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떡풀
보러가야지 마음 먹고 있었는데 짐작도 못한 곳에서 의중에 있던 꽃을 만나면 그 순간의 모든 것이 특별하게 기억된다. 윗 지방에서 꽃 피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 언젠가는 볼 날이 있겠지 하며 마음 한구석에 접어두었던 꽃을 만났다.

바위떡풀, 참 독특한 이름이다. 바위에 떡처럼 붙어 있다고 붙여진 이름 일까. 산에 있는 바위틈이나 물기가 많은 곳과 습한 이끼가 많은 곳에 산다. 바위에 바짝 붙어 자라며 한자 大자 모양으로 흰꽃이 핀다. 이때문에 '대문자꽃잎풀'이라고도 한다.

가까운 식물들로는 우리나라 특산종으로 '지리산바위떡풀'과 울릉도에서 자라는 '털바위떡풀'이 있다고 한다. 구분하지 못하니 봐도 알 수 없는 실정이다.

좀처럼 꽃을 못보다가 꽃진 후 모습으로 만났던 식물이다. 꽃도 꽃이지만 잎에 주목한 덕분에 알아볼 수 있었던 꽃이다. 바위에 붙어 독특한 잎 위로 피는 자잘한 흰꽃이 무척이나 귀엽다. '앙증'이라는 꽃말이 저절로 이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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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5-12-09 2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꽃이 핀 귀한 사진을 감상하게 되어 감사합니다.
 

차꽃 향기를 전한다.
대설이 이름값 못하고 지났다. 하루 사이에 확연히 다른 공기다. 차가움 속에서 가볍고 맑음이 전해져 몸은 움츠려드나 마음은 개운해지고 머리는 맑아진다.

다른 꽃들이 열매맺고 다 시들어져 다시 따뜻한 다음날을 준비할 때, 제 때를 알아 추워져야 비로소 꽃을 피우는 것들이 있다. 차꽃 피었으니 서리도 눈도 가깝다. 한겨울 추위와는 사뭇 다르게 품으로 파고드는 그래서 더 시린바람이 꽃을 피우고 그 꽃의 향기를 산 너머 멀리까지 전해준다.

그대, 옷깃도 마음깃도 잘 여미시라.
맑고 고운 차꽃의 향기로 안부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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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죽도

꽃이 귀한 시절에 연분홍색으로 핀 꽃을 본다. 제철이 지난 꽃이지만 제주도 바닷가에서 반갑게 눈맞춤 한다.


인도 원산으로 우리나라 제주도에서 볼 수 있다. 꽃은 7~8월에 가지 끝에서 분홍 또는 흰색으로 핀다.


줄기를 심하게 문지르거나 꽃가루가 눈 속에 들어가면 부작용이 생기지만 나무의 껍질과 뿌리는 강심제로 쓰인다고 한다.


주의, 방심은 금물이라는 꽃말이 이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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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5-12-05 1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골 본가에서도 한동안 자라던 유도화, 지금 꽃사진을 만나니 너무나도 반갑네요.
 

갯쑥부쟁이

머리 속으로 상상을 펼친다. 사방이 탁틔인 넓은 벌판에 보라색 꽃이 만발하여 바람따라 흔들거리는 모습을. 제주 바다와 만남을 횐상으로 바꿔준 꽃이다.

보라색으로 피는 꽃이 멋지다. 쑥부쟁이의 한 종류로, ‘갯’이 붙은 것은 바닷가에 산다는 뜻이다. 바위틈이나 절벽, 벌판일지라도 발딛는 곳에서 자기만의 세상을 펼친다.

낮게낮게 몸을 움츠렸지만 곱고 신비로운 속내는 숨기지 않았다. 꽃 세상으로 초대에 기꺼이 응하는 마음이다. 다시 그곳에 서는 날이 있다면 이 꽃이 만발한 그때가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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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주란
몇년 전 가던 차를 급히 멈추게 하면서 말로안 듣던 꽃을 보았었다. 올해는 그 꽃을 철지난 검은돌 바닷가에서 차분하게 눈맞춤 한다. 모양만 보던 지난번과는 달리 향기까지 느낄 여유가 생긴 탓이리라.

순하다. 가느다란 꽃잎의 색감이 주는 순박함에 향기까가도 순하고 깊게 퍼진다. 길쭉한 잎에 그 잎을 닮아 가느다란 꽃잎이 서로 어울려 전체 모양을 이룬다. 녹색의 잎과 하얀색의 꽃잎이 서로를 빛나게 하며 우산을 펼치듯 핀 꽃이 우뚝 솟아 멀리까지 향기를 전하고 있다.

제주도 그것도 토끼섬이 자생지로 천연기념물 19호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고 한다. 이 꽃 문주란에 대한 특별한 기억이 있는 것도 아닌데 궁금한 이유는 순전히 가수 문주란 때문일 것이다.

"집어 던져도 싹이 난다는 문주란처럼
술 주사 남편이 마당으로 집어던져
온 몸에 문주란 이파리 같은 멍 자국
쑥쑥 자라나도
우등상장 받아오는 아들 학이가
학처럼 날아오르는 날 있을 거라며
재봉틀 굴리던 학이 엄마"

*서대선의 시 '문주란 꽃 피다'의 일부다. 학 같은 꽃에 그윽한 향기로 한 때를 무심히 건널 수 있기를 학이 엄마의 마음에 기대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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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5-12-02 04: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도 문주란꽃을 감상합니다. 그런데, 거문돌 바닷가는 어디인가요?

무진無盡 2025-12-05 23:02   좋아요 0 | URL
제주도가 검은돌이 많지요