하는 맑은 기운이 가득한다. 깨끗한 마음, 청순한 마음이라는 꽃말이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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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깨덩굴

쌍쌍이 핀 꽃이 눈을 부아리고 한쪽 방향을 노려보는 듯하다. 한번 보면 잊지 않게하는 강렬한 인상이다. 크기도 작지 않아 금방 눈에 띈다.

우리나라 각지의 산지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숲 속에 약간 습기가 있는 그늘진 곳에서 자란다.

벌들이 좋아하고 잎이 들깻잎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왜 덩굴이라고 할까 싶었다. 꽃이 진 다음 옆으로 덩굴이 자라면서 마디에서 뿌리가 내려 다음해의 꽃줄기가 된다니 비로소 알겠다.

5월에 자줏빛으로 피는 꽃은 윗부분의 잎겨드랑이에서 나와서 한쪽으로 달린다. 꽃의 모양이 길고 입구가 갑자기 굵어진다. 아래쪽 꽃잎의 가운데갈래조각은 특히 크고 옆갈래조각과 함께 짙은 자주색 점이 있으며 긴 흰색 털이 난다.

주로 관상용으로 쓰이며 어린순은 식용하는 벌깨덩굴은 '순결', '존엄'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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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방울꽃
좀처럼 드러내지 않고 애써 숨는다. 크고 넓은 잎을 가졌으면서도 그늘을 좋아한다. 그것도 여의치 못하면 무리를 지어 숲을 이룬다. 초록색의 잎 사이에서 은은하게 빛나는 꽃의 모습도 일품이지만 매혹적인 향기가 빼놓을 수없는 으뜸이다.

은방울꽃이라는 이름은 보이는 모습 그대로 꽃모양이 방울처럼 생긴 데에서 유래했다. 방울 닮아서 은방울꽃이라고 했다지만 거꾸로 꽃을 보고 사람들이 은방울을 만들었다고 봐야 맞는 것은 아닐까.

꽃의 끝부분을 살짝 구부려 올린 소박한 멋이 좋다. 곧 종소리가 울릴듯 싶지만 소리보다는 향기가 먼저다. 이 꽃 역시 초록과 흰색의 어우러짐이 빛난다.

은은한 향이 종소리처럼 깊고 멀리 오랫동안 퍼지는 은방울꽃은 '순결', '다시 찾은 행복'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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